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주를 사랑하는 시민의 이름으로 `역사문화도시 경주는 경마장을 건설할 도시가 아니다.`라는 제하의 100인 선언문이 발표됐다. 선언문에 의하면 경마장건설은 애초에 잘못된 정책, 이를 정략적으로 이용한 정치인들을 비판, 문화재위원들의 결정은 찬성, 문화재보호법으로 사유권 침해는 그 피해를 국가가 보상, 고도지원법 제정, 경주를 문화특별시로 지정, 경주시민의 피해만 강조하지 말고 정부가 재원을 투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경마장건설을 사수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경마장 건설을 위해 애써온 시민단체의 바람에 반하는 의견을 담고 있긴 하지만 경주가 처한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객관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데 대해서는 100인 선언이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다. 경주경마장건설 무산에 따른 시민여론이 무성하고 일부 시민단체에서 지나친 의사표현으로 시민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 가는 시점에 나온 100인 선언이라 그 파급효과는 대단히 클 것으로 평가된다. 100인 선언에도 밝혔듯이 민주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의 표출은 바람직한 일로 건강한 토론문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누구나 자기 나름의 주장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하고 이러한 자유로운 의견개진을 누구도, 어떤 이유로도 막을 수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지금까지 경주는 일부의 목소리 큰 주장이 나오면, 설사 다른 의견을 가졌더라도 기세에 눌려 말하지 못하고, 술자리에 끼리끼리 모여 그저 안주로나 활용하고 마는 폐쇄적인 측면이 많았다. 건전한 토론문화가 없는 사회, 언로가 막힌 사회는 결코 발전할 수 없으며 권위와 독선이 가져올 결과는 뻔한 시행착오와 실패뿐이다. 이러한 경주현실에서 100인 선언은 그 주장의 옳고 그름을 떠나 그 자체로 높은 평가를 받아 마땅하다. 어쩌면 경사추의 극단적인 표현이 마치 모든 경주시민의 뜻으로 외부에 비쳐지고 자칫 전국민을 공적으로 만들어 장기적인 경주발전에 악영향을 끼치지나 않을까 우려했던 많은 시민들은 100인 선언에 더 많은 점수를 줄지도 모른다. 시민정서를 무시한 운동은 그 성과를 가져올 수 없음을 늘 명심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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