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사고로 기름범벅이 됐던 서해안 백사장이 차츰 옛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그동안 추운날씨와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기름제거 작업에 참여했던 많은 국민들이 보여준 희생의 값진 대가가 아닌가 싶다. 기름유출사고의 참혹한 상황이 알려지자 전국에서 공휴일의 경우 하루 3~4만 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려와 기름제거작업에 동참한 결과인 것이다. 그러나 아직 안도하기엔 가야할 길이 너무 멀고 험하다. 현재도 해안의 바위들은 기름을 뒤집어쓴 채 검게 얼룩져 있고, 지금도 이를 깨끗하게 닦고자 많은 봉사자들이 땀을 흘리고 있다고 한다. 이번 사고로 정말 막막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마치 어리석은 자가 도저히 끝이 보이지 않는 일을 쉼없이 반복함으로써 결국 거대한 산을 옮기듯(우공이산), 기름으로 범벅이 된 넓은 해안을 걸레로 닦고, 닦고, 또 닦는 일을 계속 반복하다보니 이제 뭔가 희망이 보이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정말 막막한 상황에서 힘을 모을 줄 아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으로 위대하다. 앞이 캄캄한 막다른 위기상황에서도 결코 포기하거나 굴하지 않고 오히려 화합하고 협심해 극복하고 이루어나가는 위대한 힘을 지닌 자랑스런 민족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다. 기름으로 시커멓게 범벅이 됐던 서해안보다 더 혼탁하고 혼란했던 대선정국도 이제 그 막을 내렸다. 차츰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는 서해안처럼 새해에는 보편적인 가치가 인정받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 희망과 기쁨이 있는 새 세상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선택한 경제살리기와 정권교체라는 대명제가 5년 후에도 옳았다고 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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