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은 학술적 가치가 높아 보호와 보존이 필요한 희귀한 동물과 식물 등을 말합니다. 경주개 동경이는 역사적 가치, 학술적 가치와 희귀성을 갖춘 우리나라 축양동물 천연기념물 제540호입니다. 제1회 경주시민의 날(2008년, 백상승시장)에 신라개를 ‘동경이’라 명명하고 형태와 품종을 표준화한 백구, 호구, 흑구, 황구가 처음으로 시민에게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2012년(최양식 시장)에 혈통 고정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확보된 개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동경이는 21세기 경주의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혈통고정화 사업 시기에는 사료비가 확보되지 않아 사료마저도 구걸해야 하는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연구자들의 희생과 재능 기부, 동호인들의 봉사로 이 시기를 버틸 수 있었습니다. 동경이를 담당하려는 부서가 없어 축산과에서 문화재과로, 문화재과에서 또 다시 축산과로 물 위의 쪽박처럼 한없이 떠돌아 다녔습니다. 최근 행정의 중재로 담당부서가 축산과로 되었지만, 문화재적 개념에서 경제성 동물로 전락되어 앞날이 훨씬 어둡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몇 발자국을 뗀 동경이에게 요구하는 주문이 너무 많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이 무시되어 동경이의 미래가 불확실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대동물인 소에게 먹이고 남은 심장사상충(내부 기생충약)약을 동경이에게 먹이라고 요구하는 등 부당한 지시가 정답이 되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동경이의 명견화는 연구자의 고집과 집념에 의해 만들어집니다. 혈통을 지키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건축주의 의지와 고집이 반영될 때 문화재급 건축물이 탄생됩니다. 불국사, 석굴암 등의 건축물들은 짓는 사람의 고집에 의해 시대를 대표하는 고건축 문화재가 되었습니다. 세계의 명견인 푸들은 18세기에 알려졌지만, 19세기가 되어서야 프랑스의 국견이 되었고, 1500년대에 알려진 영국의 비글은 1885년에 미국에 의해 AKC에 등록되어 세계적 명견이 되었으며, 1100년대에 알려진 꼬리 짧은 팸브로크(Pembroke)웰시 코기는 1935년에 세계적 명견으로 등록되었습니다. 세계의 명견들은 오랜 기다림과 투자의 결과입니다. 동경이는 공무에 의한 사회적 주문, 상업적인 주문이 너무 많습니다. 분양을 통한 수익 창출을 무리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랜 기간의 투자로 인한 시의 경제적인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만, 동경이가 회복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현실에 제동이 필요합니다. 아직도 동경이는 잠 잘 수 있는 변변한 집이 없습니다. 현재는 문화재청의 국비 지원으로 넉넉하지는 않지만 현대식 사육장을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육장 신축마저도 전문가의 의견은 뒤로 한 채 그들을 위한 영혼의 집을 짓고 있는 중입니다. 또, 사육장의 설계도면이 기밀이라며 공유하지 않는 현실과 변변찮고 허술한 컨테이너 박스 사무실에 절차적 의미를 잃은 지문인식 출근 시스템이 설치된 동경이의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2021년 전국적인 청렴도에 조사 결과에 보면 “중간 보직자의 행정적 갑질이 지자체의 청렴도를 떨어뜨리는 주요한 요인이다”라는 결과가 헛말이 아닌 듯합니다. 지난날 만났던 지역의 인사에게 “경주의 문화재를 팔아야 하는 시기에 동경이가 뭐 대수입니까”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고집스럽게 학자적 전문가의 양심으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앞으로 고집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아질 것 같아 두렵고 힘듭니다만, 동경이 연구팀은 다시 전진하고자 합니다. 동경이 명견화를 고집을 하는 전문가가 많을수록, 숙고의 기간이 길어질수록 문화재적 가치가 높아지고 아울러 경제적 가치도 높아질 것입니다. 행정이 기다려 준다면 경제적 가치는 배가 되어 미래의 자산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노자(老子)의 “모든 것을 내 뜻대로 해보려는 욕심인 음지(淫志)를 내려놓는 것이 일을 원만하게 한다”는 의미와 같이 행정은 행정 분야에서만, 전문가는 전문성 분야에서만 뜻을 펼친다면, 동경이는 문화재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동경이는 신라인의 삶이 녹아 있는 신라 유일의 살아 있는 문화재이며, 경주인의 자산입니다. 동경이의 지킴은 시민의 참여와 관심에 의해 완성됩니다. 지킴에 함께 해 주시겠습니까, 여러분!
필자가 다니는 직장에서 입춘대길 휘호 행사를 가졌다. 지난 3일 오후 진주의 유명 서예가이자 필자의 스승이신 송계(松溪) 윤관식 선생님을 모시고 휘호시범과 함께 희망 직원들에게 5개 한문 서체와 한글로 씌여진 입춘방을 준비해서 나눠준 것이다. 연구소 1층 로비에 마련된 행사장에 장사진을 이룰 정도로 직원들의 예상 밖의 호응에 행사를 준비해 온 그간의 피로를 잊게 할 정도로 큰 보상으로 다가왔었다. 늘 바쁜 일상에 쫓겨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는 연수원 연구원들에게 입춘대길, 봄이 시작되어 길하고, 건양다경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 바랍니다.’라는 입춘방을 전달하고 나니 필자의 마음속에도 봄의 새 기운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그런 한편 오래전 광명 고향집에서 서예를 즐기시던 아버지 모습이 떠오른다. 평소 노동으로 분주하시던 아버지의 일상과 달리 벼루에 손수 먹을 갈아 붓을 잡고 입춘대길을 쓰시는 모습과 대문과 방문 앞에 붙여놓은 아버지의 글씨는 선비의 품격과 미풍양속을 간직할 수 있게 했다. 평생 취미로 서예를 하게 된 것도 아버지의 영향이 컸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입춘은 24절기 중 새로운 시작인 봄의 문턱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 해의 복을 기원하는 다양한 풍속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옛적부터 대궐에서는 설날의 문신들이 지어 올린 신년 축시를 신년 축시들 중에서 잘 된 것을 선정하여 대거의 기둥과 난간에다 입춘첩을 써 붙였고 일반 민가와 상점에서도 입춘첩을 붙이고 새해 봄이 옴을 송축했다 전해진다. 사실 이런 모습이 그리 오래전이 아닌데 우리 사회가 어느 때부터인가 지나치게 한문을 멀리하고 특히 서예가 생활에서 너무 멀어진 것이 아닌가 조심스럽게 개선을 제기해 본다. 우리가 학교 다니던 시기에는 중학교부터 한문을 필수과목으로 배웠고 인문계 고등학교에는 고문(古文) 과목까지 있어서 어지간히 공부한 학생이라면 국한문 혼용으로 쓰여있던 신문쯤은 읽을 수 있었다. 우리말은 오랜 기간 한문의 영향을 받아 한자어가 상당히 많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에도 한자어가 상당 부분 쓰여 있다. 간혹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우리 세대 교수님들이 요즘 학생들이 지나치게 한자어를 몰라 강의하는데 힘들 때도 있다는 푸념을 하기도 한다. 한글의 과학적 구조나 우리말의 아름다움에 대해서야 더 이상 말할 필요 없이 공감하며 더 가꾸고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기왕이면 한문의 현실성을 고려하여 기본적인 한문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서예는 더 그렇다. 서예는 어느 사이엔가 조금은 불편한 것으로 인식되어 있고 서예를 하는 것이 좀 고리타분한 것인 양 지레짐작되기도 한다. 서예를 꾸준히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서예를 통해 마음을 반듯하게 고르고 정신을 올곧게 가지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기에 이런 서예의 장점을 널리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마침 본지에 서예를 세계화시키겠다는 젊은 서예인의 당찬 기개와 그의 놀라운 작품, 그가 다양하게 각광 받는 모습이 실린 바 있어 반갑기 이를 데 없었다. 그를 보면 서예가 새로운 예술의 장르로서의 발전이 멀지 않아 보인다. 이참에 한문과 서예가 좀 더 친숙한 공부가 되기를 기대한다. 그런 한편 농경사회이자 유교 문화권인 우리나라와 달리 필자가 머물던 아일랜드의 봄은 어린 양들의 울음소리에서 봄을 느낄 수 있다. 10년 전 필자가 살던 아일랜드 실리고 집 뒤뜰에는 2월 초 이맘때쯤이면 어김없이 어린 양들이 태어나 목초지를 뛰어다니고 어미를 찾아 우는 바람에 봄이 왔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아직도 산 위에는 잔설이 남아 있고 옷깃을 여미게 하는 찬 바람이 불어와도 봄의 전령사인 어린 양들은 지치고 힘들었던 이국땅에서 새봄에 대한 희망을 안겨주곤 했었다. 돌이켜보면 어린 시절 아버님이 입춘방을 직접 써서 보시던 모습도 좋았고 어린 양들이 초원을 뛰어놀던 모습을 보며 반가운 마음에 열심히 사진 찍던 추억들이 이제는 아련하게만 느껴진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지난날의 봄에 대해 안타까워만 할 것이 아니라 봄의 기운을 느끼며 아오라(Ahora-지금), 봄을 즐길 수 있는 필자와 독자 여러분이 되길 소망한다.
