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경주시의원 공천에서 현역의원 4명 중 무려 3명이 탈락했다.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재심 신청이 모두 받아들여지면서 더불어민주당 경주시당 내분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지난달 28일 공직선거후보자추천 결과를 발표했다. 경주시의원 가 선거구에 남우모·방현우 2인 경선으로 결정됐으며 나 선거구에는 이종일 예비후보로 결정됐다. 다 선거구 김경주, 라 선거구 최소동, 바 선거구 손한나, 사 선거구 김상도 후보로 각각 결정됐다. 경주시의원 비례대표에는 이강희 씨가 추천됐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공천에서 현역 시의원을 대거 배제했다. 현역 시의원 중 김상도 의원을 제외한 한영태, 서선자, 김태현 의원은 모두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한 채 공천에서 탈락시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4차례 전과가 있는 후보와 만 18세 청년을 공천해 내부 갈등에 불을 지폈다. 공천에서 탈락한 시의원들과 예비후보는 ‘막장 공천’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한영태, 최성훈 예비후보는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현역의원 3명을 공천에서 배제한 공천 대학살이 벌어졌다”면서 “공천에 동의할 수 없고 즉각 재심신청 등 후속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들은 “이전부터 지역위에서 현역시의원을 비협조적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공천에서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면서 “공천 시스템을 믿었지만, 전과 4범과 만 18세에 밀려 경선조차 치르지 못하고 탈락해 경악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 20여 년 동안 빨갱이라는 모멸적인 소리를 들으며 경주민주당을 지켜왔다. 공천 결과에 승복할 수 없어 재심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현역의원 대거 탈락 배경에는 경주시지역위원장과 다른 세력 간의 내분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민주당 경주시지역위원회는 지난 2019년 전 위원장과 내부 세력 간의 문제로 사고지역위원회로 결정되는 등 내부 갈등을 겪어오다 정다은 현 위원장이 선임됐다. 하지만 내분은 수습되지 않았고 결국 경주시지역위원회에 대립각을 세우던 현역의원 대부분이 탈락했다는 것. 이에 대해 정다은 위원장은 “공천은 철저한 시스템으로 결정되는 것으로 위원장 등의 의견이 반영될 수 없다”면서 “후보자의 범죄경력은 이미 소명됐다. 후보자 당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공천에서 배제된 한영태, 서선자, 김태현 현역의원과 최성훈 예비후보의 재심의가 받아들여졌다. 더불어민주당경북도당 공직자후보추천재심위는 지난 2일 회의를 통해 이들의 재심의를 인용했다. 한영태 의원은 “지역에서 신청한 재심의가 모두 인용된 것은 공천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와 수학여행비 지원책 등이 쏟아지면서 수학여행 일번지로 불렸던 경주 위상을 되찾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8일 코로나19로 시행되던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모두 해제됐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도입된 지 무려 2년 1개월 만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교육 현장도 일상회복에 나서고 있다. 모든 학교에서 정상등교 원칙이 시행됨과 동시에 실외 놀이·체육 시간에도 마스크를 벗게 됐다. 특히 2년간 막혔던 수학여행 등 숙박형 프로그램과 현장학습이 재개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시도 교육청은 수학여행비 지원에 나서고 있다. 경북도교육청은 5월부터 지역 모든 초·중·고 학생들에게 수학여행 등 숙박형 현장체험학습 비용을 지원한다. 도 교육청은 지난달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수학여행 등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을 허용했다. 그동안 도 교육청은 저소득층과 다문화, 다자녀 가구 학생을 대상으로 수학여행비를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학부모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초등학생은 14만원, 중학생 18만원, 고등학생 25만원 내에서 실비를 지원하며 약 6만5000여명의 학생이 혜택을 받게 된다. 교육청은 수학여행비 지원 확대를 위해 지난해보다 104억원이 증가한 135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코로나로 지친 학생들이 수학여행을 통해 친구들과 소중한 추억을 쌓고 부담을 줄이기 위해 수학여행비 지원을 대폭 증액했다”면서 “안전한 수학여행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수학여행비 지원은 경북도뿐만 아니라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2021년부터 모든 초·중·고등학교에 수학 여행비를 지원하고 있다. 부산시교육청은 초등학교 1인당 21만원, 중학교 22만원, 고등학교 40만원의 수학여행비를 지원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도 올해부터 모든 고등학교에 수학 여행비를 학생 1인당 40만원씩 지원한다. -불국사숙박단지 수학여행 기대감 높아져 초·중·고등학교의 수학여행 재개와 교육청의 여행비 지원이 이뤄지면서 지역 청소년 숙박업소는 반색하는 분위기다. 지역 최대 청소년 숙박업소인 불국숙박협회는 수학여행 재개를 고대하고 있다. 그동안 수학여행 등 숙박형 현장체험학습이 이뤄지지 않아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숙박협회에 따르면 30여개가 넘었던 불국사 숙박업소는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으며 현재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정영희 경주불국숙박협회장은 “최근 6개월 사이 폐업과 경매 등으로 문을 닫는 곳이 늘어났다”면서 “현재 15개 업소만이 운영하고 있고 이마저도 손님이 없어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다시 경주를 찾을 수 있도록 지자체와 협회가 홍보에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 수학여행 활성화를 위해서 업계도 변화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등으로 수학여행과 체험형 현장체험학습이 변화고 있다며 숙박업계도 발맞춰야 한다는 것. 관광 관련 전문가는 “숙박업계가 시설과 음식, 가격, 서비스 등이 변화지 않은 채 학생들을 맞이한다면 수학여행 일번지의 위상을 되찾을 수 없을 것이다”면서 “숙박업계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사)한국문화재돌봄협회는 문화재 모니터링 및 상시 관리 역량 강화를 위해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23개 문화재돌봄사업 수행단체 직원을 대상으로 드론 운용 과정을 진행했다. <사진> 교육은 업계 전문 강사를 초빙해 드론 운용 이론 및 비행 실습으로 이뤄졌다. 이번 교육은 실제 문화재 촬영 및 모니터링 현장에서 드론의 활용은 빈번해졌지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거나 드론 활용이 미숙한 종사자들을 위해 마련됐다. 오는 18일부터는 2박 3일간의 일정으로 3D 모델링 작업과 문화재 현장 실습 위주의 ‘드론 프로그래밍 과정’이 진행될 예정이다. 진병길 협회장은 “드론 교육은 장비 활용 능력 강화와 문화재 모니터링 전문성 제고를 위한 교육의 일환”이라며 “문화재 상시 관리에 대한 중요성과 돌봄 사업의 역할이 커진 만큼 모니터링 교육 외에도 문화재 일상관리와 전통 기법에 대한 교육도 꾸준히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문화재돌봄협회가 운영 중인 문화재청 위탁 돌봄전문교육은 지난 2015년 시범사업의 형태로 시작해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인원 총 8017명의 교육생을 양성하며 문화재 관리 및 보수 기능 고도화·전문화에 기여하고 있다. 올해는 모니터링, 경미수리, 일상관리 등 문화재 돌봄 업무별 직무교육과 신규 종사자 대상 기초 실무교육 등 총 60여회의 교육이 경주교육장과 전국 23개 문화재돌봄센터 및 문화재 현장에서 11월 말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사)바른지역언론연대(회장 최종길)와 (재)희망제작소(이사장 정지강, 소장 임주환),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사무총장 이광재)는 제8회 지방선거를 맞이해 지난달 27일 희망제작소 사무실에서 민선8기 지방정부 희망공약 실천약속(매니페스토협약) 협약식을 갖고 50대 희망공약 실천약속 운동에 나선다. ‘민선8기 지방정부 희망공약 실천약속 운동’은 민선8기 지방정부 단체장 출마자들에게 50대 희망공약을 제안하고, 당선 후 희망공약 실천을 약속받는 활동이다. 협약에 따라 희망제작소에서 50대 희망공약을 준비하고, 바른지역언론연대가 홍보를 맡으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는 공약의 실천과정을 점검하게 된다. 이번에 제안하는 50대 희망공약에는 △시민주권 △공공갈등조정 △지역순환경제 △에너지전환 △도시재생 △지역공동체 △교육혁신 △사회적 약자 배려 △청년도시 △안전도시 △노동존중 △공공행정혁신 등 12개 분야에 걸쳐 세부 실천과제들이 포함돼 있다. 50대 희망공약은 희망제작소가 사무국을 맡은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정책연구 모임인 ‘목민관클럽’ 회원 100여명의 단체장들이 민선5기~7기 12년간 현장에서 시도해온 다양한 혁신 사례를 기반으로 만들었다. 