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의회는 지난 20일, 21일 제279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3차·4차 본회의를 열고 올해 의정활동을 마무리했다. 20일 열린 제3차 본회의에서는 각 위원회에서 심사한 ‘경주시 맨발걷기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조례안’등 4건의 조례안과 ‘2023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변경안’을 처리했다. 이어 이락우 의원은 공모사업 추진과정의 문제점 및 관리 필요성과 의회보고 준수 및 협의 등에 관해 시정질문했다. 21일 제4차 본회의에서는 이강희 의원이 안강읍 육통리·노당리 축사 환경개선, 한순희 의원은 동천동 산업도로 육교 설치, 김소현 의원은 경주시청년센터 직원고용 안정화 등을 중심으로 시정질문을 이어갔다. 이철우 의장은 “2023년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집행부가 추진하는 사업이 끝까지 잘 마무리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의원들의 시정질문 등에 관한 내용들이 시책에 잘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본지는 마감 관계로 시정질문과 관련해 다음호에 지면을 통해 상세히 보도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3일 열린 제2차 본회의에서는 ‘경주시 출자·출연 기관의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 14건의 조례안, ‘불국사119안전센터 증축에 따른 영구시설물 축조 동의안’ 등 2건의 동의안, 2024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 2024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의결했다. 이중 집행부에서 제출한 1조9000억원의 ‘2024년도 예산안’은 20건, 약 19억3600만원을 삭감해 수정 가결했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된 가운데 경주지역에서도 선거 분위기가 과열 조짐을 보이자 주낙영 시장이 공무원들의 선거 중립의무를 강하게 촉구했다. 주 시장은 지난 18일 경주시 확대간부 회의에서 “공무원은 선거에 일체 관여해도 안 되며 중립을 지켜야할 엄중한 의무가 있다”면서 “공무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공적·사적 처신을 확실히 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최근 인근 도시는 물론 지역에서도 퇴직 공무원들이 특정 후보캠프에 합류하면서 현직 공무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일이 있는데, 이는 있을 수없는 행태”라며 “퇴직 공무원들은 후배 공무원들이 선거 중립을 지키면서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자제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또 주 시장은 선거 중립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요령도 제시했다. △특정 후보 주최 출판기념회를 비롯한 각종 집회 참석금지 △특정후보 SNS 등에 지속적인 지지표명 행위 근절 △특정후보 캠프에 합류한 퇴직공직자와의 모임 자제 등 엄정한 공직선거법 준수를 강조했다. 이와 관련 경주시는 내년 4월 총선이 끝날 때까지를 ‘총선 관련 공직기강 확립 특별기간’으로 정하고, 공직자의 선거중립 의무위반 등을 강도 높게 감찰할 방침이다. 감찰에서 위반사항이 발생하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중 조치할 예정이다.
지역 대표 한우브랜드인 ‘경주천년한우’가 2023년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경주천년한우는 2008년 브랜드 출범 이후 13년 연속 우수 축산물브랜드 인증, 축산물브랜드 경진대회 9회 수상 등으로 우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수상으로 브랜드 운영지원 자금 6억원(무이자 1년 상환)을 지원받게 됐다. 경주천년한우는 ‘생산부터 식탁까지 안전한 먹을거리 시스템 확보’라는 가치 아래 전국 최초 한우사육단계 HACCP 인증과 안전관리통합인증(HACCP 황금마크) 등 명품브랜드 인증을 받은 지역 대표 한우브랜드다. 경주축산농협 하상욱 조합장은 “앞으로도 경주천년한우가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우수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수상으로 ‘경주천년한우’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고품질의 위생적이고 안전한 브랜드육을 생산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경주 용강동 승삼어린이공원이 기업과 아동복지재단의 사회공헌사업을 통해 재탄생한다. 경주시는 오는 28일 용강동 승삼어린이공원에서 롯데그룹,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mom(맘)편한 놀이터 25호점’ 오픈식을 개최한다. mom(맘) 편한 놀이터 조성사업은 아동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해 롯데그룹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공동 추진하는 대표적 사회공헌사업이다. 이번에 새롭게 조성된 승삼어린이공원은 롯데그룹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스물다섯 번째 mom(맘)편한 놀이터로 경주에서는 최초다. 앞서 시는 지난 5월 롯데그룹에 사업을 신청하고 현장 답사를 통해 ‘어린이를 위한 창의적인 놀이공간 및 안전한 활동공간 조성’이란 콘셉으로 설계를 완료하고, 지난 11월부터 공사를 진행했다. 승삼어린이공원은 놀이·편의 시설을 대폭 교체해 어린이들을 위한 안전하고 새로운 놀이 공간이자 부모들의 안락한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탄성바닥제, 조합놀이대, 그네, 시소 등이 대표적 시설이다. 특히 공사 과정에서 어린이들과 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해 놀이터 디자인을 구상하고 놀이기구를 선정해 어린이 중심의 참여형 놀이 환경을 조성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는 내년부터 고령농업인의 영농은퇴 이후 생활 안정을 돕기 위해 ‘농지이양 은퇴직불제’를 신규로 추진한다. 이는 고령 농업인(65~79세)이 소유한 농지를 한국농어촌공사 등에 매도(매도 조건부 임대 포함) 이양하는 경우, 매월 일정 금액의 직불금을 지원(최대 10년)하는 제도다. 고령 농업인에게 이양받은 농지는 청년 농업인에 우선 제공해 농업생산성 향상과 스마트팜 등 미래농업에 활용하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가입 대상은 2024년 1월 1일 현재 65세 이상 79세 이하 농업인(1945년 1월 1일~1959년 12월 31일 사이 출생자) 중 10년 이상 계속해 농업경영을 하고 있는 농업인으로, 3년 이상 소유하고 있는 진흥지역 및 경지 정리된 비진흥지역 농지를 대상으로 한다. 보조금 지급 요건, 매도·매도 조건부 임대 시 지원단가, 지급상한 면적, 가입 연령별 지급 기한 등 자세한 사항은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경주시 물정화기술(GJ-R)이 적용된 ‘이동형 급속 소규모 정수처리장’ 준공식이 남아메리카 대표도시 콜롬비아 현지에서 열렸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라과히라주 디볼라시에서 콜롬비아 아니발 호세 페레즈 가르시아 국토부 차관, 말론 아마야 메쟈 디볼라시장, 미주개발은행(IDB) 관계자, Water Aid, 마을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이 개최됐다. 대한민국에서는 해당 기술을 개발한 경주시 공무원들을 포함해 이동욱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환경산업본부장 및 ㈜글로리엔텍, ㈜GM-하이테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이번 사업은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및 미주개발은행(IDB) 등이 주관하는 협력사업의 일환이다. 이날 열린 준공식은 한국정부기관 협력사업 중 한국의 물 기술이 콜롬비아에 보급된 첫 사례로 매우 뜻 깊은 행사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보급된 한국의 물 기술은 경주시 제1호 물정화기술인 GJ-R가 납품되면서 경주시의 뛰어난 물정화기술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정수처리장 준공으로 하루 100톤 생산규모로 강물을 정수 처리해 식수가 없는 콜롬비아 현지 디부자市 산타리타 헤레즈마을 110여 세대 주민들에게 공급될 예정이다. 