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최근인 2021년 경주시 통계연보에 따르면 경주에 살고 있는 외국인 수는 무려 1만203여명이다. 25만이 무너진 경주인구의 4%가 넘는 많은 수다. 국적별로는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국적 순으로 많고 분포상으로 성건동과 외동읍, 동천동 순으로 많이 산다. 신라백화점이 있던 이전 구 중심상가에는 외국인 마켓이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어 이 거리에 가면 마치 베트남 타운이나 외국의 거리를 연상하게 한다. 최근 서울에 사는 친구 한 명이 이 거리를 지나면서 어떤 위압감을 느꼈다며 외국인 거리가 이렇게 방만하게 퍼져나가는 것을 규제하고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졌다. 친구의 말이 단순히 피부색이 다르고 인종이 다르다고 느낀 데서 출발한 듯해 몹시 불편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 그들이 폭력적이지도 않고 위험하지도 않은 사람들이라 알려주면서 거꾸로 우리의 미국 이민사를 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대한민국의 미국 이민사는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숱한 외국인 근로자들과 근본적으로 닮았다. 좀 더 잘 살기 위한 수단으로 선진국행을 택한 조선 사람들은 미국 농장에서 노예와 다름없는 삶을 살았다. 오랜 세월을 거치며 경제적 기반을 잡는 과정에서 그들은 끊임없는 인종차별을 견뎌야 했다. 이민 2세대는 해방 이후 미국과 교류가 왕성해지면서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이민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미국행은 2000년대 이전까지 한결같았다. 일부 유학한 사람들이 미국의 상류사회에 진출하기도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3D 업종, 힘들고 더럽고 위험하게 몸을 쓰는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차별 이전에 언어소통의 부족으로 인해 맞닥뜨린 벽이기도 했다. 이들이 겪는 인종차별과 무시는 한국에 있던 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고역이었다. 극명한 예로 1992년 일어난 LA흑인폭동사건은 당시 한인들이 백인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흑인들에게 혐오의 대상으로 비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때 미국에 거주했던 한국인들이 과연 백인이나 흑인들이 섣불리 판단했듯 위험하고 한심하고 자기들만 아는 사람들이었을까? 결코 그렇지 않다. 미국으로 이민 간 사람들은 그 당시에도 전반적으로 한국에서 잘 살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학력도 좋아서 대부분 대학 나온 사람들이었다. 적어도 이민 갈 수 있는 사람은 하다못해 그 까다로운 ‘미국 비자’라도 받을 수 있어야 했는데 그때 비자 받기는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려웠다. 지금 성건동과 외동읍, 경주 전역에 뿌리내리고 사는 외국인들의 면면도 따지고 보면 그들의 나라에서는 공부도 할 만큼 하고 나름대로는 앞선 사람들이다. 적어도 이 낯선 나라에 와서 살 마음을 먹었다면 머리도 깼고 용기도 있는 사람들인 셈이다. 당연히 한국 정부가 비자를 줄 만큼 보증된 사람들이기도 하다. 그런 그들이 피부색과 국적이 다르다고 해서 위험한 인물, 더러운 사람으로 취급받는다면 그만큼 억울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알고 보면 지금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과거 미국에 들어가 미국 경제를 북돋우던 우리나라를 비롯한 제3 세계 이민자들의 경우와 흡사한 공헌을 우리나라에 하고 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기피하는 노동 생산 현장을 외국인 근로자들이 메꾸면서 우리 경제가 큰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우리가 미국에서 한 걸음씩 성장해 지금은 어느 민족과 비교해도 꿀리지 않는 교민사회를 만들고 당당히 미국인으로 행세하듯 그들 역시도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어엿한 대한민국의 주축으로 행세할 날이 있을 것이다. 그런 그들을 지금 모습 그대로 맞아들이고 존중한다면 그들에게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훨씬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걸핏하면 소멸도시 방지를 외치는 지방자치단체라면 정책적으로 더 외국인 근로자들을 잘 대해주어야 한다. 낳지 않는 아이를 억지로 낳아라고 하느니 외국인 근로자들을 우대해서 더 많은 좋은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것이 앞으로 인구정책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000년 전 신라의 경주는 외국인들과 원만히 소통하며 국제화 시대를 구가했다. ‘단군 이래 단일민족’이란 허무맹랑한 구태 역사에서 벗어나 훨씬 성숙하고 개방적인 생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과 소통한다면 다시 한번 1000년 전 국제도시 경주로 비약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별명은 1/n이다. 이는 경주대학교 문화재학과 학생들이 지어준 것이다. 내가 평소 수업시간에 1/n을 하도 많이 강조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의미는 간단하다. 교수는 교수로서 정해진 수업시간에 강의실에 들어가고 그날 강의계획서에 예정된 강의 주제를 가지고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수업 준비를 해야 되는데, 과제도 읽고 파워포인트(ppt)도 미리 만들어 놓는다. 그리고 강의실에 들어가기 전에 이들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그 전에 쪽지시험이나 중간고사를 치루었다면 학생들 답안지를 사전에 모두 채점하고 여백에는 잔소리를 잔뜩 적어 놓는다. 뭐를 잘했고, 못했고, 부족하고, 그리고 왜 그런지 등등이다. 수업이 시작되면 이 답안지를 학번 순으로 정리해서 책상 위에 펼쳐 두고 학생들이 다 찾아갈 때까지 잠시 강의실에서 나와서 기다린다. 시험 혹은 보고서를 작성해서 제출할 때는 성명은 표기하지 않고 학번 마지막 네 자리를 비밀번호로 기입하게 한다. 논술형 답안지를 채점할 때 학생들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자 하는 나름대로의 방안이다. 수업시간에 휴대전화는 가져가지 않는다. 학생들도 모두 전화기를 끄도록 되어 있다. 수업시간에 전화기가 울린다거나 통화를 하거나 게임을 하다 들키면 깨 버린다고 윽박지른다. 교수가 정해진 수업시간에 잘 가르쳐야 되듯이 학생들도 수업 분위기를 흐리지 않고 집중해야 한다. 교수가 수업을 너무 일찍 시작하거나 너무 일찍 마치거나 너무 길게해서도 안된다. 적절한 시간에 마쳐야 한다. 그래야 학생들이 화장도 고치고 다른 강의실로 이동, 혹은 식사시간도 배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게는 이것이 1/n인 것이다. 