지방자치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 해결을 기반으로 하고 시대적 과제 해결방안을 담은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시민주권 시대로의 전환에서는 본격적인 주민자치, 마을자치 시대를 준비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시민참여 체계를 갖추도록 했고, 공공갈등조정제도, 시민배심원제,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을 통해 지역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협치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제안했다. 지역순환경제에서는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 마을기업, 골목경제를 통해 자본이 지역에서 순환하고 지역공동체를 지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지역사회에서 돌봄과 공공의료가 가능한 시스템을 제안하고, 교육이 학교 담장을 넘어 마을과 지역사회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모델을 제안했다.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보호와 함께 아동,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실질화하도록 제안했고, 재난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한 안전거버넌스구축과 재난대응 통합자원관리 방안도 제안했다. 당면한 기후위기 문제를 지역에서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지역별 탄소중립 기본계획과 에너지전환 거점센터를 활성화하도록 하고, 주민과 이익을 나누는 신재생에너지 개발전략도 제안했다. 끝으로 청년세대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청을 설치하고 청년기본소득, 청년수당 등을 통해 청년의 자립을 적극 지원할 것을 제안했다. 세 기관은 유권자들에게도 정책선거의 중요성을 알리고, 희망공약실천을 약속한 후보들을 눈여겨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희망제작소 임주환 소장은 “지방자치 혁신은 사회문제 해결과 시민행복 증진을 위한 필수요소”라며 “희망공약은 지방자치 혁신의 길을 밝히는 등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바른지역언론연대 최종길 회장은 “매니페스토 운동을 통해 지방선거가 중앙선거에 예속되지 않고 지역의제를 발굴하는 정책 선거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가동이 중단된 월성 1호기 사용후핵연료저장조(SFB)의 벽체 안쪽부분(심부) 균열과 지난 1997년 보수를 실시한 부위에서 누수가 확인됐다. 다만 외부환경으로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월성원전 삼중수소 민간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는 지난 4일 월성원전(부지 내) 삼중수소 제2차 조사 경과 및 향후계획을 공개했다. 이번에 발표된 2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성1~4호기 SFB 내부 벽체와 바닥에 도포된 에폭시라이너의 수중촬영 결과 부풀음과 표면 균열 등 물리적으로 성질이 나빠진 열화상태를 확인했다. 또 월성 1호기 SFB 벽체 심부 균열은 해당 부위의 코어링을 통해 확인한 결과 콘크리트 매질을 통한 누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굴착으로 인한 외부하중과 온도 변화에 따른 팽창·수축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월성 1호기는 1997년 보수를 실시한 SFB 남측 외부 슬래브 부위에서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누수가 확인했다. 이에 따라 월성 1호기 SFB 벽체의 누설가능성 등을 고려해 차수기능의 복원이 필요하며, 굴착공사 시 철거된 차수막 절단 부위의 접합 및 차수성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9년 1월 월성 4호기 SFB 집수조에서 감마핵종이 검출된 것과 관련해서는 분석 결과 2015년 2월부터 2019년 6월까지 평균 농도는 5.15 Bq/L로 확인됐다. 하지만 2019년 6월 SFB 에폭시라이너 보수 이후 검출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단은 월성 3호기 터빈갤러리 내부에서 공기 중 삼중수소의 수중전이 현상을 통해 고인 물의 삼중수소가 71만3000Bq/L 수준으로 증가할 수 있는지도 검증했다. 검증 결과 평균 농도 7.1Bq/L의 공기에 장기간 노출된 고인 물에서 삼중수소 농도가 증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월성 1호기 터빈갤러리 바닥 침전물의 감마핵종 검출 원인에 대한 추가 조사에서는 1호기 폐수지 저장탱크(SRT) 3개 중 1개의 누설탐지관에서 누설수가 확인됐다. 이에 따라 조사단은 터빈갤러리 바닥 침전물에서 감마핵종 검출은 주로 SRT 누설로 오염된 토사의 유입 또는 확산된 침전물에 누설수가 유입돼 흡착한 것으로 추정했다. 또 누설수는 누설탐지관 바닥면 집수조 또는 연결배관을 통해 지하로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지하 유출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다. 이에 따라 추가 조사공을 굴착하고 추적자 시험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한수원은 현재 SRT 집수조 에폭시라이너 및 벽체 외부 보수를 완료했으며, 이어 SRT 1번·2번 탱크의 내부 에폭시라이너 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WS-2 관측정 지하수에서 높은 삼중수소가 검출된 원인으로는 월성 1호기 SRT의 누설수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단은 SRT 누설수가 주변 지하수와 함께 1호기 옹벽 배수공으로 유입돼 SRT와 가까운 5번 배수공에서 지난해 12월 27일 383만 Bq/L의 삼중수소가 확인됐고, SRT와 멀어질수록 그 농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는 WS-2 관측정의 삼중수소 농도는 평균 2148Bq/L로 낮은 값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외부환경으로 유출여부와 관련해서는 2021년 이후 조사결과(2021.8∼2022.4)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지하수를 통한 부지 외부로의 유의미한 삼중수소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지난해 2월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검출과 관련, 전원 민간전문가로 하는 ‘월성원전 부지 내 삼중수소 조사단’과 현안소통협의회를 구성해 조사를 진행했다. 앞서 지난해 9월 10일 제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경주시월성원전·방폐장민간환경감시기구도 지난해 2월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조사에 착수했고, 3월 31일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주낙영 예비후보가 국민의힘 경주시장 후보로 공천이 확정됐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는 지난 1일 경주시장 후보로 주낙영 예비후보를 최종 공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공관위는 지난달 28일, 29일 양일간 주낙영·박병훈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당원 50%, 국민 50%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 후보가 56.19%를 득표해 국민의힘 경주시장 후보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주낙영 예비후보는 1일 당선 확정 인사말을 통해 “시민·당원 여러분께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뜨거운 마음으로 감사 인사 올린다”며 “저와 함께 끝까지 경쟁한 박병훈 예비후보와 박 후보를 지지한 시민·당원들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경쟁은 치열했으나 이제는 한마음 한뜻으로 뭉쳐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경주의 미래를 생각해야할 때이다”며 “경주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주 예비후보는 “이제 6.1 지방선거까지 한 달 정도 남았다. 변함없는 지지로 주낙영이 본선 압승할 수 있도록 밀어주고 지켜달라”며 “남은 기간 더욱 분발해 반드시 압도적인 승리로 시민 여러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주 예비후보는 지난달 19일 예비후보로 등록 후 지방선거 출마기자회견을 열고 10대과제 81가지 공약을 약속했다. 10대 과제는 △경주 세계적인 역사문화 도시로 육성 △관광객 2천만 시대를 여는 관광산업을 혁신 △좋은 일자리가 느는 도시 △침체된 도심에 활력 △온(溫,all)가족이 행복한 행복누리도시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농어촌 △쾌적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도시 △미래네트워크형 사통팔달 도로·교통망 구축 △힘내라 경주청년 희망무지개 7대 청년정책 추진 △소통·공감하는 열린시정 등이다. 주낙영 예비후보는 “경주의 획기적인 발전을 중단 없이 추진하기 위해 더욱 분골쇄신해 사람이 몰려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경주를 만들겠다”면서 “경주를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도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다른 도시의 존경을 받는 도시, 시민이 행복한 도시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경주농협 성건지점은 지난달 28일 성건파출소, 경주시외국인도움센터와 함께 보이스피싱 예방 및 대포통장 근절 캠페인을 펼쳤다.이번 캠페인은 기존의 캠페인과 달리 성건동에 많이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쉽게 내용을 알 수 있게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등으로 번역된 현수막을 설치하고 홍보물을 전달했다.특히 외국..
