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경찰서(서장 배기환)는 지난 26일 경주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통안전 홍보포스터 공모전 우수작품에 대해 시상했다. 어린이 대상 교통질서 의식을 확립하고 교통안전 중요성 홍보를 위해 열린 이번 홍보포스터 공모전은 지난 5월 2일부터 6월 3일까지 경주교육지원청의 협조를 통해 한 달간 진행, 22개 학교에서 447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저학년부와 고학년부로 나눠 홍보포스터를 심사해 우수작품 140점을 선발했다. 이날 경주경찰서에서 열린 시상식은 최우수상 수상자 8명에 대해 배기환 서장과 권혜경 경주교육지원청 교육장이 상장을 전달했다. 이번 공모전에서 선정된 우수작품은 한 달 동안 경주경찰서 현관 및 담장 등에 전시한 후 지역주민 교통안전홍보에 활용될 예정이다.
민간인-김종삼 1947년 봄 심야(深夜) 황해도 해주(海州)의 바다 이남(以南)과 이북(以北)의 경계선(境界線) 용당포(浦)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있었다. 울음을 터뜨린 한 영아(嬰兒)를 삼킨 곳.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유월에 읽는 한 편 시의 알 수 없는 ‘수심’(水深) 한 편의 짧은 시를 읽는다. 무심하리만치 담담한 어조의 시가 거느린 슬픔의 내밀함은 얼마나 절절하고 지속적인가? 좌우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겪던 전쟁 발발 몇 년 전, 심야에 배를 탄 한 무리의 민간인들이 있었다. 군(軍) 순시선의 감시망을 피해 칠흑의 밤을 이용하여 사공은 조심조심 노를 저어가고, 38선의 경계를 막 넘으려는 순간, 젖먹이가 울음을 터뜨린다. 부모는 재빨리 아이의 머리를 물속에 밀어 넣는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위해 젖먹이를 산 채로 바다에 희생시킬 수밖에 없었던 부모의 숨죽인 비정과 해일 같은 통곡을 무엇으로 잴 수 있으랴? 한 배를 탔던 사람들이 평생 지니고 다녀야 할 깊은 슬픔은 또 어떻고? 그들뿐이 아니다. 이 이야기를 들었거나 읽는 독자들 “누구나 그 수심(水深)을 모른다” 여기서 수심은 문자 그대로 물의 깊이면서, 수장시킨 영아에 대한 슬픔의 깊이고, 이데올로기가 야기한 비극의 깊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2행 2행의 ‘삼킨’의 주체는 바다일 수도, 부모일 수도, 분단 현실일 수도 있겠다. 시인도 그렇게 월남한 사람 중의 하나다. 시인은 직접 경험했거나 타인의 말을 통해 그 사건을 들었을 것이다. “스무 몇 해나 지나서도”라는 구절은 이 시가 발표된 1971년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인데, 그 사건이 여전히 그의 마음을 괴롭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심하게 6월 25일을 보내고 읽은 일곱 줄짜리 시 한 편! 길이가 짧기에 역으로 슬픔의 파문은 더 깊고 오래 남는다.
