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의 양대 산맥을 이룬 김동리, 박목월 두 시인의 뜻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2017년도 동리목월문학상에 소설가 김 숨 씨와 시인 송재학 씨가 각각 선정됐다. 동리문학상에는 장편소설 ‘바느질하는 여자(문학과 지성사)’를 발표한 김 숨 씨가, 목월문학상에는 시집‘검은색(문학과 지성사)’을 펴낸 송재학 씨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경상북도, 경주시, 한국수력원자력(주) 주최, 동리목월문학상운영위원회 주관하며 동아일보사가 후원한 동리목월문학상은 유능한 문학 인재를 발굴 육성하며, 경향을 초월한 문학 인재 발굴에 주력하고 있어 한국 최고의 문학상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리목월문학상 수상작은 등단 10년 이상의 시인과 소설가를 대상으로 2015년 6월부터 올해 5월말까지 출간된 단행본 작품으로 선정했다. 시상식은 2017년 12월 8일 오후6시 경주 보문단지 The-K 경주호텔에서 개최되며 시상금은 동리문학상에 7000만원, 목월문학상에 7000만원이 각각 수여된다.
사액 당시 이름난 서예가인 원진해가 쓴 도동문(道東門)이라는 편액이 걸린 외삼문을 들어서자 2층 누각인 영귀루(詠歸樓)가 눈앞에 다가선다. 위층은 사방이 트여 있고, 계자 난간을 둘렀으며, 아래층 중앙은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영귀루 아래 놓여있는 플라스틱 의자가 눈에 거슬린다. 아마 서원 마당에서 행사가 있을 때 사용하고 있는 것인 듯하다. 영귀루 바로 오른쪽으로 구암선생의 비각이 있다. 선생의 성씨는 이(李), 이름은 정(楨), 호가 구암(龜巖)이다. 경주부윤으로 부임하여 이곳에 처음으로 서악정사를 건립한 분이다. 이 서악정사가 훗날 서악서원이 된다. 영귀루 아래를 지나면 3단으로 된 기단 위에 ‘서악서원’이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이 나타난다. 이 현판 글씨도 원진해가 쓴 것이다. 강당 안쪽 중앙에 ‘시습당(時習堂)’이라는 당호가 걸려있다. ‘시습(時習)’은 『논어』 「학이」편 첫 구절 ‘학이시습지(學而時習之) 불역열호(不亦說乎)’에서 취한 것이다. 이곳은 교육 장소인 동시에 유림의 회합 장소로 사용하였다. 시습당은 앞면 5칸에 옆면 3칸으로, 왼편으로 진수재(進修齋), 오른편으로 성경재(誠敬齋)를 두었다. ‘진수’란 ‘덕과 학문을 닦는다’는 의미이고. ‘성경’은 ‘정성을 다해 공경한다’는 의미로 유학의 중요 덕목이다. 시습당 앞 양쪽에는 정료대가 놓여있다. 야간에 사원의 조명을 위해 횃불을 올려놓던 대이다. 중정을 가운데 두고 동재는 절차헌(切磋軒), 서재는 조설헌(譟雪軒)으로 유생들의 숙식 장소로 사용하던 건물이다. 시습당 뒤와 내삼문 사이 마당은 현재 궁도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삼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 안은 제향을 위한 사우(祠宇)로 앞면 3칸에 옆면 2칸의 겹처마 맞배집이다. 이외에도 향사를 지낼 때 제수를 마련해두는 전사청(典祀廳), 물품을 관리하는 고자실(庫子室) 등이 있다. 강당 뒤로 사당을 배치하여 서원의 전형적인 모습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식을 보이고 있다. 현재 교육 기능은 없어지고 해마다 2월 중정(中丁: 두번째 丁日)과 8월 중정에 향사를 지내고 있다. 조선 시대의 야담집 『천예록(天倪錄)』에는 사액을 받을 당시 김유신과 관련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김유신과 설총, 최치원 세 사람의 위패를 모두 모신 경주의 서악정사가 조정으로부터 사액을 받게 되었을 때, 어떤 서생이 설총은 중국의 유교 경전을 이두로 풀이하여 가르친 공적이 있고, 최치원은 문장으로 중국에까지 이름을 떨친 공적이 있지만, 김유신은 신라의 일개 무장으로서 유학자들에게 모범이 될 만한 일을 한 것이 없다며 김유신의 위패를 서원의 제사에서 뺀 다음에 조정의 사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얼마 뒤, 서생이 서원에서 깜빡 잠이 들었는데 갑옷을 입은 무사들이 서생의 머리채를 잡고 서원 뜰에 꿇어앉히고, 사방에 무기와 갑옷을 갖춘 병사들이 늘어 선 가운데, 김유신이 나타나 서생을 향해 호령하였다. “유학자들이 중히 여기는 덕목이 충(忠)과 효(孝)가 아니던가. 내가 살아서는 위태로운 나라를 위해 전장에 나아가 어려움을 구제하고, 삼국을 통일하는 공을 세웠으니 그것이 충이고, 공을 세우고 입신양명하여 내 집안과 부모의 이름을 빛나게 했으니 그것이 효인데, 네까짓 놈이 어찌 함부로 이야기하느냐.” 잠에서 깨어난 서생은 두려워하며 시름시름 앓다가 이틀 만에 피를 두 말이나 토하고 죽고 말았다. 현재 이곳 서악서원에는 음풍농원 선비체험, 신화랑 풍류체험, 고택 음악회 등 여러 가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사람이 거주하지 않은 고택은 죽은 공간이 된다. 여러 체험 프로그램 운영을 통하여 이를 잘 활용하면 옛 선인들의 채취를 맛볼 수 있고 건물의 유지에도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도동문을 나서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앞으로 저 멀리 갯들이 눈맛을 시원하게 하고 선도산이 서원 뒤쪽을 둘러싸고 있다. 입지가 예사롭지 않다. 『순자(筍子)』 「권학(勸學)」편에 이런 구절이 있다. ‘蓬生麻中 不扶而直(봉생마중 불부이직)’“다북쑥도 삼밭에서는 곧게 자란다”는 말이다. 이는 교육에서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입지가 뛰어난 이곳 서악서원에서 공부하던 옛 유생들이 모두 올곧은 선비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경주가 세계문화계를 선도해 나갑니다 …