『삼국유사』 「탑상」편에 무장사(鍪藏寺)의 사찰명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세상에 전하는 말에 의하면, 태종이 삼국을 통일한 뒤에 병기와 투구를 이 골짜기 속에 감추어 두었기 때문에 무장사라고 한다” 그런데 『신증동국여지승람』 「경상도 경주부」편에서는 “무장사(鍪藏寺)는 부의 동북쪽 30리, 암곡촌(暗谷村)의 북쪽에 있다. 속설에 전하기를, 고려 태조가 삼국을 통일한 후에 무기와 투구를 골짜기 속에 감추었으므로 무장사라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옛 비석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병기 또는 무기와 투구를 감추었기 때문에 무장사라고 한다는 내용은 동일하나 그 시기가 서로 다르다. 그런데 고려 태조와 관련이 있다는 『신증동국여지승람』의 기록은 오기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무기와 투구를 감추었기 때문에 무장사라고 한다는 기록에도 문제가 있다. 투구도 무기의 한 종류라고 할 수는 있으나 칼, 창, 화살 등 당시 대표적인 무기를 두고 왜 굳이 투구[무(鍪)]를 감추었다고 했을까? 무기를 감추었다면 무장(武藏)이라 하고 사찰 이름도 무장사(武藏寺)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이 골짜기는 골이 깊어 산길을 혼자 오르기가 꺼림직하다. 그래서 날짜를 휴일에 맞추어 다시 무장사지를 찾았다. 보문단지 입구를 지나 농협연수원을 지나기 전 바로 좌회전을 하여 암곡으로 들어간다.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후 무장봉 쪽으로 가면 바로 오른쪽으로 개울 건너 길이 있다. 몇 주 전 이 길로 동대봉산 정상을 오른 적이 있다. 동쪽으로 난 길을 따라 가면 경주국립공원 암곡탐방지원센터에 이른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무장봉과 무장사지로 가는 탐방로이다. 무장사지까지는 경사가 심하지 않아 그리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등산로를 따라 한참을 오르면 저 앞으로 목제 통행로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리면 삼층석탑이 우뚝하다. 탐방지원센터에서 무장사지까지 2.4Km인데 약40분 걸린다. 무장사와 관련하여 『삼국유사』「탑상」편 ‘무장사 미타전’조의 기록을 다시 살펴본다. “서울 동북쪽 20리쯤 되는 암곡촌 북쪽에 무장사가 있다. 제38대 원성대왕의 아버지 대아간(大阿干) 효양(孝讓), 즉 추봉된 명덕대왕이 숙부인 파진찬을 추모해서 세운 것이다. 그윽한 골짜기가 몹시 험준해서 마치 깎아 세운 듯하다. 깊고 어두워 저절로 허백(虛白)이 생길만하고, 마음을 쉬고 도를 즐길 만한 신령스러운 곳이었다. 절의 위쪽에 아미타의 옛 전각이 있다. 소성대왕의 왕비 계화왕후(桂花王后)는 대왕이 먼저 세상을 떠났으므로 근심에 차서 어찌할 줄 모르고 지극히 슬퍼하여 피눈물을 흘리고 괴로워했다. 이에 그는 밝고 아름다운 일을 돕고 명복을 빌 것을 생각했다. 서방에 아미타라는 대성(大聖)이 있어 지성으로 그를 믿으면 잘 구원하여 맞아 준다는 말을 듣고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찌 나를 속이겠느냐’하고는 왕후가 입던 화려한 옷을 희사하고 재물을 관리하던 관청에 저장해 두었던 재물을 다 내어 이름난 공인들을 불러서 아미타불상 하나를 만들게 하고, 아울러 신중(神衆)도 만들어 모셨다. 이보다 앞서 이 절에는 늙은 중 하나가 있었는데 어느 날 꿈에, 진인(眞人)이 석탑 동남쪽 언덕 위에 앉아서 서쪽을 향하여 대중을 위해서 설법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이곳은 반드시 불법이 머무를 곳이다.’라고 생각하고 마음속에 숨겨 두고 남에게 말하지 않았다. 그곳은 원래 바위가 험하고 시냇물이 급하게 흐르므로 공인들은 돌아다보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들도 모두 좋지 못한 곳이라고 했다. 그러나 터를 닦을 때에는 평탄한 곳을 얻어서 집을 세울 만하여 확실히 신령스러운 터와 같으니 보는 이들은 깜짝 놀라 좋다고 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이후에 미타전은 허물어지고 절만 홀로 남아 있다” 위 기록으로 미루어 일연이 『삼국유사』를 집필한 고려 중기에는 일부 전각이 허물어지면서 점차 퇴락되어 간 듯하다. 그러나 주변에 흩어진 기와 편을 볼 때 조선시대까지도 법등은 미력하나마 이어져 왔던 듯하다. 그리고 “그윽한 골짜기가 몹시 험준해서 마치 깎아 세운 듯하다. 깊고 어두워 저절로 허백(虛白)이 생길만하고, 마음을 쉬고 도(道)를 즐길 만한 신령스러운 곳이었다.…”라는 표현에서 일연이 이곳을 직접 찾았음을 알 수 있다. 원성왕의 아버지가 숙부를 위해 창건하고 이후 소성왕의 비인 계화왕후가 남편을 위해 아미타전을 세웠다는 사실에서 천여 년 전 신라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읽을 수 있다. 특히 계화왕후가 왕위에 오른 지 1년여 만에 죽은 남편의 극락왕생을 기원하여 아미타전을 세웠다는 사실에서는 부부간의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이후 소성왕의 아우로 왕위에 오르게 되는 흥덕왕의 비는 소성왕의 딸인 장화부인이다. 『삼국유사』「기이」편 ‘흥덕왕과 앵무’에서 소성왕의 딸인 장화부인을 그리워하는 흥덕왕과 계화부인의 모습이 겹쳐진다. 신라 사람들의 부부지간의 각별한 애정에 새삼 숙연해진다. 유대의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는 좋은 아내를 얻은 사람이다” 계화부인의 축원으로 극락세계로 간 소성왕이 환하게 웃고 있을 것 같다.