내남면 부지1리 정미소에는 느린 속도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오래된 관성처럼 충일한 행복을 찧고 풍족함을 나누던, 해묵은 동네 방앗간은 44년째 민낯 그대로입니다. 아무 치장도 하지 않은 이 동네 아낙네와 같다고 할까요? 정미소 일의 특성상 천정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 건물의 작은 틈새 햇살사이로 깔끄러운 먼지가 날렸던 기억, 따끈한 온기가 남아있는 바로 찧은 쌀에서 나던 구수한 냄새, 거대한 벨트가 요란한 굉음을 내는 도정기계들과 돌아가던, 일반 가옥과는 그 모양새 부터가 달랐던 기억속 정미소는 참 넓었습니다. 부지1리 정미소는 1974년, 당시 부지1리의 필요에 의해 동네 공동자금으로 이 동네 새마을회관에서 지었다고 합니다. 이 정미소에도 우리가 가끔씩 떠올려 회상하는 어제가 그 공간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방앗간’, ‘도정공장’, ‘정미소’라 불리며 작은 마을 곳곳에 남아 있던 정미소는 점차 사라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벼 수매를 해서 건조, 저장에서부터 포장에 이르는 전 과정을 자동화 현대화한 시설인 미곡종합처리장에서 하기 때문입니다. 어린시절 아주 특별한 공간이었던 정미소는 시골마을에서 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계화’된 공간이었습니다. 부지1리 정미소는 유년시절 기억의 정미소 그대로였습니다. 요즘은 거의 찾아보기 힘든 슬레이트 지붕에, 녹이 슬어 시간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함석판으로 시멘트 벽위의 외장을 덧대고 있었습니다. 정미소 안의 벽면과 정미 기계들에는 뻑뻑하고 눅진한 먼지들이 거미줄과 함께 뒤엉켜 있었습니다. 바람에 날린 쌀겨를 왼종일 뒤집어 쓰며 이 정미소를 운영하는 최문환(69)씨의 옷에도 누렇고 찐득한 먼지가 어깨에 내려 있습니다. 부지1리 마을주민들의 간곡한 부탁으로 최씨가 여전히 이 정미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매월 두 번 격주로 토요일에 운영해 마을 주민의 편리를 봐주고 있다고 합니다.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수요는 줄었어도 주민들 양식거리 정도만 일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뽀오얀 분이 깔려 있는 정미소 바닥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최씨는 말합니다. 예전에는 밤낮 주야로 찧어냈지만 지금은 논농사를 많이 짓지 않기 때문에 많이 찧지 않고 부지리 주민들의 식량 정도만 찧는다고요. 그리고 주말엔 대처있는 자식들이 고향에 와서 쌀을 찧어가고 있다고도 합니다. 정미소의 특이한 정서와 장소성은 오늘날 ‘레트로(Retro)’열풍을 타고 활발하게 재활용되고 있는 예가 많습니다. 정미소의 트렌디한 변신이 펼쳐지는 것인데요, 옛 건물의 흔적을 최대한 살린 채 감각적인 요소를 더해 예술 공간 등으로 탄생하는 것이죠. 앞으로 이곳 부지리 정미소의 운명도 알 수는 없겠습니다.
인터넷에 재미있는 영상 하나가 있어 소개한다. ‘플루트 연주자가 대금을 불 수 있을까?’ 하는 제목의 유투브 영상이다. 조회 건수가 8만이 넘은 걸 보니 온라인 상에서도 이슈가 되었던 모양이다. 플루트는 잘 아시다시피 가로로 연주하는 서양의 목관악기 중 하나다. 음색이 경쾌하면서도 우아하고 부드러우면서도 화려한, 오케스트라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선율(旋律)악기다. 한편 순우리말로 젓대라고도 하는 대금(大笒)은 갈대 속청(막)의 진동으로 특유의 소리를 내는 전통 악기다. 