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는 정책지원관 채용을 재공고했다. 정책지원관은 지방의회 의원의 조례 제·개정, 예·결산 분석, 행정사무감사 질의서 작성 등 의정활동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접수기간은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이다. 의회사무국을 방문하거나 등기우편으로 접수하면 된다. 5월 4일 1차 서류전형 합격자 발표 후 2차 면접 시험을 거쳐 5월 중 최종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책지원관은 일반임기제(7급 상당)로 2년 동안 근무하게 되며, 실적에 따라 총 5년 범위 내에서 연장 가능하다. 응시자격은 만20세 이상으로 학사학위 취득 후 1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3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 8급 또는 8급 상당 이상의 공무원으로 2년 이상 관련분야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다만, 지방공무원법 제31조의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시의회 홈페이지 채용공고를 참고하거나 경주시의회 의정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 감포항 송대말등대 빛 체험전시관이 ‘2022년 IF디자인 어워드’ 인테리어 부문에서 공공전시 본상을 수상했다. 독일의 컨설팅 회사인 International Forum Design사가 수여하는 이 상은 독일의 레드도트 어워드, 미국의 IDEA 디자인 어워드 등과 함께 세계 3대 디자인상으로 꼽힌다. 올해 IF디자인 어워드에는 세계 49개국, 1만1000여개 출품작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송대말 등대 빛 체험전시관은 인테리어 부문 공공전시 본상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으로 지난해 앤어워드 그랑프리상 수상에 이어 연속으로 디지털미디어·디자인 분야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감포항 무인등대 송대말등대를 리뉴얼해 만든 빛 체험 전시관은 국내 최초 헤리티지 아트 체험 전시관이다. 380여㎡ 공간에 송대말등대를 비롯한 해양문화와 천년고도 경주의 역사, 감은사 등 문화유산을 미디어아트 영상 및 참여형 콘텐츠로 접할 수 있게 조성돼있다. 다양한 콘텐츠는 ‘천년광체(千年光體)’라는 주제로 경주와 감포의 천년역사와 현재, 그리고 미래 천년을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보여준다. 또 동해바다의 아름다운 경치와 깊은 바다 속에서 나풀거리는 싱싱한 해초류를 선명하게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의 호응이 크다. 경주시 관계자는 “빛 체험전시관이 단순한 감상이 아닌 몸소 체험할 수 있는 해양문화공간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통폐합 서류 제출 원석학원이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합 신청서를 교육부에 제출하면서 학교 정상화에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정치적 목적과 설립자 일가 사익을 위한 통합 신청이라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학교법인 원석학원 산하 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교는 지난 11일 교과부에 통폐합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원석학원에 따르면 두 대학이 통폐합 추진을 위해 양 대학 설립자와 이사장, 총장, 교무위원회, 학생회, 노조, 총동창회 대표 등 구성원들의 동의서와 함께 교과부에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양 대학은 정부의 교육정책과 시대와 사회의 요구에 부응해 대학 구조의 조정을 통한 교육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 통합에 합의했다며 2023년 통합대학의 신입생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석학원 관계자는 “통합대학교는 ‘지역사회와 상생 발전하는 평생교육 특성화 선도대학’을 목표로 기업연계형 대학 구축, 1학과 1기업 연계를 원칙으로 취업 맞춤형 현장 교육체계를 마련할 예정이다”면서 “지역과 기업, 대학을 연계하는 평생교육 핵심 역할을 구현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설립자 주도 기자회견 두 대학 통합은 원석학원 주도로 진행돼야 하지만 원석학원 이사장은 배제된 채 설립자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8일 원석학원 관계자와 김일윤 설립자는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통합의 공식화와 지역사회 지원을 요청했다. 김일윤 설립자는 통합 선언문을 통해 “본인이 일궈온 두 대학을 하나로 합쳐 완전히 새로운 대학으로 육성시켜 산업체와 지자체를 연계하는 중주적인 역할을 하는데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면서 “새로운 비전을 품고 출범하는 통합 대학을 도와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주대와 서라벌대를 통폐합해 기업과 경주시, 시민과 함께 전진하는 일류 대학을 만들겠다. 도와주고 믿어달라”고 말했다. 서라벌대총장과 경주대총장 직무대행도 두 대학 통합에 지역사회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했다. 그들은 “통폐합은 한 대학이 죽고 한 대학을 살리는 것으로 고통스러운 결정이다”면서 “원석학원이 통폐합을 의결하고 통폐합 추진위가 구성돼 추진하고 있다. 지역 사회에 기여하는 대학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대학 통합 관련 기자회견에서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바로 원석학원 산하 두 대학의 통합 결정에 권한을 가진 이사장의 부재다. 원석학원 이사장은 두 대학 통합 선제 조건 가운데 하나인 밀린 임금 해결에 앞장서고 있다. 실제 이사장은 임금 해결을 위해 사비 60억 지원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가 통합을 알리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사비 지원에도 어려움이 제기되자 일각에서는 설립자와 이사장 간 불협화음이 제기되기도 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사장이 원석재단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 있었지만 이사회 구성에 설립자 측 다수 포함, 설립자 측과 의견 조율 문제 등 여러 가지 문제로 이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학교 통폐합과 정상화는 이사회를 통해 이뤄져야 함에도 여전히 원석학원 지배권은 설립자 측에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생존권 보장과 대학 안정화 시급”, 경주대 교직원, 통폐합 ‘OK’, 설립자 일가 사익은 ‘NO’ 원석학원이 대학 통폐합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지원을 요청하자 경주대학교 교직원들은 통합 추진에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경주대학교 교직원 노동조합은 입장문을 내고 대학 발전 존속을 위해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폐합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설립자의 정치적 목적과 일가 사익을 위한 통합은 실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동조합은 “대학 통합 필요성에 반대하는 구성원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학생 학습권과 교직원 생존권 보장을 위한 대학 안정화가 더 시급하다”면서 “대학 안정화 방안을 즉각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대학 정상화를 위해 설립자 중심의 정상화에 합의해 정이사가 구성됐지만 이사회는 교육투자, 체불임금 해소 등 대학 안정화에 의지가 없다면서 정상화 합의서는 설립자 일가의 복귀를 위한 도구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노동조합은 통합이란 구성원의 동의와 지지로 성공할 수 있다며 ▷교육부에 제출한 대학 통폐합(안)과 노조 동의서 공개 ▷원석학원 산하 양 대학 통폐합 가능 여부 확인 ▷대학 활용 가능 자산 미활용과 체불임금 해결 미이행에도 통합 강행 이유 등을 공개 요구했다. -교육부, “통폐합 가능 여부 검토하겠다”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폐합을 주관하는 교육부는 원석학원의 통폐합 신청에 검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놓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매년 대학 통폐합 신청을 받고 있으며 신청이 들어오면 적정성 여부를 검토하게 된다”면서 “원석학원 산하 두 대학 신청이 들어온 상태로 현재로선 통폐합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통폐합 승인되더라도 입시 등을 고려해 2023년 통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폐합 신청은 2017년 12월 첫 통폐합 신청 후 두 번째다. 첫 번째 통폐합은 교육부 종합감사를 앞두고 진행된 회피성(감사결과 지적 사항 50건) 통폐합 신청이었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첫 번째 통폐합은 두 대학과 노조, 원석학원 등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했고 교육부에서 조건부 통합 등이 제시되며 결국 무산됐다. 두 번째 통폐합 신청도 대학 구성원과 이사회, 노조 등의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통합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통폐합 신청이 대학을 살리려는 목적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진행되는 것인지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경주문화재단 전 직원이 ‘경주벚꽃명당 8선’으로 선정된 암곡, 서출지, 신라왕경숲, 황룡사 마루길 등에서 총 500리터의 쓰레기를 수거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 경주문화재단은 지난 4일부터 3일간, 경주의 주요 벚꽃 관광지에서 플로깅을 실시했다. 플로깅(Plogging)이란 달리기를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보호운동이다. ‘줍다’는 의미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달리기를 뜻하는 ‘jogging’의 합성어로서 스웨덴을 시작으로 미국, 영국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친환경 캠페인이다. 경주문화재단은 2022경주벚꽃축제 ‘경주같이보깅’ 프로젝트를 통해 참여한 1000명의 시민과 같이 캠페인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벚꽃축제를 친환경 운동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종이컵 등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사내 중고장터를 통해 직원들의 ‘물건 나눠쓰기’를 실천하고 있는 경주문화재단은 앞서 2020년 “어린이(I)들이 함께(co) 환경(eco) 문제를 고민하자"라는 모토로 ‘에코, 아이코’ 특별전을 개최한 바 있다. 또 지역 작가와 협업해 헌 옷을 재활용한 ‘업사이클링 트리’를 제작해 전시한 바 있으며, 다양한 공연 및 전시 포스터 제작에 친환경 종이와 식물성 원료 사용 비율을 점차 높여나가고 있다. 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환경문제는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이다.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는 소중한 문화재와 아름다운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세계유산도시로서, 친환경 축제를 통해 문화재 보존과 자연보호 의식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며, 특히 “경주문화재단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ESG 경영을 선도적으로 도입해 지역과 사회문제의 문화적 해법 찾기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ESG는 환경(Environment)과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하며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요소로 강조되고 있다.