벽에 붙은 파란색 그래프가 점점 올라가다가 급기야 천장에 닿는다. 파란색 줄은 천장을 ㄱ자로 꺾더니 계속 증가한다. 벽면을 타고 천장에까지 올라간 그래프는 일본 현지 보건소 직원들이 직접(!) 그려 넣은 코로나 확진자 수다. 세상은 여전히 코로나의 그 뾰족한 빨간 왕관의 지배하에 놓여있다. 메타버스(meta-verse:가상의 공간에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라는 용어가 일상적으로 쓰이는 요즘 세상에 아직도 팩스와 도장 등 아날로그 문화를 고집하는 일본, 그 심장인 도쿄 한복판에서 천장으로 뻗어나가는 파란색 그래프를 보니 기분이 참 묘하다. 좀비 영화를 보는 듯 기괴하다고나 할까. 불교에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하는데, 그 특징을 가장 잘 설명하는 단어를 꼽아보라면 단연코 ‘욕망’과 ‘두려움’이다. 오랫동안 욕망하던 새 차를 드디어 장만했다손 치자. 기대하지 않은 두려움이 기다렸다는 듯 다가온다. ‘차에 스크래치라도 나면 어쩌지?’, ‘차가 자꾸 이쪽으로 넘어오네, 혹 음주운전자가 아닐까?’ 운전대를 잡은 손이 안절부절못한다. 똥차(!)를 몰던 평소에는 하지도 않던 온갖 걱정과 두려움이 밀려온다. 그래서일까? 누구는 그러더라, 초보운전자일수록 좋은 차를 몰아야 한다고. 천천히 굴러가든 삐뚤빼뚤 굴러가든 주변 차들이 알아서 피해 간다고 말이다. 욕망은 두려움을 부르고 그 두려움을 없애고자 더 큰 욕망을 품는, 여기는 사바세계이다. 와이프만 봐도 그렇다. 마스크로 얼굴 대부분을 가리니까 신경 안 써도 된다는 우리 집 남자들의 잔소리를 뒤로 한 채 ‘이 상품은 곧 마감됩니다!’ 하는 TV 화장품 광고에 또 기민하게 반응한다. 그 이튿날 케이스부터가 화려한 화장품 세트를 풀 때까지 행복해 보였는데, 웬걸 며칠도 안돼 와이프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화장품 광고에 나오는 그 연예인 얼굴처럼 절대 될 수 없다는 현실을 자각한 모양이다. 분노와 뜨거운 절망을 맛봤으니 이제 더 큰 욕망을 희구할 차례인가, 화장품 관련 채널을 마구 돌리고 있는 와이프 눈이 범상치 않다. 화장품이나 명품가방 같은 고가 브랜드 시장은 이 세상에서 절대 망하지 않는다에 내 만원을 건다. 보통 사람은 호기심에 남의 사생활을 보고 싶은 욕망만큼이나 나 자신은 노출시키기를 꺼려왔다. 욕망이 방향을 바꾸었는지 요즘은 아닌가 보다. 지금 한창 추운 캐나다 오타와, 멀쩡한 도로를 두고 얼어붙은 강 위를 질주하던 자동차가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지는 사고가 났다. 현장을 목격한 주민들은 911에 신고 접수를 하고 카약과 밧줄을 챙겨 구조에 나서는 등 아주 위급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정작 운전자 본인은 아주 여유롭게도 셀카(selka(self-camera)는 콩글리쉬이고 selfie가 맞는 표현)를 찍고 있더란다. 핸드폰을 쥔 손의 각도로 볼 때 얼음 속에 처박힌 자동차 꽁무니와 활짝 웃고 있는 그녀의 얼굴이 다 담겼으리라. 도대체 그녀는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자신을 구하러 뛰어온 사람들보다 더 급하게 그 상황을 찍고자 했던 이유는 단 하나, SNS에 올리기 위해서다. 심각한 사건 사고일지라도, 아니 그러니까 더욱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을 테다. 이게 말이 되냐고? 의도하기조차 쉽지 않은 그 사진 한 장이면 엄청난 조회수와 ‘좋아요!’와 전 세계로부터 밀려드는 댓글 세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돈이 되는 사진이란 말이다. 세상 사람들의 주목을 받는 것이 경제적 성패의 주요 변수가 된 요즘이다.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 또는 관심경제라고 정의하는 이런 풍조는 죽을 뻔한 경험조차 돈으로 바뀌는 세상인 것이다. 문제는 이런 자극적인, 말도 안 되는 사바세계가 의도적으로 만들어지는 데 있다. 그 주역 중 하나가 회사 모토마저 ‘절대 나쁜 짓 하지 말자(Don’t be evil)’는 구글(Google)이다. 그 회사는 9년 전부터, 그것도 아무도 모르게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수집해 왔다. 개인별 맞춤형 광고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말이다. 돈을 벌려는 목적으로 자기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전 세계 고객들의 정보를 팔아왔다. 페이스북으로 알려진 메타사(社)는 청소년들에게 혐오와 폭력을 인위적으로 조장한다. 십대 고객들이 주로 사용하는 문자메시지를 서비스하는 애플사(社)는 말풍선 색깔로 왕따 문화를 조장하여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두려움을 이용해서 말이다. 곧 있으면 정월대보름이다. 까만 하늘에 원만(圓滿)하고 넉넉한 보름달은 우리 보고 ‘이제 그만 멈추라’는 자연의 경고다.
겨울 당나귀에서 봄 당나귀에게로 유종인 건초가 허밍이면 생초는 육성肉聲일 게다 샛강의 너테들이 얼금덜금 풀려갈 때 해묵은 봇짐이 쏠리던 너덜겅이 떠오르네 금이 간 김장독을 파내어 깨쳐서는 햇빛 속에 사금파리 마방진魔方陣을 펼쳐놓고 군동내 나던 말들은 햇것으로 맞춰보네 방울도 다시 차고 시샘도 다시 고르고 술독에 용수 박고 새로 뜬 됫병 술을 새 주인 봄의 안장에 곁두리로 매달려네 솟구치는 목청들과 꺼져가는 탄식들, 근심이 사는 마을과 꽃들의 들판 지나 해거름 발목이 접질려 시詩의 마을에 들겠네 -봄-군동내 나던 말들을 햇것으로 입춘을 지났으니 봄 시편으로 유종인의 시조 한편을 읽어본다. 언어의 형식과 활용, 통사적 짜임이 아무런 거리낌이 없는 작품이어서 마치 자유시를 읽는 느낌이다. 여기서 당나귀는 당연히 시인과 동일시된다. 자유자재한 짐승의 몸을 빌어 시인은 길을 간다. 제목이 암시하는 바와 같이 시인은 겨울에서 출발하여 봄으로 나아가고 있다. 넷째수 종장 결구가 “시詩의 마을에 들겠네”라니, 겨울 당나귀에서 봄 당나귀라니, 무슨 말일까? 그것은 시인으로 표상되는 당나귀가 언어의 험난한 겨울 짐승의 길을 거쳐 온갖 기운이 소생하는 봄 짐승의 언어에 가닿는 시 쓰기의 과정이라는 말이다. 그러고 보니 첫수 “건초가 허밍이면 생초는 육성肉聲일 게다”는 겨울풀(건초)과 봄풀(생초)의 차이를 통해 허밍이 아니라 육성의 살아있는 언어구사의 중요성을 화두로 던진다. 그 언어선택은 얼음 위에 다시 물이 언 너테의 길이며 봇짐이 쏠리던 너덜겅의 험한 길이다. 이어 둘째수에서는 “군동내 나던 말들은 햇것으로 맞춰보”는 시작 갱신의 과정이 이어진다.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는 것은 “금이 간 김장독을 파내어 깨쳐서” 마방진 모양으로 펼쳐놓고는 새 단어로 교체하는 것이다. 마침내 셋째수 방울도, 시샘도 다시 고치고 “새로 뜬 됫병 술을 새 주인 봄의 안장에 곁두리로 매달려네”에 이르면 시작은 새로운 면모에 도달한다. ‘새술은 새부대에’라는 말처럼 언어는 “새로 뜬” 상태가 되어야 정체를 면할 수 있다. 넷째수 “솟구치는 목청들과 꺼져가는 탄식들, 근심이 사는 마을과 꽃들의 들판”은 자연과 세속의 가난 속으로 유랑하는 시인의 눈길과 발걸음이 닿는 대상들이다. 그 대상들에서 우리는 시인이 자신을 포함한 주변의 고단한 삶들을 외면하지 않고 위무하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데, 다른 시조시편들에서 보이는 소재들도 다 이런 것들에 수렴된다. 그런데 어찌할까? 시인은 해거름 “시詩의 마을에” 들 무렵 발목을 접질렀다. 어이쿠, 큰 일 났구나 싶은데, 그리 호들갑을 떨 일은 아니다. 