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주체적으로 수집하고 기록한 동네 매거진이 발간될 예정이다. 경주시와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시민문화 역량 강화와 지역 사회의 문화산업생태계 조성으로 지속 가능한 문화도시로의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문화도시 탐사단’ 모집에 나섰다. 아카이빙 프로젝트 ‘문화도시 탐사단’은 경주 권역이 지닌 특유의 문화자산과 콘텐츠를 직접 발굴하고 아카이빙 하는 프로젝트다.
발견일자: 2022년 3월 14일 구조경위: 2022년 3월 14일 저녁 충효 중앙로 65 인근 도로가에서 강아지 3마리가 위험하게 배회 중 이라는 신고 접수 후 구조 품 종: 믹스견 성 별: 수 연 령: 2개월령(추정) 체 중: 1.5Kg 특 징: 사람을 좋아하고 잘 따르는 온순한 강아지
Wound-Pureness 살아가면서 필연적으로 맞닥뜨리게 되는 상처. 그 아픔을 견디고 감당하는 시간을 거쳐 남게 되는 흉터. 그러한 흉터는 어쩌면 성숙의 증거가 되고 오히려 아름답습니다. 삶의 고통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순수가 됩니다. 메조틴트 동판화로 표현된 이 작품은 말라가는 이름 모를 들풀의 이파리입니다. 곧 그 역할을 다하고 존재를 마감하겠지요. 안쓰럽고 측은합니다. 하지만 존재의 기억, 그 새겨짐으로 시리도록 아름답습니다. 이즈음 저 자신의 사유가 투영된 하찮은 존재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의 장 ‘2022 동아시아 문화도시’가 지난달 25일 천년고도 경주를 상징하는 월정교에서 개막했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오는 11월까지 대한민국 경주시를 비롯해 중국 원저우시·지난시, 일본 오이타현시가 함께한다.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막식에 일본 오이타현과 중국 지난시·원저우시의 관계자들이 경주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함께했다. 개막식 주제공연은 ‘찬란한 신라문화 실크로드로 이어지다’를 주제로 열렸다. 특히 신라의 정신이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연결되는 스토리라인 설정을 통해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됐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다양한 전시·체험행사 등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축제가 경주서 펼쳐진다. 경주시는 민간문화예술단체 교류지원, 동아시아 주류문화 페스티벌, 풍요로움을 전하는 동아시아의 등불, 동아시아 문화 심포지엄, 한옥문화박람회 등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를 통해 중국·일본의 대표 문화도시와 함께 우호 관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지난 2012년 5월 열린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의 합의사항이다. 3국 간 문화 다양성 존중이라는 전제 아래 동아시아의 의식, 문화 교류와 융합, 상대 문화의 이해 등을 실천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각 나라별로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선정하고 다양한 문화교류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는 사드 배치 문제, 일본과는 독도 및 위안부 문제로 한·중, 한·일 간 관계가 그 당시보다 더욱 냉랭해졌다. 이 같은 시기에 한·중·일 도시 간 민간교류를 통한 우호 관계 증진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3국이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는 경제, 외교는 외교, 역사는 역사대로 별도로 풀어나가면서 도시 간 민간교류는 확대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을 분리하는 ‘투트랙’으로 먼저 민간교류를 확대해나가면서 향후 껄끄러운 외교 관계도 회복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경주서 열리는 동아시아 문화도시가 한·중·일 3국 간 새로운 미래를 여는 외교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경주에서 6월 1일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의 출마 선언과 예비후보 등록이 잇따르고 있다. 대통령선거에 묻혀 예년보다 늦어졌던 지방선거가 본격화된 것이다. 유권자들 관심도 지방선거로 쏠리고 있다. 지방선거가 6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달 29일 기준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시장선거에 1명, 도의원 2명, 시의원은 40명이다. 여기에 현역 시·도의원 대다수가 4월 중 예비후보 등록을 준비하고 있어 앞으로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동안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는 대선에 집중하며 미뤄왔던 공천 작업을 본격화할 예정이어서 공천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29일 현재 경주시의원 선거에는 모두 40명이 등록한 가운데 34명이 국민의힘 소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4명, 무소속은 2명에 그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지난달 28일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완료했고, 국민의힘 경북도당도 중앙의 지침이 내려오는대로 공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앞으로 이들 정당의 공천 작업이 시작되면 출마예정자들의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특히 경주는 국민의힘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등식이 통하는 지역으로 그동안 선거 때마다 공천 부작용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면접, 적부심사, 경선 등 검증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발하는 과정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 특히 올해 자치분권 2.0시대를 맞아 인적 쇄신을 통한 자치개혁을 열망하는 주민의 요구가 어느 때보다 높다. 주민이 공감하는 제대로 된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각 정당은 후보자의 정체성을 비롯해 자질과 도덕성, 업무 능력과 역량 등을 충실히 검증하고, 유권자의 눈높이와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인물을 가려내야 한다. 그래야 주민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나는 다초점 렌즈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 멀리 있는 것도 잘 보이지 않고 가까이 있는 작은 글씨는 안경을 벗어야 잘 보이기에 다초점 렌즈의 안경을 착용했다. 한마디로 노안을 극복하기 위해서다. 안경을 쓴 사람은 겨울이 불편하다. 찬 곳에서 더운 곳으로, 더운 곳에서 찬 곳으로 나가게 되면 불편함이 참으로 크다. 오늘 아침도 그랬다. 그러면서 드는 몇가지 단상이 있어 행복한 미소와 함께 불편함으로 인해 배우는 것이 있음에 즐거움이 솟아난다. 기분이 좋다. 떠오른 생각 하나는 속담이다. ‘사람이 산부리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돌부리에 부딪혀서 넘어진다.’ 먼 곳을, 허공을, 상상 속에서 걷지 않고 발끝을 보고 걷고, 아주 디테일한 것을 잘 살피고 조심하라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바위에 걸려 넘어지는 것이 아니라 땅 위에 조그맣게 올라온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등산화 속에 들어있는 작은 모래알 하나로 정상 등정에 실패할 수도 있다 한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사건사고, 실패사례를 보면 디테일에 소홀해서, 설마라는 관성의 법칙이 작용해서 대충대충, 설렁설렁해서 대참사로 이어진 것을 알게 되면서 전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이것 밖에 되지 않는가, 호모 사피엔스라는 인간이 이 정도로 밖에 할 수 없었는 가라는 것을 보게 된다. 