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를 처음 본 것이 고등학교 2학년 때였어요. 얼마나 심취했는지 학교공부는 뒷전이었지요. 그래도 그때 삼국지 본 덕분에 인생 전반에서 조금 더 현명해질 수 있었지 싶습니다” 북군동에서 유로빌 펜션과 열대농장을 경영하는 이광식 대표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삼국지를 추천한다. 방금 말했다시피 한창 가치관이 형성되던 시기에 푹 빠져서 읽은 삼국지는 숱한 군웅들의 삶을 통해 자신의 인생전반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삼국지에 매료된 이광식 대표는 지금까지 살면서 삼국지를 몇 차례나 읽었고 요즘도 중국 드라마를 보며 다시 삼국지 삼매경에 빠져 있다. “책이건 드라마건 삼국지는 보기가 겁이 나요. 일단 보기 시작하면 헤어나기 어려울 만큼 끌리기 때문이지요” 그만큼 삼국지가 주는 몰입감이 크다는 이광식 대표는 삼국지의 군웅들 중에서 닮고 싶은 인물로 관운장과 제갈량을 꼽는다. 관운장은 젊은 시절 자신이 추구했던 표본적인 영웅이었던 한편 나이가 들면서 전체를 아우르는 제갈량의 포용력과 치밀한 전략이 자신을 사로잡았다는 것이다. “어디에서건 당당하게 자신감을 가지고 의리를 무겁게 여기고 대의를 분명히 밝힌 관우의 모습은 젊은 시절 제가 추구한 인물상이었습니다. 그러다 사업을 하면서 전체를 지휘하는 제갈량의 모습에 매료되었지요. 사실 유비와 합류했을 때 제갈량이 나이 많고 고집 쎈 관우 장비와 어울리기 위해 지략을 발휘했고 심지어 뒤에는 황충 같은 노장도 쉽게 지휘하지 않았습니까? 삼국지 중후반부는 제갈량을 빼놓고는 이야기 자체가 의미 없을 정도지요” 사업을 오래 해온 이광식 대표는 사업상 중요 결정 역시 삼국지의 영향을 받았다고 소개한다. 실제로 삼국지에는 그 시대를 앞서간 제갈량의 현란한 시도도 많이 녹아 있다. 기후를 잘 알아 적벽대전에서 승리하거나 연속동작으로 발사되는 쇠뇌를 만들었는가 하면 짐을 쉽게 나르는 목우유마를 개발한 이야기들이 대표적이다. 다분히 소설적인 이야기를 2010년 발표한 중국 드라마 삼국지는 잘도 현실화 시켜서 멋지게 구현해 놓아 이게 마치 실제 일어난 일처럼 만들어 놓아 실감을 더한다. 다분히 전통 기와집이 만연한 경주에서 유럽식 펜션을 짓고 열대과일농장을 일으킨 이광식 대표의 프론티어 정신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지 가늠할 수 있다. 소설상의 허구성 여부를 떠나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생각하면서 그것을 설득하고 실행하는데 조금의 망설임이 없었던 제갈량의 지혜는 이광식 대표가 눈여겨 보았던 대목임에 틀림없다. 북군동 펜션단지에서 다년간 회장과 여러 중책을 맡아 단지 활성화와 공동사업을 일으킨 것 등에서도 이런 면이 확인된다. 북군동에만 50여 개의 펜션이 있는데 이들과 뜻을 모아 공동의 목표로 움직이고 시에서 전격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활동한 것은 이광식 대표의 화합력이 돋보이는 일이었다. 유비는 허도에서 가까운 탁현 누상촌을 떠나 전국의 전쟁터와 낙양, 장안, 허도, 서주, 기주, 형주를 떠돈 끝에 제갈량의 권유로 중국의 서쪽인 익주와 한중에 의거해 촉나라의 기반을 다졌다. 제갈량 역시 대업을 위해 고향 양양을 버리고 오지라 할 수 있는 서촉땅으로 기꺼이 들어갔다. 이 역시 이광식 대표에게는 하나의 힌트였을 수 있다. 이광식 대표는 관광사업의 발흥과 비전을 깨달아 결연히 고향인 경산에서 경주로 옮겨온 지 올해로 16년째다. 경주에 살면서 토박이 경주사람들보다 더 경주사람답게 자신의 발전과 경주의 발전을 동시에 이룩하고 있다. “또 한 가지, 삼국지를 계기로 초한지, 손자병법 같은 기타 중국 소설과 고전을 탐독하게 되었고 중국 문화를 좀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기서와 고전들이 오늘날 중국을 이룬 저변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문화 속에도 중국 고전들이 많이 녹아 흐르고 있어서 중국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중국은 가장 중요한 교역국인 만큼 시대적으로도 삼국지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광식 대표의 삼국지에 대한 효용성과 가치는 끝없이 펼쳐진다. 시계를 되돌릴 수 있다면 당장 중국 삼국시대로 돌아가 관우나 제갈량이 되고 싶어 할 정도다. 그러나 굳이 삼국시대로 갈 필요도 없이 이광식 대표의 경주 관광에 대한 열정은 삼국지 군웅 누구보다도 뜨겁고 높다. 마침 최근 이광식 대표의 농장에서는 유로빌 농장 산 커피가 풍년을 맞아 수확에 들어갔다. 이밖에도 유로빌 열대농장에서는 바나나, 파파야, 드래곤 플루트(용과), 구아바와 파인애플, 경주산 천혜향까지 열대과일이 즐비하게 생산된다. 경주시는 어쩌면 이광식 대표에게 제갈량이 전략적으로 택한 삼국지 속 촉한 땅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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