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청년포럼(회장 김형섭)과 산내면 대현3리(이장 이영현) 동곡마을은 지난 17일 동곡 마을회관에서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자매결연식에는 경주청년포럼 회원과 동곡마을 주민, 설동근 산내면장, 김병철 신경주농협 조합장, 최현식 산내면 이장협의회장, 이순순 산내면 새마을부녀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이날 자매결연식을 기념해 경주청년포럼이 마을 어르신들을 위해 실버카 10대를 기증해 의미를 더했다. 이번 자매결연은 9.12 지진으로 무너진 동곡마을 안길 돌담을 평소 지역사회에 많은 봉사를 하는 경주청년포럼과 인연이 닿아 돌담 보수 자원봉사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경주청년포럼은 일회성 봉사가 아닌 마을 어르신들께 지속적인 지원과 봉사를 위해 창립 10주년 기념사업으로 자매결연식을 제안해 그 결실을 보게 됐다. 김형섭 회장은 “이달 29일에는 회원 30여 명이 참여해 돌담보수 자원봉사를 할 예정이다. 이번 자매결연식을 통해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동곡마을 어르신들의 편안한 삶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앞으로도 불편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해 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동근 산내면장은 “청년들의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과 봉사정신에 깊은 감동을 했다. 행정에서도 동곡마을뿐만 아니라 산내면 모든 마을이 살기 좋은 곳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콘크리트 바닥이 금이 가는 까닭은 단단한 등딱지가 쩌억, 쩍 갈라지는 까닭은 밑에서 쉬지 않고 들이받는 머리통들이 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가 땅을 덮고 누르기 전 그곳에 먼저 살던 원주민이 있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밑에 깔린 수많은 물줄기들이 봄이 오면 깨어나 밖으로 솟구쳐 나오려다 목이 꺾여 죽으면 새 물줄기들이 몰려와 다시 들이받기 때문이다. 물렁물렁한 물대가리들이 치받는 힘에 딱딱한 콘크리트가 간지러워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바위를 뚫는 물방울의 시간이 솟구쳐 콘크리트가 들썩거리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갈라진 자리마다 푸른 물줄기가 새어 나온다. 물줄기는 분수처럼 솟구쳐 포물선을 그리지만 땅바닥에 뚝뚝 떨어지지는 않는다. 쉬지 않고 흔들려도 떨어지지는 않는다. 포물선의 궤적을 따라 출렁거리는 푸른 물이 빳빳하게 날을 세운다. 약한 바람에도 눕고 강한 바람에도 일어난다. 포물선은 길고 넓게 자라난다. 풀줄기가 굵어지는 그만큼 콘크리트는 더 벌어진다. 연하고 가느다란 풀뿌리들이 콘크리트 속에 빨대처럼 박히자 커다란 돌덩어리가 쭉쭉 콜라처럼 빨려 들어간다.
저기 저 노란 치마를 입은 꼬마 숙녀 보이시나요? 웃고 있는 얼굴이 참 사랑스럽네요. 벤치에 앉아 계신 아저씨는 고민이 있는지 뭔가 골똘히 생각 중이시네요. 자, 여러분 눈앞에 펼쳐진 이 세상은 얼마나 견고한 지 생각해 본 적 있나요? 얼마나 객관적이며 또 얼마나 사실적인지에 대해 의심해 본 적은요? 오늘은 ‘인식(認識)’이라는 키워드로 나와 세상 이 둘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해요. 흔히 드라마에도 그런 장면이 있잖아요. 저 청년이 알고 봤더니 내 아들이고, 사랑하는 여자가 알고 보니 내 이복동생이었다면 얼마나 황당하겠냔 말이죠. 세상을 탐험하기에 앞서 먼저 나의 인식 도구들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먼저 체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시작부터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배에서 꼬르륵하고 배고프다는 신호를 보내니 s___p가 스프(soup)처럼 보입니다. 가족과 함께 외식을 가던 길에 귀여운 개를 좀 쓰다듬었더니 같은 글자가 비누(soap)로 보이네요. 눈은 있는 그대로 보기보다는, 어쩌면 내가 보고 싶은 대로 보는 것 같습니다. 로또 번호가 겨우 두 개만 맞았지만 ‘그래, 이번에 두 개 맞았으니 다음번엔 반드시 대박을 친다는 사인(sign)일 거야, 그 많은 돈으로 뭘 하지?’ 하며 또 로또를 긁는다고 합니다. 코요? 감기라도 걸렸다면 코는 있어도 냄새를 전혀 맡을 수 없습니다. 멀쩡해도 문제입니다. 가령 삼겹살 식당에 들어서자 확 풍겨오는 고기 냄새에 잠시 머뭇거립니다. 하나뿐인 양복에 냄새가 배면 안 되는데 하고 주저합니다. 웬걸요, 앉은 지 5분도 안 되어 냄새는 온데간데없습니다. 코에 냄새가 익숙해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이미 옷에는 냄새가 속속들이 밴 것도 물론입니다. 귀는 또 어떤가요? 소리가 너무 커도 우리는 들을 줄 모릅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소리는 당연히 지구가 자전(自轉)하면서 내는 소리일 텐데, 그 큰소리는 귀가 들을 수 있는 가청 주파역대를 벗어났기 때문에 지구에 사는 우리는 전혀 듣지 못합니다. 피부라고 다르지 않습니다. 영하 5도에 피부가 노출되었다고 가정하면 생각만 해도 짜릿하지만, 영하 30도에 있다가 경험하는 영하 5도는 차라리 따뜻하다고 느껴질 것입니다. 우리 피부나 촉감(觸感)도 똑같습니다. 압권은 미각(味覺)이 아닐까 싶은데요. 한 친구가 다른 친구 몰래 이온음료인 포카리스*트에다 오렌지 주스를 섞어서 건네줍니다. 그 이상한 조합을 모르는 친구가 말합니다. “이 망고주스 진짜로 맛나네” 재미를 느낀 친구는 몰래 우유를 살짝 섞어서 다시 건네줍니다. 그걸 마신 친구는 블링블링한 눈빛을 하고는 이렇게 외칩니다. “오빠야, 내 줄라꼬 바나나 주스도 가져 왔나?” 세상을 바라보고 맛보며 만져보는 우리 오감(五感)은 사실 믿을 게 못 됩니다. 한결같지도 않고 절대적이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어설픈 도구로 세상을 제대로 볼 수는 있는지, 또한 그렇게 드러난 세상은 과연 왜곡 없이 완벽한 그것일지는 아무도 보장 못합니다. ‘나와 세상’은 불교적 관점에서도 부정적입니다. 나와 세상을 이어주는 장치로 눈, 귀, 코, 입, 피부, 마음을 6근이라고 합니다. 눈 코 등 6개 채널과 쌍(pair)을 이루는 색(色), 성(聲), 향(香), 미(味), 촉(觸), 법(法)을 6경(境)이라고 합니다. 눈으로 맛을 볼 수는 없는 것처럼 눈에는 색깔, 귀에는 소리, 입에는 맛이 서로 쌍을 이루는 거죠. 6근이 ‘나’라면 6경은 ‘세상’입니다. 세상을 경험하는 내 인식 도구들이 시원찮으니 세상도 당연히 불완전합니다. 개인 단위만 그런 게 아닙니다. 각각의 내가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과 타인의 그것은 절대 동일하지 않습니다. 이걸 6식(識)이라고 합니다. 누구는 신김치를 좋아하지만 누구는 덜 익은 김치만 먹는 이유입니다. 지구 위에 함께 살고 있지만 각자 만지고, 먹고, 생각하는 방식만큼이나 다양한 세상이 공존(共存)합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 모른다’는 속담은 시도하는 만큼 완전한 소통은 어려움을 에둘러 표현한 금구(金口)입니다.