6 . 1지방선거의 현 상황…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6.1지방선거 선거구획정과 관련한 공직선거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됨에 따라 ‘광역의원’ 경주시선거구가 확정됐다. 하지만 ‘기초의원’ 선거구는 오는 28일 경북도의회에서 최종 의결될 예정이어서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있는 예비후보자들의 혼선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에 국회에서 통과된 개정안에 따르면 경주시 ‘광역의원’ 선거구는 △제1선거구 현곡면, 성건동, 황성동 △제2선거구 감포읍, 외동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동천동, 보덕동 △제3선거구 안강읍, 강동면, 천북면, 용강동 △제4선거구 건천읍, 내남면, 산내면, 서면, 중부동, 황오동, 황남동, 선도동, 월성동, 불곡동 등 4개 선거구로 확정됐다. 이번에 확정된 선거구는 기존 제1선거구의 중부동, 황오동과 제2선거구의 불국동을 제4선거구에 포함하는 것으로 변경 조정됐다. 제3선거구는 변동이 없다. 선거구별 지난해 10월말 기준 인구수는 제1선거구 6만3792명, 제2선거구 6만2106명, 제3선거구 6만103명, 제4선거구 6만6726명으로 나타났다. -기초의원 선거구 9개에서 8개로 변경될 듯 광역의원 선거구에 비해 기초의원 선거구는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가선거구에서 자선거구까지 9개 선거구에서 8개 선거구로 줄이는 대신 라·사선거구는 기초의원 정수를 3명으로 늘리는 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 19일 경주시의회 등이 경북도로 제출한 ‘경주시 기초의회의원 선거구 변경(안)’에 따르면 △가선거구 황성동 △나선거구 현곡면, 성건동 △다선거구 동천동, 보덕동 △라선거구 외동읍, 감포읍, 양남면, 문무대왕면 △마선거구 안강읍, 강동면 △바선거구 천북면, 용강동 △사선거구 건천읍, 내남면, 산내면, 서면, 선도동 △아선거구 불국동, 중부동, 황오동, 월성동, 황남동 등 8개 선거구다. 선거구별 인구수는 가선거구 2만8397명, 나선거구 3만5395명, 다선거구 2만3939명, 라선거구 3만8167명, 마선거구 3만317명, 바선거구 2만9786명, 사선거구 3만5128명, 아선거구 3만1598명이다. 이중 라선거구와 사선거구는 기초의원 정수를 3명으로 하고, 나머지 선거구는 2명이다. 특히 사선거구에 의원정수를 3명으로 늘려 변경안을 제출한 이유는 향후 인구 증가 등이 예상되는 신경주역세권 등을 감안했다는 것이 시의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전체 선거구에서 18명, 비례대표 3명 등 모두 21명의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것으로 전체의원정수는 기존과 같다. 경북도로 제출된 이 변경안은 도지사가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조례안을 경북도의회에 제출하게 되고, 도의회에서 최종 의결과정을 거쳐 고시하게 된다. 이에 따라 경북도의회는 오는 28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어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변경안으로 선거구가 확정될 전망이다.
6.1지방선거 경주시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지역구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예비후보자가 다수인 경주에서 당 공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선거구가 바뀐 예비후보자들은 어쩔 수 없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지난 19일 경주시의회 등이 경북도로 제출한 ‘경주시 기초의회의원 선거구 변경(안)’에 따르면 기초의원 선거구가 기존 9개에서 8개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경(안)이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이번 지방선거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돼 예비후보자들이 은연중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 먼저 지난 15일 확정된 광역의원 선거구 중 가장 크게 바뀐 곳은 제4선거구다. 제4선거구에는 1선거구 지역이었던 중부·황오와 2선거구였던 불국이 추가돼 기존 7개에서 10개의 읍·면·동이 속해 있다. 3~4개인 타 선거구에 비해 지방선거 출마자는 물론 지역민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박승직 경북도의원 예비후보는 “도의원은 지역의 심부름꾼으로 주민들 민원 해결을 우선 시 해야 하지만 1명의 도의원이 10개 지역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도의원과 시의원이 담당해야 할 읍·면·동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 민원 해결이 지연된다면 결국 주민들이 그 피해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행정안전부와 국회가 지역 현실을 모른 채 탁상에 앉아 인구만으로 선거구를 획정한 데 원인이 있다”며 “4선거구 지역에 출마한 시의원 예비후보자들의 고충과 해당 지역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 또한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에 선거구가 변경됐기 때문. 다만 도의원 선거에 비해 치열한 공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 시의원 예비후보자들은 공천 발표를 앞두고 불만 표출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 예비후보자는 “결국 한 달 넘는 기간을 타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펼친 격”이라면서 “선거구 변경에 대해서 예전부터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렇게 선거를 얼마 남기지도 않은 시점에 변경해버리면 예비후보자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자는 “선거는 결국 인지도에 따른 표 싸움인데 주로 활동했던 지역이 갈라져 버려 난감하게 됐다. 홍보물도 일정부분 인쇄됐는데 전부 버리고 새로 인쇄해야 할 판”이라며 “최소한 선거구획정은 예비후보 등록 전에 발표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주민들도 이번 선거구 획정 발표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광역의원 제4선거구에 살고 있는 주민 A 씨는 “다른 선거구는 1명의 도의원이 3~4개 지역만 담당하면 되는데 우리 지역은 10개를 맡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도의원 얼굴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동시에 주민들 민원 해결은 누가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주민 민원은 인구에 따라 그 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황에 따라 인구가 많아도 민원이 적을 수 있고, 인구가 적어도 낙후된 지역이라 민원이 많을 수도 있는데 사정을 모르고 선거구를 정한 것”이라며 “결국 피해는 주민들이 지게 될 것인데 주민 민원 해결 지연에 대한 빠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공존 모든 것이 저물어 가는 늦가을 어느 날... 운곡 서원에서 수천 년을 지켜온 단단함과 쉬지 않고 흐르는 변화 속에 뿌리를 내린 생명이 눈에 띈다. 너무나 빨리 변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지켜야 할 단단함을 찾고 그 속에서 공존이란 뿌리를 내린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이 아닐까 되물으며 캔버스에 옮긴다.
