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근절 대책과 함께 교통사고 발생과 사망자수를 줄이는 대책 마련도 요구되고 있다. 경주에서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400건 넘는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교통사고 사망자수는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번에 경북경찰청을 통해 분석한 최근 5년간 지역 교통사고 발생현황에 따르면 2018년 1186건, 2019년 1242건, 2020년 1294건, 2021년 1719건, 2022년 1606건 등 총 7047건에 달한다. 최근 5년간 매년 평균 1409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하루에 약 3.9건의 교통사고가 일어난 셈이 된다. 또 최근 5년간 교통사고로 176명이 숨지고, 1만692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명피해도 심각하다.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8년 45명, 2019년 34명, 2020년 28명, 2021년 36명, 2022년 33명이었다. 코로나19 이전 보다는 다소 감소했지만,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다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경주지역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33명으로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에서 가장 많았다. 포항·안동 26명, 구미 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사고발생 원인으로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운전 중 영상장치 조작·시청, 졸음운전 등 ‘안전운전 불이행’이 5137건(72.9%)으로 가장 많았다. 경주지역에서 적지 않은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관광지 특성상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운전자들이 사고를 내는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교통사고가 빈발한 지역에 대한 시설투자로 교통사고와 사망자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등의 성과를 내고 있다고 한다. 수년 간 교통사고를 분석한 뒤 차선분리대 및 신호과속카메라 설치, 차로 증설, 미끄럼방지 포장 등 교통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는 것이다. 경주도 매년 교통사고다발지역을 중심으로 시설개선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막상 통계자료를 분석해보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교통시설 개선사업에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하는 까닭이다. 또 안전시설 개선과 위반행위 단속 등도 중요하지만, 시민과 관광객들의 안전운전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도 무엇보다 절실하다.
최근 대전 스쿨존에서 참변을 당한 8살 배승아 양 등 안타까운 음주운전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경주에서도 음주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 감소와 마스크 해제 완화로 긴장감이 풀리고, 봄 행락철로 경주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음주운전 사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북경찰청을 통해 확인한 최근 5년간 경주지역 음주사고 현황에 따르면 모두 488건 발생해 11명이 목숨을 잃고, 764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8년 130건, 2019년 102건, 2020년 106건, 2021년 90건, 2022년 60건으로 감소 추세에 있지만, 지난해만 음주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 같은 피해규모를 감안하면 음주운전 근절을 위한 대책마련은 무엇보다 시급하다. 또 최근 5년간 경주에서 술을 마시고 운전하다 적발된 건수도 엄청나다. 경주경찰서 관할 지역에서 음주단속 건수는 2018년 973건, 2019년 991건, 2020년 776건, 2021년 619건, 2022년 709건 등 5년간 총 4068건에 달한다. 또 음주단속에 적발된 운전자 중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이 가장 많아 상황이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음주운전으로 총 709건 단속됐는데, 이중 452건(63.8%)이 혈중알콜농도 0.08% 이상으로 나왔다. 특히 만취상태인 0.2% 이상도 45건에 달했다. 면허정지 수준인 0.03~0.07% 231건, 측정거부는 26건이었다. 음주운전은 잠재적 살인 행위로 그동안 처벌이 강화됨에도 불구하고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음주운전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돼서는 안 된다. 운전자 자신은 물론이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잠재적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음주운전 근절을 위해서는 경찰 등 관련당국의 끊임없는 홍보와 단속으로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더욱 더 강력한 처벌도 필요하다. 음주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조성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전자 스스로 음주운전을 하지 말아야 한다. 봄철 들뜬 분위기 속에 음주운전의 유혹만큼은 과감하게 떨쳐내야 할 것이다.
아이가 어떤 삶을 살기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를 돌아보라. 내가 지금 살아가는 삶이 바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삶일 확률이 가장 높다. 아줌마가 살다 보니 “개천에서 용 난다”라는 말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속담이 확률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왜 그런 것인가 이유를 찾으면 보통 재력의 차를 이야기한다. 부의 차이로 정보에 더 익숙한 그들만의 리그로 명문대를 진학하고 엘리트 코스로 들어간다고 뉴스는 이야기한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간판일 뿐이다. 오너가 리스크로 모항공사가 한동안 시끄러웠다. 사모님과 딸들의 행태는 갑질의 기준을 하늘 끝까지 높여놨다. 땅콩 회항 사건은 해외토픽감이 아닌가! 아무리 좋게 생각해도 항공사 서비스 품질 관리 차원에 혼쭐을 냈다고 싶지만, 그로 인해 피해를 본 것은 항공사 손님들이 아닌가. 그 이후에 연이어 벌어진 그녀의 엄마와 동생의 동영상, 녹음파일을 보니, 아무래도 제멋대로 자란 그녀의 인성이 그 정도밖에 안 됐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가 하면 모그룹 오너 가의 경우 남자는 무조건 군대를 가야하고 생산직에서부터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회사를 다닐 수 있는 자손은 없다. 이 기업의 경우 재계 순위가 20위 권 안에 항상 존재하며 기업 내 문화가 좋다고 소문이 자자하다. 주식으로 100억대 자산가가 된 어떤 사람은 만취한 채 출동한 경찰관에게 “네가 받는 월급 내가 주는 것이다. 너, 한 달에 얼마나 받어? 그거 내가 한시간에 버는 돈이야, 니들 월급, 내가 소득세 내서 받는 거야!” 하며 추태를 벌여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반면에 자신이 기초수급자이지만 십원, 백원 동전을 십 년 넘게 모아 자신보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라며 기부한 일로 뉴스를 장식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가? 몇 해 전, 미국에서 저명한 이들과 유명 연예인들이 연루된 부정입학 비리로 한동안 시끄러웠다. 우리나라도 인사청문회를 통해 자녀의 부정입학 비리가 지금까지 시끄럽다. 우리 아이가 좀 더 편한 인생을 살기 위한 길을 부모가 ‘불법적으로’ 만들어 준 것이다. 사랑스런 내 아이가 넘어지지 않고 편안한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밑바탕에 깔렸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초등학생 때부터 선행을 하고 중학교를 졸업하기 전에 이미 고등학교 수학 진도를 마치게 하고, 그렇게 했어도 부족한 부분이 생기니 결국 불법적인 일을 행한 것이다. 우리 아이가 남들보다 좀 더 빠르게, 쉽게 엘리트 코스에 진입해서 살기 위해서 말이다. 그래서 그 아이는 무엇을 배울까? 잘하면 그렇게 고생하신(?) 부모님 덕에 자기는 편안했다고 안도하며 같은 부정을 저지르지 않은 이들을 무시하고, 사람 아래 사람이 있음을 몸으로 익혀 언젠가 갑질하는 한 사람으로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할지 모른다. 