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의 핵심 이미지는 마지막 연에 있다.
“모든 것을 사랑하였어도/ 밤을 떠나는 별처럼 당신이 나를 지나간다”에 있다.
얼룩이 ‘지나가고’ 당신도 ‘지나가고’ 마침내 모든 것은 지나간다. 애틋한 사랑도 삶의 상처도 마침내는 그렇게 지나가는 것, 그렇다면 삶에서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 ‘지금 이 순간’을 뜨겁게 사랑하는 것인가?
시인은 지난 세월의 아픈 흔적들을 생각한다. 그것은 “당신의 얼룩진 날들이 나에게 무늬를 입힌 것”이다. 사랑하던 한때. 그 얼룩은 슬픔의 자국이다. 아픈 시간의 흔적들, 삶이 짜 올린 무늬들이다.
“날이 저물고 아픈 별들이 뜨고/내가 울면/ 세상에 한 방울 얼룩이 지겠지”
세월은 사랑을 만들고, 상처를 만들고 죽음과 그리움을 만들면서 얼룩져 간다. 얼룩은 내가 살았다는 삶의 흔적이다. 내가 살아온 오늘의 문명이다. 시인은 검버섯 얼룩에서 삶의 또 다른 의미를 떠올리고 있다.
김성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