한형조 교수의 『붓다의 치명적 농담』에 이런 글귀가 있다. “우리가 눈이 있어 사물을 보게 되고, 귀가 있어 소리를 듣는 것이 아니라, 보려는 ‘욕망’이 눈을 만들었고, 들으려는 ‘의지’가 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을까요. 보려는 욕망이 없으면 사물은 보이지 않습니다. 코앞에 두고도 언제 있었더냐 싶지요. 귀도, 코도, 혀도, 몸도, 의식도 다 그렇습니다.” 불국사라고 하면 석탑과 축대 그리고 전각과 그 안에 모셔진 불상에만 관심을 갖는다. 하지만 이곳 불국사에는 이 외에도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 참 많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그냥 스쳐 지나가기에는 너무 소중한 것이지만 누구나 볼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보려는 욕망이 있어야 보인다. 불국사에는 3개의 석조(石槽)가 있다. 석조는 돌로 만든 물통으로 때로는 목욕을 위한 욕조로 쓰였다는 이야기도 있으나 주로 공양이나 찻물을 받아놓고 사용했다. 불국사박물관과 당간지주 옆, 그리고 미술관(기념품 매장) 뒤쪽 3군데에 석조가 있다. 이 가운데 불국사박물관에 있는 석조는 동편 대웅전 진입로 옆에 있었는데 신라의 석조 가운데에서도 걸작에 속한다. 보물 제1523호로 지정된 이 석조가 원래 있던 자리에는 새로 만든 석조가 놓여있다. 비슷하게 만들면 ‘모조’, 원래의 것과 같게 만들면 ‘복제’라고 한다. 이 석조는 원래의 것과 같으니 복제 석조라고 해야 할 것이다. 신라의 석조는 대체로 장방형을 기본형으로 하면서 바깥 면에 커다란 안상을 새기거나 석탑의 우주와 탱주 같은 새로 구획선을 새긴 형식이 일반적이지만, 이 석조는 네 귀를 모두 굴곡시켜 꽃 모양으로 만들고 몸체의 바깥 면에는 옆으로 띠를 둘러 구획을 짓고 아래 띠 속에 각각 6개와 3개씩의 안상을 새겨 놓았다. 안쪽의 옆면에는 연꽃을 음각하고 바닥에도 커다란 연꽃을 가득히 음각하여 물이 찼을 때는 마치 연꽃이 떠 있는 듯하였다. 당간지주 옆에 있는 석조는 매우 소박하고 정갈하다. 바깥 면에는 4면 모두 우주가 새겨져 있고 가운데 탱주가 1개씩 있다. 주변에 물이 공급되는 수로(水路)가 없어 본래의 위치가 아니고 다른 곳에서 옮겨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석조의 앞에는 직사각형 모양의 석판이 있다. 윗면의 둘레에 사각형의 홈이 파여 있어 마치 석조의 뚜껑처럼 보인다. 그러나 석조의 윗부분과 아랫돌 홈이 파진 부분의 규격이 서로 맞지 않고, 이렇게 무거운 뚜껑을 덮었다가 사용할 때는 열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기에 뚜껑의 용도는 아니었을 것이다. 석조의 아랫부분에 물이 빠질 수 있는 홈이 파여 있는데 이 홈에서 빠져나온 물이 석판의 파인 부분을 통해 빠져나가는 수로의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이 되나 꼭 그런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미술관 뒤 화장실로 가는 길 왼쪽으로 또 다른 석조가 있다. 이 석조는 2개가 나란히 놓여있는데 높이를 달리하여 큰 석조에서 고인 물이 떨어져 작은 석조에 고였다가 다시 아래로 빠져나가게 되어 있다. 큰 석조는 아무런 장식이 없고 안쪽의 모서리를 둥글게 하여 전체적으로 깔끔하고 산뜻한 느낌을 준다. 반면에 아래쪽 작은 석조는 보물로 지정된 석조처럼 장식이 있다. 물이 고이는 안쪽은 비스듬하게 곡면으로 처리되었으며 바깥쪽 넓은 면 한쪽에는 큼직한 안상무늬를 2개 새겨놓았다. 석조의 안쪽에 희미하게 연화문인 듯한 문양이 보이지만 육안으로는 판별이 어렵다. 순천 선암사 석조는 네 단으로 하여 쓰임에 따라 물을 뜨는 곳이 달랐다고 한다. 제일 위의 단은 찻물로 사용하며 두 번째 단은 마시는 물이고 세 번째 단은 일반물이며 네 번째 단은 허드렛물로 사용한다고 한다. 이 2단의 석조도 선암사 석조와 같이 그 쓰임이 각각 달랐던 것은 아닐까?