더 이상 나아갈 필요가 없는 시의 완성 지점에 다다랐다는 것을 시인은 그렇게 넌지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능청도 이 정도면 보통이 아니다. 한 가지 더 눈여겨 볼 것은 ‘얼금덜금’, ‘너테’, ‘너덜겅’, ‘군동내’, ‘시샘’, ‘용수’, ‘곁두리’ 같은 고유어뿐만 아니라 ‘마방진魔方陣’ 같은 고어들도 피곤한 삶을 위무하고 다독이는 피붙이 같은 말들이다. 시어 선택과 구사에서 고유어들이 빚어내는 힘이 참으로 오롯하다. 그의 시조를 읽는 또 다른 맛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그 절절함 때문에라도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가장 유명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은 누가 뭐라고 해도 세익스피어 작 ‘로미오와 줄리엣(1968)’일 것이다. 가문의 대립으로 인해 연인이 얼떨결에 죽음을 택해야 했던 비극적인 사랑은 어린 줄리엣의 가슴에 꽂힌 비수만큼 시리다. 경주의 커피 명가 ‘얀’의 손인석 사장은 이 영화를 중학교 졸업식 즈음에 보고 홀딱 반했다고 고백한다. “경주에서 태어나 초등학교를 다니다 엄마의 가열 찬 노력으로 중고등학교를 대구에서 다녔어요. 1979년 2월 경주에서 겨울방학을 보내다 중학교 졸업식을 위해 대구에 갔다가 혼자 대구 시내를 배회하던 중 한일극장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영 포스터를 보고 극장으로 갔습니다” 요즘과 달리 극장 앞에는 긴 줄이 서 있어서 그 줄에 같이 서서 표를 사면서 무척 가슴이 설레었다는 손인석 사장은 영화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사진으로 찍은 듯 회상하고 있다. “첫 장면은 나팔소리와 함께 시작되었고 잠시 후 줄리엣이 등장 했지요. 그 모습이 얼마나 예뻤던지 속으로 ‘와~ 이쁘다’는 감탄사가 자동으로 나왔습니다. 그냥 그 자체로 너무 좋았어요.” 중학교 졸업반 손인석 소년의 기억은 줄리엣으로 나오는 올리비아 핫세의 한 장면 한 장면에 숨이 멎는다. 호화로운 파티장에 등장하는 붉은색의 옷과 길게 묵은 검은 머리의 줄리엣... 특히 이 장면에서 울려퍼지는 명곡 ‘What is a youth’의 아름답고 감미로운 OST가 소년 손인석을 넉다운 시켰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잊지 못할 장면! “발코니 장면 있잖아요. 영화를 본 남자라면 잊을 수 없는 장면이지요. 그 시대에는 약한 19금쯤 되었을 겁니다. 올리비아 핫세의 그 뽀얀 가슴을 보고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 그러면서 손인석 사장은 올리비아 핫세를 일반화 시키기에 여념이 없다. “감수성 예민할 때라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재미있고 안타까웠어요. 올리비아 핫세의 미모에 그 당시 남학생들은 전부 ‘뿅’ 갔을 겁니다” 그 영화의 감동이 얼마나 강렬했던지 손인석 소년은 영화를 본 후 바로 레코드 가게로 가서 OST를 구입해 카세트 테잎에 꽂고 쉴 새 없이 들었단다. 그러나 추억은 추억 자체로 아름다울 뿐 그것을 다시 재현하는 것은 추억을 반감시킬 수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추억은 거기서 딱 마무리되됐어야 하는데 세월이 흘러 30대가 된 손인석 사장은 추억을 다시 소환한 결과 엉뚱하게도 로미오와 줄리엣의 환상에서 벗어나고 만다. “부산 어디 난전에 불법DVD로 그 영화가 나와 있는 겁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덥석 사서 보았는데 너무 유치해서 못 보겠더라고요. 뭐 이게 말이 되나 싶더군요” 심지어 손인석 사장은 요즘 네플릭스에 올라온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는 추억보다는 자신보다 훨씬 나이 먹어버린 올리비아 핫세를 연상하며 넌더리 친다. 그렇지만 네플릭스에 나온 올리비아 핫세는 역시 예뻤고 OST만큼은 지금 들어도 최고였다고. 그러면서 뒤에 알아보니 영화는 이탈리아 베로나가 배경이고 촬영은 비첸차에서 진행된 것이었다며 이탈리아 가면 꼭 들러 보겠다고 다짐한다. 분명히 OST ‘What is a youth’를 다운 받아 갈 듯! 기왕에 손인석 사장의 환상이 깨어졌으니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환상을 좀 더 깨보고 싶다. 이 긴 러브 스토리는 어쩌면 손인석 사장이 깬 환상보다 더 뜨악할지 모른다. 설정상 원작의 시간적 흐름은 불과 5일이다. 5일 동안에 그 난리법석이 일어난 것이다. 이때 줄리엣의 나이는 13살, 로미오는 10대 후반으로 나온다. 요즘으로 치면 고3이나 대학생 오빠가 초등학교 5학년, 조숙하지만 어린 여학생을 꼬셔서 그 난리를 친 것이다. 또 하나, 올리비아 핫세는 올해 72세 할머니다. 그러나마나 Glen Weston이 부른 Ost는 정말 압권이었다. 그 첫소절이 처음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가슴 설레는 것처럼 가늘게 떨리게 녹음한 것이 신의 한 수 아니었을까?
이번 주 ‘SNS는 즐거워’는 정미영 씨의 페이스북 원문을 그대로 소개한다. 깔끔한 글솜씨에 엄마에 대한 진심과 오누이 간 우애가 그대로 드러나 보는 이의 가슴을 따듯하게 한다. 좋아요 343명, 댓글 176개가 달린 최고로 즐거운 글이었다. 늦은 점심이었다. 항상 붐비던 식당도 나 혼자 덩그러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막 나온 굴국밥을 한 숟갈 떠려는 찰나에 전화가 울렸다. 엄마였다. “야야 점심 먹었나?”며 묻는다. “응. 지금 막 먹고 있어”라고 대답하자, 내 얘기는 듣는 둥 마는 둥 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세상에 기미 제거하는 게 10만원이 아니었어?”라며. 얼마 전에 동생이 기미 제거한 걸 보며, 엄마도 하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동생이 시술 받았다는 병원을 물어 물어서 간 모양이었다. 얼마 전에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손을 다치고 난 뒤에 몸이 많이 편찮으셨다. 혹시나 싶어 이틀 전에 뇌 MRI도 찍었다. 다행히 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한다. 엄마가 아프거나 목돈이 필요할 때마다 우리 형제는 모두 다 같이 분담한다. 이번 달 들어 여러 번 뭉쳤었다. 입안의 밥알을 씹으며, “응 얼마던데?”라고 물었다. 엄마는 “10만원인 줄 알고 갔는데 그게 아니더라”고 다시 강조했다. 생각보다 많이 비쌌다. “그래서 했어?”라고 물으니, “응 했어”라고 한다. 앞으로 네 번 더 가야 한다는 말과 함께. ‘나이도 많은데 좀 참지’라는 생각이 자꾸 들고 일어났지만 참았다. “응, 그래 지금 밥 먹고 있어서 나중에 연락할께”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무실에 들어와서 형제톡을 노크했다. ‘똑똑’ 막내 남동생이 바로 ‘ㅇㅇ’이라며 반응이 왔다. “엄마 얼굴에 기미 제거술 받았다고 하네. ㅎ 대개 받고 싶었는가 보다”고 남겼다. 다행히 언니가 금액을 이야기하며, 엄마는 10만원인 줄 알고 갔다고 한다. 막내 남동생이 ‘헉’하며 짧게 내뱉었더니 엄마가 최근에 찍어서 가족톡에 올린 사진을 가지고 왔다. 눈 밑의 기미가 확연히 도드라져 보이는 사진이었다. 엄마의 사진에 모두 숙연해졌다. “일단 내가 ㅇㅇ만원 보낼께. 