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과 더불어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은 음력 1월 1일로 새해 첫날, 한해의 시작을 의미한다. 설은 묵은해를 정리하여 잘 마무리하고 새로운 계획과 다짐으로 새 출발을 하는 첫날이다. 이 `설`은 `서럽다`는 뜻을 지닌 순수 우리말로써 `사린다` 즉 조심한다는 뜻을 내포하고있다. 옛부터 설을 신일(愼日)이라 하여 `삼가고 조심하는 날`로 여겼고 몸과 마음을 조심하고 가다듬어 새해의 첫 시작을 경거 망동하지 말 것을 가르친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설날은 설빔을 차려입고 조상님께 차례를 지내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며 화기애애한 가운데 서로 덕담을 나누며 공동체의식을 다지는 그런 날이기도 하다.
우리 조상들은 세배를 통해 상호 인간적인 교감을 이루어 왔고 이러한 인간교류가 공동체의식을 키워왔으며 도덕과 윤리, 질서의식을 배양하는 사회교육의 장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빠른 세태의 변화 속에 세배문화가 퇴색해 가고 있다.
집안어른들은 물론 이웃이나 마을 어른들을 찾아 뵙고 세배 드리던 아름다운 세배풍습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집성촌이나 자연부락 중심의 주거형태에서 아파트와 같은 인위적인 집단주거문화로의 이행과정이 빚은 결과이기도 하겠지만 개인화에 따른 도덕과 윤리의식 결핍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옆집에 사는 이웃과도 교류가 없는 현대적인 생활방식에 젖어 있는 현대인들에게 세배문화는 어쩌면 한낱 거추장스런 허례의식으로 치부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명이기와 도시화로 인한 개인화, 인간소외로부터 빚어지는 각종 사회문제라는 바이러스를 치유할 수 있는 백신이 아름다운 민족고유풍속인 세배문화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각박한 세태나 흉악무도한 범죄, 인간성상실이 빚은 각종 사회문제, 특히 날로 늘어나는 청소년 비행에 대한 걱정만 할게 아니라 따뜻한 인정이 흐르고 밝은 인사가 오가는 살만한 세상을 가꾼다는 마음으로 올 설은 모든 가족이 이웃을 찾아 세배하고 서로 덕담을 나누는 인적교류가 활발한 그런 설날이 되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