아니면 부모가 다 해주리라 기대하며 흥청망청 삶을 낭비할 수도 있으리라. 열심히 노력해서 사는 삶의 가치를 배우지 못하고 편법을 익힌 아이들에게 허락된 삶은 그게 다일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이들에게 물려줘야 할 것은 올바른 삶의 가치관이다. 우리 아이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겪게 될 고난에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물려줘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부모는, 아이에게 올바른 가치관을 물려줘야 하는 것이다. 입장료를 받는 식당이나 시설 앞에서 아이에게 거짓된 나이를 말하게 하는 부모가 간혹 있다. 그 부모는 그날 단 몇 푼의 돈을 아꼈을 것이다. 입학부정비리보다 약하다고 말하겠는가? 아줌마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 아이에게는 그보다 더 잔인한 날이 없었을 것이다. 그날 아이가 무엇을 보고 배웠을까? 유치원, 초등학교 저학년을 다니는 아이들 앞에서 우리는 쉽게 행동할 수 없다.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배우며 집에 와서 부모에게 잔소리를 하는 그 기간에, 부모는 어떻게 답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부모인 나의 가치관은 무엇인지, 많은 부모가 고민하길 아줌마는 바란다.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은 단편적인 기술이 많아서 인물의 됨됨이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기에는 내용의 소략함이 애석하다. 하지만 임금의 말씀과 사간원의 간언이 법도에 어긋나지는 않았을 것이고, 이에 대해서 인물의 단편적인 기술에 집착하기보다 보다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해 해당 인물의 됨됨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필자는 감히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경주부윤의 잘잘못을 찾아보며 하나의 기삿거리로 생각해 글을 쓰고 있지만, 한 인물의 평가를 실록의 짧은 문장에 의지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경주라는 고을이 신라의 옛 도읍이자 큰 고을이기에 우수한 인재가 마땅히 다스려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기회가 되면 경주부윤의 빼어난 치적에 대해서도 살펴볼 예정이다. 영조 45년 1769년 11월 18일에 사간 이정오(李正吾)가 “경주부윤 정여증(鄭汝曾, 재임1769.05~1769.11)은 용렬하고 마음이 흐려서 옛 도읍의 요지에 둘 수 없습니다”라 고하였다. 드러난 그의 행적들이 미비하지만, 이후 1768년 12월 15일에 도승지 김응순(金應淳)이 통진부사 정여증 등이 근무상태가 부지런하였으나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고,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이유로 추고(推考)를 고한 적도 있었다. 워낙 재임기간이 짧아서 사료에서 그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움이 있다. 영조 4년 1728년 6월 24일에 양사(兩司)에서 함께 아뢰기를 “경주부윤 최종주(崔宗周. 재임1727.09~1728.07)는 고을을 잘 다스린 공적이 알려진 것이 없고, 비방하는 의논 또한 많으니, 청컨대 체차(遞差)하소서”라 고하였다. 삭녕최씨 자봉(紫峰) 최종주(崔宗周)는 1705년 식년문과에 급제하였고, 정언(正言)․지평(持平)․장성부사(長城府使)․우승지․좌승지 등을 역임하였다. 경주부윤 부임 전 숙종 36년 1710년 1월 11일에 사헌부에서 약방의 제조(提調) 3명과 여러 승지를 모두 파직시키라 고할 때 지평 최종주 역시 포함되어 체차되었다. 헌종 9년 1843년 12월 3일 기록을 보면, “경주부윤 박장복(朴長復, 재임1841.12~1843.06)이 납세를 재촉하는 일 때문에 이형관(李亨觀)의 형제를 함부로 죽였다. 그로인해 이형관의 아내가 임금 거둥 때에 호소하였고, 이에 본도(本道)가 조사해 답변하라고 하명하여 박장복을 평안북도 위원군(渭原郡)으로 귀양 보냈다.”고 전한다. 그리고 『비변사등록(備邊司謄錄)』에는 같은 해 12월 8일에 “이미 함부로 형장을 가해 죽게 하였다면 실로 마땅히 원률(原律)로 시행해야 하지만, 잔혹하게 형벌을 가해 형제가 같은 날 함께 죽음에 이르도록 했으니, 결코 상례(常例)로 논죄해서는 안 될 것이다. 묘당(廟堂)에서 상세히 따져 품처하게 하라”고 하였다. 밀성박씨 금리(錦里) 박장복은 1813년 증광시에 급제하였고, 동부승지․여주목사․대사간․예조판서 등을 역임하였으며, 경주인 여강이씨 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 등과 주고받은 편지 등이 전한다. 경주부윤으로 있으면서 송사를 잘못 처리하여 유배를 당하였으나, 행적을 보면 말년에 효성이 지극하였다고 전하며 ‘효정(孝靖)’이라는 시호를 받았다. 철종 13년 1862년 7월 25일 경상좌도 암행어사 박이도(朴履道)의 서계로 전 경주부윤 송정화(宋廷和, 재임1861.05~1862.04) 등을 벌하였는데, 이듬해 6월에 예안으로 정배되었다. 기림사 중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1861년 8월에는 수념포(水念浦:양남면 수렴리)에 표류한 왜인들을 곧장 돌려보내지 않고 그들의 물건을 탈취하기도 하였다고 전한다. 이처럼 치적도 상당하였지만, 부윤 송정화가 어떠한 잘못을 저질렀을까? 유배까지 당한 것을 보면 아마도 큰 잘못을 범한 것으로 판단된다.
바그너의 오페라가 처음부터 바그너스럽지는 않았다. 초기 작품은 이탈리아 전통 오페라에서 많은 부분을 차용했던 것이다. 즉, 독창 또는 중창의 유려한 아리아가 중심이었고, 오케스트라는 여전히 반주기능이 강했다. 특히, 바그너가 파리에서 초연하려고 애쓴 리엔치(Rienzi/1842년 초연)는 작정하고 만든 그랜드 오페라였다. 바그너스럽지 않은 이 오페라는 결국 ‘바이로이트 캐논(Bayreuth canon)’이라 불리는 10곡의 레퍼토리에 이름을 올릴 수 없었다. 바그너스러운 최초의 오페라는 ‘방황하는 네덜란드인(Der fliegende Holländer/1843년 초연)’이다. 바그너 부부는 빚을 갚지 못해 러시아 국경을 넘는 불법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이후 런던행 배를 탔다가 거센 폭풍우를 만나 노르웨이 해안에 잠시 정박하게 되는데, 바그너는 이러한 경험에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영어로 flying Dutchman)은 ‘유령선’의 관용적 표현으로 통한다. 저주받은 유령선은 바다를 영원히 떠도는 운명에 처한다. 7년에 단 한 번 하루 동안만 육지에 내릴 수 있는데, 이때 유령선 선장이 목숨을 바쳐 자신을 사랑하는 여성을 만나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다. 바그너는 하이네의 한 소설에서 여인의 사랑에 의한 (남성)구원에 대해 큰 감동을 받고, ‘젠타(Senta)’라는 여성 캐릭터를 창조하여 작품에 투입한다. 결국 젠타는 자기희생으로 유령선 선장의 저주를 풀어준다. 유령선 전설에 여인의 사랑에 의한 구원을 절묘하게 버무린 바그너식 오페라의 탄생이었다. 바그너는 이후 ‘전설’에 기반한 작품을 써내려간다. 탄호이저(Tannhäuser/1845년 초연)는 13세기 실존 음유시인인 탄호이저의 이야기를 각색했다. 여기에 또 다른 음유시인 볼프람 그리고 탄호이저를 사랑하는 엘리자베트가 삼각관계를 이룬다. 방황하는 네덜란드인에서의 ‘선장-젠타-에릭’의 삼각구도와 유사하다. 탄호이저는 노래경연대회 중 쾌락의 장소인 베누스베르크(Venusberg)에 다녀온 사실이 발각되어 위기를 맞게 된다. 이때 엘리자베트가 탄호이저를 죽이려는 기사들을 막아서고는 영주(대회주최자)에게 구원의 기회를 달라고 애원한다. 이에 영주는 참회를 위해 로마로 순례를 떠날 것을 탄호이저에게 명령한다. 하지만 탄호이저는 교황에게 용서를 받지 못하고, 다시 베누스베르크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한편, 엘리자베트는 탄호이저를 위해 죽는다. 교황의 지팡이에서 잎이 나고 꽃이 피는 기적이 일어난다. 탄호이저가 엘리자베트의 죽음으로 구원을 받은 것이다. 로엔그린(Lohengrin/1850년 초연)은 바그너의 작품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끈 작품으로 중세의 전설에 모티브가 있다. 남동생을 죽인 것으로 누명을 쓴 엘자가 죽음의 위기가 처하자 백조가 끄는 배에서 내린 은빛갑옷을 입은 기사가 엘자를 구하고 둘은 결혼(3막 초반의 혼례의 합창)한다. 그런데 결혼 전에 백조의 기사는 엘자에게 자신의 이름과 신분을 묻지 말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엘자가 금기를 깨버리자 기사는 “내 아버지는 성배의 수호자 파르지팔이고, 나는 성배의 기사 로엔그린이다.(아리아 im fernen land)”라고 말한 후 떠난다. 이름과 신분을 밝히지 않아야 기사의 성스러움이 유지되는데 엘자의 금기위반으로 더 이상 성스러움을 유지할 수 없었던 것이다. 로엔그린 전의 세작품은 모두 드레스덴에서 초연되었지만, 로엔그린은 드레스덴 혁명(1849년)으로 바그너가 지명수배 중이었기에 리스트가 바이마르에서 초연했다. 바이에른의 국왕 루트비히 2세가 이 작품을 보고 바그너에게 매료되었다고 한다. 바그너의 일생일대의 꿈은 자신의 극장(바이로이트 극장)을 짓는 것이었는데, 바로 루트비히 2세가 극장건립을 후원하여 꿈을 이루게 되었다.