코로나19로 악몽과도 같은 긴 터널 속을 헤매오던 지역 관광산업이 만 2년을 넘기면서 기지개를 켤 것으로 보인다. 펜데믹으로 잔뜩 움츠렸던 관광·여행 욕구가 분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실제 봄을 맞아 전국적으로 유동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경주도 벚꽃시즌 관광지마다 몰려드는 인파로 북새통을 이뤘다. 코로나19로 급격히 감소했던 경주지역 주요관광지점의 입장객수가 크게 증가했다는 소식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공개한 2021년 전국 주요관광지점 입장객 통계 현황에 따르면 비록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엔 미치지 못하지만, 2020년과 대비해 입장객수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경주에서는 동궁과월지를 비롯해 모두 24곳을 주요관광지점으로 정하고 입장객수를 집계하고 있다. 그 중 상위권 5개소로는 동궁과월지, 불국사, 대릉원, 경주월드, 석굴암 등 경주 대표 관광지다. 동궁과월지는 2021년 입장객 128만2426명으로 전년보다 58.4% 증가했다. 불국사도 108만1816명이 찾아 전년대비 54.5%, 대릉원은 108만1410명으로 49.0%, 경주월드 97만2512명으로 55.8%, 석굴암은 52만6504명으로 41.2%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는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곧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주 관광산업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펜데믹 상황 속에서 감염병 전파를 우려해 항공편을 봉쇄하는 등 전 세계 관광산업이 꽁꽁 얼어붙어있었다. 그러다 최근부터는 높아진 백신 접종률과 ‘여행안전권역’(트래블 버블) 국가가 늘면서 여행수요도 그만큼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최근 한 홈쇼핑 업체가 유럽 여행 상품을 내놓자마자 순식간에 동이 나기도 했다는 사실도 전해진다. 해외여행을 막아왔던 방역지침이 ‘입국시 자가격리’ 의무 해제로 전환되면서 수천 건의 예약이 몰려들었던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면 가장 호황을 맞을 분야는 바로 관광산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위드코로나 시대에 경주시도 이젠 변화하는 관광산업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관광산업은 부가가치와 고용창출 효과가 큰 만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회생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본격적인 여행 시대가 열리고 있다. 2년 동안 잠재워졌던 여행 욕구가 한꺼번에 쏟아질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해외여행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그만큼 증가할 것이다. 이 때문에 경주를 찾아온 관광객들이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여행·숙박·관광 등 관련 산업이 조속히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길 바란다. 경주시는 위드코로나 시대 관광시장의 변화를 빠르게 간파하고 선제적 대응에 나서야 할 때다.
오는 5월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에 거는 경주시민들의 기대가 크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 11일, 12일 1박 2일간의 일정으로 TK지역 방문 계획에 따라 경주를 찾아 하룻밤을 보냈다. 윤 당선인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또 선거 때, 그리고 이번에 당선 후까지 모두 세 차례나 경주를 찾았다. 윤 당선인의 이번 방문으로 새 정부가 경주 현안 사업 해결에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지원을 할지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대선 기간 윤석열 당선인이 한 경주 관련 공략이 이행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윤 당선인의 경주 방문일정을 함께한 주낙영 시장은 대선 당시 지역 공약인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술 집중 투자 △신라왕경 복원·정비 집중지원 △경주 역사문화관광특례시 지정 △미래자동차 산업 혁신벨트 조성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중수로 해체 기술원 건립 지원 등 경주 미래 발전을 위한 사업에 대한 지원을 건의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경주시민의 염원을 공감하며 빠른 시일 내 성과가 있도록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윤 당선인이 선거 운동 기간 경주를 찾아 내놓은 경주 관련 공약은 크게 세 가지다. 천년도읍, ‘신라왕경 복원·정비’ 집중 투자 및 지원, 경주 ‘역사·문화·관광 특례시’ 지정, 혁신 원자력 프로젝트 추진,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벨트 추진 등이다. 이들 사업은 모두 정부의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사업들이다. 특히 신라왕경 복원·정비의 조속한 추진은 경주시민들이 원하고 있는 사업으로, 천년고도의 위상을 회복시키고, 국격을 높이는 중차대한 일이다. 또 원자력 산업의 혁신, 자동차산업 혁신벨트 추진은 경주와 인근 도시뿐만 아니라 국익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들 사업은 경주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추진 중이지만 지지부진하거나, 계획된 사업이 대부분이다. 정부의 의지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공약사업의 이행 의지는 새 정부 국정과제에 포함하는 것이다. 윤 당선인의 경주지역 공약 실행 의지가 있는 만큼 이들 공약은 반드시 지켜질 것으로 경주시민들은 믿는다.
설마 했던 코로나 사태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우리는 심리적인 펜데믹에 빠져들었다. 주도적이고 자유로웠던 생각들이 바이러스 때문인지 방역 때문인지 철저하게 통제되었다. 실존을 우선으로 개인의 자유권을 외치던 시대에서 전 국민과 전 세계인이 동시에 행동의 제약을 받는 암흑의 시기에 우리를 던져둘 수밖에 없었다. 행동이 통제 당한다는 것은 생각의 자유가 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과 모임의 통제로 인해 제약받는 많은 업종과 그런 제약에 취약한 계층들에게 3년 가까운 시간은 허탈한 공황 상태를 맞이하여 회복하기 힘든 긴 시간이 되었다. 급작스러운 사건 사고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집중 관심을 받아서 해결책이 더러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우리 모두에게 서서히 스며든 이런 사태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각성이 사라지고 만다. 기대하고 기대했던 코로나의 종식 시기가 2년을 꽉 채우고도 다시 3년째 접어들면서 오미크론 변종의 유행과 함께 진정되지 않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2019년 2월부터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인내했던 시간에 허무감을 느끼게 되는 사람들도 많다. 명확한 구분 선 없이 극복한 것도 아니고, 항복한 것도 아닌 1급에서 2급 전염병으로 일상으로 오미크론이 풍토병으로 하향 조정되는 엔데믹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실 다른 대안은 없다. 