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10일 코로나19 확진자 12명이 추가 발생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모두 623명으로 늘어났다. 경주시에 따르면 612번 환자는 40대 여성으로, 최근 의심 증상이 나타나 검사한 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10대인 613번 확진자는 최근 아랍에미레이트에서 입국해 자가 격리 중 확진판정을 받았다. 40대 남성인 614번 ..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는 2022년도 사업자지원사업 공모를 9일부터 9월 7일까지 한 달여간 진행한다.사업자지원사업은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교육장학지원 △지역경제협력 △주변환경개선 △지역복지 △지역문화진흥 분야에서 주민단체, 지자체, 기관의 아이디어를 공개 모집해 사업..
한수원(주) 월성원자력본부는 9월 8일까지 ‘다함께 도전! 월성원자력 원바퀴(원자력 바로알기 퀴즈) 올림픽’ 이벤트를 시행한다. 이벤트는 기간 내 홍보관을 방문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 횟수는 1인 1회로 제한된다. 참여 방법은 안내데스크에서 퀴즈 미션을 받은 후 홍보관을 한 바퀴 관람하며 ..
천북면 소재 (주)더이룸코리아(대표 박현웅)에서 자체 개발한 향균방문손잡이를 경주시청년연합회(회장 최치훈)에 기증했다.
경주에서 9일 시청 공무원 1명, 경주 거주 외국인 6명을 비롯해 모두 1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 발생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611명으로 늘었다.경주시에 따르면 10대 여학생인 598번 확진자는 전날 확진된 590번 환자의 가족이다. 599번 환자는 20대 여성으로 592번 환자와 접촉했다.600번, 604번, 605번, 606번..
경주시가 9일부터 16일까지 ‘코로나19 특별 방역주간’으로 정하고 강화된 거리두기 3단계를 시행한다. 여름휴가를 마친 시민들이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기인데다 최근 1주일 사이 무려 65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며 방역 상황이 심각해짐에 따른 경주시의 선제 조치다.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일부 방역지침..
경주에서 7일 방역수칙을 위반하고 집단 파티에 갔다가 확진된 외국인 노동자 2명 등 모두 13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들 외국인 노동자들은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포항의 ‘태국 모임’에 참석했다가 확진된 것으로 보여 방역 당국은 추가 참석자들을 찾아내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이날 확진자 추가 발..
경주에서 6일 하루에만 무려 16명이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으면서 이틀연속 두 자릿수 환자가 발생했다. 하루 전인 5일엔 11명이 확진됐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수는 576명으로 늘었다.특히 이날 확진자 중에서는 경주시청 공무원이 확진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경주시에 따르면 50대 여성인 5..
경주에서 5일 11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목욕탕 발 확진자가 이날까지 8명으로 늘어나는 등 곳곳에서 산발적인 감염이 이어지고 있어 지역 내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주지역 누적 확진자는 모두 560명으로 늘었다. 경주시에 따르면 550번 확진자는 60대 남성으로 지난 3일 확진판정을 받은 541..
오는 11일 개최 예정이던 화랑대기 유소년축구대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잠정 연기됐다.주낙영 시장은 5일 대시민 브리핑을 갖고 오는 11일부터 24일까지 14일간 경주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2021 화랑대기 전국 유소년축구대회’를 잠정 연기한다고 밝혔다.앞서 경주시와 대한축구협회는 참가팀 전원 PCR 검사, 무..
옥룡암 바위 앞에서.. 옥룡암 바위 같은 내 마음 속 보따리 천 년 전에 무슨 염원 있었는지.. 그 무거움 위로 수놓은 천진한 형상 위대함과 소탈함, 기쁨과 슬픔 즐거움과 노여움, 사랑과 증오 부유함과 가난함, 모든 욕망과 근심 내 마음 속 업 보따리 무거워서.. 내려놓고 웁니다. 바위에 수놓은 자 석공이었을까, 화공이었을까? 그도 나와 같은 마음이었을까? 나는 웁니다. 내 마음 닮은 바위 앞에서 나는 웃습니다. 부처님 천진한 미소 앞에서 나는 염원합니다. 그 석공과 화공의 마음 앞에서 나는 다 내려놓을 수 있음을 알았습니다. 내 마음 닮은 옥룡암 바위 보고서.. 고경래 작가 / 010-5777-4110 / kgr@hanmail.net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일본 도쿄예술대학 석사 및 동 대학원 박사수료 경주대학교 예술학부 교수 및 학장 역임 개인전 4회, 단체전 및 국내외 교류전 다수
지난달 29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된 경주는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면서 시민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특히 여름 휴가철을 맞아 해수욕장과 계곡 등을 찾는 피서객들이 늘어나면서 각종 수난사고 등에 대한 철저한 대비도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여 진다. 폭염경보가 발효된 경주는 지난 일주일여 동안 35℃를 오르내리는 폭염으로 인해 시민들의 피로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경주시는 시민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경주시 15개 관련부서는 물론 경주소방서, 경주경찰서 등 6개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폭염 대비 종합대책을 수립하고 비상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경주시가 지난달 9일부터 가동 중인 ‘폭염대응전담팀’은 시와 읍·면·동은 물론 유관기관 등의 폭염대책 추진상황을 점검하고 지원하는 총괄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담팀은 폭염 대비 대응체계 구축 및 신속한 상황전파, 시민생활 밀착형 폭염대책 추진, 폭염 피해 예방대책 추진, 폭염 예방 홍보 등에 나서고 있다. 