공자가 노(魯)나라에서 서쪽 위(衛)나라로 유세하러 갔을 때 공자의 제자 안연(顔淵)이 사금(師金)이란 벼슬아치에게 공자의 유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으니 사금은 “이번 유세는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며 대략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물길을 갈 때는 배를 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고, 육로를 갈 때는 수레를 타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이 없는데 주(周)나라와 노(魯)나라의 차이는 배와 수레의 차이임에도 배를 육지에서 밀고 가려는 형상이라 애는 쓰지만 공은 없을 것이다.(노이무공:勞而無功) 장자의 천운(天運)편에 나오는 고사이다. 이 말은 한마디로 노력에도 불구하고 물거품이 된다는 말로서 우리 속담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 본다’는 말과 같다. 경주는 그동안 수도 없이 이처럼 지붕만 쳐다보고 있어 안타깝다. 지난 4월에 정부는 부산과 울산에 걸쳐서 경수로 원전해체연구소를 건설하기로 하고 경주에는 우는 아이 떡고물 주듯이 중수로 원전해체연구소를 설립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그동안 어린아이를 뺀 경주시민 전체에 해당하는 22만여 명의 서명을 받아 관계기관에 전달하는 등 6년여 원자력해체기술연구센터(원해연) 유치에 들인 공이 한순간에 날아간 것이다. 어디 이뿐이겠는가. 경마장은 치열한 경쟁 끝에 1992년 경주로 결정되었으나 발굴과정에서 문화재로 인해 중단되자 정부는 경주 내에 다른 장소를 물색하기는커녕 아예 부산·김해로 옮겨 버렸다. 1997년에는 관광산업의 핵심이라며 카지노장 유치에 힘을 쏟았지만 강원도 정선의 손을 들어 주어야 했다. 2004년에는 태권도공원 경주유치에 사활을 걸다시피 하였으나 이 또한 공염불이 되었다. 택견을 비롯하여 금강역사상의 품새가 같다는 등 여러 가지 설득력 있는 호소를 하였음에도 전북 무주에 빼앗겼다. 그나마 중저준위 방사능 폐기물처리장(방폐장)은 주민투표 끝에 군산을 누르고 성공을 거두었다. 이의 위험성이나 폐해는 뒤로하더라도 특공작전을 펼치듯 한 신경전과 강제·공개성 사전투표를 추진한 덕에 무려 90%에 이르는 절대적 찬성을 이끈 결과이다. 하지만 정부의 그 많던 장밋빛 약속과 청사진은 간데없어 지금 경주시민은 속았다는 생각뿐이다. 2000년대 중반에는 경상북도청 유치에 전력 질주했으나 똘똘 뭉친 경북 북부권 때문에 시민들의 가슴엔 멍만 들었다. 2006년에는 경북도청 제2청사 동남권 유치 경주위원회를 만들고 힘을 모았으나 실패의 거듭이었다. 금년 들어서는 지난달,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유치실패라는 쓰라린 흉터를 훈장처럼 하나 더 달았다. 매번 국책사업 유치에 경주는 전방위적으로 유치운동을 펼쳐왔다. 관변단체를 비롯하여 각종 모임을 총동원하여 현수막을 내 걸고 유치 시위를 하는 등 비용과 용쓰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객관적인 입장에서 보면 경주가 나름의 현실성 있는 설득력과 그럴듯한 유치환경을 가지고 있었으나 결정에는 언제나 정치적인 물결이 좌우하고 있었음을 떨칠 수 없다. 유치운동 때마다 쏟아부은 비용과 노력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기에 유치실패에 따른 시민들의 정부 불신과 스트레스 또한 엄청났다. 이러한 잠재적 손실은 누가 보상하며, 어디에 호소해야 할까. 패자는 말이 없기에 더욱 가슴만 아프다. 경주는 언제까지 닭 쫓던 개 꼴을 해야만 한단 말인가. 노이무공이 되지 않으려면 경주시는 치밀하고 성공하기 위한 기획을 해야 한다. 안이하게 역사에 기대거나 관광여건을 등에 업던 시절은 갔다. 신라왕도이니 양반도시니 하던 케케묵은 자만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경주가 겨우 인접한 몇몇 도시의 지지를 얻어 내거나 도내 도시간에 경쟁까지 해야 할 때 다른 도시는 도내 전체 시군의 지지를 받고 도청까지 발 벗고 나섰으니 어찌 강한 화살 하나가 연한 여러 개의 화살을 이길 수 있을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가지 전투를 해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의 명언처럼 앞으로는 경쟁도시를 철저히 분석하고 우군을 확고하게 확보하는 등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 무슨 난장판에 깃발 걸듯이 우르르 떼거지로 볼썽사납게 홍보를 해대지 말고 품격있고 호소력 있는 홍보를 하자. 가진 것보다 몇 곱절 많은 것처럼 포장도 잘하여 정부를 혹하게 하자. 경주에는 천연기념물 제540호 경주개 동경이가 있다. 사람을 잘 따르고 용맹스럽기 그지없다는데, 지금 히죽히죽 비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는 일이 개판이라 닭 쫓던 개 꼴이군. 어디 동경이가 얼굴 들고 살겠나”
19. 子張問曰 令尹子丈 三仕爲令尹 無喜色 三已之 無慍色 舊令尹之政 必以告新令尹 何如 子曰忠矣 曰仁矣乎 曰未知 焉得仁 자장이 문왈 令尹子文 삼사위영윤이나 무희색이라. 삼이지 무온색이라. 구영윤지정을 필이고신영윤하니 하여오? 자왈 충의라. 왈 인의호이까? 왈 미지라. 언득인이리오? <주석> 令尹子文 :令尹은 官名으로 초나라의 上卿으로서 執政者이다. 子文은 성은 鬪(투)이고 이름은 穀於菟(곡어토)이다. 仕 :동사로 취임이다. 已之 :벼슬을 그만둠을 가리킨다. 未知焉得仁 :겨우 그 충성스러움은 알지만 그 밖의 것은 상세히 모른다. 仁하다고는 하지 못한다. 崔子弑齊君 :제나라 대부 崔杼(최저)가 그의 임금 장공을 죽인 것을 말한다. 陳文子 :이름은 須無. 제나라 대부이다. 十乘 :40匹. 違 :떠남이다. 猶吾大夫崔子也 :타국의 집정 대신들도 또한 최자처럼 그 임금을 죽이고 난을 일으키고자 함을 말한다. 之 :앞으로 가다. 淸矣 :난을 떠나 다스림을 구하여 그 몸을 더럽히지 않음을 말한다. <번역> 자장이 물었다. 초나라 영윤 자문은 세 번 영윤에 취임하였지만 기뻐하는 안색이 없었고 세 번 직위를 그만두게 되어도 성내는 안색이 없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영윤이 되었을 때의 정황을 새로 오는 영윤에게 반드시 일러 주었습니다. 어떠합니까? 공자께서 대답하셨다. 충성되다. 다시 물었다. “어집니까?” 대답하셨다. “모르겠다. 어찌 어짊을 얻었다고야 하겠는가?” 최자가 제 나라의 임금을 죽이니 진문자는 말이 십승이나 있으면서도 이를 버리고 그 나라를 떠나갔습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곧 말하기를 “우리 대부 최자와 같다” 하고는 떠나갔습니다. 다른 나라에 가서 곧 또 말하기를 “우리 대부 최자와 같다”하고는 떠나갔습니다. 어떠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깨끗하다” “어집니까?” “모르겠다. 어찌 어짊을 얻었다고야 하겠는가?” <묵상> 초나라의 영윤 자문과 제나라의 대부 진문자의 이야기이다. 자문의 충성됨과 진문자의 맑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충성과 이 맑음으로도 인의 경지에는 이르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그럼 인의 경지는 얼마나 깊고 높은 경지인가? 우리 범인으로서는 상상이 어려운 경지이다. 이렇게 상상도 어려운 경지를 어떻게 범인이 도달할 수가 있는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근처에라도 도달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하루 하루 노력하는 자세, 그게 중요한 게 아닐까?