엄마한테 싫은 내색하지 말고 동생들도 성심성의껏 보태줘”하고 남겼다. 그러자 남동생이 바로 “나머지 내가 낼께”하며 답글을 날렸다. 동시간대였다. 감동의 쓰나미가 물밀듯이 밀려왔다. 뜨거워진 눈시울을 누르고 있는데 남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엄마도 여잔데 나이 들면 더 가꾸고 싶은 거라며. 우리 키울 때 하고 싶은 거 다 해주지 않았냐며. 눈두덩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청소년수련시설 화랑마을은 자체 청소년 자치기구인 ‘2022년 청소년 동아리’ 회원을 모집한다. 청소년 동아리는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을 직접 기획·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모집인원은 △국궁교육, 수련활동보조, 교육장·장비 관리 등을 수행하는 ‘국궁 동아리’ 20명(11세~24세) △봉사소양교육, 수련활동보조, 환경정비 등을 수행할 ‘자원봉사 동아리’ 20명(20세~24세) 등 총 40명이다. 모집기간은 7일~27일이며, 주소지는 경주여야 한다. 만 19세 미만 청소년은 보호자 동의가 필요하다. 화랑마을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이메일(lovedreamer@korea.kr)로 신청하면 된다. 동아리 활동을 하게 되면 봉사시간 인증, 역량강화 교육 지원(리더십·스피치·취업컨설팅·면접기법 등), 봉사참여 기회 제공 등 혜택이 주어진다. 화랑마을 관계자는 “많은 청소년들이 동아리활동에 참여해 다양한 체험을 해보길 바란다”며 “화랑마을이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는 터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화랑마을 청소년 동아리는 해오름 동맹 청소년 문화교류 활동 참여, 국궁 정기체험 자원봉사 등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친 바 있다. 올해도 국궁동아리 활쏘기 대회 참여 추진, 수련활동 보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벨베데레 궁전의 유명 그림 이야기 오스트리아 벨베데레 궁전은 크고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왕실 내부에 있는 그림들도 유명해, 그 대표적인 그림에 대해 다음과 같은 뒷이야기가 전해옵니다. (1)남녀가 키스하는 그림, ‘The kiss’ 오스트리아 화가 클림트(1862-1918)의 작품이자 이 궁전의 대표미술품으로 남녀가 황금빛 베에 싸여 열정적으로 키스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입니다. 남자가 여자 얼굴에 키스를 하고, 여자는 행복과 감미로움에 눈을 감고 있어요. 1908년에 공개된 것으로 화풍이 다소 퇴폐적인 것 같지만, 당시 주변도시의 자유스런 성적 환경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고 합니다. 이 작품은 금빛물감을 많이 사용해서 보는 방향과 조명의 각도에 따라 여러 가지 분위기를 나타낸다고 해요. 여태 다른 곳으로 보내 출장 전시 되지 않은 만큼, 오스트리아가 아끼는 귀중한 작품이라고 합니다. (2)‘나폴레옹’이 알프스 산(山)을 넘는 그림 프랑스 화가 다비드(1748-1835)의 그림으로 장대한 키에 건장한 나폴레옹이 멋진 말을 타고 군대를 진두지휘 하며 알프스산(성 베르나르 고개)을 용감히 넘는 초상화입니다. 앞발을 든 말의 역동적인 모습, 이 멋진 말을 타고 말갈기와 망토를 휘날리며 험준한 알프스산을 오르는 늠름한 기상에서, 세계의 젊은이로부터 꿈과 희망을 갖는 흠모의 인물로 존경받고 있나 봐요. 옛 학창시절 교과서나 그림책에서 보던 그 그림의 원본을 여기서 보다니 감격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 뒷이야기로 그림이 과장되었다고 전해요. 알프스 산을 넘을 때 말은 노새였고, 군대 선두에서 지휘한 게 아니라, 그 뒤를 따라 넘었다고 합니다. 당시 궁중 화가들이 정복자인 나폴레옹을 굉장한 인물로 미화, 강대하고 멋진 실권자로 부각시키기 위해 그의 복장을 일부러 근사하게 꾸몄다고 합니다. 다비드는 이 그림 5매를 그려 나폴레옹에게 선물했는데. 지금 프랑스 벨사유 궁전 외 3곳에 더 남아있다고 해요. 그리고 화가는 나폴레옹 대관식 등 그를 찬미하는 그림을 다수 그려 황제의 환심을 사고, 미술계의 대부가 되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다가 나폴레옹 실각 후, 추방되었다고 전합니다. -미라벨 정원의 사운드오브 뮤직 ‘도레미송’영화 잘츠부르크 중앙역에서 20여분쯤 걸어 미라벨 궁전에 왔어요. 자연경치도 좋을뿐더러 항상 음악이 흐르는 것처럼 도시가 음률에 젖어있는 것 같아요. 이 궁전은 1606년 대주교인 보르디트리히가 평민의 딸인 잘로메 알트론을 사랑해 결혼까지 하고 지은 궁전 같은 건물로 그녀와 함께 자녀를 낳아 기른 곳입니다. 이를 미화시키기 위해 후대 주교들이 ‘아름다운 전망’이란 뜻의 ‘미라벨’이라 좋은 이름으로 지어 불렀다고 합니다. 궁전 앞에 있는 분수와 계단은 ‘로버트 와이즈’ 감독의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1965년)’에서 가정교사 마리아와 아이들이 ‘도레미송’을 부르며 뛰어 놀던 장소로 널리 알려져 있어 실제 이곳을 보니 향수어린 영화추억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특히 이 정원에는 분수, 장미 등 많은 꽃들로 장식된 화단이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요. 잘츠부르크 시(市)청사로 사용되기도 하였고, 지금은 유명 인사들의 결혼식장으로도 이용되고 있다고 해요. 주변에 이곳 출신 음악인 모차르트의 생가며 ‘미로정원’도 있고 해서 많은 관광객들이 붐비고 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안전인식을 최우선으로 안전제일 명품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뜻을 모았다. <사진> 지난 3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맞춰 안전관리 체계 강화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진 것. 중대재해처벌법은 사업주와 경영책임자 등에게 사업장 내 안전·보건 조치 의무를 부과하는 법이다. 의무사항을 위반해 재해가 발생하면 경영책임자가 처벌을 받게 되며,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사무총장이 경영책임자에 해당된다. 경주엑스포대공원 측은 “관람객의 안전을 위해 정기적으로 시설물 안전점검, 소방·재난 안전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으나 중대재해법 시행과 안전에 대한 필요성 증대에 따라 안전관리를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면서 “건축, 소방, 전기, 시설 등 실무자를 중심으로 안전서비스 TF팀을 신설해 고객의 안전과 시설물의 건전성을 강화하고, 고객편의일지를 공원안전점검 모니터링으로 확대하며 안전경영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해 안전사고 제로화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가 ‘메타버스 수도 경북’ 기본 구상을 발표했다.