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늦둥이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첫 애와 터울이 많다보니 마치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는 것처럼 마음이 설렌다. 아이가 대견스럽기도 하고 `이 녀석이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도 이웃의 `왕 초보 학부모들`이 내게 이것 저것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자문을 구하니 `선배 학부모`로써 들려주고 싶은 말을 정리해 보았다.
우선 아이의 즐거운 학교 생활을 위해 부모가 차근차근 준비하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이제 막 진정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아이에게 `왕따 당하지나 않을까, 선생님께 혼나고 주눅들지나 않을까` 하는 부모의 불안한 마음을 보이지 말고 `학교는 즐거운 곳이며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한 분`이라는 생각을 심어주어 아이들이 기쁜 마음으로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줘야 겠다.
취학전 대부분의 아이들은 유치원에 다니면서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훈련을 하지만 아직도 부모가 세세히 챙겨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가 낯선 과정에 적응하면서 문제가 발생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밤늦게 자는 어린이는 밤 10시전에 재우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도록 지도해야 한다. 늦잠을 자면 학교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아이와 함께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지도 방법이다.
이제 아이들은 홀로 서기를 해야하는데 혼자 세수하고 옷 입기는 것이 그것의 첫 단계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스스로 화장실에 가도록 해야하며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에는 미리 선생님께 얘기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선생님은 무섭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은 말을 못하고 그대로 `쉬`하는 경우가 많아 학교 선생님들은 종종 당황하게 할 때가 많다.
수년 전 큰 아이가 1학년 때 수업시간에 오줌을 싸서 담임선생님 전화를 받고 옷을 들고 부랴부랴 뛰어갔던 경험이 있다. 혹 아이가 이런 실수를 범했다 하더라도 야단치거나 무안하게 하지말고 따뜻하게 감싸준다면 아이가 잘 적응 할 수 있게 된다.
자기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해야한다는 말은 유치원 때부터 귀가 따갑도록 들은 말이지만 다시 한번 강조해서 습관화시킬 필요가 있다. 물건에 직접 이름을 써서 자기 물건에 애착심을 갖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초등학교를 유치원보다 더 좋아한고 아침 일찍부터 학교에 등교하고 싶어하지만 간혹 갑자기 바뀐 생활환경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복통이나 두통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그러므로 취학 전에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꼼꼼히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치과 검진도 한번쯤 해야하고 컴퓨터와 TV를 많이 보는 아이들은 시력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입학전 안과에서 눈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초보 학부모들에게 꼭 강조하고 싶은 말이 있다. 홀로서기를 시작하는 우리의 아이들에게 검소함을 가르쳐 주었으면 한다. 무조건 비싸고 좋은 가방, 필통 등을 살 필요가 없다. 하물며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 우리야 두 말할 필요가 없지 않은가.
아이와 함께 물건을 사면서 한 푼이라도 아끼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 준다면 아이들에게 큰 교훈으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등교할 때의 복장은 아이가 씩씩하게 운동장이나 교실에서 앉고 뛰고 뒹굴기에 편한 옷이면 충분하며 주머니에는 휴지대신 손수건을 넣어주는 것도 좋다.
필자의 글이 초보 학부모들의 염려를 덜어 주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라며 과잉기대, 과잉집착은 아이들의 정서에 득 보다는 해가 되기 쉬우므로 편안한 마음으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우리의 귀염둥이들에게 박수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