경주시는 이번 콜롬비아 기술 납품을 시작으로 페루 등 남미지역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카탈리나 벨라스코 콜롬비아 주택부장관은 “콜롬비아의 작은 마을에 식수를 공급하기 위해 지구 반 바퀴를 건너온 한국의 열정과 진심에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며 “앞으로 콜롬비아의 식수가 없는 오지마을에 한국의 이동식 소규모 정수장치가 널리 보급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낙영 시장은 “경주시는 앞으로도 해외 물산업 진출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국제사회 모두가 평등한 물 복지를 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양국 간 협력사업의 성공적인 수행과 효과를 기반으로 환경부 및 한국환경산업기술원, 경주시와 콜롬비아 국토부 및 미주개발은행 등이 긴밀히 협력해 콜롬비아의 식수 부족 해결에 기여할 방침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를 위한 민간조직인 범시민추진위원회가 146만3874명의 유치 염원이 담긴 서명운동 서명부를 경주시에 전달했다.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100만 서명운동 서명부 전달식이 지난 14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열렸다. 행사에는 주낙영 시장, 이달희 경북도 경제부지사, 이철우 시의장, 박몽룡 범시민추진위원장을 비롯한 분과위원장과 100만 서명운동 유공자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범시민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이날 행사는 100만 서명운동 추진경과 영상 보고와 최종 서명부 제막 및 전달 퍼포먼스를 가졌다. 또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85일간 진행된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한 시민과 단체를 대상으로 유공 표창이 수여됐다. 이번 100만 서명운동은 범시민추진위원회 분과별 소속 단체가 중심이 돼 경북도내 21개 시군과 유관기관 및 시민단체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냈다. 특히 서명운동 과정에서 민간이 주도하는 참여와 연대를 통해 보여준 성숙된 시민의식은 APEC 정상회의 유치는 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화관광도시이자 국제회의도시로서 경주의 지속가능한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평가다. 박몽룡 범시민추진위원장은 “경주는 지방의 단순한 작은 도시가 아닌 대한민국의 근간을 이뤄온 역사의 뿌리이자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유산도시”라며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는 글로벌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가장 한국적인 도시 경주를 세계에 알리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시는 시·도민과 전 국민적 염원이 담긴 146만 서명부를 국회와 외교부 등 관계 중앙부처에 전달할 예정이다. 또 공모신청 절차에 철저히 대비하는 한편 범시민적 유치 의지를 더욱 결집하고, 유치 공감대와 분위기를 전국적으로 확산하는데 전력을 기울여 나갈 방침이다. 주낙영 시장은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서명운동에 열정적으로 앞장 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리며, 한분 한분의 염원과 의지가 담긴 소중한 서명부를 중앙부처에 잘 전달하겠다”며 “간절한 시민의 뜻과 의지가 모인다면 그 어떤 어려움도 이겨내고 반드시 유치해 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방폐물) 3단계 처분시설 건설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지난 19일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방폐장 3단계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시작으로 사업 추진을 본격화했다. 주민설명회는 이날 오전 문무대왕면 복지회관, 오후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본사 코라드홀에서 각각 열렸다. 3단계 처분시설은 지표면에 건설해 방폐물을 처분하는 매립형 처분시설이다. 원전 내 작업자의 장갑, 덧신, 오염되지 않은 장비나 원전 해체 시 건물 외벽 콘크리트 등 극저준위 방폐물을 처분한다. 공단에 따르면 총사업비 1800억원을 투입해 16만 드럼(드럼당 200ℓ) 규모의 처분트렌치 3개소, 트렌치쉘터, 지원시설 등이 들어선다. 3단계 처분시설은 2017년 정부의 에너지 전환 계획으로 추진됐으며 2019년 기획재정부의 사업 계획 적정성 검토와 3단계 매립형 처분시설 기본계획 수립, 2021년부터 설계·부지 특성 조사·환경영향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원자력환경공단은 이번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과 주민설명회에 이어 내년 주민공청회를 거쳐 내년 10월 실시설계 승인 신청 후 2029년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2031년 준공할 예정이다. 중·저준위 방폐장은 지난 2014년 준공된 10만 드럼 규모의 1단계 동굴처분시설이 운영 중이다. 2단계 표층처분시설(12만5000드럼)은 건설 중으로 오는 2024년 말 준공 예정이다. 이날 주민설명회에서는 지진에 대한 안전성과 태풍 내습 시 방폐장 내 빗물 유입에 따른 핵종 유출 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한국원자력환경공단 관계자는 “지진에 대비해 원전과 같은 지진 가속도 0.3g(지진 규모 7)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에 반영했다”면서 “처분시설 내 물 유입과 핵종 유출 역시 원천차단 할 수 있도록 설계해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단은 이번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의견과 주민설명회에서 수렴한 의견을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반영할 계획이다. 공단 관계자는 “3단계 처분시설이 완공되면 중·저준위 방폐장은 동굴과 표층, 매립 등 3개 처분시설을 모두 갖추게 된다”면서 “3단계 처분시설은 1·2단계 처분시설 건설 때와 마찬가지로 주민설명회·주민공청회 등을 통해 수렴한 시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정규직으로 전환된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처우개선 목소리가 전국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북도와 경주시는 공식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이들의 호봉제에 관한 조례 제정 및 시행에 들어간 것에 비하면 경북도내에서는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지적과 함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정규직 됐지만 급여 현실화는 아직 생활체육지도자는 일련의 자격검증이 이뤄진 사람으로 국민들이 올바른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노인, 장애인, 유소년 등 다양한 국민들 수준에 맞춰 생활체육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데 그 수요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경주에도 경주시체육회 소속 13명, 경주시장애인체육회 소속 5명의 생활체육지도자들이 활동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021년 생활체육지도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정규직 전환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하달했고, 경주시도 2022년부터 정규직으로 전환을 완료했다. 하지만 생활체육지도자들이 받게 되는 기본급과 수당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아 고용 안정은 됐어도 급여 현실화는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국적으로 생활체육지도자들은 급여 현실화를 위한 호봉제 도입을 요구했고, 일부 지자체들은 조례를 제정해 자체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광역지자체 최초 호봉제 도입한 광주광역시 광주광역시는 체육회와 긴밀한 협의 끝에 2023년부터 생활체육지도자 호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광주광역시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생활체육지도자들의 호봉제 도입 요구가 수차례 있어 광주광역시와 협의 끝에 지역 내 모든 구에서 호봉제를 시행하고 있다. 