2005년 11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경주유치 인센티브로 정해졌던 방폐장유치지역지원사업이 지지부진한 채 하세월이다. 방폐장 지원사업은 2007년 55개 사업 3조4350억 원(이후 사업변경으로 2908억원 규모) 규모가 확정됐다. 그러나 최근 경주시가 제출한 경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원사업이 확정된 후 12년이 지난 올해까지 완료된 사업은 33개 1조2062억 원, 추진 중인 사업은 22개 2조846억 원 규모로 밝혀졌다. 시는 그동안 방폐장 지원사업을 현재 진행형으로 여겨 왔지만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의 추진 중인 사업의 실상은 차마 거론하기가 난감할 정도다. 신라그랜드바자르 조성, 라원 조성 등은 추진되지 않은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사업목록에 있는가 하면 전통도자기 전승 공방마을 조성사업은 현재까지 용역비 1억3000만원을 사용한 것이 고작이다. 세금만 낭비하고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여 진다. 이번 행감에서 드러난 것은 이뿐만 아니다. 에너지박물관(사업비 2000억원) 조성은 시가 시의회 동의 없이 사업을 수차례나 변경한 후 다시 결정한 에너지과학연구단지 조성을 위한 부지매입, 복합스포츠단지 조성, 양북면 지역개발사업 등 3개 사업도 현재까지 진척된 것이 하나도 없다. 제대로 추진하기 위해 사업을 변경했지만 이 또한 되는 것이 없다는 것이 작금의 방폐장 지원사업의 현주소다. 지역 발전이라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했던 양성자가속기사업 또한 어떤가? 총사업비 3143억원 중 예상치도 못한 경주시 예산이 982억 원이나 투입됐다. 이 예산은 피 같은 방폐장유치지역지원금 3000억 원에서 나갔다. 그러나 양성자가속기 1단계 사업이 완료됐지만 지역에 경제적 파급효과가 거의 없다. 정부의 2단계 확장사업은 추진조차 불투명하다. 인구 2만명 증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 호언은 헛구호에 불과 했다. 방폐장 지원사업이 10년 넘게 지지부진하게 된 것은 방폐장 유치운동당시 유치에 혈안이 되어있었던 이들의 과대포장과 결정 후 정부의 무관심의 결과이다. 지금까지 제대로 추진이 안 되고 있는 사업이 이제 추진될 리 만무하다. 경주시는 지금이라도 방폐장 지원사업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필요하다. 버릴 것은 버리고 취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은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 또한 시는 답보상태에 있는 고준위핵폐기물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세워 정부에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더 이상 들러리만 서는 경주가 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17일부터 불법 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으로 4대 구역을 선정하고, 위반 차량을 주민이 직접 신고하도록 하는 주민신고제를 시행에 들어갔다. 4대 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은 소화전 주변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소 5m 이내, 횡단보도 위다. ‘안전신문고 앱’으로 위반차량 사진 2장을 1분 간격으로 촬영해 제출하면 지자체가 과태료를 부과하게 된다. 국민 누구나 앱을 통해 불법 주정차 차량을 신고할 수 있지만 그에 따른 포상은 없다. 경주시는 관련 규칙 등을 정비하고 4월 25일부터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를 본격 시행하고 있으며 시행 한 달 동안 안전신문고 등으로 접수된 경주시 불법주정차 민원은 시행 두 달 전 228건보다 보다 크게 늘어난 530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한다. 이중 횡단보도 관련이 149건(55.6%)으로 전체 신고 건수의 절반을 넘었고, 버스정류소 55건(20.5%), 교차로 모퉁이 49건(18.3%), 소화전 15건(5.6%)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민신고제 시행 이후 시민들의 불만 또한 없지 않다고 한다. 현재 불법주정차 절대 금지구역을 알리는 표식이 설치되지 않거나 주차금지 구역 기준인 5m가 어디까지인지 명확히 알 수 없고 소방시설 주변도 정확히 알아볼 수 없다는 점 등이 혼란과 불편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를 시행하는 것은 만연되고 있는 불법주정차로 인해 사고가 잦을 뿐만 아니라 자칫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2017년 12월, 29명이 숨지고 36명이 다친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 등 불법주차 차량으로 소방차 진입이 늦어져 피해가 커진 사례는 더 이상 있어서는 안 된다.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는 운전자 스스로 법을 지키지 않기 때문에 시행하는 제도다. 따라서 이 제도가 자리 잡기 위해선 시민들이 혼선이 생기지 않도록 미비점을 서둘러 보완하해야 한다.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권 확보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제도는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4대 주정차 금지구역에 대한 불법주정차는 어떠한 경우라도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 불법주정차 주민신고제를 불필요하게 만드는 것은 운전자가 교통법규 준수를 생활화 하는 것뿐이란 잊어서는 안 된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시집 제목이 문득 스치는, 황룡원 중도타워 양각구층탑, 엑스포 음각구층탑 마주보고 서로가 그리워하는 자태,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나는 그대가 그립다> 싯귀를 흘리며 당도한 황룡원, 문을 열고 발 딛는 순간마다 과거와 현재를 접목시켜 고풍스레 배치된 건물, 모방유적 유물, 꽃나무 자연환경 주위경관들과 맞물려 품격 있는 종합예술 완성도의 미를 실감해 무심코 닿는 행복감이 영글다. 