인간이 이성적이고 최고의, 최적의 지혜로운 판단을 하고 행동을 한다는 믿는 것은 어리석음 자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디테일에 지독하리만큼 집착하고 재삼재사 확인하고 그 기준까지 올바른지 합리적 비판과 궁리를 하여 의심의 여지가 없을 때까지 전진하고 그 일에 일생을 바치는 분! 우리는 이와 같은 분들을 장인, 마이스터라 부르며 존경한다. <생활의 달인>이란 프로그램을 보면 놀라는 경우가 한두 번 아니다. 떠오는 생각 또 하나는 ‘예리한 눈’이라는 의미의 ‘이글아이(Eagle Eye)’라는 단어이다. 모든 맹금류와 마찬가지로 독수리는 시력이 매우 좋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글아이라는 단어가 높이 날면서도 멀리, 넓게 보면서도 아주 예리하고 날카롭게 빠뜨림 없이 지상을 스크린한다는 의미로 발전하지 않았을까. 만약 누군가가 ‘이글아이’라면 모든 것을, 심지어 작은 디테일까지 알아챈다는 뜻이고 누군가를 ‘eagle-eyed’라고 한다면 굉장히 주의 깊게 보고 모든 것을 알아차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생물학자에 따르면 독수리는 뇌 중 시각(視覺)에 관여하는 부분의 비율이 사람보다 일곱 배나 크며, 시력은 6.0이며 시속 320km의 속도로 비행하며 한번에 6400km을 날 수 있으며 5000m 고도를 넘나든다고 한다. 고대 전설에는 ‘독수리들의 왕은 깜빡이지도 않고 태양을 바라볼 수 있으며 달빛 아래서도 아득히 먼 땅에서 움직이는 토끼를 볼 수 있는 눈을 가졌다.’는 설명도 있다. 관점과 사고를 디자인하고 보는 높이(시각)와 보는 넓이(시야) 그리고 지혜를 찾아내고 구체화하고 행동하는 힘(慧眼力)을 어떻게 강화하고 살펴보고 변화줄 수 있을까? 다양한 산업이 천지창조하듯 재편되고 명멸하는 요즘 앞으로 무엇이 가치를 창출하고 어떤 전문성과 역량, 경쟁력이 우리의 안위를 지켜줄지 예측하는 것은 너무나 어렵다. 그러나 전략/기획/인사부서의 리더라면 본인이나 구성원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보내고 솔선수범하여 산업재편과 경계재창조의 시기에 대비하고 First Mover로 동행할지 알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인식을 공고히 하는 것에서 시작할 것이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지리인식), 나는 언제쯤에 있는가?(역사인식), 나는 어디로 가야하는가?(시대인식), 나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소명의식) 오늘 아침 가리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주는 은행나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현미경의 시각과 망원경의 시각이 동시에 필요한데 이를 어떻게 갖추어 나가고 함께 나눌 수 있을까? 춘분이 함께 하는 주이다. 문자 그대로 나무는 실가지까지 온몸이 근질근질하며 꽃과 잎사귀를 피우며, 씨앗은 온 힘을 다해 싹을 대지 위로 내민다. 힘이 느껴진다. 희망이 꿈틀거린다. 바로 이런 때 30년의 직장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사람의 화두이다. 반월성 잔디에서 학창시절 백일장을 하던 날의 설레임으로 새로운 출발을 스스로 응원해본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다. 사람들마다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서 희비가 엇갈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렇듯이 필자도 선거철이 되면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될 것인가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다른 한편 필자는 선거 전후의 여론조사에 촉각을 세운다. 선거철이 되면 여러 언론기관에서 여론조사를 하여 각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예측한다. 필자는 여론조사에 의한 예측과 개표 결과가 일치하는지 지켜본다. 이번 대선에서 출구조사는 지상파 3사와 또 다른 방송사 한 곳에 의해 수행되었으나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누가 당선되고 누가 낙선되는 것을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만큼의 표 차가 나는 것도 유권자들 관심의 대상이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당선과 낙선의 표 차이는 0.6%라는 것이 보도되었으나 한 방송사 단독 출구조사 결과는 0.7%로 낙선자가 이기는 것으로 예측되었다. 결국 약 0.1%의 오차가 있었으나 지상파 3사 출구조사에 의한 예측이 맞았다. 대선 여론조사를 할 때 표본 수는 대략 1500명 전후다. 이번 출구조사의 경우 표본 수는 7만3000여명 이었다. 표본 수가 많으면 그만큼 신뢰도가 높고 오차 범위도 작아진다. 대선 결과와 두 후보 간의 표 차이를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였다는 것은 여론조사 기관이 출구조사를 객관적으로 수행하였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이 예측을 잘못한 방송사의 경우 조사 방법론 상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표본조사는 일상생활에도 무의식적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속담이나 과거 군대나 학교에서 청소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한 곳을 스윽 문질러 보는 것이 좋은 예다. 또 김치찌개를 끓일 때 양념과 조미료를 넣고 국자나 숟가락으로 조금 떠서 맛을 보는 것도 모두 표본조사에 해당된다. 표본 수가 무작정 많다고 해서 좋은 것은 아니다. 찌개 맛을 너무 많이 보면 나중에 먹을 것이 없어져 버릴 수가 있으니 말이다. 고고학도 표본조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넓은 지역에 유물·유구가 얼마나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표본조사가 필요하다. 넓은 사업부지 내 토기나 기와 혹은 자기편이 몇 개 발견되었다고 해서 공사 지역을 전부 다 발굴할 수는 없다. 시간과 경비 절감을 위해서 표본조사가 필요하다. 고고학에서는 넓은 사업지구에 유물과 유구가 많지 않다고 판단될 때 ‘표본조사’라고 하여 전체 면적의 2%를 조사한다. 반면, 문화재가 비교적 많이 유존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되면 전체 면적의 10%를 조사한다. 이렇게 하는 것이 조사기관이나 공사 발주처 모두에게 합리적이다. 과거 고고학에서 표본추출의 개념에 대한 이해 없이 수행한 연구들이 많았다. 이러한 연구결과들은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 우리나라 고인돌[지석묘] 사회 연구가 대표적이다. 고인돌의 덮개돌이 큰 것은 눈에 잘 띈다. 큰 덮개돌 한두 개를 자의적으로 선택해서 연구를 수행한 경우가 많았다. 적지 않은 연구자들이 ‘큰 바위의 채석과 운반’과 이들을 ‘묘광 위에 올리는 작업’ 그리고 ‘그 무덤 안에서 출토된 화려한 청동유물’을 강조하였다. 중장비 없이 큰 덮개돌의 고인돌 축조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하였고 이 무덤에 묻힐 수 있는 사람은 인력을 ‘동원’할 수 있는 정치적인 권력을 소유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보았다. 그리하여 그 사회는 ‘계급사회’로써 ‘권력세습’까지 하였던 것으로 현금 대부분의 국사 교과서에 서술되어 있다. 이러한 추론을 표본조사 관점에서 보면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우선 고인돌 덮개돌이 큰 것만이 아니고 중·소형도 많다. 이를 고려하지 않고 큰 덮개돌을 가진 고인돌만을 연구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에 표본추출에 문제가 있다. 이는 마치 여론조사를 할 때 특정 후보자의 혈연과 지연 그리고 학연이 있는 유권자들을 선택해서 누구를 지지하느냐고 물어보는 것과 같다. 표본추출은 기본적으로 ‘무작위’로 해야 한다. 이 절차를 무시하면 편견이 개입하게 되고 올바른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대부분의 고고학 연구자들이 고인돌 사회는 계급사회라고 본다. 덮개돌이 큰 고인돌은 지배자의 무덤이라고 해석하지만 재검토의 여지가 많다. 표본추출이 잘못 되었기 때문이다. 올바른 표본추출로 조사를 진행한다면 고인돌 사회는 평등사회였다는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향후 표본추출을 통해 고인돌 사회에 대한 다른 각도에서의 접근이 절실하다. 우리 학계에서 재고의 여지가 있는 고인돌 사회에 대한 해석을 무의식적으로 답습하고 기존 학설을 비판없이 수용할 경우 학문 발전은 요원하다. 마치 한 방송국이 20대 대통령 선거 결과를 잘못 예측했던 것처럼 말이다. 이번 대선 출구조사 결과는 내게 다시 한 번 표본조사의 중요성을 각인시켜 주었다.