뒤돌아보면 2년이 넘는 시간 거의 무방비 상태였던 일반인들과 초·중·고등학생, 심지어 유아들까지 온라인 교육 및 재택수업 및 근무 등에 익숙해진 초유의 빠른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기술은 급진보 되는 계기가 되었고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본다면 모든 것이 멈춰진 것처럼 느껴지던 2년이 지나고 3년에 접어드는 시간 동안 돌아본다면 실상 아무것도 멈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지고 또 다른 세상이 열리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춰 선 것이 있다. 과학기술도, 경제도 아닌 교육이다. 교육은 기술의 진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발달한 문화와 과학적 기술 안에서도 매우 느리고 직접적인 아날로그식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이 멈춰진 상태에서 다시 리셋을 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놀랍게도 이 와중에 전 세계의 기업들은 ESG를 표명하며 환경과 사회공헌 그리고 투명한 경영을 내세우며 다시 선점우위를 시도하고 있다. 이 또한 교육의 힘에 의한 의식혁명이 시도되어야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자금의 흐름에 따른 조치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걱정할 만하다. 교육이 또 다시 경제논리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된다. 그 동안 어쩔 수 없이 방역과 안전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정책은 교육 공백의 사태를 초래했다. 많은 것들은 당장에 부정적인 효과가 드러나지만, 교육과 환경문제만큼은 과거와 현재의 축적된 원인이 미래에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2019년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학생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이제 3학년이 되었다. 당사자들은 비교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잘 모르겠지만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이나 교사의 처지에서는 참 안타까운 상황을 바라봐야만 했다. 입학식을 온라인으로 하거나 생략이 되었고, 시스템도 교사도 능숙하게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우왕좌왕하던 비대면 화상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으므로 학습자나 부모의 입장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신입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여 첫 학교생활을 하던 초등학교 아이들은 2학년을 지나 3학년이 되었고, 중·고등학생들은 신입생에서 졸업생이 되었다.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교육의 혼란, 격일 출석이라는 거리두기의 제한과 그리고 개인과 가족의 확진 등으로 심각한 수업 공백이 일어났다. 단순한 수치적 결과로는 수업일수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것과 그로 인한 수업내용의 부실함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수업 태도가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것이다. 이 어수선한 가운데 부족한 학습량과 갖춰지지 못한 학습 태도와 관계 형성 등의 문제는 개인 사정이 되어버렸다. 백지상태였던 2019년 초·중·고 입학과 1학년을 잃어버리고 그 후 2년 동안 엉성하게 지내버린 학습자들의 시간, 누구도 비워진 3년을 채워주지 못한다. 엔데믹(주기적 유행)으로 전환하려는 시점에서 교육 당국과 교육의 주체자인 학교와 교사들은 이 심각한 문제를 학부모들과 같이 토론하면서 보완을 하는 완충 시기가 필요하다.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량, 학습진도, 학습을 대하는 태도, 집중력, 끈기, 친구와의 관계형성 등에 대한 집중적인 질적 조사를 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문제가 잠재되어 표면화될 것을 충분히 예측하면서도 부모나 학습자 개인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또 다른 재앙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 논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난달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조선의 승려 장인>을 관람했다. 조선시대 불교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로, 평소에 실견하기 어려운 불상(佛像)과 불화(佛畫) 등 불교 미술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중 필자는 제2부 ‘불상과 불화를 만든 공간’에 설치된 ‘화승의 스튜디오’가 유독 눈에 들어왔다. ‘화승의 스튜디오’는 사찰에서 예술품을 만드는 스님(승려 장인)들이 실제로 작업하는 공간을 전시장에 옮겨온 것이다. 스튜디오 내부는 불화장(佛畫匠)이셨던 석정스님(1928~2012)이 생전에 실제로 사용하셨던 붓, 먹, 종이, 벼루를 비롯하여 불화를 그리는 도구들이 전시되어있었다. 도구들 옆의 모니터에는 석정스님의 제자인 송천스님이 실제로 불화를 제작하시는 영상이 방영되고 있었다. 스튜디오는 작가의 속살을 엿볼 수 있는 공간이다. 완성된 작품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의 제작 방법, 작품의 이면에 담긴 이야기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예가인 필자는 종이와 먹 등 전통 서화재료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스튜디오에 전시된 재료들을 꼼꼼히 살펴보는데 먹이 눈에 뜨였다. 석정스님이 쓰신 먹들은 일반적인 것인 반면, 송천스님의 먹은 영상 화면에 얼핏 부분만 보였지만, 분명 <철재옹서화보묵(鐵齋翁書畫寶墨)>이었다. 이 먹은 유래가 좀 독특하다. 일본의 문인화가이자 유학자인 토마오카 텟사이(富岡鉄斎, 1837~1924)가 중국 상해에서 활동했던 청나라 먹장이었던 조소공(曹素功)의 후손인 조요천(曹堯千)에게 요청하여 만든 것이다. <철재옹서화보묵>은 문화혁명기 이전, 1980년대, 1990년대, 2000년대 등 시대에 따라 먹의 재료가 조금씩 다른데, 문화혁명기 이전의 것은 오동나무 기름(桐油)과 칠(漆), 한방약을 향(香)으로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이 시기 먹은 매우 귀하고 비싸다. 먹은 와인이나 위스키처럼 시간이 오래되면 될수록 숙성되어 고색(古色)이 나오기 때문이다. 송천스님이 불화 제작에 이 먹을 쓰고 계셨다. 보통 전통먹, 그 중 유연먹(油煙墨)을 쓸 때 고매원(古梅園)의 홍화먹(紅花墨)을 쓴다. <철재옹서화보묵>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알려진 먹이 아니라서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먹의 측면과 윗부분을 보면 어느 시기, 어떤 재료로 만들었는지 알 수 있는 세부정보가 적혀있는데, 영상의 먹은 부분만 나오다 보니, 세부정보까지는 파악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 먹은 식물의 씨앗을 착즙해 생긴 기름을 태워 만든 그을음으로 만든 유연먹이다. 소나무 그을음으로 만든 송연먹(松煙墨)보다 입자가 작고 고르며, 보다 진한 검은색을 띄며 광택이 있는 편이다. 극세필이 필요한 불화를 위해서 송천스님은 중후하고 깊은 색을 내는 송연먹을 사용하기 보다는 검은색에 가깝고 입자가 고운 이 먹을 선택하신 것 같다. 일본인의 요청에 의해 중국에서 만든 먹이 불화 제작을 위해 한국에서 사용되었다. 전통시대 서사도구를 함께 공유한 한중일 삼국의 이야기가 이 먹 한 자루에 들어있는 느낌이었다. 좋은 먹과 종이에는 국경이 없다. 조선시대 옛 편지를 읽던 중, 정조가 중국에서 수입한 냉금지(冷金紙, 금박, 은박이 박혀 있는 종이)를 신하들에게 한두 장 씩 선물했다는 구절을 읽은 기억이 있다. 신하들은 왕에게 선물로 받은 그 종이 한 장을 얼마나 애지중지했을까? 물론 임금에게서 하사받은 것이어서 더욱 소중했겠지만, 종이는 그 자체로 귀한 것이었다. 좋은 먹도 물론이다. 그래서 예부터 먹 아끼기를 금과 같이 한다(惜墨如金)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동아시아 삼국은 함께 공유한 역사와 문화가 풍부하다. 