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라는 나라의 성향을 두고 이야기 할 때 ‘전통을 존중하는 나라, 바꾸려고 하지 않는 나라’라는 말을 자주 한다. 필자 또한 한국에서 살 때 언론이나 여러 매체에서 가장 많이 접했던 말이 바로 저 표현이다. 식자층이던지, 일반서민이든지, 관료이든지,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이든지 간에 영국을 두고 이야기 할 때, ‘대영제국’이나 ‘한 때 해가 지지 않았던 나라’와 더불어 꼭 등장하는 말이 바로 이 말이다. 과연 그럴까? 그들은 변화를 싫어할까? 그래서 아직도 구닥다리 사고방식으로 오랜 것들만 고집하고 살고 있을까? 강산이 두 번 반 정도 바뀐 세월을 살면서 필자가 경험하고 지켜 본 바, 한 때 전세계의 대부분을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두고 살았던 이 조그만 섬나라 영국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강하게 반론을 제기하는 바이다. 오히려 다른 어떤 나라들보다 먼저 변화의 동인을 제공하고 남들이 하지 않았던 것들을 앞서 시작하고 그 어떤 사람들보다 항상 두세 걸음 앞서서 길을 개척하는 사람들이 바로 영국 사람들이다. 필자가 본 영국 사람들은 한 마디로 그 어떤 나라들보다 훨씬 더 진취적이고 개방적이고 혁신적이고 열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사고는 이 사람들의 의식주 생활문화 대부분에 전방위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폼 나고 어렵게 그리고 더 논리적으로 개진할 수도 있지만 아주 쉽게 말씀 드리자면 증기기관이 왜 나왔을 것이며 전화기가 어떻게 만들어 졌을 것이며 www로 시작하는 정보의 바다 인터넷은 또 어떻게 시작 되었을 것이냐 말이다. 이뿐만 아니다. 젊은 문화의 대 반전이라 할 수 있는 히피 문화, 펑크 음악 또한 바로 이 영국에서 시작이 된 것이고 오늘날 은행이라 부를 수 있는 금융 산업, 보험업도 영국에서 시작 되었고 TV를 만든 사람도 이 섬나라 사람이고 세계최초 방송이란 이름으로 영상을 공중으로 송출한 장본인도 바로 BBC이다. 이외에도 열거하자면 수 없이 많다. 그렇다면 이 섬나라 사람들의 이러한 진취적이고 혁신적이고 항상 앞서가는 예시력과 창의성은 어디에 근거를 두고 있을까? 바로 항상 꼼꼼하게 생각하면서 철저하게 비교하고 섬세하게 분석하면서 치열하게 끈기를 가지고 결과에 도달하는 ‘열린 사고 - multi thinking’이다. 더 놀라운 것은 이 과정에서 ‘오래된 옛 것’이 항상 출발의 말머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바로 ‘지난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배운다’라는 것이다. 즉 현재의 새로운 출발선을 바로 이전 단계에서 무엇이 있었던가?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옛것을 존중한다. 전통을 존중한다. 오래된 것을 버리지 않는다’라는 영국 사람들의 가치는 바로 여기서 다시 빛나기 시작한다. 이미 옛것이 된 것에는 수많은 과거와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하나의 결과물이다. 우리 조상들의 ‘온고지신’을 바로 영국 사람들을 너무나도 지혜롭게 활용하고 있다. 이제 ‘고향땅 음식’ 이야기로 훌쩍 건너와 불쑥 한 말씀 드리겠다. “천년한우로 메인을 먹고 후식으로 경주빵이든 황남빵 하나 먹자” 굳이 천년한우가 아니어도 되고, 경주빵과 황남빵이 아니도 된다. 천년한우가 팔우정 해장국이 되어도 되고 경주빵과 황남빵이 교동법주가 되어도 된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경주만의 고유한 음식들을 멋지게 조합해서 이것이 trend경주로 알려지고, 결국에는 brand경주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공간전개(space management)로 진행되는 한국의 밥상 문화에서, 시간전개(time management)로 진행되는 서양의 음식문화를 접목해 보자는 것이 필자의 주장이다. 서양 사람들이 전식이라 부를 수 있는 음식들이 어차피 식탁위에 반찬으로 깔려 있는 것이 우리 한국의 식문화이다. 여기에 ‘time management’를 살짝 지혜롭게 넣어보자는 것이다. 하는 말로 음식의 ‘추임새’가 될 수 있고 보기에 따라서 빛나는 ‘엣지’가 될 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볼 때 타이밍도 좋다. 서양 음식 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사회적 교제 – social eat/social dine’ 가 한국에서도 정착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경주는 관광문화도시로 한국에서 가장 잘 알려진 도시이다. 휴식, 관광, 여행, 삶의 재충전, 역사공부, 심지로 비즈니스로 오는 사람들조차도 경주는 ‘한 박자 쉬어 가는 삶의 재충전’이 자연스럽게 이입되는 곳이다. 쉬운 말로 경주는 무엇이든지 긴장이 해제가 되는 곳이기 때문에 ‘something social’이 너무도 자연스럽게 진행이 될 수 있는 도시이다. 이 논리가 전혀 틀리지 않다면,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는 한국에서 볼 때 ‘후식’이라는 서양 음식문화가 가장 완벽하게 적용되어 잘 정착할 수 있는 최대의 환경을 보물처럼 가진 도시이다. 아주 죄송하지만 ‘커피는 되고 경주빵은 안 되나? 아이스크림은 되고 황남빵은 안 되나?’란 질문을 필자는 드리고 싶다. 좀 더 죄송하지만, 만약에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필자가 오늘 지면의 절반을 할애한 영국 이야기를 참고하시면 근거 있는 명답이 나올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지난해 12월 19일부터 시작한 대구경북 행정통합 시민토론회가 3월 9일 북부권 토론회까지 마쳤다. 토론회가 여러 차례 진행됐지만, 공론화위원회가 제시한 행정통합은 시민들에게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지역문제에 관심이 많은 시민들조차 눈여겨보지 않는 이유는 행정 분리가 지방 침체 원인으로 보는데 동의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행정통합이 수도권 집중과 지방 위기상황 해결에 대안이 될 수 없는 탓이기도 하다. 행정통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수도권에 대응하고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지역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집적경제 효과를 기대하는 메가시티전략은 지역 내 불균형 문제를 가져올 우려도 있다. 경상북도 도청 이전으로 지역발전을 기대했던 북부권에서 행정통합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그러한 이유다. 산업집적에 의한 규모의 경제효과는 행정체계보다 교통망과 같은 산업입지 조건이 더 많은 영향을 미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16~`25)’과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1~`30)’은 대도시 교통난 해소와 철도물류 활성화를 위해 대구를 중심으로 광역철도망 구축을 추진하거나 구상하고 있다. 대구를 중심으로 편성된 광역철도망은 주변 지역과 도시 연담화를 가져와 행정통합과 관계없이 메가시티 형성의 계기가 된다. 행정통합보다 지역 내 균형발전을 위해 대구 대도시 영향권에서 소외된 지역발전 대책이 더 시급한 과제다. 행정통합이 권역과 지역 간 연계협력 강화로 지역의 경쟁력을 제고시킬 것이라고 하지만, 연계협력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주는 교통망 구축은 행정통합보다 정부의 계획과 재정투자로 결정되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한다. 공론화위원회는 연계협력 강화를 위한 통합 형태를 대구경북통합특별시와 대구경북특별자치도로 제시하고 있다. 2가지 대안으로 제시된 통합 형태는 대구광역시 7개 구와 1개 군, 경상북도 23개 시·군 등 31개 구·시·군의 자치권을 유지하는 대구경북통합특별시(안)과 대구시 7개 구를 준자치구로 하여 24개 시·군으로 구성된 대구경북특별자치도(안)이다. 대구경북통합특별시(안)은 현재 2개의 광역자치단체를 1개로 통합하고 31개 기초자치단체는 그대로 존속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지역사업은 법인체로 자율권을 지닌 기초자치단체가 사업의 주체라는 점에서 광역자치단체 통합으로 그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또 하나의 통합 형태는 대구광역시를 특례시로 설정하고, 대구시 7개 구를 준자치구로 편성한 대구경북특별자치도(안)이다. 대구시 7개 구를 준자치구로 변경하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 의회나 주민들의 의견수렴 절차가 필수적이다. 지방자치법에서 자치단체 변경은 해당 지방의회 의결 또는 주민투표 결과에 따라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치단체 변경을 위한 과정과 결정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통합 형태조차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정통합의 당위성만 주장하는 논리적 모순으로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대구경북특별자치도(안)은 실현 가능성도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통합 형태를 대안으로 내놓고 토론회를 진행한 셈이다. 행정통합의 장점으로 제시되고 있는 연계협력은 광역행정 통합과 관계없이 추진할 수 있다. 오히려 상생협력에 의한 지역발전은 광역자치단체 행정통합보다 기초단체 간 광역협력이 더 실질적이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이미 행정협의회, 지방자치단체조합, 지방자치단체 장으로 구성된 협의체를 만들어 지자체 간 협력과 분쟁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놓고 있다. 현행 법제도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한 사업은 대구경북 광역자치단체 또는 기초단체 간 연합과 협력을 통해 추진할 수 있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물류와 관광객 분산을 위해 구미와 통합신공항, 포항을 연결하는 철도망 구축과 낙후지 발전을 위해 동해 중부선 역세권 개발은 광역행정통합과 관계없이 지역협력으로 중앙정부에 제안하여 추진할 수 있는 사례다. 실효성 없는 광역행정통합보다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에 부응할 수 있는 지역협력체계 구축방안 마련이 더 시급한 일이라고 하겠다.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창업자 자립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청년창업 지원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창업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주시의 ‘청년창업 CEO임대료 지원 사업’의 경우 빈 점포를 활용해 창업하는 청년에게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청년창업자 자립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시비 2억원으로 만 19세~39세의 청년들이 도심권 10곳, 비도심권 10곳 등 총 20곳의 빈 점포에서 창업을 할 경우 월 임대료의 50%, 월 최대 50만원씩 10개월간 임대료를 지원하고 업체당 최대 300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는 등 최대 8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지원으로는 창업을 하더라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청년창업 지원 사업으로 다양한 공모사업과 지자체 차원의 지원 사업을 해 왔다. 지난 2017년에는 경주시가 중소기업청 청년몰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북부상가시장 청년몰인 ‘욜로몰’을 진행했다. 욜로몰 조성사업에 총 15억원(국비 7억5000만원, 도비 1억2000만원, 시비 4억8000만원, 자부담 1억5000만원)이 투입됐지만 기대했던 북부상가시장 활성화와 청년창업자들의 안정적인 운영은 되지 않았다. 최근 국세청 국세통계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주지역 사업자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경주지역에서는 30대 미만 사업자가 377명이 늘어났다. 이는 황리단길이 젊은 층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자체 청년창업자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청년창업 장려정책도 한몫을 했다. 각 지자체마다 청년일자리 만들기는 큰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열악한 물리적, 사회적 환경은 청년들에게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주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지자체들이 청년일자리 창출을 청년창업 지원으로 돌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정부나 지자체의 청년 창업지원은 대부분 단기적인 지원책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창업을 하고 충분히 자리 잡기까지 최소한의 지원과 관리가 있어야 하지만 창업을 지원해 준 이후에는 거의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예산이 많이 투입된 성건동 북부상가시장 ‘욜로몰’이 침체된 것도 주변 상가와의 공생관계 부재, 창업자의 전문성 결여, 시의 무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었다. 청년창업정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최소한 중기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생적인 경제력이 취약한 경주의 경우 창업청년들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영세소상공인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청년창업자를 만들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청년창업자들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또 청년창업자의 경우 기존 주위 상인들과 공존 공생해야 하는데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변 상인들과 청년창업자 간 발전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청년창업자들이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성건동 북부상가시장 ‘욜로몰’도 청년창업자들의 전문성 부족과 주위 상인들과의 불편한 관계, 홍보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오래 가지 못하고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주시나 경주시의회에서 나서야하지만 기존 상인들과 불편한 관계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곤 했다. 경쟁력 있는 청년창업자를 양성하는 다양한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청년창업자들이 능력에 따라 경쟁력 있는 업종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홍보를 지원해야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경주를 떠난 인구 중에 연령대별로 20대가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인근 울산광역시도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인 2~30대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경주를 떠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업종의 청년창업은 중요하다. 청년들이 아무리 좋은 경쟁력 있는 전문성을 갖고 창업을 하더라도 행정의 무관심과 지역사회의 폐쇄적인 환경에선 성장할 수 없다. 청년창업을 일자리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장려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좋은 환경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떠나는 경주는 도시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으며 미래 또한 결코 밝지 않기 때문이다.