국악연주의 중심을 잡아주는 대금은 정악과 산조(시나위젓대)로 구분된다. 다시 말해 아정(雅正)하고 어려운 궁중 음악용과 〈전설의 고향〉 스타일의 민중 음악용으로 나뉜다. 드라마 〈전설의 고향〉이라니 하는 말인데, 필자는 어린 마음에 대금이나 퉁소 소리가 무척 좋았다. 신문에 난 광고를 조심스레 오려들고는 어머니를 졸라 무작정 대금 학원을 찾아갔다. 대학에서 전공자를 지도하며 동시에 일반인을 대상으로 학원도 운영하던 교수님이 조심스레 입을 뗀다. “대금이란 게 참 어려워요, 소리를 제대로 내는 데에 일 년은 족히 걸려요. 이 정도 하는 것만도 대단해요” 십 분이 지났는데도 옥수수 쥐듯 잡은 대금에서 바람 새는 소리만 나니까 좀 더 커서 오라는 의미였다. 자존심(?)이 상한 국민학생(초등학생)은 “그럼 저건 뭐에요?”하고 손가락으로 피브이시(PVC) 플라스틱 대금을 가리켰다. “아, 그럼 저거라도 불러 볼래?” 그렇게 대금과의 인연은 시작되었다. 그리고는 며칠이 안 지나서였다. 정말이지 내가 이걸 왜 배운다고 했나 싶었다. 대금은 이를테면 학(鶴)의 몸통이란다. 그러니 악기를 든 양팔은 학의 고고한 날개다. 대금이 무겁다고 한쪽 팔이 떨어지면 꾸중을 들었다. 두 팔 모두 내려가도 그랬다. 고고한 학이니까 두 팔은 당연히 활짝 펴야 한단다. 손가락으로 막고 눌러야 할 구멍과 구멍 사이도 왜 그리 먼지, 조막손으로 운지(運指)하기가 쉽지 않았다. 목도 왼 어깨에 붙이듯 완전히 꺾어야 했다. 더 난코스는 소리 내는 작업이다. 입술을 최대한 옆으로 편 상태에서 휘파람 불듯 작은 구멍을 동그랗게 만든 다음 2센티미터 정도 너비의 취구(吹口)에 바람을 불어넣는다. 입술 밑 부분으로 구멍의 절반 정도를 막은 상태에서, 바람의 반은 구멍 안으로 나머지 반은 밖으로 빼내야 한다.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너무 세게 불어도 안 되고 그렇다고 약하게 해서도 소리가 안 난다. 여기서 많은 사람들이 포기한다고 한다. 다루기 힘든 대금과의 싸움이지만 가끔은 재미난 사실도 알게 된다. 바로 대금이 똥(!)을 싼다는 사실이 그렇다. 아무리 고고(孤高)한 학이라도 변을 보는 건 어쩌면 자연의 섭리다. 한 번씩 전공자 형들이 교수님 앞에서 연주하는 걸 보곤 했다. 평가를 받는 본인들이야 손가락이 파르르 떨리지만 우리같이 비전공자들은 연주곡보다는 대금 나무 끝에서 침이 언제 떨어지나 그거만 집중한다. 취구를 통해 대금 내부를 돌고 돌아 나온 숨은 결국 침이 되어 떨어지게 된다. TV에서 본 적들이 있으리라. 빨간 한복의 연주복을 우아하게 입은 대금 주자들이 아정한 모습으로 연주하는 모습 말이다. 카메라가 대금이나 연주자의 상체만 비추어서 그렇지 바닥은 여기저기 침으로 흥건하다. 우아한 백조와 물 밑으로 발발거리는 물갈퀴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거다. 대금이 이처럼 아정한 콘셉트를 고수한다면 주책없이 떨어지는 침은 모양새가 좀 그렇다. 더군다나 이런 침이 대금 내부를 태우고 또 녹인다고 한다. 침은 약한 산성(약 6.0pH)인 까닭이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 기적과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 산(酸)으로 썩을 대로 썩은 대나무에서 드디어 옥소리가 나게 되는 거다. 이 얼마나 철학적인 환골탈태인가…. 주지하다시피 서양 악기에 침은 치명적이다. 금관이든 목관 악기든 상관없이 그렇다. 반면에 동양 악기에 침이라는 부산물은 오히려 신(神)의 한 수라서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양악기는 명가(名家)에서 만든 제품만 명기(名器)가 되지만, 동양 악기는 길거리에 흔한 나무작대기라도 침 세례(!)를 퍼붓고 사랑을 주다 보면 어느새 명기가 된다는 말이다. 물론 과장이지만 그렇게 틀린 이야기도 아닌 것 같다.