경주지역에서도 여지없이 농축산물 원산지 허위 표시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가뜩이나 어려운 농업인들을 두 번 울리는 격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경주사무소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경주지역 내 농식품 원산지 표시 부정유통 행위를 단속한 결과 44개 업소를 적발했다고 한다.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21개소는 형사입건했고, 미표시 23개소에 대해서는 과태료 총 815만원을 부과했다. 원산지 표시 위반 주요품목은 돼지고기, 쇠고기, 배추김치, 콩(두부류) 등의 순이었다. 전체 위반품목의 77.5%를 차지했다. 이들 품목은 국내산에 비해 가격차이가 크거나 소비자가 외국산과 국내산을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원산지 허위 표시가 주로 발생하고 있다. 또 지역 내 쇠고기, 돼지고기 등 축산물 취급 업소 위반건수는 2020년 7개소, 2021년 15개소, 2022년 4월 현재까지 8개소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반 사례도 상당한 규모로 이뤄지고 있다. 적발된 한 식육점은 미국산 쇠고기 582kg을 국내산 한우로 원산지를 거짓표시해 1700만원 상당을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한 음식점에서는 중국산 배추김치 540kg을 반찬으로 제공하면서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거짓표시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처럼 소비자들의 눈과 입을 속이는 원산지 허위 표시는 꾸준한 단속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과 지방자치단체 등의 한정된 인력으로 무수한 음식점과 유통업체를 모두 단속한다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원산지 표시제는 농업인 보호뿐만 아니라 시장 유통질서 확립, 소비자들에게 정확한 알권리를 제공 등의 차원에서 철저하게 관리돼야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단속과 소비자단체 등과 연계한 상시감시활동이 강화돼야 한다. 또 원산지 표시 위반에 대한 처벌도 지금보다 더욱 강화해야 한다. 관계당국은 원산지 표시 위반이 근절될 때까지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을 벌이기 바란다. 소비자들이 믿고 농식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재발 방지에도 적극 나서야 함도 물론이다.
6.1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거 분위기가 점점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경주시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의혹제기와 고발,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지난 22일 6.1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경선 후보를 발표했다. 경주는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과 주낙영 현 경주시장 2인으로 경선을 통해 공천하기로 했다. 경선은 당원선거인단 50%와 일반여론조사 50%를 각각 반영하는 방식이다. 경선관련 여론조사는 28일과 29일 2일간 진행해 이르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는 국민의힘 경주시장 후보가 결정될 전망이다. 문제는 경선을 앞두고 과열 경쟁으로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그에 따른 후보 간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유권자들의 피로감을 불러오고 있다는 것이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박병훈 예비후보다. 박 예비후보는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상대 후보의 금권·관권선거 의혹을 제기하면서 공무원을 선거에 이용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주낙영 예비후보 선대위는 다음날 성명서를 내고 “박병훈 후보는 경주시민을 우롱하는 네거티브 선거 전략을 즉각 중단하고 정정당당하게 정책 선거에 임하라”며 “공무원 누가 우리를 돕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증거를 내놓을 것”을 촉구했다. 또 시내버스 업체 보조금 과다 지급과 관련해서도 의혹제기와 함께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지역의 일꾼을 뽑는 중요한 선거인데도 각종 의혹제기로 정책선거가 실종돼가는 분위기다. 아직 본 선거는 시작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코로나19 장기화와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민들을 위한 정책선거가 더욱 눈에 띌 것이다. 각종 의혹과 상대 후보 비방 등은 일부 선거 캠프 관계자나 열성 지지층 외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대다수의 유권자들은 정책선거를 원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을 뽑는 선거다. 경주시민의 손으로 선출해야 할 일꾼만 28명이다. 그만큼 선거 과정에서 과열될 가능성이 큰 것도 사실이다. 선관위와 검찰·경찰 등 관계기관은 민주주의의 꽃인 지방선거가 깨끗하고 투명하게 치러질 수 있도록 불법선거운동 단속과 감시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무엇보다 후보자도 네거티브 전략을 버리고 정책과 비전으로 승부해야 유권자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요즘은 산불이 발생했다하면 초기진화 되는 화재보다는 한 지역을 쑥대밭으로 만드는 대형 산불이 주류를 이룬다. 필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 산불은 2005년 강원도 양양 천년고찰 낙산사를 집어 삼키는 동해안 산불이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차도 화마의 희생양이 되어 전소된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올해 발생한 영덕, 고령, 울진 산불 등 경상북도에서도 대형 산불이 휩쓸고 있다. 산불하면 산림청 헬기가 불을 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산은 지형의 높낮이가 다르고 접근성이 떨어져 헬기 같은 기동장비가 산불 진압에는 제격이지만 야간이 되면 헬기는 안전사고 우려가 상당히 높아 화재 진압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소방은 산불 진화 시 산림인근 주택방어에 전력을 쏟고, 산은 주로 산림청이나 산불진화 요원, 군부대 등이 진화에 나서지만 소방 만큼 화재진화 능력은 뛰어나지 않다고 본다. 소방도 산불 진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지만 산림인근 주택방어에만 전력을 쏟는 관계로 소극적으로 화재방어를 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소방이 국민들에게 보다 믿음과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이어야 한다. 산불진화를 위해서는 산불차와 소형 펌프차 등 좁은 길에도 적응성과 기동성이 뛰어난 차량을 현장에 투입해야 하고 안전을 확보한 환경에서는 과감히 산불에 대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 방어적인 소극적 화재진압보다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화재진압이 앞으로 소방이 산불을 대하는 태도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무모하지 않는 선에서, 소방이 할 수 있는 데까지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소방의 사명인 것이다. 예전처럼 산에는 인적도 드물고 나무를 땔감으로 쓰지 않기 때문에 산림이 울창하고, 게다가 건조한 날씨에서는 불씨만 떨어지면 삽시간에 산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것은 시간 문제다. 산불을 방지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째, 산림인접 지역에서 쓰레기 소각하는 것은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 이로 인한 작은 불티가 산에 붙으면 감당이 안 될 정도로 급속하게 산불이 번진다. 대대적인 홍보로 ‘태우면 산불 난다’는 인식을 전 국민에게 심어줘야 하고 처벌의 강도도 상당부분 강화해야 한다. 둘째, 입산자 중에 라이터, 성냥 등 화기취급자에 대해서는 입산금지와 아울러 처벌을 강화해 ‘화기소지는 입산금지’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 산에서 취사하는 행위도 엄단되어야 한다. 셋째,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정확한 위치를 신고해야 하고 산불 발생 위험 행위를 발견할 때는 제지하거나 소방관서에 신고를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림인접 지역에서는 흡연을 삼가야 한다. 무심코 버린 담뱃불로 인해 감당 못할 엄청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요즘 봄철 화재예방대책 일환으로 경북 도내 소방관서에서는 산림인접마을에 대해 화재예방 순찰을 강화하고 있고, 소방차 진입불가 산림지역에 대해 산불대응 집중훈련을 하여 경북에서 추가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산불! 한 순간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 명심하고 실천하자.