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메타버스 수도 경북’을 목표로 돈 되는 메타버스, 사람이 몰리는 메타버스, 디지털로 통합하는 메타버스를 추진 방향으로 잡았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인재 양성, 메타버스 산업 육성,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조성 등 4대 분야 20개 중점과제를 내놨다. 우선 도는 지속가능한 메타버스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메타버스 공간에서 활약할 인재 양성이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 크리에이터 양성, 메타버스 아카데미 개설, 메타버스 영재교육센터 구축, 메타버스 전문학과 개설 지원, 메타버스 글로벌 한글캠퍼스 구축 등을 중점 추진한다. 현재 포스텍, 국책연구기관, 메타버스 및 크리에이터 메이저 기업 등과 협의도 이어가고 있다. 또 지자체 최초 MR(Mixed Reality, 혼합현실) 기반 메타버스 교육·체험센터를 도청에 구축해 도민, 기업 임직원, 공무원 대상으로 메타버스 교육도 검토하고 있다. 메타버스 산업 육성은 메타버스 산업단지 구축, 초광역권 메타버스 허브밸리 조성,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디바이스 최적화 인프라 구축·운영, 기업 혁신성장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한글AI본당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어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은 메타버스 관광특구, 황룡사(신라왕경) 메타버스 콘텐츠 구축, 메타버스 예술플랫폼 구축, 메타버스 가상서원 구축, 디지털기반 세계유산 통합플랫폼 구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 1시군 1관광지를 가상공간으로 구축하고 메타버스 축제와 사이소 등 경북 대표 쇼핑몰과 연계한 메타버스 관광특구를 메타버스 플랫폼 내 조성할 계획이다. 또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황룡사 전체를 3D 가상현실로 복원하고 단계적으로 사업범위를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사업 전체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조성은 △(신공항+한류)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 프로젝트 △(전통시장) 시끌벅적 AR 골목구석 상권 회복 △(독도) 디지털 독도 메타버스 학습관 구축 △(재난) 재난대응 메타버스 체험훈련장 운영 △(저변 확대) 메타버스 노마드-존및 사회혁신센터 구축 등을 추진한다. 특히 메타버스 대구경북 신공항 및 4대 한류 프로젝트는 대구와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사업으로 메타버스 신공항 공간 체험, 메타버스 면세점 체험, 메타버스 항공물류 체험, 메타버스 항공보안 체험, 메타버스 스마트 출입국 체험 모델을 단계별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 신공항 공간 속에 시·군별 특화 한류사업을 담아 접속자들에게 다양한 재미와 가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 또 메타버스 관련 아이디어 발굴 및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한 거점센터를 구축할 계획으로 ‘메타버스 사회혁신센터 구축·운영을 위한 연구용역’도 실시한다. 권역별로는 시·군 특성과 기존 메타버스 인프라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특화 벨트를 구축한다. 서북부권역 메타버스 산업 육성 벨트, 남부권역 메타버스 인재 양성 벨트, 동북부권역 메타버스 문화·관광 활성 벨트, 대구경북 신공항 중심 메타버스 특화 서비스-존 등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러한 메타버스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예산확보의 구체적인 목표도 내놨다. 국비의 경우 올해 정부 메타버스 예산 5560억원의 10%인 500억원을 확보하고, 지방비는 2026년까지 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4차 산업 메타버스 시대는 반드시 온다. 아이디어와 아이템을 바탕으로 철저히 준비해 메타버스를 통한 경북 대전환과 다시 대한민국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두 폐사지가 지리했던 복원을 마무리하고 일반에 더욱 다가왔다. 원성왕의 원찰이었던 숭복사지(崇福寺址)와 김유신과 기생 천관의 이야기가 전하는 천관사지(天官寺址, 사적)가 그것이다. 그 예전 영화를 누렸던 숭복사에는 양 탑의 기단부에 팔부신장이 새겨져 있어 원찰의 위엄을 갖추고 있는 금당지 앞 두기의 탑과 석조 부재들이 남아있다. 교동 천원마을 주변의 너른 들판에 복원된 천관사지 아름다운 삼층석탑에도 따스한 온기가 더해졌다. 그러나 두 곳에서의 석탑들의 복원과 정비를 바라보는 안타까운 시선이 교차했음도 숨길 수 없다. 두 폐사지는 예나 지금이나 말이 없다. 그저 후손들의 손에 그 정체성을 맡길 수밖에 없다. 숭복사지와 천관사지 모두 사람들의 발길이 오래도록 머물러 방문객들에게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위로처로서의 유적이 되길 바라본다. -경주 천관사지(天官寺址, 사적)… 김유신과 기생 천관의 이야기가 전하는 곳으로 5년여 천관사지 정비사업 진행 경주 천관사지는 도당산 기슭 논 가운데 있는 절터로 김유신과 기생 천관의 이야기가 전하는 곳이다. 수 년째 복원 공사가 진행되었고 이제 복원 전의 그 천연덕스러웠던 풍광들은 사라져버렸지만 이내 세월의 더께가 내려앉을 것이라 생각하니 다소 위안이 됐다. 천관사지삼층석탑의 기단부와 몸돌 일부에는 석재로 훼손된 부분을 메꿔 놓았는데 최근 복원한 흔적이 역력했다. 이른 겨울 저녁 찾은 천관사지의 주변 집들에서는 별들처럼 반짝이는 불빛들이 ‘천관’의 애달픈 사랑을 따스하게 달래주는 듯 했다. 고려중기 이인로가 지은 파한집에 천관사에 관한 설화가 전한다. 청년시절 김유신은 기생 천관과 사랑에 빠져 지내다 어머니의 꾸중으로 다시는 만나지 않으리라 맹세한다. 어느 날 김유신의 말이 술에 취한 그를 천관의 집 앞으로 데려가자, 김유신은 말의 목을 베고 냉정하게 천관을 뿌리친다. 이를 슬퍼한 천관이 목숨을 끊었고 이후 김유신은 천관이 살던 집에 천관사를 지어 그녀의 명복을 빈다. 창건 이후 절의 역사는 알 수 없으나 동경잡기에 고려 중기의 이공승이 천관사를 지나면서 지은 시가 전한다. 천관사는 2000년부터 수 차례 주변을 발굴 조사해 천관사 건물터와 탑의 터, 우물 등을 확인한 바 있다. 경주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에 걸쳐 천관사지 정비사업을 진행했다. 15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건물지를 정비하고 석탑 복원, 탐방로 정비, 조경과 관람편의시설, 야간조명등 설치 등의 내용으로 복원정비사업을 한 것이다. 이와 함께 천관사지의 금당지와 강당지, 추정승방지, 문지 등의 건물지에 대한 주춧돌과 지대석들을 제 위치를 찾아 자리에 두고 잔디를 심어 천관사의 범위를 드러나게 한다는 것이 주요 사업 골자였다. -천관사지 삼층석탑…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3층 옥개석의 진위 여부 때문에 한때 공사 중단되기도, 삼층석탑은 사각기단에 팔각탑이 올라가있는 이형탑(異形塔)으로 복원 특히, 천관사지 삼층석탑을 복원 중이었는데 천관사 탑도 2020년 복원 완공이 계획이었지만 복원 과정을 둘러싸고 학계와 경주시간 이견을 보여 준공이 늦어져 최근 마무리됐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3층 옥개석의 진위 여부 때문에 한때 공사가 중단되었던 적도 있었다. 