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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아름다운 시집 한 권을 받았다. 동국대 경주 캠퍼스 이사가(이임수 교수) 시인의 시집, 이다. 이 시인은 ‘향가와 서라벌 기행’이란 책도 낸 향가 전문 교수다. 섬세하고 애정이 어린 눈길로 시인은 주변의 사물들에 말을 걸고 있다. 시편들에는 생의 연륜이 곰삭은듯한 인간적 체취가 소박하게 담겨있다.
“사랑하는 것도 때로는 짐”이 된다고 인식하며 흐르는 구름을 본다. 벤치의 젊은 연인들을 보며 “그래,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지” 쓸쓸한 위로도 건넨다.
누가 ‘사랑은 움직인다’고 했던가, 희생하고 절제하는 게 사랑이라고 했던가, 시집 후기를 보니 “시고, 산문이고, 인생이고 어디 구분이 있으리. 사는 것이 시고 하느님이고 존재 자체”라고, 남은 시간엔 좀 더 말을 아끼고 싶다는 시인이여. 오늘도 구름과 풀꽃과 자신과 대화를 하고 계시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