최근 영화관 관람료가 인상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거세졌다. 두 명이 함께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면 기본적으로 3만원 가까운 비용이 들고, 여기에 팝콘이나 음료수까지 더하면 5만원은 쉽게 들어간다는 불평들이 높다. 영화도 영화의 종류에 따라 3D나 4D로 볼 경우 비용이 껑충 더 뛴다. 그러나보니 영화를 보느니 그 비용으로 차라리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보겠다는 사람들도 늘어난다. 영화비가 비싸지는 것은 다분히 영화관의 이해타산에 얽매인 듯 하지만 내막을 보면 영화계 전반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다. 이제는 한국영화 역시 어지간하면 제작비가 수백억원대를 웃돌고 마케팅에도 천문학적인 액수를 뿌린다. 그만큼 볼거리도 많아지고 재미도 커졌지만 그 부담이 고스란히 영화관람료에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제작비가 덜 들어가면서도 재미 있고 몰입도 높은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다면 영화관람료도 그에 맞춰 적어지지 않을까? 바로 이렇게 최소한의 경비로 몰입감 높은 잘 만든 영화 두 편을 소개한다. 지금 소개하는 영화 두 편은 분명한 공통점을 몇 개 가지고 있다. 첫째, 두 편 모두 스타급의 배우가 전혀 고용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둘째, 두 영화 모두 단 하나의 공간에서 모든 촬영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딱 한 번씩 공간을 벗어나는데 그 역시 그 공간과 이어진 바로 지척의 외부 공간일 뿐이다. 셋째, 이야기 전개가 긴박감이 넘쳐 잠시도 다른 생각을 하기 어려울 만큼 몰입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 두 영화는 맨 프롬 어스(Man from Earth-2010)와 아웃핏(Out fit-2022)이다. 맨 프롬 어스는 무려 1만4000년을 산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장르가 SF로 분류된 영화인데 SF를 과학적 가상(Science Fiction)이라 해석하면 분명히 SF라 할 수 있지만 그 흔한 우주선이나 에어리언이 단 한 컷도 등장하지 않는 황당한 SF영화다. 그러나 영화를 보면 볼수록 파격적인 줄거리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어떤 고고학 교수가 10년째 근무하던 학교를 떠나며 그 학교에서 정든 교수들과 헤어지는 석별의 자리에서 나눈 대화를 다룬다. 이 속에는 인류의 발전과 종교의 변화에 따른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데 그 내용 역시 매우 긴장감 넘치고 흥미롭다. 이 영화는 바로 이 대화가 펼쳐지는 거실에서 전부 찍은 것이다. 딱 한 번 주인공이 자신의 집을 떠나기 위해 트럭에 오르는 장면만 거실과 다른 부분이다. 또 하나의 영화 ‘아웃핏’은 갱단의 양복을 재단해주는 재단사와 관련한 영화다. 배경은 1960년대 시카고. 줄거리는 영국 런던에서 시카고로 이주해온 어느 양복 재단사의 재단실에 설치된 비밀 박스를 조직간 비밀스런 통신창구로 사용하던 갱단이 내부적인 사건에 휘말려 서로 죽이고 죽는다는 것이다. 이 상황이 어찌나 긴박감 넘치는지 한번 영화에 빠지면 헤어날 수 없다. 이 영화 역시 재단실과 응접실 두 공간, 더 엄밀히 말하면 양복점이라는 공간 안에서 모두 촬영되었다. 단 한 번 주인공이 양복점을 불태우고 떠나면서 밖으로 나올 뿐이다. 이 영화는 장르가 액션인데 몇 번의 주먹질과 몇 번의 총질 이외에 이렇다 할 액션이 거의 없다. 한편은 SF영화이지만 우주선이나 외계인이 없고 한편은 액션 영화인데 다이나믹한 총싸움이나 화려한 액션이 없다. 그런 점에서 두 영화는 오히려 심리스릴러라고 하는 것이 더 나을 법한 영화다. 그러나 재미로만 보면 어떤 SF와 액션 영화도 따라올 수 없는 명작의 재미가 차고 넘친다. 짐작하건데 이 두 영화는 영화제작비가 말할 수 없이 싸게 들었을 것이다. 유명 배우가 한 명도 없으니 출연료도 일반 영화 출연료의 10분의 1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출연 배우도 열 명 미만이고 단역이나 엑스트라도 없다. 참고로 단역은 짧아도 연기나 대담이 있는 배우고 엑스트라는 행인1, 포졸2 등 역할 없이 배경에 섞여 있는 역이다. 이렇게 영화를 만들면 영화비도 블록버스트급 영화보다 훨씬 덜 받아도 되지 않을까라는 몹쓸 생각을 해본다. 아마 모든 영화가 이렇게 만들어진다면 틀림없이 영화비가 3분의 1쯤으로 떨어질 것이다. 물론 이렇게 잘 만든 영화가 제값을 받고 제대로 대접받는 것은 더 좋은 일이지만 말이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를 영화가 지나치게 비싸지고 그래서 영화관을 찾는 발걸음이 현격히 준다면 오히려 영화의 가치가 더 줄어들지 않을까?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우리나라의 인연 1999년 4월, 남편과 함께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하셨습니다. 4월 21일 안동 하회마을에 오셨을 때 1만여 인파가 환영을 했었는데, 벌써 24년째가 되었습니다. 하회마을 풍산유씨 14대 종손 유영하 씨의 부부로부터 합죽선을 선물 받으셨고, 김치와 고추장 담그는 모습도 지켜보았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 종택인 ‘충효당’내실로 들어갈 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셨는데, 여왕의 일상에서 보기 힘든 특별한 모습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을 존중해준 예의 표시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마침 이날이 여왕의 73회 생일이라 생일상이 차려지기도 했지요. 여왕은 봉정사로 이동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국보 ‘극락전’을 본 뒤, 돌탑에 돌을 얹고, “조용한 산사 봉정사에서 한국의 봄을 맞다”라는 글귀를 남겼어요. 여왕은 ‘일념 만년거(좋은 생각은 만년을 간다)’라는 족자와 200년 묵은 오리나무로 만든 양반탈을 받았으며, 이로 인해 경북 안동은 가장 한국적인 문화체험 공간으로 유명세를 탔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는 행운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왕의 발자취를 따라 하회마을→농산물 도매시장→봉정사로 이어지는 길을 ‘Royal way’라고 이름 지어 부르고 있습니다. 지난 장례식 때 충효당 앞에 빈소를 마련하였고, 방문 당시에 찍은 여왕사진전도 열어 여왕을 조문했습니다. 여왕의 장남 찰스왕세자 (현 국왕)의 방한 1992년11월 우리나라를 다이애나 왕세자비와 함께 왕족으로 처음 공식 방문하였고, 청와대에서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영국 대사관 새 청사 개관식에 참석하였고, 왕세자비는 롯데백화점 영국상품전시회에 참석, 매장을 둘러보았으며, 또한 6.25 당시 한국전에서 사망한 영국군 추모비도 참배하였습니다. 지금은 고 엘리자베스 여왕에 이어 국왕으로 등극하여, 한·영 우호관계에 한층 발전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여왕의 차남, 엔드류 왕자 방한 하회마을 참관 2019년에는 여왕의 차남이 우리나라를 방문하였습니다. 하회마을 충효당을 방문하였으며, ‘담연재’에 들렀고, 경북도청에서 기념식수도 했습니다. 또한 봉정사와 한국국악진흥원을 관람하였고, 당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메시지도 전달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999년 안동을 방문해 하회마을에서 73세 생일상을 받은 것은 깊이 기억하고 있다. 앞으로도 하회마을 주민과 안동시, 경상북도 여러분들께 좋은 일이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24년 전 여왕의 한국 방문과 두 분 왕자의 대(代)를 이은 방문으로, 영국 왕실과 한국의 유대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안동이 세계의 관광지로 부상하는 데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여왕의 방문은 우리나라 역사상 큰 영광으로 길이길이 남을 것입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명복과 영면을 빕니다.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심어놓은 구상나무(기념식수) 이야기 여왕의 방문 때 서애 선생의 종택인 충효당 마당에 ‘구상나무’를 기념식수 하셨는데, 24년째 잘 자라고 있습니다. 여러 종류의 수종을 놓고 가장 한국적인 나무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진 나무입니다, 주로 한라산, 지리산 등 한국에서만 자라는 나무로 좋은 기운을 뿜으며, 선녀가 하늘에서 내려와 옷을 걸어놓았다는 아름다운 전설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입니다. 