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전탑(塼塔·벽돌탑)이 있던 삼국시대 사찰로 추정되는 절터가 발견되었다. 11월 20일 위덕대 박물관 불적조사단(단장 김무생)은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의 아직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절터에서 특수한 모양의 전탑에 쓰였던 5각연꽃무늬벽돌을 발견해 분석한 결과 이곳이 "우리나라 최고의 전탑이 있던 삼국시대 절터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이곳에서 큰 모서리벽돌과 5각연화문벽돌(五角蓮花紋塼), 연화문수막새, 신라 초기 기와 등 30여점의 벽돌, 기와조각들이 채집되었다. 절터에서 6세기 신라 기와가 함께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이 벽돌 역시 6세 전후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했다. 이 절은 서기 600년경 지어진 큰 절로 고려 중기 이전에 없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절터에서 수습된 파편 중 신라 초기 기와는 사찰의 창건연대를 밝힐 수 있는 귀중한 단서로 알려져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위덕대 박물관 박홍국(朴洪國) 학예연구실장(불교고고학)은 “탑의 형태가 중국의 대형 전탑에서 볼 수 있는 ‘3각부분 돌출 벽돌을 사용한 전탑’으로 당시 신라가 전탑 축조기술을 도입하는 등 중국과 직접적인 교류관계가 있었음을 입증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남아 있는 벽돌탑은 주로 8, 9세기에 세워진 것으로 경북 안동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벽돌탑이 8, 9세기 안동지역에서 발생했다는 학설을 뒤엎을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경주에는 안산암을 벽돌처럼 깨내어 쌓은 국보 30호 분황사 모전석탑이 전탑양식을 하고 있을 뿐 전탑이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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