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한 해가 시작될 때마다 사람들은 덕담을 나눈다. 우리나라에서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양에서는 Happy new year라고 말하는 게 대표적이다. 아줌마도 덕담을 자주 주고받았다. 그때 자주 등장하는 말이 행운과 행복이다. 서른 즈음부터는 행운보다는 행복에 더 무게를 두었고 아이들 이름을 지을 때도 꿈과 사랑, 그리고 행복을 담았다.행복과 행운의 차이를 아는가! 세잎 클로버와 네잎 클로버의 차이다. 풀밭에 펼쳐진 클로버의 99%는 세잎 클로버다.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다. 눈을 크게 뜨고 찾다 보면 드문드문 네잎 클로버가 보인다. 그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전쟁 시기에 한 남자가 세잎 클로버 사이에서 네잎 클로버를 발견하고 말에서 내린 사이, 화살이 날아가 목숨을 구했다며 행운을 상징한다. 뜻밖의 행운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 것이다.
지나온 삶을 통해 아줌마는, 행운보다는 행복을 찾으며 지내는 삶을 추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행운은 뜻밖이다. 나의 노력이나 수고에 의해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 우연히 오는 것이다. 행운을 마냥 기다리며 삶을 낭비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뜻밖의 행운이 찾아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겠지만 그것만을 기대하며 살지는 않겠다는 것이 서른 즈음 아줌마의 생각이었다. 반면에 행복은 내가 마음먹기에 언제나 가능한 것이었다. 작은 것에 감사하는 마음, 감사일기를 쓰는 책들이 베스트셀러에 들었던 시기이기도 했으니 많은 이들이 아줌마의 생각과 다르지 않았으리라 본다.이십 년이 흘렀다. 여전히 청년들은 불안하다. 불안한 미래, 치솟은 집값, 기성세대들이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고 세상은 불공정하다. 그래서 많은 청년이 욜로족이 되기도 하고, 소소한 일상에서 작은 소비로 만족을 하고 SNS에 올린다.
한때 청년이었던 아줌마가 말한다. 이십 년 전에 아줌마의 생각도 그대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기성세대가 된 아줌마가 여전히 세상은 불공정한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다. 그러나 80년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사회적 이슈가 되었을 때와 조금은 변했다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이 시대의 청년들이 기성세대가 되었을 때는 조금 더 변하리라 기대한다. 100% 완전무결한 세상을 바라지는 않는다. 그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기대하지도 않는다. 단지 과거보다는 좀 더 나아지는 방향으로 조금씩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말도 안 되는 일이,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일들이 여전히 세상에 만연하다. 그러나 예전보다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미리 포기하지 말아라.
이십 대는 직장도 미래도 모두가 불안해 보인다. 그러나 나의 생각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하면 나의 수고와 노력이 쌓이고 시간이 쌓이면 결과물이 보이기 시작한다. 엄청난 사업 아이템이나 마인드도 없고 월급쟁이 남편의 아내로 살아온 아줌마가 공부를 통해 기초를 다지고 미래를 준비하면서 우리 가족의 수고와 노력, 그리고 시간이 쌓였다. 부자가 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 가족의 노후와 미래가 차곡차곡 준비되어가는 것이 보인다.물론 이런 것이 최고가 아니다. 우리는 모두 다르다. 아줌마는 노후의 빈곤한 삶이 죽기보다 싫다. 젊었을 때는 좀 고생하더라도 노후에는 좀 여유로운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공직에 계시다가 은퇴하신 후 은퇴금을 한순간에 날리시고 가정이 파탄 나는 것을 보았고 어린 나이에 충격이었다. 그래서 젊었을 때 모습보다 나이가 들어서 존경받고 여유로운 삶을 사는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서 무슨 소용이냐, 젊어서 여행도 다니고 좀 더 많은 경험을 하며 살고 나이 들어서 여행도 못 다니고, 후회하며 혼자 외롭게 있는 것이 싫다면 그것에 맞게 계획을 하고 살면 된다.
문제는 생각도 없고 계획도 없이 매일 불평불만을 쌓아놓으며 살아가는 것이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일확천금을 기다리며 인생은 한방이야를 외치는 것도 마찬가지다.어떤 삶을 살아가고 싶은가? 먼저 생각하자.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내가 노력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위해 피나는 노력을 하자. 아줌마처럼 고만고만한 계획을 세우고 고만고만한 삶을 살아가도 되고, 남다른 계획을 세우고 더 큰 수고로움을 기획해도 된다. 그것은 각자의 몫이다.
다만, 행운을 기다리며 우리 안에 가득한 행복을 저버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