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그 옛날 끼니도 겨우 때우던 춘궁기 코흘리개 철부지 어린 시절, 몸이 약했던 그는 열 살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청운의 부푼 꿈을 안고 낯선 서울에 올라가 공부하던 중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품에서 자라온 그는 어려운 형편상 하던 공부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1974년 국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나고 자란 고향 경주세무서에 발령을 받아 사회에 첫발을 내디뎠던 그는 따뜻한 세정을 펼치며 38년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2013년부터 세무사로 활동하고 있다. 납세자권익보호와 납세편의 서비스 등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그는 다름 아닌 세무사 이규섭(67) 씨다. 2019년 제31회 경주시문화상(사회·체육부문)의 주인공이기도 한 이규섭 씨는 지난 2012년에도 소외계층 돕기, 무료급식 봉사 등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몸소 실천했으며 후배 공직자들에게 귀감이 돼 경주신문이 시상하는 경주시민상(봉사부문)을 수상 한 바 있다. “지역의 어르신들을 비롯한 일가 어르신, 선후배님 등 많은 분께서 그동안 따뜻하게 보살펴주신 은혜로 이렇게 귀중한 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의 의미로 삼고 앞으로도 우리 주위의 어려운 이웃과 소외 계층을 위해 베풀고 나누며 섬기는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여전히 귀한 시간을 아껴 봉사에 매진하고 있는 그는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임’인 아사모 봉사단체를 기획해 만원의 사랑 기부로 무료급식소, 경로당 밥퍼 봉사, 연탄 나누기, 쌀 나누기 등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었다. 또 자연보호활동은 물론 ‘세상사는 이야기’책자를 만들어 지인과 출향인 관광객들에게 우리 경주를 널리 알리며 소개하는 ‘책 나누기’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었다. “옛 시절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어리석고 나약하더라도 팔불출(八不出)같이 살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물질적 보다는 정신적으로 올곧은 마음으로 살도록 늘 일깨워 주셨죠” 어리석고, 어둔하며, 지혜롭지 못하고, 뒤쳐지며 모자라는 팔불출 · 팔푼이라도, 손해를 보며 부족하더라도 자신의 이익만 챙기기 위해 잔꾀와 욕심은 부리지 않으며, 남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지도 말고, 눈에 거슬리지도 않으며, 칭찬을 못 받더라도 손가락질은 받지 않아야 한다.-팔불출의 삶 이규섭 씨는 베풀고 나누는 팔불출·팔가량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 ‘팔불출의 삶’을 늘 되뇌이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그의 봉사하는 삶은 어머니의 자식에 대한 애뜻한 마음과 연결된다. 이규섭 씨는 운전도 하지 않으며, 골프도 칠 줄 모른다. 지금 거주하고 있는 보금자리도 전용면적 25.7평 아파트 외에는 콩 한 톨 심을 땅뙈기 하나 없는 그에게 간혹 주변에서는 의아스럽게 묻기도 한다고. 하지만 그는 ‘돈으로 인해 비일비재한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며, 결코 많은 돈은 인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하지 않는 세태에 굳이 돈의 유혹과 함정에 빠져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라며 오히려 그들에게 되묻는다. 그는 바쁜 일상을 쪼개 오늘도 봉사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 따스한 정을 나누면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행복이 더 크다는 이규섭 씨. 그의 삶의 가치는 봉사와 함께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바쁘다’라는 말은 무관심과 거절의 점잖은 표현입니다. 자기의 이익이 조금이라도 걸린 일에 바쁘다고 소홀히 할 수 있을까요? 우리 주변에 경제적 어려움이나 사회적 고립 등 도움이 필요한 분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려운 이웃과 소외계층을 위해 베풀고 나누며 세상을 살다 보면 언젠가는 기쁨과 행복으로 되돌아오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바라는 행복한 삶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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