현 사찰 오른쪽 계곡을 건너 대나무 터널을 통과하여 오른쪽으로 올라서는데 개 짖는 소리가 요란하다. 둘러보아도 개는 보이지 않는다. 서산대사 휴정이 어느 마을을 지날 때, 낮인데도 “꼬끼오~!”하고 닭 울음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 휴정은 문득 깨달음을 얻었다. 그런데 개 짖는 소리를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깨달음까지는 아니라도 황룡사지에 대한 이야기가 쉽게 풀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누군가에 이런 이야기를 하면 ‘개소리’하고 있다고 핀잔을 듣지는 않을는지? 높이 쌓아 올린 축대 위에 황룡사터에 대한 간단한 안내문과 더불어 군데군데 모아둔 석재가 시야에 들어온다. 구황동에 황룡사가 있는데 이곳에 꼭 같은 명칭의 사찰이 있다. 옛 사찰 앞에 새로 사찰을 짓고는 황룡사와 구분하기 위해서인지 안내판에는 한자는 같으나 ‘황용사’로 표기되어 있다. 불국사고금역대기(佛國寺古今歷代記)에 이곳 황룡사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옛 기록에 전하기를 신라 제27대 선덕여왕 2년(633)에 장인들을 모아 절을 세우고 약사여래상을 만들어 모셨다. 처음 황둔사(黃芚寺)라고 하였는데 제39대 소성왕 때에 5년간의 큰 가뭄이 계속되어 전국의 초목이 말랐으나 유독 이곳 골짜기만은 물이 마르지 않고 맑은 물이 계곡으로 흘러 초목은 이슬을 머금은 듯 푸르렀으므로 산의 이름을 이슬이 숨은 듯하다는 뜻으로 은점산(隱霑山)이라 했다. 그 후 조선 제16대 인조 원년(1623)에 선과(選科) 대덕(大德) 담화(曇華)스님이 조정의 명을 받아 일본에 사신으로 다녀온 후, 왜란 중 왜군으로 인해 잿더미가 된 절을 보고 비분강개하여 사찰을 재건하고 황룡사라 했다. 그 후 제19대 숙종 7년(1701)에 폐사되었으나. 스님이 남아 있어서 불국사에 합속시켜 심적암(深寂庵)이라 했다. 이후 이 암자는 1708년과 1715년에도 중창이 있었으나 폐사된 시기는 알 수 없다. 위 내용으로 미루어 창건 당시에는 황둔사였다가 임진왜란 이후에는 구황동 황룡사가 폐사되었기에 황룡사라 개칭하는데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18세기에 이르러 범우고(梵宇攷), 19세기 초 경상도읍지(慶尙道邑誌), 동경잡기(東京雜記) 등과 18세기 후반 지도에서 황룡사 표기를 볼 수 있어 조선 후기까지 사찰이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사지에 대해서 2016년 국립공원관리사무소에서 탑지를 중심으로 시굴조사를 시행하고 2018년부터 2020년까지 불교문화재연구소에서 발굴조사를 실시하였는데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건물터와 유물이 출토되었다. 그리고 크게 3영역에 걸쳐 건물지가 확인되고 있다. 중앙에 금당지가 있고 그 앞에 동·서로 쌍탑이 있었다. 중앙 건물지 앞으로는 회랑지가 있고, 서쪽으로는 회랑지를 비롯하여 규모가 작은 건물지도 확인이 된다. 금당지의 동쪽으로는 대형건물지가 있고 그 앞쪽에는 여러 점의 석탑재가 쌓여 있다. 그 동쪽으로 또 다른 건물지가 있다. 특히 서쪽 회랑지 구간에서 금동귀면, 금동사자, 추정 촉대 받침, 금동보당, 금동장식, 금동불상 대의편 등의 유물이 다량 출토되었다. 금동보당은 지금까지 국내에서 출토된 보당 중 가장 크다. 이 중심 건물지에서 서쪽 계곡을 건너 30여m 떨어진 위치에는 고려시대의 석탑으로 추정되는 탑재를 모아두었다. 기단 부분에 안상(眼象)이 새겨져 있는데 옥개석이 팔각이다. 일부에서는 부도일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주변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석재들이 다량 흩어져 있다. 이곳 사지에 대해 자료가 부족하여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했다는 자책에 효봉스님의 열반송으로 마무리를 한다. 吾說一切法(오설일체법) 내가 말한 모든 법 都是早騈拇(도시조병무) 그거 다 군더더기 若問今日事(약문금일사) 누가 오늘 일을 묻는가 月印於千江(월인어천강) 달이 일천 강에 비치리
휴일 아침이다. 따뜻한 침대 속에서 뒹굴거리는 나를 방해하는 카톡 문자가 날아왔다. “난 통밀로 된 에그 샌드위치” 거실에서 TV를 보고 있던 와이프의 밑도 끝도 없는 문자다. 바로 이어 노란색 창에는 “커피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알지?”라고 뜬다. 우리 동네 빵집에는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커피를 공짜로 준다. 샌드위치는 오전 10시 정도에 가면 이미 다 팔리고 없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빵 안에 들어가는 재료가 신선하고 맛있기 때문이라니까 이구동성 커피가 맛있기 때문이란다. 믹스 커피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커피 때문에 빵을 산다는 사실이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아무튼 그렇단다. 다행히 빨간색 지붕의 빵집엔 두어 사람만이 주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아들이 좋아하는 소시지 빵 두 개 하고 에그 샌드위치 두 개를 계산대에 올리며 “커피는 한 잔만 주세요.” 했다. 내 주문이 이상하게 들렸나? 다들 쳐다본다. ‘내가 뭘 잘못했지?’ 얼른 복기를 해봤더니 아차,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 하지 않았던 거다. 얼른 정정했다. “커피는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의 줄임말)로 주세요” 알바생의 커졌던 눈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걸 보니 예상대로다. 여기는 한 겨울에도 얼음 동동 떠 있는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대한민국이다. 오죽하면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협회도 있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절대 마음 약해지면 안 된다고 서로들 독려한다. 정말이다. 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는 우리라서 인지 커피도 정말 화끈(!)하게 마신다. 직접 로스팅을 하거나 주변에 신선한 원두를 사용하는 카페가 늘어나면서 에스프레소에 물만 넣어 먹는 아메리카노가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흔히 에스프레소 2샷을 넣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탕수육의 소위 부·먹 찍·먹 논쟁처럼, 커피 잔에 얼음을 먼저 넣을지 물을 먼저 넣을지 의견이 분분하지만, 얼음물 컵에 에스프레소를 붓는 방식은 똑같다. 그게 그거지만 한국인들은 뜨거운 에스프레소에 얼음이 녹는 걸 싫어한다는 이유에서다. 한국인들의 아이스커피 사랑은 알아준다. 여름이고 겨울이고 예외 없다. 누구는 여름엔 더워서 마시고, 겨울엔 히터 때문에 답답해서 마신다고 한다. 삼겹살이나 걸쭉한 국물 음식을 먹고 나면 어김없이 생각난다. 입 안의 텁텁함을 없애주는 데 최고란다. 한국에 사는 미국인이 카페에서 아메리카노를 주문했더니 알아서 아이스(iced americano)를 내놓더란다. 스스로를 노르웨이 사람이라고 밝힌 네티즌은 ‘세상에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세상은 배울 게 참 많다.’고 했다. LA에서 커피숍 알바를 했던 어느 미국인은 멀리서 한국인처럼 보이거나 교회 사람들, 아니면 학생들이 가게 쪽으로 오고 있다면 바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준비한다고 했다. 주문을 안 받아보고도 경험상 안다. 그들은 100% 아이스 아메리카노(아니면 라떼)를 주문하기 때문이다. 주문한 아이스커피를 손에 꼭 쥐고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돌아오는 길에 생각했다. 이게 정상일까? 이래도 되나? 추운 날씨에 찬 음료를 마시면 당연히 혈압이 올라간다. 커피라서 그런 게 아니다. 보통 날씨가 추워지면 혈압은 올라가기 마련인데, 차가운 음료는 혈관을 더욱 수축시킨다. 와이프도 한 번씩 얼음 가득한 커피를 홀짝이다가 머리가 띵하다며 인상을 쓴다. 본인은 카페인이 복잡한 머릿속을 청소 중이라지만, 그건 찬 음료로 인한 두통이고 어지러움증이다. 얼죽아 협회는 반대하겠지만 맞는 소리다. 또 있다. 차가운 아메리카노는 위장의 기능도 떨어뜨린다. 일정한 온도의 위장에 갑자기 찬 게 넘어오면 위장의 연동운동이나 소화액 분비는 저하된다. 소화 장애가 유발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항온(恒溫) 동물인 우리 몸에 차가운 게 규칙적으로 들어오다 보면 면역체계가 흐트러지게 된다. 찬 커피가 우리 건강과 썩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이다. 한국인이 미국 여행을 갔다가 낯익은(핑크색 숟가락으로 유명한) 브랜드의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이길래 무작정 들어갔단다. 다국적 기업이니까 한국에서 즐겨먹던 메뉴도 있겠다 싶어 주문을 했다. 혀를 굴려가며 “mom is alien(엄마는 외계인)”이라고 했더니 계산대 너머 직원이 “wow(와, 놀랍군요!)”하더란다. 주문 대신 웃는 얼굴로 자기 엄마가 외계인이라고 고백하니 몹시 당황했던 모양이다. 이래저래 한국인들은 대단하다.
