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와 추억의 숲 소나무를 주제로 작업하는 것은 인내의 과정이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 각 나무가 가진 고유의 얼굴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생명력을 불어넣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경주를 소재로 한 작품들은 어린 시절의 기억과 현재를 반영한다. 경주 교리에서 자란 나는 계림숲과 반월성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고, 그곳은 여전히 나를 반긴다. 나는 숲에서 여가를 즐기는 가족의 모습을 그리고 싶었으며, 깡통 로봇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와 아이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 경주는 나의 고향이자 창작의 원천이다. 나는 이 작품을 감상하는 이들이 계림의 아름다움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를 바란다. 김준환 작가 / 페이스북 @hwanartd 세종대 회화과 졸업 신라미술대전 최우수상 외 울산미술대전, 야송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포항불빛미술대전 등 전국 공모전 다수 입상 개인전 3회, 단체전 다수. 상해국제아트페어, 아트대구 참가
경주시가 다가오는 겨울철을 대비해 지역 전통시장 19곳을 대상으로 주요 시설물에 대한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이번 점검은 지난 18일부터 29일까지 12일간 건축, 전기, 소방, 가스 등 분야별 민관 합동 점검 방식으로 진행된다. 겨울철은 난방용품 사용이 급증하면서 점포가 밀집한 전통시장은 화재에 취약하다. 지난달 26일 오전 2시 27분경에는 성동시장 내 한 점포의 창고에서 불이 났지만 다행히 시장 상인이 소화기로 초동진화에 성공해 대형 화재를 막았다. 시장 상인의 용기와 신속한 행동이 아니었다면 큰 피해를 입을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통시장은 오래된 건물에다 소방통로가 협소하고, 밀집도가 높아 화재 발생 시 연소 확대가 빠른 구조적인 취약성이 있다. 전열기구 사용이 늘어나는 겨울철에는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또 비좁은 골목길에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소방차 출동로 확보가 여의치 않아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진화가 어렵다. 따라서 겨울철 전통시장의 안전을 위해서는 면밀한 안전 점검도 중요하지만, 상인들과 고객들이 화재 위험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고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화재 예방은 단순히 시설 강화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전통시장에서 일하는 상인과 손님들이 협력해 안전한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불필요한 전기 소모를 줄이고,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주의 깊게 관리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또 전통시장 내 소화기, 화재경보기 등 소방시설이 적절하게 갖춰져 있어야 하고, 정기적인 점검 및 유지·보수가 필수적이다. 그리고 전통시장에서 상인들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화재 예방 교육 및 훈련을 실시해 화재 대응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비상 상황에는 손님들과 상인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같은 화재 예방을 위한 기본적인 관리 방안과 함께 소방안전관리자는 전통시장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모니터링해 화재 예방 및 안전 조치가 잘 이행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것이다. 화재 예방은 지역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는 일이며,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책임이기도 하다. 올해도 화재로부터 안전한 겨울철이 되길 바란다.
겨울 축제하면 사람들이 제일 먼저 떠올리는 곳이 강원도일 것이다. 겨울이 추운 강원도에서 눈과 얼음을 주제로 많은 행사들이 열리기 때문이다. 경주의 겨울은 관광객이 줄어들면서 말 그대로 관광비수기다. 경주에서 연중 열리고 있는 많은 축제들은 대부분 꽃이 피는 봄부터 가을 단풍철까지 집중돼있다. 이 때문에 축제의 분산 개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경주시가 경주 사계(四季) 축제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로 포장마차 축제인 ‘2024 윈터라이트 포차 in 경주’를 열어 주목된다. 비록 한겨울은 아니지만 겨울 축제의 첫 시도라는 점에서 신선하다. 한겨울에 열리는 겨울 축제는 주관하는 기관·단체나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들도 추위 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또 성공을 담보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지역경제가 가장 얼어붙는 시기에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다면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상기온으로 과거와 같은 겨울 혹한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겨울철에도 관광객들이 찾을 수 있도록 축제나 이벤트를 사계절 이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겨울철 관광비수기에는 성이나 절, 신사 등 평소 공개되지 않은 문화유산의 비밀스러운 공간을 개방하면서 관광객을 유인하고 있다. 경주 역시 신라 천년의 문화유산들이 즐비한 가운데 석굴암 본존불 등 평소 들어가지 못하는 곳을 겨울철 한정된 시간에 개방하는 등의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또 관광지 입장료 할인과 같은 이벤트 등도 가능해 보인다. 그리고 경주만의 색깔을 입힌 겨울 축제 하나쯤은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신관광브랜드를 만들어 경주의 이미지를 높이고 겨울철 지역 경기를 활성화하는 차원에서 반드시 고려해볼 일이다. 특히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는 경주가 국내를 넘어 아시아, 세계로 나아가는 국제관광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우리 모두의 아이디어를 모았으면 한다.
경주시가 국제 마이스(MICE) 관광도시 메카로 거듭나고 있다. 2015년 화백컨벤션센터를 개관한 이래, 2022년 연말엔 이 화백컨벤션센터와 보문관광단지 일원이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되었다. 이어 올해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로 선정되었다. 빠른 세월에 10년이면 비교적 짧은 시기라 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론 회의산업의 메카로 자리잡는데 이 10년의 기간 동안 집약적인 노력이 있었다. 그간 마이스 산업의 인프라 확충뿐만 아니라 세계 물 포럼, UN NGO 컨퍼런스, 세계원자력국제대회 등의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국제회의 도시로서 위상을 정립해 왔다. 더불어 지난해 12월 공공기관 2곳, 집적시설 12곳과 함께 ‘경주 국제회의복합지구협의체’ 구성을 시작으로 지역 내 호텔은 물론 박물관, 미술관 등과 지속적으로 교류해 왔다. 이렇듯 회의도시의 위상을 정립하려는 치열한 최근의 노력과는 별개로 천년고도이자 오랜 관광도시인 경주가 회의산업도시로 거듭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하겠다. 바로 마이스 도시의 첫걸음을 뗀 컨벤션센터의 이름이 ‘화백’이라는 점에서도 그 역사적 연유를 살펴볼 수 있다. 영어의 약칭으로 HICO라고도 불리지만, 이 화백이라는 명칭이 회의산업과 제도를 가리킬 만큼 우리의 전통과 국가의식을 대변해 준다고 하겠다. 명칭을 보면 화(和)는 조화시킨다는 뜻이며, 이는 회의 참석자인 귀족들의 의견을 수렴 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백(白)은 아뢴다는 뜻이다. 화백회의는 신라의 정치제도로 만장일치제 귀족회의였었다. 요컨대, 화백회의란 주요 귀족세력의 뜻을 조율하여 이를 왕에게 아뢰기 위한 회의를 의미한다. 귀족들의 회의 기구로, 상대등이 귀족 세력의 대표자로서 수상 역할을 하며 회의를 진행했다. 이 회의에서는 여러 명의 귀족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국가의 중대사를 의논했다. 화백회의의 의장인 상대등은 귀족 세력과 왕권 사이에서 권력을 조절하는 기능을 했다. 화백회의는 만장일치제도로 1215년 마크나 카르타(권리장전) 이후의 영국의회와 유사한 점이 있다고도 한다. 만장일치제를 채택한 국정을 논하는 회의제도는 세계적으로 유사한 제도를 찾아봐도 매우 드물게 일찌기 시행되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렇듯 무엇보다 한국 고유의 전통을 이은 경주시가 회의도시로 거듭나는데 시비를 논할 수 없는 역사적 명분이 확보된 데다 더구나 MICE는 관광을 함축적으로 포함하는 하나의 산업으로 오랜 관광도시를 재건하고자 하는 시대적 당위성도 있다. 회의산업을 포함하는 MICE는 이 ‘관광의 시대’에 꼭 필요한 ‘산업’이기도 하다. 바야흐로 국민 누구나가 관광에 참여하고 이제 관광은 우리 국민 모두에게 익숙하다. 그만큼 관광이 일상화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게다가 관광은 경험치가 강하여 개별성이 짙다. 따라서 관광에 참여해 본 사람이면 누구나 저마다의 의견을 낼 수가 있다. 그만큼 일반 관광은 누구나 의견을 낼 수 있고 개별성이 짙어 전문성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상화된 관광을 포함하면서 또한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이 MICE이다. 또한 온 국민에게 일반화된 관광보다는 부가가치가 높은 전시회의 산업(MICE : Meeting, Incentive, Convention, Exhibition)이다. 이 관광의 시대에 각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다 전문적이고 특히 관광을 포함한 산업적 영역이 확보된, MICE야말로 미래 관광도시에 최적인 까닭이기도 하다. 다시 말하면, MICE는 전문성이 확보된 고부가 가치 산업으로 작금의 관광의 시대에 관광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관광의 긍정적 효과라 할 수 있는 지역 경제의 활성화와 지역사회의 발전이라는 결실도 얻을 수 있다. 당면한 2025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무난하게 개최한다면 경주시는 MICE를 포함한 국제관광도시로서의 위상을 확고하게 정립할 것으로 기대한다. 화백컨벤션센터가 개장하면서 전시회의산업도시의 위상을 정립하려는 10년의 노력이 더해져, 2022년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선정되면서 그간 MICE도시로서 인프라 확보에 중점을 뒀다고 하겠다. 2025년 APEC회의는 회의개최에 따른 소프트웨어를 구축하는 기회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세월의 노력에 몇 배의 노력이 더하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하길 바라면서, 경주시가 장차 MICE하면 화백(和白)이 동시에 떠오르는, 천년고도 관광과 관광산업도시로 거듭나길 바라마지 않는다.