일반적으로 1/n이란 여러 사람들이 함께 밥이나 술을 먹고 한두 사람이 돈을 내면 부담이 크니까 각자 먹은 것은 각자 내고 술의 경우 모든 경비를 합해서 이를 사람 머리 수 대로 나누어서 내는 것을 의미한다. 소위 더치 페이(Dutch pay)이다. 네덜란드에서 유래했으나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차츰 정착되어 가고 있다. 어느 모임에나 입만 가지고 다니는 사람이 한두 명은 꼭 있다. 한 번 얻어먹었으면 한 번 사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때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세 번 얻어먹고 한 번만 사도 친구나 사람들 사이에서 크게 욕은 먹지 않는다. 1/n이란 밥먹고 술 마실 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 일상생활에 골고루 해당된다. 축구 11명, 야구 9명, 농구 5명, 배구 6명, 테니스, 배드민턴 및 탁구 복식 각 2명 등 팀 스포츠에도 각자 위치가 정해져 있고 자기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도 포함된다. 그렇지 않으면 경기가 재미도 없고 게임에서도 패하게 된다.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다. 한 가정에서 남편과 부인 그리고 아이들의 몫이 대체로 정해져 있다. 아버지 어머니가 가정을 책임져야 하고 아이들이 편안하게 놀거나 공부할 수 있도록 각자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열심히 자기들에게 주어진 몫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면 좋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건강하게 별탈없이 잘 자라주는 것이 아이들의 몫이다. 이러한 역할 담당은 선사시대부터 인간사회에서 관습화 되어 있었다. 이것이 체계적으로 정리된 것이 삼강오륜(三綱五倫)이다. 삼강은 군위신강(君爲臣綱)·부위자강(父爲子綱)·부위부강(夫爲婦綱)을 의미한다. 임금과 신하, 부모와 자식, 남편과 부인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다. 오륜은『맹자(孟子)』에 나오는 부자유친(父子有親)·군신유의(君臣有義)·부부유별(夫婦有別)·장유유서(長幼有序)·붕우유신(朋友有信)의 다섯 가지이다. 부자 사이의 도(道)는 친함에 있으며, 임금과 신하 사이의 도는 의리에 있고, 부부 사이에는 구별이 있으며, 어른과 젊은이들 사이에는 질서가 있어야 하고, 친구 사이에는 믿음이 있어야 함을 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 밥그릇에 손대지 않고 각자 소속되어 있는 곳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서 최소한 자기 밥값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 자기 몫을 해야 하는 바 이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1/n이다.
와이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보고 있던 자신의 핸드폰을 내민다. 핸드폰을 받아 든 나는 “이게 출산한 지 7시간 만에 찍은 사진이라고?”하며 따라 고개를 흔든다. 그냥 건성으로 보면 부부가 갓 나은 아기를 안고 있는 평범한 사진이다. 사실은 그 반대다. 아빠는 고(故) 다이애나 영국 왕세자비의 장남 월리엄 왕자, 아기 엄마는 350년 전통을 깨고 영국 왕실에 입성한 평민 출신의 왕세손비 캐서린 미들턴이다. 강보에 싸여 왕자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새 로열패밀리의 등장에 온 영국 시민들은 기쁨으로 가득하다. 전통적으로 영국 왕실에서는 왕세자비가 출산을 하면 언론에 모습을 공개해 왔다. 정작 우리의 이목을 끄는 건 왕세자비의 빨간 원피스와 하이힐이다. “아기를 낳은 지 몇 시간 만에 굽 높은 힐을 신는다고? 보통 다리가 퉁퉁 붓지 않나?” 하자 와이프는 “난 내 다리가 무슨 통나무인 줄 알았잖아, 발가락은 또 얼마나 부었던지...” 내가 거들었다. “풀메이컵을 했나 본데, 수유하는 아기엄마들은 보통 ‘쌩얼’ 아냐?” 그러자 와이프는 “아기를 저렇게 안고 있으면 손목도 남아나질 않아” 난 그저 신기해서 한 말인데 와이프는 걱정이 앞서나 보다. 하지만 우리의 걱정은 기우였다. 미국에서는 출산 후 특별한 이상 징후(?)가 없다면 그 다음날 퇴원한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분만 30분이 지나면 산모에게 샤워를 권한다고 한다. 이 말을 들은 와이프 눈이 커진다. 혈액과 체액을 보충하기 위해서 병원에서는 시원한 주스를 제공한다. 심지어 얼음물을 마시기도 한다. 와이프 얼굴이 점점 이상해져 간다. 식사는 평소 먹던 일상식이고, 분만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임신 전처럼 일상생활도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저렇게(!) 눈을 부라리는 와이프를 포함한 우리나라 산모들은 어떨까? 우린 예로부터 아기를 낳으면 대문에 삼줄부터 달았다. 새끼줄에 고추와 숯 조각을 끼운 삼줄은 열 달의 임신기간과 해산으로 지칠 대로 지쳐있는 산모를 지켰다. 충분한 휴양과 수면, 그리고 알맞은 영양식은 심신 회복에 필수적이다. 그래서 산후 한 달쯤은 누워 있는 것을 예사로 여겼다. 전문가들도 늘어난 자궁이 임신 전 모양과 크기로 돌아가려면 적어도 3~4주는 걸린다고 한다. 충분한 수면과 휴식뿐만 아니라 회음부나 제왕절개한 부위가 아물기 위한 절대 시간이며 퉁퉁 붓고 아픈 가슴이 가라앉는 시간이다. 이게 정상일 것 같은데, 그럼 저 빨간 원피스의 영국 산모는 뭐지? 서양인 산모는 체질적으로 다른 걸까?’ 점점 부풀어 오르던 우리의 궁금증은 어느덧 산후조리원으로 옮겨갔다. 몸을 풀고 금방 돌아다니는 서양 아기엄마가 이상(?)하다. 세상 모든 산모한테 필요할 것 같은 산후조리원이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건 더 이상하다. “뭐야, 그냥 산후조리원이 아니라 ‘K-산후조리원’이었던 거야?” 그래서 조리원은 어떻게 하는지 살펴봤다. 호텔급 실내 공간/무료 유방 관리 및 젖몸살 관리/일대일 맞춤 수유 자세와 수유 방법 지도… 홍보문구는 화려하고 프로그램은 다양했다. 산전·후 마사지/만삭 사진+신생아 사진+50일 사진으로 앨범 제작/아빠와 함께 신생아 목욕법 교육/베이비 마사지/우는 아이 달래기… 문득 우리 아들 목욕시키느라 진땀을 빼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래서 비용이 얼마냐고? 서울 강남에 있는 조리원은 기본이 500만원이란다. 방에 개인 정원이 딸려 있고 점심에 랍스터가 나온다는 어느 고급 조리원의 경우 2주에 1,000만원인데도 이미 몇 달 치 예약이 차있단다. 참고로 우리나라 평균 산후조리 비용은 246만원 정도다. 산후조리원이란 용어 자체가 없는 일본, 어느 현직 산부인과 의사는 자연 분만으로 아이를 낳아야, 모유를 먹여야만 ‘좋은 엄마’라는 낙후된 산후 문화를 꼬집는다. 그러면서 산후조리 선진국인 한국을 닮자고 했다. 하지만 자랑스러울 수만은 없는 게 우리는 산모도, 배우자도 장기간의 출산 휴가를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다. 남성 육아휴직도, 사회적인 돌봄 인력지원도 없다시피 하다. 이게 현실이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은 24%(2020년 기준)에 불과하다. 예전처럼 친정엄마나 대가족에 근거한 끈끈한 가족문화에 기댈 수도 없다. 그 공백을 상업적으로 영민한 산후조리원이 채우고 있는 것이다.