알레르기가 이렇게 고약한 줄 몰랐다. 영국에서 9살짜리 소녀가 아이스크림을 한 입 핥고는 사망하는 어이없는 사고가 발생했다. 스페인으로 가족 여행 중이었다는데, 알레르기를 걱정한 아버지가 판매자에게 세 번이나 확인을 했다고 한다. 영국 공공의료서비스(NHS) 의사이기도 한 아빠가 놓친 것은 초콜릿 소스였다. 검시(檢屍) 보고서에 따르면 소스 속에는 땅콩과 아몬드 등 무려 다섯 종류의 견과류가 들어있었다고 한다. 가여운 소녀는 견과류 외에 달걀에도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당시 천식을 앓고 있었다고 한다. 면역 질환 중 알레르기가 규모나 방식 면에서 가장 크고 다양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난치성 질환이다. 대부분 무해한 무엇인가에 우리 몸이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게 알레르기다. 성질머리가 나빠서 그렇다고? 절대 아니다. 사람들의 약 50%가 적어도 한 가지에 알레르기가 있다고 한다. 그것이 땅콩이나 우유일 수도 있다. 지역에 따라 알레르기 환자 비율이 10%에서 40%로 다양하다. 흥미로운 것은 경제가 발전할수록 알레르기 환자도 많아진다는 점이다. 선진국일수록 알레르기 환자 비율이 높다는 말이다.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알레르기를 ‘깔끔병’이라는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상관관계를 한방에 설명해 줄 과학적 근거는 아직 없다. 혹 도시화된 국가 시민들이 오염 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어서가 아닐까 의심하기도 한다. 자동차 디젤 연료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는 주장도 있다. 가난한 국가보다는 부유한 국가에서 항생제 사용량이 많으니 면역 체계에 영향이 있을 거라 의심하기도 한다. 운동 부족이나 비만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 알레르기가 유전적이지는 않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유전자에 따라서는 특정 알레르기가 자녀에게 이어질 확률은 40%라고 한다. 꽤 높지만, 애매한 그 숫자 덕분에 확실하다고 볼 수는 또 없다. 한 마디로 우리는 알레르기에 대해 잘 모른다. 대부분의 알레르기는 아주 성가시다. 아침만 되면 재채기를 10분 째 하는 우리 이모를 봐도 그렇다.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도 있다. 미국의 경우 일 년에 700명 정도가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로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기도를 막을 정도의 극도의 반응’을 가리키는 아나필락시스는 주로 항생제 때문에 생기지만, 위에서 언급한 영국 여아처럼 음식을 잘못 먹어도 생긴다. 그 외에 곤충의 침이나 라텍스 침대나 베개 때문에도 생긴다고 한다. 특정한 물질에 유달리 민감한 사람들이 있다. 찰스 A. 패니터낵의 『우리 안의 분자(The Molecules Within Us)』에서는 비행기에서 두 줄 떨어진 곳에 앉은 승객이 먹은 땅콩 때문에 이틀 동안 입원해야 했던 아이 사례도 있다. 과장이 심하다고 치부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실제로 숨이 막혀 죽을 고통을 겪는 사람이 있다. 문제는 그 과장 같은 현실이 점점 증가한다는 데 있다. 보고에 따르면 1999년 기준 땅콩 알레르기 아동의 비율이 0.5%였는데, 지금은 4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그럼 알레르기를 최소화하거나 아예 피하는 방법은 없을까? 아들 녀석의 경우 꿀이나 두유는 일부러 안 먹인 것 같다. 애 엄마나 주변에서도 아주 어릴 때는 그런 음식이 위험할 수도 있다고 한 것 같다. 땅콩도 그래서 일부러 먹이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국립 알레르기 감염병 연구소에서는 정반대로 말한다. 어릴 때 오히려 소량을 노출시키는 것이 땅콩 알레르기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권고했다(2017년 기준). 그러자 다른 전문가들은 그건 사실상 부모가 자녀를 상대로 실험을 하는 거냐며 강력히 반대한다. 의사가 가까이서 관찰하는 환경이 아니면 절대 허락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알레르기, 알면 알수록 어렵다. 역시 감소나 완치에 대한 명확한 비법이나 근거는 없다. 여태 답도 없고 갈 길도 먼 알레르기 이야기였다. 박세리 인터뷰 중 한 대목이다. “그런데 햇빛 알레르기, 잔디 알레르기가 있었다고요(질문자)?” “더워서 그런가 보다, 뭘 잘못 먹었나 보다 그러고는 무시했죠. 선수 생활 끝나고 알았어요. 뭐든지 마음먹기에 달렸어요. 그렇게 최면 걸듯 살아서 그런지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지 뭔 알레르기가 있는지 몰랐죠(박세리)” 이제 접종을 시작한 코로나 백신 주사에 아나필락시스성 반응이 보고되고 있어 걱정인 요즘이다.
아주 오랫동안 안미옥 믿었다 거울에 비친 얼굴이 내 얼굴이라는 것을 낮에는 낮 밤에는 밤의 속도로 시간이 자란다는 것을 쇠못으로 그림자를 떼어낼 수 있다는 것을* 빛을 꺾어 땅속에 묻으면 뿌리를 내린 빛으로 땅 밑이 환해진다는 것을 천사가 있다는 것을 천사의 손금은 깊고 복잡하다는 것을 크게 웃는 사람의 침대는 슬픔으로 푹신하다는 것을 계단은 발을 숨기고 싶어 하고 두껍고 무거운 문을 가진 사람일수록 문이 없단 척한다는 것을 그런 차가운 얼굴을 세상은 여름부터 시작되었고 꿈에서 힘껏 도망쳐 나온 방향에서 아침이 시작된다는 것을 거짓말이 발명되던 시기에 살던 새는 아침마다 울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을 벽은 새장이 열리는 소리로 가득하다는 것을 미래를 닮은 유리창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맨발로 깨진 유리 조각을 밟고 서 있다 여러 겹의 얼굴이 겹쳐 흐를 때 믿고 있었다 오랫동안 사람이 사람을 낫게 한다는 말을 *스티븐 킹, 『악몽과 몽상』 -‘그렇구나!’ 와 ‘그렇지만’ 사이, 숨 쉬고 물결치는 감각 재미있는 시들을 읽으면 움찔한다. 그것은 개인적인 내밀한 생각이 실은 내가 품었던 생각이었다는 실감과 인식으로부터 온다. 그러나 인식만으로 다 볼 수는 없다. 이때 감각이 개입한다. 이 시는 구절마다 ‘아! 그랬지’ 그런데 ‘지금은 아니지’ 하는 실감을 하게 만들면서 운동성의 언어로 꿈틀거린다.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밤의 시간이, 천사의 모습이, 뿌리를 내린 빛이 땅을 환하게 한다는 생각이 그렇다. 그러다 거짓말이 발명되던 시기에 아침마다 울던 새, 미래를 닮은 유리창에까지 나아가면 이 시는 현실과 환상의 절정으로 치닫는다. 그러나 이 시에서 내가 제일 깊이 공감하는 실감은 “계단은 발을 숨기고 싶어 하고/두껍고 무거운 문을 가진 사람일수록/문이 없단 척한다는 것을”에서 읽는, 자신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 성숙된 존재의 향기다. 아직은 그렇다. 그러나 그것은 곧 “차가운 얼굴”로 몸을 바꿀지도 모른다.