연못과 푸른 잔디마당을 양옆 배경으로 기품서린 회랑을 순례하는 끝머리 맞이하는 마애삼존불입상, 반갑게 합장한 뒤 고개 들면 찬연한 황룡원 중도타워구층탑이 장엄 무량한 풍채로 펼쳐진다. 현대식 철골과 목재로 지었으며 첨단공법 비밀이 숨어 있는 중도타워 내부는, 아름드리 원통 철근기둥이 총 8개 사방에 세워져 구층탑 하중무게를 지탱한다. 노출된 비스듬한 철기들은 목재로 에워쌌다. 1층 전시관 들어서는 벽면으론 석굴암 10대 제자상이 조각돼 있고, 중앙엔 2톤 무게의 철로 조성된 미륵반가사유상이 모셔져, 잠시 사유의 폭으로 두 손 모아 번뇌를 씻어냄이 온유하다. 행사시 다우(茶友)들과 대중(大衆) 차공양(茶恭良)을 봉사한 자리, 품격서린 공간의 미학에 매료돼 한결같은 차향이 대중의 마음을 즐겁게 물들이던 곳, 2019.5.21.-6,10 1층 전시관 견명홀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경주출신 도예작가, 흙과 토흔(土痕)의 창시자인 지산(지(芝山) 이종능(李鐘能62) 흙과 불의 인생 도작35년전(展)을 황룡원 혜명스님, 도반들과 관람하게 되었다. ‘사랑과 자유 행복 그리고 시작을 꿈꾸며’ -빛은 동방에서 The Dream From the East- 고향으로의 귀환전(歸還展), 생의 숱한 고비를 넘기며 자신만의 흙과 불의 세계를 거머쥔 작품들을 감상하는 순간들이 빛처럼 가슴에 닿아 흘러들었다. 흘러가는 것들은 눈물겹기에 그 또한 아름다움인 것을... “나의 스승은 자애로운 나의 어머니요 천년고도 경주요 대자연입니다” 어머니의 품안 같은 흙을 빚어 존재의 확인이자 삶의 의미인 예술의 혼을 나투 하며, 삶의 상처마저 흉허물 없는 목숨의 환한 무늬로 탄생시키기까지, 혼신의 열정 송두리째 불 태웠을 작가의 토흔에 아낌없는 갈채를 보낸다. 지산 이종능 도예세계를 고인이 된 최인호작가는 이렇게 평했다. “도예가기 보다는 하나의 생명을 만들어내는 창조자로서의 면목이 있다. 지산에게는 자신의 거짓을 용납하지 않는 치열함, 거짓을 모르는 참 빛이 있으니 육신을 태워 불가마속에서 하나의 등신불로 이루어 낼 수 있는 이 시대의 소중한 장인이 되어 줄 것이다” 2층 층고는 아파트2개 층의 높이로 공간을 나누어 위에는 명상실 아래는 2인용 객실 17개, 3층 명상실, 4~5층은 교육 또는 세미나 포럼을 열수 있도록 다목적 홀, 6층은 귀빈실 두 개로 꾸밈, 7층은 전체를 객실 하나로 꾸며 VIP숙소로, 8층 스카이라운지 활용, 9층, 신발 벗고 첫발 딛는 자리 불국사 연화교 돌계단 연꽃문양 본떠 새긴 ⟦大圓精舍⟧대원정사법당이다. 부처님 오른편 벽면 액자 큼직하게 동국제강 창업주 대원 장경호 거사 부부초상(肖像)이 모셔져 목례 하는 너머 효(孝)의 근원을 가늠하게 된다. 황룡원 중도타워구층탑을 부모님의 은혜와 은덕을 기리고 유지를 받들어 뜻을 세워 조성한, 다섯째아들 장상건 회장님은 부친을 회고하는 글에서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일심으로 성심성의껏 사신 분이었다. 자식들에게 말씀 보다는 맑고 깨끗하게 정도로 사는 법을 행동으로 보여주신 분이다. 그리고 올바르게 벌어서 올바르게 쓰는 것을 보여주었다.” 황룡원 중도타워 구층탑 맨 꼭대기 법당 대원정사, 만(卍)자 난간 둘러쳐진 사방 창을 통해 내다보고 바라다보는 먼 풍경들은, 일상의 소란스러움 훨훨 날려버릴 만큼 속 후련한 감탄사를 연발하게 된다. 부처님 나라에 잠시 머물다 가는 찰라 저리도 심안이 확 트여져 듣고 보는 사물마다 감사함이 묻어나리. 고려적 일연의 삼국유사 기록, 황룡사구층목탑에 올라 감개무량함 느낀 글귀 알 것도 같다. “천지가 평온한 뜻 여기에서 느끼네” 탑의 앞마당 남서편에 실물 크기로 재현한 석굴암 법당을 합장으로 돌아 나와, 범종(梵鐘)·목어(木魚)·운판(雲版)·법고(法鼓) 자리한 {新坪樓}신평루 오르면 마음빛으로 다가오는 삼라만상(森羅萬象)이 겸허하다. 남북 음양의 상징으로 조화롭게 마주 보고 서있는 엑스포 *경주타워 음각으로 디자인한 높이 82m 황룡사 9층 처녀탑과, 황룡원 중도타워 양각 9층 총각탑은 빛으로 두 탑을 연결해 2015년 10월 16일 신랑 신부 부부로 혼례를 치렀다. ‘천년의 꿈, 두 탑의 결혼’ 슬로건을 내걸고 뜻 깊게 맺어진 인연, 삼국통일 염원의 꿈을 안고 천년 후 건립된 중도타워(총각탑) 경주타워(처녀탑) 민족화합 통일의 꿈을 소원하리. *2007년 대한민국 토목기술 대상 최우수상 수상
지속적인 폭력으로 친구를 스스로 죽게 만든 뉴스가 주말 방송을 타는가 싶더니 심지어 피해학생의 아버지가 아들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도 일어났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교칙을 위반하거나 폭력지향성이 강한 학생들은 강경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갈수록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변혁의 과정에서 볼 때는 처벌보다는 교화에 더 힘이 실리는 실정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교육현장, 그중에서 공교육도 아니라 일시적인 관계로 끝나는 교육이나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일부 폭력적인 학생들의 일탈행위가 더 큰 골칫거리다. 강압적으로 제재하자니 학교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눈총이 쏟아지고 가만 두자니 프로그램 운영이 어렵거나 피해를 보는 학생이 생긴다. 1988년부터 학생들의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경주화랑마을의 이상호 팀장의 낙담과 시름이 그래서 더 깊어진다. 이상호 팀장이 지난 6월 17일 올린 페이스 북 포스팅은 이런 심정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수련활동 현장에서 규칙과 규율을 강조하면 군대식이니 군사문화니 하며 비판한다”는 이상호 팀장은 “이대로의 청소년 정책·활동·지도방법으로는 절대 청소년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절망한다. 이에 대해 여러 비관적인 답글이 달린 가운데 이경희 씨의 답글이 주목을 끈다. 이경희 씨는 “가해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다가 더 많은 피해 학생들과 잠재적 피해대상 학생들의 인권이 소외된다”며 “책임소재를 강력히 따지되 체벌을 대신할 선진적인 처벌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권덕용 씨는 “저는 우리 애들 말 안 들으면 반쯤 주겨뿌라고 선생님께 부탁드린다”며 올바른 교육의 시작이 부모의 단호한 의지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이 쉽게 제시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역시 학교폭력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해한 문제다. 인권과 규율, 공존 어려운 양날의 칼이다.