‘과골삼천(踝骨三穿)’이라는 말이 있다. 복사뼈에 세 번 구멍이 난다는 의미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20년 유배생활 동안 공부하고 또 공부하다가 복사뼈에 세 번이나 구멍이 났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말이다. 또 추사 김정희는 열 개의 벼루에 구멍을 냈고 천 자루의 붓을 몽당붓으로 만들었다고 했다. 문화재에 대해서 글을 쓰면서 문헌을 뒤지고 현장을 답사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 고사를 대하고는 스스로 더욱 공부를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 본다. 특히 이번 문무왕의 비문을 대하고는 자신이 문화재에 대한 식견이 크게 부족하다는 생각에 부끄러움을 느끼게 된다. 문무왕의 비편이 1796년(정조 20)경 경주부윤 홍양호(洪良浩)에 의해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이때 탁본이 청나라의 유희해(劉喜海)에 의해 『해동금석원(海東金石苑)』에 실리게 되었다. 『해동금석원』에서는 탁본이 4장임에 근거하여 4개의 비편으로 보았다. 하지만 실물은 그 행방이 묘연했다가 1961년 비석 하단 부분이 경주시 동부동에서 발견되었고, 또 상단 일부는 2009년 9월 경주문화원 향토사료관 바로 북편 주택의 수돗가에서 발견되었다. 이 비편 2개는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 중이다. 이 비편은 신라 역사의 블랙박스이다. 그 비밀을 추적하기가 쉽지 않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의 기록에 의하면 문무왕의 유언에 따라 봉분을 쓰지 않고 화장한 후 그 뼈를 동해에 뿌렸다. 그리고 그의 비는 왕이 세상을 떠난 직후인 682년 지금의 경주 사천왕사 터에 세워진 것이다. 현재 사천왕사지 남쪽에 남아있는 귀부 2기의 비좌 구멍과 2개의 비편 중 큰 비편의 하부에 돌출한 촉의 치수를 대조한 결과, 서쪽의 귀부가 문무왕릉비를 세웠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천왕사에 문무왕의 비가 있었던 것은 이 사찰이 문무왕 때 창건되었고 시신을 화장한 곳이 이 인근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비문에는 문무왕의 조상, 즉 신라 김씨의 가계와 관련해서 수수께끼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 즉, 신라 김씨의 조상을 흉노족으로 보았거나, 적어도 그 뿌리를 흉노에서 찾고자 했다는 암시가 등장한다. 확인된 비문에 의하면 문무왕의 15대조를 ‘성한왕(星漢王)’이라고 밝히고 “투후 제천지윤(祭天之胤)이 7대를 전하여 …했다[傳七葉]”는 구절이 있다. 휴도왕이 금인(金人)을 만들어 하늘에 제사[祭天]했으며, 한 무제로부터 김(金)씨 성을 받았다는 기록이 『한서』 「열전」 ‘김일제전’에 나온다. 여기서 ‘제천지윤 전칠엽’은 신라 문무왕 선대의 7대 전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비문 자체가 깨지고 멸실된 부분이 워낙 많아 정확한 상황을 파악하기 힘든 측면은 있다. ‘투후 제천지윤’은 『한서』 「열전」에 나오는 김일제(金日磾)라는 인물이다. 그는 기원전 134년에서 기원전 86년까지 생존했던 인물로 흉노족 휴도왕의 태자로 한나라 장수 곽거병의 흉노 토벌 때 포로가 되었다. 투후는 중국에서 김일제 이외에는 아무도 받은 적이 없는 시호였다. 문무왕 비문에 있는 ‘투후’가 흉노족 김일제를 가르키는 것은 확실하다. 또한 문무왕 비에 나오는 15대조 ‘성한왕’, 문무왕 동생 김인문 비에 나오는 ‘태조 한왕’, 흥덕왕 비에서는 24대조 ‘태조 성한왕’이 등장한다. 투후에 이어서 나오는 성한왕과 흉노족 김일제와의 깊은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신라 김씨 족보에서 문무왕의 15대조는 김알지의 아들이 ‘세한’으로, 『삼국사기』에도 세한이 김알지의 아들로 기록되어 있다. 비문에 등장하는 투후는 신라 김씨 왕조의 조상이라 여기는 김일제로 그는 흉노 사람이다. 그렇다면 경주 김씨의 시조가 흉노 사람이 된다. 그런데 이는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서 금궤에서 나왔다는 ‘알지(閼智)’를 김씨의 시조라고 한 것과는 다르다. 비문을 1차 사료로 본다면 후대의 역사 기록은 2차 사료가 된다. 그렇다면 문무왕의 비문의 기록이 사실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 김일제 또는 그의 후손이 신라로 왔다는 근거를 찾을 수가 없으니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대숲 아래서 나태주 1 바람은 구름을 몰고 구름은 생각을 몰고 다시 생각은 대숲을 몰고 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 2 밤새도록 댓잎에 별빛 어리듯 그슬린 등피에는 네 얼굴이 어리고 밤 깊어 대숲에는 후득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 그리고도 간간이 사운대다 가는 밤바람 소리. 3 어제는 보고 싶다 편지 쓰고 어제밤 꿈에 너를 만나 쓰러져 울었다. 자고 나니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죽, 문을 여니 산골엔 실비단 안개. 4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가을, 해 지는 서녘구름만이 내 차치다. 동구 밖에 떠드는 애들의 소리만이 내 차지다. 또한 동구 밖에서부터 피어오르는 밤안개만이 내 차지다 하기는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 이 가을, 저녁밥 일찍이 먹고 우물가 산보 나온 달님만이 내 차지다. 물에 빠져 머리칼을 헹구는 달님만이 내 차지다. -실연의 아픔과 이를 다스리는 균형의 미학 사랑을 잃고 쓰여진 시다. 젊은 시절 한번쯤 사랑을 잃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으랴만 가장 절실한 서정은 어쩌면 실연 후에 오는 것이 아닐까? 목월 선생이 「소곡小曲」이라는 제목을 「대숲 아래서」로 바꾸어 주었다고 전하는 나태주 시인의 등단작인 이 작품은 ‘대숲’이라는 소슬한 자연 속에서 실연의 아픔을 삭이는 시다. 얼마나 착잡했으면 “대숲 아래 내 마음은 낙엽을 몬다”고 했을까. 갈 곳을 잃고 서성이는 시인의 모습이 애잔하다. “그슬린 등피에” 어리는 네 얼굴로, “후득이다 가는 밤 소나기 소리”로 밤새 애를 끓인 화자는, 급기야 “꿈에 너를 만나 쓰러져 울”고 “눈두덩엔 메마른 눈물자죽”을 남길 정도다. 그러나 이 시는 4에 이르러 상실감에 완전히 무너지지 않는 상태를 확보하기 시작한다. 너를 잃음으로서 세상을 다 잃었다는 표현을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가을”이라 에둘러 말하면서부터다. 그러니 “서녘구름”과 “떠드는 애들의 소리”, “피어오르는 밤안개만”은 “내 차지”가 될 수 있는 것. 다음 표현은 더 절묘하다. “하기는 모두가 내 것만은 아닌 것도 아닌/이 가을”이라는 이중부정의 역설을 통해 마음의 평형의식을 은근히 확보하고 있는 것. 이 안정감은 “저녁밥 일찍이 먹고/우물가에 산보 나온 달님”, “물에 빠져 머리칼을 헹구는 달님”이라는 하나의 대상에 대한 두 구절의 차분한 묘사까지 가능하게 한다. 시인은 실연 후 그 사랑에 대한 시를 씀으로서 완전한 상실감을 극복하는 거리를 확보하는 데 성공한다. 실연의 체험에서 긴장과 균형 의미 있는 하나의 미학을 만들어낸 시인이 놀랍다.