일단 방하착을 하고 올려다보니 돌계단 위에 큰 불전이 있는데 ‘천불보전’이라는 한글 편액이 걸려 있다. 한글로 된 사찰 편액이 흔하지 않고, 주전이 천불전인 사찰은 일찍이 보지 못했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자 본존불의 동쪽은 관음보살, 서쪽으로는 지장보살이 시립(侍立)하고 있다.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협시보살이라면 주불은 아미타여래여야 한다. 그런데 법당 안에는 지권인을 한 비로자나불을 주존으로 한 삼존불과 그 주위로 빼곡히 천불을 모셨다. 작가 최명희는 ‘혼불’에서 “전상(前相)이 불여(不如) 후상(後相)이요, 후상이 불여 심상(心相)이라”고 했다. 앞모습이 아무리 좋아도 뒷모습만 못하며, 뒷모습은 마음이 훌륭한 것만 못하다는 의미이다. 현재의 원원사를 전상이라고 한다면 그 뒤에 있는 원원사지는 후상이 된 것이고 이 사찰을 조성한 당시 신라인들의 생각이 바로 심상이 될 것이다. 천불전을 오른쪽으로 돌아가면 높은 축대 위로 돌계단이 있는데 그 위에 탑 2기가 동서로 마주하고 있다. 양 탑 사이에는 화사석을 잃어버린 석등이 있고 그 뒤로 민묘가 있다. 이곳 원원사지뿐만 아니라 사찰 건물이나 탑이 서 있는 자리는 한눈에 보아도 명당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남산 여기저기 절이 있던 자리에는 민묘가 조성되어 있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석탑을 무너뜨리고 그 자리에 묘를 쓰고 석탑의 부재를 상석으로 놓은 사례도 더러 있다. 이 자리에 있는 묘도 언젠가는 이장해야 할 것이다. 쌍탑 뒤는 금당지인 듯한데, 낮은 축대 위에 이리저리 흩어져 있는 주춧돌이 보인다. 그 뒤로 강당지인 듯한 또 하나의 건물지가 있다. 옛 기와 조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는데 지금은 그 조각을 모아 탑을 쌓아 놓았다. 금당터 좌측 뒤쪽에는 정면 2칸 측면 1칸의 자그마한 건물이 있다. 용왕전이다. 우측 방에는 용왕을 모셔놓고 좌측 방은 바닥이 샘이다. 원원사는 통일신라시대부터 고려 전기까지 밀교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이후 원원사의 법등은 조선시대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조선 후기에 폐사되었고 석탑도 무너졌다. 이 절터는 1930년대에 일본 교토대 고고학교실 조수로 있던 노세 우시조(能勢丑三,1889-1954)에 의해 발굴되었다. 그리고 삼층석탑을 1931년 가을 경주고적보존회에서 복원하였다. 『삼국유사』 「신주」편 ‘명랑신인’조에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新羅京城東南二十餘里 有遠源寺 諺傳 安惠等四大德 與金庾信金義元金述宗等 同願所創也 四大德之遺骨 皆藏寺之東峯 因号四靈山祖師嵓云” 이를 풀이하면 다음과 같다. “신라 서울 동남쪽 20여리에 원원사가 있다. 세간에서 전하기를 안혜 등 네 분의 큰 스님이 김유신·김의원·김술종 등과 함께 세웠다. 네 분 큰 스님 유골을 모두 이 절의 동쪽 봉우리에 묻었다. 그래서 사령산(四靈山) 조사암(祖師嵓)이라고 한다” 이 기록에 나오는 안혜 스님은 명랑 스님의 제자이다. 밀교의 한 종파인 신인종(神印宗)의 개조(開祖)인 명랑 스님은 선덕여왕 원년(632)에 당나라에 들어갔다가 정관 9년(635)에 본국으로 돌아와서, 670년 당나라가 신라를 침공해 오자 사천왕사를 건립하고 문두루비법으로 이를 물리쳤다. 명랑의 제자였던 안혜가 원원사를 창건하였는데 사천왕사와 같은 밀교 계통으로 호국불교의 성격을 가진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혜와 함께 이 절을 세웠다는 김유신·김의원·김술종 3인 중 김술종은 김유신과 함께 『삼국유사』에 의하면 남산 우지암에서 열린 화백회의에 참석하였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절의 창건 연대는 이 두 인물이 활동하던 7세기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사진이 사물을 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진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지난 주 이 다리 하나가 페이스 북에 올라왔다. 사진작가인 이정환 씨의 페이스북이다. ‘백미러를 통해 본 아름다운 풍경’이란 제목의 사진은 폐지를 모아가던 수레에서 폐지가 흘러 길바닥에 너부러지자 지나가던 젊은이가 달려와 다시 정리해주는 모습이 잡혀있다. 그게 카메라에 바로 잡힌 게 아니고 이미 이정환씨가 지나온 길 뒤에서 일어난 일이라 자연 이정환 씨의 카메라가 백미러를 잡은 것이다. 수레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수레가 모자랄 만큼 많은 짐이 쌓여있었고 길바닥에는 꽤 많은 폐지들이 쏟아져 쉽게 치우기 힘들어 보일 정도다. 수레를 밀고 가던 노인이 혼자서 치우려면 여간 힘들지 않아 보이고 갑작스럽게 싣다 보며 또 다시 수레에서 밀려나와 같은 일이 반복될 지도 모른다. 이런 추측을 떠나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지나치지 않고 자기 일처럼 달려와 해결해 주려는 마음은 따듯함 그 자체다. 이 마음만큼 사진이 주는 깊이도 남다르다. 차는 지나갔지만 잠시 멈추고 피사체가 아닌 백미러에 주목한 순간의 이정환씨 마음도 작은 배려였을 것이다. 차를 내려 폐지 줍은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초상권 문제도 생길 법하고 무엇보다 이런 자연스런 모습을 담지 못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백밀러를 통해 가만히 이 장면을 찍고 흐뭇해 했을 이정환 씨의 마음까지 사진을 통해 들여다 보인다. 굳이 그가 밝힌 사진 설명을 첨가하는 것이 오히려 사족처럼 보일 정도다. “참 이뿐 모습,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이고 희망이 있지요?” 이정환씨는 지난 해 12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진이 주는 미학과 글이 주는 철학이 조화를 이룰 때 보다 깊은 울림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사진에 어떤 글을 담느냐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 밝힌 바 있다. 이 아름다운 컷에 실린 젊은이들의 마음과 그것을 백미러를 통해 담아낸 이정환 씨의 작품은 최고의 명작이라 할 것이다. 이정환씨의 말대로 당연히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고 희망 있다.
2015년 6월, 2개월간 유럽지역 자유 캠핑 여행을 했습니다. 우리부부와 딸 내외, 외손주 2명(초등생)등 가족 6명이 함께 했어요. 이동하기 힘든 인원에 짐 가방도 7~8개 나 되어 여간 힘들지 않았어요. 영국, 스코트란드, 아이스란드를 거쳐 동서 유럽권과 포르투칼, 스페인 등 12개국이 여행 대상지였죠. 각국의 생소한 노정과 낯선 풍물에 힘들었지만 호기심을 등불 삼아 좋은 경험을 했어요. 지금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만큼, 당시의 기행 관련사항을 참고해 주요 발자취를 연재합니다. 독자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포르투칼의 에그 타르트 빵 포르투칼 관광객이면 꼭 맛봐야한다는 ‘에그타르트’ 빵의 원조가게가 리스본 제로니무스수도원 건물 옆에 있어요. 관광객들이 가게 앞에서 도로를 따라 장사진이었고 먹고 가는 사람이 서있는 줄과 그냥 사가는 줄로 시끌벅적해요. 빵 1개 1.05유로(1430원)이며 하루 평균 1만여개가 팔린다고 합니다. 오렌지 색깔 둥근 빵으로 겉은 바삭 바삭 속은 말랑말랑, 달콤하고 부드러워요. 나이든 나도 맛이 좋은데 손자 녀석들이야 오죽하겠어요. 이 빵은 원래 이 옆 수도원에서 제조되어 온 것으로 달걀 노른자위로 만들어진다고 해요. 수도원이 번성할 때 해마다 수녀복에 풀을 먹이기 위해 수천 개의 계란 흰자위를 사용하였는데 버려지는 노른자위가 아깝고, 또 수사들의 식재를 위해 빵을 만들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수도원 근처 설탕 정제 공장으로 운영권이 넘어가 1837년부터 공장주가 가게 문을 열어, 지금까지 이 후손들이 대를 이어오고 있다고 해요. 지금도 수도원에서 전수된 레스피대로 만들고 있으며 이 비법은 주인과 2~3명의 핵심요원만이 알고 있다고 합니다. 빵가게 이름은 ‘파스테이스 데 벨렘’이라고 불러요. ▲리스본의 28번 트램(전차)과 우리가족 소매치기 사건 리스본시내 일반교통수단은 주로 트램(전차)인데 그중에서도 노란색상의 28번이 고지대가 많은 리스본 중심부와 주변을 두루 관통하는 혈관 같은 교통수단입니다. 따라서 시내에서는 많은 관광객들이 이 노선을 즐겨 이용하고 있어요. 오랜 기간 운행된 낡은 전차이며 좁은 철로에 언덕길과 골목을 요리조리 다니다보니 복잡하고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리스본 시내모습을 제대로 보려고 하면, ‘상조르제성’까지 올라가야하는 데 이곳을 오르기 위해서는 이 코스가 필수예요, 그래서 항상 이 트램은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따라서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주의말도 듣게 되요. 그런데 설마 하던 우리가 털렸어요. 사위가 100유로 (1유로/1365원) 1장을 소매치기 당하고 말았어요. 호주머니 한 쪽에 비상용으로 꼭꼭 접어 두었는데, 그놈들의 빼기 술법이 교묘한 모양이죠. 몇 명이 한조를 만들어 찜한 자를 밀치고, 정신을 딴 데로 홀린 다음 슬쩍한 모양이에요. 흔들리고 복잡한 차내에서 아이 둘까지 커버해야하니 자신(사위)보안에는 다소 소홀했구나 싶어요. 차비가 1회에 3유로이니, 이 전차를 30여번 더 탈 수 있는 거금인데 하필 멀리 코리아에서 찾아온 우리한테 마(魔)가 뻗혔는지 그땐 억울했어요. 그러나 가끔 이 에피소드를 끄집어내어 얘기할 땐 좋은 여행 자산이 되어 웃곤 합니다. ▲대서양의 최서단 해수욕장과 한국 해산물 식사 연일 뜨거워지는 7월의 포르투칼, 폭염을 피하기도하고 애들을 위해 해변투어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침 맑은 날씨에 해안을 따라 500번 2층 빨간 버스는 신나게 달립니다. 해변 도로는 깨끗하고 이름 모를 서양나무들이 줄을 서서 지나갑니다. 언덕에는 좋은 저택들이 바다를 향해 서있고 해안 곳곳에 요트들이 접안돼 있어 그들의 풍요로움이 부럽기도 해요. 약 한 시간 후 푸른 바다와 모래사장이 넓은 어느 해수욕장에 내렸어요. 포르투 북서쪽 근교에 있는 마토지뉴스 해수욕장이랍니다. 멀리 대서양의 확 트인 만경창파가 수평선으로 아득해지면서 우리가 대서양의 최서단 해변에 와있구나 싶어 약간 흥분되기도 했습니다. 이곳은 서핑과 해수욕장으로 이름나있다고 하는데 모래벌이 넓고 길어요. 더운 여름치고 피서객들이 많지 않고 한적해서 좋았어요. 애들은 물가에서 두 형제끼리 첨벙거리며 놀았어요. 딸 내외는 저희 둘 만의 시간을 갖고 우리 둘은 애들의 동태를 주시하며 지냈죠. 보통 애들의 안전은 내가, 조석식사는 집사람이 주로 맡고 숙소예약과 노정 찾기는 딸 내외가 하게 되는 데 가족인데도 가끔은 의견충돌이 생겨 서로 짜증과 오해가 생겨요. 이럴 때 마음을 푸는 프리타임 시간이 필요하게 되더군요. 점심때는 뒤쪽 도시 골목 식당에 들렀어요.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도미, 청어, 오징어 등 영락없는 한국생선이 올라오더군요. 대서양에서도 우리나라 어족이 자라나 싶어 무척 반가웠어요. 그리고 큰 석쇠에다 소금을 뿌려, 생선을 굽는 모습도 우리와 똑같았어요. 그러고 보니 포르투칼이 한국 음식문화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포르투에서 멋진 시민축제행열을 보다. 도루강 주변 야경을 보기위해, 푸른색 타일로 장식된 아름다운 상벤투 기차역을 지나갔습니다. 유럽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역이라고 합니다. 마침 시민축제행렬이 요란한 밴드 음악소리를 앞세워 시내로 들어오고 있었어요. 뜻밖에 좋은 구경거리를 만나게 됐죠. 시내 각 지역 주민들이 지역 전통의상을 입고 특산품을 들고 밴드를 앞세워 춤을 추고 노래하며 거리를 자유스럽게 행진하는 일종의 연중 민속놀이라고 합니다. 일반시민과 관람객들은 도로가에 서서 구경하고 나중에는 그들과 같이 어울리기도 하더군요. 농어민과 상공인 등 직업 따라 자기들이 가꾼 과일, 채소, 빵, 생선, 기타 축산 및 공산물을 자랑하며 웃고 떠들며 거리를 활보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가진 것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고, 관중들에게도 나누어 주더군요. 축제시민들의 얼굴은 모두들 즐겁고 행복해 보였습니다. 여유와 웃음과 재치로 시민들이 서로 즐겁게 소통하는 이런 축제행사쯤을 우리나라도 언제가 가질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임종식 경북교육감은 최근 한지협 경북협의회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올해 신축년에는 응변창신(應變創新)의 자세로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해 경북교육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면서 “‘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경북교육’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배움, 안전, 나눔, 소통으로 삶의 근육을 더욱 단단히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올해 신나는 배움으로 학습격차 해소 및 창의융합형 미래인재를 기르고 촘촘한 안전망 구축으로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 구현, 따뜻한 나눔으로 교육복지 실현, 열린 소통으로 자율적 학교 문화 조성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임 교육감의 답변 내용 요지. #지난해 주요 성과는? 