생활체육지도자들의 급여는 국비 50%, 시·군·구비 50%, 시·도는 수당을 지급하고 있는데 광주시는 호봉제 도입으로 추가되는 예산을 수당으로 지급하고 있는 것.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대비 약 10%의 예산이 추가 투입됐으나, 광주시가 광역지자체 최초로 생활체육지도자 호봉제를 시행함에 따라 생활체육지도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보다 활발하게 생활체육 지도에 나설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경북도, 예산 부족으로 검토조차 안돼 광주광역시에 이어 부산과 대구, 경남 등 전국적으로 생활체육지도자 호봉제 도입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시·도 혹은 시·군·구별로 조례를 제정하고 예산 확보를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경북도는 예산 부족으로 검토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 관계자는 “생활체육지도자 호봉제가 도입되면 많은 예산이 소모되는데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면서 “예산 문제로 사실상 검토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각 지자체별로 생활체육지도자들의 급여 차이가 심해 문체부에서 명확한 급여 산출 기준을 정하고 예산을 마련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의 적극적인 근거 마련 요구도 생활체육지도자의 호봉제 도입을 위해 경북도내 국회의원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왔다. 호봉제 도입에 가장 중요한 예산을 위해 법적 근거를 국회에서 마련해야 지자체들이 시행할 수 있다는 것. 경북체육회 관계자는 “도민들에게 건전하고 올바른 생활체육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장기적으로 호봉제 도입이 맞다”면서도 “예산이 수반돼야 하는 만큼 중앙부처의 적극적인 정책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역마다 차이가 심한 생활체육지도자 급여의 체계화와 호봉제 도입을 대한체육회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며 “예산 확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들의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시는 경북도에서 별도의 지침이 없어 생활체육지도자 호봉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주낙영 경주시장과 김진열 군위군수가 지난 15일 ‘2023 경상북도 지방자치대상’ 행정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최병준 경북도의원과 김민주 의성군의원은 의정부문 대상을 받았다. ‘경상북도 지방자치대상’은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지방자치와 지역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사람을 선정해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회장 김현관)가 시상한다. 시상식은 이날 경북 의성에서 개최된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2023년 정기총회 특별순서로 진행됐다. 시상식에는 김주수 의성군수도 참석해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차세대 원전산업의 주력 모델인 SMR(소형모듈 원자로) 국가산단 유치를 성사시켜 경주가 ‘미래 에너지산업의 메카’로 변신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또 반부패‧청렴이 지역 공직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조직문화 변화를 적극 추진해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종합 1위를 달성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의 선결 과제인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군위가 미래 공항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또 삼국유사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 목록에 등재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최병준 경북도의원은 민생경제 안정 시책과 취약계층 지원체계 마련 등 도민의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는 의정활동 중 도의회 운영의 전문성과 독립성 확보를 통한 자치분권 실현에도 앞장서 왔다. 김민주 의성군의원은 현장 중심의 성실한 의정활동과 함께 특유의 소통능력으로 통합신공항 추진 과정에서 불거진 주민갈등 봉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또 군민의 의견을 수렴하는 ‘군민과 함께 하는 열린 의회’에 헌신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날 주낙영 경주시장은 “큰 상을 받아 기쁘다. 당장 눈앞의 성과보다는 지역의 백년대계를 기약할 수 있는 다양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 11월까지 경주를 찾은 관광객이 4300만명을 넘어섰다. 지속성장이 가능한 관광콘텐츠를 계속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미래 첨단 과학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SMR 산단 등 신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전기차 시대에 대비해 자동차 부품산업의 구조혁신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진열 군위군수는 “지역의 최대 과제인 신공항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겠다. 지역의 100년 먹거리를 만든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접한 의성과 함께 신공항 주변 에어시티 건설과 미래 첨단 수출물류 시설을 구축해 지역의 변화를 주도해 나가겠다”며 “지역민에게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군정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NH농협은행 한국수력원자력지점과 한국수력원자력(주)은 연말연시를 맞아 지난 15일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사랑의 쌀 나눔’ 전달식을 가졌다. 이날 농협은행 한국수력원자력지점 및 한수원은 경주지역에서 생산한 2000만원 상당의 20kg들이 쌀 352포대를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외 6개 복지시설에 전달했다. 전달한 쌀은 경주시장애인종합복지관, 경주성애원, 대자원, 청운어린이집, 혜강행복한집, 천우자애원, 선인재활원 등 경주시 지역 복지시설을 통해 취약계층을 위한 급식봉사로 사용됨에 따라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지역사회 나눔 문화 확산을 도모하고자 진행됐다. 이은정 지점장은 “기탁한 쌀이 추운 겨울을 나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며 NH농협은행 한국수력원자력지점은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리광고사 박성범 대표는 지난 12일 황오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현금 50만원우리광고사 박성범 대표는 지난 12일 황오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지역 내 취약계층을 위한 현금 50만원을 기탁했다. 박 대표는 이번 후원으로 희망2024 나눔캠페인에 동참함으로써 연말 따뜻한 마음을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했다. 그는 “높은 물가와 경기 불황을 몸소 느끼고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이웃의 따뜻한 겨울나기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기부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나눔과 실천 속에서 이웃과 함께 웃을 수 있게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을 기탁했다.