최근 20~30대, 그리고 여성 인구가 증가한 운동 중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 골프.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소모되는 체력이 적어 장시간 운동이 가능하고 부상 위험이 적은 반면 비용이 많이 들어가 그 장벽이 높은 운동이다. 여전히 상당한 경제적 지출이 요구되지만 예전에 비해 저렴해진 비용, 증가한 골프연습장으로 인해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특히 경주는 10여개의 골프장이 곳곳에 위치해 골프를 접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어 주변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을 찾기는 어렵지 않게 됐다. 경주시골프협회도 지속적으로 대중화되고 있는 골프의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이번호에서는 제12대 경주시골프협회장을 맡고 있으며, 전국 최고 수준의 골프 인프라가 구축돼있는 경주에서 세계적인 골퍼를 배출하고자 꿈나무 발굴 및 육성에 매진하고 있는 조봉래 회장을 만나봤다. 경주시골프협회는? 골프는 과거보다 각종 비용이나 골프연습장의 증가로 진입 문턱이 낮아져 성별을 가리지 않고 많은 시민들이 즐기고 있다. 특히 ‘코로나 특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로나19를 겪으며 휘청이던 골프 산업이 성장을 하게 됐고 대중화가 이뤄졌다. 경주에서도 골프연습장이나 골프장에서 20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그 연령대가 낮아졌으며, 여성 골퍼도 급속도로 증가했다. 30여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주시골프협회는 70명의 이사들로 구성돼있으며, 이사들의 회비를 바탕으로 각종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협회 주요 사업은? 경주시골프협회의 주요 사업으로는 시민골프대회 개최, 골프 꿈나무 발굴·육성, 경북도민체전 경주시대표팀 훈련 및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협회에서는 경주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프대회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골프는 동호회나 팀 위주의 다른 종목과 달리 주로 친목을 다지는 단체 중심으로 즐기고 있다. 그렇기에 협회에서는 골프대회를 통해 시민들 간에 실력을 겨루고 활성화를 꾀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있다. 경주시민이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지만 아마추어 대회인 만큼 각종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들은 참가가 제한된다. 하지만 골프가 활성화된 만큼 프로 못지않은 열정과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증가해 대회의 격이 매년 올라가고 있다. 다음으로 협회에서는 꿈나무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현재 5명의 초·중·고 학생 선수들을 협회에서 지원하고 있는데 이전 2~3명에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골프 인프라가 우수한 경주에서 충분히 세계적인 선수가 배출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협회에서는 경주시대회에서 우승을 했거나, 경북도대회 3위권 이내, 전국대회 10위권 이내의 학생들 5명을 선발해 육성하고 있다. 특히 이들 학생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서 협회뿐만 아니라 경주신라C.C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학생 선수들이 성장하려면 무엇보다 필드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감독 및 코치진도 물론 중요하지만 필드에서의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용이 가장 문제인데 이를 경주신라C.C에서 해결해 줬다. 연습을 위해 골프장을 찾으면 할인혜택을 제공해 주는 것이다. 덕분에 경주의 골프 꿈나무들은 경제적 부담으로부터 벗어나 골프 연습에 매진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일부 타 지역에 비해 초·중·고교에 골프부가 없어 개별적으로 훈련해야 한다는 한계점, 그리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위해 타 지역으로 우수한 꿈나무들이 유출되는 것은 회장으로서 아쉽게 생각한다. 장기적으로 세계적인 골퍼를 배출하기 위해선 경주도 체계적인 육성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협회에서는 경북도민체전에 출전하는 경주시대표팀의 훈련과 대회 참가를 지원하고 있다. 경주시대표팀은 매년 경북도민체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데 선수들의 기량이 기본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이다.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다면 충분히 경북 최고를 노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 향후 계획은? 무엇보다 골프 꿈나무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집중할 것이다. 꿈나무 육성에 가장 필요한 골프장 사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협조를 구할 예정이다. 경주에서 박인비 선수와 같은 세계적인 골퍼가 탄생한다면 그 선수가 연습했던 골프장에 대한 홍보도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당장 쉽지는 않겠지만 경주에서 자란 골프 꿈나무들이 우수한 선수들로 성장해 준다면 향후에는 학생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도 협회에서는 지역사회를 위한 역할도 감당할 예정이다. 올해 초에는 많지 않지만 장학금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봉사활동 등을 통해 협회를 널리 알리고 시민들에게 더욱더 다가가는 사업들을 진행하고자 한다. 경주시민들께서도 골프협회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2010년 초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필독서 중에 김려령 작가의 ‘완득이’가 있었다. 필리핀 여성과 국제 결혼한 척추장애인 아버지와 사는 ‘완득이’라는 소년의 성장기를 다룬 소설이다. 2008년에 출간되었는데 70만부나 팔린 베스트셀러다. 2011년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530만명이라는 흥행을 기록했다. 이한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과 김윤석이 열연했는데 대단한 블록버스터도 아닌 이 영화가 그만한 흥행을 이룩한 것에는 원작이 주는 탄탄한 구성력과 감동이 바탕되었다. 완득이는 외국인의 귀화에 얽힌 문제와 장애인의 고충, 이들을 함께 안고 성장하는 대한민국의 당시 고민을 재미있게 그려냈다. 그 상황은 지금도 달라지지 않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2022년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에 체류하는 외국인 수는 약 225만명이다. 등록된 외국인 수가 119만에 이른다. 5140만 인구의 4.4%에 해당하는 많은 수다. 이 숫자에는 외국에서 귀화해 한국 국적을 가진 사람이 제외된 것이므로 실제로 우리 주변의 외국출신 국민이나 체류자는 훨씬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 장애인 수는 256만 명에 달한다. 