가방은 필요 없었다 최정례 구름이 택시를 타고 간다 커다란 짐가방도 함께 싣고 간다 얼마 가지 않았는데 다 왔으니 내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택시를 타고 있는 것은 나였다 구름은 내 가방을 빼앗고는 무조건 빨리 내리라고 한다 비 냄새가 좋다 삼나무 냄새가 시계탑 초침 소리와 섞여 있다 아직 다 온 게 아니야 항의를 하려는데 어느새 이 세상 말을 잊었다 난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았단 말이야 소리치는데 구름은 뭐라고?뭐라고? 잔뜩 찌푸린 형상으로 되묻는다 내 가방 내놔 난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았단 말이야 소리치는데 비가 쏟아진다 구름이 나를 길 밖으로 던져버린다 가방은 필요 없을걸 -일상 속에 파고든 죽음에의 강박 최정례는 반듯하고 무탈한 시에 제동을 걸면서 쉽게 예측이 불가능한 어떤 상황을 환상으로 돌려 새로운 의미를 끌어내는 데 능한 시인이다. 이 시 역시 저곳을 말하면서(“구름이 택시를 타고 간다”) 동시에 이곳을 말하고(“그러고 보니/택시를 타고 있는 것은 나였다”), 또 이곳과 저곳이 혼재하는(“구름은 내 가방을 빼앗고는/무조건 빨리 내리라고 한다”) 모순된 상황을 끊임없이 산출한다. 구름이 택시를 타고 있다가, 내가 타고 있다가, 나와 구름이 함께 타고 가는 상황. 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끄러짐의 연쇄를 통해 이 시는 섞일 수 없는 것들이 하나가 되면서 주제를 흩트리는 전략을 구사한다. 여러 개로 열릴 문을 갖고 있고 실제로 그럴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그렇게 얼버무리는 것은 이 시를 대하는 합당한 태도는 아니다. 이 시는 의미의 미끄러짐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요소요소에 그 미끄러짐을 비끄러매고 응집시킬 수 있는 단초를 숨겨놓았다. 그러면 이 시가 말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시는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찬찬히 읽어보면 이 시는 꿈속에서 혹은 무의식의 상태에서 자신이 죽음과 대면하고 있는 상황을 알레고리로 표현하고 있다는 걸 우리는 짐작할 수 있다. 그 때 ‘구름’, ‘비’, ‘짐가방’, ‘길’, ‘마취’, ‘이 세상 말’ 등의 대상과 관념은 물론, ‘내리라고 한다’, ‘던져버린다’ 같은 술어의 의미도 해독된다. 당겨 말하면 구름이 환상적인 요소라면 구름이 몰고 오는 비는 현실을 일깨우는 요소다. 냄새가 좋은 비는 “삼나무 냄새”를 “시계탑 초침 소리와 섞”이게 한다. 구름과 비가 교차되면서 이 시의 실감은 한층 강화된다. 택시를 타고 가던 화자에게 구름은 “얼마 가지 않았는데 다 왔으니/내리라고”, “가방을 빼앗고는/무조건 빨리 내리라고 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이 일생의 알레고리라 한다면, ‘얼마 가지 않았는데’는 ‘얼마 살지 않았는데’로, “커다란 짐가방”은 현실의 욕망의 크기로 와 닿는다. 빨리 내리라는 것은 끊임없이 시달리는 죽음에 대한 강박이다. 나는 얼마 살지 않았는데, 지상의 삶을 내려놓으라는 ‘구름’에게 항의하려 하지만 나는 “어느새 이 세상 말을 잊”어버리고, 삶의 애착을 깨트리지도 못했다고(“난 아직 마취가 풀리지 않았단 말이야”) 아무리 소리쳐도 “뭐라고?뭐라고?” “잔뜩 찌푸린 형상”의 되물음만 들을 뿐이다. 이 강박은 마침내 내가 “길밖으로 던져지”며 “가방은 필요 없을걸”, 자신을 밀어내는 구름의 조롱을 듣고 쏟아지는 비를 맞는 환상으로 이어진다. 이 시는 시인이 무의식 속에서 죽음과 대면하다 깨어나곤 하는 과정을 그린다. 멜랑꼴리가 아니라도 우리는 삶에서 이런 죽음에의 예감에 사로잡히고 깨어나고 한다. 실제 이런 과정을 거치는 가운데 시인은 지난 해 갑작스럽게 우리 곁을 떠났을까? 수년 전의 창작이라고 하지만 시인이 자신의 죽음을 예감하며 쓴 시로 읽히는 이유다.
“요즘 나오는 책들은 쉽게 읽히긴 하는데 이걸 읽다고 보면 내가 왜 이 시간에 이걸 읽고 있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반면에 동양의 고전들은 쉽게 읽히지는 않아도 읽을 때마다 그 뜻이 새록새록 살아나기도 하고 때론 다른 의미로 다가와 읽을 때마다 큰 감동을 줍니다” “영화는 아주 오래전에 본 ‘꽃피는 팔도강산’ 이외에는 기억 나는 게 없어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려고 해도 장면 전환이나 이야기 전개가 선연히 와닿지 않고 특히 요즘 텔레비전에 나오는 드라마들은 도무지 왜 그런 대사가 나오는지 이해하기 힘들어요” 이 코너 나의 책, 나의 영화는 당초 목적이 수준 높은 고전이나 고매한 가르침을 주는 영화도 물론 좋지만 그저 시중의 누구나 마음 편하게 말할 수 있는 수준의 책과 영화가 주는 가치를 다시 따져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서예가 남령 최병익 선생에 이르러서는 이런 기획의도 자체가 부질없어졌다. “책은 고전이 아니면 재미가 없고 영화나 드라마는 봐도 이해가 안 됩니다!” 남령 선생은 그런 자신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을 어쩔 수 없이 인정하면서도 그렇다고 이번 생에서 억지로 시대에 맞추어 자신을 바꿀 마음이 없다. 어릴 때부터 익숙한 책을 보고 어릴 때부터 해오던 글씨에 온전히 자신을 담을 뿐이라고 스스로 위안한다. “고전이란 게 그렇지요. 500년 전에도 읽혔고 500년 후에도 읽힐 책 아니겠습니까? 물론 지금도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는 책들이 있고 그 나름의 가치는 있겠지만 그래도 대대로 가치를 인정하며 읽어온 책들이 가지는 무게만은 못하겠지요” 남령 선생은, 그래서 추천하는 책이 ‘논어’다. 논어는 공자의 말씀을 공자를 모시던 제자들이 모아놓은 책이라 전해지지만 실제로 읽어 보면 공자의 말뿐만 아니라 제자들의 이야기도 적지 않게 실려있어 이게 공자의 제자가 아닌 그보다 후대의 유학자들에 의해 쓰여진 책임을 알 수 있다. “때로는 한 줄을 읽어도 그 깊은 뜻에 매료되어 무릎을 칠 때가 있습니다. 공부를 깊이 할수록 뜻이 새겨져 비록 하루에 몇 줄밖에 읽지 못해도 만족감은 말할 수 없이 커집니다” 뜻글자인 한문은 같은 문자의 배열을 두고도 해석하는 사람에 따라 뜻이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중국 고전이라고 하는 많은 책들은 대(代)를 달리하며 책에 주석을 달고 그 주석을 후세의 사람이 읽고는 다시 주석을 다는 해프닝도 벌어지기 일쑤다. 남령 선생이 읽을 때마다 의미가 달라진다고 한 이유는 고전을 한문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흔히 논어나 맹자 같은 고전을 제대로 읽어 보지 않은 사람들은 중국 고전이 왕조 시대의 일방적 충성을 강조한 고리타분한 말들만 늘어놓은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책들을 한 번이라도 정독해 보면 현대적 의미로 봐도 놀랄 만큼 혁명적이고 신선한 말씀들이 도처에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맹자는 가장 이상적인 정권교체를 같은 성씨의 세습이 아닌 선양(宣讓)으로 규정할 만큼 선각적이다. 이로 미루어 공자나 맹자 같은 대현들이 우리가 흔히 폄하해 말하는 공왈맹왈, 허구한 날 똑같은 말을 늘어놓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사실도 책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더구나 하루에도 수백 권씩 두서없이 가벼운 책들이 출간되고 출처조차 없이 떠도는 인터넷 잡글들이 횡행하는 요즘에는 더욱 고전의 가치가 절실하다. “말씀들을 가만히 생각해 볼라치면 얼핏 보기에 굉장히 쉬워 보입니다. 부모에게 효도하고 부부간에 존중하고 친구끼리 신의를 지키라는 말들이 얼마나 쉬운 말처럼 보입니까? 그러나 그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는 사람은 또 몇이나 되겠습니까? 그 쉬워 보이는 일을 그렇게 중요하게 강조해놓은 것만 보더라도 고전의 가치를 알 수 있는 것이지요” 남령선생은 이야기의 끝에 그래도 잠깐 기억나는 영화로 ‘명랑’을 꼽다가 그마저도 제대로 장면 전환에 어려움을 느껴 제대로 다 못 보았다고 실토했다. 그러고 보니 명랑에 나왔던 이순신 장군의 중요한 대사가 기억난다. ‘충은 모름지기 백성을 향한 것이어야 한다.’는 대사다, 이 역시 맹자에 나오는 말씀을 재해석한 것이다. 맹자는 군주가 어리석으면 신하가 서슴없이 군주를 폐해야 하며 이런 논조에서 지배 세력의 마지막 단계인 사(士)가 어리석으면 백성들이 사를 폐해야 한다고 말해 백성, 국민이 가장 중요한 국가주체임을 분명하게 설파하고 있기도 하다. 남령 선생이 ‘논어’를 추천하는 말씀에 이런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무릇 성현의 말씀은 최첨단 문화의 산물에도 이처럼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덤덤히 밝히는 남령 선생에게서 오히려 오직 한 길, 서예에 정진해온 선비의 우직함이 느껴져 자못 숙연해질 뿐이다.