2025년은 경주시가 ‘2025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경상북도가 ‘2025 경북 방문의 해’를 선포하는 특별한 해이다. APEC 참가자와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에 대비해 경주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며, 특히 관광지 최일선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문화유적지, 관광명소 등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문화유산 및 관광자원 전반에 대한 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자원봉사자이지만, 단순한 자원봉사자로 치부하기 어렵다. ‘걸어 다니는 문화재’, ‘민간 외교관’, ‘지역 홍보대사’ 등으로 불리며, 그들의 사회적 가치와 영향력은 매우 크다. 문화관광해설사와 유사한 역할이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들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안내인으로 도슨트나 큐레이터이다. 이들은 문화관광해설사와 마찬가지로 전문적인 교육과 자격을 갖추고 현장에서 관광객을 맞이하는 서비스 전문가로서 태도가 중요하다. 한편 문화관광부에서 2001년 문화유산해설사 양성 및 활용 사업 계획 수립 이후, 2020년 10월 기준, 전국 문화관광해설사는 6253명으로 집계되었지만, 이 중 실제 활동 중인 인원은 3366명이다. 2024년 7월 현재, 경상북도 문화관광해설사 395명 중 경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총 59명(한국어 32명, 영어 10명, 일본어 10명, 중국어 7명)으로, 이는 경상북도 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다. 이들은 경주 내 17개소에 상시 배치되어 활동 중이다. 경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매년 문화관광해설사 모니터링과 친절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 해설사들을 중심으로 해설매뉴얼 표준화 초안 작업을 시작해 2022~2023년 전문가 감수를 거쳐 완성된 표준매뉴얼을 토대로 2024년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이어서 11월 말 진행되는 친절교육은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와 문화관광해설사들의 역할 및 글로벌 매너 등의 교육과정을 구성하여 운영될 계획이다. 경주시의 문화관광해설사 모니터링은 전문가와 미스터리 쇼퍼(Mystery shopper) 평가를 격년제로 시행하며, 매년 문화관광해설사들을 대상으로 해설콘텐츠와 서비스에 대해 평가를 수행한다. 참고로, 미스터리 쇼퍼는 사전교육을 받은 평가자가 관광객으로 가장해 서비스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서비스업계에서 널리 활용된다. 본 칼럼에서는 올해 전문가 평가를 수행하면서 발견된 몇 가지 문제점을 중심으로 개선방안을 제안하고자 한다. 먼저, 해설사들의 가치와 중요성에 비해 관광지에서 이들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이들이 착용한 일반인 복장의 유니폼으로는 일반 관광가이드와 구분이 되지 않는 점이다. 호텔이나 항공사 등 유니폼을 입는 관광업계에서 유니폼은 직원으로서의 신분을 확실하게 알리고 대표한다는 자긍심을 주는 역할을 한다. 경주시는 문화관광해설사들이 경주의 정체성을 담은 유니폼을 착용해 이들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둘째, 문화관광해설사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시간대별 한 차례 해설서비스를 진행하는데 대부분 이들은 해설사의 집 내부에 있어 요청이 들어오지 않으면 해설사의 집 밖을 나오지 않는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도슨트처럼 정시 알림 종을 활용해 관광객에게 해설서비스를 제공하는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에밀레종’과 같이 경주를 상징하는 관광객들의 시선을 주목시킬 멋스러운 종을 울린다면 관광객 몰이를 할 경주만의 상징적인 도구가 될 것이다. 셋째, 해설사들은 각자 다른 문화재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넣은 개인 파일북으로 설명을 하고 있다. 태블릿이 일부 유적지에 배포가 되었으나, 해설사들에게 개별 지급되지 않아 활용도가 매우 낮다. 동일한 문화재 사진이나 참고자료를 업로드한 태블릿이 개별로 지급된다면 해설사들이 해당 문화재와 다양한 관광자원에 대해 더욱 정확하고 깊이 있는 해설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경주를 널리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경주시 문화관광해설사는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이하여 APEC에 대한 이해 및 글로벌 매너 교육을 포함한 다양한 전문교육을 통해 자질향상과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위의 개선방안을 실천한다면, 경주의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더욱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경주의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는 시민과 관광객이 늘어나고, 경주가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한층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첨성대 기능에 대해서 이런 주장도 있다 첨성대(瞻星臺)는 글자를 풀이해 보면 ‘볼 첨(瞻)’ ‘별 성(星)’으로 별을 관찰하는 건축물이라는 의미이다. 그래서 첨성대가 천문대라는데 의심을 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첨성대가 과연 천문대였는가에 대해서는 소수이기는 하지만 이견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가장 먼저 첨성대에 대해 현대적인 해석을 한 사람은 일제강점기 조선기상관측소에서 근무했던 일본인 와다유지(和田雄治)였다. 그는 1910년 ‘조선관측소 학술보고’의 ‘경주 첨성대의 설’에서 첨성대는 그 위에 목조 가구물을 세우고 혼천의 같은 관측기를 설치했던 천문대였으리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1917년 ‘조선고대관측기록 조사보고’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하였다. 우리나라 학자인 홍이섭도 ‘조선과학사’에서 신라에서는 독자적인 천문관측을 하고 있었으며 그 증거로 경주 첨성대를 들 수 있고 이것은 현존하는 동양 최고의 천문대라고 평가했다. 박동현도 첨성대가 개방식 돔 형태를 가진 천문대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첨성대에 대해 처음으로 정확히 실측하고 연구한 사람은 1962년 당시 국립경주박물관장 홍사준이었다. 그는 첨성대 안으로 사람이 들어가 27단의 내부에 반듯이 누워 중천을 쳐다보며 관측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그리고 첨성대가 개천설(중국 주나라 때의 우주관으로,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 하여 천원지방이라고 표현)에 의거하여 백제인이 세운 신라 천문대라고 보았다. 