인구의 약 5%가 장애인이다. 완득이는 이런 시대상을 반영한 소설이자 영화다. 이 소설과 영화가 매력적인 것은 장애인과 외국인에 대한 차별, 정의로운 사회 구현 등의 난제들을 동시에 다루면서도 완벽한 균형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완득이 엄마는 소설 중에서 완득이 아버지를 버렸다. 필리핀이 고국인 엄마는 대학까지 나온 엘리트였지만 한국에 오기 위해 당시 유행하던 결혼이민 정책을 선택했고 그 결혼 대상이 완득이 아버지였다. 완득이 아버지가 사이가 멀어진 어머니는 자신의 삶을 위해 과감히 홀로 서기를 감행했다. 아들과 함께 남겨진 척추장애인인 아버지는 나이트클럽에서 마술과 쇼로 생업을 이어왔지만 나이트클럽의 부진으로 직장을 잃고 소년 완득이를 남겨둔 채 발달장애인 의형제(삼촌)와 함께 행상을 하며 전국을 떠돈다. 여기에서도 당당하게 스스로 일어서는 장애인의 꿋꿋한 삶이 보인다. 홀로 남겨진 완득이는 다소 거칠고 말썽스럽지만 선생님의 은근한 돌봄으로 인해 자신의 삶을 비뚤어지지 않게 이어간다. 그런 완득이가 격투기를 배우며 새로운 삶의 의욕을 불태운다. 선생님은 겉으로는 자기 마음대로인 것처럼 보이지만 학생들에게 일방적인 주입식 교육을 시키지 않고 나름대로 맞춤식 교육을 시행하는 괴짜다. 밤에는 야학을 겸한 개방교회를 운영하면서 불법 체류에 숨죽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우리말과 글을 가르치고 그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한다. 이 영화에는 귀화 외국인과 장애인, 불법 체류, 가난과 교육의 문제 등 듣기만 해도 불편한 난제들이 온통 뒤죽박죽되어 있다. 이들을 하나하나 풀어헤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 보일 정도다. 그런데도 모두가 해피엔딩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 근본적인 힘은 사람을 사람 그 자체로 보는 작가의 시각이다. 완득이 엄마는 단순한 필리핀 노동자가 아니고 ‘알고 보면 니 엄마, 자기 나라에서는 대학까지 나왔다’는 아버지의 뼈있는 말, ‘무슨 가난이 쪽 팔리는 걸 다 알아’라는 선생님의 빈축, 당당히 춤 선생님으로 봉사하는 장애인 아버지와 삼촌, 아버지를 폄하하는 이웃집 아저씨에 과감히 하이킥을 날리는 완득이를 사용해 무수한 테마들을 하나씩 정리해 나간다. 주인공 완득이는 이들 속을 오가며 누구도 받기 힘든 인간다운 대접을 받게 되고 그것을 나눌 줄도 알게 된다. 주옥(珠玉)같다는 표현을 쓴다면 소설 완득이에서 주옥같은 장면은 무수히 많다. 못 사는 나라 출신 외국인도, 등이 굽은 척추장애인도, 말썽 많은 문제아도 아닌 그저 사람과 사람과 사람들의 삶이 하나씩 그 자체로 매듭지어지고 인정받는 모든 순간들이 주옥과 같다. 이번 호 첨성대 사설에서 경주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기사를 올렸다. 이와 연관 지어 외국인 근로자 아닌, 그저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똑같은 사람들을 대하는 이야기로 완득이를 올렸다. 완득이에 등장하는 삶들이 제각각 얼마나 당당하고 아름다운지를 보고 싶다면 책이건 영화건 무엇을 봐도 괜찮다는 것을 스포일러 삼아 밝혀둔다. 소설도 좋았고 영화도 좋았던 몇 안 되는 우리 시대의 명작이다.
공고번호 : 경북-경주시-2023-0449 5월 10일 경주시 구황동 715-1 부근에서 구조 순둥순둥 사이좋은 백구 4남매, 매력적인 파란 눈동자를 가졌어요. (피부병 있음) 믹스견 / 여아 / 1차 접종 완료 / 중성화x / 2개월 / 1.4kg 공고기간 : 5월 10일 ~ 5월 22일 입양문의 054)760-2883 ※반려동물이 실시간 입양됐을 수 있으니 확인 전화바랍니다.
경상북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에 참가한 경주시선수단이 게이트볼 부문 등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며 마무리했다. <사진> 건강한 삶과 활기찬 노후 생활의 건강축제인 2023 경상북도 어르신생활체육대회는 지난 11일, 12일 양일간 포항시 일원에서 개최됐다. 경주시선수단은 10개 종목에 180여명이 참가해 게이트볼, 그라운드골프, 탁구에서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배드민턴, 테니스 부문은 종합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에는 월성원자력본부에서 어르신 선수들에게 선수복 및 임원복을 지원해 지역 기업으로 참가한 선수 및 임원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여준기 경주시체육회장은 “건강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어르신들이 생활체육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이번 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 우수한 성적을 거두어 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어르신 생활체육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경주소방서는 지난 9일과 11일 이틀간 구급대원 114명을 대상으로 응급분만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새 생명 탄생 119구급서비스’의 품질 향상과 출산이 임박하거나, 조산 우려가 있는 임산부가 안심하고 119구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구급대원들의 긴급상황 대처능력 및 전문성 향상을 위해 추진됐다. 이형종 맘존여성병원 산부인과 교수를 초빙해 이론교육을 진행했으며, 교육은 △응급분만 처치 △심정지 신생아 소생술 △임신중독 등 임산부 응급처치 △산부인과 질환별 응급처치 등으로 진행됐다. 한창완 서장은 “응급 이송된 고위험 산모들이 안전히 분만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119구급대원들과 협력하면서 산모들의 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소방서는 2020년 1월부터 지역 임산부 및 출산 6개월 미만 산모를 대상으로 출산예정일 입원 및 긴급이송과 다문화가정 임산부를 위한 통역3자 통화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새 생명 탄생 119구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를 희망하는 산모는 국번 없이 119 또는 119안전신고센터(www.119.go.kr)에서 사전 등록이 가능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주지사는 지난 10일 지사 3층 회의실에서 5개소 시설평가 최우수기관 시설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2021년~2022년 시설급여 평가 최우수기관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 공단은 노인장기요양법제54조에 따라 3년 주기로 장기요양기관을 평가하고 있다. 이번 평가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2022년 11월까지 요양원 등 시설 내에서 장기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을 대상으로 했다. 정기평가 실시기관 5246개 기관 중 최우수(A등급) 기관은 743개소이며, 지역 내에서는 최우수(A등급) 5개소가 선정됐다. 규모별 상위 20%이내 최우수기관에는 평가전년도에 지급 결정한 공단부담금의 1~2%이내 가산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김인태 지사장은 “장기요양기관의 서비스 수준 향상으로 노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2021년~2022년 시설급여 평가 최우수기관은 노인장기요양보험 홈페이지(http://www.longtermcare.or.kr) 기관검색 화면에서 장기요양기관 찾기 검색으로 확인할 수 있고, 민원제공용 기관현황 자료에 평가등급을 표기하고 있다.