전담팀은 실내외 무더위쉼터 149개소, 그늘막 110개소, 주요노선 살수차 운행, 쿨링포그 3개소, 이동형 복합 분무기 11개소 등 폭염 저감시설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또 성동시장·경주역·황리단길 일대에서 시민과 관광객에게 얼음물과 폭염대비 행동요령 홍보지를 배부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노인돌보미·이통장·건강보건 전문인력 등으로 구성된 재난도우미가 저소득가구·독거노인 등 취약계층 가정을 직접 찾아 폭염 대응 모니터링 사업도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경주시가 폭염대응에 최선을 다해 왔지만 혹여 복지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시민들은 없는지 다시 한 번 세심하게 살펴주길 바란다. 또 시민들도 가장 무더운 시간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휴식을 취하는 생활이 요구된다. 그리고 최근 폭염이 전국적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일부 지자체에서는 양산쓰기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양산을 쓰면 태양이 가려지는 지점의 온도는 약 7℃ 정도 내려가고, 체감온도는 무려 10℃ 정도 내려간다고 알려져 있다. 체감온도가 내려가면 당연히 불쾌지수도 낮아진다. 양산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면 피부암 등 피부질환이나 탈모도 줄어든다. 특히 한여름에는 온열질환을 막는 데도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경주시도 시민들과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양산쓰기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지금 경주는 폭염과 함께 코로나19 확산도 큰 걱정이다. 지난달 2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로 격상된 경주에는 매일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지난 3일에는 7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이들 중 확진 경로가 불분명하거나 타지역 확진자와의 접촉에 의해 감염된 경우가 많아 자체 확산을 막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확진자와 동선이 같거나 증상이 의심돼 검사를 받은 의심환자는 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확진자와 접촉으로 인해 자가 격리 중인 이들도 300여명이 넘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확산세를 보이면서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고 있는 경주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영업장의 방역수칙 준수는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경주시는 관광시설과 야외야영장, 각 영업장을 대상으로 거리두기 적용 단계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는지 수시로 점검하길 바란다. 전국적으로 4차 대유행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주지역에서도 언제든 감염이 확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시민들도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계속되는 폭염으로 물놀이 피서객들도 늘어나고 있어 이들에 대한 안전관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8월에는 각종 수난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여서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경주소방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전국 소방의 수난사고 구조 활동은 총 2만8810건에 1만114명 구조됐으며 매년 구조 건수와 인원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경북도에서 발생한 수난 사고는 755건으로 대부분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원인도 물놀이익수, 야영 중 고립, 어패류 채취 익수, 수상표류, 차량추락침수, 계곡급류사고 등으로 다양하게 발생했다. 물놀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선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에 안전시설을 설치하고 수시로 잘 관리해야 한다. 최근 경주교육지원청도 모니터링단을 구성해 물놀이 장소 피서객 대상으로 안전사고 예방 현장 홍보 활동을 실시하고 물놀이 위험지역의 표시판 설치 현황, 안전시설 설치 현황 및 실태, 물놀이 안전수칙 홍보물 부착 실태 등을 파악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주에는 동해안 해수욕장뿐만 아니라 피서객들이 자주 찾는 하천이나 계곡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피서객들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구명조끼착용 등 안전장비를 갖추고 물놀이를 하길 바란다. 경주시와 유관기관에서는 혹여 발생할 수 있는 물놀이 사고에 대비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지점에 인명구조장비함을 설치하고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계속되는 폭염과 코로나19 재확산, 피서객 증가로 인한 안전사고 위험 등은 사전 대비와 관련수칙 준수, 철저한 점검 등이 있을 때 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메이커(maker)라는 용어는 얼핏 들으면 매우 단순하다. 메이커는 공방의 의미를 가졌지만 1990~2000년대를 풍미한 DIY(Do-It-Yourself) 문화의 확대 개념이다. 