세상의 모든 감사 낯설지만 익숙하고, 불편하지만 그 안에 마음이 들어 있다. 내가 살던 곳을 떠나보면 낯선 언어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불편하고 당황스럽거나 혹은 어찌할 바를 모를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런 순간 우리 곁에 도움을 내미는 손길과 낯선 언어로 건네는, 알아듣진 못하지만 이해하는 대화가 있다. 이 작품은 다양한 언어의 나열, 혹은 점자로 된 언어로 되어 있다. 전시장에 방문하는 모든 이들이 이 모든 언어를 이해하고 알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수많은 언어의 나열 가운데 감사라는 하나의 의미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문자언어이지만 그 뜻은 하나를 의미한다. 언어는 결국 하나의 의미를 전달하기 위한 사회적 기호이다. 그리고 서로 다르다고 생각될지라도 사람과 사람으로 얼굴을 마주 보면 나와 전혀 다른, 하지만 전혀 다르지 않은 또 다른 소중한 당신이 앞에 있다. 그리고 마지막의 투명 아크릴 위의 점자로 된 세상의 모든 감사라는 문구는 작품의 제목이자 점자에 대한 접근성과 비장애와 장애의 경계를 낮추고 누구에게나 물리적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작업 방향의 시도이기도 하다.
경주시가 내년 초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7일에는 심포지엄을 개최했고, 오는 20일에는 경주 시민원탁회의에서 탄소중립을 토론 주제로 다룬다. 경주시에서 탄소중립 실천을 위해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시민들을 참여시켜 실질적인 실천 방안을 모색하는 것은 아주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있다. 시민 참여가 없는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는 이름뿐인 정책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2022년 환경부에서 선정한 12곳의 탄소중립 추진 우수지역 선정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선정된 우수지역들이 지방정부와 기업은 물론 시민들까지 함께 움직여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시민 참여도가 저조한 이름뿐인 정책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가 내년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를 선포하는 것은 사실 시기적으로 빠른 것은 아니지만 타 시·도, 시·군·구에서 시행한 선례를 참고한다면 성공적으로 탄소중립을 실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탄소중립의 실질적인 실천은 지방정부의 재정 및 정책 지원도 중요하며, 기업들의 실천의지 또한 중요하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의 참여 의지라고 할 수 있다. 세 가지 요소가 다 필요하지만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로서 이름뿐만 아닌 정말 탄소중립을 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시민들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서울·경기를 포함한 대도시에 비해 경주시민들의 탄소중립에 대한 인식은 낮고, 인프라가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기에 경주시가 추진하는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가 성공하려면 시민 인식 변화를 꾀하는 동시에 참여를 독려해야 한다. 경주시는 이번 경주 시민원탁회의가 시민 참여를 독려하는 본격적인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실질적인 탄소중립 실천의 다양한 아이디어와 방안들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한다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될 것이다. 경주시가 이름뿐만이 아닌 진정한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를 꿈꾼다면 원탁회의에서 시민들이 제안하는 여러 방안들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정책을 수립함으로써 시민들의 꾸준하고 지속적인 탄소중립 실천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경주는 한국문학의 두 거목을 배출한 곳이다. 바로 동리와 목월로 이들은 한국문단의 큰 별과 같은 존재다. 시와 소설 두 양대 산맥을 이루며 한국문단을 좌우했다. 동리 선생은 경주 지역을 소재로 한 소설 ‘무녀도’와 ‘화랑의 후예’를 비롯해 ‘등신불’, ‘까치소리’, ‘을화’ 등의 작품을 남겨 노벨문학상 후보까지 오르기도 했다. 목월 선생은 ‘경상도가랑잎’, ‘난, 기타’, ‘산도화’ 등의 시집을 통해 후배 문인들에게 문학적 유산을 이어줬다. 현대문학의 두 거목을 기념해 2006년 동리목월문학관이 건립돼 동리관과 목월관, 신라를 빛낸 인물관으로 나눠 오늘날까지 전시·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을 기리는 동리목월문학상은 전국 최고의 상금과 권위를 지닌 상으로 발전해 왔다. 하지만 최근 동리목월문학상을 주관하는 동리목월기념사업회의 개인과 시스템 문제로 동리목월문학상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동리목월 기념사업회 A 회장이 공식절차인 운영위원회의 개최 없이 독단적으로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작품공모 및 수상자 선정으로 이어졌다게 원인이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이를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지난 감사에서 지적된 회계 문제를 보완 요구에도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관리·감독이 허술하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동리목월문학상을 후원하는 한수원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로 신뢰가 회복되지 않는다면 후원 재개는 없다는 뜻을 밝혔다. 자칫 미봉책으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할 경우 문학상 위상과 권위는 다시 회복하기 어려워 지게 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관행이란 이름으로 이어온 문제들은 과감히 개선하고 누구나 공감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완비해 모두에게 사랑받는 동리목월문학관, 문학상이 되길 기원해 본다.
