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은 시를 만나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장식적인 수사도 보이지 않는, 낮술 한잔 마시고 실토하는 내용이 전부인 단순한 시다. 그러나 시인의 생각은 날카롭다. 나도 가끔 낮술을 마신다. 살면서 세상 근심을 잊는 행복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대명천지에 낮술 먹은 놈이 나밖에 없는 것 같아/큰 소리로 대답했다/그래 낮술 묵었다 이눔아!” 시속 화자가 자신의 일탈(낮술?)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이 부분에서 독자는 아, 직설적이긴 하지만 솔직해서 재밌다라는 공감의 미소를 짓는다. 행간이 절제되어 있고 일상어의 운용이 빼어나다. 시는 생략과 침묵과 낯설게 하기를 통해 독자들을 긴장시킨다. 오월의 바람에 싱그러운 잎사귀들, 살랑거리는 것 같다. 김성춘(시인)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