하루 종일 속이 쓰렸다. 왜일까 곰곰이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문득 손에 들려있는 네 잔째 커피가 눈에 들어온다. 언제부터인지 식사 후에는 꼭 달달한 커피 한 잔씩을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와이프는 커피 마실 줄 모른다고 핀잔이지만 난 그래도 캬라멜 마끼아또(Caramel Macchiato)처럼 심(!)하게 단 커피가 좋다. 누구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에도 제일 편한 게 커피다.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과 가볍게 토론할 때도, 피곤한 몸을 추스르는 데에도, 집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크게 틀어놓은 노래와 함께하는 커피만 한 게 없다. 커피는 어느새 나의 삶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식사 후에 숭늉으로 입가심하시던 걸 따라하던 때가 얼마 되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아이스크림 할인점이나 대만(臺灣)식 카스테라는 반짝 생겼다 없어지지만, 커피 전문점은 이상하게도 비온 뒤 솟아나는 죽순마냥 늘어나기만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해서일까, 아니면 커피를 두고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걸 즐기기 때문일까? 우리만 그런 게 아닌 모양이다. 차(茶)를 주로 마시는 중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최대 커피 프랜차이즈인 스타벅스는 1991년 중국에 상륙한 이래, 올해 상하이에만 매장 수가 600여 개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 뉴욕에 있는 매장 수의 거의 2배란다. 작년 한해 중국 전역에 500개의 매장을 열었다고 하니 하루 1.4개꼴로 커피 매장이 문을 연 셈이다. 이런 속도로 볼 때 머지않아 중국 내 매장 수는 미국을 뛰어넘을 거라는 관측이 있다. 커피의 힘이다. 커피를 가장 감동적으로 묘사한 사람은 외교관 샤를 모르스 드 탈레랑 (Charles-Maurice de Talleyrand)이 아닐까 싶다. “커피의 본능은 유혹이다. 진한 향기는 와인보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은 키스보다 황홀하다.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천사와 같이 순수하고, 사랑처럼 달콤하다” 프랑스인 외교관이라 그런지 정의도 로맨틱하다. 와인과 키스를 잘 섞고 순수와 사랑에다 부드러움과 황홀을 가미하니, 그게 바로 커피라는 식이다. 터키에도 비슷한 속담이 전해오는데, ‘커피는 지옥처럼 검고, 죽음처럼 강렬하고, 사랑처럼 달콤해야 한다’. 또 있다. 헝가리의 ‘좋은 커피는 악마처럼 검어야 하고, 지옥처럼 뜨거워야 하며, 키스처럼 달콤해야 한다’는 격언도 같은 맥락이다. 커피는 원래 뜨겁게 마시는 모양이다. 어디에도 냉커피에 대한 언급이 없으니 말이다. 커피로 지옥을 경험하고 사랑을 배워서일까, 커피를 애호하는 예술가도 많다. 요한 세바스찬 바흐(Johann Sebastian Bach)가 흔히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로 알려진 〈칸타타 BWV〉를 작곡했다. 커피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딸과 커피를 그만 마시라고 다그치는 아버지가 승강이를 벌이며 주고받는 풍자적인 아리아에, “오 이 커피는 달콤하구나. 천 번의 키스보다 달콤하고 백포도주보다 부드럽구나! 커피, 커피야말로 내가 마셔야 할 것이야. 나를 기쁘게 하고픈 사람이 있다면 내게 커피를 따르게 하세요” 라는 대목이 나온다. 바흐 자신도 커피를 얼마나 사랑했는지 “모닝커피가 없으면 나는 그저 말린 염소고기에 불과하다”고 했을 정도다. 마지막으로 터키 커피에 관한 재미난 문화가 있어 소개한다. 터키에서는 결혼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전 신랑과 그 가족은 예비신부의 집을 방문한다고 한다. 이때 신부 측에서 커피를 대접하는데, 신랑이 마음에 들면 설탕을 잔뜩 넣어 ‘당신이 마음에 든다’는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그럼 마음에 안 들면 설탕 대신에 후추나 소금을 넣어 거절을 표시한다고 한다. 신랑 측에서도 신부와 처가가 마음에 들면 커피를 싹 비우고, 신부가 마음에 안 들면 커피에 입을 안 댄다고 하니 재미난다. 커피의 그런 중요한 사회적 역할 때문인지, 터키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제대로 커피를 제공하지 못하면 이혼 사유가 된다고 한다. 거래처 사람과의 커피에만 익숙한 우리 한국 남편들에게 긴급 제안한다. 집 주변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아내와 향기 좋은 커피를 나누며 데이트하던 옛 추억을 한 번씩 되살려보시는 건 어떨까? 아내도 걱정 마세요. 칼로리가 좀 높은 걸 시켜도 남편과 즐겁고 행복하게 마시면 절대 살 안찌거든요.
경주시는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우수한 관광기념품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다음달 8일까지 제20회 경주시 관광기념품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개인이나 단체라면 누구나 응모 가능하며, 경주를 상징화한 공예품, 문구, 팬시, 의류, 인형, 생활용품 등 판매가 가능한 제품이면 신청 가능하다. 공모전 출품을 희망하는 개인 또는 단체는 참가신청서를 작성해 출품작과 함께 다음달 7일부터 8일까지 경주시청 대회의실로 제출하면 된다. 심사는 13일, 결과발표는 15일 시 홈페이지 게재 및 개별통지할 방침이다. 입상특전은 대상(1점) 500만원, 금상(1점) 300만원, 은상(1점) 200만원, 동상(2점) 각 100만원, 장려(6점) 각 50만원 등 총 11점의 작품을 선정해 1500만원의 상금을 지급한다. 입상작에 대해서는 경주시가 직영하는 기념품 판매점에 입점, 상품화 컨설팅 등 판로확대를 위한 지원을 받게 된다. 기타 자세한 사항이나 공모전 관련 문의는 경주시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의 공고문을 참고하거나 경주시청 관광컨벤션과(054-779-6983)로 하면 된다.