2023년,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생성형 인공지능의 대두는 업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2024년에도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지방 도시의 도심 쇠퇴 문제는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경주는 도시가 외곽으로 발전하다 보니 도심공동화가 일어나고 많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경주시내는 기업이나 관공서가 없기 때문에 인구공동화가 심해지고 있다. 많은 도시공학자나 도시전문가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대책을 내놓지만 정해진 정답이 없다. 이러한 배경 아래 오픈AI의 챗GPT, 구글의 바드,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네이버 클로바 X등 선도적인 인공지능 플랫폼들에게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물어보았다. 물론 도심 쇠퇴 문제는 경주시만의 문제는 아니고 인공지능들이 궁극적인 해답을 제시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이 문제에 관해 얼마나 많은 데이터들이 축적되고 있는지와 필자 같은 전문가와의 견해차를 알아보는 차원에서 가장 일반적인 질문을 물어 본 것이다. 질문 내용은 ‘지방 도시의 도심 쇠퇴를 방지를 위한 방법?’이었다. 챗GPT는 다음과 같은 7가지의 방안을 제시해 주었다. 첫 번째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특산품이나 산업을 발전시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였고 솔루션으로 지역 농산품, 수공예품, 또는 관광 자원을 활용하여 지역 경제를 강화할 수 있다고 제시하였다. 두 번째는 도심 재개발을 통해 낙후된 도심 지역을 현대화하고 재개발하는 것은 중요한 전략 중 하나라고 하였다. 도심 재개발을 통해 상업적, 주거적, 문화적 공간을 개선하여 사람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고 인공지능이 제시하였다. 세 번째는 교통 및 인프라 개선을 제시했는데 효율적인 교통 시스템과 잘 연결된 인프라는 사람들이 도시 내외로 쉽게 이동할 수 있게 하며, 경제 활동을 촉진한다는 인공지능의 제언이었다. 네 번째는 기술 및 혁신 지원으로 스타트업 및 기술 기업들에게 유리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혁신을 장려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라고 하였다. 다섯 번째는 교육 및 문화 시설에 투자하라고 제언하였다. 고품질의 교육 기관과 다양한 문화 시설은 지역 사회를 더 매력적으로 만들고, 젊은 인재와 가족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고 제시하였고 여섯 번째로는 지역 커뮤니티 강화하라고 제시하였다. 지역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커뮤니티 활동과 이벤트를 조직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결속력을 강화한다고 제언했다. 일곱 번째로는 환경친화적 개발을 제시하였다. 공원, 녹지 공간 및 지속 가능한 개발을 통해 쾌적하고 건강한 도시 환경을 조성한다고 하였다. 현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공지능도 유사하게 답했지만 내용은 구체적이지 않았고 혁신지구 지정과 도시환경 개선사업, 스마트시티 사업을 하라는 정도의 답을 주었다. 경주시장은 최근 시의회에서 2024년도 시정 운영 방향을 밝혔다. 이 계획에는 APEC 유치, 경주읍성 2단계 사업, 신라왕경 역사가로길 조성, 중심상권 르네상스사업, 경주형 e-커머스 활성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젊은이들이 돌아오는 농어촌 체질 개선과 친환경 도시 조성을 위한 교통 인프라 및 도시 구조 개선, 통합환승주차장, 복합문화도서관, 장애인을 위한 운영 방안 등도 제시되었다. 경주시의 이러한 구상은 인공지능이 제시한 방안들과 상당 부분 일치하지만 타지역의 정책과도 상당히 유사한 것이 많다. 인공지능이 제시한 정책이나 타 도시의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들이 시대 상황이나 일반적 견해들을 잘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해당 도시에 맞게 실천되고 피드백을 통해 수정되고 올바르게 정착되어야 해당 도시가 성장하고 발전할 것이다. 경주시의 정책이나 인공지능이 제시한 정책, 타도시가 실행하는 일반론적 정책을 막론하고 좋은 정책이고 효과가 난다면 무엇이든 상관이 없다. 그 정책이 시대에 맞는 정책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지능의 이러한 제안들과 상관없이 우리는 더 면밀하고 수준 높은 차원에서 새로운 발전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경주시정이 안정적이고 도시민들의 삶에 촘촘하게 지원되어 살기 좋은 2024년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지난 11월 30일 오전 4시 55분께 경주시 문무대왕면(양북면) 동남동쪽 19km지점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월성원자력 발전소와 10km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아서 많은 경주시민들은 원전과 방폐장의 안전과 함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불안한 마음으로 여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문제는 2016년 9월 12일 규모5.8 경주강진, 2016년 10월 태풍 ‘차바’, 2017년 11월 15일 규모5.4 포항 강진, 2018년 10월 6일 태풍 ‘콩레이’, 2022년 태풍 ‘힌남노’ 등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지진, 집중호우, 이상기후에 대한 범정부적인 차원에서 대책이 필요하다. 