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폭력으로 친구를 스스로 죽게 만든 뉴스가 주말 방송을 타는가 싶더니 심지어 피해학생의 아버지가 아들의 아픔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적인 일도 일어났다.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교칙을 위반하거나 폭력지향성이 강한 학생들은 강경히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지만 갈수록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사회변혁의 과정에서 볼 때는 처벌보다는 교화에 더 힘이 실리는 실정이다.
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교육현장, 그중에서 공교육도 아니라 일시적인 관계로 끝나는 교육이나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일부 폭력적인 학생들의 일탈행위가 더 큰 골칫거리다. 강압적으로 제재하자니 학교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는다는 눈총이 쏟아지고 가만 두자니 프로그램 운영이 어렵거나 피해를 보는 학생이 생긴다. 1988년부터 학생들의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경주화랑마을의 이상호 팀장의 낙담과 시름이 그래서 더 깊어진다. 이상호 팀장이 지난 6월 17일 올린 페이스 북 포스팅은 이런 심정을 그대로 옮겨놓았다.
“수련활동 현장에서 규칙과 규율을 강조하면 군대식이니 군사문화니 하며 비판한다”는 이상호 팀장은 “이대로의 청소년 정책·활동·지도방법으로는 절대 청소년들의 건강하고 건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절망한다.
이에 대해 여러 비관적인 답글이 달린 가운데 이경희 씨의 답글이 주목을 끈다. 이경희 씨는 “가해학생의 인권을 존중하다가 더 많은 피해 학생들과 잠재적 피해대상 학생들의 인권이 소외된다”며 “책임소재를 강력히 따지되 체벌을 대신할 선진적인 처벌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권덕용 씨는 “저는 우리 애들 말 안 들으면 반쯤 주겨뿌라고 선생님께 부탁드린다”며 올바른 교육의 시작이 부모의 단호한 의지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시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이 쉽게 제시되지 못하는 것을 보면 역시 학교폭력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없는 난해한 문제다. 인권과 규율, 공존 어려운 양날의 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