경주문화원(원장 김윤근)이 지난달 31일, 『남기고 싶은 경주 이야기』를 발간했다. ‘나라 잃은 서러움에도 자존·자긍심 세워 살았던 신라의 후예 경주인들’이라는 부제가 말해주듯이 일제강점기 혹독한 일제치하에서 사신 분들과 사라져 간 경주의 풍광, 거리에 대한 증언집이다. 이 책은 올해 89세인 김기조 전 원장(경주문화원)의 구술을 촬영·채록해 관련 사진들을 실은 500쪽에 가까운 ‘구술자료집’이다. “차라리 날 죽이고 동경관 뜯어가라”며 동경관의 붕괴를 막았던 분들부터,‘신라제’때 육촌장(六村長)을 내세워 일본 신사 앞에서 하려고 하자 신사의 축등을 불 태웠던 기개 넘친 학생들, 발견된 금관을 지키기 위해 시민성금 모금을 주도해 금관고를 지었던 교리 최 부잣댁 등 경주 유력자들의 활동, 창씨개명에 항거하다가 즉각 면장직에서 해임된 분, 일제의 고문으로 시신이 되다시피 한 분을 원장 댁 정지문을 떼서 옮겼던 숨겨진 일화, 전복 씨가 마를 정도로 감포 앞바다를 점령했던 일제에 맞서 항거했던 감포 해녀 이야기, 전통 유교사회에서 여성도 배워야 한다면서 여학교 설립에 앞장섰던 분 등, 경주사람들은 서러웠으나 자존·자긍심으로 일제강점기를 살았다. 또한 현재의 경주 중심가 모습은 ‘읍성 붕괴’와 ‘경주역 이전’, ‘일제의 시가지 정비’에 따른 것이다. 현 서라벌문화회관에 첫 경주역이 들어섰다가 현 경주역 자리로 역이 이전되면서 유적지가 파괴되고, 도시변화의 단초가 됐다. 일제의 시가지 정비로 아문 주변의 시장과 상인들은 이리저리 내쫓겼다. 전기가 들어오고, 수도 시설이 서고, 관광객들이 경주로 몰려오는 등으로 근대기 경주는 변화도 많았고, 지금도 그 흔적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 1929년 경주군 경주읍 북부리에 태어난 김기조 원장은 “아문이 철거될 때, 어린 마음에도 무척 마음이 아팠다”고 한다. 광복 후 이념분쟁으로 학교마저 어수선할 때, “너거가 뭐 우리말을 하나 아나, 일본역사 시험 보러 갈래, 일본말 시험 보러 갈래”라며 단호히 꾸짖던 분이 계셨다”고 술회했다. 경주시 지원으로 발간된 이 사업은 2년 가까이 걸려 완성됐다. 경주의 역사 현장을 보고 듣고 자라 아흔에 가까워진 김기조 원장의 생생한 육성 자료집으로 엮은이 최부식 이사(경주문화원)와 함께 경주 곳곳을 다니면서 옛 기억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김윤근 원장은 “지난 역사는 과거학이 아니고 미래학이다. 화랑로를 내면서 베어낸 등나무를 휘감고 자란 천년노거수를 보존했더라면 얼마나 고도다웠을까? 읍성을 복원하고 있는데 그 중심의 동경관 객사를 교육청 지을 때 흘어 버리지 않았더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며 “한 세기를 거슬러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수난과 수탈을 당한 이야기가 있고, 여전히 경주 골목에서 사는 분들의 이야기이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아쉬운 것은 발간 여건 상 흑백판에 소량만 발간할 수밖에 없었는데 향후 개정판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금 경주시는 경주읍성 복원에 매진하고 있다. 신라에 치중된 역사문화 사업에서 조선관부의 존재 사실을 일깨우고 새로운 관광콘텐츠 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경주문화원은 지역문화 콘텐츠 발굴사업으로 ‘경주의 조선 500년 역사를 찾다 - 경주읍성과 관부(官府)’ 다큐멘터리 제작에 들어갔는데 이번에 발간된 『남기고 싶은 경주 이야기』와 함께, 세 가지 사업은 경주의 역사와 관광진흥에 큰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기억은 물론 거리가 사라지고 사라져 간다. 잊혀지고 잊혀져가는 경주 근대기를 기록하는 일들이 더 늦기 전 확보할 필요가 있다.