경주경찰서는 지난 12일 마약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마약범죄예방 ‘NO EXIT’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사진> ‘NO EXIT’ 릴레이 캠페인은 최근 서울 강남 마약음료 사건 등 전국적으로 마약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시작됐다. ‘출구 없는 미로, NO EXIT 마약, 절대 시작하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담긴 이미지와 함께 인증사진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뒤 캠페인을 이을 참여자 2명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 김시동 경주경찰서장은 다음 릴레이 주자로 주낙영 경주시장, 이철우 경주시의장을 지목했다. 김시동 서장은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마약은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마약의 심각성을 재고하고 마약범죄를 척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주시가 안강읍 두류리 공업지역 내 환경오염물질 불법 배출사업장 4곳을 적발했다. <사진> 시는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단속은 평소 악취 등 환경오염 불편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두류공업지역 49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적발된 A업체는 대기오염물질 방지시설 배관에 구멍이 뚫려 훼손된 채로 방치했고, B업체는 세륜시설 비정상적 운영 등으로 비산먼지억제조치가 미흡했다. C와 D업체는 굴뚝에서 채취한 복합악취시료 검사 결과 배출허용기준(500배 이하)을 초과해 관련법에 따라 처분했다. 경주시는 적발된 사업장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조치하고, 향후 두류공업지역을 비롯한 시민들의 생활환경에 직·간접적 피해를 줄 수 있는 사업장에 대해 지속적인 지도·점검을 이어갈 방침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민·관 합동점검은 환경행정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계기가 된다”며 “민간참여 합동점검이 지속적으로 예정돼 있는 만큼 기업체에서도 자발적인 환경관리에 힘써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주 도심에서 양남면 월성원자력본부까지 40여km 코스를 싸이클로 누비는 ‘월성본부와 함께하는 해파랑길 싸이클 트랙데이’가 지난 14일 열렸다. 월성원자력본부가 주최한 이번 행사는 원전 안전성과 이해도를 높이는 특별한 원전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된 이벤트다. 자전거를 탄 참가자들이 도심에서 출발해 원전까지 가서 발전소 주요시설을 견학하는 코스다. 행사에는 경주시자전거연맹 정상희 회장을 포함해 싸이클 동호회 60여명이 참여했다. 이날 황성공원에서 출발해 3시간여 동안 약40㎞을 라이딩해 월성본부에 도착한 이들은 이동형비상대응설비 통합보관고, 전망대, 양식장, 홍보관을 견학하고, 나아해변 등 원전 주변지역의 아름다운 자연풍광까지 즐겼다. 월성본부 비상대응설비 통합보관고에서는 원전 비상대응시스템을 확인하고, 전망대에 들러 원전 전체를 둘러보며 시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이어 온배수 양식장에서 전복, 돌돔, 능성어 등 다양한 어패류를 둘러보며 원전 온배수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했다. 또 홍보관에서 원전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에 이어 온배수 양식어류를 맛보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정상희 경주시자전거연맹 회장은 “국내 원전의 안전성과 필요성 그리고 기술력에 대해 더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한성 월성원자력본부장은 “앞으로 원전 주변지역 경관을 활용한 싸이클코스 개발 등 지역사회를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데이터기반 관광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공공데이터 활용 관광활성화 아이디어 공모전’을 실시한다. 이번 공모전은 경북 23개 시·군 데이터기반 관광활성화 정책반영을 위해 관광산업에 관심 있는 국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주제는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경북 관광현황분석 및 관광정책 개선방안 △관광 편의성 제고방안 △인구, 통신 등 데이터활용 관광코스·행사·축제·이벤트 등 관광상품 개발 △기타 관광 활성화 관련이다. 공모 접수기간은 15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로, 이메일(jhchoi1@gtc.co.kr) 신청할 수 있다. 심사는 서면 및 발표심사를 거쳐 7월 중순경 수상자를 선정한다. 시상은 5개팀 500만원 규모로, 대상 1팀 250만원, 최우수 1팀 100만원, 우수 3팀 각 50만원이 지급된다. 또 대상 수상자에게는 전문 분야별 맞춤형 컨설팅을 무료로 지원하며, 8월 행정안전부가 주최하는 ‘제11회 범정부 공공데이터 활용 창업경진대회’ 본선 진출기회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이번 공모전을 통해 데이터활용 관광활성화 아이디어 발굴의 기회로 삼겠다”며 “앞으로 민간에서 공공·빅데이터를 관광산업 발전에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공모전 공고는 공사 홈페이지→공고/공시 메뉴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주시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21일 오후 5시 황성공원 산책로(충혼탑 삼거리)에서 ‘가족사랑 버스킹 공연’을 펼친다. 경주시 청소년오케스트라는 ‘Bravo, My Famil’를 주제로 어버이 은혜, 스승의 은혜, 어린이날 노래와 더불어 클래식, 팝음악 등 음악으로 가족 사랑을 표현한다. 또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를 응원하고 관객들에게 행복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버스킹 공연은 누구나 자유롭게 관람 가능하다. 야외 공연으로 착석희망자는 휴대용 의자나 돗자리 등을 지참해 오면 된다. 한편 경주시 청소년오케스트라는 지난 4월 ‘봄이왔나봄’ 버스킹 공연을 시작으로, 6월 나라사랑 버스킹, 8월 한 여름밤의 음악회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오선아 기자 suna7024@hanmail.net
