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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은 우리 인생의 은유적 표현이다.
“해질녘이면 돌아가야지”
시속 화자의 이 독백은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한 말이 아니다.
언젠가는 생을 마감해야 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언젠가 맞이할 죽음 앞에서 나는 어떻게 삶을 가치 있게 마감할 것인가?를 성찰하게 하는 연민의 감정이 녹아있는 시행이다.
모래성을 쌓는 일, 개미처럼 부지런히 산다는 일, 그게 뭐 좋다고 진종일 있었니? 라는 어머니의 질문에, 아이는 “그래도 재밌잖아요”라고 답한다. 그렇다. 고통 속이지만 견딜만한 재미 속의 삶, 그 눈부신 시간이 우리 삶이 아닌가.
“찌개를 끓이는 연탄불 아래서 모래투성이 손을 씻는 일”이 삶 아닌가. 인생은 결코 부질없고 헛된 꿈이 아니다. 순간순간이 장엄한 삶이다. 개미처럼 쌓았던 모래성도 쓸쓸하지만 잊을 수 없는 삶의 진실이다.
김성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