특히 서사도구였던 문방사우는 동아시아만의 독특한 문화이다. 명필이 붓을 가리듯 국적과 관계없이 더 우수한 제품을 선호하고 사용하는 것은 예술가에게 당연한 일이다. 수단과 도구를 잘 활용하여 최상의 결과물, 최고의 작품을 만드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여기는 미국 코네티컷주에 있는 샌디 훅(Sandy Hook) 초등학교 도서관. 광고는 도서관에 따분하게 앉아 있던 남학생의 낙서로 시작된다. ‘아, 따분해(I am boared)’ 무료할 때 흔히 하듯 주인공은 아무 생각 없이 책상에다 낙서를 남기고는 수업엘 들어간다. 가볍게 노래가 흐르고(아마 수업이 마쳤다는 의미겠다) 다시 돌아온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예상 못한 댓글(?) 낙서였다. “안뇽, 따분아(hi boared, nice to meet you)” 처음엔 독백이었는데 이제 대화가 되었으니 쌍따옴표 처리가 좋겠다. 남학생의 굵은, 그러나 무료한 느낌 그대로인 글자 바로 밑에 귀여운 필체의 댓글이 달린 거다. 여학생이다. 소년은 놀란 마음에 주변을 둘러본다. ‘누구지? 누가 글을 남겼을까?’ 따분한 도서관은 이제 흥미와 재미로 가득한 놀이동산이 된다. 남학생의 얼굴에서, 중딩인 우리 아들 첫사랑에 빠졌을 때의 딱 그 얼굴이 보인다. 콧구멍이 벌렁거리는 사춘기 소년의 얼굴이. 그 학생은 반가움 반 호기심 반으로 또 댓글을 남긴다. “ㅋㅋ(lol)” 쉬는 시간이 되기만 기다리는 중(can’t wait for break)” 짝사랑도 상대가 있는데, 얼굴도 모르는 비밀 연애를 하자니 쉽지 않다. 남학생은 오가는 애들을 지켜보는 게 이제 주 임무가 되었다. 친구들과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도 목을 빼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걸어가는 여자애들을 지켜본다. 댓글 릴레이는 계속 이어진다. “이번 여름방학에 뭐 할 거니?” 굵은 글씨가 물으니 “별 계획 없는데?” 하고 이쁜 글씨가 답한다. 가슴 설레는 주인공의 시선으로 학교 내 풍경은 즐겁게 어지럽다. 기분 좋은 배경 음악과도 아주 잘 어울린다. 이제 곧 여름 방학인데 마음이 급한 남학생은 “넌 정말 누구니?” 하고 물었다. 그를 아니 그의 필체를 알아본 건 우연하게도 여학생 쪽이었다. “안뇽, 따분아” 여학생이 웃으며 반갑게 부르자 “너였구나!” 남자애는 고개를 돌리며 여학생의 얼굴을 확인한다. 배경음악은 이미 해피엔딩이다. 이렇게 풋풋한 사랑이 시작되려는 순간! 저 멀리 강당 문이 활짝 열린다. 그리고는 헤드폰을 쓴 노랑머리 남학생이 장총을 꺼내 든다. 날카로운 비명소리와 함께 학교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바뀐다. 불행히도 이 광고는 사실에 기반을 둔 것이다. 2012년 12월 14일에 있었던 샌디 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총기 사건이었다. 6~7세 사이의 어린이 20명과 학교 직원 6명을 포함해서 모두 26명이 살해되었다. 끔찍한 일을 저지른 주인공은 대체 누구인가? 다시 광고로 돌아가 본다. 상대를 찾고 다니는 남자 주인공의 시선을 따라다니다 우리(시청자)는 그만 중요한 걸 놓치고 말았다. 광고 제작자의 의도였으니 모를 수밖에 없었겠지만, 사실 (나중에 총을 들었던) 그 노란 머리 학생은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기분 좋은 배경음악과는 비교되게 어디선가 홀로 외롭게, 헤드폰을 푹 눌러쓰고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다. SNS에 죽고 싶다는 글을 남겨도, 총기 사이트를 뒤져봐도 아무런 반응이 없다. 외롭고 아무도 말을 걸어주지 않는, 왕따 소년은 불행히도 광고의 진짜 주인공이었다. 인지(認知)하지 못하면 바로 앞에 있어도 우린 그 존재를 모른다. 엉뚱한 이야기지만 우리 와이프도 절대 모른다. 남편이 결백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와이프의 냉장고에서 굴 소스 좀 꺼내 달라는 소리에 나는 아무리 찾아도 없는(!) 그 소스를 와이프는 기가 막히게 잘 찾아낸다. 정말 없었는데 말이다. 신경마케팅 분야의 권위자 한스 게오르크 호이젤 박사도 ‘모르는 것’은 눈앞에 있어도 보이지 않는 법이라 했건만 나는 ‘잘 아는데도’ 안보였다. 공익 광고는 인간의 이런 특성을 잘 활용했다. 아무도 관심이 없었으니 결국 존재하지 않았던 그의 진짜 이름은 아담 란자(20). 학교에서 범행을 저지르기 전 자신의 어머니도 쏴 죽였던 그는 경찰이 들이닥치자 자신의 머리에 방아쇠를 당김으로써 처참한 사건은 종결된다. 광고의 마지막 자막은 이렇다. “당신이 사랑에 빠진 남학생에 빠져있는 동안 누군가는 총기 난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내고 있었다. 아무도 눈치를 채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외로움과 무관심이 이렇게 무섭다. 보험금 때문에 계곡으로 떠밀려야 했던, 어느 남편 이야기에 가슴이 먹먹하다.
아득한 옛날 1300여년을 거슬러 신라 사람이 되어 모차골을 찾아 길을 나선다. 모차골은 서라벌 동쪽 계곡 중에 마차가 다닐 수 있는 유일한 골짜기였다. 그래서 마차골이라 하였는데 어느 때부터인가 모차골로 바뀌고, 필자가 어린 시절에 경주 사람들은 모챗골이라고 했었다. 감포행이나 양남행 시내버스를 타고 추령터널에 들어서기 전 추원(楸院) 정류장에서 내려 모차골로 접어든다. ‘楸’는 가래나무 또는 호두나무를 의미하고 ‘院’은 음식까지 제공하던 숙소를 의미한다. 원 마당에 호두나무가 있어 추원이라 했을까? 감포에서 서라벌로 오가던 길손이 날이 저물면 이곳에서 여장을 풀었을 것이다. 추원 아래 골짜기 건너에 있는 마을이 가내동이다, 옛날 사람들이 이곳에 올라 동해를 바라보고 소원을 빌었다고 하여 관해등(觀海嶝)이라고 하였다는데, 등(嶝)은 고개를 지칭하니 관해등은 ‘바다가 보이는 고개’라는 의미이다. 또, 동해를 볼 수 있는 곳이라 하여 관해동(觀海東),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관해동(觀海洞)이다. 우리 경주 사람들은 가내동이라고 했는데 관해동이 발음하기 편한 가내동으로 바뀌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승용차 1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의 소로를 따라 골짜기 안으로 접어들어 30여 분을 걸어가면 오른쪽으로 인자암(仁慈庵), 그리고 정면에 ‘신문왕호국행차길’이라는 커다란 표지판이 있다. 만약 승용차를 이용한다면 이곳까지 진입이 가능하다. 여기서부터 용연폭포까지는 약 4Km이다. 골짜기에 들어서면서 보이는 안내판에는 ‘왕의 길’, 경주학연구원에서는 ‘만파식적로드’, 또는 ‘문무왕의 장례 길’이라고 하였다. 경주시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에서는 ‘기림사 왕의 길’이라고 한다. 서라벌에서 동해안에 이르는 여러 길 중에 마차가 다닐 정도로 경사가 완만한 고개는 이 길뿐이다. 이 길은 문무왕의 장례 행렬이 지나면서 개척된 길로 추정된다. 이후 상기한 바와 같이 여러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을 것이다. 문무왕의 장례 행렬은 월성에서 시작해 낭산에 있는 능지탑을 거쳐 보문, 덕동호, 시부거리, 사시미기를 거쳐 모차골에서 함월산을 넘어 용연과 기림사를 지나 감은사와 대왕암에 이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길은 용성국(또는 다파나국)의 왕자였던 석탈해가 서라벌로 들어온 길이기도 하다. 쌓인 낙엽이 허벅지까지 푹푹 빠지는데 곳곳에 산짐승의 자취가 있어 등골이 써늘하다. 그러나 그 옛날 마차가 다닌 길이라 경사는 비교적 완만한 편이다. 이곳 모차골은 경주에서 가장 깊은 골짜기이다. 사람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는다. 홀연히 백발의 신선이 나타날 것도 같다. 문득 이런 싯귀가 떠오른다. 問余何事棲碧山 (문여하사서벽산)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笑而不答心自閑 (소이부답심자한)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杳然去 (도화유수묘연거)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別有天地非人間 (별유천지비인간) 별천지일세, 인간 세상 아니네 시선(詩仙) 추앙되고 있는 이백(李白) 즉 이태백(李太白)의 ‘산중문답(山中問答)’이라는 시다. 이 고갯길의 정상인 수렛재까지는 1.4km이다. 말이 구를 정도로 험하다는 말구부리, 숯을 구웠던 흔적이 있는 숯가마터, 당시 이 고개를 넘던 사람들이 땀을 씻었다는 세숫방을 지나면 불령봉표에 이르게 된다.