난(蘭)은 매우 고상하고 우아한 식물이다. 그 맑고 굳센 모습이 돋보여 예로부터 선비들은 문인화의 소재로 즐겨 그려 매화, 국화, 대나무와 함께 사군자의 하나로 난을 아껴왔다. 난은 문외자의 눈으로 보면 모두 그 난이 그 난 같고 생김도 비슷하지만 세계적으로 무려 2만5000종이 될 정도로 다양하고 우리나라에도 공식적으로 39속 84종이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질 만큼 다양다종하다. 그러나 이런 종들이 다시 지역과 꽃의 모양에 따라 또다시 이름이 나누어진다고 하니 단순하게 몇 종이라 규정하기 힘들 것이다. 그런 만큼 난을 사랑하는 동호인들의 수도 50만명에 달하고 희귀한 난은 수백만원에서 수억원까지 갈 만큼 귀하게 대접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3월 18일 인싸로 소문난 정미영 씨 페이스북에 진귀한 난 사진이 올랐다. 남편인 최이규 씨가 제22회 ‘포항시난연합전’에서 각각 금상과 특별대상을 받았다는 것이다. 마침 봄이 기다려지는 순간에 올라온 소식이라서인지 3월 28일 현재 무려 640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댓글이 330개나 달렸다. 그렇지 않아도 관심받는 정미영 씨 페북이 꽃소식과 함께 축하세례로 북새통이 되었다. 정성껏 키운 난으로 특별한 상을 받은 것 못지않게 공들여 운영해 온 페북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남편 최이규 씨가 수상한 난들은 금상으로 단엽, 특별대상으로 홍화라는 품종이 수상했다. 상을 타서가 아니라 한눈에 보기에도 꽃도 달라 보이고 난의 잎 자체도 달라 보인다. 마침 난 협회에 아는 분이 있어 슬쩍 물어보니 이렇게 수상에 오른 자체로 난이 그만큼 귀한 품종이고 같은 종이라도 꽃의 색상에 따라 세부적으로 불리는 이름이 있다며 오래 난을 키운 전문동호인의 정성이 잘 드러난 수작이라고 예찬한다. 화사한 꽃소식 전해주신 정미영 씨와 남편 최이규 님의 봄이 특별해진 듯하다. 그 협회분이 오래전 난을 볼 때 관심을 기울이고 봐야 할 꽃의 포인트를 알려준 게 있었다. 난 꽃을 정면에서 자세히 보면 꽃의 모양이 흡사 사람의 웃는 얼굴과 닮았다는 것이다. 그 후로 난 꽃을 볼 때마다 주의해서 살펴보니 실제로 대부분 동양란들의 꽃들이 모두 웃는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 기사를 보시는 독자들도 참고하시길!
벚꽃시즌, 경주의 숨은 벚꽃명당 인증샷 찍고 기념품 받자!!! ‘2022 경주벚꽃축제’ 벚꽃명당 인증샷 이벤트가 16일까지 진행된다. 경주문화재단은 지난달 진행한 ‘숨은 벚꽃명당 찾기’에서 접수된 총 72건 가운데 총 8개 장소가 벚꽃명당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벚꽃명당은 추천 건수와 벚꽃이 아름답게 피는 장소인지, 중심권역을 벗어난 장소인지 등을 고려해 ‘암곡동 벚꽃터널’ ‘남산동 서출지(산림환경연구원)’ ‘구황동 황룡사마루길’ ‘보문동 신라왕경숲(숲머리 선덕여왕길)’ ‘현곡면 용담정’ ‘산내면 화랑의 언덕’ ‘외동읍 영지호수’ ‘감포읍 감포정’이 선정됐다. 이는 유명한 벚꽃명소 대릉원돌담길과 보문관광단지로 집중된 관광객 밀집도를 분산시키고, 경주 곳곳으로 관광 수요를 확대해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읍면 지역을 고르게 선정한 것이다. ‘벚꽃명당 인증샷 이벤트’ 참여 방법은 전국 누구나 가능하며 선정된 벚꽃명당 중 마음에 드는 장소를 방문하고 인증샷을 개인 SNS에 업로드 후,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 공지사항의 이벤트 응모하기를 통해 제출하면 된다. 인증샷을 업로드 할 때 필수 해시태그는 반드시 적어야 참여가 가능하며, 참여를 완료한 인원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경주벚꽃축제만의 기념품을 증정한다. 기념품은 경주의 감성을 담은 ‘벚꽃꾸러미’와 경주 유명 작가와 콜라보레이션한 한정판 ‘벚꽃우산’ 중 임의로 발송된다. (재)경주문화재단 오기현 대표이사는 “이번 주말부터 경주 벚꽃 개화가 시작될 것 같으니 경주가 준비한 벚꽃명당과 함께 안전한 벚꽃놀이를 즐기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축제는 코로나 확산세로 인해 비대면 자율관람으로 운영한다. 2022 경주벚꽃축제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재)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유효집단 크기가 작은 경주개 동경이는 유전형질이 정립된 개체수 확보가 우선 되어야 하고, 연구적 한계를 뛰어 넘는 무리한 요구는 고유혈통의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개는 동물 중에서 인간에 의해 가장 먼저 길들어졌고, 인간과 가장 가깝게 지낸 동물이고, 현재는 인간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와 가족의 의미를 가진 반려동물이 되었다. 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이며, 매우 사교적이고, 충성심도 강하고, 진득하여 좀처럼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다. 인간의 반려동물이 된 개의 조상은 늑대이며, 늑대 무리에서 이탈된 새끼, 병들고, 늙고, 다친 늑대들이 사람들에 의해 보호되었고, 성격이 부드럽고 유순한 새끼들이 사람과 오랜 세월에 걸친 공생관계에 의해 개가 되었다는 학설이 정설이다. 우리나라 토종개의 뿌리는 대륙에서 길들여진 개가 전래되었을 것이라는 북방설과 한반도의 야생늑대가 자생적으로 순화되어 개가 되었다는 설이 공존하고 있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에 의하면 진도개, 삽살개, 동경이는 중국의 샤페이, 차우차우, 일본의 아키다, 시바이누와 같은 계통이며, 이들 품종들 간의 혈통도 매우 가까운 북방계통이라 한다. 또, 우리나라 토종개는 이용 목적에 의해 개량되지 않았기 때문에 야생성을 가진 상태로 우리 풍토와 기후에 적응하여 토착화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토종개는 외국 개 품종보다 늑대·코요테의 유전자형을 많이 가지고 있다. 오랜 세월 동안 이용 목적에 따라 다양한 품종으로 개량된 유럽의 개와는 차이가 있다. 유전자형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유전자 칩을 이용해 개의 유전체를 비교·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진도개, 풍산개, 경주개 동경이는 야생 늑대를 공통 조상의 뿌리로 한반도에 정착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 토종개는 다른 외국 개 품종에 비해 늑대·코요테 혈통의 요소를 많이 가지고 있고, 풍산개, 경주개 동경이, 진도개 순으로 늑대의 야생성을 띄고 있다. 즉, 아시아 야생 늑대가 한반도에 유입·정착되어 풍산개, 경주개 동경이, 진도개의 뿌리가 되었다는 가설이다.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연구한 결과에 의하면 유효집단 크기는 진도개 흑구는 485마리, 진도개 네눈박이는 262마리인데 반해 풍산개 백구는 110마리, 경주개 동경이 백구는 109마리로 진도개를 제외한 대부분의 토종개는 유효집단 크기가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다고 한다. 유전적 다양성 확보를 위한 보호·육성 사업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된 경주개 동경이는 진도개, 삽살개에 비해 개체수가 적고, 호구와 흑구의 유효집단크기는 100마리 이하로 재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혈통의 명맥 유지를 위한 보존대책이 필요하다. 단기적인 목적 달성보다는 유전형질이 정립된 개체수 확보가 우선 되어야 한다. 유전형질의 정립을 등한시한 과도한 분양과 연구적 한계를 뛰어 넘는 무리한 요구는 고유혈통의 유전적 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현명한 생각을 하는 공직자의 안목이 필요하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 인구가 1천만 명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토종개를 키우고 있는 비율은 매우 낮다. 토종개가 우리나라 가정의 반려견으로 자리 매김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하고, 우리 민족과 영원히 함께하기 위한 토종개의 보존과 복원의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첵코 ‘프라하’의 모습 독일 뮌헨에서 8월 16일 정오쯤에 도착한 프라하 거리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인구 130여 만의 도시는 ‘볼타브’강을 사이에 두고, 신·구시로 구분되어 있었어요. 매년 수천 만의 관광객이 몰리는 도시이며, 또한 많은 역사 변동을 겪었기에 그만큼 중세의 아름다운 역사 문화 볼거리가 다양한 것 같아요. 프라하는 체코의 수도로 1948년 공산화되었다가 ‘프라하의 봄 (민주화 운동)’으로 1993년 공산 정권이 무너지고 체코슬라바키아에서 독립하였습니다. 중세도시 거리 풍경이 잘 보존되어있어, 프라하 역사지구를 포함 ‘동유럽의 파리’, 또는 ‘동유럽의 보석’으로 불리우며, 동유럽 최대의 관광지로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중요한 관광지로는 프라하성, 바츨라프 광장, 화약 탑, 카를교, 천연 시계탑 등이 있어, 어디를 가도 프라하의 거리는 관광객들로 만원입니다. -프라하의 봄 역사적 현장인 ‘바츨라프 광장’에서 민주화 항쟁의 주 무대가 된 광장, 체코 현대사의 격전지입니다. 