우리는 사회와 문화를 묶어서 사회문화로 지칭할 때가 많다. 사회는 그릇이고 문화는 그 내용물이기 때문이다. 흔히 두 사람 이상이 모인 집단을 사회라 지칭하는데, 가장 작은 사회의 단위가 가족이다. 크든 작든 그 사회에 따라 문화가 달라지기 마련이다. 유교문화를 지칭할 때 가가예문(家家禮文)이란 표현이 있는데 집집마다 문화가 다르다는 전형적인 예가 되겠다. 이 문화는 예술 혹은 인간이 만든 모든 것을 지칭하는데 그중에서 인간이 살아가는 방식(total way of life)으로 표현하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정의라 하겠다. 저마다 그 사회가 처한 자연이나 기후, 지리적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궁극으로 그에 적응하고 생존하는 방식 역시 각자 다르다. 각기 다른 조건과 바탕에서 생성된 이런 다양한 문화는 우열이 있는 게 아니라 양면성 즉, 장단점이 있을 뿐이다. 가끔 지나친 향토애의 발로에서 내 것이 좋다고 주장하고 자기가 처한 문화의 잘난 점만 부각해 자랑한다. 그 자연조건에 적응하며 살아가야만 하는 방어기제의 발동이다.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다. 높은 산을 가진 사람은 아름다운 산만 자랑하고 계곡에 사는 사람은 그 골짜기만 주장한다. 거기에 정치이데올로기가 더하면 이러한 주의주장은 더욱 증폭한다. 그 추종세력은 확증편향에 더하여 점차 믿고 싶은 것만 믿는다. 흔히 '내 문화가 최고다'라는 관점을 전문용어로 '자민족중심주의'라 한다. 살다 보면 내 것에 대해 긍지를 가져야 할 때가 있다. 반면에 문화 다양성을 지칭하고 저마다의 입장에서 문화를 보는 관점을 '문화상대주의'라고 부른다. 처한 상황이 다른 데서 문화가 생성되었기 때문에 상대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자는 것이다. 이런 관점이라면 이해되지 않은 일이란 없다. 문화나 어떤 일도 저마다의 조건과 처지와 형편과 까닭이 있기 때문이다. 한 사회 속에 살아가는 인간은 당연히 문화적 존재이다. 모든 사람은 그 지역의 문화적 영향 하에 성장하고 살아간다. 경주에서 성장기를 보낸 필자 역시 의당 경주문화의 영향을 받고 자랐다. 경주문화가 일정부분 몸에 베어 있다고 하겠다. 경주가 가진 여러 사회적 조건이 나를 그렇게 성장시켰듯이 내 성격도 그런 문화적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그 연장선에서 필자 역시, 경주의 농사 짓던 집안 출신다운 문화를 배경으로 한 성격을 지녔다. 이후 도시생활을 통하여 도시 문화를 습득했으면서도 종종 시골에서 자란 근성이 드러나곤 한다. 이것은 어린 시절의 문화적 영향은 사회화를 통해 한 인간의 성격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작은 예이기도 하다. 주거문화를 예로 들어보더라도 우리는 서양의 아파트를 들여와서 살고 있지만 그 아파트에 온돌을 두는 우리만의 주거문화를 가지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온돌에 익숙했던 사람은 지금 아파트와 침대 위에 살지만 온돌 방바닥의 잠자리에 비교적 익숙할 것이다. 온돌방을 체험할 경우, 어린 시절 시골집 온돌 방바닥의 감각이 기억으로 살아나곤 한다. 어쩌면 필자가 관광을 전공한 것도 경주에서 성장하며 자연스레 관광문화를 수없이 보고 듣고 자란 존재구속성의 연장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경주와 오랜 삶의 인연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관광의 삶을 은연중에 체화하고 있다고 봐도 될 것이다. 모든 인간은 그가 처한 존재구속성을 피할 수가 없다. 필자는 90년대 들어와서 대학원에서 관광학을 전공하고 있었는데 그 무렵 다수의 경주 한국관광대학 출신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의 관광 전공으로 유명한 대학원에 막 진학하던 때였다. 경주출신에다 대학원 선배인 필자의 주변에 이들이 함께 하였던 것도 자연적인 이치였다. 그네들이 지금 국내외 굴지의 대학에서 또는 관련 연구기관에서 관광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경주라는 배경이 있었기에 한국관광대학이 그간 많은 관광인재를 배출할 수 있었다. 이후 한국관광대학은 경주대학교로 개칭하여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관광의 입장에서만 보면, 구성원을 교육시키는 최고기관인 지역 대학이 관광의 정체성을 명칭에서 더 드러내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경주대학교와 서라벌대학의 통폐합 소식이 들린다. 모쪼록 통합에 즈음하여 경주대학교가 여전히 관광의 특성을 드러내는 관광인재 배출의 요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미 경주는 오랜 역사를 품은 고도이고 오늘날 그 역사와 문화를 관광으로 풀어내는 관광도시이다. 그 도시 구성원의 교육은 그러한 지역의 문화와 존재에 바탕했을 때, 쉬이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고 보다 강점을 가지기 때문이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는 얼굴(Face with Tears of Joy)’이 작년, 세상에서 SNS나 문자를 주고받을 때 가장 많이 사용한 감정 아이콘으로 등극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3년(2019~21) 연속 세계 1위다. 그 뒤를 이어 3년 연속 2위가 소위 하트 뿅뿅의 ‘빨간 심장’이고, ‘엄지척’은 10등에서 4등으로 급상승 중이다. 노란색으로 된 웃고 있는 동그란 얼굴이나 눈에 빨간 하트가 나오는 얼굴 등 이런 종류의 감정 아이콘들을 본 적이 있을 거다. 방금 카톡 보내면서도 사용했을 수도 있고. 이들이 이모지인데, 이모지라고 것은 일본어로 된 조어(造語)로 그림(絵, e)에다가 문자(文字, moji)를 더한 용어다. 처음에는 일본 휴대폰 사용자들 간의 소통의 편의를 위해 제작된 딱 한 글자 크기의 그림문자 정도였다. 그랬던 것이 점점 유행을 타다 보니 여러 이동통신사에 경쟁적으로 도입되면서 인기를 끌게 된 것이다. 이모지와 비슷하지만 조금 헷갈리는 개념이 이모티콘이다. 이모티콘도 조어이긴 마찬가지다.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을 합성어로, 키보드에 있는 각종 기호와 문자를 조합하여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 또는 :-)(옆으로 누운 웃는 얼굴), ^_^(웃는 얼굴), *^^*(반가운 표정), ^^;(쑥스럽게 웃는 모습), ^0^(크게 웃는 표정) 같은 식이다. 