추위에 강하고, 힘찬 기상을 가진 우리 민족의 강인한 모습을 상징하는 나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무궁한 번영을 바란다는 염원에서 이 나무를 심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여왕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빕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이제 서서히 코로나19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회복되는 상황에서 최근 사이버금융사기는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을 비롯하여 여러 기관들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범죄는 더욱더 지능화되고 다양한 수법을 활용하고 있으며 전 연령대에서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금융사기 피해는 그 피해가 크고 범인을 검거하더라도 피해 회복이 어려워 예방이 최선이다. 사이버금융사기를 예방하려면 최근 사례를 알고 그와 유사한 전화나 문자가 오면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 문자, 카톡 등으로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나 인터넷주소(URL)는 절대 클릭하지 말아야 한다. 최근 경주에서 급증하고 있는 예시 사례로는 문자로 피해자의 자녀라고 연락하여 ‘엄마 핸드폰 액정이 깨졌는데, 엄마 명의로 보증금 환불을 받아야하니 신분증 사진을 찍어 보내주고 환불받을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원격제어)앱을 클릭해서 설치하면 내가 요청할게’라고 속여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받아 피해자 명의 계좌에서 불특정 다수의 계좌로 피해금을 이체하여 편취했다. 이는 불과 재작년까지만 해도 유행하던 수법의 메신저피싱으로 현재까지도 많은 피해자가 이와 같은 수법에 당하고 있다. 가족(자녀)이나 지인이 평소와 다르게 신분증과 카드 금융정보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절대 이에 응하지 말고 상대방이 조급하게 재촉하더라도 동요하지 말고 충분한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상대방이 사기꾼인지 가족인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는 집에서 키우는 반려견의 이름이나 자녀의 출신 학교 등 평소 가족이나 지인들만이 알 만한 질문을 상대방에게 함으로써, 이에 대한 대답을 확인하여 사실 여부를 가리는 방법이 있다. 또 다른 사례로는 최근 고금리 여파로 대출이 어려운 서민들에게 문자로 ‘정부 지원 서민대출 햇살론’이라며 저금리 대출을 해주겠다고 연락을 한 후, 다시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며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대출금을 상환하여야 한다고 속여 피해자에게 직접 피해금을 가져 오도록 하여 대면 편취한다거나, 거래 실적을 쌓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카드를 보내라고 하는 등 자칫 잘못하면 의도치 않게 전자금융거래법위반의 피의자가 될 수도 있는 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위와 같은 사기 범죄의 가장 좋은 해결책으로는 모르는 전화번호는 무조건 의심하고, 의심스러운 앱이나 인터넷 주소는 절대 클릭하지 말고, 휴대폰 메신저를 이용한 개인정보(신분증, 계좌번호 등)의 전송은 하지 말아야 한다. 또한 사이버금융사기가 의심될 때는 지체 없이 경찰(112)로 신고해야 한다. 경찰에서도 2023년 서민생활 침해범죄 종합계획에 의거 사이버금융사기, 생활사기(취업·전세사기, 보험사기) 등 주요 사기 범죄에 대해 2023년 1월 24일부터 7월 24일까지 6개월 간 특별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의 노력만으로는 사기 범죄를 근절하기 어려운만큼 시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사기 범죄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인간이 개와 함께한 역사는 1만5000여년을 훨씬 뛰어 넘는다. 함께한 시간이 긴만큼 인간과의 인연도 어느 동물보다 많고 폭 넓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나라는 개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다.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우리나라도 토종개에 대한 이야기들이 개무덤의 설화 등으로 내려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20세기에 들어 토종개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진도개, 풍산개, 삽살개, 동경이 등이 나라에서 보호하는 축양동물 토종개로 등록되어 천연기념물로 관리되고 있다. 그중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토종개는 진도개이다. 진도개의 기적적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1988년 진도군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난 진도개 백구는 1993년 3월 진도에서 대전으로 팔려갔다. 대전으로 팔려간 5년생 백구는 300km가 넘는 먼 거리를 7개월이 지난 1993년 10월 주인인 할머니(박복단)집으로 찾아온 기적의 진도개 이야기이다. 기적의 진도개 백구는 1988년 전라남도 진도군 의신면 돈지리에서 박복단 할머니 집에서 태어났다. 진도의 박복단 할머니집에서 태어난 5마리의 백구 중 암컷으로, 새끼 때부터 키워온 충성스럽고, 주인의 말을 잘 듣는 명석한 진도개였다. 할머니의 갑작스런 건강악화 때문에 1993년 3월 대전으로 분양되었으나 원래 주인을 그리워하여 목에 매인 줄을 끊고 먼 길을 헤매서 결국 1993년 10월, 진도로 돌아왔다. 분양하고 7개월이 지났고, 300km가 넘는 거리인 진도 할머니집으로 돌아온 것이다. 주인의 집으로 돌아온 백구는 오랜 기간 동안의 이동으로 매우 말라 있었으나 이후 할머니의 정성스러운 보살핌으로 기력을 회복하였다. 백구는 할머니와 살다가 12살이 되던 해인 2000년 2월에 자연사하였다. 돌아온 진도개의 주인 박복단 할머니는 2010년 12월 94세의 나이로 별세하였다. 진도군은 돌아온 백구를 기리기 위해 2004년 11월 진도면 의신면 돈지마을에 ‘한 번 주인이면 영원한 주인’이라는 백구의 충성심을 기리고자 건립한 높이 2.1m, 폭 1.2m의 백구 동상과 2009년 8월에 시인 문희숙 씨의 ‘돌아온 백구 공원에서’와 ‘살아있는 전설 돌아온 충견 백구’라는 두 편의 시를 새긴 높이 2m 크기의 시비를 세웠고, 백구가 자연사하자 지석묘를 건립했다. 또 공연장, 마을의 힘자랑 들돌, 연자방아, 쉼터를 조성하여 돈지리 마을에 새로운 볼거리인 ‘백구테마센터’를 개관하여 진도개 백구 마을이 되었다. 백구테마센터는 1층에 도농 교류실과 북 카페, 2층에 다목적실(체험 민박 4실 포함)을 갖췄고, 도시민을 위한 체험 농장(7287㎡)도 마련했다. 백구테마센터는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와 여름 관광지인 금갑해수욕장, 사계절 인기를 끌고 있는 인근 섬 접도 웰빙 등산로를 찾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의 체험 장소가 되고 있다. 진도개의 충성심과 귀소성(歸巢性)을 잘 보여주는 일화로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개에 관한 기적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가 유명해지면서 백구를 모델로 한 광고가 만들어지기도 했고, 백구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 동화 ‘돌아온 진도개 백구, 2006년 12월 5일 MBC’, 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 2000년 10월 6일부터 2001년 1월 12일까지 SBS 방영’, 게임(하얀마음 백구 1, 2, 3)도 만들어졌다. 돌아온 백구가 유명세를 타자 백구를 선호하는 애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모색 백구의 생산이 급격하게 증가하는 계기가 되었다. 돌아온 백구는 진도군 군청 박병량 씨의 끊임없는 집념과 노력에 의해 오늘날의 진도개 백구공원이 조성되었고, 돈지리 마을의 관광자원이 되었다. 대전에서 돌아온 백구로 유명해진 돈지마을에 백구공원이 만들어질 때쯤에 식용견으로 팔려 가는 도중에 탈출하여 도망 왔다는 등의 뒷이야기도 있었지만, 돌아온 백구 진도개의 이야기는 진도개의 귀소성을 말해주는 우리나라 토종개의 우수성을 알리는 이야기로 지금까지 전해내려 오고 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회 위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 남산의 서남쪽 들머리 장창골(長倉谷). 