중세에는 말〔馬〕을 매매하는 시장이었는데, 1968년 자유항쟁인 프라하의 봄과 소련의 탱크 진압, 대학생들의 분신, 벨벳 혁명 등이 일어났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여기에 체코 건국의 아버지이며, 수호성인으로 불리는 성인 ‘바츨라브’ 기마상이 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고, 동상 앞에는 무력진압에 무참히 희생된 100여명의 위령비가 있으며 시위 도중 분신한 두 대학생의 얼굴이 새겨진 대리석 위령비가 있습니다. 체코 관광의 시발점이요,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로 프라하 중심 거점 역할을 하고 있어요. -검은 색상의 화약탑 바츨라프 광장을 걷다 보니, 검은색 건물이 눈에 뜨입니다. ‘함스블크’시절 화약을 보관하던 장소라고 해요. 17세기 구시가지를 지키던 13개의 성문 중 대표 요새로, 연금술사의 화약 창고 및 연구실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높이 60여 미터 정도, 주위 건물은 전부 오렌지 색 밝고 선명한 색상인데, 유독 이 탑 건물만은 화약이 베어 그런지 검은색이며, 어둡고 칙칙하게 보입니다. -체코의 랜드마크 ‘프라하 성(城)’ 체코의 상징물로 유럽에서의 최대의 중세시대의 성으로 유명합니다. 현재 대통령궁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정문에 근위병 2명이 지키고, 타이탄 석상 2개가 좌우로 서 있으며. 왕궁 정원 6개, 노래하는 분수, 황금 소로 등 볼거리가 많아요. 특히 성 비타 대성당이 있어 프라하의 최고 큰 성당으로 체코 왕의 대관식을 거행하는 곳이며, 수호성인과 군주, 귀족들의 무덤이 있는 신성한 곳입니다. 특히 유명한 성인 ‘얀 네포무츠키’의 무덤이 있는 곳인데 무덤은 천사가 끄는 수레에 은 3톤으로 만든 것으로 머리에 별 5개, 손에는 십자가를 든 동상이 새겨져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체코 국빈 방문 때, 이 성당 안에 있는 성 바츨라프 예배실에서 기도를 드렸다고 전합니다. 구내의 스테인 그라스도 화려하고, 전망대에 올라 내려다본 프라하 시가지의 조망은 극치의 풍경이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지속가능발전교육(Education for Sustainable Development, 이하 ESD)은 지속가능발전의 개념, 내용, 그리고 절차 등에 대한 학습 과정과 더불어 지속가능발전을 달성하기 위하여 학습자들의 능력과 의지를 길러주는 과정의 교육을 의미한다. 즉 개인에서 가정, 학교, 지역사회, 국가, 국제사회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쟁점을 이해하고 진단하며 해소를 위한 교육을 말한다. ESD는 문제나 현상의 배경을 이해하고,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견해를 중시한 체계적인 사고력(systematic thinking), 비판력을 중시한 대안의 사고력(critical thinking), 데이터 및 정보를 분석하는 능력, 의사소통 능력, 리더십 향상, 상호 존중, 다양성 인정, 비 배타성, 기회균등, 환경 보존과 같은 능력과 태도를 강화한다. ESD가 처음 공식 국제문서에 등장하는 것은 1992년 리우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어젠다 21의 제36장이다. 여기서 ESD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교육 쇄신으로서 정규교육을 포함한 교육, 공공인식 및 훈련을 인간과 사회가 잠재력을 완전히 발휘할 수 있는 과정으로 서술되어 있다. 10년 후에 열린 요하네스버그정상회의(리오+10)에서 ‘유엔 ESD 10년(UN Decade of Education for Susꠓtainable Development, 2005-2014: DESD)’이 제창되어 2005년~2014년에 걸쳐 세계적인 ESD 확산을 도모했다. 이후 세계 각국 정부가 참여하는 ESD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ttee)를 설립함으로써 교육, 경제, 외교정책 분야에서 ESD의 이념을 반영하게 했다. 유네스코는 ESD의 지속적인 확산을 위하여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약 5년 동안 ESD를 위한 국제실천프로그램(Global Action Programme: GAP)이 실행되었다. GAP는 ESD의 10년 성과의 확산을 목표로 실시되었다. GAP는 ① 정책추진 ② 학습 및 교육환경 ③ 교사의 역량 향상 ④ 청년의 권한과 역량 강화 ⑤ 지역 수준에서 지속가능한 해법 제시 강화라는 다섯 가지 우선 행동 분야를 설정한다. 2015~2018년에 걸쳐 적어도 다음과 같은 큰 성과를 얻었다. 전 세계적으로 약 900개의 ESD와 관련한 전략적인 정책의 책정, ESD 추진을 위한 1400개 이상의 프로그램 실시, 약 15만개 학교와 2600만 학습자들에 대한 지원, 200만 교사와 4만6400여개의 교육기관 지원, 340만명의 젊은 리더에 대한 지원, 약 76만명의 연수자(트레이너) 육성, 5600개 이상의 시민사회단체의 ESD 활동 촉진, 2300개 이상의 로컬 ESD 활동 구조 구축 등이었다. 유네스코는 2019년 11월 열린 제40차 유네스코 총회에서는 GAP의 종료 시점에 즈음해 ‘2030을 위한 지속가능발전교육: ESD for 2030’을 채택하였다. ESD와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은 ‘2030 지속가능발전의제’의 일부분으로, 지속가능발전목표(SDG) 4번 교육 부문에 편입되어 있다. 특히 세부목표 4.7은 ESD와 지속가능한 생활방식, 인권, 성평등, 평화와 비폭력 문화증진, 세계시민의식, 문화다양성 존중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ESD와 GCED를 증진하는 데 있어, 상호 연결된 세 가지의 학습 영역인 인지적, 사회·정서적, 행동적 영역은 가치 기반의 총체적인 접근방식, 즉 변혁적인 학습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ESD for 2030’의 주요 과제는 파트너 찾기, 네트워크 간의 연계화, 특히 이를 한층 더 촉진하기 위한 지역 네트워크 확립이었다. ESD는 환경 친화적이고 건강하며, 포용적이고 평등한 세계·국가·도시, 일, 고용, 기업가 정신, 시민성을 고양하기에 좋은 환경과 리더십,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제고하는 과정이다. ESD는 형식, 비형식, 무형식 전달 메커니즘과 다양하고 유연한 학습 경로, 학습에의 진입 및 재진입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대학 구성원만이 아니라 국가와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모든 연령층, 모든 교육 단계에서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한다. 모든 사회와 모든 계층의 학습 요구를 고려함으로써 평등과 포용은 촉진된다. 이를 위해서 대학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의 ESD는 전공, 교양 교육은 물론, 과학과 기술, 가족, 고용, 산업 및 경제발전, 이민과 통합, 시민정신, 사회복지와 공공재정 관련 정책을 포괄하는 범 영역적 접근이 반드시 필요하다. 2015년 9월 유엔이 합의한 ‘우리 세계의 전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는 모든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지역적 맥락에서의 ESD 구현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ESD, SDGs 교육을 지역화하고, 지속가능한 도시조성과 2030 의제 달성을 위한 기본원리로 평생학습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요구가 있다. 학습도시는 특히 SDG 목표 4(모두를 위한 포용적이며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 및 평생교육 기회 증진)와 SDG 목표 11(지속가능한 도시와 공동체)의 달성에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2016년 이후 여러 지자체에서 시도되고 있는 ‘지속가능발전대학’의 운영이다. 지속가능발전대학은 지역사회의 지원, 수강생 개인의 준비된 상태, 적합한 자료와 시설의 구비, 주요 이슈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자료와 교육과정, 영질의 교육을 촉진하는 평가를 포함한 수요자 중심의 교육 접근법을 이수한 교사들을 통한 교과과정, 사회 내에서 긍정적인 참여와 국가별 교육목표와 연계된 지식, 능력, 태도를 포함하는 산출물이라고 할 수 있다. >>다음편에 계속