부당해고와 출연금 유용 등의 논란을 빚고 있는 (재)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이하 센터) 갈등이 검찰 수사로 넘어가게 됐다. 센터는 지난 6일 전 센터장 등 3명을 재단 기본재산 유용 및 연구원 대상 위조위촉장 발행 등을 이유로 대구지검 경주지청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지난 9월초 경주경찰서에 이 같은 내용으로 고소한데 이어 검찰 고소로까지 치달으면서 향후 수사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240억원이 넘는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돼 지난해 11월 문을 연 센터가 고소로 얼룩지면서 당분간 운영 정상화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여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와 센터 등에 따르면 전 센터장은 재단법인 출연금 5000만원 중 3800여 만원을 인건비와 공공요금 등으로 부적정하게 지급했다는 것. 재단 출연금의 경우 정관에서 정한 사유 및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사용할 수 없는데도 전 센터장은 이사회 승인절차 없이 지난 2016년 9월 출연금을 사용했다는 것이 센터 측 입장이다. 반면 전 센터장 측은 “5차년도(2016.6.1.~2017.5.31.) 사업비 지급이 지연돼 인건비와 공공요금의 지급이 늦어져 기본재산에서 선 지급한 후 사업비가 입금되면 대체 입금하도록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주시 관계자는 “법인의 기본재산으로 출연된 출연금을 임의로 유용해 집행하는 등 업무책임자로서의 임무를 위배하고, 재단 기본재산을 감소시키는 등 재산상 손해를 입혀 고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출연금 유용과는 별도로 부당해고 논란과 관련, 위조위촉장 발행 의혹도 제기됐다. 지난해 센터는 정관을 근거로 재단 설립 시 최초 채용 직원은 동국대실감미디어사업단 소속 직원을 승계·고용했다. 근로계약서상 기간은 2016년 9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며, 계약 만기 시 재계약 및 해지 등과 관련한 내용이 명시됐다. 이를 근거로 센터는 지난 6월 21일자로 연구원 8명에 대해 근로계약 만료를 통보했지만 이들 중 3명이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접수했다. 결과는 부당해고로 받아들여졌고, 센터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요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경주시는 이사장 결재 없이 무단으로 센터장 명의의 위촉장을 발행해 지난해 9월부터 3년간 재계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단 정관에는 ‘직원의 채용은 센터 규정에 따라 이사장이 임명한다’고 명시하고 있어 이를 위배하는 위촉장이라는 것. 경주시 관계자는 “정관상 센터 직원 채용은 이사장인 경주시장이 임명하게 돼있다”며 “사전협의나 통보도 없이 무단으로 위촉장을 발행해 3년간 연장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단풍나무 한 그루 -안도현 너 보고 싶은 마음 눌러 죽여야 겠다고 가을산 중턱에서 찬비를 맞네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하고 너하고 나 사이에 속수무책 내리는 빗소리 몸으로 받고 서 있는 동안 이것 봐, 이것 봐 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 혼자서 온몸 벌겋게 달아오르네 -단풍나무에게 들켜버린 연모(戀慕)의 정(情) 배추가 속을 채워가는 이맘때쯤이면 나뭇잎이 빨갛고 노랗고 갈색으로 변하는 ‘단풍(丹楓) 현상’이 나타난다. 그 중에서도 가장 붉게 물드는 잎을 가진 나무가 이름 그대로 ‘단풍나무’다. 매끈한 팔다리와 큰 키를 가진 이 나무가 타는 듯이 물드는 이유는 나뭇잎 속 색소 때문이란다. 온도가 떨어지고 수분이 부족해지면 카로티노이드나 안토시아닌이 많이 나와 그렇게 된다고 한다. “서리 맞은 단풍이 봄꽃보다 붉다”(霜葉紅於二月花). 두목(杜牧)이 「山行」이라는 시에서 쓴 이래로 단풍은 많은 시인들의 다양하고도 굴곡 많은 삶의 소재가 되었다. 여기 그 중 한 편을 소개한다. “가을 날 후미진 골짜기마다 살 타는 냄새 맑게 풀어놓고/서러운 뼈만 남고 싶은가”(「단풍나무」)고 노래했던 안도현은 단풍을 “빨갛게 달아오르는 마음”으로 비유한다. 이 시 역시 그런 정서의 연장선상에서 읽힌다. “너 보고 싶은 마음”의 불이 얼마나 타올랐으면 그 불을 끄려고 가을산 중턱에서 몸으로 찬비를, 그 빗소리를 받고 서 있을 정도였을까? 그러나 속수무책 찬비를 맞는다고 그 불이 쉽사리 꺼질 것인가? 오도 가도 못하고 주저앉지도 못할 정도로 내 마음은 간신히 평형을 유지할 정도인 것을. 선덕여왕을 흠모하던 지귀의 가슴이 저러했을 것이다. 이 때 그 마음을 알아차리고 대신 벌겋게 달아오른 몸이 단풍나무다. 단풍나무 혼자서 “이것 봐, 이것 봐”하면서 “온몸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거다. 단풍나무는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저러는 것이리라. 그렇다면 저 표정은 너에게 달려가라는 말인가. 그냥 있으라는 몸짓인가. 큰일 났다! 그리움이란 사랑이란 기어이 들켜버리고 마는 것인가. 멀리 있는 애인이 그리울 땐 기차도 “몸살인 듯/시방 한창 열이 오르고” “허리에 감기는 비단도 아픈 것”(박재삼, 「무제」)인가. “초록이 지쳐 단풍드는” 이런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서정주, 「푸르른 날」)할 수밖에 없다는 것인가? “비탈바다 온통 단풍 불 붙”(김명인, 「너와집 한 채」)는 산행길에서 내 가슴에도 가속으로 올라오는 그리움을 어쩌지 못해 넋을 잃는 때가 많아진 계절이다. 손진은 시인 약력 경북 안강 출생. 1987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5 매일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눈먼 새를 다른 세상으로 풀어놓다』, 『고요 이야기』, 저서 『서정주 시의 시간과 미학』외 7권, 1996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경주대 교수.
