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지방선거 경주시의회의원 선거에 출마한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선거를 40여일 앞두고 지역구에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예비후보자가 다수인 경주에서 당 공천 발표를 앞두고 있어 선거구가 바뀐 예비후보자들은 어쩔 수 없이 속앓이만 하고 있다.
지난 19일 경주시의회 등이 경북도로 제출한 ‘경주시 기초의회의원 선거구 변경(안)’에 따르면 기초의원 선거구가 기존 9개에서 8개로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변경(안)이 큰 변수가 없는 이상 이번 지방선거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돼 예비후보자들이 은연중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것. 먼저 지난 15일 확정된 광역의원 선거구 중 가장 크게 바뀐 곳은 제4선거구다.
제4선거구에는 1선거구 지역이었던 중부·황오와 2선거구였던 불국이 추가돼 기존 7개에서 10개의 읍·면·동이 속해 있다. 3~4개인 타 선거구에 비해 지방선거 출마자는 물론 지역민들의 불만도 나오고 있는 이유다.
박승직 경북도의원 예비후보는 “도의원은 지역의 심부름꾼으로 주민들 민원 해결을 우선 시 해야 하지만 1명의 도의원이 10개 지역을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 “도의원과 시의원이 담당해야 할 읍·면·동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지역 민원 해결이 지연된다면 결국 주민들이 그 피해를 받게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행정안전부와 국회가 지역 현실을 모른 채 탁상에 앉아 인구만으로 선거구를 획정한 데 원인이 있다”며 “4선거구 지역에 출마한 시의원 예비후보자들의 고충과 해당 지역 시민들의 불만은 더욱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 또한 남모를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에 선거구가 변경됐기 때문.
다만 도의원 선거에 비해 치열한 공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국민의힘 시의원 예비후보자들은 공천 발표를 앞두고 불만 표출을 자제하고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의원 예비후보자는 “결국 한 달 넘는 기간을 타 선거구에서 선거운동을 펼친 격”이라면서 “선거구 변경에 대해서 예전부터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렇게 선거를 얼마 남기지도 않은 시점에 변경해버리면 예비후보자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자는 “선거는 결국 인지도에 따른 표 싸움인데 주로 활동했던 지역이 갈라져 버려 난감하게 됐다. 홍보물도 일정부분 인쇄됐는데 전부 버리고 새로 인쇄해야 할 판”이라며 “최소한 선거구획정은 예비후보 등록 전에 발표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주민들도 이번 선거구 획정 발표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광역의원 제4선거구에 살고 있는 주민 A 씨는 “다른 선거구는 1명의 도의원이 3~4개 지역만 담당하면 되는데 우리 지역은 10개를 맡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되면 도의원 얼굴보기는 하늘의 별따기인 동시에 주민들 민원 해결은 누가할 것이냐”고 말했다.
이어 “주민 민원은 인구에 따라 그 수가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황에 따라 인구가 많아도 민원이 적을 수 있고, 인구가 적어도 낙후된 지역이라 민원이 많을 수도 있는데 사정을 모르고 선거구를 정한 것”이라며 “결국 피해는 주민들이 지게 될 것인데 주민 민원 해결 지연에 대한 빠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