지난해는 코로나19의 어려운 교육 여건 속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전국 최초로 실시간 유튜브 수업진행 등 경북형 원격수업 모델을 만들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한 계기가 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교육가족 및 도민들과의 소통도 강화했다. 현장소통토론회, 타운홀 미팅 운영 등 교육 현장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경북교육 시책에 반영했다. 특히 초·중고 학생 대표와 온라인 소통을 통해 학생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했다. 이를 통해 민주적 정책 참여 경험, 학생 대표 역량 강화로 학생자치의 기초를 다지는 계기가 됐다. 미래교육의 기초도 닦았다. 지난해 7월 20일 구미에 경상북도교육청메이커교육관을 개관해 전국 최초 체험과 교육이 동시에 가능한 활동 중심의 메이커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교육부 학교공간혁신사업 우수학교로 예천 감천초등학교가 선정되는 등 미래교육에 대응하고 있다. 또한 각종 실적도 풍성했다. 교육부가 주관하는 2020 지방교육재정분석 결과 최우수 기관 선정, 포항해양과학고의 해양수산 마이스터고 지정, 기록관리 최우수기관, ‘블렌디드 직업교육박람회’정부혁신 우수기관 선정, 특성화고·마이스터고 취업률 2년 연속 전국 1위라는 쾌거를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는 위기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는 도전정신을 발휘한 학생과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헌신하고 계시는 교직원, 학교를 믿고 함께해 주신 학부모님들과 도민이 계셨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올해 경북교육의 주요정책 과제와 비전은? 올해는 ‘배움, 안전, 나눔, 소통’을 중점과제로 ‘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경북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자 한다. 첫째, 신나는 배움으로, 창의융합형 미래인재를 기르겠다. △학교지원센터 운영으로 교사가 학생의 배움과 성장에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 △전교실 무선망 구축, 전 교원 노트북 지급, 학생 스마트 기기 지급 △두레교사제 운영 등 3단계 학습안전망으로 기초학력 보장 △온라인 평가시스템인 ‘스스로 학업성취인증제’로 초3부터 중3까지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 기본학력 보장 △경북형 블렌디드 러닝 활성화로 학습자 맞춤형 지원 △시울림 학교, 도전 성취프로그램 등 인성교육 프로그램 운영 △경북미래학교, 지자체와 함께하는 5개 지역의 경북 미래교육지구 운영 △수학체험센터, 메이커교육관·센터, 발명체험교육관 구축으로 창의융합 미래역량 함양 등을 위해 스마트 학교 기반을 구축하고 기초·기본학력 보장으로 학력 격차를 해소하여 누구나 양질의 교육을 받고 성장할 기회를 갖도록 하겠다. 학생 중심 배움으로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형 인재를 기르겠다. 둘째, 촘촘한 안전망 구축으로, 학생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겠다. △방역물품 및 보건 인력 지원 강화 △의성종합안전체험관 운영으로 체험중심 안전교육 강화 △내진 보강 대상 건물의 67%, 석면 제거 대상 면적의 67.5% 공사 추진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을 전개하여 미래교육에 대응하고 유연한 학교 공간을 만들어 가겠다. 촘촘한 안전망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면서 학생과 교직원이 건강하고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가는데 전력을 다하겠다. 셋째, 따뜻한 나눔으로, 교육복지를 실현하겠다. △고교 전면 무상교육 실시 △초, 중, 고, 특수학교 전체 무상급식 조기 시행 △특수교육대상 학생 치료지원비 확대 지원 △‘경주한국어교육센터’ 설립으로 다문화 학생 통합 지원 체제 구축 △미활용 폐교를 활용한 학생·교육가족 캠핑장 3개소 조성 △작은 학교 자유학구제 초 123교, 중 20교 총 143교 확대 운영으로 모두에게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따뜻한 경북교육을 펼치겠다. 넷째, 열린 소통으로, 자율적 학교 문화를 조성하겠다. △정책 참여 등 학부모 교육 활동 참여 기회 확대 △특색 있는 학급 운영을 위한 학급 자율 운영비 확대 지원 △단위학교 책임경영 체제 보장 △학생자치 참여, 사회참여 및 정책 제안 등 함께하는 학생자치 활동 활성화를 통해 소통과 협력으로 서로 존중하는 민주적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겠다. #올해 23개 시·군 교육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한다고 하는데 학교지원센터의 역할은? 올해 1월 1일부터 23개 교육지원청에 학교지원센터를 개소하고 학교 업무 지원을 시작했다. 학교지원센터는 선생님이 수업과 생활지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업무 중심에서 지원중심의 교육지원청의 역할 전환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시·군의 규모에 따라 도시형, 도농복합형, 농촌형, 도서벽지형 등 4가지 유형이 있으며, 유형별로 장학사 1~2명, 주무관 2~4명의 인력이 배치되고, 학교 지원 업무를 전담한다. 학교지원센터에서는 교육활동지원, 현장활동 지원, 인력 채용 지원, 특색 활동 지원 등 4가지 영역에서 학교의 업무를 직접 지원한다. 교육활동 지원은 교사의 교육과정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통합 지원하는 것이다.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 개발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교원의 법정 의무 연수, 원격수업 및 콘텐츠 제작 등을 지원한다. 현장활동지원은 과학실 안전관리 및 폐수 수거, 도서관 운영 지원 등 학교를 직접 지원한다. 인력채용지원은 인력풀 관리, 강사 채용 등 학교에 필요한 인력 채용을 지원하며, 지역 특색 지원은 지역별 특수한 상황을 반영해 특색 있게 학교를 지원한다. 학교지원센터는 업무 중심에서 학교지원 중심으로 교육지원청의 역할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한국판 뉴딜 10대 과제 중 하나인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 변화 및 4차산업에 대응하는 미래지향적 스마트 교육 환경을 구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5년간 1조6000여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북도내 23개 시·군의 40년 이상 노후 학교시설 217동 약 48만6000㎡를 개축 또는 리모델링하는 사업이다. 과거 강의 중심의 정형화된 교실 틀을 벗어나 우리 아이들이 안전한 학습 환경 속에서 유연하고 창의적인 교수학습과 휴식 및 놀이가 균형을 이루는 ‘삶 중심의 공간’으로 변화시키고자 한다. 저탄소 제로에너지를 지향하는 그린학교, 미래형 교수학습이 가능한 첨단 ICT기반 스마트 교실, 학생 중심의 사용자 참여 설계를 통한 공간혁신, 지역사회를 연결하는 학교시설 복합화 등 4가지 기본원칙으로 ‘디지털+친환경 융합형’으로 추진한다.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온 학교공간혁신사업으로 예천 감천초가 전국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린 스마트 미래학교 또한 학교 사용자가 만족하는 사람중심, 디지털전환, 공간혁신을 포괄하는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는 학교시설구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코로나19로부터 아직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학교방역 준비상황에 대해 말씀해 주신다면? 경북교육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부터 현재까지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학교 방역 모니터링 강화를 위해 학생수 100명이상 200명 이하 학교 115개교에 열화상 카메라를 확대 설치하고, 각종 방역물품 구입비 30억 원을 확보해 학교에 필요한 방역물품을 교육지원청에서 직접 구매해 학교로 지원한다. 신학기 진학, 진급하는 학생들의 변경된 학적을 반영한 자가진단시스템 운영으로 코로나19의 학교내 유입을 사전 차단하고, 학부모를 위한 카드뉴스 등 온라인 가정통신문을 정기적으로 발송해 가정 내 감염병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또한 학교 구선원들은 정기적인 감염병 모의대응 훈련을 통해 상황 발생 시 대처능력을 키운다. 등교 시 발열체크, 학교생활 방역활동 지원에 필요한 학교 방역인력 예산 약 35억 632개교에 지원하고 ,보건교사가 미배치된 학생수 40명 이상인 초·중·고등학교에 보건교사를 전원 배치해 아이들의 건강을 지키겠다. 학생 수 40명 미만 보건교사 미배치학교는 교육지원청 보건교사가 순회하면서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과 보건교육 지원으로 학생의 안전과 건강권을 보호하도록 하겠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수업이 늘면서 학습격차에 대한 우려가 많다. 이에 대한 경북교육청의 대책은? 우리교육청은 등교와 원격수업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기초학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3단계 학습 안전망으로 꼼꼼히 챙기고 있다. 먼저 1단계 안전망으로 기초학력이 부족한 학생 지원을 위해 초등학교에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를 시행한다. 기초학력 전담교사제는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위한 맞춤형 교육을 목적으로 정규 교사를 추가 배치해 기초학습이 부족한 학생의 교육활동을 수업 내에서 담임교사와 협력하여 지원하는 제도이다. 2021학년도 지원인원은 57명이며, 이는 전국 최대 규모이다. 지난해에 시행해 큰 효과를 본 1수업 2교사제(협력강사제)를 함께 시행하며 올해 지원 규모는 약 100여명이다. 2단계 안전망으로 모든 초, 중, 고등학교에서는 학습지원대상학생 및 경계선 학생을 대상으로 희망사다리 교실을 운영한다. 아울러 초3학년에서 고1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다중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기초학력 보장의 일환으로 두드림학교를 240개교로 확대 운영하며, 학습부진에 대한 선제적 예방을 목적으로 초1~2년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오름학교를 신설하여 120개교 운영한다. 3단계 안전망으로 동서남북 4개의 학습종합클리닉센터에 소속된 학습코칭단 170여명이 각급 학교의 학습지원대상 학생들과 매칭되어 찾아가는 맞춤형 학습서비스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주요 지원내용은 학습부진 원인 진단, 학습상담, 학습동기 향상 프로그램 운영, 학습전략 코칭 등이며 2020학년도 지원학생 수는 2042명이다. 특히 올해는 지원대상 학생을 당초 초2학년~중3학년에서 초2학년~고1학년으로 확대할 예정에 있으며, 난독 학생들에 대한 지원 강화를 위해 전문기관 위탁 찾아가는 난독 치료지원 사업도 시행할 예정이다. 아울러 기초학력을 공교육에서 보장하기 위한 온라인 평가시스템인 ‘스스로 학업성취인증제’로 학생이 자기주도적으로 학업 성취도를 확인하고 보충학습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 교실 무선인프라 구축과 전 교사에게 노트북 지급, 모든 학생에게 스마트기기 연차적 지원을 통해 내실있는 원격수업과 쌍방향 교육을 실시해 학력격차 해소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독도 교실을 위해 경북교육청사이버독도학교 홈페이지를 개설한다고 하는데 경과는 ? 일본 정부가 지속적으로 독도 도발과 역사 왜곡을 자행하고 있는 가운데 독도에 대한 영토관과 역사관을 배우고 익혀 독도수호의지를 갖춘 미래지향적 인재 육성을 위해서 오는 4월 ‘경상북도교육청사이버독도학교 홈페이지’를 오픈한다. 온라인 독도교육 콘텐츠를 제공해 독도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단계별 독도교육 연수프로그램 제공으로 영토주권 의식을 고양하고 아름다운 우리 땅 독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독도에 대한 사이버연수, 독도교육 자료실, 독도갤러리, 독도야놀자, 독도 Q&A, 독도문화예술자료, 커뮤니티 게시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할 예정이다. 사이버 독도학교 홈페이지는 학생, 일반인 등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단계별 콘텐츠를 수료 또는 이수하면 소정의 증명서가 발급된다. #끝으로 한 말씀? 지난해 코로나19의 힘든 여건 속에서도 꿋꿋하게 이겨내 주신 교육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올해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우리 모두의 삶이 더 밝고 더 행복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교육은 미래를 위한 투자이고 아이들은 우리의 희망이다.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게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안전을 최우선으로 교육정책을 펼치겠다. 그리고 미래사회를 주도할 역량 있는 인재를 키우기 위해 교육의 기본을 굳건히 해서 경북교육 새천년의 주춧돌을 놓아가겠다. 서로 소통하고 존중하는 학교 문화를 조성하고 모든 아이들이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교육비 부담은 확실히 줄이고, 도민의 말씀과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따뜻한 경북교육을 완성해 나가겠다. 한국지역신문협회 경북협의회