이 메이커 운동은 완전한 형태의 메이커라기보다는 이미 만들어진 재료를 조립하고 칠을 하는 수준에 머물렀지만, 개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에게는 신선한 열풍이었다. 여기에 컴퓨터와 AI 기술을 활용한 3D 프린트, CNC(컴퓨터 수치제어) 장비들이 기술과 함께 일반 대중에 보급되면서 새로운 개념의 메이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웹사이트에 공개되는 공개 소스(open source)는 관심만 있으면 소비자 위치에 머물러 있던 일반대중들이 전문가 수준의 빅 데이터·AI기술 활용, 금속가공, 목공예, 제과제빵이나 기타 수공업 형태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 가능해졌다. 인터넷의 발달은 전 세계를 한 공간, 동시의 개념을 만들어서 공개 소스는 그야말로 마음만 먹으면, 웹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그 자리가 바로 무한한 상상실로 만들어버린다. 혼자만 간직하던 비법에서 소스를 공개하는 방식은 하나의 창작물에서 무한대의 창작물을 만들어 낸다. 이런 메이커를 이끌어 가는 사람을 ‘메이커스’라고 부른다. 메이커스 들이 소스를 공개하고, 이 소스를 공유하는 사람들에게 부족한 점을 개선하는 보완 기술을 받아 더 나은 제품을 만들기도 한다. 또 다른 분야의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융합하여 새롭고 획기적인 제품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장난감 비행기를 보고 착안해서 드론을 만든 3D 로보틱스의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 CEO는 웹사이트의 공개 소스를 통해 멕시코의 한 청년을 만나 결정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에 뒤지지 않고 2013년 42개의 지역 거점 및 소규모 메이커스페이스인 무한상상실을 설립·운영을 시작으로 메이커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개인이 사용할 수 없는 3D프린터기 등의 장비를 임대해서 사용할 수 있고 공간도 사용할 수 있다. 2013년부터 준비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컴퓨터를 활용한 교육이 활발해지면서 메이커스 운동은 급물살을 타고 있는듯하다. 메이커 운동은 시공간을 초월한다는 의미에서 특히나 정보와 기술이 서울에 집약된 가운데 대학교까지 수도권에 집중된 건강하지 못한 우리나라의 현 교육이나 행정 시스템을 바꿀만한 획기적인 상황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특히 소규모의 지자체는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그런데도 경주는 공개 소스를 통해 또 다른 이들과 협업하고 융합하고 발전하는 메이커스페이스 구축사업에는 크게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 듯하다. 현재 국가 주도로 만들어진 무한상상실은 사실 경주 전역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특화된 곳이다. 신라가 왕국의 위엄을 갖춘 데는 이주민의 영입에 적극적이었고 그들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흥덕왕릉과 원성왕릉의 무인석과 처용설화는 문화융합의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일자리 창출과 주민등록 인구증가가 시급한 현안인 만큼 거시적이고도 확실한 대안으로 메이커스와 메이커스페이스의 확산을 제안하고 싶다. 우리끼리, 혹은 웹사이트를 통한 다른 지역과의 교류도 가능하지만, 세계적으로 계속 창출되는 신기술인 공개 소스를 읽고, 그들과 교류하는 방법을 배워서 적용해야 할 다른 어떤 도시보다 더 강점을 가진 신라의 후손들이다. 경주시민에게 공간을 오픈하고, 기술을 오픈하고, 교육을 오픈하여, 전 세계 사람들과의 네트워킹 하는 방법을 집중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특히 어린 세대들에게는 전원이 무한상상실 속에 있는 경주가 되면 좋겠다. 아직은 우리나라가 메이커스의 선두주자로 나선 것 같지는 않다. 이러한 때, 경주의 어린 세대들이나 청년세대들에게 메이커스페이스는 더 할 수 없는 공간이 될 것이다. 중년·장년·노년 세대에게는 메이커스페이스에서 미래 세대들에게 경험을 나누어 주거나 그들과 아이디어를 융합하는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경주시는 어떤 현안보다 교육과 일자리 창출이나 인구증가의 측면에서 안목을 넓혀 역사과학문화 콘텐츠를 만들어 갈 무한상상실을 앞서 다뤄야 할 것이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요즘 하나의 루틴을 가지려고 하고 있다. 바로 한 달에 한번 지난 한 달 간의 경주 관련 기사를 검색해보는 것이다. 제목만 주마간산 격으로 보는 것이지만 경주의 주요 이슈는 머리 속에 어느 정도 잡히는 것 같다. 7월의 경주 기사 검색에서 기억에 남는 기사는 아래 세 가지다. 1) 경주서 1500년전 180cm 인골 출현 … “현존 삼국시대 최장신” 2)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3) 경주를 MICE 산업메카로. 경주시, ‘국제회의 복합지구’ 지정 추진 등 이다. 경주에서 1500년 전 180cm 인골이 나왔다는 기사는 TV 뉴스에서 먼저 접했으며 매우 관심도 높게 본 기사이다. 삼국시대 사람의 키가 180cm나 되는 것이 놀랍고 신기하며 어릴 적 듣던 ‘우리 조상들이 체격이 모두 장군처럼 컸다’는 이야기가 사실이었나 싶어 각별한 궁금증이 일었다. 그가 누구였고(who), 왜(why), 어떻게(how)해서 그 무덤에 묻히기 되었는지에 대한 공상이 인디애나 존스 이상의 상상력을 불러일으켰다. 그런 한편 문득 신라인과 메타버스에서 함께 하는 상상을 해본다. 우리의 상상과 기술로 마치 영화 ‘아바타’처럼 세계인이 삼국시대 신라인과 함께 하는 생활을 경험해볼 수 있을까? 다양한 가상현실 기술들을 동원한다면 재미있는 체험공간을 만들 수 있을 법하다.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기사는 가장 많이 기사화되었고, 경주를 넘어서 경북 전체가 응원이 실려 있음을 느끼게 된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2005년 부산에 이어 2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경주와 제주가 유치를 희망하고 있으며 2023년 하반기에 결정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 기사를 접하면서 경주가 이전에도 이와 유사한 국제행사를 몇 차례나 치러냈음을 알게 되었다. 2012년 APEC 교육장관회의, 2015년 세계물포럼, 2016년 유엔 NGO컨퍼런스, 2017년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이 그것인데 늘 경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면서도 정작 경주에 대해 무관심했음을 다시 깨닫는다. 