엄격히 말해 이모티콘은 컴퓨터 자판에 있는 문자와 부호로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고, 이모지는 유니코드 시스템에 들어 있는 그림 문자를 말하는 거다. 말이 나온 김에 픽토그램이란 것도 있다. 왜 화장실 들어갈 때 흔히 볼 수 있는, 검은색 남성, 여성 실루엣을 떠올려 보면 정확하다. 픽토그램도 그림(picture)과 전보(telegram)의 합성어인데, 한마디로 올림픽 같은 국제행사 등에서 볼 수 있는 그림문자다. 의미하는 내용을 상징적으로 시각화하여 사람이 보면 바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하고 또 명료해야 한다. 색상까지 입혀 긴급ㆍ안전ㆍ주의 등의 안내를 표시하는 식이다. 엘리베이터 옆에 흔히 볼 수 있는 초록색의 비상구 표시나 빨간색 금지 표시의 금연 픽토그램이 대표적이다. 이상의 이모지, 이모티콘, 그리고 픽토그램은 각각 나름의 특징도 있지만, 글자로 전달이 잘 안 된다거나 감정이나 분위기 등 그 뉘앙스를 잘 살릴 수 없을 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주 쓰인다. 생각해보라, 한 권의 두꺼운 책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감동적일 수 있는 것이다. 문자를 통한 의사소통에 감초 격인 이모지를 개발하고, 국제표준코드로 제작하고, 발표하는 데가 유니코드 컨소시엄(Unicode consortium)이다. 다(多) 언어 환경과 호환되지 않는 기존 문자 인코딩 스킴(프로그래밍 언어)을 대체할 목적으로 개발된 유니코드 표준을 관리하고 출판하는 비영리 단체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에서 선정한 올해의 이모지 1~10위 중 웃고 있는 얼굴이 6개나 된다. 올해가 특히 웃을 일이 많았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코로나 시국에 웃을 일이 별로 없으니 문자로라도 웃지 않으면 힘들어서인지도 모르겠다. 어... 이건 사실 내가 개발한 이론인데, 인간의 얼굴은 원래 웃는 상(相)이다. 치과에서 올바로 양치하는 법을 설명할 때 사용하는 이빨 모형을 보고 생각해낸 것인데, 원래 우리는 입을 벌리지 않았을 뿐 그 모형처럼 입 안 가득 이빨들이 웃고(!) 있다. 생래적(生來的)으로 말이다. 울고 있을 때도, 누군가 질투하고, 욕하고, 눈을 흘길 때에도 입 속은 여전히 웃고 있다. 원래 웃는 상에 대한 문화사적 회귀본능이랄까, 무의식적으로 웃고 있는 이모지를 마구 누르는 진화론적 흔적 남기기 아닐까 싶다. 유니코드 컨소시엄에서 추가한 새로운 이모지 37개가 확정했다. 재미있는 것은 한국식 손가락 하트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손가락 두 개로 살포시 만들어낸 감추듯 드러내는 한국식 하트가 그냥 마구(!) 빨간 하트를 뛰어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K-POP이나 예능을 보고 많이들 따라 하는 모양이다. 또 있다. 성(性) 중립성을 채택하고자 임신한 남성 이모지도 흥미롭다. 트랜스젠더 남성과 간성인(間性人) 등이 임신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니코드의 범세계적 확대라고 본다.
불령봉표는 조선조 효명세자의 묘에 쓸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숯을 구울 나무를 베지 못하게 금한다는 내용의 표지석이다. 비스듬히 쓰러져 있는 바위면에 ‘延慶墓香炭山因啓下佛嶺封標(연경묘향탄산인계하불령봉표)’라는 글귀가 새겨져 있다. 이 봉표는 1831년(순조 31) 10월에 새긴 것으로, 순조의 아들이었던 효명세자(1809-1830)의 봉제사에 따른 경비를 조달하는 산이니 일반인의 출입과 벌채를 금한다는 내용의 표지석이다. 효명세자는 조선 후기의 세종대왕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았었다. 그런데 자신의 봉제사 경비를 조달하기 위해 봉표를 세우고 백성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하였으니 지하의 세자 마음이 무척 불편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목할 점은 인근지역에 또 다른 2기의 봉표가 있으니 시령봉표와 수렴봉표이다. 시령봉표는 양북면 용동에서 장기로 넘어가는 감재골 고개 위에 불령봉표와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봉표를 새긴 인물과 날짜까지 새겨져 있는 점이 불령봉표와는 차이가 있다. 수렴봉표는 양남면 수렴리에 있다. 내용은 역시 불령봉표와 같으나 봉표를 세운 날짜가 신묘년 10월이다. 이 봉표를 세울 때 관련된 인물로 묘감 김창호와 감동 이○희가 등장하고 있고 그 외에 세 명의 인물이 추가되어 있는데 부○ 김하용, 이(吏는 관리를 의미) 박동윤, 하학로 등이다. 그런데 효명세자와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이곳 경주 지역 3곳에 봉표가 왜 있을까? 여기서 1km를 더 걸으면 용연폭포(龍淵瀑布)에 이르게 된다. 기림사에서는 북서쪽으로 1.5km 떨어져 있다. 『삼국유사』「기이」편 ‘만파식적’조에 의하면 신문왕과 그 일행이 동해 용으로부터 받은 옥대와 만파식적을 만들 대나무를 가지고 이곳 용연에 이르러 수레를 멈추고 점심을 먹었다. 그때 태자 이공(理恭)이 대궐을 지키고 있었다. 태자는 나중에 신문왕에 이어 제32대 왕위에 오르게 되는 효소왕이다. 왕 일행이 용연에 도착했다는 소식을 들은 태자는 곧 말을 달려와서 하례하고는 옥대를 천천히 살펴보고 아뢰었다. “이 옥대(玉帶)의 여러 쪽은 모두 진짜 용입니다” 왕이 놀라 물었다. “네가 어찌 그것을 아느냐?” “쪽 하나를 떼어 물에 넣어보면 아시게 될 것입니다” 이에 옥대의 왼편 둘째 쪽을 떼어서 시냇물에 넣으니 곧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그 자리에 생긴 못이 용연(龍淵)이다. 그런데 『삼국사기』 기록에 의하면 태자가 태어난 것은 신문왕 7년(687)이다. 신문왕이 왕위에 오른 것이 681년이고, 이 일이 일어난 것은 신문왕 2년(682)이다. 태자 이홍이 태어나기 5년 전이다. 태어나지도 않은 태자가 이곳으로 왔다는 것이 선뜻 이해되지 않는다. 장자(莊子) 내편(內篇) 소요유(逍遙遊)에 이런 구절이 있다. 小知不及大知(소지불급대지) 편협한 지혜는 탁트인 지혜에 미치지 못하고, 小年不及大年(소년불급대년) 수명이 짧은 것은 수명이 긴 것에 미치지 못한다. 奚以知其然也(해이지기연야) 어찌 이를 알겠는가! 朝菌不知呣朔(조균부지무삭) 하루살이 버섯은 한 달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르고, 惠蛄不知春秋(혜고부지춘추) 여름에 생겼다가 가을에 죽는 땅강아지는 1년이 얼마나 되는지를 모른다. 단지 기록만 따져 이 설화를 부정하려는 필자 자신이 어쩌면 소지(小知)이고 아니면 혜고(惠蛄)일지도 모르겠다.
