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폐막…상시개장 과제 풀어야 경주엑스포2007, 140만명 입장, 외국인 8만9천여명 신라고도 경주의 이미지 살린 대표공연 만들어야 조직위와 경주시민 동반자적 관계 형성에 노력해야 천년 신라의 문화자산과 경북도의 문화비전을 바탕으로 60일간의 문화올림픽을 펼쳤던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이 신라와 21세기, 동양과 서양, 전통문화와 첨단과학의 문화적 소통을 이뤄내며 우리나라 문화축제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지난 9월 7일부터 11월 5일까지 21세기의 서라벌을 축제의 향연으로 물들인 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은 주제인 ‘천년의 빛, 천년의 창’을 제대로 소화해 낸 행사로 국내외의 문화적인 관심을 집중시켰다. 경주엑스포 조직위는 내년부터 경주엑스포 공원을 상시개방하기로 한 가운데 2년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2009년에는 베트남에서 2011년에는 경주에서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다. 경주엑스포 개최 10년, 이번 행사의 성과와 함께 향후 과제를 점검해 본다. ◆문화의 다양성, 문화 교류의 장=영상, 체험·참여, 공연, 전시 등 4개 부문 16개 핵심테마행사에 모두 184개(△장소별 :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 내 124개, 경주시 일원 60개 △분야별 : 영상 8개, 체험·참여 29개, 공연 44개, 전시 19개, 부대행사 24개, 경주시가지행사 60개)의 단위행사가 열렸으며 33개국에서 1만여명의 문화예술인이 참가해 세계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각국 문화 교류의 장을 열었다. ◆국제적 문화축제인프라 구축=경주세계문화엑스포2007의 가장 큰 성과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을 갖췄다는 것이다. 신라 삼보(三寶) 중 하나인 황룡사 9층 목탑을 음각으로 재현한 ‘경주타워’ 건립, 신라의 난생설화를 모티브로 찬란한 문화의 부활의지를 담은 ‘엑스포문화센터’,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호흡할 수 있는 ‘신라 왕경숲’ 등이 그것이다. ◆야간개장에 따른 경주지역 체류형 관광객 증가…경기 활성화=올해는 경주타워 멀티미디어 쇼의 도입으로 야간 개장을 처음 실시해 경주지역 관광객 증대뿐 아니라 체류형 관광이 늘어 지역 경기가 활황을 맞았다. 오후 5시 이후 입장객에게 다음날 무료 재입장권 발급, 엑스포 입장권 1장으로 사적지 5개소 무료 관람, 호텔·콘도 30~70% 할인 등 ‘엑스포 패키지 할인제’는 관람객들을 시가지로 유입시켜 상권 활성화에도 많은 도움을 줬으며 지역 관광문화를 새롭게 변모시키기도 했다. 호텔 콘도 펜션 등 숙박업계와 음식업계, 여행관광업계가 ‘경주엑스포 특수’를 누리는 등 호황을 누렸다. 경주시의 집계에 따르면 엑스포 행사기간 경주지역의 관광객은 작년보다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해 9월 경주관광객은 38만5천명이었고, 올해 9월에는 89만5천명이었다. 지난해 10월에는 60만1천명이었으며, 올해 10월에는 2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전통문화 콘텐츠’ 해외 진출…국내 문화산업 발전 견인= 경주엑스포가 매회 행사때마다 주력 콘텐츠로 내세웠던 것이 입체영상이다. 전통문화와 첨단기술의 접목을 기치로 한 경주엑스포는 2000년 우리나라 최초의 가상현실(Virtual Reality) 기법을 적용한 ‘서라벌의 숨결 속으로’를 선보였으며, 2003년 ‘천마의 꿈- 화랑영웅 기파랑전’은 처음으로 수출의 쾌거까지 올렸다.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발전된 기술을 토대로 이번에 새로 제작한 ‘토우대장 차차’는 국제적으로도 최고수준의 입체 애니메이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지난달 일본 동경에서 열린 ‘아시아그래프2007 인 도쿄(Asiagraph2007 in Tokyo)’에 한국 대표 입체애니메이션으로 초청돼 앙코르 상영될 정도로 대호평을 받음으로써 입증된 바 있다. ◆경제적 파급효과…‘부가가치유발’ 2003년 대비 25% 증가=올해 엑스포는 경제적 파급효과 또한 괄목할 만하다. 동국대학교 관광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엑스포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생산유발 3천267억원, 소득유발 704억원, 부가가치유발 1천611억원, 고용창출 1만2천939명이었다. 이는 2003년 행사와 일수 대비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부가가치유발 면에서는 400억여원(25%) 증가했다는 결과다. ◆행사장 얼마나 찾았나…관람객 전국화·세계화 아쉬움=경주엑스포 조직위에 따르면 이번에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은 총 140만2천776명 이중에 외국인이 8만8천999명으로 집계됐다. 