경주시가 1년 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선정·공고하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분류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 8월말 기준 지역 내 분양 중인 9개 아파트단지 총 4516세대 중 31%인 1405세대가 미분양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된 기간 중에도 경주시가 지난 7월 2개 단지, 1574세대 신축을 승인한 것으로 확인돼 공급과잉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승인조건을 완비하고 접수된 주택허가신청을 법적으로 제한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지만, 공급과잉으로 기존 주택 가격하락과 이에 따른 지역 경기침체 등을 고려하면 특단의 대책마련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미분양관리지역이란? 미분양관리지역은 정부가 주택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지정하는 것이다. 지난해 8월 8·25 가계부채 관리 방안에 포함된 뒤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지난해 10월부터 매월 1일 발표하고 있다. 미분양주택 수, 인허가 실적, 청약 경쟁률, 초기 분양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미분양 주택 수가 500세대 이상인 시·군·구 중 △미분양 주택 수 증가 △미분양분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가 큰 지역을 지정하고 있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해당 지역에서 주택사업을 위해 사업용지를 매입하고자 하는 경우 분양보증 예비심사 대상이 된다. 만약 이를 받지 않고 추후 분양보증을 신청하는 경우 보증심사가 거절된다. 분양보증 예비심사는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분양보증 대상 주택사업을 추진할 때 용지매입 전 단계에서 HUG로부터 받아야 하는 사업성 평가 심사다.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건설사들의 주택건설 사업을 일정부분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8월말 현재 미분양수 1405세대 경주시는 HUG로부터 지난해 11월 ‘제2차 미분양관리지역 선정·공고’ 지역에 포함된 뒤 지난 10월까지 1년간 지속적으로 미분양관리지역에 선정됐다. △미분양 증가 △미분양 해소 저조 △미분양 우려 △모니터링 필요 등 총 4개 선정기준 중 ‘미분양우려’와 ‘모니터링 필요’ 지역으로 분류된 것. 이는 최근 3개월간 미분양세대수가 1000세대 이상이며, 최근 3개월간 전월보다 미분양세대수 감소율이 10% 미만인 달이 있던 지역이라는 의미다. 실제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 미분양수는 지난해 11월 1632세대에서 지난 2월 1686세대로 정점을 찍은 뒤 8월말 현재 1405세대로 소폭 감소했다. 미분양수가 감소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평균 감소율은 3%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저조한 분양으로 인해 경주시가 1년 연속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같은 추세로 비춰보면 향후 오랜 기간 동안 경주시가 미분양관리지역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에서 신규 분양이나 매매를 통해 집을 구하려 한다면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면서 “미분양 주택수가 많은 만큼 물량해소 전까지 분양권 프리미엄 형성이나 매매가 상승 등을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10월말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된 지역은 수도권 5곳, 지방 18곳 등 총 23곳으로, 이중 경북지역은 경주시를 비롯해 구미시, 김천시, 포항시 등 4곳이 포함됐다. -기존 주택가격 하락…지역경기 침체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8월말 현재 지역 내 분양 중인 아파트 가운데 천북면 A아파트가 미분양률 56.8%로 분양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현곡면 B아파트 41%, 황성동 C, D아파트 각각 48.1%, 36.3% 등의 순으로 미분양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분양률이 저조한 가운데 경주시는 지난 7월 진현동 두산위브 2차 376세대와 용강동 공동주택 1198세대 등 총 1574세대의 건축을 승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6월말 기준 미분양수가 1498세대에 이르는 상황에서 다세대 공동주택 사업을 승인함으로써 앞으로 미분양 물량의 소진 속도는 지금보다 더 더뎌질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사장 이관섭, 이하 한수원)이 지난 3일 경기도 가평군 청평수력발전소 인근에 자리한 농가참여형 태양광발전소에서 최초 벼 수확 작업을 했다. 이날 이관섭 사장과 정운천 바른정당 의원, 장한호 농업기술센터장, 이상봉 LG전자 에너지사업센터 사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은 낫과 콤바인을 이용해 추수 작업을 진행했다. <사진> 한수원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활성화 방향에 맞춰 발전소 주변지역 주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농가참여형 태양광발전소’를 지난 6월 준공한 바 있다. 1988㎡ 부지에 73㎾ 용량의 발전소를 설치했으며, 실증단계를 거쳐 앞으로 사업을 보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준공 이후 9월말까지 누적 발전량은 3만3000kWh, 하루 평균 약 290kWh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가참여형 태양광발전소는 기존 영농기법 그대로 벼농사를 지으면서 상부에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 농사 수익과 전력 및 REC 판매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수원은 2008년 한빛원전 유휴부지에 3㎿ 태양광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한빛 14㎿, 고리 5㎿, 예천 2㎿ 등 총 21㎿의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9년 말까지 42㎿의 태양광 자체설비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이관섭 사장은 “농가참여형 태양광발전소는 농지를 훼손하지 않고도 태양광발전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앞으로도 발전소 지역 주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태양광발전 사업을 적극 확대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강덕 포항시장이 지난 6일 경주시청 알천홀에서 공무원 400여 명을 대상으로 ‘경주와 함께 열어가는 상생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실시했다. <사진> 이번 특강은 지난 5월 경주시에서 열린 해오름동맹(울산-포항-경주) 단체장 협의회에서 제안된 것으로 지난 9월 28일 최양식 경주시장이 포항시를 방문해 특강을 한 답방으로 진행됐다. 해오름 동맹은 울산·포항·경주 등 3개 도시가 지난해 6월 울산∼경주∼포항 고속도로 개통을 계기로 공동 발전과 우호 증진을 위해 맺은 협약으로, 지난달에는 행정협의회 설립 절차를 거쳐 법적 근거를 가진 ‘동해남부권 해오름동맹 상생협의회’로 거듭났다. 이 시장은 이날 강연을 시작하면서 역사적으로는 동일한 신라문화권이며, 지리적으로는 형산강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현재까지 밀접한 생활문화권을 형성하고 있는 두 도시의 뿌리는 하나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두 도시가 한 때 경북도 신청사 유치, 형산강 수질오염 문제 등으로 경쟁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생명과 문화의 강인 ‘형산강’을 중심으로 갈등을 넘어 상생과 협력의 시대가 도래했다고도 설명했다. 이와 관련 경주와 포항 두 도시의 동해안권 공동협력 전략프로젝트로 추진 중인 형산강프로젝트는 단순히 하천에 국한된 사업이 아니라 자랑스런 역사와 찬란한 문화,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함께하는 역사적 사업으로 양 도시 시민 모두가 형산강을 매개로 하나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울산, 포항, 경주 등 동해남부권 세 도시의 해오름동맹을 통해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4대 추진 전략인 4차 산업혁명 선도 광역클러스터 구축, 환동해경제권 거점도시 실현, 동해남부권 신관광벨트 구현, 광역행정 거버넌스 구축을 실현함으로써 환동해 경제권의 중심축으로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가자고 역설했다. 끝으로 이강덕 시장은 “실크로드는 가치있는 변화를 위해 첫 사막을 넘어간 누군가의 용기이자 도전이었다”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는 새로운 시대를 경주와 포항이 함께 만들어 가자”고 밝혔다.