이곳은 해목령에서 서북쪽으로 내려오는 큰 개울과 장창지에서 서쪽으로 내려온 계곡물이 일성왕릉 근처에서 합류해 서천으로 들어가는 길목이다. 문무왕이 남산성에 전투 목적으로 지은 3동의 창고가 있었다고 해서 장창골로 불렸다. 좌우 창고는 무기창고, 가운데 창고는 전투를 위한 식량 저장고였다고 한다. 장창골은 신라 유적지 중에서도 특별히 성스러운 지역으로 꼽힌다. 주변에 신라 건국설화가 깃든 유적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신라의 첫 왕 박혁거세의 탄생설화가 깃든 나정(蘿井)이 대표적이다. 신라육부촌장의 위패를 모신 육부전(양산재), 신라 첫 궁궐터인 창림사지도 이곳에 있다. 육부전과 창림사지 사이, 금광평으로 불리는 들판엔 보물 제909호인 남간사지 당간지주가 있고, 그 뒤로는 남산이 배경처럼 솟아 있다. 이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엔 남간사지 석정(돌우물)이 있다. 그 주변으로 소박한 모습의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경주시 탑동 남간마을 풍경이다. 과장 조금 보태면 마을 전체가 절터 이 근처 어딘가 있었을 남간사는 신라의 승려 혜통의 집이 있었던 터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는데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다. 다만 승려 일염(一念)이 원화(元和, 당나라 헌종의 연호) 연간(806~820) 남간사에서 ‘촉향분예불결사문’(髑香墳禮佛結社文)을 지었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원종흥법염촉멸신’조에 나오는 이야기다. ‘촉’(髑)은 ‘염촉’을 일컫는 것으로 법흥왕 때 불교진흥을 위해 순교한 이차돈의 다른 이름이다. 헌덕왕 9년(817) 흥륜사의 영수선사가 이차돈의 무덤에 예불할 향도(香徒)를 모아 매월 5일에 단을 만들어 법회를 열었다. 이차돈이 순교한 지 250년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이차돈의 순교 내력을 기록한 일염스님의 결사문은 영수선사가 법회를 열 때 썼을 것으로 학계는 추정한다. 남간마을은 남간사 외에도 불교사적으로 상당한 의미가 있는 곳이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에 따르면 남간마을 일대엔 남간사를 포함해 예닐곱 곳 정도의 절이 모여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남간마을은 전체가 절터인 셈이다. 게다가 신라 불교의 기틀을 다진 자장율사(慈藏律師, 590~658)의 집안도 이곳 남간마을에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는 선덕여왕에게 황룡사 구층목탑을 세우도록 건의했고, 울산의 태화강 입구에 태화사라는 절을 세워 신라의 해운물류와 국방의 거점으로 삼았으며, 양산 영축산 밑에 통도사를 건립해 국가적으로 승려를 양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오대산 월정사, 태백산 정암사도 그가 창건한 사찰이다. 신라 신문왕 때 널리 이름을 떨치기 시작해 효소왕 대에 국사까지 지낸 고승 혜통도 이 마을 출신이다. 그는 남간사의 동쪽마을 은천동에 살았는데, 시냇가에서 놀다가 수달 한 마리를 잡아 죽인 일을 계기로 속세를 떠나 승려가 됐다고 ‘삼국유사’는 전한다. 명랑법사 관련한 흥미로운 일화 ‘삼국유사’에 따르면 문무왕 재위 시절, 용궁에서 배워왔다는 주술적인 밀교(密敎) 의식인 ‘문두루비법’(文豆婁秘法)으로 서해를 건너던 당나라 설방의 50만 대군의 배를 모두 침몰시켰다고 전해지는 명랑법사도 남간마을과 관련이 있다. 명랑은 앞서 언급한 자장율사의 조카다. 다시 말해 명랑의 어머니 남간부인(법승랑으로도 불렸다)의 남동생이 자장율사다. 명랑의 두 형 또한 ‘대덕’ 칭호를 받은 덕망 높은 승려였다. ‘삼국유사’엔 명랑법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또 다른 일화도 있다. 명랑이 당나라에 유학한 뒤 돌아오는 길이었다. 그는 바다 용의 청으로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전하고 황금 1000냥을 시주받은 뒤 땅 속으로 몰래 들어가 자기 집 우물 밑으로 솟아나왔다. 이후 자기 집을 내놓아 절을 짓고, 용왕이 시주한 황금으로 탑과 불상을 꾸몄다. 유난히 광채가 빛나 절 이름을 금광사(金光寺)라고 했다는 게 대략적인 내용이다. 남간사지 석정이 명랑법사가 솟아나온 우물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일부 학자들은 이 동네가 남간부인과 연관돼 ‘남간’이란 마을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보고, 몇 가지 석조유물이 나온 인근 한 연못(금강못, 또는 금강저수지) 부근이 명랑법사의 출생지이자 금광사였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옛 절터 흔적, 마을에 고스란히 남아 남간사지 당간지주는 통일신라 중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데, 별다른 장식 없이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지주 상단부 바깥면 모서리의 각을 없애는 식으로 조형상의 변화를 준 점이 특징이다. 특히, 당간을 고정하기 위해 간구(杆溝)와 간공(杆空)을 만들었는데, 십자형으로 음각한 간구는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매우 특이한 수법으로 평가받는다. 당간을 안정적으로 고정하기 위해 고안된 형태로 추정된다. 남간사는 규모가 상당히 큰 절이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남간사지 금당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남간마을은 당간지주에서 300여m 이상 떨어져 있다. 이 마을 도연언덕엔 남간사지 석정이 있다. 깊이가 1.4m 정도 되는 이 우물은 자연석으로 외벽을 짜 올리고, 위쪽은 2장의 다듬은 돌로 원형 틀을 덮어 마감했다. 우물 틀 둘레에 위아래로 이중테를 둘렀는데, 윗단은 직각으로, 아랫단은 곡선으로 조각했다. 이 우물은 분황사 석정, 재매정 등과 함께 신라 우물의 원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지금은 문화재 보호를 위해 옛 우물 위에 큼직한 돌을 덮고, 그 위에 다시 스테인리스 구조물을 얹어놓은 탓에 옛 우물의 면모는 느껴지지 않는다. 남간사의 흔적은 이 마을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1998년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종식 가옥엔 남간사 장대석과 방형초석 등 29점의 석재가 건축재로 사용됐고, 손찬익 가옥의 경우 우물뚜껑 석재와 탑재 등이 건축 자재로 활용되는 등 마을 내 상당수 민간가옥이 남간사를 비롯한 옛 절터에 남아있던 석재를 건축재로 썼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금도 마을을 다니다 보면 절터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덮개돌이나 석재 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김운 역사여행가
경북문화관광공사가 2023년 ‘체험!경북가족여행’ 참가자를 모집한다. 이는 2004년부터 시작해 올해 20년째를 맞이하는 경북문화관광공사의 대표 사업이다. 공사와 지자체가 공동으로 참가자의 여행비용 최대 50%를 지원하며 매년 연인원 2000여명이 경북을 방문하는 인기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2023년 첫 행사는 15일부터 16일까지 1박 2일간 청송에서 진행된다. 참가자는 주왕산, 객주문학관 등 청송의 대표적인 명소를 방문해 자연 속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송림정, 청솔식당 등 청송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별미로 짜인 식단은 관광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공사 김성조 사장은 “해당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경북의 체험 컨텐츠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시·군과 협력해 특색 있는 관광 코스를 개발해 관광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체험!경북가족여행’은 전국의 2인 이상 5인 미만의 가족 단위 관광객(대구·경북 제외)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기간은 4월부터 11월까지이며 시·군별 3회 내외 진행될 예정이다. 예약 문의는 지역별로 지정된 여행사를 통해 받고 있으며 출발일과 비용은 지역별로 상이하다. 올해는 기존 고령, 문경, 영양, 영주, 울릉, 청송, 칠곡, 구미, 성주, 영천과 더불어 신규 3개 시·군(구미, 성주, 영천)이 추가돼 확대 운영한다.