신라 화랑의 총지도자인 국선(國仙) 김응렴(金膺廉)은 860년 15세(혹은 18세) 때 헌안왕(제47대, 857-861)이 불러 나라 안을 돌아다니면서 본 일을 묻자 선행하는 세 사람에 대해 말했다. 첫째는 남의 윗자리에 있을 만하나 겸손해 남의 밑에 있는 사람이요, 둘째는 부자이면서도 검소하게 옷을 입은 사람이요, 셋째는 권세와 영화를 누리면서도 그 힘으로 사람을 억누르지 아니한 사람이라 하였다. 왕은 그의 어짐을 기뻐하며, 사위로 삼고자 두 딸 가운데 한사람을 택하게 하였다. 응렴은 예쁜 둘째 공주에게 이미 마음이 가 있었지만 범교사(範敎師)의 조언을 들어 첫째 공주를 택해 마침내 신라 제48대 경문왕(재위 861-875)이 되고 그 후 둘째마저 왕비로 삼았다. 삼국유사에 전하는 경문왕의 세 가지 아름다움[三美]과 세 가지 이로움[三益] 이야기이다. 이 세 가지 아름다움은 오늘 날 우리가 깊이 새겨도 지나침이 없을 만큼 고귀한 명언이다. 6.13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국민의 마음이, 시민의 생각이 어떠한지를 충격적으로 느꼈다. 그 많은 공약을 내 걸고 한 표를 구하기 위하여 길거리에 나서서 허리를 깍듯이 굽히거나 큰 절을 하면서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당락이 결정 되고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조용하기만하다. 일부는 감사의 현수막을 붙이고 하루 이틀 다시 길거리 인사를 했으나 선거 전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을 실감하고 있다. 그 이면에 황성동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하게 1위로 당선된 모 시의원 당선인은 수 일째 선거복장을 하고 네거리 뙤약볕에서 연신 머리를 숙이는 모습이 신선한 귀감이 되었다. 처음의 마음 그대로 이어가는 것을 초발심(初發心)이라 한다. 며칠 뒤 내달부터 지방자치단체장과 시,도의원 등의 새로운 임기가 시작된다. 다들 살기 좋은 경주, 발전된 경주를 위해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마음을 세우고 목표를 약속한 만큼 기대가 자못 크다. 늘 지금처럼 초발심을 잊지 않고 경주시민을 위하여 일해 줬으면 한다. 예전 전제왕권시대에는 왕이 모든 권력을 행사했다면 오늘 날의 권력은 국민, 곧 시민으로부터 나온다. 시민 한 표, 한 표가 모여서 우리지역을 이끌어 갈 일꾼을 뽑아 놓은 것이다. 그 일꾼은 주인인 시민을 위해서 머슴처럼 일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130개의 조문으로 되어있다. 헌법의 첫머리 제1조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로 되어 있다. 주권은 물론 권력까지 국민에게 있음을 적시한 이 문구를 시민과 당선자가 깊이 생각하고 받들었으면 한다. 헌법 조문의 그 많은 단어 가운데 ‘권력’이라는 말은 단 한 번 여기에만 등장한다. 왜 그럴까? 권력의 근원과 핵심은 바로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시장이든 시,도의원이든 교육감이든 지역의 지도자로 당선된 사람들에게는 ‘권한’만 있을 뿐이다. 그 직분에 맞게 주어져 행사할 수 있는 제한된 권리가 주어졌음에도 지난날 우리는 권력을 행사한 숱한 지도자를 보아왔다. 권력을 행사하면 시민은 그 권력에 저항한다. 신라 성덕왕(제33대, 702-737) 때 수로부인을 용왕이 납치해 가자 해가(海歌)를 지어 여러 사람이 부르니 놓아 주었다는 설화가 삼국유사에 전한다. 덧붙여 ‘옛말에 여러 사람의 입은 쇠도 능히 녹인다 하였으니, 용이라 한들 어찌 이를 두려워하지 않겠는가. 모름지기 지역의 백성을 모아 노래를 지어 부르며 막대기로 언덕을 치면 부인을 찾을 것이라’고 하고 있다. 곱씹어 보면 당시 지역 백성들의 저항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은 선거를 통한 표의 행사가 하나 더 있는 만큼 초발심을 잃은 지도자는 다음번 선거에서 시민의 심판을 받게 마련이다. 어질었던 응렴은 왕이 되고나자 그 전의 마음은 오간 데 없이 사라졌던 모양이다. 막상 권력을 잡자 귀는 걸어 잠그고 정사는 돌보지 않은 채 간신배들과 놀아났으리라 짐작된다. 경문왕은 밤마다 뱀과 함께 잠을 청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는 혀를 날름거리는 뱀, 곧 듣기 좋은 소리만 하는 간신의 무리들과 밤낮으로 지냈다는 암시적 표현으로 해석된다. 그리하여 이 왕대에는 민심이 흉흉해져 여러 차례 반란이 일어나고 나라가 혼란스러웠다.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갑자기 도림사의 대나무가 바람에 바스락일 때마다 이 소리가 신라 서울에 메아리처럼 퍼졌다. 경문왕은 듣기 싫어서 대나무를 다 베어내고 산수유를 심었으나 “우리 임금님 귀는 길다”고 계속 소리가 났다고 한다. 왕비는 물론 궁궐에 시중들던 사람들조차 모르던 임금님의 귀에 대한 비밀을 왕의 모자를 만들던 복두장이가 보고 참다못해 도림사 대나무 숲에 가서 외쳐서 그렇다는 설화이다. 이와 비슷한 설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도 있다. 그리스 신화에 프리지아의 왕 마이더스(Midas)가 당나귀 귀였다는 이야기와 중세 페르시아 책인 이스칸다르나메(알렉산드로스의 책)에 귀가 긴 이스칸다르(알렉산드로스 대왕) 이야기가 있으며, 아시아 여러 곳에도 퍼져 있다. 이야기는 한마디로 소통의 부재를 설파하고 있다. 