경주와 제주 이외에 다른 도시들도 유치전에 뛰어들겠지만 2023 하반기에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경주에서 열린다는 뉴스를 듣고 싶고 2025년 경주의 가을 하늘 아래 APEC 정상들이 불국사 앞에서 사진 찍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물론 그때쯤에는 당연히 코로나19의 공포도 말끔히 사라져 활짝 웃는 모습 얼굴이 그대로 드러나기 바란다. 국제적인 큰 행사가 경주에서 열리는 것을 바라지만 그 행사가 어디에서 열리건 사전에 반드시 점검해야 할 숙제가 있다. 자칫 대형 국제행사가 외화내빈에 그치거나 과도한 투자로 개최 후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다. 화려한 행사나 거창한 시설보다는 도시가 가진 고유의 가치를 보여주는데 노력하고 행사 자체가 인류를 포함한 포괄적 사회에 던져주는 비전을 제시하고 함께 성장하는 의식을 공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경주 역시 이런 거시적인 차원에서 APEC유치 이유를 설파하며 다른 도시와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싶다. MICE산업은 국내의 어지간한 도시들은 앞 다투어 추구하는 미래산업이 되어버린 만큼 안착하기 힘든 여러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경주가 가진 각별한 인문학적 자산과 경주를 둘러싼 아름다운 자연환경, 울산과 포항에 이르는 산업 및 과학 자산을 아우르면 경주만의 경쟁력을 십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가장 대한민국다운 것이 사실은 경주에 다 있다. 이 사실은 자연스럽게 ‘세계는 경주로, 경주는 세계로!’의 기치를 세울 수 있고 그와 함께 현대의 경주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 있는 경주의 참모습을 진솔하게 보여주었으면 한다. 경주가 MICE 산업메카가 되기 위해서는 각처에 나가 있는 경주출향인들의 응원과 실질적 도움도 절실하다. 내가 떠나온 마음의 고향에서 그치지 말고 세계에 내 놓을 대한민국의 경주로 함께 가꾸어 가야 할 숙제다. 공교롭게도 7월에 중점적으로 본 기사는 어딘지 모르게 연관성이 짙어진 느낌이다. 삼국시대 신라인은 키를 높이기 위해 머리뼈를 인위적으로 세운 흔적을 지니고 있다. 어쩌면 그 시대 경주사람들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머리뼈를 억지로 세웠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 시대 경주사람들은 머리뼈를 세우는 대신 세계를 향한 포용력의 크기를 180센티 이상으로 높이면 어떨까? APEC과 MICE를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재와 재가 만나서 불이 되었다 이중기 박성근은 퇴각하는 영천전투에서 탈영해 북으로 간 보도연맹 쌍둥이 박장근으로 살았다 갈대 발목 부여잡고 우는 물소리가 수척해지는 늦가을 갈 데 없는 홀몸 스무 살 형수가 가만히 몸, 받아주었다 재와 재가 만나서 불이 되었다 휘영청 산 넘어 죽장 두마, 골 깊은 화전민 초막에 솥단지 걸자 기우는 추녀 끝을 산꿩이 팽팽하게 잡아당겨 주었다 그 가시버시 아들 다섯 낳아 맏이에게 형님 제삿날 물려주었다 이 산전수전에 돌 떨어진다면 세상이 아프다 -숨겨진 역사 속에서 발견하는 민초들의 예지 이중기의 시를 읽으면 이름 없이 살아온 많은 이들을 떠올리게 된다.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인 것은 지역의 근현대 민중사다. 그것은 때로는 민중서사시로 드러나기도 하고, ‘만인보’ 형식으로도 차용이 되었다. 그 모두가 시인이 발품을 판 끝에 어렵게 채록해낸 이야기가 원재료가 되었다. 오늘 소개하려는 이 시도 그동안 잊혀져 있었던 숨겨진 민초들의 절박한 삶, 한 가족의 말 못할 사연이 절절이도 스민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역사가 그들에게 입힌 아픔마저도 너끈히 다스려 나가는 민초들의 예지를 만난다. ‘국민보도연맹’은 좌익운동을 하다가 전향한 사람들을 조직한 반공단체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초기 후퇴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무차별 검속과 즉결처분이 단행되었다. 목숨부지를 위해 “북으로 간 보도연맹 쌍둥이 박장근”의 일도 그때 였으리라. 문제는 쌍둥이 동생 박성근도 “퇴각하는 영천전투에서 탈영”한다는 것이다. 월북과 탈영, 당시엔 얼마나 섬뜩한 죄목이었을까. 그러나 동생에겐 생존의 절박한 문제가 있었던 거다. 그에게는 “갈 데 없는 홀몸 스무 살 형수”를 돌보아 후손을 잇겠다는 속내가 있었고, 스무살의 형수도 그 뜻을 아는지 “가만히 몸, 받아”준다. 그들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는 재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나 “재와 재가 만나서 불이” 될 수도 있는 법. 그들은 이미 재가 된 인생이었지만 재 속엔 아직 불탈 무언가가 남아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불은 삼키거나 태우는 불이 아니라, 생명의 불이요 소생의 불이다. 그들은 세상의 이목을 피해 “두마. 골 깊은 화전민 초막에 솥단지”를 건다. 그들이 완전한 산사람이 되었다는 표현은 “기우는 추녀 끝을 산꿩이 팽팽하게 잡아당겨 주었다”에서 절정에 달한다. 이 때 산꿩은 인간의 형편을 깊이 헤아리는 슬기로운 새로 나온다. 삶의 지극성을 말해주는 구절이다. 그들의 삶이 진정 빛을 발하는 건 5연이다. “아들 다섯 낳아/맏이에게 형님 제삿날 물려주었다” 가족 질서가 비로소 탄생되고 재편된다. 맏이에겐 형님의 제사를 물려줌으로 대를 잇게 하고, 그들은 그들대로 자신의 후손을 이어가는 대의와 예지가 여기 있다. 쌍둥이 형이 없이도 두 사람의 의지로 인해 두 가문이 보존되는 지혜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인은 끝부분에서야 자신의 판단을 약간 덧붙인다. “이 산전수전에 돌 떨어진다면 세상이 아프다” 함부로 돌 던지지 말라, 이는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험악한 세상, 역사의 문제라는 말이다. 당해보지 않고는 헤아릴 수 없는 민초들의 삶이 역사의 뒤편에는 얼마든지 있다. 시인의 노력으로 우리는 그 사실의 일단이나마 어루만질 수 있게 되었다.