경북도는 한우 가격 하락과 사료 값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우 사육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다양한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전국 한우의 22%인 78만 마리의 한우를 1만9000여 농가에서 사육하고 있는 전국 최대 한우 사육 지역이다. 전국 소 사육 숫자가 지난해 말 기준 353만 마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감소가 겹치면서 한우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한우사육두수 감축 △경영비 부담 완화 △한우소비 확대를 통한 한우농가 지원 및 가격안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전국 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2021년부터 매년 1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한우암소 유전체분석사업을 추진해 한우 개량 촉진과 저능력 한우 조기 도태를 유도하고 있다. 저능력 미경산우(새끼를 낳지 않은 암소)에 대해서는 예산지원을 통해 1마리에 50만원씩, 암소 2500두를 비육우로 전환 사육중이다. 올해도 1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2800마리의 암소를 비육우로 전환하는 도비 지원사업을 통해 한우 사육두수 조절에 나서고 있다. 또 이 사업이 전국에서 동시 추진되도록 정부에 국비 지원을 지속적으로 건의하고 있다. 한우 번식우 사육비의 50%를 차지하는 사료값 인상으로 인한 농가 경영비 부담 완화를 위해서는 상반기에 한우사료구매자금 1018억(융자, 금리 1.8%)을 확보했다. 또 조사료의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분야에 3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원하고 있다.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을 경북 농업 대전환의 과제로 채택해 2026년까지 조사료 자급률을 현재 44%에서 60%까지 올릴 계획이다. 이외에도 한우 소비확대를 위해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에도 경북 20개 시·군 한우를 포함시켰으며, 지역축협을 통한 한우 판촉행사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한우 가격 및 수급안정을 위해 축협, 한우협회, 농가 등 관련 단체와 소통하면서 위기에 대응하고, 한우농가의 경영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12기 경북 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 촉진단이 지난 6일 경북도청 다목적홀에서 발대식을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사진> 이날 발대식은 경북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 주관으로 촉진단 요원 65명에 대한 위촉장 전달과 장애인 편의증진 네트워크 활성화 등을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제12기 시민촉진단은 장애인단체 직원, 건축사 등으로 구성된 핵심요원 5명과 장애인 편의시설에 관심을 가진 일반요원 60명을 공모를 통해 선발했다. 오는 2026년 3월까지 3년간 활동하게 된다. 먼저 시민촉진단 요원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주차위반 사항을 계도하고 신고하는 요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또 도내 전 지역의 편의시설 설치에 대한 홍보와 안내, 편의시설 실태조사, 미설치 및 부적정한 운영 상황을 파악해 시·군에 신고와 모니터링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다. 한편 지난해 시민촉진단은 장애인전용주차구역 계도와 신고활동에 3619건, 편의시설 설치 건의 및 개선 홍보활동에 787건 등 장애인 편의시설 개선에 큰 성과를 나타냈다. 김진현 경북도 복지건강국장은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조성은 국가와 지자체의 기본적 책무”라며 “앞으로도 장애인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각종 시설 접근이 용이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2023년 5기 ‘경북 100인의 아빠단’을 오는 19일까지 모집한다. 2019년 시작해 올해 5년째를 맞은 이 사업은 부부가 함께 육아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추진한다. <사진> 초보 아빠들에게 육아 정보 및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해 체계적인 아빠 육아 교육을 지원한다. 올해는 네이버 카페 ‘100인의 아빠단 공식 커뮤니티’ 등 온라인을 통해 3~7세(2021년생~2017년생) 자녀를 둔 아빠 100명을 19일까지 선착순 모집 중이다. 아빠단 선정결과는 오는 21일 공식 커뮤니티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선정된 아빠단은 12월까지 보건복지부가 제공하는 5개 분야(놀이, 일상, 건강, 교육, 관계)의 온라인 주간 미션을 수행하고, 경북도와 인구보건복지협회 대구경북지회가 추진하는 오프라인 행사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 보건복지부에서 별도로 선정한 30여명의 멘토 아빠단이 초보 아빠들의 수월한 미션 수행을 지원하기 위해 사진 및 영상자료 등을 통해 노하우를 전달한다. 경북도는 매월 ‘이달의 우수 아빠’를 선정해 활동 우수사례를 소개하는 등 아빠 육아의 확산을 위해 앞장서 나갈 방침이다. 박성수 경북도 지방시대정책국장은 “젊은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육아 전면에 나서서 아이의 행복을 키우는 아버지 효과를 확산해 나감으로써 가족친화적인 경북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경북도가 농업·농촌 후계농업경영인 양성을 역점 대안으로 제시한 가운데, 최근 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경북도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이자 전국에서 가장 많은 914명(청년후계농 726명, 일반후계농 188명)의 후계농업경영인을 선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경북도가 2026년까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5000명 양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지역별로는 스마트팜 창업과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이론부터 실습 경영까지 가능한 전문교육 시설을 보유한 상주시가 가장 많은 111명이었다. 다음으로 김천 89명, 영천 84명, 성주 74명, 경주·의성 54명 순으로 선발돼 특정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도내 전역에 고른 분포를 보였다. 최종 선발된 914명의 후계농업경영인 분석결과, 남성 717명(79%), 여성 197명(21%)으로 남성이 높았으나, 여성 후계농업인의 비율도 점점 증가추세를 보였다. 영농경력별로는 독립경영예정자가 557명(61%)로 가장 많았다. 영농기간 1년 이상 5년 이하는 317명(35%), 6년 이상 10년 이하는 40명(4%)의 분포를 보여 농촌으로 젊은 신규 농업 인력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은 1981년부터 정예 농업 인력을 육성하고자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역점시책으로 추진하는 사업이다. 특히 2018년부터는 청년농업인만을 위한 영농정착지원사업을 추가 편성해 선발된 청년 후계농에게는 영농경력에 따라 최대 3년간 정착지원금(110만원~90만원/월)을 지급한다. 또 지원금 이외에 일반후계농업인과 동일한 혜택인 5억원 한도(금리 1.5%, 5년 거치 20년 상환) 내에서 창업자금 융자를 추가지원 받을 수 있다. 이와 별개로 경북도는 지난해 전국 광역지자체 최초로 농지 임대료 지원(최대 200만원/연, 최대 3년간)을 통해 농지 구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예비 청년농업인의 경영부담을 완화했다. 청년 농업인의 자립기반 구축을 위해 농어촌진흥기금 규모(50억원/년, 농가당 2억원 이내, 금리 1%)를 확대 편성해 운용하는 등 타 시도와 차별화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김주령 경북도 농축산유통국장은 “농업·농촌의 미래인 후계농업인력 양성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개발해 신규 농업 인력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경북 농업을 만들어 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만선의 꿈 아이였을 때 바닷가에서, 혹은 바다 속에서 보았던 것들을 반구대 암각화 이미지의 조형성에서 맞추어 재현한다. 어린 시절 기억을 회상하는 과정에서 어린 시절 마을 풍경을 압축하고 추상화 한, 이른바 ‘마음의 무늬’라고도 할 수 있다. 어느 날은 너울 파도를 타고 스릴을 즐길 때의 기분으로, 어느 날은 별을 가슴 가득 안고 하늘을 향해 누워서 별자리를 찾던 기분으로, 어느 때는 친구들과 해당화 열매를 따서 놀이 하던 때를 회상하면서 만선의 깃발을 달고 뭍으로 노를 저어 오던 풍경은 어제 같이 생생하다. 이 시대를 힘겹게 살아가는 모든 현대인들과 자신에게 희망의 메시지로 만선의 행복을 기원 하면서 ‘만선의 꿈’이라는 은유를 화폭에 펼쳐본다.