특히 작년 태풍 ‘힌남노’로 인해서 원전 인근지역인 문무대왕면(대종천, 토함산 인근, 기림사 인근지역)의 피해가 컸는데 아직 복구도 되기 전에 이번에 지진까지 겹쳐 동경주 주민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지진이 날 때마다 종편 방송과 언론들은 호들갑을 떨면서 전문가들의 인터뷰와 정부의 대책을 내 놓고 있지만 2016년 9월 경주 강진 이후에 지난 7년 동안 정부의 지진대책에 대한 실질적인 결과물은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 행정안전부는 ‘단층검토위원회’를 신설하고 단층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한다고 한다. 특히 내년부터 추진하는 ‘제3차 지진방재종합계획’(2024~2028년)에는 각 부처별 협업체계를 강화해 단층조사의 통합적 관리와 공공시설물 내진보강을 신속히 추진하고, 민간건축물의 내진보강 활성화, 현장에서 작동하는 지진대비 역량을 강화한다고 한다. 정부의 단층에 대한 정확한 기술적 검증과 단층조사 연구개발도 중요하지만 지진과 재난에 대해서 국민들을 어떻게 교육하고, 홍보하며, 실질적인 대피훈련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매뉴얼이 공개되어야 한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월성원전과 중저준위방폐장의 지진안전성은 어떠한지 다시금 점검해봐야 한다. 물론 대부분의 원전 시설들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내진성능과 내진설계기준을 0.3g(규모 6.5~7.0)이상으로 상향하여 확보된 것으로 안다. 이번 4.0 지진은 월성원전과 방폐장과의 거리가 10km 이내라 앞으로 지진에 대한 주민 불안감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우리 경주는 역사적으로도 삼국사기에 나와 있는 신라 혜공왕 15년(서기 779년)의 지진 기록도 있고, 많은 지진전문가들이 경주는 활성단층대의 지진발생지역으로 분류한다. 경주지역은 김해-양산-경주-영해를 잇는 길이 170km, 너비 1km의 양산단층에 인접해 있다. 월성원전으로부터 5km 인근의 양남면에 ‘수렴단층’이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활성단층임이 밝혀졌고, 월성원전으로부터 2km의 읍천단층과 왕산단층(인근 25km) 등 대규모 단층들이 발견되고 있고, 토함산 자락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외동읍 ‘말방리 단층’이 월성원전에서 12Km밖에 안 된다. 아직도 국내 약450개 활성단층에 대해서는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아 땅 밑에서 일어날 위험에 대해서 과학적 조사가 더욱 절실히 필요하다. 최근 한반도에 잦은 지진과 태풍, 폭염, 집중호우에 대해서 정말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갖고 안전성에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지진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자연재해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몇 가지 안전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첫째,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라는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특히 토함산 일대는 지금도 화산석이 발견되고 있다. 문제는 동해안 일대에 지진의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둘째, 자연재해를 통한 복합재난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잦은 지진, 집중호우에 대한 월성원자력발전소와 방폐장의 경사면은 과연 안전한지, 원전이 규모 6.5이상의 지진에도 안전하다고 하지만 경사면의 내진성능은 과연 규모 6.5이상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어 소외전력상실이나 철탑이 붕괴되는 끔직한 일이 일어나지 않는지를 정부(원자력안전위원회)는 살펴봐야 할 것이다. 셋째, 정부와 경주시 차원에서 원전과 방폐장의 안전을 위해서 지진, 해일, 기상, 토양, 지질, 생태, 환경 전문가와 경주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가칭)‘경주재난안전방재대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2016년, 9월 12일 규모 5.8 지진과 2023년 11월 30일 규모 4.0지진으로 인해서 우리 경주는 관광, 숙박, 부동산 등 지역경제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사실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km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이상 지진이 이번까지 총 418번 발생했다고 한다. 올해만 해도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현재까지 규모 2.0이상 지진이 99번 발생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지진으로 인한 지역경제 피해 예방대책(언론홍보)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 다섯째, 더 높은 강진이 올 것을 대비하고 살아야 한다. 어떻게 피해야 하고, 어디로 대피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철저한 실전적이고 반복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지난 정부(박근혜, 문재인)가 추진했던 ‘지진방재 종합개선대책’(선진사례와 법·제도, 조직·예산 등 지진관련 전 분야를 재검토해 대국민 신속 전파체계 개선, 지진매뉴얼 정비 및 교육·훈련 강화, 시설물 내진보강 등)을 점검하고 지금 정부(윤석열)가 실효성 있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제는 실질적인 지진 대비 훈련이 중요하다.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지진대피훈련과 대피장소가 중요하고 지속적인 반복 훈련이 중요한 것이다. 경주시민 눈높이에 맞는 실천적이고 실행 가능한 지진방재 대책이 필요하다.