보사노바 풍 음악이 듣고 싶은 ‘통통’ 튀는 봄이다. 이 봄 ‘갤러리 화(龢, 경주시 원화로 344)에서는 중견 이상수(54) 작가를 ‘Beside 경주’ 전으로 초대했다. 이상수 작가는 결코 편해 보이지 않는 권좌 ‘The Throne’ 등 선인장으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이며 비판적, 사회참여적인 발상과 신선한 전시콘텐츠로 색다른 존재감을 드러내는 조각가이자 화가다. 이번 전시에서 이상수 작가는 조각도가 아닌 펜과 연필을 사용해 경주의 친숙하지만 주목하지 않는 풍광들을 특별한 감성으로 섬세하게 재현해냈다. 그의 회화 작품 앞에 서면 작품에 스며든 작가의 치밀한 손길과 호흡을 함께 느낄 수 있는데, 조각가로서의 면모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두 점도 함께 전시되고 있다. 이번 전시로 이상수 작가를 평하기엔 부족하다. 우리에게 보여주지 않은 그간의 작업이 너무 많은 까닭이다. 이상수 작가는 기발한 아이디어나 해프닝적 요소, 한때의 반짝임보다는 전통적인 작가적 열정을 지니기를 꿈꾼다. 그러나 반짝임도, 포스터모던도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이상수 작가는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달라졌으나 작업은 그렇지 못하다고 고백한다. 쉽게 변화하지 못했고 그것에 대해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길 반복했었다는 그는, 그래서 그 악명 높은(?) 전업 작가다. 그의 눈빛엔 늘 작품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한가 하면, 진한 허기도 함께였다. 비정형에서 정형을, 정형에서 비정형을 찾으며 고향 경주에서 구현해 갈 그의 작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덕분에 여러 차례 이상수 작가를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주목하지 않았던...또 다른 비사이드(beside)적 경주 풍경, 갤러리 화(龢)에서 선보여 갤러리는 어떤 작가를 만나는가에 따라 그 분위기가 달라진다. 전시 기간 동안 각기 다른 작품들이 관람자를 완전히 다른 세계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원화로 대로변 길거리를 지나치다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카페&갤러리 화(龢)는 이상수 작가의 체취로 가득하다. 운이 좋은 날이라면 작가와의 대면을 통해 작품의 내밀한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겠다. 이번 전시는 다음달 11일까지 회화 10점과 조각 작품 2점을 선보인다. 선인장으로 표현된 조각 작품은 조각가로서의 면모를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작품들로 행인들의 시선을 단박에 뺏는다. 이 중 조각작품 ‘권좌(The Throne)’에는 관람자가 직접 앉아볼 수 있도록 했다 <오른쪽 하단 사진>. 그리고 10여 점의 회화작품은 지금껏 보아왔던 경주 풍경의 평범함에서 벗어나 있다. 관람자에겐 다소 생경한 시각으로 비쳐질수도 있을듯하다. 치장된 경주의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는 작가의 시각에서 그린 작품들에선, 화장기 없는 경주의 민낯을 대하는 느낌이 든다. 태어나고 자란 경주의 풍경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우리에게 익숙한 경주의 풍경과는 사뭇 다른 작품들은 작가의 시선 자체가 경주를 낯설게 보는데서 출발했다. 타자가 주목하지 않는 풍경, 즉 비사이드(beside )적인 경주의 풍경들이 대부분인 것. 우리의 시야에서 다소 비껴나 있는 경주 풍경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관찰해 그 속에서 작가만의 미감을 끌어냈다. 그의 시선을 따르다보면 어느새 경주 산야에서 오래된 흑백 사진 같은 새로운 아름다움에 주목하게 된다. 또 보편적 아카데미의 전통 즉, 표현양식이나 채색에서 멀찌감치 벗어난 이번 전시에서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성을 구축해내고 있다. 주재료로는 펜과 연필을 사용했는데, 이전까지 전공한 조각 대신 펜과 연필, 목탄과 아크릴, 파스텔 등의 재료로 화선지와 하드보드지에 표현해내는 새로운 시도에 도전한 것이다. 천북 동산리의 소나무, 금척리 작은 언덕 위 소나무, 계림숲, 서출지, 반월성, 주사암 소나무, 2월의 형산강, 선덕여왕릉 가는 길 등에서의 작품들에선 회고적인 이미지가 잔잔하게 번져 감성을 자극한다. “전 세밀한 묘사에 능한 편입니다. 그 작업을 잘할 수 있는 신체적 여건이 허락할 때까지 잘 할 수 있는 작업으로서 그림을 충분히 표현해두고 싶어요. 점진적으로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소위 ‘촌놈’ 기질의 우직함으로 크게 인정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이상수 작가는 어려서부터 그림을 잘 그렸다. 단연 뛰어났다. 1968년 황오동에서 태어나 자란 그는 경주 토박이다. 고교때 신라문화제 미술대회서 대상을 수상할 만큼 그림에 재능을 보였던 그는 1987년 홍익대학교에서 조각 전공을 시작으로 동 대학원을 수료하고 안산을 거점으로 오랜 기간 조각가로서 작품 활동을 펼쳐왔으며 지금까지 조각 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 안산을 거점으로 미술학원을 운영하는 등 17년간(30대 중반의 대학원 시기 포함) 작품활동을 왕성하게 펼치며 30대 전후를 보냈다. “스물아홉때 인사동의 지명도 높은 갤러리에서 신진작가 등용 공모전 작가 40명 중 당선됐죠. 그땐 다 잘 될 줄 알았어요” 그도 한 때 자신만만하고 장밋빛으로 넘쳐 패기가 넘치던 시절을 거쳤다. “마흔이 넘으니 세상이 뜻대로 안되더라구요. 주변의 다른 작가들을 인정하기 시작했어요. 대외적으로 작품 홍보도 잘할 줄 몰랐고 ‘한 방’을 노리기도 했습니다”고 고백한다. “문화 취향과 구조가 다양해진 현대인들에 저희 세대 작가가 추구해 온 전통과 가치가 혼돈스러워졌죠. 제가 쉽게 시류를 좇지 못했던 것에 비해, 숭고미를 추구하면서도 새로운 일가를 이루는 작가가 더러 있어 부러웠습니다. 제도권 모더니스트 계열의 마지막 세대로 교육 받았고 소위 ‘촌놈’ 기질의 우직함으로 30대까지는 인정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그랬던 그는 12년 전, 마흔 둘에 조형작업물 의뢰로 우연하게 경주로 돌아온다. -“쉰에 그림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다보니 조급해져요” ‘파격적인’, ‘생소한’, ‘낯선’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 “미술 경력으로는 중견이지만 그림으로만 보면 늦다고 할 수 있어서 그냥 ‘초보’라고 합니다” 요즈음 그림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그는 독창성과 창의성을 구현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고 고백한다. 다른 화가와는 차별화되는 작품 구상에 대한 부담을 솔직히 토로했다. 좀 더 ‘파격적인’, ‘생소한’, ‘낯선’ 것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주문도 많고 어렵다는 이 작가는 그림과 조각 생각으로 밤을 지새울 때도 많다고 했다. 그는 조각 작업을 했던 작업장의 한계로, 40대 후반부터는 다른 작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게 되었고 회화를 시작하게 된다. 그 출발로서 가장 잘할 수 있는 재료인 펜과 목탄을 사용해 풍경화로 가볍게 접근하기 시작했다. “하루 13~14시간씩 그릴 정도로 너무 행복합니다. 그러나 점점 내가 잘 그리는 그림에서, 제 취향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습니다. 차별화와 현대적 회화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죠. 중압감이죠. 또 다른 재료에 대한 고민, 실험적 돌파구에 대한 중압갑이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새로운 작업장(현곡면 소재)이 완성되면 더욱 실험적인 작업을 확장해서 시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술은 시대 반영해야”...“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회현상들을 조각으로 표현할겁니다” 이 작가는 또, 우리 사회에 만연한 권력욕과 갈등 등 메시지가 강한 조각 작업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예술은 시대를 반영’하여야 한다며 정치나 사회현상에 관심이 많은 작가로서 사회참여와 함께 예술성이 동반되는 작업을 추구해 온 작가다. “시대를 반영한다는 것은 작업의 성향일수도, 사조로선 현대미술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이 시대에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를 반영한다는 의미로, 작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사회현상들을 작품으로 표현할겁니다” 한편, 2020년에는 ‘나도 왕이다!(2000, 170 x 85 x 80, 35kg, 합성수지에 아크릴, ‘제19회 대한민국미술대전’ 입상작)’라는 조각 작품이 국가기관인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되기도 했다. 날카로운 풍자를 통해 혁명의 타락과 과장을 명쾌히 그려낸 조지오웰의 대표작 ‘동물농장’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작품이었다. 그는 또 “판매를 염두에 둔 작업도 중요하지만 반드시 알려지고 유명해져야만 훌륭한 화가는 아닙니다. 유명하지 않아도 주목해야 할 작가가 많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라고 했다. -에필로그...취재 그 후 쉰을 넘긴 그는 여전히 기존의 관념에 따르기를 싫어하는 반항적 이미지를 풍긴다. ‘매너리즘’을 거부한 발로일까. 쉽게 세상에 길들여지기를 꺼려했던 그가 이제는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행복해하며 고향 경주에서 ‘순둥순둥’ 살려 노력한다. 매진해왔던 조각 작업도 하고 경주의 풍광을 이곳저곳 들추며 그림도 그리면서 말이다. 그러나 작가로서 날카로운 발톱은 여전히 감춘 채다. 커다란 불덩이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있는 듯한 그의 화가로서 진가는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아직도 자신을 마이너로 규정짓는 그는 겸손해졌다. 뒤섞여 살 수 있는 여유가 이제는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예술 전반에 대한 담론을 즐기면서 대체로 심각한 표정이었다. 무의미한 비판은 경계하면서. 이미 화화에서도 인정을 받은 터인 그에게 지역 출신임에도 ‘조각이나 하지’ 라는 곱지 않은 편견을 내비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과정은 지역의 화단에서도 신선한 자극제로 작용하고 있다. 작가로서 한계치를 끌어 올리는 작업을 시도하고 있는 그에게선 도전하려는 패기를 엿볼 수 있다. 성향적으로 자신을 비주류였다고 자처하는 그는 이제, 작품으로 경주 미술의 ‘주류’로 우뚝 설 것으로 보인다. “미술을 해서 생존할 수 있으면 너무 좋겠습니다”라는 표현에선 작은 조형물 작업도 감사하게 작업하려는 연유를 짐작할 수 있다. 그의 진한 고민과 실험적 도전이 어디까지 진행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원로작가와 후배작가를 잇는 중간 역할자로 역할해주길 바라며 여전히 거친 야생의 작가로 남아 줄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일까. 그런 이 작가를 많이 좋아해서 친해졌다. 가장 잘한 일로 ‘술 끊고 결혼한 것’이라는 작가의 앞날에 길이 행운 깊어라. #####이상수 작가는 서울 관훈미술관, 큐브갤러리, 갤러리그림손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북경아트살롱, 대한민국청년작가축전, 한국현대조형작가회전, 부산국제아트페어 등 국내외 아트페어와 기획전,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평택 해군사령부 조형물 설치 외 다수의 조형물 작업에 참여했으며 정부미술은행(국립현대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벽화 작업도 다수.