자취 박형준 늙은 원숭이가 무릎에 얼굴을 묻고 졸음에 빠져든다 그 옆에 활짝 피어난 모란꽃 나무를 잊고 매달려 사는 생을 잊고 자신의 냄새를 천천히 지우며 햇살 같은 털을 저녁 바람에 흩날리며 무리를 벗어나 단 한 번 땅 위에 편안하게 앉아 있다 죽음은 그렇게 온다 무릎에 얼굴을 파묻고 활짝 핀 모란꽃 옆에서 졸음에 빠져들며 자신을 잊어가는 것이다 -죽음, ‘졸음’에 빠져들어 자신마저 잊는 순간 서정을 이야기할 때 필자는 이 시를 많이 예로 든다. 전하는 이야기로는 이 시는 ‘신비한 동물의 세계’라는 방송국의 다큐프로를 보면서 썼다고 한다. 우리는 얼마나 많이 이런 프로를 봤던가. 그런데 우리는 대부분 밀림에서 원숭이가 어떻게 나무를 타고 무엇을 먹는지, 무리들의 특징은 어떤 것인지만 본다. 말하자면 우리는 한 번도 원숭이의 너머의 그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의 예리한 눈은 생이 머물다 간 자리를 쓰다듬는다. 시인은 죽음을 “활짝 핀 모란꽃 옆에서” 졸음에 빠져든 원숭이를 통해 본다. 세상은 바야흐로 활짝 피어나는 호시절인데도 그는 “무리를 벗어나” 홀로 졸고 있다. 이 대비는 세상의 아름다움과 무관하게 죽음은 찾아온다는 것과, 죽은 이후에도 세상은 아름다울 것이라는 선험적 인식이 있기에 가능하다. 죽음과 동행해줄 존재는 아무도 없다. 누구에게나 일생 “단 한 번” 일상에 “매달려 사는 생을 잊고/자신의 냄새를 천천히 지”워야 하는 날이 온다. 배우자와 자녀를 모아놓고 또렷한 유언을 남기고 그들 하나하나에게 자애로운 눈빛을 남기며 떠나는 생은 드라마에서나 있다. 대부분은 요양원이나 빈집에서 혼자 그 순간을 맞는다. 그리하여 이 시에서 가장 빛나는 구절은 죽음을 “졸음에 빠져들며/자신을 잊어가는 것이다”라는 서정적 인식이다. 생물학적인 죽음의 모습에서 우리는 죽어가는 주체조차도 ‘자신을 잊어’간다는 것을 확실히 인지한다. 그럼에도 걷잡을 수 없는 울음과 안타까움으로 반응하는 유족들의 모습은 자신의 삶과 고인의 삶을 심리적으로 연결시켜서 일어나는 현상일 것이다. 생에서 죽음으로 넘어가는 시간은 생각보다 장엄하지 않다. 소멸에 대한 인식을 시인은 다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삶의 자취’라는 시적인 모양새로 드러냈다. 원숭이는 나무에서 매달리고, 열매를 따먹고. 사랑하고 싸우는 것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졸음’에 빠져들어 자신마저 잊어가는 죽음까지가 바로 원숭이 삶의 ‘자취’의 전모라 할 수 있다. 이게 바로 시인 특유의 서정이다. 이렇게 시인들은 가끔 자신들만이 가진 시선을 통해 우리 생의 빈틈과 정서의 어떤 국면을 잡아낸다. 서정은 개인이 가진 가장 고유한 감성의 모양새이다. 서정은 이렇게 번지고 공유된다. 언제일까? “말간 햇살 같은 털을/저녁 바람에 흩날리”는 원숭이처럼 우리 생의 자취를 허공에 풀어놓고 참을 수 없는 졸음에 빠져들 날이.
우리는 공산주의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 이런 의문은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매우 조심스러운 주제다. 칼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을 출판한 것이 1848년이다. 공산주의 이론을 중심으로 최초의 공산혁명인 볼세비키 혁명(1917)이 일어나 제정 러시아가 문을 닫았고 이후 동유럽 국가들이 도미노 현상으로 공산화됐다. 우리나라가 해방된 1945년, 소련에 의해 신탁통치 된 북한에 공산주의 정권이 서고 남한은 미국이 진주하면서 후광을 업은 이승만 정권이 서면서 우리는 본격적인 이념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역사적인 사실을 따지면 분단 전까지 우리나라 전역에서 독립에 결정으로 공헌한 쪽은 일제를 끊임없이 괴롭히며 게릴라 활동을 벌인 좌익계열 독립투사들이었다. 여운형 선생을 위시, 일제강점기에도 이미 전국적인 조직을 가지고 있는 남한의 좌익 사상가들은 해방과 동시에 전국에 인민위원회를 중심으로 자치활동에 들어갔지만 이승만이 실권을 장악한 이후 미군과 그들이 복권시킨 일제강점기 조선 경찰들에 의해 급격히 세력을 잃어갔다. 사회적 기업 ㈜사랑의 집수리 망치와 벽돌 대표이사 겸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이정환 대표가 가장 인상 깊게 읽은 책으로 추천한 ‘대륙의 지도자 등소평’은 덩샤오핑(鄧小平·등소평)등소평(등소평)의 셋째 딸 등용이 자신이 본 아버지의 행적을 기억하고 오랜 기간 기록하며 쓴 평전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이정환 대표는 ‘지금까지 왜 이런 이야기를 아무도 들려주지 않았나?’며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진실에 대해 분통을 터뜨린다. 이정환 대표가 한탄하는 것은 초중고 12년과 대학 4년, 그리고 사회생활하면서까지 세상의 모든 정보들이 마오쩌둥은 물론 대부분 공산주의자들을 천하에 나쁜 놈으로만 몰아왔다는 사실이다. 무턱대고 공산당을 욕하는 역사를 가르친 교사들에게 욕이라고 한바탕 해대면 좋겠다며 교육부재의 과거를 원망한다. “그렇지 않았나요? 남북한 대치상황이라는 현실을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삼았으니 상대를 무조건 악의 무리로 몰아갔던 겁니다” 이정환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받은 반공교육을 떠올리면 공산주의자들은 전부 사람도 아닌 늑대고 붉은 돼지로 묘사된 기억을 떠올린다. 마오쩌둥은 바로 그런 늑대와 돼지들의 수장으로 기억되는 무시무시한 존재다. 아오지 탄광식의 강제노동, 치밀한 감시조직 같은 반인륜적 사회상으로만 대도된 공산권의 이야기들이 이 책을 통해 많은 부분 수정됐다고 털어놓는다. “예를 들어 덩샤오핑이 강제노동수용소에 잡혀 있을 때조차 하루 노동시간이 3시간밖에 안 되었다는 겁니다. 이런 이야기를 상상이나 할 수 있겠어요?” 이렇듯 ‘대륙의 지도자 등소평’은 덩샤오핑은 물론 대중이 잘못 알아왔던 공산중국의 이미지를 상당부분 중화시킨다. 물론 지금의 덩샤오핑은 이정환 대표가 이전에 알던 덩샤오핑처럼 악의 화신이 아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덩샤오핑 평전이 수십 종에 이르고 중국인민에 대한 덩샤오핑의 위민사상과 치열한 공산주의 사상가로서의 풍모가 잘 드러난 평전들도 수십 종이나 나와 있다. 공산주의 자체가 하나의 경제적 정치적 수단으로 인정된 2022년 대한민국 지성들은 더 이상 7~80년대식 반공 이데올리기에 빠진 나라가 아니다. 덩샤오핑의 많은 평전들과 달리 ‘대륙의 아버지 등소평’은 그중에서도 특히 덩샤오핑의 인간적인 면들을 부각시킨 전기다. 이 책은 2004년 8월 22일, 등소평 탄생 100주년을 맞아 친딸로서 그의 일생을 가장 잘 아는 등용의 눈으로 기록된 것이다. 이 책은 이미 1993년 ‘나의 아버지 등소평’으로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알려진 바 있다. 특히 이 책에는 집안의 소소한 일들과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 아버지 덩샤오핑의 세세한 성격과 취미, 숨겨진 습관 등이 기록되어 일반적인 평전들과 다른 읽을거리를 선사한다. 이런 기술은 마오쩌둥의 딸 리민이 아버지 마오쩌둥을 회고하며 쓴 ‘나의 아버지 모택동’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물론 딸의 입장에서 쓴 책이니 좋은 점만 부각시켰을 수도 있지만 이런 책들이 우리가 젊은 시절에는 아예 세상 밖에 나올 엄두조차 못 냈잖아요. 이런 암울한 문화단절과 교육부재는 앞으로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이정환 대표는 그나마 중년이 되어서라도 이런 책을 읽게 되었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직도 비뚤어진 반공교육에 사로잡힌 채 앞뒤 꽉 막힌 꼰대로 살았을지 모른다며 어이없어 한다. 이밖에도 이정환 대표는 고교시절 읽은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 1921~1992) 작 뿌리(Roots 1972)를 인종과 종교, 이념을 떠나 사람을 편견 없이 보는 안목을 심어준 책으로 추천했고, 이주노동자의 처절한 현실을 비판한 존버거(John Berger 1926-2017) 제7의 인간(1975) 역시 이와 사람에 대한 편견을 없애는 소중한 책으로 기억한다.