경주 대표 사적지 대릉원이 매일 밤 형형색색의 빛으로 물들고 있다. ‘2023 경주 대릉원 미디어 아트’가 지난 4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4일까지 32일간 매일 오후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대릉원에서 펼쳐진다. 대릉원은 신라 왕족고분 유적지로 지난해 방문객만 132만9114명으로 집계됐고,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이었던 2021년에도 108만1410명이 입장할 만큼 경주를 대표하는 사적지다. 미디어아트는 문화유산에 정보통신기술과 미디어파사드, 프로젝션 매핑 등 기술을 접목했다. 문화재청 공모사업으로 문화유산을 실감나고 재미있게 알리기 위한 활용안으로 기획됐다. 행사 기간 황남대총을 메인 무대로 미디어 아티스트들의 미디어파사드 쇼, 대나무 숲에서의 사운드&라이트 쇼인 LOTUS(연꽃모양으로 설치된 무빙 레이저빔이 쏘아 올린 빛무리)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또 미추왕릉 설화를 토대로 제작한 키네틱 그림자 연극, 천마총 내·외부 미디어 파사드, 발굴 유물로 제작한 바닥 조명, 신라 별자리 라이팅아트 등 다양한 영역의 미디어아트도 눈길을 끈다. 특히 국내 최정상급 미디어아티스트 13명의 작품을 대릉원의 현재와 미래를 창의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도 볼 수 있다. 올해는 천마총 발굴 50년을 맞아 미디어아트 행사 기간 천마총은 무료로 개방된다. 주낙영 시장은 “미디어아트로 스마트관광시대의 주역인 경주시 차세대 첨단디지털 문화의 도약을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 공모사업인 문화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은 2021년부터 시작된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경주 대릉원을 시작으로 고창 고인돌유적, 부여 부소산성, 공주 공산성, 함안 말이산 고분군, 수원 화성, 강릉 대도호부관아, 익산 미릇가지 등 8개 지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경주의 대표 야간관광 프로그램인 ‘신라달빛기행’이 지난 13일을 시작으로 10월 14일까지 매월 한 차례씩 총 6회 운영된다. 신라문화원이 주최하는 신라달빛기행은 지난 1994년 칠불암 달빛기행을 시작으로 첨성대(별), 월정교(달)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주제로 경주의 아름다운 야경을 활용한 체험형 힐링 관광상품이다. 올해는 특별 이벤트로 5월과 10월엔 달빛기행에 앞서 오후 1시 30분부터 무열왕릉과 서악동고분군, 불국사 등 문화재 답사는 물론 음악회 감상과 사물소리명상 등이 추가된다. 프로그램은 오후 5시 30부터 9시까지 20명에서 40명까지 한 팀을 이뤄 운영된다. 월정교 안내부스에서 백등을 배부 받아 계림, 월성해자, 첨성대까지 달빛을 따라 별자리 스킨 프린팅, 셀프 포토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또 트레킹 곳곳에는 지역 예술인의 공연 버스킹과 전통주 부스 ‘달빛주막’, 선덕여왕과 요석공주와의 인증샷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또한 지역 상인과 협업해 참여자들이 즐길 수 있는 ‘별품달 플리마켓’을 비롯해 트레킹 후 지역 예술인들의 국악, 무용, 클래식 등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월정교 달빛콘서트’ 공연도 열린다. 행사는 지난 13일을 시작으로 6월 3일, 7월 1일, 8월 5일, 9월 2일, 10월 14일 등 총 6회 개최된다. 참가비는 1만원이다. 다만, 5·10월은 답사코스가 포함돼 2만원이다. 행사 참여는 신라문화원(www.silla.or.kr) 홈페이지 통한 사전접수와 당일 현장접수로 이뤄진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내용은 신라문화원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많은 참가자들이 동부사적지를 거닐며 신라의 밤이 주는 운치를 만끽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는 힐링의 시간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첨성대, 월정교 등 관광명소를 대상으로 10월 28일까지 총 17회 국악여행 프로그램과 교촌한옥마을 광장에서 9월 30일까지 총 13회 ‘신라오기’ 마당놀이극도 선보인다.
이성복 시인을 두고 흔히 ‘시인들의 시인’이라고 말한다. 시를 쓰는 우리나라 시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인, 가장 많이 영향을 주는 시인으로 해석이 된다. 그의 일곱 번째 시집 『래여애반다라』(문학과지성사, 2013)는 좀 특이하다. 시집 제목 자체가 주는 이미지가 그렇듯 시집의 내용 또한 향가로 시작해서 향가로 마무리된다. 「죽지랑을 그리는 노래」로 시작해서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로 끝맺는다. 입구와 출구에 향가를 모티프로 하는 시를 배치한 것은 시인의 의도가 다분히 있을 것이다. 그것을 읽어내고, 또 다른 상징을 해독하는 일도 시 읽는 즐거움일 것이다. 총 82편의 시로 구성된 시집의 마지막 6부는 ‘오다, 서럽도다 1~4’, ‘來如哀反多羅 1~9’, 그리고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를 배치하여 이 시집이 신라 향가와 연관성을 확고히 한 것으로 보여진다. 시인은 시집 서문에서 밝혔듯이 2006년 여름 경주에서 신라시대 진흙으로 빚은 불상들의 전시회 표제인 ‘래여애반다라’를 관람하고 그대로 시집 제목으로 가져왔다고 밝혔다. 시인은 경주 동국대박물관 주최로 열린 소조불 특별전을 관람했다. 전시회에서 전율을 받아 리플릿에 적힌 ‘래여애반다라’만 오려내 코팅을 해서 부적처럼 책상 앞에 두고 매일 아침 친견했다고 시인은 술회했다. ‘來如哀反多羅’ 여섯 글자를 화두로 삼아 건져 올린 시편들이라 특별하다. 시 창작발생지가 경주라서 반갑다. 창작의 모티브를 제공함은 물론 창작의 배경이 과거와 현재의 시·공간 모두 경주라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여타 작가들도 마찬가지로 경주는 명작 탄생의 고향이기도 하고 모든 한국 사람들의 고향이기도 하다. 來如來如來如 來如哀反多羅 哀反多矣徒良 功德修叱如良來如(원문) 오다 오다 오다/오다, 서럽더라/서럽다, 우리들이여/공덕 닦으러 오다(양주동 역) ‘來如哀反多羅’는 신라 향가 「풍요(風謠)」(공덕가) 의 한 구절로 ‘오다, 서럽더라’로 해독할 수 있다. 공덕가는 천재조각가, 양지스님이 영묘사에 장육존상(丈六尊像) 불상을 만들 때, 일을 도와주려 모인 서라벌사람들이 진흙을 나르면서 그 공덕으로 세상살이의 고됨과 서러움을 위안하고자 불렀던 노래이다. 향가 중에서 민요적 성격과 노동요 성격이 강하다. 