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에 있어 무리한 수는 결국 화를 자초해 판을 그르치기 쉽상이다.
많은 시민들이 우려하고 반대하는 일은 귀기울이고 다시 검토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시민들의 여론을 무시하고 무리하게 추진했던 엑스포 부지매입이 결국 경북도와 경주시의 부담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5백45억원 이라는 가히 천문학적인 돈을 주고 사들였던 엑스포부지가 요즘 말썽의 가운데에 올랐다. 경주시가 빚을 내어 싼 금사라기 땅을 엑스포조직위에 무상으로 빌려주겠다며 시의회에 승인을 요구하자 시의원들이 엑스포와 부지매입문제에 따른 재정적 부담에 대한 성토로 발칵했다. 또 한번 세간을 시끄럽게 할 것 같다.
시로써는 2년 주기로 개최하던 엑스포를 3년 뒤에 개최하기로 결정하는 바람에 부지 매입때 내세웠던 논리들이 그 빛을 잃었고 적자행사에 따른 재정적 부담과 차후 부지활용에 대한 문제점, 상설개장에 따른 또 다른 부담, 자생력 잃은 조직위의 기대기 전법 등...... 그 해법이 만만찮은 상황이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원칙에 입각한 냉철한 판단이 요구된다.
차제에 엑스포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로 계속개최여부를 판단하고 그에 따른 부지활용방안이나 처리방안을 검토해 다시금 논란하고 부담되는 일이 없도록 보다 본원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작은 것에 연연하다 큰 것을 잃고 만다는 소탐대실이란 격언을 곱씹어 볼 때이다.
후회는 빠를수록 좋고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엑스포부지 무상임대는 극히 국부적인 작은 문제일 수도 있다. 그보다는 엑스포의 지속적인 개최 가능성과 지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확한 평가, 그 결과에 따른 입장정리가 먼저이고 또 시민들의 이해와 합의가 전재되어야 그 손해의 최소화와 효율의 극대화가 가능할 것이다.
무리수를 고집하면 점점 더 무리를 불러오고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패인이 된다는 것은 비단 바둑에서만 통하는 철학은 아니다. 인간사, 세상일도 그와 별반 다를 게 없음을 상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