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제는 불국사 뒤뜰 요사채 부근의 홍매화들이 가슴 두근거리며 벙글고 있더군요. 보문단지 호숫가 벚나무 가지들도 뿌리쯤에선가 물 펌프질하는 소리가 들리고, 가지 끝들이 뽀얀 안개를 일으키며 가슴 두근거리고 있더군요. 안갯속에 연둣빛 입술들, 꼼지락대는 게 보였어요. 살아 있다는 것은 두근거린다는 것이지요, 기대와 설렘 속에 심장이 펄펄펄 뛰고 있다는 증거지요 “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 젖힌 게지요. 봄바람이 아무리 불어도 죽은 가지(삭정이 가슴)엔 꽃이 피지 않습니다. 어떤 사랑도 피어나지 않습니다. 두근거리는 가슴은 얼마나 황홀합니까. 무엇이 식어가는 가슴을 두근거리게 할까요? 봄의 가슴을 한번 꼬집어 보세요. “두근거려보니 알겠다!” 독백 같은 이 한마디 말, 가슴에 와 닿지요? 오늘, 부푸는 봄의 뽀오얀 길 앞에서 봄과 함께 가슴 두근거려 보십시오. 김성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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