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의무를 권고로 변경하는 등 코로나 방역 완화조치를 발표했다. 대통령 주재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위기 단계를 ‘심각’에서 ‘경계’로 낮추겠다고 공식 발표한 것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인 6월 1일부터 확진자 격리 기간이 기존 의무 7일에서 권고 5일로 바뀐다. 또 입원 병실이 있는 병원을 제외한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다. 입국 후 PCR 검사 권고도 해제된다.
다만, 고위험군이 많은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또 방역조치가 완화되더라도 코로나19 관련 검사나 치료비 지원은 국민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당분간 유지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지난 2020년 1월 20일 첫 확진자 발생 후 3년 4개월 여만에 대부분의 방역 규제가 사라지는 것으로, 사실상 엔데믹을 선언한 셈이다.
길고도 어두웠던 ‘코로나 터널’을 빠져나와 일상으로의 회복 단계를 맞게 되니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아직 이르다. 코로나19 감염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적으로는 매일 1만명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경주의 상황도 낙관할 수 없다. 5월 들어 경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가 4월 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기준 5월 확진자수는 모두 812명으로 일일 평균 50.8명이 확진됐다. 이는 4월 한 달간 37.9명에 비해 일일 확진자수가 12.9명으로 크게 늘어난 수치다. 격리 해제와 마스크 없는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것을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또 전파력 강한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이르면 2~3년 안에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방역당국이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되는 이유다.
무엇보다 개인과 민간의 자율방역이 더욱 중요해졌다. 타인을 배려하고 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을 감안한다면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는 되도록이면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피하는 것이 좋다. 코로나에 걸렸어도 등교하거나 출근하는 무책임한 일도 없어야 한다. 자율방역이 느슨해진다면 감염병은 다시 고개를 든다. 방역당국 등 관계기관의 지속적인 관심 및 홍보와 함께 손 씻기 등 감염예방을 위한 개인 방역수칙 준수는 계속 돼야한다.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