즉 달콤한 한쪽으로만 귀를 열어 둔 채 백성과의 교감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듣지 않은 것을 빗대어 만한 것이며, 모든 정사를 비밀로 부쳐 독단적인 권력을 행사한 것을 설화로 남긴 것이다. 지난 선거에서 당선한 우리 지역의 지도자는 이 설화의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처신의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압도적인 표차로 당선이 되었거나 역대 최저의 낮은 득표율로 당선이 되었던지 우리 지역의 일꾼인 만큼 반대에 섰던 사람들도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을 해야 할 것이다. 당선자도 시민의 민의를 겸허히 수렴하여 화합과 통합의 정치가 필요하다. 어질었던 경문왕의 당나귀 귀처럼 되지 않도록 지도자다운 역할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조선 영조 때의 실학파 학자 홍대용은 훌륭한 목민관(牧民官)이 되려면 긍심(矜心) 즉 뽐내는 마음과 권심(權心) 즉 권세를 쥐고자 하는 마음, 승심(勝心) 즉 매사에 이기고자 하는 마음, 이심(利心) 즉 인간관계에서 절대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만 챙기겠다는 이 사독심(四毒心)부터 버려야 한다고 했다. 옛 신라에 국왕이 허름하게 차려입은 스님에게 오만한 태도로 대하다가 낭패를 당한 일이 있었다. 목민관도 아닌 국왕으로서는 마땅히 가져서는 아니 될 자세였는데…. 효소왕 6년(697)에 망덕사를 완성하고 낙성회가 있었다. 왕이 친히 가서 공양하는데, 행색이 누추한 어떤 비구가 몸을 움츠리고 뜰에 서서 말했다. “소승도 이 재(齋)에 참석하기를 원합니다.” 왕이 그에게 맨 끝자리에 앉기를 허락했다. 재가 끝날 무렵 왕은 그를 놀리며 이렇게 말했다. “그대는 어디 사는가?” “비파암*에 있습니다.” “이제 어디가든지 다른 사람들에게 국왕이 친히 불공하는 재에 참석했다고 말하지 말라.” “폐하께서도 역시 다른 사람에게 진신 석가를 공양했다고 이야기하지 마십시오.” 말을 마치자 비구는 몸을 솟구쳐 하늘로 올라가 남쪽을 향하여 가버렸다. 허름하게 차려입은 비구가 바로 부처님이었던 것이다. 왕이 놀랍고 한편으로는 부끄러워 동쪽 산으로 올라가서 그가 간 곳을 향해 멀리서 절을 하고 사람을 시켜 찾게 하니, 그는 남산 삼성곡, 혹은 대적천원이라고 하는 바위 위에 이르러 지팡이와 바리때를 놓고 숨어 버렸다. 사자(使者)가 와서 복명하자 왕은 석가사를 비파암 밑에 세우고, 또 그의 자취가 없어진 곳에 불무사를 세워 지팡이와 바리때를 두 곳에 나누어 두었다. 세월이 흘러 일연스님이 이곳을 찾았을 때 석가사와 불무사는 있으나 지팡이와 바리때는 없어졌다고 하였다. 경주 시내에서 내남쪽으로 6Km쯤 가면 비파마을이 있다. 이 마을에서 금오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골짜기를 비파골이라고 한다. 비파마을에서 비파골로 1.2Km쯤 올라가면 왼쪽으로 비파를 세워놓은 듯한 바위를 볼 수 있는데 이 바위가 비파암이다. 여기에서 100m쯤 되는 곳에 높은 축대가 있으니 이곳이 석가사 터이다. 계곡 쪽으로 2기의 3층석탑이 허물어져 흩어져 있다. 비파암 뒤쪽으로 또 하나의 절터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불무사 터이다. 절터 아래로 기와조각이 흩어져 있다. 『삼국유사』 기록에 의하면 신라 땅에는 전불칠처가람이 있었고 자장법사가 문수보살을, 의상스님은 관음보살을 친견한 적이 있다. 그리고 문무왕 때 분황사의 계집종이었던 광덕의 부인은 관음보살의 응신(應身)이었으며, 경덕왕 때 벼슬이 아간인 귀진의 집에 있는 계집종 욱면은 관음보살의 화신(化身)이었다. 또 이곳 망덕사 낙성회에는 진신석가가 누추한 스님의 모습으로 참여하기도 하였다. 당시 신라는 불보살이 여기저기 모습을 드러내었으니 바로 부처님의 나라였던 것이다. 그래서 불국사(부처님 나라의 절)도 있었던 것이다. *경주 서남산 비파계곡 위쪽에 있는 바위로 동경잡기에 의하면 바위의 모양이 비파와 같이 생겨서 비파암이라고 한다.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지역 해수욕장을 비롯한 각종 유원지시설이 본격적인 손님맞이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여름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사전 지도 단속이 요구된다. 경북도 동해안 25개 해수욕장은 이달 23일 포항시 6개 해수욕장 개장을 시작으로 경주지역 5개(오류, 전촌, 나정, 봉길, 관성) 해수욕장은 오는 7월 13일 개장을 앞두고 있다. 경주지역에는 이외에도 산내면 동창천, 토함산 휴양림 계곡, 대형 물놀이시설뿐만 아니라 지역 곳곳에 무더운 여름을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바다와 강, 계곡이 산재해 있어 많은 피서객들이 찾고 있다. 경주시도 본격적인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 간 물놀이 관리지역을 점검하고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물놀이 안전관리 비상근무반(T/F)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다. 비상근무반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 휴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비상근무체계를 가동한다고 한다. 