이와 같이 첨성대가 천문대라는 견해는 8·15해방 전부터 1960년대까지 정설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후 상설 천문대가 아니었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 첨성대의 기능에 대해서는 조선 말기 이전까지도 천문대, 즉 천문관측을 하는 곳으로 알고 있었으나, 이후에 이단자(異端者)들은 현존하는 첨성대가 평지(平地)에 있다는 것과 첨성대 자체의 구조상 그 위로 오르내리는 통로가 매우 불편하다는 점 등으로 이설이 제기되어 어떤 이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단이라고 하고, 또 국방과 관련하여 봉화대라고 주장하기도 하고, 혹은 상징적인 달력 건축물이라고 하기도 하는 등 여러 가지 설과 이견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이런 설에 대하여 종전의 전통적인 입장에서 첨성대는 천문현상을 관찰했던 곳이기 때문에 『삼국유사』에서도 첨성대를 점성대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맞서는 주장도 있다. 첫째, 첨성대가 규표(圭表)를 중심으로 한 다목적관측대일 것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개방식 돔으로 관측하기에 불편한 내부구조를 근거로 상설 천문대로 보기 어려우며 백제인들이 주비(周髀)의 법(개천설과 동일)에 따라 세웠을 것이라는 주장, 둘째, 이와 비슷한 견해로 첨성대가 실제로 관측에 사용된 것이 아니며 다만 수학 및 천문학에 관한 당대의 권위서였던 주비산경(周髀算經, 중국의 천문 수학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반영하여 축조한 상징적인 탑이라는 주장, 셋째, 첨성대는 천문관측과는 관련이 없으며, 다만 불교의 우주관인 수미산의 모양을 본떠 만든 제단이라는 주장이 있고, 끝으로 첨성대는 넓은 의미의 천문대로 평가하면서도 겉모양은 불교의 수미산을 따랐으며, 토속적 신앙에 따른 농업 신인 영성을 숭배하기 위한 제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학계에서는 대체로 종전의 전통적인 입장인 천문대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 창문 양 기둥 아래에 사다리를 걸치기 편하게 홈을 판 흔적이 있고, 그 안쪽에도 사다리를 걸치기 편하게끔 튀어나오게 끼워 넣은 석재들이 있다. 이렇게 사다리를 통해 꼭대기까지 올라가 천문을 관측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대 정치와 사회에서 역학(曆學)은 여러 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농업 위주의 고대사회에서 기상의 관측은 실용적인 면으로 중요함은 물론 종교적으로도 중요한 의미가 있었다. 옛 사람들은 일월성신(一月星辰)의 움직임으로 국가의 길흉을 점치기도 하였다. 나라의 일관은 이런 면에서 중요한 임무를 가졌던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일식과 월식은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컸으며 이를 예언하기 위해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했다. 따라서 동양의 고대 사기(史記)에는 여기에 대한 기록이 특히 면밀하다. 『삼국사기』의 기록도 예외가 아니었으니 일식과 월식에 대해서 빠짐없이 기록됨은 물론이고 일부 기록 내용은 중국 측 사서보다 더욱 정확하다. 경주 하동에 있는 민속공예촌 내의 신라역사과학관에서는 경주의 왕경복원도 및 첨성대의 구조와 천문관측 방법 등을 축소 모형과 그림으로 재구성하여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우리 한국인들은 국가에 대한 자부심이 차고 넘친다. 야구나 축구 등 외국과 겨루는 국제 대회를 보면 무슨 말인지 안다. 한국어에 대한 자부심은 또 어떻고. 지금 전국이 “아파트~ 아파트~”로 시작되는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흥얼거린다. 한국인들이 즐기는 술 게임에서 힌트를 얻어 만들었다가 대박을 친 노래라고 한다. 인터뷰 진행자가 아파트(APT)가 혹시 아파트먼트(apartment)를 말하는지를 묻자 여가수는 “아니, 아파트(apatue)!”라고 교정해 줬단다. 끝의 음을 길게 빼는 한국인 특유의 발음 그대로 말이다. 이건 한국인 영어니까 한국인처럼 발음해야 해 하는 느낌이랄까. 문득 예전에 미국인들이 ‘맥도널드’를 일본인처럼 ‘마꾸도나루도’라고 발음하던 게 기억난다. 이게 소프트 파워(soft power)다. 이런 상황이 적어도 한국을 방문한 외국 사람들 눈에는 이해하기 어려울 거다. 한국인들의 영어 공부에 대한 집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이 학원 버스를 쉼 없이 오르내리는 모습은 일상이다. 자기 몸통만 한 가방을 멘 채 오늘 배운 영어 표현을 마중 나온 엄마한테 자랑한다. 단어 한두 개를 발음하던 애 입에서 어느새 문장이 줄줄 흘러나오면 엄마 얼굴은 만족감으로 환해진다. 아이들이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길 바라는 만큼 영어학원 건물은 높아만 간다. 학령인구의 감소와는 상관없는 현실이다. 어른이 되어서도 영어 공부를 멈추질 않는다. 능숙한 영어는 승진이나 보다 나은 직업을 보장해 준다. 이처럼 영어가 든든한 취업 보증수표로 취급받다 보니 영어를 쓸 일 없는 평범한 회사원에서부터 대기업 회장에 이르기까지 영어에 매달린다. 급기야 영어 발음을 좋게 해주는 수술(설소대절제술: lingual frenectomy)을 해주는 의사도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소개하고 있다. 턱과 혀를 잇는 부분을 절개하면 혀가 좀 더 위로 말려 올라가서 영어 발음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지만, 이런 터무니없는 수술 없이도 서구권에서 자란 한국인들 영어는 완벽하다. 괴상망측한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니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처음 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대학교 학비 수준의 영어유치원이 즐비하다. 학원마다 미국, 영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출신의 원어민 선생님들이 있고, 미국식 악센트에 대한 수요가 많아 영국인 선생님도 미국식 발음으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소수이긴 하지만 영국식 악센트가 좀 더 지적이고 고급지다(?)는 이유로 선호하기도 한다. 원어민 선생님에 대한 수요가 많다 보니 “숨 쉬고 있는 백인이기만 하면 언제든지 채용”된다는 어느 원어민 강사의 인터뷰에 얼굴이 화끈거린다. 여전히 학교 수업은 의사소통 능력보다 문법에 치중하고 있는 것이 문제다. 학원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학원 생태계도 묘한 게 한국답다. 학부모들은 자기 자식이 영어를 잘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상급반으로 올려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하고, 학원 운영자도 더 난해한 단어와 긴 지문으로 구성된 레벨 시험으로 기존 학생들은 통제하고, 신규생들 자존심에 생채기를 내서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만든다. 부모와 학원도 물론이거니와 학생들도 자기 수준보다 훨씬 어려운 지문과 씨름하다 보면 엄마 잔소리를 안 들어서 좋다. 가수 싸이 덕분에 이제 빌보드 같은 유명 차트엔 한국어 가사 그대로인 노래(아니면 한국어와 영어가 섞여 있는)들이 제법 많다. 반가운 소식이다. 걸그룹 멤버들은 오래전부터 자신의 목소리로 한국어를 가르쳐왔다고 한다. “말 편하게 해요”, “우리 서로 말 놓자” 등의 표현도 배울 수 있다고. 외국 팬들은 이런 방식을 ‘돌민정음(아이돌이 가르쳐 주는 훈민정음)’이라고 부른단다. “한국어를 배울 수 있게 한 하이브 에듀(방탄소년단 소속사의 자회사)는 정말 창의적이야!”, “블핑(블랙핑크)이 가르쳐준다니 한국어가 재밌겠는걸” 같은 댓글에서 한국어를 알고 배우고 싶어 하는 그들의 열망을 읽는다. 이처럼 연예인들이 민간 외교관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배경에는 외국어를 배우는 그들의 건강한 태도도 한몫한다. 어차피 언어는 소통하기 위한 도구이니까. 하지만 한국에서 영어는 정치적이고 계급적이다. 누구나 영어는 잘하고 싶어 하지만, 설령 잘해도 혀를 왜 저렇게 굴리냐? 눈치 주는 곳이 한국이다. 우리 아이들 눈에 안 튀게 하려고 그 비싼 영어유치원엘 보낸 건 아니었을 텐데...