서울시가 매달, 서울시 전역에 분포한 488개의 미래유산 중 3개를 선정해 ‘이달의 미래유산’으로 홍보하고 있다. 매월 후보로 6~7곳의 명소들을 올리면 시민들이 투표하고 가장 많은 표를 받은 3곳이 이달의 미래유산으로 선정되는 방식이다. 4월 미래유산 투표기간은 3월16일(화)부터 3월21일(일)까지. 이 선정작업은 기본적으로 서울시의 문화유산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그 의미를 되새겨보게 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서울시 문화유산은 특히 일반적인 유적이나 오래된 유물에만 한정하지 않고 다양한 문화목록들의 소개되고 있어 더 눈길을 끈다. 4월에 후보로 오른 문화유산은 ①1960년 4월 19일 일어난 민주운동 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국립 4.19 민주묘지’, ②1970년 4월 15일 발매된 패티김의 앨범 ‘서울의 찬가’, ③2002년 4월 26일 개장한 ‘선유도공원’, ④1961년 4월 13일 개봉한 유현목의 영화 ‘오발탄’, ⑤1968년 4월 27일 조각가 김세중이 제작한 광화문광장의 ‘세종로 이순신 동상’, ⑥2008년 4월 개장한 ‘서울풍물시장’, ⑦1978년 4월 14일 준공 및 개관한 ‘세종문화회관’ 등이다. 투표에 참여하는 시민들은 복수로 후보지를 선택할 수 있고 의견제출시 휴대폰 번호를 남기면 서울시가 추첨을 통해 커피쿠폰을 주기도 한다. 서울시의 미래유산 선정작업은 2020년 7월부터 시작되어 첫 선정으로 가요 ‘마포종점’, 광장시장, 서울N타워 등을 최초 선정되었고 지난 3월에는 박인환의 시 ‘세월이 가면’,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공원 ‘삼청공원’, 서울대표하는 시장 ‘남대문 시장’이 선정됐다. 선정된 작품들은 서울시가 따로 운영하는 ‘서울의 미래유산’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어 시민들이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해놓았다. 각 유산마다 적게는 수백에서 수천 회씩 조회될 정도로 시민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 당연히 이 투표는 서울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건 참여할 수 있다. 문화유산이 많기로는 경주도 서울에 뒤처지지 않는다. 다양한 인문학적 가치를 지닌 소재들도 많다. 그러나 많은 유산과 소재들이 시민이나 관광객들의 관심밖에 있거나 숫제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다. 이들을 전면에 내세워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관심 가질 만한 이벤트를 벌이면 어떨까?
모든 동물을 뇌(腦)를 가지고 있고 그 뇌의 지배를 받아 몸을 움직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은 그 중에서도 신체 대비 가장 큰 뇌를 가지고 있어 다양하고 뛰어난 두뇌 활동의 결과로 다른 동물이 흉내낼 수 없는 문화와 문명을 창조하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소리를 듣게 됐다. 한편으로 뇌는 모든 감각의 최종적인 판단을 하는 곳으로 온 몸의 피를 돌리는 심장과 함께 가장 중요한 신체 부위로 인식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람들이 뇌를 소홀히 취급해 뇌를 건강하게 하거나 뇌 활동을 편하게 유지하는 것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다. 건강한 몸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하거나 각종 영양제를 먹는 것과 사뭇 대조적이다. 과연 이렇게 중요한 뇌를 이렇게 아무렇게나 관리해도 되나 싶을 정도다. 뇌를 잘 관리하면 신체기능도 훨씬 좋게 유지할 수 있고 공부에도 효과적이며 최근 심각하게 대두되는 ‘치매’예방에도 큰 도움이 되는데 왜 뇌에 이토록 무심한지 놀랄 지경이다. 본지에 연재되던 기획 칼럼 ‘김영회 선생의 신라향가, 일본의 만엽집을 열다’가 25회를 끝으로 종연된다. 이어 연재될 칼럼이 ‘박전애 팀장의 뇌가 건강해야 인생이 풍요롭다(가제)’라는 뇌 건강을 위한 칼럼이다. 박전애 팀장은 경북대학교 대학원 교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한 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의 부설기관인 뇌교육원격교육연수원에서 유치원·초·중·고 교사대상 직무연수, 브레인트레이너 국가공인자격증 보수교육 위탁연수, 일반인대상 자율연수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동 대학 대학도서관 학술정보팀장이자 ‘브레인 트레이너’로 활동 중인 뇌교육 전문가다. 20대 후반 어떤 친구와 잊지 못할 사건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분노가 다스려지지가 않아 해결방법을 찾던 중 뇌체조와 뇌교육을 알게 되어 이 분야에 심취하게 됐다. “당시 수녀님 한 분이 ‘성당 다니다가 사람 때문에 신앙생활을 그만 두지 않기를 바란다’며 ‘사람의 감정은 죽어야 해결되는 거다’고 하시길래 감정컨트롤은 성직자도 안 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간단한 뇌체조로 시작해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을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적극적으로 뇌교육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뇌공부에 박차를 가하던 박전애 팀장은 2007년부터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기획조정실에 근무하면서 민간자격증으로 취급되던 뇌교육을 국가공인자격증으로 격상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와 함께 방탄소년단의 모교로 유명한 ‘글로벌사이버대학교’를 설립하기 위한 업무도 함께 진행했었는데 둘 다 2년의 시도 끝에 승인 받았다. 2년 동안 주말에도 쉬지않는 열정적으로 진행한 결과로 자신의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는 보람이라고. 그 후 뇌교육연구소 연구원, 대학도서관 학술정보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석박사 대학원생들의 학위논문준비를 위한 학술웹 DB 이용관련 상담업무를 맡았고 지금은 뇌교육원격교육연수원의 운영과 콘텐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박전애 팀장은 뇌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죽음을 뇌사와 심장사로 나눌 만큼 뇌는 중요하지요. 누구에게 돌을 던지면 본능적으로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는데 이것은 인체가 본능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 취하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뇌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우리 몸 전체를 통제할 뿐 아니라 정서와 정신에도 영향을 미치는 기관이기 때문이지요” 때문에 뇌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뇌에 대해서 알아야하며 뇌가 이끄는 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뇌의 상태를 파악하여 뇌를 잘 운영하면서 살아야 뇌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뇌에 대해서 알게 되면 자신의 뇌 상태를 파악하여 간단한 뇌체조로 내가 원하는 뇌파 모드로 바꿀 수 있으며 기분 좋은 호르몬을 분비하도록 스스로 자신의 뇌를 관리하여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박전애 팀장은 뇌교육이나 뇌훈련이 공부하는 학생들, 우울증이나 불안감 등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생활인, 기억력 감퇴와 치매로 근심하는 노년층 인구가 특히 관심 가질 만하다고 권장한다. -본지에 본격 뇌 칼럼 연재! 학생들, 정신질환자들, 치매걱정 노령 인구가 들으면 ‘딱 좋을’ 뇌체조 소개 예정. 아무래도 박전애 팀장의 뇌교육 칼럼은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그들과 고락을 함께하는 학부형들의 눈길을 끌기 쉽다. “사람의 뇌는 누구나 총명합니다. 단지 그 뇌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을 이끄는 요소는 뛰어난 뇌보다는 열정을 가지고 꾸준히 지속적으로 도전하는 그릿(GRIT-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줄임말)이라고 하지요. 뇌가 시키는 대로 끌려가기 보다 뇌를 원하는 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뇌를 총명하게 만드는 방법이라 봅니다” 박전애 팀장은 앞으로 경주신문에 연재될 칼럼을 눈여겨보면 공부 잘하는 비결을 찾게 될 것이라 귀띔하며 웃는다. 다음으로 눈길 끌만한 부분은 사회의 다변화 다각화와 이에 따른 가치관의 차이, 차별로 인해 벌어지는 정신질환이다. “뇌를 알게 되면 뇌파나 호르몬 작용이 우울증이나 불안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기계장치나 호르몬제 없이 뇌체조로 조절할 수 있지요. 이것을 브레인짐(Brain Gym)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도 앞으로 이 칼럼에서 자세히 공개할 예정이다. 박전애 팀장은 노령화 사회로 진화할수록 건강한 뇌활동을 통해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것에 관심이 큰 만큼 뇌와 관련한 공부는 어느 세대보다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화현상을 스스로 인지하고 서서히 준비하면서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토닥거려주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몸이 힘들다고 신호를 보내도, 마음이 아프다고 호소해도 모른 척하거나 알아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내버려 두면 몸과 마음을 넘어 뇌를 상하게 됩니다. 나아가 내가 소중한 만큼 다른 사람도 소중하게 여기고 나이 들어가는 노인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토닥여 주어야 합니다” 박전애 팀장은 어차피 찾아올 건망증이나 기억력 감퇴, 치매에 대해 불안해할수록 더 빨리 이런 현상들이 찾아온다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일상 속에서 할 수 있는 뇌에 좋은 활동과 뇌혈관 및 성인병 질환 예방에 좋은 식단을 적용해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한다. 그런 실례로 친구들과 주기적으로 만날 수 있는 모임, 동년배들과 어울릴 수 있는 마을회관이나 노인정 활용,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 키우기 등을 권장하기도 한다. 더불어 치매를 지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생활습관에 대한 정보가 TV, 인터넷, 병원, 보건소에 많으니 스스로 적극적으로 챙기고 주거환경이나 생활습관, 식습관을 조금씩 바꾸어가며 그 과정을 즐기라고 조언한다. 궁극적으로는 자기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긍정적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한편 최근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는 치매는 본인만큼 가족도 함께 힘든 일인 만큼 가족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나 수칙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그래도 요즘은 이런 노인성 질환에 시달리는 노인들의 신체활동이나 가사활동을 지원해주는 요양보호사 제도가 있어 가족들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세대차이가 많이 나는 노인들, 특히 일상적인 대화가 어려운 노인성 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의 외로움이나 고독은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치매나 중풍 등은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입니다. 본인이든 가족이든 치매를 수치스러워 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특히 이런 현상은 아버지나 어머니의 일이 아니고 언젠가 나에게도 다가올 나의 미래라고 여기며 따뜻하게 바라보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치매가 더 심해지기 전에 부모님에게 자주 전화 드리고 자주 찾아뵙는 것이 가장 좋은 선물이겠지요” 박전애 팀장은 이 칼럼에서 120세 고령화 시대를 살 현재의 50~60대는 시니어들이 좀 더 건강하게 나이 들 수 있는 간략한 방법도 제안해줄 예정이다. 우선은 그 핵심을 아래와 같이 단정한다. “젊은 세대들에게 꼰대 노릇하지 말고 친구가 되어 필요한 디지털 정보도 물어보고 친하게 지내길 바랍니다. 요즘 가장 좋은 친구, 가장 좋은 선생님은 젊은 세대입니다. 젊은 세대들은 아날로그 시대를 살아온 시니어 세대의 문화가 좋아 아날로그 감성의 문화를 즐기는 매니아 부류도 있습니다. 나이를 떠나 교감하는 것이 건강하게 사는 비결입니다” 어떤 모임에서나 자기소개할 때 경주가 고향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며 어릴 때부터 전통문화의 유적 속에서 자라서인지 옛것의 소중함, 신라인이라는 그 자부심이 자신도 모르게 삶속에 배어 있음을 느낀다는 박전애 팀장이다. 이번 칼럼을 통해 자신의 정서적 모태이자 정신을 키워준 씨앗인 경주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뇌활동을 위해 독자들이 꼼꼼히 읽어주기를 희망했다.