우리나라가 정보통신 강국으로 떠오르며 무선통신 5G 시대에서 6G 시대를 넘보고 있는 현재. 통신과학이 발달하면서 스마트폰 하나로 가능한 일이 무한해진 세상이지만, 불과 30여년 전을 돌아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그땐 공중전화박스 앞에 줄 서서 기다렸다가, 차례가 오면 동전을 넣고 다이얼을 돌려 통화하던 시절이었다. 급한 전화통화 중 동전이 떨어져 뒷사람에게 부탁하면 빌려주거나 그냥 주는 후한 인심(?)도 있었다. 또 혼자서 너무 오래 통화를 하다 뒷줄에 선 사람이 “빨리 끊어라”는 등의 큰소리가 나면서 시비가 일기도 한 그 시절. 40대 이상이라면 기억 속에 남아 있는 풍경이다. 무선통신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당시, 경주에서도 처음으로 무선통신기기가 상용화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본지가 지난 1990년 1월 12일자로 발행한 신문(제5호)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것. 무선호출기, 일명 ‘삐삐’와 카폰의 상용화 시대가 온다는 짤막한 기사다. 당시 기사는 ‘무선호출기(삐삐), 카폰, 휴대폰의 실용화가 경주지역에서도 곧 실현될 예정이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동통신주식회사 포항사업소에 따르면 무선호출기의 경우 (1990년)2월말 경부터 실통화단계에 들어간다. 카폰과 휴대폰의 경우는 2월말 동시 개통 예정으로 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무선호출기보다는 약간 늦어질 추세다’라고 보도했다. 당시 통신기기 가격과 신청가입비 등도 파악해 보도했다. 무선호출기는 가입금 3만4540원, 기기가격은 18만~24만원선이었다. 카폰은 가입금 73만3000원에 기기가격은 89만~95만원, 휴대폰은 카폰과 가입금이 동일하나 기기가격은 150만~190만원선으로 비싼 편이라고 전했다. 30여년 전 당시 물가에 비하면 무선호출기와 카폰, 휴대폰 가격은 현재 물가와 비교해도 상당한 고가였음을 알 수 있다. 이어 제47호 신문(1991년 11월 9일자)에는 ‘카폰 통화불량, 비싼 통화료 이용객 불만 늘어’라는 제목의 기사도 보도됐다. 당시 카폰가입자들이 통화불능, 심한 잡음, 통화 중 신호 발생 등으로 통화가 거의 어렵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70만원이 넘는 기기가격과 월 기본료 2만7000원, 3분 통화에 450원을 내면서도 통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민원이었다. 그리고 당시 경주지역에서는 카폰 110대, 무선호출기는 898대가 가입돼있다고 보도했다. -일반전화 기계식→디지털로 변화과정 기사에 담기도 1990년대로 넘어가기 전까지만 해도 회사나 가정에 부여된 전화번호의 국은 모두 한 자릿수였다. 2-0000, 3-0000 등의 식으로 앞자리 번호가 한 자리 숫자였던 것. 이 한 자릿수는 기계식 전화였다. 그 중간단계인 아날로그식 전화로 41, 42, 43, 44 국번도 경주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그러다 1989년 말 경주시 일부지역을 시작으로 1992년까지 전자식(디지털) 기계로 전환되면서 지금의 세 자릿수 국으로 변경됐다. 본지 1990년 1월 19일자 신문(제6호)에는 기계식 전화의 단점을 지적하고, 전자식 기계로 변경되는 계획 등을 담은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에는 먼저 ‘경주시·군 지역 전화가입자 가운데 기계식(2국, 3국, 5국) 번호를 사용하는 가정의 불편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 이유로는 착·발신이 전자식보다 늦고, 각종 정보통신생활에 에러가 자주 발생하는 등 문제점이 많다는 것이었다.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기통신공사 대구지역사업본부는 경주지역에서 사용되고 있는 기계식 전화를 연차적으로 전자식(디지털방식)으로 교환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지난해(1989년) 12월 불국사지역과 외동읍 일부지역, 양북면·감포읍 일부 가입자에게 세 자릿수(746국)인 디지털 방식으로 변경했다. 이어 1990년 2월 중 건천지역에 5국에서 디지털 방식인 751국으로 교환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경주시의 3국은 1991년 중에 철거, 2국은 1992년 중 철거해 디지털방식으로 교환한다는 계획도 전했다. 당시 기사를 보면 경주지역 전화번호의 국번이 현재의 771, 772, 773 등 세 자릿수로 모두 전환된 시기는 1992년경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과거 기사엔 114 전화번호 안내원의 고충도 엿보여 과거엔 114로 전화번호를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쳤다. 현재는 스마트폰으로 개인을 제외한 웬만한 영업점의 전화번호를 찾을 수 있지만, 과거엔 114의 의존도가 높았다. 1990년엔 114로 전화문의 건수는 하루 평균 2만5000건에 이르면서 종사자들의 고충을 짐작할 수 있는 기사도 있었다. 본지 제47호 신문(1990년 11월 9일자)에 ‘114 전화문의 하루 평균 2만5천건’이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기사다. 문의건수는 지난 1989년에 비해 16.95% 증가한 것으로, 경주지역 전화가입자가 7만5595명으로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기사에는 전화번호부를 이용하지 않는 시민의식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내놓았다. 또 장난전화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경주전화국 내부도 소개했다. 전화번호 안내원은 당시 22명으로, 8시간씩 5교대를 했다. 근무 연수는 평균 13년 정도라고 했다. 이어 전화번호부에 없는 번호를 문의하거나 번호가 바뀌어 안내하지 못할 때 욕설까지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자주 사용하는 전화번호는 메모하는 시민정신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이 짧은 기사를 통해 당시 시대상과 안내원의 고충이 엿보인다. -‘삐삐’로 출발한 이동통신의 진화 ‘삐삐’ 호출음을 내던 무선호출기는 그 소리대로 딴 명칭인 ‘삐삐’로 더 잘 알려졌었다. 이는 1982년 12월 15일 첫 상용화됐지만 서울로 국한됐고, 극소수만 사용하던 기기였다. 그러다 1984년 한국이동통신서비스 설립, 1988년 다수의 사업자가 뛰어들면서 춘추전국시대를 맞는다. 가입자도 이때부터 늘기 시작했고, 기기가격도 내려갔다. 수요가 증가하기 시작한 것은 1991년 별도 식별번호 ‘012’를 부여한 무선호출전용망을 구축하면서다. 여기에 1993년 10개의 사업자가 무선호출 시장에 뛰어들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1997년 가입자수가 1500만명으로 절정을 이뤘다. 1982년 상용화 이후 15년 만이다. 그러나 무선호출기 발신전용휴대폰인 시티폰이 몰락하고,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간 휴대전화에 밀려 정점을 찍은 지 2년만인 1999년 이후 급격하게 시장에서 물러나게 된다. 부의 상징으로도 여겨졌던 카폰 역시 1999년 12월 31일 아날로그 서비스 중단으로 이동전화(1G)가 종료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리고 이동전화는 2세대(2G), 3세대(3G), 4세대(4G)에 이어 현재 5세대(5G)까지 진화했다. -경주 관광산업에도 스마트 바람 분다 정보통신기술의 융합과 발달로 인간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는 가운데, 경주 관광산업도 스마트 관광으로 전환 가능한 계기가 마련됐다. 경주시가 지난 3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관광공사의 공모사업인 ‘2022년 스마트 관광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되면서다. 이 사업은 특정관광구역을 대상으로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관광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관광 콘텐츠와 기반시설을 개선하게 된다. 국비 35억원을 포함해 총 7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관광객의 요구를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게 되면 국내외 여행자 누구나 쉽게 숙박·교통·음식 등 관광지 정보를 얻고 예약·결제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관광사업자 역시 쉽게 이 플랫폼에 상품을 올리고 통합·관리 할 수 있다. 또 메타버스를 이용한 여행자와 사업자 간 실시간 대화로 여행정보 등도 제공하게 된다. 이 같은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관광’이 도입되면 관광객 증가, 관광객 만족도 향상 등 관광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경주시는 스마트관광모델을 황리단길과 대릉원 지구를 시작으로 중심상권, 읍성권역, 불국사권 및 8개 국립공원권역과 해양권역으로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는 과거 무선호출기에서 출발한 이동통신은 현재 5G 시대로 진화했고, 특히 정보통신 융합기술의 발달로 가능해진 사업인 것이다. 삐삐로 호출을 받고, 기계식 전화로 통화를 하던 시기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세상이 현실이 된 것처럼, 향후 지역발전을 위해 더 많은 상상력이 필요함을 본지 과거 신문을 통해 알 수 있다.