물에 잠긴다는 것 박상봉 아이들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 물에 잠긴 세월이 떠오르지 않는다 내 귀는 아이들 곁을 떠나지 못해 저 바다 깊은 물속에 산다 물에 빠져 귀를 잃고 사람의 말귀 알아듣지 못한 채 그냥 살았어 물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 겨우 구조된 아이는 반 귀머거리가 되어 말도 잊어버리고 바다 깊은 물속에 두고 온 귀는 아직도 찾지 못했다는데 물에 잠긴 귀가 듣는 소리는 아이들 우는 소리만 들린다 작은 그늘로 큰 그늘을 보듬어 안는 귀 이 작품은 자신의 개인적인 불행을 통하여 2014년 세월호 사건으로 죽은 250여명의 어린 영혼을 애도하는 시로 읽힌다. “아이들이 물에 잠겼다고 한다/물에 잠긴 세월이 떠오르지 않는다”에서 ‘물에 잠긴 세월’이라는 말은, ‘물에 잠긴 그간의 시간’과 ‘세월호’라는 배 이름이 함께 내재된 이중적 발화로 읽히기 때문이다. 시적 화자 ‘나’는 “물밑바닥까지 가라앉았다가/겨우 구조된 아이”로 세월호에 탔던 아이들의 마음을 공유할 수 있는 체험을 가진다. “물에 잠긴 세월”은 그대로 시인 자신의 그간의 세월이 되는 절묘함이 있다. 그 세월을 시인은 “귀를 잃고 사람의 말귀/알아듣지 못한 채 그냥 살았”다. 그것은 엄청난 고통을 수반하는 일이지만, ‘귀’와 ‘말귀’의 이 말놀이 유머는 “바다 깊은 물속에 두고 온 귀는/아직 찾지 못했다”는 깊이로 연결된다. 시인은 “반 귀머거리가 되어 말도 잊어버리”는 끈질긴 고통의 시간을 살아왔지만, 그 긴 세월 동안 자신의 귀가 “저 바다 깊은 물속에” 살면서 “아이들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는 자신의 개인적 불행이 타자의 더 큰 불행을 만나면서 시인의 존재가 확장되는 지점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 시의 결구 “물에 잠긴 귀가 듣는 소리는 /아이들 우는 소리만 들린다”는 감각적인 이미지와 감정의 흐름을 전달하는 의도적 표현이다. 굳이 그렇게 표현한 것은 물속에 잠긴 귀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왜곡되는 상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이 구절은 ‘이명’ 상태의 감각도 은근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을 주체로 놓고, ‘우는’은 현재 분사형으로 감정적인 느낌을 강하게 전달하여 ‘들린다’는 수동태로 그 소리가 귀에 전달되는 상태를 강조한 것이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아직도 계속 울고 있고, 내 귀는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애도를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 체험과 공동체적 경험이 만나 새로운 시야와 깊이를 열어놓은 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사단법인 환경운동실천협의회는 지난 16일 경주교육지원청에서 제20회 전국 청소년 환경사랑 그림공모전 시상식을 가졌다. <사진> 이번 공모전에는 전국 1820여 학생들의 그림이 출품됐다. 심사 결과 종합대상인 환경부장관상은 임예주(경주여정보고 1년) 학생이 차지했다. 또 경상북도지사상, 경상북도교육감상 등 56명의 학생들이 수상했다. 환경운동실천협의회 김헌규 총재는 “탄소 절감을 위한 실천행동에 국민 모두가 적극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면서 “에너지 절약 및 재활용 리사이클링으로 지구자원 보호와 온난화를 줄이는 건강한 생활환경 운동을 학생 여러분과 함께 하자”고 말했다.
칠평도서관은 12월 5일부터 19일까지 시민을 대상으로 ‘칠평도서관 겨울에 떠나는 지역 문화 여행’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총 3회차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도서관과 지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1회차는 양동마을 무첨당의 안주인이자 시인인 신순임 작가와의 만남으로 진행된다. 신 작가는 월간 조선문학 시부문으로 등단해 ‘시집 무첨당의 오월’, ‘앵두세배’ 등을 펴냈으며, 최근 작품인 ‘탱자가 익어갈 때’는 토박이말을 사용해 자신의 이야기를 엮어냈다. 2회차는 강동면에 거주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온 소설가 서유진 작가와의 만남이 열린다. 서 작가는 지난 2013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등단한 후 소설 ‘하프턴’, ‘나의 쁄라’ 등을 출간했다. 2019년에는 ‘나비의 새벽’으로 경주문학상을 받았다. 두 작가와의 만남은 칠평도서관 3층 문화강좌실에서 1회차 5일, 2회차는 12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각각 있을 예정이다. 3회차는 지역 문화재 탐방으로 19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실시된다. 참가자들은 양동마을, 옥산서원, 성산서당 등 안강읍과 강동면 일대 문화유산을 둘러보며 지역의 유교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가진다. 이번 행사의 참여 신청은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에서 29일까지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립도서관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칠평도서관 사무실로 문의하면 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얼씨구 좋다” “쿵따다 궁따다 궁따다 쿵 따” 어르신들의 미소를 멈추지 않게 하는 고고장구와 민요수업으로 강동분회 유금4리 경로당(회장 이정우)은 언제나 열기가 뜨겁다. <사진> 옛날 가락에 익숙하신 어르신들과 진행하는 장구수업은 반응이 매우 좋아 삶에 작은 활력을 불어넣는 시간으로 다양한 악기도 준비해 진행하고 있다. 고고장구 기본 장단으로 행복선생은 장구를, 어르신들은 양손으로 허벅지와 무릎을 두드리며 ‘쿵쿵’ 리듬을 탄다. 이 장단으로 인지향상 게임도 하고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래와 함께 즐거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언제 또 올 겁니까?”라며 고고장구 시간을 기다리는 어르신들, 함께 어울리며 즐겁게 호응해주는 어르신들 덕분에 보람찬 활동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경로당 어르신들은 “밭에서 굽은 허리, 오그라진 손도 피곤함이 싹 해소되고, 하루를 보내는 일이 힘들지가 않다”며 “흥이 나서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겠다. 행복선생님이 재주꾼이라 행복을 마구 주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고장구 수업을 진행한 김정숙 행복선생은 “어르신들은 흥겨움이 기본적으로 있지만 흥겨움과 즐거움을 끌어낼 기회가 별로 많이 없는 것 같다”며 “어르신들의 활기찬 음성과 들썩이는 어깨에서 즐거움과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복선생님에게도 고충이 있다. 홀로 장구 받침대 등 다양한 준비물을 챙겨 악기를 연주하는 동시에 노래까지 소화해야 해 경로당에 들어설 때는 조금 부담된다는 것. 하지만 막상 수업이 시작되면 어르신들의 신명에 한 시간이 언제 흐르는지 모를 정도라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가 23일 봉황대 특설무대에서 제12회 청소년 가요제 & 댄스페스티벌을 2024 경주시 청소년 어울림마당과 함께 진행한다. <사진> 이번 행사는 중소벤처기업부, 경북도, 경주시, 경북도교육청, 경주교육지원청, 경주중심상가 시장상인회, 경주중심상권르네상스사업추진단, 한수원㈜ 월성원자력본부가 후원한다. ‘Dream(드림), 스타를 꿈꾸다’를 부제로 청소년들의 꿈과 재능을 발산할 수 있도록 청소년 가요제와 댄스 경연대회로 나눠 진행된다. 