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했던 코로나 사태가 2년 이상 지속되면서 우리는 심리적인 펜데믹에 빠져들었다. 주도적이고 자유로웠던 생각들이 바이러스 때문인지 방역 때문인지 철저하게 통제되었다. 실존을 우선으로 개인의 자유권을 외치던 시대에서 전 국민과 전 세계인이 동시에 행동의 제약을 받는 암흑의 시기에 우리를 던져둘 수밖에 없었다. 행동이 통제 당한다는 것은 생각의 자유가 억제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사태에 영향을 받지 않는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시간과 모임의 통제로 인해 제약받는 많은 업종과 그런 제약에 취약한 계층들에게 3년 가까운 시간은 허탈한 공황 상태를 맞이하여 회복하기 힘든 긴 시간이 되었다. 급작스러운 사건 사고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집중 관심을 받아서 해결책이 더러 있기도 하다. 하지만 오랜 시간 우리 모두에게 서서히 스며든 이런 사태들은 위험에 빠진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각성이 사라지고 만다. 기대하고 기대했던 코로나의 종식 시기가 2년을 꽉 채우고도 다시 3년째 접어들면서 오미크론 변종의 유행과 함께 진정되지 않는 작금의 사태를 보며 2019년 2월부터 많은 위험을 감수하고 인내했던 시간에 허무감을 느끼게 되는 사람들도 많다. 명확한 구분 선 없이 극복한 것도 아니고, 항복한 것도 아닌 1급에서 2급 전염병으로 일상으로 오미크론이 풍토병으로 하향 조정되는 엔데믹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사실 다른 대안은 없다. 뒤돌아보면 2년이 넘는 시간 거의 무방비 상태였던 일반인들과 초·중·고등학생, 심지어 유아들까지 온라인 교육 및 재택수업 및 근무 등에 익숙해진 초유의 빠른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기술은 급진보 되는 계기가 되었고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본다면 모든 것이 멈춰진 것처럼 느껴지던 2년이 지나고 3년에 접어드는 시간 동안 돌아본다면 실상 아무것도 멈춰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지고 또 다른 세상이 열리는 것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멈춰 선 것이 있다. 과학기술도, 경제도 아닌 교육이다. 교육은 기술의 진보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발달한 문화와 과학적 기술 안에서도 매우 느리고 직접적인 아날로그식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 모든 것이 멈춰진 상태에서 다시 리셋을 하면 가장 이상적이겠지만 놀랍게도 이 와중에 전 세계의 기업들은 ESG를 표명하며 환경과 사회공헌 그리고 투명한 경영을 내세우며 다시 선점우위를 시도하고 있다. 이 또한 교육의 힘에 의한 의식혁명이 시도되어야 하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자금의 흐름에 따른 조치라는 것은 한편으로는 걱정할 만하다. 교육이 또 다시 경제논리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우려가 된다. 그 동안 어쩔 수 없이 방역과 안전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정책은 교육 공백의 사태를 초래했다. 많은 것들은 당장에 부정적인 효과가 드러나지만, 교육과 환경문제만큼은 과거와 현재의 축적된 원인이 미래에 현상으로 나타나게 되어있다. 2019년 초등학교 1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학생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이제 3학년이 되었다. 당사자들은 비교할 수 없어서 어려움을 잘 모르겠지만 지켜보는 부모의 입장이나 교사의 처지에서는 참 안타까운 상황을 바라봐야만 했다. 입학식을 온라인으로 하거나 생략이 되었고, 시스템도 교사도 능숙하게 준비되지 못한 상태에서 우왕좌왕하던 비대면 화상으로 수업이 진행되었으므로 학습자나 부모의 입장은 이루 말로 표현 할 수가 없었다. 무방비 상태에서 신입이라는 중요한 시기를 맞이하여 첫 학교생활을 하던 초등학교 아이들은 2학년을 지나 3학년이 되었고, 중·고등학생들은 신입생에서 졸업생이 되었다. 온라인 교육과 오프라인교육의 혼란, 격일 출석이라는 거리두기의 제한과 그리고 개인과 가족의 확진 등으로 심각한 수업 공백이 일어났다. 단순한 수치적 결과로는 수업일수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것과 그로 인한 수업내용의 부실함이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수업 태도가 제대로 길러지지 않은 것이다. 이 어수선한 가운데 부족한 학습량과 갖춰지지 못한 학습 태도와 관계 형성 등의 문제는 개인 사정이 되어버렸다. 백지상태였던 2019년 초·중·고 입학과 1학년을 잃어버리고 그 후 2년 동안 엉성하게 지내버린 학습자들의 시간, 누구도 비워진 3년을 채워주지 못한다. 엔데믹(주기적 유행)으로 전환하려는 시점에서 교육 당국과 교육의 주체자인 학교와 교사들은 이 심각한 문제를 학부모들과 같이 토론하면서 보완을 하는 완충 시기가 필요하다. 학습자 개개인의 학습량, 학습진도, 학습을 대하는 태도, 집중력, 끈기, 친구와의 관계형성 등에 대한 집중적인 질적 조사를 해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문제가 잠재되어 표면화될 것을 충분히 예측하면서도 부모나 학습자 개인에게 책임 전가를 하고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우리는 머지않은 미래에 또 다른 재앙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이 논단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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