결국, 남아있던 탑의 몸돌과 바닥돌 부재를 참고해 사각형의 바닥돌 위에 팔각형의 몸돌을 얹은 삼층석탑 1기를 복원했다. 이 탑은 지붕돌 밑면의 받침이 연꽃 모양으로 된 점이 독특하다. 천관사지 석탑지는 8매의 지대석 위에 갑석(甲石)이 얹힌 상태로 탑의 하층 기단이 완전하게 확인되었다. 갑석 상면에는 각형의 2단 탑신받침이 평면 팔각으로 각출되어 있는데 받침의 형태로 보아 1층 탑신은 팔각이다. 따라서 탑의 전체 형태는 사각기단에 팔각탑이 올라가있는 이형탑(異形塔) 임을 알 수 있다. 옥개석(지붕돌)은 1매도 발견되지 않았으며 상륜부의 보륜으로 추정되는 석물 1매가 건물지 1북쪽의 배수로에서 출토되었다. 천관사지 삼층석탑은 2층 방형 기단 위에 8각 3층 구조의 이형 석탑으로 통일신라시대 최초로 나타난 형식이어서 주목받았으며 옥개석 또한 연화문이 새겨진 아름다운 형식의 팔각지붕으로 눈길을 끈다. -경주 숭복사지(慶州 崇福寺址)… 숭복사지동서삼층석탑은 부족한 부재 보충하지 않은 채 복원하고 기단부에는 이질적인 석재로 훼손된 부분 보완해 숭복사지는 괘릉(원성왕릉)에서 걸으면 거의 30여 분 걸리는 경주시 외동읍 말방리 동쪽 토함산 자락에 위치한다. 숭복사지도 최근 복원과 정비를 마쳤다. 정비 후 예전에 비해 더욱 휑한 풍경인 듯 했다. 숭복사지동서삼층석탑은 여전히 부족한 부재를 보충하지 않은 채 복원공사 전 그대로의 모습이었으나 기단부에 이질적인 석재로 훼손된 부분을 메꾸어 놓은 것이 크게 달라진 점이다. 다소 불안했던 삼층 석탑의 구조도 조금은 안정된 모습이었다. 숭복사지 금당지 앞에는 감나무를 한 그루 남겨 두었고 남쪽 방향으로 두 기의 삼층석탑이 자리하고 있다. 옛 사지 주변에는 초석과 사찰에 사용되었을 석재들이 정비돼 있고 금당지에도 당시의 모습을 추정할 수 있는 석재들이 남아있다. 정비 이전, 과수원 한 가운데서 나무에 둘러싸여있던 두 기의 석탑과 금당지는 그나마 확 트여 전모를 드러내고 있었다. 무너져있던 석탑이 지금의 모습으로 세워진 후 도괴의 위험이 있어 두어 번 유지보수작업이 있었지만 전면해체 복원작업이 2년여 이뤄진 것은 처음이었다. 복원 작업이 끝난 탑지 주변에는 허연 마사토가 뿌려져 있어 자연과 동화되었던 폐사지로서의 풍광은 사라져 버렸다. 언제쯤 자연스러운 풍광으로 자리잡을지 ‘멋’이 사라지고 없는 절터를 한참을 맥없이 바라보았다. 숭복사는 괘릉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괘릉의 주인을 속시원하게 밝혀준 이곳은 선덕왕 이전 파진찬 김원량이 창건했다. 당시 이름은 곡사, 혹은 동곡사였다. 조선 이후 이곳은 거의 잊혀지면서 숭복사라는 고유한 이름을 잃은 채 이곳 지명을 따서 ‘말방리절터(말방리사지, 末方里寺址)’라는 이름으로 전해왔다. 1931년 입실소학교에서 소풍을 왔는데 그때 깨진 비편을 발견하고 당시 총독부박물관 경주분관에 있던 조선금석총람과 대조한 결과 이곳이 숭복사 터임이 밝혀졌다. 다시 숭복사의 정체성을 되찾은 것이다. -지금의 원성왕릉 자리에 있던 ‘곡사(鵠寺)’를 이곳으로 옮겨와 ‘대숭복사(大崇福寺)’로, 2014년 ‘초월산 대숭복사비’ 복원 숭복사지는 지금의 원성왕릉 자리에 있던 ‘곡사(鵠寺)’를 이곳으로 옮겨와 ‘대숭복사(大崇福寺)’ 라고 했는데 최치원이 절을 옮기게 된 배경과 과정을 ‘초월산 대숭복사비’에 상세히 기록해 놓았다. 숭복사비는 진성여왕 10년(896)에 세웠으며 최치원이 비문을 짓고 글씨를 썼다. 이 비문의 내용에 따르면 ‘숭복사(崇福寺)’는 원래 원성왕의 어머니인 소문왕후의 외삼촌이자 원성왕비인 숙정황후의 외할아버지인 파진찬 김원량이 창건한 ‘곡사(鵠寺)’에서 기원하였다. 그 뒤 원성왕릉을 곡사에 만들면서 사찰을 지금의 숭복사터로 옮겨 새로 세웠다. 후에 경문왕이 꿈에 원성왕을 뵙고 사찰을 크게 수리하여 왕릉의 수호와 왕의 명복을 빌게 했다. 헌강왕 11년(885)에 절 이름을 곡사에서 숭복사로 바꾸고 다음해, 최치원에게 비문을 짓도록 했는데 진성여왕 10년(896)에 가서야 완성되었다. 일찍이 파손되어 원래의 모습이나 탁본도 전혀 전하지 않으며 비석을 받쳤던 쌍귀부와 비편 몇 조각만이 전하고 있었다. 이에 경주시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필사본으로 전해져오던 비문을 교감(校勘)하고 행렬을 맞추어 최치원이 짓고 쓴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의 글씨를 이용, 비문을 집자해 새겼다. 또 숭복사비의 쌍귀부는 일제강점기 때 국립경주박물관에 옮겨져 관리되고 있는 원품을 그대로 복제했다. 없어진 이수도 고증해 2014년 금당지 남쪽에 비석을 복원하기에 이르렀다. 비석의 전체 높이는 381cm, 비신의 높이는 204cm, 두께는 33cm, 폭 100cm다. 숭복사지 삼층석탑(문화재자료 제94호)은 숭복사 터의 금당지 앞에 동서로 서 있는 쌍탑이다. 두 탑은 동일한 규모와 형태로 2층의 바닥돌 위에 3층으로 몸돌을 올렸으나 동탑은 2층 몸돌과 머리장식 부분이 없어졌고 서탑은 1층과 2층의 지붕돌만 남았다. 바닥돌의 위층 네 면에 2구씩 팔부신중상을 새겼고 1층 몸돌에는 문 모양을 새겼다. 지붕돌의 아래 받침은 4단이다. -꼼꼼한 복원에는 미흡… 자칫, 경주시의 이중 예산 낭비로 이어질뿐더러 방문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점에서 이번 복원의 한계 지적 한편, 이들 두 건의 폐사지 복원을 두고 시민들과 전문가들이 아쉬운 점을 몇 가지 꼽고 있다. 우선, 숭복사지 탑의 복원 시 서탑은 몸돌을 그대로 포개어두고 동쪽 탑은 그렇지 않은 것에서, 혹여 재복원의 여지가 제기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몸돌을 포개놓을 것이 아니라 그 비례를 추정하고 찾아서 이번에 복원했어야 하며 또 몸돌과 옥개석 사이에 간격(구멍)이 보여 꼼꼼한 복원에는 미흡하다는 것. 이는 자칫, 경주시의 이중 예산 낭비로 이어질뿐더러 방문객의 불편을 초래하는 점에서 이번 복원의 한계를 지적했다. 천관사지 탑의 경우도 옥개석이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데 진위 논란으로 사용하지 않았던 것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추후에라도 진위가 명확히 밝혀진다면 박물관 석재를 사용해 복원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또 두 복원지의 석탑 기단부를 기존의 탑재와는 다른 석재로 보완해 메꿔 복원해 보기에 불편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시민은 “복원의 흔적을 남기고 후대에 보여주려고 한 것 같은데 유럽 석조건물의 경우, 전체가 큰 석조건축물이어서 다른 석재로 복원했음을 보여준다고 하지만 작은 석조물인 탑의 경우엔 복원 시 다른 재질과 색으로 복원해 보기에 좋지 않다는 겁니다. 커다란 석조 건물과는 경우가 다르다고 봅니다. 수 백 년이 흘러도 얼룩덜룩한 지금의 모습으로 남을 것인데 차라리 비슷한 재질과 색깔의 석재로 기존의 탑재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복원했으면 좋았겠습니다” “복원 전후를 굳이 알리고 싶었다면 작은 안내판에 복원 전후의 사진으로 비교해 모습의 변화를 설명하는 방법도 있지 않습니까”라고 했다. 이왕 복원하려면 예산을 충분하게 확보해서 한꺼번에 제대로 해야하는데 이중 삼중의 복원경비와 과정에서의 불필요한 낭비를 우려한 의견들이 많았다.