산책 삼아 공원에 나가보면 반려동물과 함께 나온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띈다. 얼굴이 작아서일까 커다란 모자에 커다란 마스크를 쓴 아가씨도, 커플룩에다 동그란 얼굴마저 닮으신 노부부도 반려견과 함께 걷는다. 코로나로 사람 사이의 거리 유지가 더없이 요구되는 시대적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본능과도 같은 인간의 관계 지향성을 막을 수만도 없다. 공원에서 보는 광경은 한결같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는 마치 자식 대하듯 한다. 당연히 반려(伴侶)이기에 그들은 짝이며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다. 다리를 살짝 저시는 어르신은 오늘도 까만 치와와를 품에 안고 산책 중이시다. 다리 아프다고 칭얼대는 손주를 안고 달래주는 할아버지처럼 말이다. 일본 요양원에는 외로운 어르신들의 말벗으로 로봇을 활용하기도 한다. 개, 거북이나 로봇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공통점은 간단하다. 서로 마음을 나눌 관계면 충분하다.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는 법이다. 반려 관계라고 예외는 없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남아 있는 사람에게 더 큰 고통이다. 아픔이나 고통은 인간에게 있어 매우 독특하다. 가령 손가락이 잘릴 때와 애인이 떠날 때의 고통을 비교해봤더니 별로 차이가 없더란다. 뇌 영상 사진으로 확인을 해봤더니 신체적 고통이나 정신적인 그것이나 동일한 뇌 부위가 반응을 하더란다. 5년을 같이 했던 동물이나 50년을 같이 해왔던 사람의 부재도 감당할 고통은 같다. 대상에 상관없이 우리 존재의 항상성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이 고통을 두카(苦: dukkha)라고 한다. 이빨이 아프거나 머리가 아프거나 하는 육체적 고통은 병원이나 약국에서 해결할 문제다. 불교에서 말하는 고통은 존재의 특성으로 늘 바뀌는, 변화하는 의미를 뜻한다. 내 모친의 표현을 빌어 정의하자면 바로 ‘히딱버딱하는’ 성격이다. 따지고 보면 세상 모든 게 변한다. 한때 풍성했던 내 앞이마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파일을 정리하다가 찾아낸 8살 아들 녀석 목소리는 지금 들어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지금은 무슨 말만 해도 무뚜뚝하게 “응, 아니야” 그런다. 자기 전 양치 좀 하라고 애원을 해도 반응은 “응 아니야”다. 닦겠다는 건지 안 닦겠다는 건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어쨌거나 불교식 고통은, 인간 존재와 그를 둘러싼 세상 모든 것은 변한다는 의미다. 예외가 없다. 태생적인 한계다. 끊임없이 변한다는 고(苦)의 속성을 고급지게 표현한 것이 무상이다. ‘항상(常) 하지 않는다(無)’는 무상은 본질(本質)이 아니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다. 본질은 불변이고 진실할 테니 말이다. 우리가 꿈꾸는 사랑은 영원한 것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드라마나 영화니까 그런 거라 믿고 싶지만 주제는 한결같이(!) 바람을 피우고 변심하며 또 다른 사랑을 꿈꾸는 내용이다. 그럼 진리는 어떤가?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흑인이나 당뇨병 환자, 왼손잡이 등 온갖 조건을 가리지 않고 동일 적용 가능한 그 무엇이 있다면, 그것이 본질이고 진리일 테다. 고통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바로 진리를 드러내기 위함이다. 우유를 가리키며 “이건 빨간색이 아니야”하는 부정은 “당연히 흰색이니까”라는 긍정의 다른 표현인 것처럼 말이다. 힘들게 사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환기하는 이유는 “눈앞의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마, 그건 본질이 아니야”라는 말이다. ‘히딱버딱’ 변하는 그것이 영원하길 기대하고 그러다 또 속상해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기 때문이다. 사람하고 개(그레이하운드)하고 달리기 시합을 했더니 사람이 한 번도 이기질 못하더란다. 이유는 간단하다. 개는 그저 냅다 달리기만 하니까 그렇다. 반면에 100미터를 뛰는 순간에도 사람 마음은 끊임없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잡생각)’하면서 에너지를 허투루 써버린다. 이렇게 인간은 고통에 무릎 꿇어야 할 운명인가? 영국의 마라톤 선수 폴라 래드클리프(Paula Radcliffe)는 42.195km를 뛰면서 딱 100까지만 세었다고 한다. ‘결승점까지 얼마나 남았지?’, ‘내 뒤에 누가 따라오지?’ 끊임없이 에너지를 갉아먹는 ‘두카’를 막기 위해 차라리 개(!) 같은 전략을 쓴 거다. 그녀는 그렇게 2005년 월드 챔피언십, 뉴욕 및 런던 마라톤에서 세 차례 우승한 최초의 여자 마라토너가 된다.
