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창업자 자립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청년창업 지원정책을 시행해 왔으나 창업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주시의 ‘청년창업 CEO임대료 지원 사업’의 경우 빈 점포를 활용해 창업하는 청년에게 임대료와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고 청년창업자 자립을 지원하는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지만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 사업은 시비 2억원으로 만 19세~39세의 청년들이 도심권 10곳, 비도심권 10곳 등 총 20곳의 빈 점포에서 창업을 할 경우 월 임대료의 50%, 월 최대 50만원씩 10개월간 임대료를 지원하고 업체당 최대 300만원의 인테리어 비용을 지원하는 등 최대 800만원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같은 지원 사업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역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단기간 지원으로는 창업을 하더라도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청년창업 지원 사업으로 다양한 공모사업과 지자체 차원의 지원 사업을 해 왔다. 지난 2017년에는 경주시가 중소기업청 청년몰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북부상가시장 청년몰인 ‘욜로몰’을 진행했다. 욜로몰 조성사업에 총 15억원(국비 7억5000만원, 도비 1억2000만원, 시비 4억8000만원, 자부담 1억5000만원)이 투입됐지만 기대했던 북부상가시장 활성화와 청년창업자들의 안정적인 운영은 되지 않았다. 최근 국세청 국세통계 홈페이지에 공개된 경주지역 사업자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경주지역에서는 30대 미만 사업자가 377명이 늘어났다. 이는 황리단길이 젊은 층이나 가족단위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자체 청년창업자가 늘어난 것도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의 청년창업 장려정책도 한몫을 했다. 각 지자체마다 청년일자리 만들기는 큰 과제가 되고 있다. 하지만 지자체의 열악한 물리적, 사회적 환경은 청년들에게 양질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마련해주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리고 지자체들이 청년일자리 창출을 청년창업 지원으로 돌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금 정부나 지자체의 청년 창업지원은 대부분 단기적인 지원책에 불과하다. 청년들이 창업을 하고 충분히 자리 잡기까지 최소한의 지원과 관리가 있어야 하지만 창업을 지원해 준 이후에는 거의 손을 놓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예산이 많이 투입된 성건동 북부상가시장 ‘욜로몰’이 침체된 것도 주변 상가와의 공생관계 부재, 창업자의 전문성 결여, 시의 무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었다. 청년창업정책이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최소한 중기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청년창업을 지원하는 형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생적인 경제력이 취약한 경주의 경우 창업청년들이 경쟁력이 떨어지는 영세소상공인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청년창업자를 만들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청년창업자들이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또 청년창업자의 경우 기존 주위 상인들과 공존 공생해야 하는데 대부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변 상인들과 청년창업자 간 발전적 관계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청년창업자들이 자리를 잡을 수 없다. 성건동 북부상가시장 ‘욜로몰’도 청년창업자들의 전문성 부족과 주위 상인들과의 불편한 관계, 홍보 지원 부족 등으로 인해 오래 가지 못하고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주시나 경주시의회에서 나서야하지만 기존 상인들과 불편한 관계를 우려해 소극적으로 대처하곤 했다. 경쟁력 있는 청년창업자를 양성하는 다양한 교육도 매우 중요하다. 청년창업자들이 능력에 따라 경쟁력 있는 업종을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홍보를 지원해야 한다. 지난 한 해 동안 경주를 떠난 인구 중에 연령대별로 20대가 가장 많았으며 대부분 인근 울산광역시도 일자리를 찾아 떠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 인구는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특히 젊은 층인 2~30대가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경주를 떠나고 있다. 경쟁력 있는 업종의 청년창업은 중요하다. 청년들이 아무리 좋은 경쟁력 있는 전문성을 갖고 창업을 하더라도 행정의 무관심과 지역사회의 폐쇄적인 환경에선 성장할 수 없다. 청년창업을 일자리 마련이라는 차원에서 장려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좋은 환경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청년들이 떠나는 경주는 도시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으며 미래 또한 결코 밝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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