2019 경주문화재야행이 지난 7일과 8일 교촌한옥마을 일원에서 펼쳐졌다. 문화재청 공모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된 경주문화재야행은 경주문화원이 주관하는 야간 문화재활용사업으로 경주의 문화유산과 콘텐츠를 활용해 다양하고 특화된 문화체험기회를 관광객과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첫날인 7일에 펼쳐진 달빛이고 탈놀이가자 프로그램은 가면을 쓰고 한바탕 놀아보자는 대동탈놀이다. 비가 내린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탈 만들기 체험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됐으며 2000여명의 관람객들이 참여해 가면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또 초롱불 만들기 체험행사장은 남녀노소 긴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등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였으며 야경의 풍요로운 밤을 만들었다. 8일에 열린 소원지 달기 및 소지행사는 십이지 중 본인의 띠에 소원을 써서 달고 소지행사를 함으로써 경주시 문화행사야행의 특별함을 엿볼 수 있었다. 이밖에도 교촌 달빛 Story답사 프로그램은 문화재해설가와 함께 신라설화이야기길인 교촌-향교-계림-월정교 등의 코스를 초롱등을 들고 거닐며 야경을 감상하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의 많은 호응과 인기를 차지했다. 한편, 오는 8월 16일~17일 2차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는 경주문화재야행은 행사장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등의 다양한 문화유산관련 콘텐츠도 함께 제공해 지역의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새화랑청소년연합(회장 박재홍)이 마련한 명품인성예절캠프가 지난 7~8일 양일간 경주화랑마을에서 지역 어린이들과 인성강사 및 스텝 등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실시간 sns으로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명품인성예절캠프는 학부모들 사이에 짧은 기간에 꽉 찬 프로그램으로 최고의 효과를 얻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전문적으로 훈련된 교사와 자원봉사 스텝들이 능숙하게 아이들을 이끌고 있기 때문. 캠프는 오리엔테이션과 반편성에 이어 아이스브레이킹 타임을 가진 후 저녁식사는 예절을 배우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또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포크댄스배우기와 댄스타임은 딱딱한 분위기를 바꿨다. 마인드강연에서는 새마음인성개발교육원 박창규 강사가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사고력과 절제력 강한 마음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예절교육으로는 대답 잘하기, 등하교시 가족에게 인사하기, 식사인사와 만남인사예절 등을, 생활정리 예절로는 신발정리, 옷정리, 우산정리, 쓰레기정리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발생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체험교육을 실시했다. 인성교육을 게임처럼 진행하는 마인드 레크리에이션은 욕구와 자제력을 직접 체험하도록 진행했으며 보물찾기 시간에는 참가자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협력하는 마음과 도전정신을 이끌어내기 위해 화랑마을 곳곳에 뛰어다니며 수행하는 스케빈져헌트는 특히 인기가 많았다. 윤재·민재 어머니는 “아이들이 이번에도 인사 잘해서 상품권도 받았다고 자랑을 하네요. 이번 인성교육도 우리 아이들이 커가는데 좋은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재홍 회장은 “차세대리더로 어린이들을 기르기위해서 꼭 필요한 사고력, 절제력, 강한 마음, 협동하고 도전하는 정신과 아울러 기본적인 생활예절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한 세대이기에 인성캠프를 실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라라이온스클럽(회장 최성훈)은 지난 13일 힐튼호텔에서 열린 창립 29주년 기념식 및 회장 이·취임식에서 어려운 가정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사진> 이날 청소년수련관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청소년 중 3명에게 장학금 360만원을 지원했다. 신라라이온스클럽은 29년을 ‘행동하는 봉사’라는 슬로건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장학사업, 교복 지원 사업, 물품지원 등 다양한 봉사로 따뜻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최성훈 회장은 “신라라이온스 회원들의 작은 힘이나마 지역사회 청소년을 위해 힘쓰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며 앞으로도 어려운 청소년 지원을 위한 사업을 꾸준히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 주최, 경북문화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2019경상북도 스타 관광 호스트 육성 사업 아카데미’가 지난 13일 경주화랑마을에서 지역 자영업자 및 관련자 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아카데미는 ‘문화의 향기’ 박희주 박사의 ‘체험관광상품 기획 및 스토리텔링’, ‘체험관광상품 운영 전략’을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고, 문화희망우인 정민용대표와 피디엠코리아 최식원 팀장의 ‘체험관광상품 기획서 작성 컨설팅’이 함께 진행됐다. 이날 아카데미를 통해 참가자들은 체험 관광의 필수 구성요소, 체험관광, 체험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방법에 대해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특히 이날 강의를 통해 지역 자영업자들 간의 아이디어 공유와 관련업종 종사자들이 교류할 수 있는 교류의 장이 제공돼 참가자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참가자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전문가 집단의 지원과 조직적인 홍보지원을 통한 새로운 고객층 확보가 기대된다”, “어려운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쉽게 설명해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또한 강의를 통해 그동안 놓치고 있던 것이 무엇인지 알게됐다”, “같은 지역에서 비슷한 업종을 운영하는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요했었는데 아카데미를 통해 그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좋았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운영하는 방법에 대해서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피디엠코리아 최식원 팀장은 “3차에 걸쳐 진행되는 아카데미를 통해 참가자들이 많은 것을 얻어갔으면 좋겠다”며 “현재 안동과 경주지역을 중심으로 아카데미가 진행되고 있다. 두 도시는 체험관광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도시이기 때문에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입장에서도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국제소롭티미스트 한국협회 경주클럽(회장 김국향, 이하 경주소롭티미스트)과 경주경찰서는 지난 12일 경주중심상가 일대에서 성폭력·가정폭력·아동폭력 예방 캠페인을 합동으로 진행했다. <사진> 이날 경주소롭티미스트 회원 10여명과 경주경찰서 전대현 여성청소년과장을 비롯한 직원들은 시내 중심상가 일대를 돌며 ‘성폭력 없는 세상 만들기’ ‘직장내 성희롱 NO!’ ‘가정폭력 NO!’ ‘아동학대 없는 세상을 만듭시다!’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홍보활동 펼쳤다. 특히 이번 캠페인에는 경주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와 경주Wee센터에서 학교 밖 청소년 탈선 예방 및 학업중단 예방 캠페인을 함께 펼쳐 더욱 효과적인 홍보가 진행됐다. 김국향 회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캠페인에 동참해준 회원 및 경주경찰서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사회 기본 단위인 가정에서의 폭력의 위험성을 알리고 성폭력, 아동폭력 근절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주소롭티미스트는 1993년에 인준돼 21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무료급식, 여성폭력 예방 캠페인, 유소년 축구대회 지원, 불우이웃돕기, 장학사업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경주YMCA는 지난 13일 현곡면 신축 회관에서 28대.29대 이사장 이·취임식을 개최했다. 이날 이·취임식에는 경주YMCA 역대 이사장, 주낙영 경주시장,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YMCA의 재도약을 다짐했다. 29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박동섭 이사장은 “‘청소년에게 꿈을 지역사회에는 희망을’의 슬로건으로 경주YMCA가 천년고도 경주에서 창립돼 72년의 역사를 가지고 유지 발전해 왔다. 29대 이사장으로 취임하게 돼 감개무량하면서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동섭 이사장은 1966년 고교YMCA 고바우클럽 학생회로 출발해 1994년 당연직이사를 역임, 1998년부터 이사로 재직했으며 2014년 부이사장을 역임하면서 지구촌 축제위원장으로서 시민들과 외국인들을 위한 사업에 큰 역할을 해왔다. 