효덕천황은 죽기에 앞서 자신의 원한이 두고두고 후손들에게 전해져 중대형 황자에게 복수를 하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런 다음 효덕천황이 병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그의 누나 황극(皇極)천황이 물러났다가 이름을 바꾸어 다시 즉위하였다. 새 이름을 제명(齊明)천황이라 했다. 효덕천황이 죽고 4년이 지났다. 그 사이 사람들은 향가 속에 담아 놓은 저주가 현실화되어 원령이 살아나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사람들은 유간황자를 효덕천황의 좀비로 보고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었다. 걱정은 사실이 되어 유간황자가 모반을 꾸몄다는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 658년, 제명천황과 중대형 황자가 온천에 행차한 사이 수도 아스카에 남아서 궁을 지키게 된 소아적형(蘇我赤兄)이라는 관리가 유간황자에게 접근하여 은밀히 말했다. ‘현재 천황의 정치에는 3가지 잘못이 있습니다. 창고를 지어 백성들의 재물을 거두어 쌓아둔 것이 첫째이고, 수로를 만들기 위해 나라의 양식을 낭비한 것이 둘째이며, 배로 돌을 날라다가 담을 쌓은 것이 셋째입니다’ 유간황자가 이에 대해 ‘나도 이제 군사를 일으킬 수 있는 나이가 되었지 않는가’라고 응답하였다. 유간황자가 소아적형을 믿은 것은 아마도 젊음의 성급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소아적형은 유간황자의 편이 아니었다. 그는 사람들을 동원하여 황자를 체포한 다음 천황이 가 있던 온천으로 압송해 갔다. 끌려가던 도중 유간황자는 반대(磐代)라는 언덕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그 곳에 있던 어린 소나무 두 그루를 붙잡아 서로 묶어 놓은 다음 가던 걸음을 계속했다. 고대의 샤마니즘에서 긴 실은 수명을 연장시키는 주술도구로 쓰였다. 두 그루의 소나무를 서로 묶어 둔 것은 샤마니즘의 술을 편 것이다. 중대형 황자가 끌려온 유간황자를 직접 조사하였으나 유간황자는 이를 부인하였다. 유간황자가 끌려와 조사받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제명천황이 급히 향가 작품을 만들었다. 만엽집(万葉集) 10번가다. 君 之 齒 母 / 吾代 毛所 知 哉 / 磐代 乃 岡 之 草 根乎 去 來 結 手 名 “그대(유간황자)의 나이가 17살 밖에 되지 않았는데 어찌 모반을 꾸미겠는가. 내가 사람들을 대신해 중대형 황자에게 알리리. 그대가 반대(磐代) 언덕 풀숲에 가 머뭇거리지 않고 소나무 가지를 묶어 두었다는 사람들의 소문도 중대형 황자에게 알리리” 그녀는 유간황자의 고모였다. ‘유간황자 나이가 17세로서 모반을 꾸밀 나이도 아니고, 더구나 생명연장의 샤마니즘까지 시행하여 두었다고 하니 죽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녀가 걱정하였으나 유간황자는 용서받지 못했다. 그는 조사를 받고 돌아가던 길 중도에서 교수형에 처해지고 말았다. 이때 그의 나이 17세였다. 중대형 황자는 효덕천황이 자신을 원망하면서 향가로 만들어 놓은 저주의 내용을 알고 있었다. 그랬기에 효덕천황이 만들어 놓은 ‘십대나 입에서 입으로 전하라’는 원한의 장치를 끊어버리기 위해 극단적 조치를 취했다. 중대형 황자는 효덕의 향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효덕천황의 아들을 아예 제거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도 향가의 마력을 무력화 시키지 못했다. 효덕천황이 만든 향가는 기어코 다시 살아나 훗날 일본의 역사를 바꾸는 비극적 사건을 일으키게 된다.
향가시회가 지난 23일 동국대학교 향가 만엽집 연구실 실장으로 위촉된 김영회 실장을 초대해 그가 지금까지 연구해온 기본적인 이론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앞으로 향가의 현대화를 위해 함께 연구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향가시회’는 동국대 한국불교사연구소 소장인 고영섭 교수를 비롯해 장기간 향가를 연구해온 동인들로 구성돼 2017년 3월 제 1차 모임을 가진 이후 지금까지 122편의 현대 향가를 발표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고영섭 교수 등 11인이 동인지 ‘현대향가’ 4집을 발표하기도 한 향가연구단체다. 김영회 실장은 이날 초청에 응답해 지금까지 견지해온 자신의 향가연구는 ‘현대 향가를 창작하기 위해 어느 길을 가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전제하고 스스로 연구한 향가의 3대 요소인 노랫말+청언(請言)+보언(報言-알리는 말=地文=연기의 내용을 알리는 말)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영회 실장은 향가시회 회원들의 작품에서 윤정구 시인의 시집 ‘봄여름가을겨울, 일편단심’에서 이러한 요소를 갖춘 작품들을 골라보았다며 향가시회 회원들의 작품을 통해 향가 3대 요소를 찾아가는 불편함을 검토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날 고영섭 소장은 김영회 실장의 설명을 들은 후 “매우 흥미진진한 이론을 들었다. 향가만엽집 연구실이 많은 성과를 내어 향가 연구의 메카가 되어주기 바라고 향가의 새로운 지평을 열기 바란다”며 만남을 축하했다.