설총은 『삼국유사』 「의해」편 ‘원효불기’조에 의하면 태종무열왕 때인 654-660년 사이에 출생한 듯하다. 신라10현이고, 강수 · 최치원과 더불어 신라 3문장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719년(성덕왕 18)에는 나마의 관등으로서 감산사아미타여래조상기를 저술하였다. 고려 때인 1022년(현종 13) 1월에 홍유후라는 시호가 추증되었다. 문묘 동무에 신라2현으로 최치원과 함께 배향되었으며, 경주 서악서원에 제향되었다. 설총이 신문왕에게 들려준 우화 ‘화왕계’가 『삼국사기』 「열전」 ‘설총’조에 실려 있다. 이 이야기는 ‘풍왕서’라는 이름으로 『동문선』에도 수록되어 있다. 대강의 내용을 요약해 본다. 화왕(花王)이 이 세상에 왔는데 모란이다. 온화하고 향기로운 동산에 모셔 푸른 휘장으로 둘러치고 임금님으로 받들어 모셨다. 따스한 봄이 되었다. 온갖 꽃이 피어나는데 화왕도 곱고 탐스러운 꽃을 피웠다. 꽃 중의 꽃으로 빼어나게 아름다웠다. 멀고 가까운 곳에서 여러 가지 꽃이 다투어 화왕을 뵈러 왔다. 깊고 그윽한 골짜기의 맑은 정기를 타고난 탐스러운 꽃, 양지바른 동산에서 싱그러운 향기를 맡으며 피어난 꽃들이 앞을 다투어 모여들었다. 한 미인이 앞으로 나왔다. 붉은 얼굴에 옥 같은 치아와 신선하고 탐스러운 색깔의 나들이옷을 차려입고, 방랑하는 무희처럼 얌전하게 걸어 나왔다. 이 미인이 임금에게 아뢰었다. “이 몸은 눈처럼 흰 모래밭을 밟고, 거울같이 맑은 바다를 바라보며 자라났습니다. 봄비가 내리면 목욕하여 몸의 먼지를 씻고, 상쾌하고 맑은 바람 속에 유유자적하면서 지냈습니다. 이름은 장미라 하옵니다. 왕의 어지신 덕을 듣고, 꽃다운 침소에 그윽한 향기를 더하여 모시고자 찾아왔습니다. 전하께서 이 몸을 받아주실는지요?” 이때, 베옷을 입고 허리에는 가죽띠를 두르고 지팡이를 짚은 채 머리는 백발인 장부(丈夫) 하나가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와 공손히 허리를 굽혔다. “이 몸은 서울 밖 한길 가에 살고 있는데 이름은 백두옹(白頭翁, 할미꽃)입니다. 아래로는 창망한 들판을 내려다보고 위로는 우뚝 솟은 산 경치를 의지하고 있습지요. 가만히 보건대, 좌우에서 보살피는 신하들은 고량진미와 향기로운 차와 술로 수라상을 받들어 전하의 입맛을 흡족케 하고 정신을 맑게 해드리고 있사옵니다. 그러나 상자 속에는 기운을 보충하는 양약과 독을 제거하는 극약도 있어야 합니다. 옛말에 실과 삼베가 있더라도 왕골이나 띠풀도 버리지 말라고 했습니다. 모든 군자는 여려울 때를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였습니다” 그때 한 신하가 아뢰었다. “두 사람이 왔사온데, 전하께서는 누구를 취하고 누구를 버리시겠습니까?” 화왕이 입을 열었다. “장부의 말에 도리가 있긴 하나 미인을 쉽게 얻기는 어려우니 어찌할꼬?” 장부가 앞으로 나와 말했다. “제가 온 것은 전하의 총명이 모든 사리를 잘 판단한다고 들었기 때문이옵니다. 하오나 지금 뵈오니 그렇지 않으시군요. 대체로 임금 된 자로서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하지 않고 정직한 자를 멀리하지 않는 이는 드뭅니다. 그래서 맹자는 불우한 가운데 일생을 마쳤고, 풍당(馮唐)은 머리가 백발이 되도록 미관말직을 면하지 못하였습니다. 예부터 이러하오데 전들 어찌하오리까” 화왕이 비로소 깨닫고 말했다. “내가 잘못했다, 잘못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신문왕은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대의 이야기에 진실로 깊은 뜻이 있으니 이를 앞으로 왕의 훈계로 삼게 하시오” 그리고는 드디어 설총을 고관으로 발탁하였다. 에드워드 기번이 지은 『로마제국멸망사』에 의하면 불멸의 대제국 로마가 멸망한 이유는 40대 이상의 장년, 노년층을 밥이나 축내는 밥벌레로 취급함으로서 창조력과 판단력을 완전무결하게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리고 중국 통일왕조인 진나라가 망한 것도 젊은 전사들을 우대하고 노인들을 천대했던 데 있었다고 제나라 목공이 지적했다. 그리고 사회학자 브리턴은 국가나 단체나 기업의 성쇠는 경험의 축적자인 노인성 배제의 양과 질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계수로 증명하기도 했다. 캐나다 토론토대 심리학과 린 해서 교수는 젊은이의 뇌가 이름이나 전화번호 등 한 가지 사실을 잘 포착하는 반면 노인은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기 어렵거나 계획이 변경되는 상황에서 젊은이보다 더 강점을 발휘하는 유연성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노인 한 사람이 죽으면 마을 도서관이 하나 사라진다”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다. 요즈음 꼰대라고 비하하며 늙은이를 홀대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늙는다는 것은 그만큼 지혜를 쌓았다는 의미임을 꼭 알아야 할 것이다.