이날 오전 1차 동영상 심사를 통과한 40여명이 2차 현장 예심을 통해 본선 진출자를 결정한다. 가요와 댄스 각 8팀이 선발돼 오후 4시부터 시작되는 공식행사에서 본선 경연을 펼친다. 공식행사는 참가자들의 본선 무대와 시상식으로 꾸며지며, K팝·힙합 댄스 공연과 초청 가수의 축하 공연도 펼쳐진다. 행사장 일원에서는 대구·경북 지역 대학들이 참여해 지역 학생들과 청년들을 위한 진로·체험 및 상담 부스를 운영한다. 이를 통해 진학과 직업 관련 정보를 제공해 청소년들이 자신의 꿈을 찾고 미래 인재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영선 경주중심상가 시장상인회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중심상권에 활력을 불어넣고, 사람들이 끊임없이 찾는 예전의 명성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여행·여가 플랫폼 여기어때와 함께 ‘경북 동해안 숙박 페스타’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사진> 이번 프로모션은 경북 동해안 5개 시·군(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겨울 여행 활성화를 목적으로, 다양한 매력을 지닌 동해안의 겨울 바다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여기어때는 지난 13일부터 12월 10일까지 경북 동해안 5개 지역 숙소 전용 최대 3만원 쿠폰을 지급한다. 쿠폰은 매일 오전 10시부터 지급되며 선착순이다. 예산 소진 시에는 조기 종료될 수 있다. 쿠폰 사용 가능 체크인 기간은 12월 15일까지다. 쿠폰 적용 지역은 포항시·경주시·영덕군·울진군·울릉군이다. 쿠폰 사용은 ‘경북 동해안’ 배지가 있는 상품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경주시의 경우 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지역에서만 적용된다. 여기어때는 추가 혜택으로 결제사별 최대 10% 할인을 제공한다. 자세한 혜택은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남일 사장은 “이번 행사는 경북 동해안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올 겨울 국내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경북 동해안이 완벽한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희경 여기어때 제휴마케팅전략팀장은 “이번 경북 동해안 숙박 페스타는 여기어때의 올해 마지막 숙박 프로모션”이라며 “하루 1000장 규모로 발급하는 쿠폰의 행운을 꼭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지난 19일 코모도호텔에서 ‘보문 50주년 관광세미나’를 열고 보문관광단지의 가치를 재조명했다. 공사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관광학회가 주관한 이번 세미나는 경북도 및 22개 시군 관광업무 담당자를 비롯해, 관광 유관기관 및 학생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사진> 세미나는 공사 설립 50주년 대표 엠블럼 소개, 대한민국 관광컨벤션 발상지 ‘육부촌’의 건축학적 가치 소개, 보문관광단지의 현재와 미래,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 ‘보문관광단지’의 성공요인 등의 발표가 있었다. 또 ‘대한민국 미래관광 50년에 대한 새로운 비전과 준비’를 주제로 박민권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관련 학계 인사들이 참여해 토론을 펼쳤다. 공사는 올해 상반기 대한민국 관광 반세기 기념 프로젝트 기본계획을 수립해 다양한 기념사업과 행사를 기획·추진하고 있다. 이번 세미나도 기념 프로젝트의 세부 사업으로 마련됐다. 김남일 사장은 “2025년은 APEC과 함께 보문관광단지 지정 50주년, 공사 설립 5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이번 세미나를 통해 보문관광단지의 가치 재조명과 관광 활성화 해법을 모색하게 됐다”면서 “특히 2025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는 국제학술대회 유치를 통해 경주와 보문관광단지를 홍보하고 POST APEC 연계 지역관광 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에서 국보로 지정하고 있는 석탑 29기 가운데 9기가 경주에 소재 하고 있다. 무려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신라의 서라벌은 말 그대로 불국토를 꿈꾼 도시였다. 부처님의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흔적은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서라벌 땅에 조성했던 칠처가람(七處伽藍)을 들 수 있다. 부처님의 정법을 실현하기 위한 칠처가람은 대부분 왕궁 가까이 터 좋은 평지에 위치하고 있다. 경주 남산은 평민들이 꿈꾸던 불국토의 공간이었다. 골짝마다 바위마다 불상을 새기거나 앉혔다. 불국사도 법화경을 바탕으로 건축되었고 설명이 가능하다. 석굴암 또한 불교세계의 이상향을 축약한 곳이다. 그런가하면 왕관을 벗고 머리를 깎은 대왕도 있고 왕비도 있다. 비단옷을 버리고 먹물 옷으로 갈아입은 왕자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신라 멸망 후 경주를 찾은 문사들의 글에는 민가와 절이 반반이었다는 표현이 곧잘 등장한다. 결코 과장된 표현만은 아니었다. 국보로 지정된 탑을 마주하면 지나간 역사가 보이고 예술혼이 보인다. 탑 하나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해도 하루가 부족할 만큼 다양한 스토리가 존재한다. 아홉 개의 탑을 천천히 찾아가본다. 수박 겉핱기식으로 둘러본다면 하루면 족하겠지만 마음으로 본다면 열흘도 모자랄 것이다. ● 지정 순서별 국보 1호로 상징성을 지녔던 숭례문(남대문)이 방화로 소실된 이후 국보 몇 호라는 숫자는 공식적으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유는 몇 가지로 추정해 볼 수는 있지만 말함보다는 말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경주지역의 국보로 지정된 석탑을 지정 일자 순은 아래와 같다. ① 국보 20호 : 불국사 다보탑 ② 국보 21호 : 불국사 삼층석탑(석가탑) ③ 국보 30호 : 분황사 모전석탑 ④ 국보 37호 : 황복사지 삼층석탑 ⑤ 국보 38호 : 고선사지 삼층석탑 ⑥ 국보 39호 : 나원리 오층석탑 ⑦ 국보 40호 :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⑧ 국보 112호 :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⑨ 국보 236호 :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 불국사 다보탑과 석가탑이 제일 먼저 지정되었고, 장항리 오층탑이 가장 나중 지정되었다. 나원리 5층석탑과 장항리 5층석탑은 절 이름은 전해지지 않으며 마을 이름을 따서 부르고 있다, 두 탑은 경주에서는 보기드문 5층 석탑이다. 경주에 산재한 탑들은 대부분 3층 석탑들이다. ● 건립 시기별 ① 분황사 모전석탑(선덕여왕 3년, 634년) ②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신문왕 2년, 682년) ③ 고선사지 삼층석탑(원효스님 입적이전 686년) ④ 황복사지 삼층석탑(효소왕 원년 692년) ⑤ 불국사 다보탑 (경덕왕 10년, 751년) ⑥ 불국사 석가탑 (경덕왕 10년, 751년) ⑦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8세기 전반 추정) ⑧ 나원리 오층석탑(8세기 중후반 추정) ⑨ 정혜사지 십삼층석탑(9세기 추정) 건립된 시기순은 위와 같다. 