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씨는 처음부터 유기동물 입양을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가정분양을 알아보다 포인핸드를 통해 여러 지자체 보호센터의 아이들을 보게 됐고, 경주동물사랑보호센터도 알게 됐다.
처음 센터를 찾았을 때는 ‘내가 한 생명을 정말 책임감 있게 키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스스로에게 여러 차례 질문했고, 다시 센터를 찾게 됐다. 그렇게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래, 한 생명 책임져 보자”라고 마음먹고 입양을 결정했다.
처음에는 새끼 강아지들이 있는 공간에서 여러 아이를 만났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곳에서 혼자 있던 루나를 발견했다. ‘왜 얘는 혼자일까?’ 생각하며 다가가자 루나는 폴짝폴짝 뛰었다. 정 씨는 마치 자신을 데려가 달라는 듯한 모습으로 느껴졌고, 활발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일 것이라 생각해 입양을 결정했다.
하지만 함께 살아보니 첫인상과는 달랐다. 루나는 생각보다 예민하고 소심하며 겁이 많은 아이였다. 대신 호기심을 보일 때 한쪽 귀만 쫑긋 올라가는 모습이 귀여운 매력이다.
‘앉아’, ‘엎드려’ 같은 말을 잘 알아듣는 것도 루나의 특징이다. 펜션을 운영하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생길 때도 있지만, “엄마 청소하고 올 테니 기다려”라고 말하면 루나는 자신의 자리에서 얌전히 기다린다. 낑낑거리거나 따라나서려 하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모습이 의젓하게 느껴진다고 한다.
처음 집에 왔을 때는 쇼파 밑에서 잘 나오지 않고 사람보다 혼자 있는 것을 좋아했던 루나가 지금은 낯선 장소에 가면 오히려 가족에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인다. 정 씨는 그런 모습을 보며 루나가 가족을 믿고 따라주는 것 같다고 느낀다.
루나와 함께하며 정민지 씨 부부의 일상도 달라졌다. 아침에는 밥을 챙기고 산책하기 위해 조금 일찍 일어나고, 쉬는 날에는 루나와 함께할 수 있는 반려동물 동반 장소를 찾아다닌다. 부부의 데이트 장소도 자연스럽게 루나와 함께 갈 수 있는 곳으로 바뀌었다.
그는 매 순간이 행복하고 소중하지만, 특히 멀리서 루나의 이름을 불렀을 때 자신에게 달려오는 모습을 보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입양 전에는 자신이 루나를 잘 챙기고 살필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지금은 “루나를 입양하지 않았다면 정말 후회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정 씨는 유기동물 입양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책임감을 강조했다.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분들이 입양했으면 좋겠다”며 “자신이 없다면 봉사활동이나 임시보호를 먼저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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