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배반동 주민들이 동의 한자가 지역의 이미지와 특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명칭 변경을 요구해 경주시가 법정동명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현재 배반동 한자 명칭 ‘排盤洞’의 배(排)자는 ‘물리치다’의 뜻을 가지고 있어 지역특성을 살리는 명칭이 되지 못하고 있고 주민 대다수가 관혼상제 등 일상에서 ‘배(培)/북돋우다’자로 통용하고 있어 주민 188명이 배반동(培盤洞)으로 변경을 건의 한 것. 행자부의 명칭정비 지침에 따르면 어감이 좋지 않거나 지역의 특성을 살리지 못하는 명칭, 주민이 사용하기에 불편한 명칭이나 역사의 정통성 회복을 위해 일제에 의해 왜곡된 행정구역 명칭은 정비토록 하고 있다. 향토 사료인 동경잡기(東京雜記)에는 ‘排班’, 동경잡기를 1933년에 달리 부른 동경통지(東京通誌)에는 ‘排盤’, 경주읍지(慶州邑誌)에는 ‘排班’, 경주풍물지리지에는 ‘排盤’, 경북도지명유래총람에는 ‘排盤’으로 기록되어 있다. 권오찬 전 경주시 문화원장은 “지명은 지역의 특성이나 역사성을 나타낼 수 있으나 현재 거주하는 주민이 변경을 건의할 때는 특별히 변경 불가 사유가 확인되지 않는 한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변경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김태중 전 경주시 문화원장도 “향토지에 기록되어 있고 관청에서 공용되고 있는 마을 이름이 혐오스러운 뜻과 발음을 가진 경우에는 고쳐야 하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존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뜻과 발음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마을 사람 다수의 의견에 따라 변경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나 이재건 향토문화연구가는 “동명이 처음 만들어질 때 선의의 의미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며 배(排)자를 나쁜 의미를 부여하여 해석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배반의 반(盤) 또는 반(班)이 어떤 의미로 쓰였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지므로 섣불리 배(培)자로 개정하는 것은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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