정확하게 연도가 판명이 되는 탑과 그렇지 않은 탑도 있다. 몇 기는 탑의 양식과 역사적 사건과 기록에 따라 건립년도를 추정했다. 자료는 없으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 크기 별 ①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13.4m) ② 불국사 다보탑(10.4m) ③ 고선사지 삼층석탑(10.2m) ④ 나원리 삼층석탑(9.76m) ⑤ 분황사 모전석탑(9.3m) ⑥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9.1m) ⑦ 불국사 석가탑(8.2m) ⑧ 황복사지 삼층석탑(7.3m) ⑨ 정혜사지 십삼층석탑(5.9m) 참고로 크기 순으로 적어 보았는데 누군가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싶다. 감은사지 동·서탑 앞에 서면 신라 최고 전성기의 기개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남자들이여 감은사지로 가라 이왕이면 달밤에’ 이렇게 권유하고 싶다. 호연지기를 키울만한 곳이다. ● 위치별 (동→서,북) ①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 ②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 ③ 불국사 석가탑 ④ 불국사 다보탑 ⑤ 고선사지 삼층석탑 ⑥ 황복사지 삼층석탑 ⑦ 분황사 모전석탑 ⑧ 나원리 오층석탑 ⑨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석탑을 순례하는 여행자들을 위해서 위치별로 이동 코스를 정리했다. 동에서 서로 이동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탑의 위치는 나원리 5층 석탑과 정혜사지 13층 석탑을 제외하고는 모두 동쪽에 있다. 왕궁을 중심으로, 또는 시내를 중심으로 동쪽에 많다. 특히 토함산을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흩어져 있다. 분황사 모전석탑, 황복사지 석탑, 그리고 황룡사 9층목탑이 소실되지 않았더라면 최고의 탑, 최대의 탑을 지척의 거리에서 한꺼번에 만나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다. ● 탑, 불교 최초의 건축물 탑은 산스크리트어로 스투파에서 음역된 것이다. 탑은 붓다 열반 후 진신사리를 8개의 탑으로 나눠 세워진 최초로 건축물인 만큼 중요한 곳이다. 지금은 법당 중심의 예배이지만, 그 이전에는 탑이 중심 역할을 했다. 탑 하나 하나마다 깃든 설화와 스님들에 얽힌 이야기를 다 말할려면 열흘도 더 걸리겠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거나 찾는 발걸음이 많지 않은 탑을 중심으로 찾아가 본다. [황복사지 삼층석탑] 652년에 왕족이던 의상대사가 출가한 사찰이며, 황복사에서 경문왕의 화장을 치렀다는 내용과 효소왕이 신문왕의 명복을 빌었던 사찰하는 전해지는 곳으로 볼 때 왕실과 밀접한 사찰로 짐작된다. 경주의 절 가운데 황룡사, 분황사, 황복사 등 ‘황’자가 들어간 절이 대개 그러한 사찰이다. [나원리 오층석탑] 세원이 흘러도 이끼가 끼지 않는다하여 일명 ‘나원백탑(羅原白塔)’으로 불린다. 예로부터 신라 3기8괴(三奇八怪)의 하나로 여겨져왔다. 1, 2층을 지붕돌과 몸돌을 제외한 나머지 층은 하나의 돌로 만들어진 독특한 탑이다. 화강암 석질도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가져와서 만들었다. 1996년 개·보수 시 금동사리장엄구, 무구정경이 나왔으며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하고 있다. 짜임새 있는 구조와 비례가 아름다운 키가 큰 이태리 청년을 닮은 탑이다.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 절터의 원래 이름과 연혁에 대해서는 남아 있는 자료나 구전조차 없다. 장항리 동·서 오층석탑은 통일신라시대 유일의 오층 쌍탑 가람이다. 1923년 4월 사리 장엄구를 탈취할 목적으로 광산에서 쓰이던 폭약으로 서쪽 석탑과 불상을 폭파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불운한 상처의 흔적을 가진 슬픈 탑이다. 탑에는 금강역사상, 도깨비 조각 등 다른 탑에서 볼 수 없는 조각을 만나 볼 수 있다. 김명리 시인의 대표작이자 첫 시집의 제목이 되기도 한 「적멸의 즐거움」이 태어난 곳이다. [정혜사지 십삼층석탑] 정형에서 벗어난 이형석탑(異形石塔) 형태의 독특한 양식의 탑이다. 옥산서원 독락당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회재 이언적이 이 절에서 공부했다는 이야가 전해진다. 목탑 양식을 지닌 13층 탑이지만 규모가 크지 않다. 국보탑이지만 탑을 보러오는 사람은 적다. 옥산서원과 독락당을 찾아왔다가 덤으로 구경하고 가는 탑이라는 생각이 든다. [고선사지 삼층석탑] 원효가 주석했던 절이다. 1975년 덕동댐 수몰로 인해 박물관 뒷뜰 한쪽 구석에 실향민 모습으로 서 있다. 모조탑으로 민들어진 석가탑, 다보탑에 밀린 모습이라 씁쓸하다. 가품에 밀린 진품의 비애를 학자들과 관계자들은 알까? 조금 안타깝다. 필자는 박물관 갈 때마다 고향 어른 찾아뵙듯 안부를 묻고 오는 탑이다. 수몰로 인해 친구들이 뿔뿔이 전학을 갔듯이 이 탑도 고향 떠난 실향민과 다름없다. ● 탑, 붓다의 상징 경주에는 탑이 너무 많아서 상대적으로 존재가치를 인정 못 받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방법은 지역민이 더 많이 사랑해 주고 보살펴야 한다. 탑을 만들고자 했던 간절했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 염원했던 붓다의 나라, 그 터전 위에 육신과 영혼을 물려받은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다. 혹시라도 텅 빈 절터의 탑을 찾는다면 우측으로 탑을 끼고 세바퀴 돌며 축원하기를···. 옛 시절에는 탑돌이가 일상이었고 성행했다. 우요삼잡(右繞三匝, 탑(부처님)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세바퀴를 도는 예경) 행위 자체가 붓다에 대한 예경이자 축복과 성취를 기원하는 행위이다. 전인식 시인(전문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지난 14일 경주시장애인기초재활교육센터에서 제14기 밝은빛누리장애인대학 수료식을 가졌다. 이날 수료식에는 명예 학장인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 김기호 경주시 시민복지국장, 김헌덕 경주시장애인단체협의회장, 수료생 61명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수료식은 경과보고, 활동영상 시청, 모범학생 시상, 개근상·수료증 수여,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모범적으로 수료한 교육생에게 수여되는 경주시장상은 이미정 교육생이 수상했으며, 명예학장상(경주시의회 의장상)은 강정미 교육생이 수상했다. 밝은빛누리장애인대학은 지난 3월 28일 개강해 8개월간 30회기에 걸쳐 자립생활에 필요한 교육과 여름견학, 야외수업 등이 진행됐다. 73명의 교육생들이 참여해 프로그램을 진했으며 이번에 61명이 수료했다. 이동협 경주시의회 의장은 “제14기 밝은빛누리장애인대학 수료식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장애인 당사자들의 자립 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2025년 밝은빛누리 장애인대학’ 신청 문의는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자립생활지원팀으로 하면 된다.