‘띵동~’ 조용한 마을의 정적을 깨는 벨소리다. 현관문 외시경(peep hole) 너머로 더벅머리를 한 소년의 모습이 보인다. 잠시 후 집주인이 묻는다. “무슨 일이니?” 문 안에서 반응을 보이자 12살 소년은 렌즈를 향해 조심스레 손을 흔들며 “안녕하세요” 한다. 잠시 쭈뼛거리던 녀석은 결심이 섰는지 용기를 내어 물어본다. “혹시 주변에 11살이나 12살 정도 되는 아이를 알고 계세요?” 아직 변성기가 안 왔는지 미성의 목소리로 녀석은 떠듬거리며 “치... 친구가 필요해요... 정말로요”라고 고백한다. 영화 죠스 포스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셰이든 워커는 친구가 절실했다. 현관문 너머 집주인이 말을 이어간다. “저기 저 집만 해도 네 또래가 두 명 있잖니?” 하자 “(오른손으로 가리키며) 이쪽에 사는 애요? 아님 (다른 손으로 반대쪽을 가리키며) 저쪽 애 말인가요?” 하고는 또 쭈뼛거리다가 “사실 개네들은 더 이상 친구가 아니에요. 저를 따돌리고 괴롭혔거든요” 문구멍 너머 녀석은 마을의 골칫덩어리처럼 생겼지만, 아무 집이나 벨을 눌러 친구를 구할 정도로 외로웠던 소년이었다. “오, 저런, 그거 참 안됐구나” 아저씨 목소리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녀석이 기습적으로 묻는다. “아저씨네는 애들 있어요?” 아저씨는 미안하다는 듯 “근데 어쩌지? 이제 겨우 2살인데...” 했더니 워커는 갑자기 목소리를 높인다. “저 두 살짜리 아기 정말 좋아해요!” 무의식적으로 올렸다가 내리는 팔이 어색하고 말까지 더듬는 걸 보니 흥분한 상태임에 분명하다. 또래 친구를 찾던 초딩 녀석의 새로운 국면 전개다. 심각했던 얼굴에 처음으로 웃음기가 번진다. “아기들은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이거든요. 나는 여동생이 둘이 있는데요···” 녀석은 대화를 중단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정말이지 친구를 만들고 싶은, 많이 외로웠던 녀석이었다. 이쯤 되면 오히려 집주인 아저씨가 야속하다. 기꺼이 문을 열고 두 살짜리 아기를 보여줄 만도 한데 말이다. 집주인은 사실 집에 없었다. 초인종에 설치해 둔 카메라를 통해 원격에서 녀석과 대화를 하고 있었던 거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고? 두 살짜리 아기를 둔 부부는 또래 대신 기꺼이 워커의 친구가 되어주었다. 친구가 된 기념으로 죠스 티셔츠도 맞춰 입었다. 또한 문 앞의 대화 동영상을 SNS에 올렸다. 그러자 7천만회 조회수가 말해주듯 전 세계 친구들과 삼촌 누나 형들이 녀석의 친구가 되었으며 그가 외롭지 않게 지켜주었다. 이쯤 되면 해피엔딩은 당연하고 세상은 여전히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미안하다. 현실은 그렇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심지어 워커의 여자친구가 인공지능(AI)이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현재 미국 젊은 남성의 60% 이상이 싱글이고 그 숫자는 점점 늘고 있다. 우리 한국의 사정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들 앞에 놓인 결혼과 출산 등 골치 아프고 값비싼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진짜 말고 가상의 여자친구를 선택할 조짐은 불가피해 보인다. 어느 설문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남성 5명 중 1명은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한다. 3년이라는 지리했던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친구와의 사회 활동 시간은 한 달 기준 20시간으로 확 쪼그라들었다. 새 친구를 만들 수도, 기존 친구들도 관계 지속도 점점 어려워진 오늘날이다. 여자친구를 만들어야 결혼도 할 것 아닌가, 아쉽게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서는 아이를 낳는 여성 비율이 54.9%(2011~2014)에서 52.1%(2015~2019)로 줄었고 덩달아 아빠가 되는 남성 비율도 43.8%에서 39.7%로 줄었다고 보고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식구가 줄어들더니 이젠 한입 사이즈도 줄어들었다. 앞으로 일본에서는 라지(Large) 사이즈 피자를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기존의 라지(L)나 레귤러(R)보다 작은 크기의 1인용 제품이 대세를 이룰 것으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보고 있다. 두세 명이 먹기 적당한 라지나 그보다 작은 레귤러 사이즈가 사라지고 소위 P 사이즈가 그 공백을 메꿀 것으로 보고 있다. 혼자(person)서 먹기에 딱 좋은 크기가 요즘 대세라는 거다. 일본 특유의 소식(小食) 문화보다는 아무래도 1인 가구의 확산이 더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다. 인간의 외로움이 만들어 낼 미래 모습이 어떨지 상상만으로도 마음이 편치 않다.
