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연은 그렇다 치자. 도대체 학연은 무엇이며 지연은 또 무엇이기에 이렇게 한데 모여 즐거워하는가. 고향에 머물지 못하는 마음들이 하늘을 찌를 듯해서인지 세모의 길목에서 조금이라도 분을 풀려는 모임들이 하나 둘 경주를 부른다. 지난달 30일 동대구 소재 호텔 제이스에서 경주공업중고 대구동창회(회장 한영우) 제30차 정기총회를 위해 150여명의 경주 그리메들이 뭉쳤다. 이날 1부 행사는 3회 방흥태, 서두영, 최해주 동문, 4회 이한수, 정기태 동문을 비롯한 원로 선배들과 경주공업중고 총동창회 오세준 회장, 부산동창회 정순채 수석부회장, 포항동창회 김원길 회장, 경주중고 대구동창회 황인동 회장 등 많은 동문과 내빈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동창회기 입장을 시작으로 대구동창회 신조 제창, 유공동문 표창, 감사ㆍ제정 보고, 제29차 정기총회 결과보고 후 제20대 임원선출이 있었다. 한영우 회장은 이임사에서 “동문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오랜 역사를 자랑할 튼튼한 나무로 뿌리내려 오늘의 이 자리가 있게 된 것이며 동창회를 소중히 여기고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은 동문들, 또 동창회를 위해 수고하신 임원들께도 감사드린다”며 “한 시대를 풍미한 선배님들과 이 시대의 주역인 후배들이 함께 자리한다면 우리 동창회의 무궁한 발전이 있을 것이다. 뜨거운 결속으로 한마음이 되는 동창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세준 총동창회장은 “대구동창회가 벌써 30년의 역사를 가지게 됐다. 올해 75주년을 맞은 경주공고의 업적을 이어받아 항시 서로 우의를 다지며 동문의 발전과 단합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모교 70년사 책 발간에 많은 도움을 바란다”고 말했다. 황인동 회장은 축사에서 “경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동창회를 이끌어 오신 한영우 회장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경주중고 대구동창회 가족음악회에 보내주신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새로운 회장단이 동창회를 더욱 발전시키고 활기차게 만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가 경주의 발전을 좌우한다는 생각으로 자긍심을 가지고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또 정철우 편집위원장(동창회지 편집부)은 11월말 발간예정이던 동창회 회지 ‘토함산’ 의 원고모집 독촉과 내년 4월 발간예정인 ‘경주공고 70년사’에 선ㆍ후배의 협조를 구했다. 신임 김정호 회장은 “19명의 선배 회장들이 30년을 이끌어 온, 500여명의 동문이 함께하는 우리 동창회가 자랑스럽다”며 “동창회의 목표인 신의, 화합, 단결을 새기고 전체 동문들의 뜻이 잘 지켜지도록 힘써 이끌어 나갈 것이다 ”고 말했다. 마지막 순으로 교가를 부르며 모두의 마음이 그리운 모교로 달려가고 있었다. 2부 행사로 만찬을 나누며 각 기수별 노래자랑과 행운권 추첨이 있었고, 손에 손을 맞잡고 고향의 봄을 함께 부르며 행사를 마쳤다. 낡아버린 카세트 하나로 들판을 누비던 추억, 식은 도시락만으로도 행복했던 학창시절을 함께한 추억들 때문에 그리워지고 만나야 하는 모양이다. 선배가 이끌어주고 후배가 밀어주는 것처럼 든든하고 뿌듯한 일이 또 있으랴. 올해가 가기 전에 잠시 되돌아서서 유년으로 돌아가 봄은 어떠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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