지난 18일 한부모가족복지시설 경주애가원에 특별한 손님이 방문했다. 지난 2007년 입소해 5년간 거주하다 2012년 퇴소한 김 씨가 애가원을 후원하기 위해 남동생과 함께 찾아왔다. <사진> 김 씨는 본인이 가장 어렵고 힘들었던 시기에 경주애가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자립할 수 있었으며, 입소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두 아들도 벌써 20대 중후반의 청년이 돼 직장인으로 제 역할을 잘하고 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함께 온 남동생 또한 누나가 받은 도움을 이제 돌려줄 때가 됐다며 감사 인사와 더불어 금일봉을 후원했다. 특히 이번에 후원한 남동생 김동우 씨는 자동차 부품 제조 도급 전문업체인 ㈜DYS의 대표이사다. 누나인 김 씨가 경주애가원을 퇴소한 이후 설립한 회사가 성장하면서 그와 비슷한 시기에 퇴소한 다른 여성 가장들을 직원으로 채용해 경제적 자립을 도왔다. 이윤주 원장은 “퇴소자가 모범적인 자립사례로, 현재 입소해 생활하고 있는 저소득 모자세대에게도 큰 귀감이 될 것”이라면서 “잊지 않고 다시 찾아주심에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에 ㈜DYS를 통해 후원받은 금액은 경주애가원 입소실 내 노후한 씽크대 교체사업에 사용될 예정이다.
나의 역저 ‘The 큰 바보 경주최부자’는 4년 넘는 인터뷰와 자료 조사 끝에 쓴 책이다. 그런데 이 책의 제목을 정하는데 무려 1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그 이유는 이 책을 쓰는데 결정적인 회고와 구술을 해주신 최염 선생님께서 당신의 이름이 들어가는 책에 조상님들을 향해 감히 ‘바보’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고 염려하신 때문이다. 그래서 각계의 전문가들께 검증을 받아 이름을 결정하는데 1년이 걸렸다. 당시 경주최부자 선양회 회장이셨던 조동걸 교수님과 서울대 법대 교수이셨던 박병호 교수님 등 사계의 권위자들께서 ‘큰 바보’를 쓰는 게 합당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도 그 제목을 쓰시는 것을 망설일 정도이셨다. 내가 이 제목에서 ‘큰 바보’를 고집한 것은 단순히 내 최부자댁의 큰 뜻을 표현하기 위한 선택만은 아니었다. 나는 이 제목이야말로 역대 최부자댁 선조들께서 미리 확정해 놓은 제목이라 믿었다. 대우헌, 둔차..., 세파를 초월해 힘을 기른 놀라운 지혜의 증거들 최부자댁을 찾는 사람들은 사랑채에서 몇 개의 현판을 마주하게 된다. 용암고택(龍庵古宅) 대우헌(大愚軒), 둔차(鈍次) 그리고 문파(汶坡) 등의 현판들이다. 이제는 인터넷에 그 현판의 의미들을 해석하는 글들이 꽤 있긴 하지만 대부분 방문객들은 진정한 뜻을 알지 못한 채 집만 보고 한쪽에 세워 둔 육훈과 육연에 대한 안내만 읽고 돌아가기 십상이다. 물론 육훈이나 육연도 중요하지만 나는 최부자댁 윗대 조상님들의 지혜가 이 현판에 그대로 반영되었다고 확신했다. 그 현판 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무래도 대우헌(大愚軒)일 것이다.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큰 바보가 사는 집이란 뜻이다. 바보란 모자라는 사람이다. 사리분별에 어둡고 어수룩하여 제 앞가림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바보다. 그런데 큰 바보는 그런 바보들을 뛰어넘는 더 바보라는 뜻이다. 과연 이 속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 대우(大愚)는 9대 세린(世麟 1791~1846) 공의 호다. 세린 공은 정조(1752-1800) 말엽에 태어나셔서 순조(1790-1834)를 거쳐 헌종(1827-1849) 말엽까지 사신 분이다. 세린 공이 이런 호를 가진 것은 어쩌면 당시의 시대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까지도 당쟁이 끊이지 않았고 특히 외척들이 발호하며 조정의 기강이 최고조로 흔들리던 시절이다. 굳이 벼슬살이하며 살얼음판을 디딜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더군다나 이 시기는 실사구시를 중시하는 학풍이 세간에 유포되어 벼슬살이보다는 경제와 실용을 중시하는 관념이 성장할 때다. 한편으로는 납속(納粟), 공명첩(空名帖) 등의 남발로 인해 철옹성 같았던 양반 본위의 신분질서가 조금씩 흔들리고 있던 시기이기도 했다. 여기에 천주교가 전국에 암암리에 유포되던 시절이기도 했다. 그런 시대, 세린 공은 생원과에 합격해 조정으로부터 참봉에 제수되기도 했지만 스스로 사양하고 끝내 벼슬길로 나가지 않고 조용히 학문에 전념하고 조상들의 행적을 모아 책을 엮는 것으로 평생을 소일하신 분이다. 아울러 조상 대대로 이어오던 가난 구제와 접빈객을 잠시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 대우라는 호의 이면에는 신분질서의 혼란과 가치체계의 혼동이라는 시대 속에서 그저 알아도 모른 척, 보고도 못 본 척, 들어도 못 들은 척하는 바보스러움이 더 현명하다는 깊은 뜻이 숨어 있었을 것이다. 여기에는 내 것을 풀어 남을 돕고 대의를 위해서는 작은 손해쯤은 기꺼이 감수하는 대범함도 숨어 있다. 불교에 조예가 있는 분들은 대우라는 말에서 선종의 중요 분파인 임제종을 창시한 임제 스님의 일화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임제 선사가 황벽 선사를 만나 가르침을 얻던 도중 깊은 깨달음을 주신 또 한 분의 선승이 대우, 즉 큰 바보 선사인 것이다. 대우 선사 역시 자신을 낮추거나 버림으로써 보다 근원적인 선의 깊이를 깨우칠 수 있었을지 모른다.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듯 안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어서 자신을 낮추면 낮출수록 더 깊은 깨우침과 가르침이 자신에게 흘러 들어옴을 당대의 선승이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또 하나 눈길을 잡는 것이 둔차(鈍次)다. 둔차는 11대 최현식(鉉軾 1854~1928) 공의 호다. 이 호는 ‘둔한 둘째’ 혹은 ‘아둔한 다음 사람’ 정도의 뜻을 가지고 있다. 최현식 공은 철종(1831-1863) 대에 태어나 고종(1852-1919) 대, 그러니까 암울하고 긴박했던 근대사의 전 과정을 겪은 분이다. 어떻게 보면 부자로서 왕조가 뒤바뀌고 나라가 외침에 통째로 넘어가는 가장 위협적인 시대를 산 분이다. 그만큼 앞에 나서는 것이 조심스러운 시대였고 스스로 낮추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시대를 산 셈이다. 이런 시대에는 굳이 똑똑하게 보이거나 선두에 섬으로서 불필요한 구설에 오르거나 다른 이들의 목표, 요즘말로 타겟이 될 필요가 없는 것이다. 한 걸음 물러나 있음으로 오히려 전체를 명확하게 볼 수 있다는 교훈도 이 속에 실려 있다. 오로지 일등이 아니면 안 된다고 기를 쓰는 요즘 세태와 비교해보면 한편으로는 소극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험악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관조적 자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현명한 생각으로 볼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일등 아닌 사람들이 훨씬 많고 굳이 일등이 아니라도 세상을 살아가는 다양하고 훌륭한 방편이 있을 진데 기를 쓰고 일등만 고집하는 세태의 야박함이나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에서 한발 물러나 조금은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라는 교훈적 의미도 들어 있다. 