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을 처음 만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무렵이었다. 이제껏 많은 책을 읽으며 살아 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책 내용은 물론 제목조차 희미할 때가 많다. 하지만 까뮈의 <이방인>만은 40년이 지나도 또렷하게 남아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내용 자체도 충격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된 추억들이 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열 몇 살 그 무렵은 서로 주먹질도 하고, 술과 담배도 배우고, 짝사랑하는 여학생도 생겨나던 참 좋았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머리에 갓 돋은 뿔이 간질간질하여 뭔가 들이박고 싶은 것들이 많던 시기이기도 했다. 그 시절 그나마 내가 제일 잘한 것은 교내 도서관에 가는 것이었다. 3교시 때부터 도시락 까먹고 점심시간 땡 하자마자 도서관으로 가서 책을 읽었다. 학교공부와 시험은 뒷전일 만큼 세계문학과 한국문학을 섭렵해가며 열독 했다. 도서관에서 못다 읽은 책은 수업시간에 들고 와서 뒷자리로 자리를 바꿔 앉아가며 책을 읽을 때였다. 수학 선생님이 던진 분필토막이 내 머리를 명중시켰고 교실에는 웃음들이 넘쳐났다. 내 이름을 부르고 질문을 하는 것도 모른 체 독서삼매경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읽은 책이 바로 까뮈의 <이방인>이었다.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는 뫼르소, 해변에서 햇빛 때문에 아랍인을 죽인 뫼로소, 감옥으로 찾아온 목사를 내쫓는 뫼르소가 내 몸속으로 파도처럼 밀고 들어왔다. 그 무렵 고향마을 앞집에 사는 친구가 싸움하다 대구 청소년감호소에 수감 중이었다. 다른 친구들과는 달리 부모 도움을 받지 못한 그는 그곳에 갈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부조리한 세상에서 어쩌면 그 친구가 뫼르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까. 면회 갈 목적으로 배 아프다 거짓말하고 조퇴를 했다. 책가방은 분황사 보리밭에 숨겨두고 면회 가서 빵 하나 건네주고 왔다. 이처럼 이방인을 읽은 무렵의 추억들은 오롯이 <뫼르소를 처음 만나던 시절>이라는 졸시를 쓸 수 있었고 문예지에 발표까지 했다. 졸시는 다음과 같다. 너를 처음 만나던 그 때, 담배를 배워 물기 시작했고 강둑에 앉아 별을 향해 소주병 나팔을 불며 보리밭 네발로 기는 법과 구토를 배우던 중이었다 그리고 간혹 몽정을 경험하던 때// 돈 벌러 간 삼촌이 객사하여 돌아오고, 잠 못 드는 할머니 곁에 누워 소리 없는 강물의 속력과 수심 깊이 가라앉기만 하는 끝없는 물방울소리를 들을 때 너는 어머니의 죽음에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다// 하품하며 졸던 오후의 윤리시간 너는 바닷가를 거닐다가 문득 마주친 햇. 빛. 때. 문. 에. 쏜 총알이 나를 향해 날아오는 것만 같던 순간, 정확히 내 머리통을 명중시키는 선생님의 분필토막 교실바닥엔 붉은 피 대신 웃음의 파편들이 쏟아지던 그 시절 나를 가르친 것은 선생님이 아니라 바로 너였는지도// 배 아프다 조퇴하고 보리밭에 책가방을 숨겨두고 소년원에 간 옆집 친구에게 빵 하나 건네주고 돌아나올 때 담 밖 열흘보다는 담 안의 한 시간이 더 나를 살게 한다는 네 혼잣말이 미류나무 잎사귀로 반짝거리기만 하던 까까머리 그 시절엔 서부영화가 재미있었고 총 쏘는 법과 말 타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 국화가 필 무렵엔 담배를 가르쳐 준 놈보다, 담배를 더 잘 피웠고 새우깡을 안주로 해서 술을 마신다면 아버지를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고양이처럼 햇볕을 쬐는 일과 생쥐처럼 어둠속으로 숨어드는 버릇이 생겨났다 때때로 시를 쓰고픈 마음이 포롯포롯 돋아나던 뫼르소, 너를 처음 만나던 그 시절// 세상은 아직도 열 몇살 그 시절 알 수 없는 너다 (뫼르소를 처음 만나던 시절 全文) 잘 쓰고 못 쓰고를 떠나 주위에서는 그대만이 쓸 수 있는 영역의 시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책상에 앉아 미적분 풀고 영어단어만 외며 부모님이 원하고 선생님이 바라는 모범적으로만 살지 않은 것에 대한 우회적 표현일 것이다. 이후에도 <시지프스>를 비롯하여 까뮈의 책들을 찾아 읽었다. 특히 <나는 다시는 자살을 꿈꾸지 않으리라>는 밑줄 그어가며 읽었고 지금도 서재에 꽂혀 있는 아끼는 책이다. 소설<이방인>은 내가 회사생활을 하면서도 늘 문학 쪽으로 몸이 기울어지도록 만들어준 소설이다. 책 속 주인공 뫼르소는 부조리한 세상에 시가 필요하다고 늘 내게 말을 걸어주었다. 덕분에 문학동네에서 지금껏 시를 쓸 수 있도록 만들어준 고마운 책이다. 많이 읽는 것도 좋지만 어느 시기에 어떤 책을 읽느냐도 참 중요한 것 같다. 시원하게 뒤통수를 갈겨 줄 수 있는 그런 책, 누구나에게 한 권쯤 있었으면 좋겠다. 전인식 시인 : ‘97 대구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98 불교문예 신인문학상, 제 5회 불교문예 작가상, 통일문학상, 선사문학상 외 다수 수상. 시집 <모란꽃 무늬 이불속>, <검은 해를 보았네> 전자시집 <고약한 추억의 빛>