그리고 총 5개소(양북1, 산내4)의 물놀이 관리지역의 순찰활동과 정보 수집을 실시하고 유관기관 및 민간단체와 협력해 사고예방과 사고 시 신속하게 대처하기로 했다. 또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을 중심으로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지속적인 비상근무반의 순찰로써 물놀이 취약지역의 집중감시 및 안전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매년 관계기관이 여름철 수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시설점검과 안전요원 배치 등 철저한 준비에도 불구하고 물놀이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것은 안전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경주는 여름 휴가철 전국의 축구 꿈나무들의 모이는 화랑대기 전국축구대회를 비롯해 역사문화탐방과 바닷가를 찾는 가족단위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따라서 이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휴가를 제공해 주는 것은 안전경주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또 해수욕장 샤워시설, 화장실, 휴게실 등 각종 편의시설은 피서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막바지 점검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여름철에는 수인성-식품매개 감염병의 집단 발생이 잦은 만큼 피서객 대상 업체들을 대상으로 각종 식품안전과 위생청결상태 등을 꼼꼼히 검사하고 지도해 경주를 찾는 여름철 방문객들이 건강하게 피서를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6.13지방선거 이후 새롭게 구성된 제8대 경주시의회가 7월 4일 개원된다.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새로 구성된 경주시의회는 기존 자유한국당의 일당독식 구도와는 달리 더불어민주당(4명), 무소속(2명) 의원들이 가세해 시민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비례대표 시의원 1명을 제외한 국회의원, 시장, 도의원, 시의원 모두 특정정당으로 구성됐던 과거 경주지역 정치구도는 역할여부를 떠나 시민들로부터 늘 경계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를 통해 현장 최일선에서 민의를 살피고 수렴해 이를 시정에 반영하도록 하는 경주시의회에 처음으로 민주당 소속 의원 4명이 진출해 새로운 분위기가 예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번에 구성된 경주시의회 의원들이 서로 성향이 다른 정당이기에 자칫 대립으로 이어져 시끄러울 수도 있다는 우려도 하지만 오히려 견제와 협치를 통해 민의의 전당을 발전시킨다면 이는 지방자치제의 발전 차원에서 바람직한 흐름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의원들은 기초의회는 정치적 헤게모니의 장이 아니라 주민을 대표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좋은 방안을 내놓아야 하는 민의의 전당이라는 점을 먼저 주지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당리당략으로 인해 소모적인 의회가 된다면 시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다. 기초의회는 조례안, 동의안, 계획안, 결의안, 건의안, 예산안, 결산안 등 각종 의안을 처리하고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의 업무수행을 감사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지방자치제의 지향점은 주민자치권을 강화해 주민들이 지역의 주권자로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이 기초의회이며, 의원들이 주민들을 대신해 의정활동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의원들의 의정활동은 주민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제 제8대 경주시의회가 출범한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주시민들이 왜 경주시의회를 일당독식이 아닌 새로운 정당에게도 기회를 주었는지 의원들 각자가 직시하고 그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
어서오세요 봉황장터에(2)
경주지역 어르신들의 숙원사업이었던 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이 지난 27일 준공식을 갖고 정식 개관했다.준공식은 최양식 시장, 최임석 노인회 경주지회장을 비롯한 시·도의원과 유관 기관단체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경주시노인종합복지관은 최 시장의 노인복지 공약사업으로 지난 2011년 기본계획 수립 후 2013년 부지..