대한민국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이하는 민족의 역사와 함께해온 YMCA는 훌륭한 선각자들의 나라사랑의 뜨거운 가슴으로 펼쳐진 계몽운동, 풀뿌리 민주화 운동, 생활협동조합 활동, 청소년교육과 환경운동 등 많은 일들을 이끌어 왔다. 특히 북한동포돕기운동을 통해 인도주의적인 기독교 사랑의 실천을 감당해 왔다. 경주YMCA는 YMCA이념과 정신을 계승하면서 경주YMCA어린이집을 통해 사랑을 실천하며 삶의 지혜와, 효정신과 더불어 건강한 체육활동으로 아이들의 꿈 자람을 위한 특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해 유아교육의 산실이 되고 있다. 경주YMCA 관계자는 “경주YMCA본관과 경주시종합사회복지관을 통해 지역사회의 소외된 복지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 경주YMCA의 100년을 내다보며 청년으로서의 당당함으로 미래를 향한 몸짓이 되고, 지역사회의 새로운 소금과 빛의 역할을 크게 감당하겠다”고 전했다. 또 “우리사회의 이슈인 외국인근로자 문제와 다문화가정의 안착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한수원 본사와 원자력환경관리공단이 경주에 있고 월성원자력발전소가 가동 중인 경주에 원자력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교육과 공감대도 여러방안으로 모색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까마득한 그 옛날 끼니도 겨우 때우던 춘궁기 코흘리개 철부지 어린 시절, 몸이 약했던 그는 열 살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청운의 부푼 꿈을 안고 낯선 서울에 올라가 공부하던 중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품에서 자라온 그는 어려운 형편상 하던 공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1974년 국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나고 자란 고향 경주세무서에 발령을 받아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는 따뜻한 세정을 펼치며 38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3년부터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납세자권익보호와 납세편의 서비스 등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는 다름 아닌 세무사 이규섭(67) 씨다. 2019년 제31회 경주시문화상(사회·체육부문)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규섭 씨는 지난 2012년에도 소외계층 돕기, 무료급식 봉사 등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몸소 실천했으며 후배 공직자들에게 귀감이 돼 경주신문이 시상하는 경주시민상(봉사부문)을 수상 한 바 있다. “지역의 어르신들을 비롯한 일가 어르신, 선후배님 등 많은 분께서 그동안 따뜻하게 보살펴주신 은혜로 이렇게 귀중한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의 의미로 삼고 앞으로도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과 소외 계층을 위해 베풀고 나누며 섬기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여전히 귀한 시간을 아껴 봉사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인 아사모 봉사단체를 기획해 만원의 사랑 기부로 무료급식소, 경로당 밥퍼 봉사, 연탄 나누기, 쌀 나누기 등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또 자연보호활동은 물론 ‘세상사는 이야기’책자를 만들어 지인과 출향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경주를 널리 알리며 소개하는 ‘책 나누기’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다. “옛 시절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어리석고 나약하더라도 팔불출(八不出)같이 살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물질적 보다는 정신적으로 올곧은 마음으로 살도록 늘 일깨워 주셨죠” 어리석고, 어둔하며, 지혜롭지 못하고, 뒤쳐지며 모자라는 팔불출 · 팔푼이라도, 손해를 보며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잔꾀와 욕심은 부리지 않으며, 남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지도 말고, 눈에 거슬리지도 않으며, 칭찬을 못 받더라도 손가락질은 받지 않아야 한다.-팔불출의 삶 이규섭 씨는 베풀고 나누는 팔불출·팔가량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팔불출의 삶’을 늘 되뇌이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그의 봉사하는 삶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애뜻한 마음과 연결된다. 이규섭 씨는 운전도 하지 않으며, 골프도 칠 줄 모른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보금자리도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 외에는 콩 한 톨 심을 땅뙈기 하나 없는 그에게 간혹 주변에서는 의아스럽게 묻기도 한다고. 하지만 그는 ‘돈으로 인해 비일비재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결코 많은 돈은 인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하지 않는 세태에 굳이 돈의 유혹과 함정에 빠져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며 오히려 그들에게 되묻는다. 그는 바쁜 일상을 쪼개 오늘도 봉사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따스한 정을 나누면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이 더 크다는 이규섭 씨. 그의 삶의 가치는 봉사와 함께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바쁘다’라는 말은 무관심과 거절의 점잖은 표현입니다. 자기의 이익이 조금이라도 걸린 일에 바쁘다고 소홀히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고립 등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해 베풀고 나누며 세상을 살다 보면 언젠가는 기쁨과 행복으로 되돌아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주말 인사동 찾을 때 습관처럼 하는 말이 있다. “거기 차 댈 데 없으니 대중교통으로 갑시다” 인사동에 차 댈 곳 없어진 것은 벌써 수 십 년째다. 인사동이라 이름지어진 영역 안에는 실제로 대부분 2~3층 건물이고 5층 이상이라도 처음부터 주차장 시설을 염두에 두고 지은 건물이 없어 주차공간이 없다. 공영주차장이라고 하는 것이 인사동 서편에 딱 한 곳 있지만 30대 정도가 한계다. 인사동 근처에 차 댈 만한 곳이 경운동 천도교중앙교당과 근처 대일빌딩, 낙안상가 1층 공영주차장 등이지만 이 역시 전부 합해야 100대 미만이다. 차를 가지고 나오면 적어도 인사동에서 20여 분은 족히 걸어야 하는 다른 공영주차장이나 대형 빌딩의 주차장을 사용해야 하는데 주차비가 공영주차장은 10분에 1500원, 일반 주차장은 10분에 2000원 내외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고 저렴하다. 주말이나 공휴일이 되면 인사동은 어김없이 인사동을 관통하는 길이 0.7㎞, 너비 12m 메인도로를 가차 없이 차단한다. 이 메인 도로를 막아버리면 이곳을 통과하지 않으면 이동이 불가능한 주변 샛길들은 자연스럽게 자체 정리된다. ‘인사동 차 없는 거리’는 자동차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좁아터진 길이 아비규환이 되는 것을 참다못한 인사동 상가들의 자발적인 의지와 인사동을 안전한 전통거리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와 경찰청의 협의가 결실을 맺은 결과다. 차 없는 거리에는 나이 많은 노인들과 철없는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뛰어다녀도 교통사고 날 염려가 없다. 차가 없어져 편해진 거리에는 차 대신 온갖 거리공연이 등장하고 숨어 있었던 노천 전시물도 등장했다. 이것이 또 다른 관광객유인의 이유가 되어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느긋하게 인사동의 풍취를 즐긴다. 마음의 여유가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은 정한 이치다. 차를 두고 왔으니 밥도 먹고 술도 마실 수 있다. 차 없는 거리는 1997년 4월 13일 일요일부터 지정되어 공휴일까지 확대되었으며 그 효과를 입증한 후 최근에는 ‘명동 차 없는 거리’, ‘대학로 차 없는 거리’로 이어지며 차 없는 거리들의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했다. 경주 첨성대 뒷길, 황리단길은 주말과 공휴일이면 노상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이것은 상가들에게도 관광객들에게도 아주 나쁜 요인이다. 차없는 거리를 심각히 고민할 때다. 마침 이와 반대로 근처 황남초등학교를 주차장으로 운영하자는 의견들이 나오는 모양이다. 이것은 그야말로 조인 숨통에 떡을 우겨 넣는 악수다. 인사동이 차 없는 거리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주변에 주차시설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주차장은 교통체증과 상관없는 먼 곳에 대규모로 짓고 그 대신 대중교통으로 첨성로를 잇는 방법이 고려되어야 한다. 주말 첨성로와 황리단길에 갈 때는 응당 차 없이 가야한다는 생각들을 우선은 상가 대표들, 다음으로는 시민들 자신부터 인식할 때 첨성대 뒷길과 황리단길이 훨씬 활기차고 유익해질 것이다.