최근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 대학가, 젊은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파티룸’이 많이 생겼다. 서울의 경우 종로와 강남 같은 곳이 대표적이고 큰 도시의 유명한 거리에도 곳곳에 파티룸이 성업중이다. 특히 이들 파티룸은 코로나19의 회복세에 힘입어 앞으로 젊은이들의 놀이 문화를 바꾸는 새로운 트랜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파티룸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곳을 자신들의 기호와 성향에 맞도록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간을 대여해 자신들의 입에 맞는 음식을 들여오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술을 가져와 자신들이 좋아하는 놀이와 문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요즘의 젊은 세대, MZ세대들은 간섭 받기 싫어하고 자신들만의 개성을 즐기는 것을 선호한다. 창의적인 놀이문화도 어느 때보다 선호한다. 따라서 독립적인 공간에서 자신들만의 행사를 여는 것을 추구한다. 파티룸은 그런 목적을 위해 안성맞춤인 공간이다. 파티룸의 활용방법은 반드시 파티 같은 놀이나 유흥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회의나 세미나를 비롯해 발표회나 공연 같은 문화행사도 할 수 있고 보드게임도 즐길 수 있다. 요컨대 공간이 필요한 행사는 무엇이건 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될 수 있다. 그런 파티룸이 황리단길에도 생겨 눈길을 끈다. 그것도 황리단길 한가운데라 할 수 있는 구 남흥시장 들어가기 전 요충지(경주시 포석로 1068번길 6)에 생겼다. ‘더 황남 파티룸’이 그곳이다. “젊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니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유용한 장소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해놓고 보니 손이 많이 가더군요” ‘더 황남 파티룸’을 만든 박해영 대표는 은퇴 후 자신이 오래 살 집을 황남동에 사놓았을 뿐인데 이게 어느 날 갑자기 황리단길이라 불리며 유명한 거리가 되어 조금은 얼떨떨했다고 회고한다. 그러나 막상 은퇴 후에는 부모님과 함께 교촌 본가에 사느라 이 집에서 살지도 않았고 그때부터 조금씩 이 집의 활용방안에 대해 궁리했다. 세미나, 보드게임, 노래방, 각종 놀이와 파티를 함께 할 수 있는 곳. 젊은이를 위한 유일한 복합문화공간 역할 기대 박해영 대표가 파티룸에 착안한 것은 이곳이 사시사철 젊은이들로 북적대는 곳이고 근처에 각종 한옥식 숙박시설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이들이 마음 놓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공간이 거의 없다는 단순한 사실을 깨달아서였다. 실제로 황리단길은 숙박업소와 식당, 카페 기타 먹거리와 관련된 업체들은 즐비하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놀이공간과 문화공간은 절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문화공간은 그나마 구색이라도 갖추었다. 구 ‘황남정미소’가 문화공간으로 탄생해 황리단길의 문화 숨통을 터주었고 ‘갤러리란’이 각종 전시회를 열면서 황리단길에서 경주의 문화적 자존심을 지켜주고 있다. 독립서점을 표방한 ‘어서어서’나 도자기 공방 카페 등이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랜 역사문화도시 경주에 자리잡은 황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만큼 문화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더구나 이렇다 할 회의공간이나 놀이공간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보통은 호텔이나 리조특 같은 숙박시설이나 좀 큰 숙박업소들이 이런 공간을 함께 보유하고 있지만 황리단길은 대부분 소규모라 자체에서 회의를 하거나 세미나를 하는 것은 꿈도 꿀 수 없고 놀이를 즐기기에는 더욱 마땅치 않다. 황리단길이 좋아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막상 저녁만 먹고 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다면 황리단길의 생명도 길지 못할 것이다. “저희 파티룸이 일도 하고 놀이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면 다행이고 보람이겠지요. 황리단길에 작게나마 희소성을 가진 유익한 공간이 되는 것은 조금이나마 욕심낼 만한 일이라 여깁니다” 박해영 대표는 평소 큰 욕심을 내지 않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살았지만 오래 묵혀 두었던 집을 리모델링해 파티룸을 만들면서 그 자체로 새로운 의욕이 생겼다고 소감을 내비친다. “기왕이면 제대로 된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나씩 공간을 꾸미고 시설을 채우면서 이곳을 활용할 젊은이들을 생각해 보니 저도 젊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떤 곳의 파티룸보다 유용하고 고급스럽게 꾸미자 싶었어요 그런 박해영 씨의 생각은 ‘더 황남 파티룸’의 공간과 시설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기본적으로 한옥으로 만들어진 파티룸은 한옥이 가진 고유한 멋에 현대식 시설들이 접목되었다. 40명이 들어갈 수 있는 45평의 넓은 파티룸에는 최신 노래방 시설과 테이블, 소파 등이 세팅되어 있고 특히 한옥의 정취를 즐길 수 있는 마루도 설치되어 있어 한옥의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세미나나 회의를 위해 빔프로젝트와 스크린도 설치되어 있고 충분한 의자와 화이트보드도 갖처어져 있다. 파티의 특성을 고려,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는 전자렌지나 조리대도 갖추어져 있다. 여기에 고전적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조선시대 왕가의 복장과 각종 한복들도 갖추어 놓았다. 모두 사용료에 포함되어 있다. 파티룸은 오전 10시부터 대여를 시작해 주간은 10시~17시, 18시~09시까지 두 타임으로 오직 한 팀에게만 대여한다. 이 정도의 규모와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보문관광단지의 호텔 연회실을 빌리지 않고는 엄두도 낼 수 없지만 아쉽게도 보문관광단지는 황리단길에서는 멀리 떨어진 곳이다. “아직은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나지는 않아 본격적인 예약 러시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문의가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앞으로 이곳이 황리단길 젊은이들의 놀이공간, 황리단길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으면 좋겠습니다” 해영 대표의 바람처럼 황리단길이 단순히 먹고 마시고 보는 곳에서 벗어나 젊은이들의 개성 있는 놀이시설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이런 파티룸이 활성화되는 것도 중요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경주시청에서 만든 황리단길 홍보영상에도 이 파티룸이 중요한 명소로 소개되어 있다. 그러고 보니 파티룸 이름에 ‘더’가 들어있다. 이것이 한글이라면 ‘더’ 나은 황남의 명소가 되라는 뜻일 테고 영어의 ‘더(The)라면 세상에서 하나뿐인 좋은 파티룸을 만들겠다는 의미일 것이다. 어느 쪽이 되었건 황리단길에 하나밖에 없는 복합문화공간이자 놀이공간으로서 활발히 제 역할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054-745-5007 https://더황남파티룸.com
공부에 때가 있을까? 혹은 공부는 꼭 어려서 해야 할까? 그보다 더 궁극적인 질문, 학교에서 가르치는 공부가 과연 인생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더군다나 공부의 요체라는 지(知), 덕(德), 체(體)는 소홀하기 이를 데 없고 영(英), 수(數), 국(國)이 대세를 이룬 어린 시절 학교의 공부는 과연 인생에서 평생 동안 몰입해서 배울 가치가 있을까? 그 물음에 반기를 든 일대 사건이 며칠 전 페이스북에 나타났다. 경주에서 식모회를 이끌며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행복공유냉장고’를 설치하는데 적극 앞장서 온 김은정 씨가 오래 미루어 두었던 고교졸업 검정고시를 치기 위해 시험장으로 가는 모습을 올렸기 때문이다. 무려 55세에 검정고시에 도전하는 김은정 씨는 자신의 말로 하면 고교시절 농띠 부려 학교를 끝까지 다니지 못하고 ‘가리느까’ 검정고시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밝혀놓았다. 이 일로 4월 8일 올린 페이스북 글에는 무려 219개의 ‘좋아요’가 붙었고 4월 9일에 연이어 올린 글에도 11일 오전 현재 125명의 ‘좋아요’가 붙었다. 이틀 동안 달린 댓글도 200여 개가 넘었고 모두 김은정 씨의 늦은 도전을 응원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김은정 씨는 과연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인가? 자신의 말대로 ‘가리느까’ 고교 졸업 검정고시를 치를 만큼 모자라는 사람일까? 댓글만 봐도 김은정씨는 어떤 고교졸업자나 대학졸업자, 심지어 석박사 받은 사람들보다 훌륭한 사람임을 알 수 있다. 비록 어린 시절 잠시 공부에 소홀하고 ‘농띠’를 부렸을망정 자신의 인생에 소홀하지 않았고 중년이 된 지금은 오히려 많은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은정 씨는 기자에게 일단 5월 9일 합격자 발표가 나면 왜 고등학교를 도중에 그만 두었는지도 밝히겠다면서 “고등학교 졸업 못한 게 무슨 자랑이라꼬~~” 라며 웃었다. 합격여부를 떠나 많은 사람들이 댓글과 응원으로 김은정씨 인생에 합격점을 주었기에 김은정 씨의 이 도전은 오래전 통과하지 못했던 단순한 의례일 뿐이다. 공부에 때가 있냐고 묻는다면 ‘영수국은 몰라도 사람 구실하게 하는 공부는 때가 없다’는 대답이 김은정 씨에서 울려 나올 법하다.
서울시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스포츠 프로그램에 클라이밍 교실을 신설하고 ‘2023 가족 클라이밍 교실’ 참가자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모집 기간은 17일까지이며, 8세 이상 자녀를 둔 서울시민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서울시체육회가 주최하고 서울시가 후원하는 ‘2023 가족 클라이밍 교실’은 4월 2일부터 5월 28일까지 시립체육시설인 서울시 산악문화체험센터에서 총 16회 운영된다. 서울시는 스포츠 클라이밍이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인정됨에 따라 산악클라이밍을 즐기는 시민들이 늘어났고 이런 추세를 반영해 교실을 개설했다고 밝혔다. 이 교실이 운영되는 산악문화체험센터는 마포구 하늘공원 내에 있는 부지면적 3000㎡에 연면적 2197.68㎡의 시립체육시설로서 볼더링장과 실·내외 클라이밍장이 조성된 국내 최대 상설 클라이밍장이다. 클라이밍 교실은 5월부터 회차별 30명이 정원으로 15명씩 1개 조로 구성하여 2시간씩 운영되며 사전안전교육부터 산악클라이밍의 이론과 실기를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다. 어린이들은 볼더링장에서 산악 일일체험이 가능하며 도전정신을 함양할 수 있는 별도의 어드벤쳐 프로그램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가족 클라이밍 교실 참여 신청은 서울시체육회 누리집(www.seoulsports.or.kr)에 들어가 ‘시민참여프로그램’에서 할 수 있다. 신청한 가족을 대상으로 추첨해 총 390명을 선정하며 참가비는 1만원이다. 서울시는 “가족 클라이밍 교실을 통해 온 가족이 협력해 서로 끌어주고 일으켜주는 행복한 시간을 즐길 수 있다”며 가족 클라이밍의 의미를 강조했다. 한편 이 같은 산악클라이밍 교실은 가족간 유대를 돈독히 하고 체력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으로 시설을 갖춘 지자체에서 밴치마킹할 만한 프로그램이다. 경주에도 각종 산악훈련 코스가 마련돼 있고 전문적인 볼더링 시설과 전문 강사진도 갖추어진 만큼 관심을 가질 만하다.