신선사 석굴의 북쪽으로는 2개의 바위가 있고 그 사이는 틔어져 있다. 그중에서 동쪽의 바위에는 주불이 있고 서쪽의 바위에는 반가사유보살상, 여래입상 3구, 보살입상 1구, 공양인물상 2구 등 모두 7구의 불보살상 등이 있다. 북쪽 바위 바깥쪽 위 미륵불에 가장 가까운 쪽에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이 있다. 정면상으로 연화대좌와 원형 두광을 구비하고 있다. 삼면관을 쓰고 앳된 표정이며 목에 삼도는 없고 상반신은 벗은 몸이다. 오른손을 꺾어 오른쪽 뺨에 대어서 사유하는 형태를 보이고 있으며 왼손은 아래로 내리고, 왼쪽 발의 무릎 위에 얹어서 반가형식을 나타내고 있다. 왼쪽 발은 연꽃 대좌 위에 올려져 있다. 원래의 위치를 지키고 광배와 대좌 등을 구비한 고신라 유일의 마애반가사유상이다. 전체높이 109cm이며 얇게 조각되어 있다. 신라시대 화랑은 미륵의 화현(化現)으로 생각했었다. 그리고 반가사유상은 미륵보살이 도솔천에 머물다가 다시 태어날 때까지 먼 미래를 생각하며 명상에 잠겨 있는 자세를 표현한 것이다. 이 바위 면에 새겨진 미륵불과 반가사유상을 김유신장군 관련 설화와 관련지어 바로 화랑의 수련과 관련이 있는 곳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반가 사유상의 왼쪽으로 3기의 여래입상과 보살상이 있는데 양쪽 손을 모두 주불인 미륵불 쪽으로 안내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이채롭다. 반가사유상 우측의 여래입상은 보주형 두광이 있으나 밑의 대좌는 바위 면의 탈락으로 분명하지 않다. 머리 정상에는 육계가 있고 법의는 편단우견이며 그 아래로 상의(裳衣, 치마) 주름이 보인다. 오른손은 가슴 위로 들었으며 왼손은 몸의 측면으로 나가서 석굴의 안쪽 즉 미륵불이 있는 쪽을 가리킨다. 정면상이며 전체 높이는 116cm이다. 반가사유상 우측 두 번째는 보살상으로 정면을 향하고 있다. 머리에는 삼각보관(三角寶冠)을 쓰고, 천의(天衣)는 두 어깨에 걸쳤으며 배 아래에서 U자형을 이루고 다시 두 팔에 걸쳐서 아래로 길게 내렸다. 오른손은 복부에, 왼손은 굴 안쪽 주존을 가리킨다. 둥근 두광과 연화좌를 지니고 있는데 몸의 높이는 102cm이다. 반가사유상 우측 세 번째 여래입상은 이곳의 세 입상 중 조각이 가장 선명하다. 보주형 두광에 대좌는 단판복련좌를 지니고 있는데 연화문에는 자엽(子葉)이 새겨져 있어 주목된다. 둥글고 큰 상호에 비해서 육계가 매우 적은 것이 특이하다. 두 눈은 부어오른 듯하며 두 귀 또한 길고 삼도는 없다. 법의는 편단우견이며 왼손에 걸쳐서 아래로 내려뜨렸으며 신체 하단에는 상의(裳衣)가 보인다. 두 손 모두 손가락을 펴고 오른손은 가슴 위에 올리고 왼손은 왼쪽으로 향하여 동쪽 끝에 있는 반가사유상과 나아가서는 굴 안쪽 주존을 가리키고 인도하는 듯하다. 몸의 높이는 105cm이다. 이 불상의 아래에 있는 인물상은 동쪽 굴 안쪽을 향하고 있는 공양자 상이다. 앞쪽 공양자는 두 손으로 자루달린 향로를 잡고 있다. 머리에는 버선 모양의 독특한 관모를 썼다. 얇게 조각되어 있으나 두 눈은 뚜렷하다. 몸의 높이는 122cm 이 석굴을 조성할 때 발원을 한 인물로 추정이 된다. 왼쪽 공양자 상은 오른쪽 상에 비해 약간은 작으나 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점과 자세와 의복이 동일하다. 다만 두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있는 것이 앞의 상과 다르다. 최하단에 자리 잡은 불상은 가장 작은 입상으로서 편단우견이다. 육계가 뚜렷하고 목이 짧아 삼도가 표현되어 있지 않다. 몸의 높이는 57cm이며 조각연대는 다른 상에 비하여 늦은 감이 있다. 보조지눌의 수심결에 단지불회(但知不會) 시즉견성(是卽見性)이라는 말이 있다. ‘다만 모르는 줄 알면 곧바로 견성’이라는 의미이다. 모르는 줄도 모르면서 쓸데없는 말들을 늘어놓은 것 같다. 보조국사께서 심하게 칠책하실 것 같다.
국수 먹는 법 백무산 국수 먹을 때 나도 모르는 버릇 꼭 그렇게 먹더라는 말 듣는 버릇 아버지 짐자전거 연장통 위에 앉아 먼짓길 따라나선 왁자한 장거리 국숫집 공터에 가마솥 걸고 차일 친 그늘 긴 의자에 둘러앉은 아버지들 마차꾼 지게꾼 약초장수 놋그릇장수 고리체장수 삼밧줄장수 고무줄장수 바지게 괴어놓은 소금장수 허기 다 채울 수 없는 한그릇 국수 받아놓고 젓가락 걸치고 국물 먼저 쭉 바닥까지 비우고는 보소 여 메레치 궁물 좀 더 주쇼, 반쯤 채운 목에 헛트림하고 나서 굵은 손마디에 부러질 듯 휘어지던 대젓가락 천천히 놀리던 손톱 문드러진 손가락들 남매인지 부부인지 팔다 만 검정비누 봇짐 껴안고 둘이서 한그릇 시켜놓고 멸치 국물 거듭 청해 마시고 나서 천천히 먹던 국수 지친 다리 애간장에 거미줄처럼 휑한 허기 숭숭 뚫린 허기 다 메울 수 없었던 한그릇 국수 국수를 받을 때면 그 시절 허기 추모라도 하듯 두 손 받쳐 들고 후루룩 마시는 내 버릇 먹어도 먹어도 돌아서면 허기지던 국수 국수 받을 때면 저리도록 그리운 아버지 국수, 허기의 시절을 불러내는 그리움의 음식 아버지가 모는 짐자전거 연장통 위에 앉아 먼짓길 따라나선 유년의 기억을 따라 쓰여진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는 왜 가슴이 메이는가? “숭숭 뚫린 허기 다 메울 수 없”어 “젓가락 걸치고 국물 먼저 쭉 바닥까지 비우고는/보소 여 메레치 궁물 좀 더 주쇼,” 하면서 먹었다는 가난한 시절의 아버지들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얼마나 허기졌으면 하나같이 육수 한 그릇을 먼저 먹어 배를 채워놓고 면발을 삼켰을까? 당시 장터에서 파는 식사는 국밥과 국수였는데 그 중에 국수는 국밥집에서 먹을 형편이 못 되는 사람이 끼니를 때우던 음식이었다. 그들은 대부분 노동으로 “손톱 문드러진 손가락들”을 가졌고, 심지어 사정이 더 어려워 “둘이서 한그릇 시켜놓고 멸치 국물 거듭/청해 마시고 나서” 천천히 국수를 청해 먹는 검정비누장수도 있었다 한다. “공터에 가마솥 걸고 차일 친 그늘/긴 의자에 둘러앉”아 국수를 먹던 사람들! 마차꾼, 지게꾼, 약초장수, 놋그릇장수, 체장수, 삼밧줄장수, 고무줄장수, 소금장수. 요즘 사람들은 그런 풍모들을 기억도 하기 어렵겠지만 그런 시절이 없었다면 오늘도 없었을 것이다. 먹거리가 남아도는 요즘도 국수를 받아들면 “두 손 받쳐 들고 (국물을) 후루룩 마시”고 나중에 면발을 먹는 “나도 모르는 버릇”이 나오는 건 가난에 대한 절실함일까? 아니면 그 시절 선한 얼굴들 때문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