경주시 우호도시인 중국 양저우(揚州)시 소재 양저우대 교수 및 학생연수단 34명(단장 양궈칭楊國慶 부학장)이 지난 3일~5일 사흘간 일정으로 경주를 방문했다. <사진> 양저우시는 양쯔강과 운하가 합류하는 곳에 위치해 고대 상업의 중심지로서 번성기를 누렸던 도시로, 과거 신라인의 집단거주지인 신라방이 설치되는 등 역사적으로 경주와 깊은 인연을 갖고 있다. 양시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2008년 우호도시 협정을 체결한 이래 친선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연수단의 이번 경주 방문은 경주향교와 동국대의 주관 아래 경주시와 양저우시의 학생교류를 통해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온 양시의 오랜 교류 역사를 되살리고 문화와 학술 등 다양한 교류를 활발히 하고자 이뤄졌다. 특히 연수단은 이번 일정 중 4일 경주시청을 방문해 최양식 시장을 비롯한 간부공무원들을 접견하며 경주시와 양저우시의 우호교류의 역사에 대한 설명을 듣는 한편, 양저우대학의 식생 분야 연구개발 동향과 환경 분야, 경주시의 하수 급속처리기술 성과 등 양 도시 간 교류와 발전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또 연수단은 체류 기간에 경주의 주요 사적지를 탐방해 신라 문화를 체험하고 연수 참가학생들의 관심분야인 생태, 환경과 관련해 동궁원, 경북산림환경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등을 방문해 현장학습을 실시했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한농연경주시연합회가 주관하는 제6회 경주 농축수산물 대축제가 지난 3일~5일 동부사적지 첨성대 잔디광장 일원에서 열렸다. <사진> 이번 행사는 시민과 전국에서 경주를 찾은 관광객에게 지역 농축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리고, 안전한 먹거리 문화 정착과 농축수산물 판매 촉진을 위해 마련됐다. 이번 축제에는 경주를 대표하는 농축수산물 브랜드인 이사금, 천년한우, 해파랑 뿐만 아니라 지역 농가에서 직접 생산한 우수한 농축수산물이 시장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돼 축제기간 내내 시민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또한 행사장에는 농축수산물 직거래 판매는 물론 관람객이 참여하는 레크리에이션, 경주농축산물 OX퀴즈, 대형 김밥만들기, 재래농기구 및 민속놀이 등 다양한 체험과 시민노래자랑, 소통콘서트, 지역가수 축하공연 등 흥겨운 공연이 어우러져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어울림 한마당 축제가 펼쳐졌다. 시 관계자는 “첨성대 등 동부사적지 일원을 찾은 많은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우수한 농축수산물 브랜드를 알리고, 판로를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번 행사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다음 축제를 더욱 알차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주), 경주시, 경주상공회의소가 원자력 협력기업 경주 유치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양식 경주시장, 이관섭 한수원 사장, 김은호 경주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6일 경주 현대호텔에서 한수원 협력기업과 투자 및 지원에 관한 협약(MOU)을 체결했다. 경주 이전을 희망하는 원자력 협력기업 22개사 임직원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유치 설명회와 함께 새롭게 이전을 약속한 9개 기업의 이전지원을 위한 협약을 체결한 것. 협약체결 기업은 ㈜진성아이텍, ㈜케이티씨글로벌, ㈜수산인더스트리, 에이스기전㈜, 수산ENS㈜, ㈜오르비텍, ㈜웨스코일렉트로드, ㈜이에스다산, ㈜코네스코퍼레이션 등이다. 지난해 3월 한수원 본사가 경주로 이전하면서부터 시작된 ‘원자력 협력기업 100개 경주 유치 프로젝트’는 한수원이 경주시와 상생발전을 도모하고자 발표한 ‘경주상생발전계획’의 첫번째 프로젝트다. 원전산업 집적화를 통해 지역에는 경제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원자력 협력사에는 새로운 사업기회 제공을 통해 지속성장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사업이다. 현재까지 한전KDN ICT센터, 아레바 코리아 한국지사 등 59개 기업 680여 명이 이미 경주에 둥지를 틀고 기업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앞으로 2020년까지 한전KPS 원전종합서비스센터를 포함한 115개 기업을 경주로 유치해 2000여 명의 인력 이전과 500여 명의 지역주민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낼 예정이다. 현재 한수원은 이전기업에 2년간 최대 5000만원까지 임차료를 보조하며, 경주시로의 주소이전과 지역주민 신규 채용시 최대 50%까지 가산 지원토록 하고 있다. 조기 정착지원을 위해서는 경주동반성장기금 260억원을 확보해 기업당 최대 10억까지 금리 2.7%를, 동반성장협력대출을 통해 최고 20억까지 금리 1.0%를 자동감면 대출해 준다. 공정혁신 지원사업을 통해 기업당 최대 8000만원까지, 산업혁신은 경영·기술 개선에 기업당 최대 2000만원까지 경주기업에 우선 지원하며, 공사 30억(단, 전문공사 3억), 용역 2억, 물품 제조 및 구매 시에는 최대 1억까지 지역 제한을 통해 입찰할 수 있도록 계약규정을 개정했다. 입찰 참여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공사 및 용역 계약시 납부하는 이행보증금을 면제해 줄 예정이다. 