「풍요(風謠)」는 신라 시대 대표적 4구체 향가로, 삼국유사에 수록되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풍요(風謠)」는 별개의 명칭이 아니라 민요라는 노래를 지칭한 것이다. 오구라 신페이는 삼국유사 나오는 그대로 「양지사석(良志使錫)」이라 하였고, 양주동(梁柱東)은 「풍요」, 김선기(金善琪)는 「바람결노래」라 불렀고, 홍기문(洪起文)는 「오라가」, 김사엽(金思燁)은 「오라노래」라 부른 것처럼 학자마다 다르다. 향가 「풍요(風謠)」의 배경이 된 영묘사는 신라 칠처가람의 하나로 두두리, 지귀, 여근곡, ‘신라의 미소’로 불리는 수막새 등 관한 많은 이야기가 숨어있는 곳이다. 영묘사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고 싶을 정도로 스토리텔링이 가득한 곳이다. 양지 스님은 신라의 미켈란젤로로 부를 만큼 최고의 예술가로 꼽는다. 『삼국유사』 의해 ‘양지사석(良志使錫)’ 편에는 신통력과 뛰어난 예술적 재능을 가진 양지 스님의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양지가 석장을 부리다’는 뜻의 「양지사석」 편을 인용하자면, 지팡이에 포대 하나를 걸어 놓으면 지팡이가 저절로 마을의 집으로 날아가서 소리를 내면 그 집에서 알아서 제에 쓸 비용을 집어넣어 주었고 자루가 차면 날아서 되돌아 왔다. 신통을 부리는 스님으로 묘사되어 있을 정도로 양지 스님은 보통의 사람, 보통의 스님은 아니었던 것 같다. 그의 작품은 기묘하고 치밀한 수법을 자유자재로 표현하고 있다. 근육이 살아 움직이는 듯 생생하게,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완벽에 가깝게 표현했다. 출생과 고향 등 생몰에 관한 기록이 없고 그의 작품이 기존의 작품과 표현 양식이 다르다 보니, 서역이나 인도 사람이거나 최소한 유학을 다녀온 사람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삼국유사에 전하고 있는 그의 대표적 작품으로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녹유신장상과 그가 주석했던 석장사지 출토된 불상전(佛像塼)과 팔부신장등을 들 수 있다. 이외 감은사지 출토 사리함 등을 그의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다. 양지 스님이 주석했던 석장사지는 동국대 WISE 캠퍼스 뒤 산속에 위치하고 있다. 석장동이라는 지명도 석장사 절 이름에서 유래되었다. 석장이란 머리 부분에 보통 여섯 개의 고리가 달린 지팡이를 뜻한다. 걸어 다닐 때 딸랑거리는 소리를 듣고 동물이나 곤충들이 물러가도록 해서 살생을 막기 위한 역할을 한다. 석장사지에서 발견된 유물 중에는 붓다의 갈비뼈가 드러나 있는 고행상(苦行像)이 출토되었는데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다. 연기법송명탑상문전은 다음과 같은 내용이 세로로 음각되어 있다. 諸法從緣起(제법종연기):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일어나는 것. 如來設是因(여래설시인): 여래께서는 그 인연을 말씀하셨네. 彼法因緣盡(피법인연진): 모든 것은 인연에 따라 소멸한다. 是大沙門說(시대사문설): 이것이 부처님께서 가르친 바라네. 이성복 시인이 경주에 와서 반해버렸던 전시 유물들은 바로 석장사지에서 출토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흙이 뜨거운 불을 만나 완성된, 어느 곳 하나 성한데 없는 조각들이지만, 시인의 가슴을 찌르며 파고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아픔들을 그대로 시로 게워낸 것이 「래여애반다라」 시편들이었을까 기억의 생매장이 있었겠구나 저 나무가 저리도 푸르른 것은, 지금 저 나무의 푸른 잎이 게거품처럼 흘러내리는 것은 추억의 아가리도 울컥울컥 게워 올릴 때가 있다는 것! -시 ‘來如哀反多羅 1’ 일부 시인의 시론이 떠오른다. 시라는 것은 검은 보자기 속 어둠으로 들어가 스위치를 누르는 사진사처럼 한순간 불가능을 기록하는 행위라고 했던가. 헤아릴 수 없는 곳에서 무엇을 헤아리는지 모르면서 끓는 납물 같은 웃음을 눈 속에 감추고서 한낮 땡볕 아스팔트 위를 뿔 없는 소처럼 걸으며 -시 ‘來如哀反多羅 6’ 일부 시인은 ‘래여애반다라’ 여섯 자를 분리하여 해석한다. 래(이곳에 와서)·여(같아지려 하다가)·애(슬픔을 맛보고)·반(맞서고 대들다가)·다(많은 일을 겪고)·라(비단처럼 펼쳐지다)’를 시집 맨 앞 ‘시인의 말’에 포함시켰다. 이 세상에 와서 누구나 겪는 삶의 수레바퀴를 끝없이 굴리어야 하는 운명적인 존재라는 것은 양지 스님이 살던 그 시절 풍요를 부르던 사람이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21세기 우리가 서로 다르지 않음을 시인은 시공을 넘어 노래하고 있다. 향가 속 사람과 당대를 대표하는 시인이 주고받는 대화를 엿듣기 좋은 경주이다. 바람 좋고, 햇빛 좋은 날을 골라 영묘사지, 석장사지, 사천왕사지 폐사지 속으로 걸어 들면 운 좋게 노래 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래여애반다라 래여애반다라 래여애반다라 래여애반다라…… 전인식 시인
경주시 서라벌적십자봉사회는 지난 15일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을 찾아 ‘오늘은 짜장면 Day’로 짜장면을 대접하는 무료급식 행사를 진행했다. <사진> 행사는 회원들의 후원으로 준비됐다. 서라벌적십자봉사회 회원 20명이 참여해 직접 만든 짜장면을 대접했고, 행사 후 설거지와 청소 등으로 구슬땀을 흘렸다. 이날 대한적십자사 경주시지구 협의회의 회원 10여명도 복지관을 방문해 재료손질 및 간식포장을 도왔다. 김원기 회원(짬뽕을 잘 아는 남자 대표)은 고향인 경주에서 첫 봉사활동을 하고자 경주시 서라벌적십자봉사회로 재능기부의 뜻을 밝혀 오늘의 행사가 준비됐다. 재료 준비부터 특제소스 제조, 반죽면을 뽑을 수 있는 제면기를 대구에서 경주로 가져와 가장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었다. 윤영선 회장은 “서라벌적십자봉사회가 창단 1주년이 됐다. 그동안 나름대로 봉사를 실천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창단일을 맞아 어려운 이웃분들을 찾아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행사를 마련했다. 흔쾌히 행사를 진행해주신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며 항상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종성스님은 “맛있고 푸짐한 짜장면으로 이용장애인분들이 행복한 점심식사 시간이 됐을 것 같다. 나눔과 봉사를 실천해주신 경주시 서라벌적십자봉사회 윤영선 회장을 비롯한 회원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한편, 경주시 서라벌적십자봉사회는 2022년 창단해 회원 20명이 지역의 재난 발생 시 구호 활동, 취약계층 지원 활동 등의 인도주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편, 경주시에는 13개의 적십자 봉사회가 이웃을 위한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