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의 문화교류의 장 ‘2022 동아시아 문화도시’가 지난달 25일 천년고도 경주를 상징하는 월정교에서 개막했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오는 11월까지 대한민국 경주시를 비롯해 중국 원저우시·지난시, 일본 오이타현시가 함께한다.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개막식에 일본 오이타현과 중국 지난시·원저우시의 관계자들이 경주를 방문하지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함께했다. 개막식 주제공연은 ‘찬란한 신라문화 실크로드로 이어지다’를 주제로 열렸다. 특히 신라의 정신이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연결되는 스토리라인 설정을 통해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재조명하는 기회가 됐다. 개막식을 시작으로 11월까지 다양한 전시·체험행사 등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는 축제가 경주서 펼쳐진다. 경주시는 민간문화예술단체 교류지원, 동아시아 주류문화 페스티벌, 풍요로움을 전하는 동아시아의 등불, 동아시아 문화 심포지엄, 한옥문화박람회 등 다양한 문화교류 행사를 통해 중국·일본의 대표 문화도시와 함께 우호 관계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동아시아 문화도시는 지난 2012년 5월 열린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에서의 합의사항이다. 3국 간 문화 다양성 존중이라는 전제 아래 동아시아의 의식, 문화 교류와 융합, 상대 문화의 이해 등을 실천키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 2014년부터 매년 각 나라별로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선정하고 다양한 문화교류행사를 추진해 오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는 사드 배치 문제, 일본과는 독도 및 위안부 문제로 한·중, 한·일 간 관계가 그 당시보다 더욱 냉랭해졌다. 이 같은 시기에 한·중·일 도시 간 민간교류를 통한 우호 관계 증진은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3국이 갈등의 소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경제는 경제, 외교는 외교, 역사는 역사대로 별도로 풀어나가면서 도시 간 민간교류는 확대해야 한다. 정부와 민간을 분리하는 ‘투트랙’으로 먼저 민간교류를 확대해나가면서 향후 껄끄러운 외교 관계도 회복 단계에 이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경주서 열리는 동아시아 문화도시가 한·중·일 3국 간 새로운 미래를 여는 외교 관계로 나아갈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길 간절하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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