최현식 공의 둔차라는 호의 의미는 최부자댁 가계를 잇는 장면에서 또 한 번 두드러지게 표현된다. 최현식 공은 아들인 문파 선생님이 만 열아홉 살이 되던 1904년에 집안의 전권을 모두 아들에게 물려주신다. 그 이유도 놀라운 것이었다. 최현식 공은 자신보다 아들이 훨씬 강고한 독립정신을 가지고 있었고 식견과 배포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자신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생각을 하고 스스로 가주의 자리를 물러났던 것이다. 다시 말해, 문파 선생님이 집안의 전권을 쥐고 독립운동에 헌신할 수 있었던 것은 아버지 최현식 공의 믿음과 지원이 바탕이었다는 말이다. 최현식 공은 자기 당대에 훌륭한 독립지사들과 교유하며 그 사고의 틀을 제공했음은 물론 재산권까지 전부 아들에게 넘김으로써 독립운동의 여건을 다진 셈이었다. 아들에게까지 ‘둔차’라는 뜻을 스스로 지킨 둔차 최현식 공의 철학적 기반이 아니었다면 과연 문파 선생님이 존재할 수 있었을까? 스스로 둘째 되기를 서슴지 않았던 둔차 공이야말로 어쩌면 그 시대 가장 먼저 깨우친 선각자가 아니었을까? 의친왕 이강 공이 지어준 문파, 만 20세에 집안의 전권을 쥔 놀라운 이력 문파(汶坡)는 마지막 경주최부자 문파 최준(崔浚 1884~1970) 선생님의 호다. 이 호는 고종황제의 둘째 아들 의친왕 이강(1877-1955) 공이 지어준 것이다. 경주최부자댁은 남산 앞을 가로지르는 남천 변에 자리잡고 있다. 이 남천은 옛날에는 모기내로 불렸고 그게 한자로 문천(蚊川)이다. 경주의 유명한 3기8괴 중 문천도사(蚊川倒沙-모기내의 모래는 거꾸로 흐른다)의 전설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이강 공은 이 문천 앞 언덕에 사는 사람이란 뜻으로 문파라는 호를 짓고 모기 문(蚊)자가 거슬린다고 여겨 모기 문자 대신 내이름 문(汶)자로 바꾸어 문파라는 호를 지어준 것이다. 물은 예로부터 만물의 근원으로 여겨졌고 하천 역시 주변 생명의 젖줄이라 여길 때 문파가 가진 의미 역시 그런 뜻으로 쓰이지 않았을까. 여기에는 또한 낮게 흐르는 내와 같이 늘 겸양하라는 의미도 숨어 있을 것이다. 돌이켜 보면 문파 선생이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을 하고 전 재산을 희사해 대학을 설립한 것도 이 호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사랑채에 걸려 있는 현판 중 하나인 용암고택(龍庵古宅)이란 현판은 8대 최기영(1868-1834) 공의 호 용암(龍庵)에서 비롯되었다. 용암이란 용의 암자를 뜻한다. 고택은 오래된 집이란 뜻이다. 과거 선비들이 호를 지을 때 스스로를 낮추어 자기가 태어나거나 살았던 동네 이름을 써서 지었다. 이를테면 이황 선생의 퇴계(退溪)도 선생이 살던 집 골짜기 이름이고, 율곡(栗谷) 역시 이이 선생이 살던 마을 이름인 밤나무골에서 따온 것이다. 이조리에 용바위라고 있는데 이 용바위에 집이 있었다고 이런 호를 지었다는 해석이 있다. 이렇듯 최부자댁 선조들은 험난한 시대 속에서 스스로를 낮춤으로써 화를 제거하고 평안을 추구했음은 물론 그 평안에서 얻어진 여력(餘力)을 가난하고 헐벗은 사람들과 나라를 구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것에 썼다. 바보스럽게 보이고자 했지만 결코 바보가 아닌, 늘 둘째가 되고자 했지만 끝내 둘째가 되지 않은 최부자댁 조상님들의 지혜는 세상 사람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아주 무겁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의 제목이 일찍 정해졌다면 어쩌면 대박이 났을지 모른다. 이 책의 제목을 정하지 못해 망설이던 그 1년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대통령이 하야하는 엄청난 격변의 시대였다. 그 주인공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리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영남대학교에 희사되었던 경주최부자 댁 재산이었고 그 재산이 불법적이고 강제적으로 넘어간 사실을 온갖 신문과 방송 매체에서 내놓고 떠들고 있을 때였기 때문이다. 그런 중요한 순간이 다 지나고 결국 대통령이 내려가고 한참이나 지난 다음에야 책이 나왔으니 최부자댁에 대한 세상의 관심도 덩달아 시들해져 버렸다. 그러나 인생만사새옹지마(人生萬事塞翁之馬)라는 말이 있듯 그 책 제목에 끝내 ‘큰바보’가 아닌 다른 이름을 넣었다면 평생 후회가 남았을 것이다. 경주최부자 조상들은 대를 이어가면서 세상에서 가장 큰 바보 역할을 자처한 분들이다. 그런 분들에게 큰바보라는 찬양이 빠진다면 그것은 그야말로 ‘팥앙금 없는 찐빵’이고 ‘물 없는 오아시스’ 아닐까? 나는 그 제목에서 책의 골수를 찾았다고 지금도 믿고 있다.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18일 감포공설시장에서 지역 상생 및 탄소중립 실천문화 정착을 위한 ‘바이바이플라스틱(Bye Bye Plastic)’ 캠페인을 펼쳤다. <사진> 이날 김한성 본부장과 허대영 대외협력처장 등 월성본부 직원 20여명이 참여해 상인회에 친환경 장바구니 500개를 전달했다. 또 상인과 시장 이용객들에게 탄소중립 생활 수칙 안내문과 500개의 친환경 장바구니를 추가로 나눠주며 일회용 봉투 사용 절감 등 생활 속 탄소중립 실천 방안을 홍보했다. 주진필 감포공설시장번영회장은 “월성본부가 지원해 준 장바구니로 비닐봉지 사용을 줄이고, 생활 속 환경보호 활동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말했다. 김한성 본부장은 “전통시장에 장바구니 사용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캠페인을 꾸준히 시행해 지역사회와 함께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ESG 경영을 실천하겠다”며 “또 월성본부와 지역의 공통 현안인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과 관련한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황남동행정복지센터가 지역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예술 공간 ‘첨성로47 갤러리’를 개설했다. <사진> 갤러리는 행정복지센터가 지난 9월 신규 청사 준공을 기념해 조성한 공간이다. 현재 황남동 4통 통장 이지원 씨의 천공예 작품과 기와공예품 80여점이 전시돼있다. 센터를 찾은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작품을 감상하며 휴식까지 취하고 있다. 앞서 첨성로47 갤러리는 지난 9월부터 두 달간 지역 작가 최윤주 ‘PLAY! 황리단길! 초대전’을 열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황남동행정복지센터는 앞으로 갤러리를 지역 신인 작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정경자 황남동장은 “이번 예술 갤러리가 경직된 관공서 이미지를 부드럽고 친숙하게 바꿀 것으로 기대한다”며 “행정복지센터를 더 따뜻한 느낌의 공간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