서울시와 경북도가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선제적인 메타버스 서비스를 시·도민들에게 제공하고 상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메타버스 사업 추진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진> 서울시와 경북도는 지난달 18일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참석한 가운데 지자체 최초로 ‘메타버스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산업, 사회 전 분야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를 선점하기 위해 광역자치단체 간 손을 맞잡고 공동 대응하는 새로운 협업모델을 만든 것. 양 시도는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5개 분야에서 메타버스 협력사항을 마련했다. 먼저 서울시와 경북도는 모범적 메타버스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메타버스 사업을 상호 공유하고 기술 증진에 협력한다. 또 양 시·도는 인재, 산업, 문화, 관광 등 분야별 메타버스를 활용한 정책을 발굴하고 협업사업을 추진하는데 적극 노력한다. 반기별 ‘서울&경북 메타버스 협업회의’를 개최하고, 지역 소재 메타버스 기업, 기관, 대학 등 민간 차원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와 함께 양 시‧도는 협업 모델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향후 ‘서울&경북 메타버스 Alliance’를 구축하는 등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디지털 신대륙은 이미 우리 앞에 와 있다. 서울과 경북은 차세대 플랫폼인 메타버스를 기반으로 新개념 서비스를 시·도민들에게 선사하고, 이를 통해 도시경쟁력을 높이는데 상호 협력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향후에는 모든 관공서, 기업 할 것 없이 메타버스 시대로 갈 것이다. 서울과 경북이 손잡고 메타버스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고 미래를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전국 최초로 ‘서울의 신대륙, 메타버스 서울기본계획’을 마련하고, 2025년까지 경제, 문화, 관광, 교육, 민원에 이르기까지 시정 전 분야에 걸쳐 메타버스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경북도는 지난 2월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메타버스 수도 경북’이라는 목표 아래 △메타버스 인재 양성 △메타버스 산업 육성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조성 등 4대 분야 20개 중점과제를 내놨다. 아울러, 지자체 최초로 메타경북 정책자문단 출범 및 메타버스 수도 경북 비전선포식을 개최하는 등 메타버스를 통한 지방정부 대전환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주 남산 탑곡 제1사지 마애조상군을 포함한 문화재 5건이 경북도 지정문화재로 선정됐다. 경북도는 최근 개최된 도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를 통해 경북 유형문화재 3건과 문화재자료 2건을 지정했다고 지난달 21일 밝혔다. 유형문화재는 구미 대둔사 아미타불회도, 문경 봉암사 상봉대사비, 문경 대승사 윤필암 후불도 등 3건이다. 문화재자료는 경주 남산 탑곡 제1사지 마애조상군, 예천 명봉사 목조보살좌상 등 2건이 선정됐다. 이번에 지정된 5건의 문화재는 시군에서 자체 검토해 신청한 비지정문화재 가운데 도 문화재위원들의 현장조사를 거쳐 지난 동산분과 회의에서 도지정문화재 지정대상으로 선정됐다. 지난 1월 3일부터 30일간의 문화재 지정예고를 통해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이번 최종 심의 후 고시를 통해 확정됐다. 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구미 대둔사 아미타불회도는 대둔사 대웅전 아미타불좌상의 후불벽화다. 문경 봉암사 상봉대사비는 조선시대 봉암사에서 활동한 고승인 상봉대사 정원과 관련된 비석이다. 문경 대승사 윤필암 후불도는 1830년(도광10) 8월 24일 대승사 윤필암에 봉안된 아미타후불도로, 제작자는 19세기 전반에 걸쳐 경상도에서 활동했던 수화승 무경당 관주(無鏡堂 觀周)를 우두머리로 모두 4명의 화승이 참여하여 제작된 것이다.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경주 남산 탑곡 제1사지 마애조상군은 경주 남산 탑골마을 인근 암석에 새겨진 불상과 탑 등으로 구성된 마애조상군이다. 가로 8m, 세로 3.9m, 높이 2.9~4.1m 암벽의 동남면과 서남면에 새겨져 있다. 탑의 상륜부나 기단부, 전각상에 보이는 세부표현 등의 특징으로 보아 통일신라시대 후기 이후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경주 남산 탑곡 마애불상군(보물, 1963.1.21 지정)과의 도상적 관련성을 고려할 때 고대 불교미술사의 귀중한 자료다. 또 예천 명봉사 목조보살좌상은 보관을 쓰고, 다리는 결가부좌한 형식으로 얼굴은 작으나 건장한 상반신을 똑바로 세우고 하반신은 넓고 커서 안정된 자세를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보살상이며, 현재 명봉사의 요사채에 안치돼 있다. 이번에 도 유형문화재 및 문화재자료로 5건이 각각 지정됨에 따라 경북의 문화재는 총 2237점(국가지정 812, 도지정 1425)이 됐다.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비지정문화재를 지속해서 발굴하고, 이미 지정된 문화재에 대해서는 활용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겠다”면서 “우수한 도지정문화재를 꾸준히 국가지정문화재로 승격 추진해 국비를 확대해나가고, 정부의 문화재 디지털 대전환 정책에 맞춰 도내 환경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경주시가 장애인의 지역사회 정착 생활환경 조성과 지역사회 통합을 위한 ‘탈시설 장애인 지역사회 자립지원 시범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이 사업은 시설에 거주 중인 장애인들의 사회자립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를 위해 지원방안 마련, 전국적 확대 가능한 운영모형 개발, 자립지원 대상자 발굴·지원기준 구체화, 자립지원 체계 조성 등을 추진하게 된다. 대상자는 장애인 거주시설에 입소 중이거나 입소 대기 중인 장애인 가운데 자립을 희망하는 장애인으로, 자립지원 인력을 통해 주거공간 관리·유지, 일상생활·사회참여, 권익옹호 등을 지원한다. 구체적 사업내용을 살펴 보면 사업비 13억원을 투입해 올해부터 2024년까지 △한국토지주택공사의 공공임대주택 연계 △주거환경 개선 △자립지원 인력 배치 △활동지원서비스 별도 지원 △건강검진비 40만원(연간) △보조기기 구매지원 300만원(연간) 지원 등 개인별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남심숙 경주시 장애인여성복지과장은 “실질적 도움이 되는 지원을 시행해 장애인의 주거 결정권을 보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해 시민 모두가 화합하고 행복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경주지역 전체 장애인 수는 1만6616명으로 전체 시민의 6.6%를 차지하고 있다. 시는 시설 거주 장애인의 탈시설 자립 지원과 재가 장애인 시설 입소 예방을 위해 장애인종합복지관을 비롯해 경북장애인자립생활센터, 체험홈, 장애인기초재활교육센터, 주간보호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 장애인 맞춤형 좋은 일자리 발굴·제공, 장애인 기초재활교육센터 및 편의시설 지원 확대 등 장애인 친화도시 실현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