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은 섬에 들어간다. 2박 3일간. 그러나 섬을 구경하려고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섬은 외로운 시인 자신의 은유이기 때문이리라. 섬의 풍경을 바라보는 시인의 시선은 깊고 쓸쓸하다. 시인은 어쩌면 나그네다. 무엇이 될 수도 없고 되려고 하지도 않는다. 아무것도 되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나그네의 정서다. 갈매기는 저 자신을 구경하지 않는다. 통통배도 수평선도 마찬가지다. 갈매기와 통통배는 갈매기와 통통배로 살아갈 뿐 다른 것으로 되지는 않는다. “그 무엇도 다른 그 무엇을 구경하지 않는다” 사물은 오직 사물일 뿐이다. 시인에게 아무것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순결한 상태를 의미한다. 얼핏 김수영의 시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으로 시작하는 이라는 시와 유사한 분위기지만, 김수영과 문인수는 서로 다르다. 김성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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