가난에 대하여 김승희 가난은 전깃줄 위에 나란히 앉아 있는 반쯤 감전된 검은 까마귀들이거나 신문지로 덮어놓은 밥상 구타와 악다구니와 꽃밭 앞에 나동그라지는 세숫대야 천지는 인자하지 않단다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 병들어서 어느 날 밤에 누군가는 생을 떠나고 아침 골목에 내놓은 연탄재 구멍 속에 누군가 파란 손목 두 개를 꽂아놓았네 가난은 폭삭 끊어진 계단 계단이 없으면 천사도 안 오고 돈도 안 오고 밤새 눈 내려 얼어붙은 빙판길에 압정 같이 떨어진 별빛들 가난은 압정같은 별빛을 밟고 걸었다 슬픔은 휘발되지 않더라 슬픔은 가라앉아 벽돌이 되기도 하더라 그 벽돌이 몸을 이기기도 하더라 벽돌 한 장 만한 마당에 꼬부랑 할머니가 세살짜리 손녀와 앉아 채송화나 분꽃 씨앗을 심는 것 아욱을 바락바락 씻고 맑은 쌀뜨물에 된장을 풀듯이 어진 손이 그렇게 하는 것 천지는 인자하지 않지만 가난 속에서 어진 기운이 나오는 움틀임의 방향으로 그렇구나, 가난이 마지막 단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 -가난의 막다른 골목, 그러나 그 속에서 나오는 어진 기운 다시 봐도 번득이는 시다. 이미지는 선득하고 뼈가 저린다. 박수근 그림보다 우울한 푸른 빛이 서린 좋은 시에 찔린다. 감전된다. 시인은 ‘세상’이 아니라 ‘천지’라는 어휘를 써서 골목의 가난을 핍진하게 그린다. ‘천지’라는 말은 세계를 넘어서 우주, 섭리까지를 끌어오는 말이어서, “천지는 인자하지 않다”라는 문장 속에는 신의 섭리가 있다면 어떻게 이렇게 비참하도록 내버려두었을까 하는 감정마저 들어 있다. 시인은 가난을 전깃줄에 나란히 앉아 꾸벅꾸벅 졸다가 “반쯤 감전된 검은 까마귀들”, “구타와 악다구니와 꽃밭 앞에 나동그라지는 세숫대야”, “가진 것이라고는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누군가가 병들어 죽어가는 것, 심지어 아침골목에서 발견되는 “연탄재 구멍 속에” 꽂아놓은 “파란 손목 두 개”로 묘사한다. 연탄구멍 속의 파란 손목은 필시 연탄 집게를 말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불길함이 가시는 건 아니다. 가난은 필시 공간과 미래시간으로부터의 단절(“가난은 폭삭 끊어진 계단”)이어서 구원도(“천사도 안 오고”), 물질적 도움도 없어서(“돈도 안 오고”), 별빛마저도 압정같이 밟고(“빙판길에 압정 같이 떨어진 별빛들”) 건너게 한다. 이 시에서 가난이 야기한 슬픔은 벽돌이라는 최소공간으로 묘사되는데(“슬픔은 가라앉아 벽돌이 되기도 하더라”), 이 공간에서 반전이 일어난다. 바로 “벽돌 한 장 만한 마당에 꼬부랑 할머니가/세살짜리 손녀와 앉아 채송화나 분꽃 씨앗을 심는 것”에서 말이다. 골목에 만연한 조손가정 이야기가 아니고 무엇인가? “천지는 인자하지 않단다”에서 “천지는 인자하지 않지만”으로 물길을 트는 할머니와 세살짜리 손녀에게서 어진 기운을 읽는 이 믿음 때문에 우리 삶은 아직 포기할 수 없다. 어진 기운은 어진 기운을 낳는 법. 마지막에 휘감아치는 “가난이 마지막 단어가 아니라서 다행이다”는 말이 한없이 작아진 우리를 감싼다.
“삼국지를 처음 본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얼마나 심취했는지 학교공부는 뒷전이었지요. 그래도 그때 삼국지 본 덕분에 인생 전반에서 조금 더 현명해질 수 있었지 싶습니다” 북군동에서 유로빌 펜션과 열대농장을 경영하는 이광식 대표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삼국지를 추천한다. 방금 말했다시피 한창 가치관이 형성되던 시기에 푹 빠져서 읽은 삼국지는 숱한 군웅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인생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국지에 매료된 이광식 대표는 지금까지 살면서 삼국지를 몇 차례나 읽었고 요즘도 중국 드라마를 보며 다시 삼국지 삼매경에 빠져 있다. “책이건 드라마건 삼국지는 보기가 겁이 나요. 일단 보기 시작하면 헤어나기 어려울 만큼 끌리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삼국지가 주는 몰입감이 크다는 이광식 대표는 삼국지의 군웅들 중에서 닮고 싶은 인물로 관운장과 제갈량을 꼽는다. 관운장은 젊은 시절 자신이 추구했던 표본적인 영웅이었던 한편 나이가 들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제갈량의 포용력과 치밀한 전략이 자신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어디에서건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의리를 무겁게 여기고 대의를 분명히 밝힌 관우의 모습은 젊은 시절 제가 추구한 인물상이었습니다. 그러다 사업을 하면서 전체를 지휘하는 제갈량의 모습에 매료되었지요. 사실 유비와 합류했을 때 제갈량이 나이 많고 고집 쎈 관우 장비와 어울리기 위해 지략을 발휘했고 심지어 뒤에는 황충 같은 노장도 쉽게 지휘하지 않았습니까? 삼국지 중후반부는 제갈량을 빼놓고는 이야기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지요” 사업을 오래 해온 이광식 대표는 사업상 중요 결정 역시 삼국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한다. 실제로 삼국지에는 그 시대를 앞서간 제갈량의 현란한 시도도 많이 녹아 있다. 기후를 잘 알아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거나 연속동작으로 발사되는 쇠뇌를 만들었는가 하면 짐을 쉽게 나르는 목우유마를 개발한 이야기들이 대표적이다. 다분히 소설적인 이야기를 2010년 발표한 중국 드라마 삼국지는 잘도 현실화 시켜서 멋지게 구현해 놓아 이게 마치 실제 일어난 일처럼 만들어 놓아 실감을 더한다. 다분히 전통 기와집이 만연한 경주에서 유럽식 펜션을 짓고 열대과일농장을 일으킨 이광식 대표의 프론티어 정신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지 가늠할 수 있다. 소설상의 허구성 여부를 떠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면서 그것을 설득하고 실행하는데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던 제갈량의 지혜는 이광식 대표가 눈여겨 보았던 대목임에 틀림없다. 북군동 펜션단지에서 다년간 회장과 여러 중책을 맡아 단지 활성화와 공동사업을 일으킨 것 등에서도 이런 면이 확인된다. 북군동에만 50여 개의 펜션이 있는데 이들과 뜻을 모아 공동의 목표로 움직이고 시에서 전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활동한 것은 이광식 대표의 화합력이 돋보이는 일이었다. 유비는 허도에서 가까운 탁현 누상촌을 떠나 전국의 전쟁터와 낙양, 장안, 허도, 서주, 기주, 형주를 떠돈 끝에 제갈량의 권유로 중국의 서쪽인 익주와 한중에 의거해 촉나라의 기반을 다졌다. 제갈량 역시 대업을 위해 고향 양양을 버리고 오지라 할 수 있는 서촉땅으로 기꺼이 들어갔다. 이 역시 이광식 대표에게는 하나의 힌트였을 수 있다. 이광식 대표는 관광사업의 발흥과 비전을 깨달아 결연히 고향인 경산에서 경주로 옮겨온 지 올해로 16년째다. 경주에 살면서 토박이 경주사람들보다 더 경주사람답게 자신의 발전과 경주의 발전을 동시에 이룩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삼국지를 계기로 초한지, 손자병법 같은 기타 중국 소설과 고전을 탐독하게 되었고 중국 문화를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서와 고전들이 오늘날 중국을 이룬 저변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 속에도 중국 고전들이 많이 녹아 흐르고 있어서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가장 중요한 교역국인 만큼 시대적으로도 삼국지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광식 대표의 삼국지에 대한 효용성과 가치는 끝없이 펼쳐진다.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당장 중국 삼국시대로 돌아가 관우나 제갈량이 되고 싶어 할 정도다. 그러나 굳이 삼국시대로 갈 필요도 없이 이광식 대표의 경주 관광에 대한 열정은 삼국지 군웅 누구보다도 뜨겁고 높다. 마침 최근 이광식 대표의 농장에서는 유로빌 농장 산 커피가 풍년을 맞아 수확에 들어갔다. 이밖에도 유로빌 열대농장에서는 바나나, 파파야, 드래곤 플루트(용과), 구아바와 파인애플, 경주산 천혜향까지 열대과일이 즐비하게 생산된다. 경주시는 어쩌면 이광식 대표에게 제갈량이 전략적으로 택한 삼국지 속 촉한 땅이 아닐까싶다.