경주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를 활용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 관심이 쏠렸다.경주시는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지역산업 기여방안 최종 보고회를 26일 개최했다.이번 보고회는 경주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를 활용해 지역산업 기여방안을 찾기 위한 것으로 시 실무부서장, 경주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6.13지방선거의 평가와 대응’이라는 주제로 경북정책연구원과 지방분권운동대구경북본부에서 공동주최한 토론회가 지난 26일 동국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이날 토론회는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하세현 교수를 좌장으로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장우영 교수가 ‘제7회 지방선거에서의 정치지형 변화와 대응방안’, ..
장마의 시작, 농산물 다치면 안돼~!
경북도는 지난 18일 향토뿌리기업 육성위원회 심의를 거쳐 경주 코모도호텔을 비롯한 6개소를 2018년 향토뿌리기업과 산업유산으로 신규 지정했다.이번에 신규 지정된 곳은 향토뿌리기업 2곳, 산업유산 4곳 등 모두 6개소다.경북도는 지난 2013년 전국 최초로 경상북도 향토뿌리기업 및 산업유산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대를..
화랑교육원(원장 박두진)은 지난 25일 화랑관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부정청탁금지법 및 공무원행동강령 교육을 실시했다.이번 교육은 부정청탁금지법에 대한 공직자 교육을 통해 부정부패에 대한 경각심을 환기시키고 청렴의식을 강화해 청렴이 기본이 되는 깨끗한 경북교육 실현을 위해 마련됐다.이날 국민권익위원회 청..
동궁과 월지의 야경을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30분 연장된다.경주시시설관리공단은 7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2개월간 동궁과 월지(안압지)의 개장시간을 오후 10시 30분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매표와 입장 마감시간은 오후 10시까지다.야간 개장시간 연장으로 여름 휴가철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도심의 소음과 불빛이 ..
경주교육지원청(교육장 권혜경)은 지난 23일 학생, 학부모, 교직원이 함께하는 2018학년도 경주향토문화 제2차 답사를 실시했다.경주지역 향토 문화를 사랑하는 초, 중, 고등학생, 자녀와 함께 손을 잡고 나선 학부모 그리고 각급 학교 인솔교사, 교육지원청 관계자, 경주문화연구교사모임 해설사 등 140여 명이 외동지역 ..
안강전자고(교장 강성호)는 지난 24일 부산 공간정보(대표이사 하상현)와 드론교육 지원을 위한 전문기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지난 15일 미래무인항공과 업무협약에 이어 두 번째다.협약으로 양 기관은 항공 촬영 자료를 활용한 3D Mapping을 통해 공간정보를 분석하고 이를 3D 프린터로 표현할 수 있는 인재 양성과 교육 ..
경주교육지원청(교육장 권혜경)은 지난 23일 초·중·고등학교 특수교육대상 학생과 학부모 및 형제자매 등 27가족, 80여 명과 함께 포항시 일원에서 '열 손가락 행복 만들기'라는 주제로 가족지원프로그램을 개최했다.이날 참가 가족들은 포항전통문화체험관에서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평소에 가지지 못한 색다른 ..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는 지난 4월 16일 제4차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갔던 신월성 1호기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24일 오후 08시 45분 발전을 재개 했다고 밝혔다.신월성 1호기(가압경수로형·100만㎾급)는 계획예방정비기간 동안 연료교체 및 발전설비 전반에 대한 기기 점검, 정비 및 설비개선 작업과 원자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