경북남부보훈지청(지청장 김유문)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대한민국상이군경회 경주시지회(지회장 이상우)와 함께 생활이 어려운 국가유공자 및 위기가구 등을 방문하는 ‘사랑나눔’ 위문행사를 실시했다. 이날 보훈지청과 상이군경회는 생활이 어려운 국가유공자 및 위기가정 등 61가구에 위문금 200만원과 선풍기 50대를 전달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상이군경회 이상우 지회장이 사비를 모아 마련한 것으로 이 지회장은 2010년부터 매년 2~4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생활이 어려운 국가유공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상우 지회장은 “국가로부터 받는 혜택을 조금이나마 사회에 환원하고 생활이 어려운 국가유공자들과 더불어 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됐다”면서 “전쟁에서 나를 위해 희생한 선배님들과 보훈가족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또 “지역 보훈단체가 지여가회 발전에 기여하고 소외되기 쉬운 이웃 및 보훈가족에 대한 보훈 실천으로 시민들로부터 존경과 예우를 받는 모범적인 국가유공자상 정립과 보훈단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유문 지청장은 “사랑나눔을 실천하는 이상우 지회장에게 감사를 드린다”면서 “앞으로도 복권기금을 활용한 국가보훈처 복지증진사업과 민간의 보훈가족 사랑나눔 활동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고령 및 어려운 국가유공자들이 행복한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복을 곱게 차려 입은 윤정민(73·인물사진) 씨. 전통미와 함께 미소가 부드럽고 배우고 나누는 일에 매우 열정이 강하다. 고운 말씨, 다채로운 몸짓, 밝은 미소, 다양한 목소리 어디서 저리도 샘솟듯 할까? 대구전신전화국이 방송통신공사로 전환이 되면서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이이들만 돌보다 2004년 장애인 후원을 시작으로 사회활동을 하게 되었다는 윤 씨. 그동안 라이온스 등 많은 활동을 했지만 현재하고 있는 이야기할머니, 인성강사, 연극은 노년세대와 어린이를 잇자는 취지도 있지만 시간이 거듭될수록 사회에 보템이 되는 것 같아 행복하다는 윤 씨는 “유아들의 눈높이에 맞춰 각색을 하고 율동과 함께 옛이야기를 들려주다보면 뿌듯함이 온 몸을 따뜻하게 합니다”라고 말했다. 윤 씨는 “아이들에게 선생님들께 듣는 ‘할머니이야기께서 더 자주 오시면 좋겠어요. 자꾸 듣고 싶어요. 굉장히 재밌어요’라는 함성은 밤잠도 잘 이루도록 하고 삶에 활력을 줍니다. ‘우리아이들이 할머니께 달려가면 꼬옥~ 안아주시고 만날 때마다 좋은 이야기를 해주셔 스타 할머니입니다’ ‘재미난 이야기에 아이들은 집중도가 높고 교육효과도 아주 좋아요’라는 말에 힘이 쏟는다”고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동화는? 내가 풀어놓은 이야기 보따리는 ‘콩 한알과 송아지’입니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에게는 부모의 백 마디 설명보다 한 권의 감동적인 이야기책이 더 큰 가르침과 깨달음을 주는 법이지요. 「옛날에 딸 셋을 둔 아버지가 내년에는 할아버지 생신 선물을 준비하라며 콩 한 알씩을 나눠준다. 큰딸은 창밖으로 던져버리고, 둘째딸은 밭에 심지만 까맣게 잊어버린다. 그런데 막내딸은 콩 한 알을 미끼로 써서 꿩을 잡고, 꿩을 팔아 병아리를 사고 -<중략>- 막내딸은 콩 한 알로 송아지를 사게 된 이야기를 해주었고 마을 사람들은 막내딸이 똑똑하고 기특하다며 칭찬했고 할아버지와 아버지는 함박웃음을 지었어요. 그 뒤로 큰딸과 둘째딸도 막내딸을 보고 지혜롭고 효심 가득한 딸들이 되었습니다」 동화를 듣는 동안 얼굴에는 함박미소, 손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움직였고 눈빛은 빛이 났습니다. #언제부터 이야기할머니가 되었나요? 한국국학진흥원이 진행하는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사업에 참여하면서 시작했습니다. 2011년 시험을 치르고 2012년 교육 이수 후 활동을 시작해 매주 3차례씩 지역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찾아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으며 경상북도 행복씨앗 인성활동으로 2차례 아이들을 방문합니다. #처음부터 잘하셨나요? 처음 유치원을 방문했을 때 많이 긴장한 탓에 아이들과 수업을 하며 윗입술이 마구 떨렸어요. 한 여자아이가 “할머니! 할머니는 왜 여기(입술)를 자꾸 떨어요?”하는 말에 순간 아찔했습니다. 애써 태연한 척 “할머니 입 속에는 이야기가 너무 많이 들어있어서 우리 친구들을 만나니까 반갑고 좋아서 입 속에 이야기들이 서로 나오려고 달리기를 하느라 그래” 순간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었어요. 그런데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와~~ 하며 박수를 쳤는데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 후 늘 더 많이 연습하고 소리내어 읽고 거울보고 연습하고. 그 아이가 참 고맙지요. 가정주부로 있으면서 입을 꾹 다물고 웬만하면 입을 잘 떼지 않던 제가 이 길을 나서면서 큰 변화가 왔습니다. #동화구연, 인성예절을 하며 좋은 점은 한국국학진흥원에서 제공하는 교재를 통해 1년에 30개의 옛이야기를 외워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있지요. 이야기할머니는 할머니가 손주, 손녀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듯 책으로 세대 간 정서적 교감을 나누고 인성 함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동화가 들려주는 감동과 재미를 통해 정신적으로 매우 유쾌합니다. 소리 내어 읽다보니 뇌가 달리기를 하는 것 같습니다. 동화는 유아들과 의성어·의태어로 소통대화를 하게 되어 함께 즐거움을 누립니다. 경상북도 행복씨앗 인성교육은 유아교육 최적기인 3~5세 유아들이 퇴직한 분야별 어르신 전문가와 놀이를 통해, 효·나눔·질서·존중·배려·협력심 등 인성덕목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그러나 남의 손을 씻어주다 보니 내 손이 먼저 깨끗한 것처럼 프로그램을 하다보니 제가 먼저 바른 말과 바른 행동을 하게 돼 모든 기관과 참여 어린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습니다. #연극도 한다는데 지역 연극동아리 활성화 프로젝트 ‘올챙이, 개구리를 꿈꾸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경주예술의전당 예술아카데미 아마추어 연극교실 어색함에 웃기도하고 실수를 할까봐 늘 조바심을 내지만 나를 이기는 도전에 마냥 행복합니다. 몸이 풀려야 입이 풀립니다. 내 몸에 모든 것이 녹아내리자 입은 절로 따라왔습니다. 단지 머리로만 익힌 것은 순간 딴 생각을 하면 잊어버리는데 몸으로 익힌 것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습니다. 그 길을 가도록 김은단 회장과 최원봉 단장님 그리고 가르침을 주시는 선생님들 단원들이 무척 고맙습니다. #끝으로 조손세대가 이렇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아요. 내 몸에서 새로운 꽃이 핀다는 것이 생생한 단물을 마시며 아이들의 사랑을 느끼는 순간 앙증맞은 새싹이 튼다는 것을! 나이드는 이 사회에 이젠 나 혼자가 아닌 언제나 내곁에 이런 친구들이 같이 숨쉬며 살아갈 수 있는 삶의 여유가 됩니다. 가장 아름다운 사람은 꿈꾸는 사람, 배우는 사람, 실천하는 사람, 행복을 함께 누리는 사람들이다. 한창 자라나는 아이들에게는 백 마디의 말보다 한 권의 감동적인 책이 더 큰 가르침과 깨달음을 준다. 재미있는 옛날이야기 한 편을 읽고 지혜와 지혜로운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