“우리집 전통 장은 매년 2월 말일 시간이 허락하는 식구들이 모여 웃고 즐기며 담았으나 올해는 코로나 19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부부 둘이서 합니다”라는 전선자 씨. 전선자 씨의 전통 장은 2년 이상 간수를 뺀 천일염을 사용해 메주를 넣고 옛날방식 그대로 건 고추와 대추, 숯으로 맛을 더한다. 4월에 간장과 된장을 분리하는 장 가르기를 하며 된장은 2년 정도 숙성시켜 지인들과 가족들에게 보낸다. 예부터 장 담기는 중요하게 여겨 날짜도 택하여 장을 담았다고 한다. 장은 담는 시기에 따라 정월장(음력 1월에 담근 장), 이월장(음력 2월에 담근 장), 삼월장(음력 3월에 담근 장)이라 불리며 늦어도 음력 3월 전에 담가야 한다.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된 우리나라 전통 먹거리인 된장과 간장을 직접 담그는 일은 발효에 대한 번거로움 때문에 어려워하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전통 장의 우수성은 전통 장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보면 그 진가는 드러난다. 전통음식을 선호하는 마음은 음식을 먹으면서 더 우리의 맛을 느끼게 된다. 전통 장을 잘 담는 어르신들의 도움을 받아 직접 전통방식으로 우리집 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3개의 키워드를 통해 앞으로의 건강 생활 흐름에 대해 알아보자. 코로나19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재택근무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콕 생활 속 ‘면역’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집 안 곳곳에 손 소독제와 항균 스프레이가 자리를 잡았으며, 하루 3번 이상의 환기와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는 습관이 일상생활 깊숙이 들어왔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져 집에서 명상을 즐기는 사람도 늘어났다. 또한 외출이 쉽지 않은 만큼 많은 분야가 집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다른 영역에 비해 집 안으로 들어오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던 건강·의료 분야가 자연스럽게 집콕 생활에 스며들고 있다. 이미 익숙해진 홈트레이닝과 건강보조식품, 가정용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를 집에서 만나 볼 수 있다. 3가지 키워드를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건강 생활의 흐름을 알아보자. #셀프-메디케이션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 생활이 길어졌다. 이로 인해 활동량은 감소했지만 먹는 시간, 음식 섭취량은 증가해 ‘확찐자’라는 신조어가 나오기도 했다. 헬스장 이용은 어렵고 야외 운동은 꺼려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홈트레이닝을 시작하는 사람이 생겼다. 이처럼 스스로 건강을 챙기려는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이 새로운 건강 트렌드로 떠올랐다. 기존 밀레니얼 세대들은 건강관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소비 성향을 보여 왔는데, 세계적 유행병을 계기로 건강에 대한 소비 성향이 전 세대로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이 질병으로 인한 병원 방문 자체를 꺼리면서 면역을 지키기 위해 영양제를 섭취하는 사례가 늘어나 ‘건강기능식품’의 수요도 높아졌다. 과거 몸보신을 위해 ‘홍삼’, ‘녹용’을 챙겨 먹던 경향에서 연령대와 본인에게 필요한 기능을 맞춰 골라 먹는 트렌드로 변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 외에도 가정용 의료기기, 운동을 위한 홈트레이닝 기구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셀프-메디케이션 현상은 2021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격진료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건강 관리의 핵심은 단연 ‘언택트(Untact)’이다. 콘택트(Contact)와 부정사 언(Un)의 합성어로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지 않는 비대면 및 비접촉을 뜻한다. 코로나19가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으로 전파되고 감염되는 만큼, 진료 역시 비대면 방식이 주목받는다. 과거에는 국내 현행법상 원격진료가 금지돼 있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전염병 확산 억제를 위해 의사의 판단에 따라 안전성 확보가 가능한 경우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언제 어디서나 환자가 원할 때 진료할 수 있기 때문에 원격진료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원격진료는 전화와 화상 진료와 함께 원격 환자 모니터링이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원격 환자 모니터링은 센서 및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집에 있는 환자의 체온과 산소포화도, 호흡수 등을 사물인터넷(IoT) 센서, 웨어러블 기기로 측정하고 의료진이 원격으로 모니터링한다. 현재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분야는 원격진료 상담 서비스지만 향후 노년층의 증가나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의 증가로 원격 모니터링 서비스 분야도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 헬스케어 스마트 헬스케어는 정보 통신 기술과 보건 의료를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예방, 진단, 치료, 사후 관리의 보건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 지금까지의 헬스케어는 의사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이끌어져 왔지만 ‘빅데이터’의 영향으로 헬스케어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머신러닝, 딥러닝, 자연어 처리, 이미지 인식, 음성 인식 등의 인공지능 기술이 의료 분야에 접목되면서 헬스케어 산업에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할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개인의 건강정보 및 질병 상태를 분석하면서 최적화된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고 의사의 오진으로 인한 의료사고율이 줄어들어 더욱 안전하고 확실한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게 된다. 또한 개개인의 병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의료서비스가 이뤄진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개인의 식사습관, 생활습관, 혈압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건강상태를 분석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병의 치료 시기뿐 아니라 예방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상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글 : 황혜민 / 일러스트 : 이승정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소식 발췌
가야의 후손이라는 과거와 신라의 화랑이라는 현재를 두 어깨에 짊어지고 수련을 거듭한 김유신이 동료들과 용화향도를 결성하고, 낭비성 전투에서 승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경주브랜드공연 뮤지컬 ‘용화향도’가 오는 30일부터 경주엑스포대공원 문화센터 문무홀에서 막을 올리는 것. 정동극장의 두 번째 창작뮤지컬인 ‘용화향도’는 신라 진평왕 시절 김유신과 김춘추 등의 화랑과 낭비성전투 등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용화향도를 향한 젊은 성장 이야기다. 김유신의 아버지 김서현은 신라왕족이 아닌 멸망한 가야의 후손이며, 할아버지 김무력은 백제 성왕의 목을 베는 큰 공을 세웠다. 신라 왕족인 만명과 혼인한 서현 사이에 태어난 김유신은 열다섯살에 화랑이 돼 낭도들을 거느렸다. 그의 낭도들을 일컬어 용화향도라고 불렀다. 용화라는 말은 미륵신앙에서 신성한 나무를 가리키는 말이다. 작품 속 서현과 만명은 아들 유신에게 혹독한 훈련을 요구하게 된다. 이는 멸망한 가야의 후손이라는 이유로 못 다한 꿈을 아들 유신에게 전하려는 서현과 만명의 가르침으로 유신이 곧 ‘신라의 화랑’으로서 그 뜻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깊은 뜻을 가진다. 정동극장은 지난해 첫 창작뮤지컬 ‘월명’에서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대중적인 소재로 친근하게 풀어내 신선한 재미를 선보였다면, 올해는 인물을 중심으로 한 서사적인 이야기가 깊이 있는 감동과 동시대 청춘들이 공감할만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신라의 화랑 유신 역에 김도하, 김욱헌 △유신의 아버지이자 신라의 무관 서현 역에 정영일, △신라의 무관이자 서현의 오랜 전우 용춘 역에 이덕재 △새로운 신라를 꿈꾸는 진평왕 역에 한성, 김성일 △신라왕족의 딸 만명 역에 박진주 △가야부흥운동을 이끄는 무인집안의 젊은 기대주 천관 역에 최지수 △신라의 젊은 화랑이자 왕족 춘추 역에 우종웅, 류동휘 △유신과 우정을 나눴던 신라의 화랑 백석 역에 박형석, 박선우 △여의 역에 공현비가 배역을 맡았으며 그밖에 화랑역으로 강다래, 김수영, 서별이, 이현석, 이호준, 전영화, 황정현 등이 출연해 재미와 감동을 자아낼 예정이다. 제작스태프로는 △연출·작가에 오세혁 △작곡·음악감독에 다미로 △안무 이현정 △드라마터그 이승우 △무대디자인 남경식 △조명디자인 마선영 △의상디자인 홍문기 △소품디자인 김혜지 △분장디자인 이지원 등이 참여한다. 작·연출을 맡은 오세혁 연출은 “지난해에 이어 경주서 선보이는 두 번째 창작뮤지컬이다 보니 그 어떤 공연보다 심혈을 기울여 제작했다”면서 “배우들이 선보이는 연기와 에너지가 작품의 가장 중심이 돼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련되면서도 감동적인 선율이 심금을 울리고, 강렬한 검무와 아름다운 한국무용이 가미된 안무, 시대적 배경을 반영한 웅장한 무대세트와 소품, 배우들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극장 측은 “한국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공연예술과 시대적 트랜드 공연예술의 공존으로 현대 공연예술의 미래적 비전을 위한 문화 출발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올해도 또 한 번 새로운 래퍼토리를 통해 지역브랜드공연의 다양성을 제시하고 더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선보여 지역민의 문화향유 공간으로 발돋움 하겠다”고 밝혔다. 공연 예매 및 문의는 정동극장 홈페이지(www.jeogdong.kr) 또는 전화(054-740-3800)으로 하면된다. 공연은 3월 30일부터 11월 27일까지며 매주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7시(일, 월 휴연, 상황에 따라 일정 변경 될 수 있음).
