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사물을 담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을 담을 수 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진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이어주는 다리가 된다. 지난 주 이 다리 하나가 페이스 북에 올라왔다. 사진작가인 이정환 씨의 페이스북이다.
‘백미러를 통해 본 아름다운 풍경’이란 제목의 사진은 폐지를 모아가던 수레에서 폐지가 흘러 길바닥에 너부러지자 지나가던 젊은이가 달려와 다시 정리해주는 모습이 잡혀있다. 그게 카메라에 바로 잡힌 게 아니고 이미 이정환씨가 지나온 길 뒤에서 일어난 일이라 자연 이정환 씨의 카메라가 백미러를 잡은 것이다.
수레에는 한눈에 보기에도 수레가 모자랄 만큼 많은 짐이 쌓여있었고 길바닥에는 꽤 많은 폐지들이 쏟아져 쉽게 치우기 힘들어 보일 정도다. 수레를 밀고 가던 노인이 혼자서 치우려면 여간 힘들지 않아 보이고 갑작스럽게 싣다 보며 또 다시 수레에서 밀려나와 같은 일이 반복될 지도 모른다. 이런 추측을 떠나 어려움에 빠진 사람을 지나치지 않고 자기 일처럼 달려와 해결해 주려는 마음은 따듯함 그 자체다.
이 마음만큼 사진이 주는 깊이도 남다르다. 차는 지나갔지만 잠시 멈추고 피사체가 아닌 백미러에 주목한 순간의 이정환씨 마음도 작은 배려였을 것이다. 차를 내려 폐지 줍은 사람들에게 카메라를 들이댔다면 초상권 문제도 생길 법하고 무엇보다 이런 자연스런 모습을 담지 못했을 것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보고 백밀러를 통해 가만히 이 장면을 찍고 흐뭇해 했을 이정환 씨의 마음까지 사진을 통해 들여다 보인다. 굳이 그가 밝힌 사진 설명을 첨가하는 것이 오히려 사족처럼 보일 정도다.
“참 이뿐 모습,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아 보이고 희망이 있지요?”
이정환씨는 지난 해 12월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진이 주는 미학과 글이 주는 철학이 조화를 이룰 때 보다 깊은 울림의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말을 하며 사진에 어떤 글을 담느냐도 매우 중요한 작업’이라 밝힌 바 있다. 이 아름다운 컷에 실린 젊은이들의 마음과 그것을 백미러를 통해 담아낸 이정환 씨의 작품은 최고의 명작이라 할 것이다. 이정환씨의 말대로 당연히 우리나라의 미래가 밝고 희망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