이관섭 사장은 “더 많은 원자력 협력기업들이 경주로 이전해 한수원과 함께 성장 발전하는 기회를 잡길 바란다”며 “이전한 기업들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양식 시장은 “원자력 협력기업의 경주 이전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이전 기업도 상생발전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원자력협력기업 경주유치 합동 추진단을 적극 가동해 협력기업을 조기에 유치하고, 한수원과 함께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신윤복의 <연소답청>에서 나들이 나온 선비들과 기생들의 옷차림 속 누비옷이 눈에 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누비는 조선후기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풍속화에 서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 107호 누비장 김해자 선생<스냅사진>의 2017 공개행사가 오는 14일~19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대전시실에서 열린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는 무형문화재의 대중화와 보존, 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개최되며, 이번 행사는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 한국문화재재단, 경주시 후원으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유물보고서 등의 자료를 참고한 조선시대 누비복식을 재현한 작품과 새롭게 재조명된 작품 등을 선보이며 누비의 멋과 아름다운 가치를 전할 예정이다. 누비장 김해자 선생을 비롯해 이수자, 전수조교, 전수생과 함께 하는 이번전시는 14일 오후 1시 개막행사를 시작으로 같은날(오후2시~6시), 15일(오후1시~5시), 16일(오후1시~5시) 3일 동안 신청한 사람에 한해 선착순으로 손누비 무료체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누비는 승려들이 해진 옷을 기워 입던 납의(衲衣)에서 유래했다. 옷감의 보온과 보강을 위해 겉감과 안감 사이에 솜, 털, 종이 등을 넣거나 또는 아무것도 넣지 않고 홈질해 만든 옷을 말하며, 방한과 내구성, 실용성이 뛰어나 크게 발달한 바느질법이다. 누비는 한때 맥이 끊겨 그 흐름을 분명하게 기억 하는 이가 없었기 때문에 김해자 선생은 박물관 유물을 재현하며 누비 기법을 익혔다. 또한 쪽, 홍화, 소목, 애기똥풀 등 자연에서 얻어낸 아름다운 빛깔로 직접 염색해 원하는 색의 옷감을 사용했다. 조선말 왕궁에서 기록된 「궁중발기」에 의하면 조선시대 정교한 누비옷은 왕실에서 선호됐고 하절용 옷감까지 누비의 소재로 사용됐다. 올마다 홈질한 잔누비나 입체적인 누비로 만든 오목눈비 등은 규방의 수준을 넘어 예술적·문화적 가치도 충분하며, 다양한 생활 소품과 침구류에도 접목돼는 등 활용분야가 다양하다. 눈비 옷 한 벌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기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한 땀 한 땀 겸손하게 흐르고 있는 바느질에서 김해자 선생의 40년 인생사와 우리 전통의 멋이 고스란히 함께 흐르고 있다. 전시관계자는 “이번전시에는 16~19세기 조선시대 전통누비를 재현한 작품들과 다양하고 개성적인 해석으로 새롭게 재조명된 다채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며 “직접 관람하고 체험해 보면서 선조들의 지혜와 전통공예의 멋을 함께 항유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해자 선생은 1952년 경북 김천 출신으로 1992년 제17회 전승공예대전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하며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1996년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보유자로 인정받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한국 눈비의 연형을 보존하고 활성화하기 위해 2008년 (사)누비문화원을 설립했다. 누비교육, 다양한 체험, 정기적인 전시활동 등으로 사라진 전통을 알리는데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전시문의 및 손누비 무료체험 신청문의 054-775-2631
내가 목월의 첫 시집 ‘산도화’를 손에 넣은 것이 내 인생의 획기적인 운명적 사실이었다. 그 때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그 시집을 입수한 것도 우연한 일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시집 표지를 잡고 한참 보고 있는데, 표지 첫머리에 <詩集 山桃花>로 적혀있고 표지 오른 쪽에는 <四二八八年 十二月 朴木月>이라고 시인 자필로 적혀있었다. 그러니 서기로 1955년에 발행된 시집이란 뜻이었다. 나는 이시집을 들고 학교의 나뭇그늘, 교실, 심지어는 화장실에 앉아서까지 시를 일게 되었다. 그러니 이 작은 시집 속의 시들을 죄다 외우고 있었다. 머언 산 靑雲寺 낡은 기와집 山은 紫霞山 봄눈 녹으면 오리목 속잎 피는 열두 구비를 청노루 맑은 눈에 도는 구름 -목월의 ‘청노루’ 나는 이 시를 읽고 시의 순수감정에 놀라고 말았다. 이런 자연 속에서 이런 시를 빚은 시인은 얼마나 행복할까? 나도 다 버리고 이 시 속에 나오는 자하산, 속에 있는 청운사를 찾아가고픈 충동을 느꼈다. 그래서 우선 자하산은 어디 있는 산이면 청운사는 어떤 절인가하고 친구들께 묻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무도 이런 산과 절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것은 시인의 시 속에 나오는 산이며 절이라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나의 생각 ‘시인은 돈이 많아서 달아서 쓰지 않고 이렇게 여백을 두지 않고 몇몇 자, 몇 줄씩만 쓰나보다’ 하고 엉뚱한 생각을 하다보니 나도 시인이 되면 돈이 많아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지만 돈을 많이 벌려면 시를 잘 써야겠구나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 시집에는 ‘나그네’라는 시가 나온다. 이 시는 조지훈과의 만남에서 ‘완화삼’이란 지훈의 지에 화답하는 시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지훈의 ‘강물은 흘러 칠 백리’가 목월은 ‘남도 삼백리’라는 시로 화답했던 작품이다. 시를 주고 받으면서 화답하는 사실을 요즈음은 찾을 수 없지만, 이 시대의 시인들은 이렇게 멋으로 살면서 시를 썼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이 시집 뒤에는 발문이 나온다. 오늘날 ‘시 해’설과 같은 것이다. 첫 번째가 박두진, 다음으로 조지훈, 황금찬, 이런 순으로 되어있었다. 가장 마음을 담아 쓴 발문이 조지훈의 글이었다. 지훈이 발문을 쓴 연도가 을미년으로 되어 있으니 1955년의 일이었다.