관람객 숫자로 행사의 성공여부를 거론하기보다는 경주엑스포의 경우는 관람객들의 질적 향상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10년을 맞은 경주엑스포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역사문화도시 경주에서 열리는 만큼 인근지역에서 오는 관광객이나 단체, 수학여행단, 경주시민들의 방문에 의존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관광전문가들은 또 경주엑스포가 정례적으로 열기로 한 만큼 행사를 앞두고 하는 갑작스런 일회성 해외홍보보다는 시간을 충분히 두고 외국 관광객들을 유인하는 장기적인 홍보정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하고 있다. ◆향후 계획…상시개장, 방콕·경주엑스포 추진=시설 조경의 완비, 노하우 축적, 콘텐츠 확보 등 세계적 문화테마파크로서의 기반을 구축함에 따라 경주엑스포공원은 내년부터 상시개장 할 예정이다. 조직위는 공원을 새 단장하고, 올해 엑스포 인기 프로그램 중 핵심 콘텐츠를 재구성해 관람객을 맞이한다는 방안이다. 신라와 경주의 정체성을 살린 공연물 기획도 검토 중이다. 현재 테스크포스팀이 구성됐으며 상시개장을 위한 계획 수립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조직위는 내년 경주엑스포 상설화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와 수익 증대뿐 아니라 경주지역 관광산업의 지속적인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정하지 않았던 경주엑스포는 개최 주기를 2년으로 명확히 하고 경주와 해외에서 교차 개최해 진정한 세계문화올림픽으로 승화시키면서 한국의 문화역량을 전 세계에 과시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다음 제6회 엑스포는 2009년 관광대국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제7회 엑스포는 2011년에는 경주에서 개최하게 된다. 올해 5월 태국정부와 ‘방콕·경주세계문화엑스포’ 개최 잠정합의에 따라 현재 양측의 후속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상시개장…예산확보가 문제=내년부터 경주엑스포를 상시개장하기 위해서는 운영비와 인건비 등 많은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상시 개장에 따른 자체 수입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조직위의 설명이다. 따라서 경북도와 경주시의 지원 없이는 상시개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상시개장에 따른 민간자본 유치도 현재로선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라를 소재로 한 경주엑스포 대표 문화공연 만들어야=이번 경주엑스포는 각국의 문화공연을 보여주고 또한 지역의 각 분야별 문화를 보여준 다양한 공연은 있었다. 그러나 현재 경주엑스포의 위상과 장기적인 엑스포 개최를 위해 신라문화를 상징하는 공연단 육성을 통해 상시공연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행사에 걸맞는 문화관광상품 개발 시급=이번 경주엑스포 행사장에는 세계풍물관과 특산품 판매장이 있었으나 정작 경주엑스포를 상징하는 관광 상품 개발, 판매는 부진했다. 심지어 세계적인 행사라고 자처하면서 행사장 내에는 조잡한 관광 상품이나 국적 불명의 상품으로 오히려 경주엑스포의 이미지를 훼손했다. 보고, 느끼고 기념이 될 만한 상품을 사가는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체계적인 지역문화단체 활성화와 경주시민과 함께하는 엑스포 돼야=지역 문화단체들은 경주엑스포가 10년이 된 만큼 단순한 공연 지원이나 행사 지원으로 지역 문화와 단체들을 활성화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따라서 조직위가 신라문화를 통해 세계문화를 통하는 창구가 되기 위해서는 경주지역 문화예술단체와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행사만 열리면 경주시민들이 재정적인 부담을 해야 하는 것을 줄여주고 시민들이 경주엑스포 조직위 따로, 경주시민 따로 라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시민사회단체와 관계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주엑스포가 관주도형 운영에서 탈피하고 경주시민이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동반자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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