최근 ESG(Environmental·Social·Governance) 경영이 화두가 되고 있다. 전통적 경영방식에서 효율성과 수익성이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었다면, ESG는 공익성과 사회적 가치까지 포괄하는 기업의 비(非)재무적 성과를 통해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윤리적인 경영철학이다. ESG는 기업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Global 경제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할 필수사항이 되었으며, 특히 공익을 우선해야 하는 공공부문에서 ESG에 대한 책임이 강조되고, 조직과 개인의 청렴과 윤리의식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정재훈, 이하 한수원)은 ‘신뢰받는 글로벌 에너지 리더, 한수원’이라는 비전 아래, 각고의 자정 노력을 통해 2020년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등 청렴하고 깨끗한 기업으로 지속성장하기 위해 노력 하고 있다. ‘예방이 최선’이라는 전략으로 청렴교육이나 캠페인 등 청렴문화 정착을 위한 반부패 혁신 활동을 내재화하고, 부패행위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발굴·조치하여,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제도 및 시스템 개선에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ICT 기술을 활용하여 견고한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해 가고 있다. 최근에는 고객 접점 직무의 Business Process를 디지털 혁신을 통해 전산화, 자동화하여 내부직원의 개입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부통제시스템을 정비하였다. 특히 입찰업무 전반에 대한 위험성 분석을 통해 비리 발생 예방을 위한 다양한 선제적 조치를 하였고, 몇 가지 사례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입찰 제안서 평가위원 선정부터 제안서 평가까지, 전 프로세스를 시스템화 하고 자동화 하였다. 입찰제안서 평가위원 희망자가 직접 지원하여 평가위원풀(Pool)을 구성하는 모바일시스템 구축, ACS(Auto Calling System)을 활용한 평가위원 자동 교섭 및 선정, 제안서 평가 프로세스 전산화를 통해 내부 이해관계자의 인적 개입이 가능한 여지를 완전히 차단하였다. 둘째, 입찰업무 수행에 필요한 계약담당자용 인증서 통합관리를 전산화하여 인증서 부정사용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 더 나아가 공고건별 인증키 관리로 투찰정보에 대한 보안성을 한 단계 강화하였다. 셋째, 건설공사 종합심사낙찰제의 복잡한 입찰 및 물량내역 산출 등의 투찰정보를 규격화하고 심사절차를 시스템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심사과정에서의 인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심사의 정확성과 신속성을 높일 수 있도록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러한 입찰업무 전반의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과 전산화를 통한 내부통제 강화로, 입찰 업무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부패 위험을 사전에 예방할 뿐만아니라, 프로세스 개선의 결과로 업무 효율성까지 높아지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었다. 깨진 유리창 법칙은 청렴문화에도 적용된다. 한수원은 잠재적으로 비리가 발생할 리스크를 안고 있는 Business Process를 깨진 유리창으로 인식하고, 깨진 유리창을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디지털 프로세스 혁신을 통해 전산화하고 자동화함으로써 시스템화된 청렴의 토양 위에서 내부 구성원들이 정도를 추구하는 청렴문화가 튼튼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것이다. 전혜수 한국수력원자력 디지털혁신추진단장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는 오는 13일까지 청년정신건강지원사업 ‘청년마음보듬리스트(청보리)’ 참여자를 모집한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의 정신건강문제 예방과 조기발견을 위해 실시된다. 8~10월 두 달 간 경주에 거주하는 19세 이상 34세 미만 청년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자살예방교육, 정신건강검진, 고민상담우체통, 청년마음보듬캠프 등으로 진행되며, 정신건강 고위험군의 경우 향후 전문의 상담, 맞춤형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참여자 모집기간은 13일까지로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 홈페이지(http://www.gjmind.or.kr)를 통해 신청접수(선착순 50명)한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054-777-1577)로 문의하면 된다. 최재순 경주시보건소장은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에게 마음건강 회복을 위한 맞춤형 정신건강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지원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정신건강 실태조사’에서 20·30대의 우울 평균점수와 우울 위험군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 위험군 비율은 20대 24.3%, 30대 22.6%로 50·60대 13.5%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