지난 3일 막을 내린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부대행사로 경주시와 경주제일교회가 후원한 서진옥 작가의 ‘리사이클링 아트전’이 우리에게 많은 메시지를 전했다. <사진> 쓸모없는 쓰레기에 제2의 삶을 부여한 서진옥 작가. 이번전시에는 스티로폴, 헌 옷, 페트 병, 캔버스, 음악 시디 등 버려진 재활용품을 활용한 작품활동을 선보였으며 전쟁의 비극과 한국여성의 한이 서린 정신대 문제, 기후변화, 핵발전소문제 등도 작품에 담았다. 우리의 삶이 보다 윤택해지고 풍요로운 만큼 쓰레기양도 넘쳐나고 있다. 쓰레기통으로 버려질 물건들에 새로운 숨을 불어넣는 예술분야 ‘리사이클링 아트’. 버려진 재활용품의 무한 변신, 같은 소재를 사용하더라도 작가의 성향이 드러나기 때문에 각자의 개성 넘치는 다양한 작품으로 승화된다. 서진옥 작가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버려지는 재활용품을 소재로 작품을 창작하는 작가이자 환경운동가이다. 서 작가는 “오늘날 세계는 지구 온난화, 기후 변화, 여러 생물의 멸종 문제 등의 환경 재앙과 ‘평화’의 문제를 심각하게 마주하고 있다”며 “최소한의 ‘탄소발자국’을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기 위한 대안적인 삶에 대한 요청이 날로 높아져 가고 있는 것은 단지 다음세대만을 위해서가 아니다 작품에 이런 고민을 담았고 전시를 통해 그 고민을 함께 나눠 보려한다”고 전했다. 작품 속에는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과 황폐화된 자연을 향한 우려가 담겨 있기 때문에 그 가치는 더욱 빛났다.
가무악이 어우러진 인문학 강연 ‘인문학과 국악의 만남’이 지난 3일 교촌 최부자아카데미에서 경주최씨 관가정공파 종친과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 이번 행사는 귀산서사유적보존회 주관, (사)경주최부자선양회, 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 경북고전번역연구원 등의 후원으로 마련됐다. 이날 최경남, 이은미 선생(경주문화유산활용연구원)의 입춤과 주영희 선생(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보존회장)의 가야금 병창, 박소산 선생(부산시 무형문화재 제3호 동래학춤이수자)의 동래학춤 공연이 펼쳐져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강연은 경주한학자 오상욱 선생(일신서당&고전번역원 원장)이 맡았다. ‘자희옹 최치덕과 종오정’이라는 주제로 18세기 경주 유학자 자희옹 최치덕의 산림처사적 삶을 조명하고, 사승관계와 종오정을 중심으로 이뤄진 교유관계를 통해 유학자로서의 입지를 논했다. 오상욱 선생은 “조선시대 선비 문화도 경주학의 하나의 범주다. 이번 강연을 계기로 경주 최씨, 월성 이씨, 여강 이씨, 경주 손씨 등 경주를 거점으로 생활 한 다른 문인들도 재 조명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귀산서사유적보존회 최춘도 회장은 “경주최씨 관가정공파의 최치덕 선생을 조명할 수 있게 돼 집안의 한사람으로 매우 기쁘다. 오상욱 선생께도 감사드린다”며 “종오정은 수많은 사진작가들이 다녀갈 정도로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앞으로도 대대손손 경주의 명소로 손곡동 종오정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지난 4일 운치있는 늦가을 저녁, 도당산 화백정에서 신명나는 국악 한마당이 펼쳐졌다. (사)계림국악예술원(원장 권 정)이 국악콘서트 ‘심쿵’ 공연을 연것. 이번 공연은 복권기금 문화나눔 ‘2017 신나는 예술여행’ 공연의 하나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사)계림국악예술원이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와 복권위원회가 후원했다. (사)계림국악예술원은 화백정에서 첫 공연을 시작으로 경주향교, 외국인 센터, 운곡서원, 어린이집, 경로당 등을 순회하며 12월 8일까지 12회에 걸쳐 예술강사 출연진들과 함께 국악 공연 및 체험행사를 펼칠 예정이다. (사)계림국악예술원은 지역 내외의 다양한 문화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전통예술의 멋을 널리 알리고 대중의 건전한 문화생활 향유에 도움이 되고자 설립된 단체다. (사)계림국악예술원 관계자는 “평소 고택이나 명소를 찾아 해 오던 공연을 경주향교·남산달빛기행·운곡서원 등의 가을 음악회는 ‘신나는 예술여행-심쿵’으로 대체하게 됐다” 밝혔다. 또한 “경로당과 어린이집, 외국인센터, 경주문화원 향토교실과 연계해 전통국악, 한국무용, 국악기소리듣고 연주해보기 등 관람자들에게 다양한 국악공연과 함께 체험활동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 정 원장은 “‘심쿵’은 국악의 대중화와 저변인구확대를 통한 문화체험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소외계층, 아동, 다중집합장소, 복지시설, 다문화센터 등을 발굴해 찾아가는 국악콘서트”라며 “아동들에게는 국악실내악으로, 외국인들에게는 보다 전통적인 것을 선보이며 관람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또 “전통적인 국악예술에 창의적인 실험정신을 더해 국악인과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연 문화를 만들고자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공연문의)010-8850-3373.
태극음식연구원(충효동소재, 원장 김근혜·47)은 지난 10월 19일, 20일 양일간에 걸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제5회 한식의 날 ‘세계한식요리경연대회’ 전시단체부문에 참가해 전통음식부문 대상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대한민국한식협회가 주최, 주관한 이번 대회에서 태극음식연구원 팀(김근혜 원장 외 9명)은 개성주악, 오색단자, 웰빙설기, 모듬강정, 수원약과, 쌀티그레 등 전통과 모던의 만남으로 한식 디저트를 선보였으며, 맛과 멋을 모두 충족시키며 큰 호응을 얻었다. 김근혜 원장은 “연구원 이름으로 단체로 참여한 첫 대회에서 큰 상을 받아 송구스럽고 감사하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연구원들이 자신감과 성취감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대한민국한식협회(상임회장 김준오)는 한식 세계화와 국내 요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김근혜 원장을 대한민국조리명인에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근혜 원장은 개인연구 및 조리교육을 위해 지난 2010년 태극음식연구원을 개원했다. 국가무형문화재 제38호 궁중음식연구원, 궁중병과연구원을 수료했으며, 한국음식박람회 대통령상 수상(2016), 세계약선요리대회 대상(보건복지부장관)(2013) 등 다수의 수상경력과 심사경력이 있다. 또한 대한민국 조리기능장, 전통음식명인, 선린대학교 겸임조교수 등 활발한 활동으로 전통음식을 알리는데 기여하고 있으며, 후진양성에도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