SDGs(지속가능발전목표)는 지방, 국가,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정기적이고 포괄적 검토에 적극 참여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그리고 후속 조치와 검토에 관련된 기존 네트워크의 제도와 방법을 최대한 활용한다. 그리고 국가 보고서를 통해 이행성과를 평가하고 지역과 글로벌 차원의 도전과제를 파악한다. 지역 차원의 회담과 글로벌 검토와 더불어, 국가 보고서는 다양한 차원의 후속 조치를 위한 권고 사항에 반영되고 있다(지속가능발전 의제 77항). 물론, SDGs 체제에서 정부가 선진국의 정책과 지표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거나 혹은 수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국제사회 또는 국제기구로부터 인센티브 또는 패널티를 받는 것은 아니다(이창언·오유석, 2017: 177-178). 그러나 지구촌 전역에서 SDGs를 이행하기 위해 많은 정부와 지방정부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자발적 국가 보고(VNR: Voluntary National Review)라고 할 수 있다. 자발적 국가 보고(VNR)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의 후속 조치 및 검토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 SDGs는 ‘모든 국가가 2030년까지 이행에 대한 체계적인 후속 조치와 검토에 참여할 것을 약속’하는 헌장이며 ‘통합적인 후속 조치 및 검토는 견고하고, 자발적이며, 효과적이고, 참여를 장려하는, 투명한 과정(2030 의제 72항)’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국가가 이끌고 주도하여 국가 및 지방 차원의 포괄적인 이행 성과 검토를 정기적으로 실시할 것을 장려(2030 의제79항)한다. 나아가 ‘지역 차원에서의 포괄적인 검토 과정은 지역 차원의 검토에 기반하고,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고위급 정치 포럼(HLPF) 등에서 이뤄질 글로벌 차원의 후속 조치 및 검토(2030 의제 80항)’를 동반한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주관의 고위급 정치 포럼은 2013년 7월 9일 총회 결의안 67/290에 따라 정기적인 검토를 실시한다. 검토는 회원국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이뤄지고, 보고서 작성을 권장하며, 선진국, 개발도상국 외에도 관련 유엔기관 및 시민사회와 민간부문 등 관련 이해관계자의 참여 속에 이뤄진다. 검토는 국가 주도로 이뤄지며, 각료급과 그 외 고위급 인사가 참여하도록 한다. 이는 주요 그룹 및 관련이해관계자들의 참여 속에 파트너십을 구축할 기회가 된다(2030 의제 84항).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 84항에 명시된 바와 같이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고위정치포럼(HLPF)의 정기적 검토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 의해 자발적으로 주도되며 주요 그룹의 참여와 파트너십을 활성화를 위한 플랫폼을 제공해야 한다. HLPF는 매년 7월에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주관으로 8일간 개최되며, 4년마다 국가원수 및 정부 수반 차원의 회의를 유엔총회 주관으로 개최된다. 참고로 2022년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고위 정치포럼(HLPF)은 VNR이 발표되는 7월에 13일부터 15일까지 뉴욕에서 ECOSOC의 주최로 장관급 회담이 열린다. HLPF는 1년 임기의 회원국 대사이자 상임 대표인 ECOSOC 의장에 의해 소집된다. 2021년까지 255건의 VNR이 실시되었으며(2016년 22건, 2017년 43건, 2018년 46건, 2019년 47건, 2020년 47건, 2021년 42건), 176개국이 VNR을 제시했으며 59개국이 1건 이상의 VNR을 실시했다. 2022년에는 46개국이 VNR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VNR은 2030 의제의 이행의 가속화를 위해 성공, 도전 및 교훈을 포함한 경험 공유를 가능하게 한다. 국가 및 하위 국가 차원의 포괄적이고 참여적이며 투명하며 철저한 검토 프로세스를 수반할 때, 증거 기반일 때, 가시적인 교훈과 해결책을 도출할 때, SDGs 구현을 주도하는 구체적인 행동과 협업이 뒤따를 때 가장 의미가 있다. ‘2030 의제 시행’ 7년이 되는 지금 VNR은 시행 중인 정책과 전략의 이행과 영향을 보여주는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VNR은 그 자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각국이 목표와 목표의 이행 진척 상황과 단점을 평가하고 혁신하는 과정이다. VNR은 SDGs의 국가적 구현을 위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조정 및 정부 전체와 사회 전체의 접근방식을 강화하는데 유용할 수 있다. 이행 진행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강화하고 도움이 더 필요한 분야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2030 의제 및 SDGs 시행에 대한 정부와 사회의 인식을 높이기 위한 강력한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다. VNR은 보편적이고 통합된 성격과 지속 가능한 발전의 모든 차원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모든 국가에서 2030 의제의 이행 과정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74항에 포함된 모든 수준에서 후속 조치와 검토를 안내하는 원칙은 무엇보다도 검토가 실질적이고 지식기반일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개방적이고 포괄적이며 참여적이며 투명하며, 특히 가장 가난하고 취약하며 가장 소외된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다(이창언, 2022).
-섬나라 ‘아이슬란드’로 가는 길 스코트랜드 에딘버러 공항을 떠나 ‘아이랜드’를 경유하여 아이슬란드 수도인 ‘레이캬비크’공항까지 오는 데 총 6시간이 걸렸습니다. 30여km 떨어진 시내까지 공항버스를 이용하여 유스호스텔에 여장을 풀었어요. 10여개의 크고 작은 짐에다 손자 녀석들 포함, 총 가족 여섯 명이 함께하니만큼 이동과정이 여간 힘들지 않았고요. 내일부터 시작되는 캠핑 생활로 텐트와 침구, 취사, 식재준비는 물론이요 렌트카도 인수하는 등 쉴 새 없이 바빴답니다. 낯설고 추운 북쪽 나라 이곳에서 텐트 생활을 하며 자동차로 10여일간 돌아볼 생각을 하니, 설레기도 하거니와 걱정이 앞섰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이런 곳 아이슬란드는 오리가 헤엄치는 모습을 한 섬나라입니다. 얼음과 불의 나라라고 할 만큼 빙하와 만년설이 많고, 화산과 온천이 많은 곳으로 상극의 자연환경이 함께하며, 원시적이고 목가적인 자연환경도 풍부한 나라예요. 영국의 북서쪽에 위치하며, 놀웨이와 비슷한 위도상에 있는 외딴 나라랍니다. 역사적으로 노르웨이, 덴마크의 자치령을 거쳐 1918년 독립되었고, 군대가 없으며, 자유가 보장된 민주공화국으로 35만 정도의 인구에 평균 수명 79세의 세계적인 장수국에 속한다고 해요. 고래, 대구 등 수산자원도 풍부하고 폭포와 호수가, 그리고 초원과 가축도 많으며. 더욱이 백야의 나라입니다. 이런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어 세계의 관광객들이 근래에 들어 이 나라를 많이 찾고 있습니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여행 레이캬비크는 아이슬란드의 남.서해 안에 위치한 인구 12만의 이 나라 수도입니다. ‘안개 낀 항만’이란 뜻을 가진 항구도시로, 이 나라 인구의 1/3이상이 여기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제일의 항구도시일 뿐 아니라 상공업,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행정의 중심도시로 산업시설 반 이상이 여기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중세풍의 도시지만 신개발 붐으로 깨끗한 주택, 반듯하고 넓은 계획도시로 각광을 받고 있어요. 유럽과 미국문화가 혼재되어 핫도그, 피자집이 많으며, 저녁이 되면 북유럽 스타일의 카페나, 도로변에서 주변 사람들이 모여 즐기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주변에 초원이 많아 150여개의 캠핑장이 있다고 해요. 깨끗한 잔디밭 위에 텐트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전기시설, 조리대, 공동화장실, 샤워실, 통신시설 등 모든 편의시설을 잘 갖춰놓고 있어요. 인당 1만2000원 정도 사용료를 지불하면 된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