혹시 독자 여러분들께서 알고 계시는 일본인이 있다면 이 칼럼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아마도 본 칼럼을 일본인들이 읽게 된다면 크게 충격을 받을 내용들이고, 자신들의 고대사를 새로 알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만엽집(萬葉集)은 일본인들이 마음의 고향으로 여기는 책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지난 1000여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만엽집이라는 책을 완전히 풀어내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만엽집을 토종 한국인인 필자가 풀어 냈다고 하면 그들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분개하거나, 한국인이 왜 자신들의 마음의 고향을 건드리는가 하며 크게 불쾌해 할 것이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혐한 세력들은 극단적 거부감까지 가지리라 생각한다. 일본의 만엽집은 신라에서 향가가 만들어질 무렵 씌어진 고대 노래집으로 알려져 있다. 그 만엽집에는 어떠한 내용이 들어 있을까. 필자는 얼마 전 새로운 향가 해독법을 발견하고, 이를 논문과 저서(일본 만엽집은 향가였다)로 발표한 바 있다. 학계에 보고한 향가 해독법으로 푼 만엽집의 핵심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한다. 만엽집을 소개할 수 있도록 지면을 허락해 주신 최고 권위의 경주신문에 감사드린다. 앞으로 펼쳐나갈 이야기는 일본 고대에 발생했던 한 암살사건으로부터 시작하겠다. 그 당시 일본의 나라이름은 왜국이라 불리고 있었다. 신라는 선덕여왕 즉위 12년이 되던 해였다. 왜국 황극(皇極)천황 4년(643년) 6월 12일, 천황과 당대의 권력자 소아입록(蘇我入鹿)이 참석한 가운데 외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황극천황은 여자였다. 신라와 왜국 두 나라 모두 우연히 여자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다. 그날 중대형(中大兄)이라 불리던 천황의 둘째 아들이 몇몇 측근들과 함께 행사장에 나타났다. 황자가 행사를 진행하고 있던 소아입록에게 자연스럽게 다가가더니 갑자기 칼을 빼어 들어 그의 어깨를 내리쳤다. 소아입록이 놀라 일어나자 따라온 침입자들이 칼을 휘둘러 그의 한쪽 다리를 베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그제서야 암살기도라는 사실을 알아챈 소아입록이 구르듯이 천황에게 다가가 소리쳤다. “제가 무슨 죄를 범하였습니까?” 암살자들이 소아입록을 쫓아가 그의 목을 베었다. 머리가 땅 바닥에 떨어져 멀리까지 굴렀다.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 천황이 놀라 눈을 가리고 급히 피신하였다. 이 날의 사건은 소아입록이 무소불위로 국정을 농단하자 분노한 중대형 황자가 꾸민 일이었다. 이를 ‘을사년의 변’이라고 한다. 다음 날로 황극천황은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녀는 퇴위에 앞서 아들 중대형과 협의한 끝에 자신의 친동생인 경(輕)황자에게 천황 자리를 물려주기로 하였다. 또 딸 간인(間人)황녀를 새로이 천황으로 즉위하는 친동생 경황자가 황후로 맞기로 했다. 조카딸이 숙부와 결혼하게 된 것이다. 일본 황실에서 근친혼은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그렇게 해서 새로 즉위한 천황이 효덕(孝德)천황이다. 효덕 천황은 바지사장이었고, 실권자는 중대형 황자였다.
▼체코의 가장 아름다운 다리「카를교」를 거닐며 구(舊)시가지 광장에서 10여분 걸으면,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가 나타납니다. 카를교입니다. 볼타브강을 사이에 두고 신·구시가지를 연결하는 보행자 전용 다리지요. 길이가 520미터, 폭이 10여 미터, 바탕에는 네모난 돌들이 박혀있으며, 30개의 조각상이 좌우 난간에 서있어요. 일반 다리와는 달리 구조와 모습이 특이하죠. 카를 4세에 의해 1406년에 준공, 그의 이름을 따서 다리 이름을 지었데요. 처음은 목조 다리였는데 12세기경 볼타브강 홍수 때 유실되어 재건축했다고 해요. 다리 위에는 거리 화가, 악사, 기념품 노점상, 행위예술가 등이 여기저기 관광객을 상대하고 있습니다. 프라하에 오면 반드시 이 다리를 건너야 하니, 항상 많은 관광객들로 복작거리게 되죠. 앞을 보면 프라하 성으로 이어지는 길 주변에 교회건물이며, 중세 오렌지 색의 집들이 사이좋게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만들고 있어요. ▼프라하의 순교자 성「얀네 포무즈키 동상」 카를교 다리 위에는 체코의 성인 30명의 조각상이 있는 데, 신부 출신인 성「얀네 포무츠」 조각상이 프라하의 순교자 상으로 가장 유명합니다. 왕(바츠라프 4세)이 외부와의 전투로 궁을 비우게 되면서 왕비의 불륜을 의심하게 되고, 그녀의 고해성사를 받는 신부인 얀네 포무초에게 외도사실을 묻습니다. 그러나 그가 끝까지 침묵하자, 왕은 신부의 혀를 자르고, 화형을 시켜 돌에 매달아 볼타브강에 던져 수장을 시켜요. 얼마 후 부패하지 않고, 강 위에 떠오르고, 그 자리에 5개의 별이 광채를 반짝거리며 하늘로 올라갔다고 합니다. 신부는 300여년이 지나서 시성을 받았고, 고백자의 성인, 또는 수호의 성인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조각상 아래에 있는 이 성인의 동판을 만지면 소원성취하며, 왕비를 만지면 프라하로 다시 돌아온다는 속설이 전해와, 무수한 관람객들이 이를 만져 반들반들해 있습니다. 우리도 모두 소원을 빌며 두 동판을 쓰다듬었습니다. ▼구 시청 청사탑과 천문 시계 구 시청사 남쪽 벽에는 1410년에 만든 천문 시계가 관광객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세 번째로 오래된 시계랍니다. 시간은 물론, 일출·몰 시각, 태양과 달의 위치, 별자리까지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매시 정각이면 인형들의 퍼모먼스가 실시 되는 데, 사람 해골이 나와 줄을 당기고 모레 시계를 뒤집으며, 2개의 창문을 통해 12명의 사도의 행렬이 시작되고, 끝날 때 황금 닭이 울고,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600여년 전에 만들어진 최고의 시계와 기이한 율동을 보기 위해 비가 오는데도 많은 관람객이 모여들고 우리도 함께했습니다. 이 종 제작과 관련된 전설 한 가지가 전해오더군요. -「하누시」라는 시계공이 이 시계를 만들었는데, 시 의회에서 이 시계공이 다른 곳에도 이런 훌륭한 시계를 만들어줄 수 있다고 의심해, 이 시계의 유일 보존을 위해 하누시의 눈을 멀게 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프라하의 봄 」속에 숨어있는 아름다운 이야기 소개 (1)프라하 중앙역에 가면 ‘영국의 쉰들라의 동상’이라고 하는 동상이 있습니다. 영국의 금융인 「니콜라스 윈튼」이 1938년 나치의 유대인 학살에서 어린이를 탈출시키는 데, 기차를 이용해 유대인 애들을 네델란드에 보내고, 다시 배로 영국으로 보낼 계획이 었습니다. 처음 669명은 탈출에 성공했으나, 이듬해 250명은 실패했어요. 이 아이들을 살리지 못한 죄책감에 자기의 행적을 알리지 못하고 고히 간직하며 평생을 살았다는데, 1988년 아내가 다락방에 숨겨둔 애들 사진과 명단을 발견,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영국에서는 그에게 훈장과 기사작위를 수여하고, 체코는 명예시민으로 선정하고, 2009년 이곳 중앙역에 동상을 세웠다고 합니다. 그가 구한 어린이들에게 딸린 가족이 지금은 6000여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2)프라하의 바츨라프 광장에 가면, 바츨라프 동상 위쪽에 두 대학생의 분신자살 추모비가 있습니다. 1968년 소련의 침공으로 프라하의 봄이 좌절된 후, 이듬해 1월 16일 21살의 「안팔라」학생이 옷에 기름을 붓고, 분신자살한 후, 1개월 뒤 「안자익」학생이 뒤를 이어 역시 분신자살합니다. 타 추념비와는 달리 사람의 모양으로 십자가처럼 땅에 뉘어있는 비석인데, 십자가 왼쪽에 두 학생의 이름과 죽은 날짜가 기록되어있습니다. 소련의 침공에 항거하는 젊은이의 분노이지만, 체코 인의 항쟁을 다그치는 열망의 깃발처럼, 그리고 조국을 위해 순직한 십자가처럼 보입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고구려 고분벽화의 토종개는 죽은 자의 무덤을 지키는 진묘견, 견우와 직녀의 반려견, 사냥개, 주인을 지키는 호위무사견, 평화로운 마당의 집개로 그려져 있다. 개를 사랑한 우리 조상들의 마음, 무덤에까지 함께 하고픈 심정을 엿볼 수 있다. 우린 분명히 오래전부터 개를 사랑하는 민족이었다.