전통복식연구가 강미자 씨의 두 번째 개인전이 30일부터 4월 4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갤러리 달에서 펼쳐진다. ‘전통복식의 재현, 옛 선조들의 품격을 만나다’라는 주제로 마련되는 이번 전시에서 강미자 씨는 옛 선조들이 입고 생활했던 의복 재현 및 전통복 디자인을 활용한 퓨전 생활복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강미자 씨는 “이번 전시는 고구려 고분 벽화, 신라 고분에서 출토 토용, 복식 유물 등 전통복식문화에 대한 자료를 토대로 재현한 전통복식 작품들과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소개하는 전시”라면서 “경주시민이자 전통복식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신라복식 연구 및 재현 등 신라복식을 현대화 대중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미자 씨는 지난해 제55회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한복 직종 1위에 오르며 금메달과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받았으며, 앞서 2014년에는 경주작가릴레이전 작가로 선정돼 궁중의상과 일반 사대부, 서민들이 입었던 출토 복식을 재현한 ‘조선 시대 복식전’을 선보인 바 있다.
(재)경주문화재단이 ‘서라벌 한복 사진·어린이 그림’ 공모전을 개최한다. 이번 공모전은 ‘2021 한복문화주간’ 행사의 일환으로 우리의 전통 복식과 한복을 사진 또는 그림으로 자유롭게 해석하며 한복에 대한 관심과 친밀감을 가지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공모전은 ‘서라벌 한복 사진 공모전’과 ‘서라벌 어린이 한복 그림 공모전’ 등 두 부문으로 나눠 공모를 진행하며 오는 31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심사 및 투표를 진행해 선정된 작품은 한복문화주간인 4월 9일부터 18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갤러리별(B1)과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전시된다. ‘서라벌 한복 사진 공모전’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온라인으로 신청서류와 사진을 접수받으며, ‘서라벌 어린이 한복 그림 공모전’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신청서류와 그림 원본을 우편 또는 방문을 통해 제출하면 된다. 서면심사(80%)와 온라인투표(20%)를 거쳐 두 부문에서 각각 70명을 선정해 모바일 상품권을 시상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문화재단, 경주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한편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가 주관하는 ‘한복문화주간’은 한복 문화를 일상문화로 향유할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전통, 한복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진행되는 사업이다. 경주시는 지난해 남원, 전주, 진주와 함께 한복 문화 활성화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됐다.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이 오는 26일 오후 1시 경주화백컨벤션뷰로 300C호에서 ‘고운 최치원 인문학적 가치 학술대회’를 개최한다. 고운 최치원은 신라 말을 대표하는 입당 유학파 지식인으로 신라라는 지역적 한계를 넘은 당대 최고의 문장가이자 정치인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신라와 당을 연결하는 외교관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고운 최치원 선생이 남긴 인문학적 가치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로 경주시를 포함한 전국 9개 지자체 최치원 도시연합협의회와 함께 최치원의 가치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조명한다. ‘고운 최치원 인문학적 가치’를 주제로 마련된 학술대회는 ▲기조강연 ‘최치원 학술대회의 성과와 과제’(장일규, 국민대 한국학연구소)를 시작으로 ▲최치원의 경주 유적지를 찾아서-한시를 중심으로(조성환, 충남문학연구소) ▲9세기 후반 최치원의 사행과 재입당 시점 재검토(최희준, 단국대) ▲최치원의 ‘풍류’ 해석(장성재, 동국대) ▲고려시대 최치원 인식의 양상과 추이(신선혜, 호남대) ▲경주지역 최치원 유적의 문화유산 활용(이진성, 전 한강문화재연구원) 등 연구자들의 주제발표가 이뤄진다. 주제발표 후에는 박남수 동국대 교수를 좌장으로 발표자와 전국 9개 지자체 최치원 도시연합협의회 간 종합토론이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학술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사전신청으로 선정된 인원만 입장이 가능하다. 사전신청은 070-4350-4701.
젊은 청춘 배우들의 통통 튀는 매력을 담은 대학로 화제작, 봄맞이 로맨스 연극 ‘운빨 로맨스’가 경주예술의전당을 찾는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2021 문화가 있는 날’, 연극 ‘운빨 로맨스’가 오는 4월 2일 오후 8시, 3일 오후 3시, 7시에 원화홀에서 펼쳐지는 것. 대학로에서 사랑받는 작품으로 흥행성을 인정받아온 청춘 로맨스극인 이번 연극은 2014년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2016년에는 MBC 미니시리즈로 방영됐다. 이후 연극화돼 2017년부터 지금까지 대학로에서 꾸준히 사랑받아 온 작품이다. 초연 이후 최단기 10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드라마, 뮤지컬, 연극 등에서 활약한 실력파 배우들이 원작 캐릭터의 매력을 극대화한다. 운명을 믿는 여자주인공 점보늬 역에는 배우로 변신한 걸그룹 카라 출신의 허영지가, 운명을 개척하는 남자주인공 제택후 역에는 배우 오근욱이 맡아 열연한다. 연극 ‘운빨 로맨스’의 티켓은 경주예술의전당과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으며 티켓은 전석 3만원, 중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기타 자세한 정보는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www.gjartcenter.kr) 또는 문의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10년 전, 세월을 잔뜩 머금은 황남동은 고향을 떠나온 이들에게 옛 시절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위로의 공간이었다. 지금은 젊은이들의 메카로 발돋움하면서 이색거리로 변했지만 40년, 50년 전 생활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던 당시 황남동은 포토아티스트 이근원 작가와 그의 아내가 자주 찾아 추억을 쌓았던 의미 있는 장소였다. 황남동을 배경으로 향토적 주체성과 경주에 대한 애정을 담은 사진그림 작품집이 출간됐다. 사진을 기본 매체로 회화의 기능을 가미해 표현하고 있는 이근원 작가의 두 번째 작품집 ‘근원의 황남동’이 최근 발간된 것. 이번 작품집에는 ‘생활철학’ ‘에미’ ‘황리단2016’ ‘한 바퀴’ ‘다른세상’ ‘장수철학’ ‘출입금지’ 등 작가의 새로운 시각으로 탄생한 32점의 사진미술작품이 수록돼 있다. 황남동의 과거와 현재, 상상과 실제, 기억, 철학, 종교, 작가 개인의 경험 등이 담겨 있는 작품집은 작가의 주관적 시각을 통해 현대사회의 움직임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었다. “추억 속 고향의 모습과 비슷한 황남동은 옛 정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저희 부부가 자주 찾던 곳입니다. 사진도 정말 많이 찍었죠. 세월이 가면 뭐든지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너무 상업적으로 변해버린 황남동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이근원 작가는 그동안 ‘왕릉 판타지’와 ‘내 마음의 풍경’이란 타이틀로 세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2019년에는 그간의 사진미술 작업을 토대로 첫 번째 작품집 ‘시간을 너머’를 출간하며 사진미술이라는 독창적인 장르를 소개하며 현대인의 감성과 욕구를 대변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 동시대미술의 특징은 기존 미술의 경계를 해체해 다시 구성한다는 사조입니다. 회화, 조각, 영상, 음악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합쳐 재구성한다는 의미죠. 이런 시도의 전면에 단연 돋보이는 예술의 장르가 사진이고, 전 사진을 기본매체로 회화의 기능을 가미해 사진미술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작품집을 통해 우리의 역사인 황남동이 국내외 많은 이들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는 작가는 영문 작품설명도 놓치지 않았다. 정보를 매개로 연결된 AI시대, 변화되는 욕구에 따라 매혹적인 이미지가 생겨나고, 이러한 과정에서 세상은 점점 가상의 세계로 변해간다. 삶의 다의적 의미를 담은 파생 실제, 문학적 서술로 다양하게 해석 가능한 흥미로운 이근원 작가의 자유롭고, 도전적인 작품. “황남동이라는 설명보다는 느낌이 좋은 그림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차 한 찬 앞에 두고 그 향기를 음미하듯 작품집을 통해 좋은 느낌이 읽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