당뇨병이 최근 세계적으로 심각한 건강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원인으로는 고령화를 비롯한 경제적·사회적 변화, 가공식품 및 당류·음료 소비의 증가, 비만, 신체활동의 감소, 건강하지 못한 생활습관 등이 지목된다. 특히, 당뇨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성인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2형 당뇨병은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도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의 증가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2020년을 기준으로 국내 30세 이상 성인 약 6명 중 1명(16.7%), 65세 이상 성인 약 10명 중 3명(30.1%)이 당뇨병에 해당한다. 또한, 공복혈당장애를 포함한 ‘당뇨병 전단계’의 경우 30세 이상 성인에서 약 1479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30세 이상 성인 약 10명 중 4명(44.3%), 65세 이상 성인 약 2명 중 1명(50.4%)에 해당한다. 특히 30대 성인의 약 208만명에게 이미 당뇨병 전단계가 있다고 보고된 만큼 젊은 연령대에서 당뇨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 비교해 당뇨병에 대한 인지율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당뇨병 환자의 조절률은 여전히 30% 미만인 상태다. 당뇨병 예방뿐 아니라 당뇨병 환자에 대한 인지율, 치료율 향상을 포함한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의 증상과 합병증 당뇨병은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으나 고혈당이 심한 경우 피로감이나 무력감, 체중 감소, 물을 많이 마시거나 소변을 자주 보거나 허기가 져서 음식을 많이 먹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당뇨병 환자에게는 고혈당과 이로 인한 대사 이상으로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고혈당에 노출돼 발생하는 만성 합병증으로는 뇌혈관질환, 관상동맥질환, 말초혈관질환등의 ‘대혈관 합병증’과 당뇨병성 신증, 망막병증, 신경병증 등의 ‘미세혈관 합병증’이 있다. 당뇨병에 관한 여러 역학연구에 의하면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 환자의 적극적인 혈당 조절은 대혈관병증과 미세혈관 합병증의 발생을 낮추고 합병증의 진행을 늦춘다. 만성 합병증은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심각한 장애나 사망의 원인이 되기도 하므로 혈당 관리를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당뇨환자의 혈당관리 대한당뇨병학회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 정도를 모니터링하고 평가하기 위해 당화혈색소 검사와 자가혈당측정을 권고한다. 당화혈색소를 통해 검사 전 3개월 동안의 혈당 조절 정도를 판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환자가 측정한 자가혈당측정치의 정확성도 판단할 수 있다. 당화혈색소는 2~3개월마다 검사할 수 있다. 개인의 상태에 따라 검사 주기를 조정할 수 있으나 적어도 연 2회 검사가 권장된다. 일반적인 혈당 조절 목표는 2형 당뇨병 성인의 경우 당화혈색소 6.5% 미만, 1형 당뇨병 성인의 경우 7.0% 미만이 권고된다. 자가혈당측정은 당뇨병 환자에게 개별적인 치료에 따른 반응이나 치료 후 조절 목표에 도달했는지를 알려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저혈당을 예방하거나 의학영양요법, 운동요법, 약물치료의 정도를 조절하는 지표로도 유용하게 사용된다. 최근에는 의료정보통신의 발전으로 채혈 없이 당뇨병 환자들의 혈당수치를 수시로 측정 가능한 연속혈당측정기기도 혈당 관리에 이용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의학영양요법 및 운동요법을 통해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다. 당뇨병의 진단 즉시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권고한다. 생활습관 관리 대표적으로 의학영양요법 및 운동요법을 통해 생활습관을 관리할 수 있다. 당뇨병의 진단 즉시 생활습관을 적극적으로 관리하도록 권고한다. [의학영양요법] 의학영양요법은 당뇨병의 자기관리에서 핵심적인 부분으로, 혈당과 혈청 지질 농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체중을 달성 또는 유지하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감소시키는 등 전반적인 건강을 증진하는 데에 목적이 있다. 하루 식사 섭취 횟수, 식사 시 가족 동반 여부, 음주·간식습관 등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개별화된 관리가 필요하다. 의학영양요법을 통해 당화혈색소를 0.3~2% 감소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5~10% 체중을 감량한 34%의 당뇨병 환자와 15%이상의 체중을 감량한 86%의 당뇨병 환자에게서 당화혈색소 6.5%미만 달성이 확인되며 대사 상태도 유의하게 개선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의학영양요법에서는 영양소의 배분보다 하루에 섭취하는 음식의 양(총열량)과 감량한 체중의 유지가 더 중요하다. -과체중이거나 비만한 성인은 5% 이상 체중을 감량하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 총열량 섭취를 줄여야 한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의 섭취 비율은 치료 목표와 선호에 따라 개별화하고, 장기적인 이득을 입증하지 못한 극단적인 식사 방법은 권고하지 않는다.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채소, 콩류, 과일, 유제품의 형태로 섭취한다. -당류 섭취는 최소화한다. -단백질 섭취를 제한할 필요는 없으며,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더 엄격하게 제한하지 않는다. -지방 섭취량의 경우 포화지방산은 총열량의 10% 미만, 고도불포화지방산 또한 10% 미만이 권장된다.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이 많은 식품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으로 대체한다. -나트륨 섭취는 일일 2300mg 이내로 권고한다. -가급적 금주를 권고한다. [운동요법] 운동은 당뇨병 환자의 혈청 지질, 혈압 및 혈류량 등을 개선하여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를 감소시키고, 체중을 줄이는 효과가 있으며, 인슐린 민감성을 증가시켜 혈당 조절을 용이하게 한다. 또한, 인슐린과 경구혈당강하제의 용량을 감소시키고, 근력과 관절 기능의 향상으로 삶의 질을 증진하며, 스트레스를 감소하는 등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저혈당 등의 위험성도 있기 때문에 당뇨병 환자가 운동을 하는 경우 담당 의사와의 상의가 필요하다. 특별한 금기증이 없다면 일반적으로 유산소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중강도로 일주일에 적어도 3일 이상 하는 것이 권장되며, 가능하면 연속해서 2일 이상 쉬지 않도록 한다. 유산소운동은 빨리 걷기, 조깅, 수영,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등 전신 움직임이 필요한 운동을 말한다. 무거운 중량을 드는 것과 같은 운동은 혈압을 악화시키거나 근육, 뼈 등의 손상 가능성이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본격적인 운동이 아니더라도 일상생활 중에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움직이거나 서 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 전후 전신상태를 확인하고, 운동 강도가 변하거나 운동 시간이 길어질 경우 저혈당이나 고혈당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당을 측정할 것을 권고한다. 당뇨병의 예방 먼저 당뇨병의 위험인자인 과체중,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고혈압, 음주, 흡연 등을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당뇨병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당뇨병 고위험군에는 일차적으로 정상 체중의 유지, 식습관 개선, 정기적인 운동을 권장한다. 이차예방은 조기 발견으로, 당뇨 전단계에 해당하는 공복혈당장애, 내당능장애 단계에서 적극적인 개입을 통해 당뇨병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당뇨병이 발생한 사람도 가능한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합병증으로 인한 신체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당뇨 전단계에서도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여러 연구에서 심혈관질환의 위험도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따라서 당뇨 전단계 또한 조기에 발견하여 관리함으로써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예방할 수 있으며 당뇨 관련 합병증과 심혈관질환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 흔히 당뇨병을 ‘생활습관병’이라고도 한다. 유전이나 나이는 우리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체중 감량하기, 운동하기, 적게 먹기, 금연하기, 절주하기, 스트레스 덜 받기 등 생활습관을 개선한다면 당뇨병의 예방에 도움이 되고 당뇨가 있더라도 합병증 없이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장슬아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광역시지부 건강검진센터 자료출처 :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