경주시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전국 기초단체장 공약이행 평가에서 ‘2년 연속 SA(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경주시의 공약이행 완료율은 76.2%로 전국 시 지역 평균 70.05%보다 6%p 이상, 경북지역 평균 완료율 64.86%에 대비해서는 11%p 이상 높은 수치다(경주신문, 2022.04.07.). 이는 경주시에서 매니페스토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매니페스토, 여전히 우리에겐 생소한 단어로 느껴진다. 영국에서 매니페스토는 “선거 후에 반드시 입법화하겠다고 약속한 정책 개요를 공식적인 문서로 만들어 선거 기간에 공표하는 시민에 대한 서약서”로 정의된다. 매니페스토가 기존의 선거 공약과 다른 점은 수치 목표를 포함하고 있는 구체적인 정책집이라는 점이다. 매니페스토는 선거공약의 목표치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명시하고, 이러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재정적 근거와 로드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즉 선거 공약에 기간, 목표, 공정, 재원, 나아가 우선순위라는 구체적 계약을 담는다. 매니페스토는 신뢰를 바탕으로 정책수립, 집행, 평가와 환류 과정에서 ‘지속가능성’이라는 전략적 목적을 세우고 지구-국가-지방 차원의 정책공약과 사회문제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는 지속가능성 관리체계, 통합관리 틀을 확립하는 것이다(이창언 외 2014, 5). 다시 말해, 정치사회와 시민사회의 관계 변화, 상호작용 관계의 변화(Kooiman 1993)를 반영하는 개념이자, 행위자들 간의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그들 간에 정책을 조정하여 공공문제를 해결하는 공적 의사결정의 한 형태이자, 새로운 통치시스템, 협력적 관리(co-operative management) 모델(Glasbergen, 1998)이라 할 수 있다. 국내 연구자 다수는 매니페스토를 특징짓는 핵심어로 ‘신뢰’, ‘협력’, ‘거버넌스’, ‘심의민주주의’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따라서 뉴거버넌스에 의거해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와 신뢰공동체 구현을 실현하는 것이 매니페스토 운동의 기본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나아가 ‘공약생성→선거→단체장 임기 내내 집행’이라는 기존의 선거시스템과 달리, ‘공약생성→검증·선거→이행계획서 수립(공약재검토·선택)→집행’ 단계를 거치는 시스템으로서 심의민주주의를 안정적으로 구축하려는 ‘탄력적 제도화’로 정의하고 있다(유문종․ 이창언․ 김성균 2011: 43). 매니페스토는 공공성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시민운동의 가치 지향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주도라는 측면에서 볼 때 시민운동과 구별된다. 매니페스토는 참여자의 자발성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기존의 관의 일방적 주도가 아닌 시민성을 가진 시민의 능동성에 기초한 공동 협력적 참여하고 할 수 있다. 매니페스토 운동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 실천 활동에도 부합한다. 정당정치의 민주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은 과거 낙천낙선운동 또는 특정 후보와 정당에 대한 지지 운동이 아닌 다른 방식의 운동을 요구한다. 제도적으로 권한을 위임받지 못한 시민사회단체가 제도적으로 권한을 위임받은 정당에 대해 개혁을 요구하는 일종의 ‘대의의 대행(代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미래지향적인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운동방식의 한계도 분명하다. 따라서 “시민사회의 정치개혁운동은 일시적이고 계몽주의적인 네거티브(negative) 캠페인 위주에서 지속적이면서 포지티브(positive) 지향으로의 일부 전환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인물에서 정책으로 변화하며 대안 경쟁을 위한 활동을 병행하기 위해 지지 당선 운동 이후의 제4의 선택이 필요하다(오현순, 2009; 이창언·유문종 2013).” 매니페스토 공약이행을 위해서 다양한 사회적 주체와의 연계 및 역할 정립이 거버넌스를 이루는 길이다. 따라서 사회적 주체와의 연계 및 역할 정립은 단체장, 지방의원, 전문가, 시민 등의 사회적 역할이 모색되어야 한다. 이것은 지역사회가 지닌 사회적 자본이 최대한 동원되어 지역적 비전을 협력적으로 수행해가는 거버넌스 관계일 것이다. 결국 지역사회의 다양한 주체 간의 역할과 임무의 수행을 통하여 신뢰와 건전한 공동체 형성을 유지하도록 상호 간에 노력이며 사회적으로 신뢰의 공동체를 만드는 일임을 항시 인지해야 한다.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그리고 정책공약 발굴을 통한 지역적 비전과 전망을 지역사회와 같이 만들어 가는 지역학습의 과정이다. 먼저, 지자체장, 지방의원 후보들은 지역 매니페스토 실천체계 구축과 후속 조치(자발적 지역 보고, 모니터링)를 공약화하고, SDGs 지역 매니페스토 작성, 이행과 정기적인 평가, 보고대회 개최를 약속해야 한다. 당선 후에는 지역 매니페스토 활동을 위한 조례 제정, 지방 행정체계 구축과 지역 매니페스토 관련 활동을 위한 행·재정적 지원을 실행해야 한다. 동시에 매니페스토 관련 글로벌-지방자치단체 교류도 활성화해야 한다. 지역의 SD(지속가능발전) 주체들도 “지자체의 지속가능발전정책 추진을 주요 정당과 후보의 지방선거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도록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 그리고 지선 후보·당선자 대상 지속가능발전정책 인식증진과 실행정책을 제안해야 한다. 지방선거 매니페스토는 지역 공론장의 확대는 물론이고 지방의회를 변화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다. 지역사회 시민사회단체, 지속협 등이 협동해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 매니페스토 포럼, SDGs 공약 협약식, 후보자 SDGs 공약 선언 캠페인 등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선거 이후 공약 이행 평가단, 시민 참여단 구성 등 지역 매니페스토 이행과 평가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유권자 또한 혈연, 지연, 학연, 정당을 뛰어넘어 매니페스토 정책을 비교, 평가해서 깐깐하게 후보자를 선택해야 한다. 제대로 된 정책을 제시하고 혁신하는 후보만이 지지를 받는다는 ‘상식’이 제대로 자리 잡을 때 한국 정치, 지역사회의 경쟁 규칙도 변화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