신라회는 지난달 28일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유통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진행하고, 구입한 물품 전부를 지역 내 노인복지시설인 참사랑종합재가센터에 전달했다. <사진>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과 복지시설 종사자, 그리고 일상의 고립을 경험하고 계신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한 행사는 방역수칙을 준수해 진행됐다. 김은미 회장은 “코로나19의 확산에도 멈춤없는 돌봄을 통해 어르신들의 안전하고 활기찬 노후를 지켜주는 기관의 노력에 감사하다”며 어르신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박경복 시설장은 “바쁜 일정에도 기관을 찾아 넉넉한 나눔을 실천해준 신라회에 감사하다. 늘 지역사회를 위해 함께 해주는 신라회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신라회는 경주시청 간부 공무원 부인으로 구성된 단체로 매년 꾸준한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경주시가 여성과 어린이가 행복한 가족친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여성친화도시와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지정에 행정력을 집중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 여성가족부로부터 ‘여성친화도시’로 신규 지정돼 협약을 맺고 첫발을 뗐다. 여성친화도시는 정책 등 과정에 여성·남성이 동등하게 참여하고, 그 혜택이 여성을 비롯해 아동·노인·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골고루 돌아가는 도시다. 시는 여성친화도시 지정을 위해 지난 2019년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 제정을 시작으로 여성친화도시 조성 중장기계획 연구용역, 시민참여단 구성, 위촉직 여성위원 확대 등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협약에 따라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함께 만들어 함께 누리는 양성평등 행복도시 경주’라는 비전 아래 여성의 역할과 참여를 확대해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가족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활동 참여를 유도할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대표적 사업으로 △여성가족친화기업 발굴 △위촉직 여성비율 확대 △여성안심원룸 인증 △아이돌봄서비스와 공동육아나눔터 확대 △시민참여단 활성화 △여성행복드림센터 건축 등이 있다. 특히 ‘여성행복드림센터’는 여성친화도시 조성에 중추적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용강동 1526번지 일원에 연면적 1086㎡,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되며, 공동육아나눔터와 장난감도서관, 생활문화센터, 여성새로일하기센터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센터가 완공되면 여가생활과 문화를 즐기며 일자리도 찾고 육아맘들이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생활밀착형 공공시설로 역할을 하게 된다. 아울러 시는 지난해 말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인증기관 재인증을 받기도 했다. 지난 2016년 처음 인증받은 이후 2019년과 지난해 재인증을 받았으며, 2024년 11월 30일까지 효력이 유지된다. 가족친화인증제는 ‘가족친화 사회환경의 조성 촉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장 내 출산 및 양육 지원 △유연근무제도 실시 △가족친화 직장문화 조성 등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기업과 공공기관 등에 대해 인증하는 제도다. 시는 일·가정의 조화를 위해 △남·여 육아휴직 △출산전후휴가 △배우자 출산휴가 △임신기 근로시간 단축 △가족돌봄휴직 실시 △가족휴양시설 제공 등 다양한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여성친화도시 지정에 이어 경주시는 아동친화도시 지정에도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아동친화도시는 유엔아동권리 협약에 담긴 생존권·보호권·발달권·참여권 등 아동의 권리를 온전히 실현하는 도시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인증한다. 시는 아동친화도시 지정을 위해 2019년 ‘경주시 아동친화도시 조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아동참여위원회 구성·운영 △팝업놀이터 개최 △주민참여형 어린이 놀이터 조성 △아동친화도시 추진위원회 운영 △시민참여 원탁토론 개최 △세이브더칠드런과 어린이 놀이터 조성 협약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내 아동권리 인식 수준을 높이기 위해 공무원과 시의원, 초·중·고, 유치원·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아동권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여성친화도시에서 친화도시의 개념은 여성만이 아닌 남성과 아이, 노인 등 모두를 포함한다.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도시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시정 전반에 걸쳐 여성과 아동 친화적 시책을 추진해 경주가 대표적 여성·아동친화도시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최근 여주시가 코로나 정국에서 핵심 이슈로 부각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실시해온 ‘현장PCR검사’가 하루 3만명 넘는 오미크론 감염 확산세를 진정시킬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속항원검사’가 오판률이 높아 불안한 가운데 100% 신뢰할 수 있는 현장PCR검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 여주시 현장PCR검사는 검사속도가 한 시간에 100명 이상 검사할 만큼 빠르고 타액으로도 판단할 수 있고, 무엇보다 검사하고 2시간 이내에 확진여부를 알 수 있어 격리할 필요 없이 바로 일상 복귀가 가능하고 확진자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최단 시간에 막을 수 있어 추가적인 확산을 신속히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비용도 기존 PCR검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이 검사를 도입한 여주시는 경기도에서 가장 낮은 환진자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코로나 정국에서도 아울렛을 개장하고 심지어 5일장까지 여는 등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여주시 등록 공장 수는 코로나 이전보다 46개가 더 늘었지만 집단 감염으로 문 닫은 공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이에 여주시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여주시장에게 표창을 줬고 지난 1월 28일에는 전국 소상공인연합회로부터도 표창을 받았다. 이에 교육부는 여주시 현장PCR검사를 우선 학교에서라도 실시할 수 있게 해 달라며 질병관리청에 협조를 구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월 3일에는 이재명 더불어 민주당 대선주자도 당차원의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이광재 의원으로부터 여주시 현장PCR사례를 설명 받고 ‘경기지사 시절 여주시의 활약을 보고 이 제도를 시행하려 했으나 질병관리청의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여주시 현장PCR검사는 이항진 여주시장이 질병관리청과 다소의 마찰을 각오하고 뚝심 있게 밀어붙인 ‘사람 중심’ 행정이 돋보인다. 이항진 시장은 “기존의 법규정만을 중시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소홀히 다루면 안 된다”며 현장PCR검사의 전국적인 도입을 촉구했다. 여주시는 질병관리청이 ‘현장PCR검사’를 인정하지 않는 바람에 여주시비로 검사에 드는 일체 비용을 지급하고 있는데 확진여부에 대한 진단서를 발부하지 못하는 단점만 제외하면 확진으로 인한 모든 고통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는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한데 섞여서 언제보다 오미크론 확산세가 우려된다. 현장PCR검사는 컨테이너 하나에 음압시설을 포함해 모든 것이 응축돼있는 시스템이며 설치도 어렵지 않고 비용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주시의 ‘현장PCR검사’가 가장 먼저 도입돼야 할 곳으로 보인다.
경주시 서면 도리 인내산, 해발 250미터 지점. 자동차로 10여분이나 올라 간 산골 길 끝에 만들어진 돼지 축사에서 신기한 경험을 했다. 분명히 돼지 축사 근처까지 갔는데 돼지 특유의 악취가 풍기지 않아서다. ㈜와이씨 이엔지 이희혁 대표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는 사무실과 축사 사이 거리도 불과 30미터 남짓, 이 정도 거리라면 분명히 상상도 하지 못할 만큼의 똥냄새가 나야 한다. 그런데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 하다못해 동물원에 가도 그 근처에선 특유의 구린 냄새가 나는데 돼지 축사 옆에 있으면서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돼지 똥오줌을 미생물로 완전히 발효시켜버리기 때문에 냄새가 나지 않는 겁니다. 당연히 폐수도 나오지 않고요” 축사를 볼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이희혁 대표가 흔쾌히 문을 열어준다. 축사 안에는 수백 마리 돼지들이 양쪽으로 나뉘어 꿀꿀거리며 돌아다닌다. 당시 외부 기온이 영하 4~5도, 초대형 비닐하우스 축사는 방한을 위해 사방을 다 막아둔 상태다. 축사 안은 돼지 냄새가 아닌 약간 매캐한 냄새가 날 뿐이다. 만약 축사 문을 열어둔다면 이런 냄새쯤은 전혀 나지 않을 것이다. “돼지는 냄새에 아주 민감한 동물입니다. 일반 축사들은 엄청나게 냄새가 심해서 돼지가 곧잘 병에 걸립니다. 때문에 정기적으로 항생제를 놓지 않으면 돼지가 제대로 크기 힘들지요” 냄새 걱정 없으니 돼지가 병치레하지 않고 자연 항생제를 쓸 필요도 없다는 것. 축사 중간중간에 자동으로 조절되는 사료통과 물통이 있고 축사 바닥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시꺼멓고 두터운 흙더미 같은 것이 깔려 있다. -미생물과 톱밥, 왕겨 섞어서 60센티 깔아주면 냄새와 오물 완벽히 처리, 양질의 퇴비까지 생산합니다. “이건 톱밥과 왕겨, 저희 와이씨가 생산한 미생물을 섞어서 깔아준 것입니다. 이걸 약 60cm쯤 깔아주는데 돼지가 똥이나 오줌을 싸면 밑으로 흘러내려 발효되고 돼지는 그 위로 다니기 때문에 냄새는 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운동도 되지요” 대신 하루 두 번 미생물 발효를 위해 미생물 생균제를 섞어 줘야 하는데 이를 위해 포크레인으로 축사 전체를 뒤집어주는 것이 관건이다. 이렇게 깔아놓은 미생물 섞인 톱밥과 왕겨는 똥오줌과 함께 발효되어 최고급 퇴비가 된다. 이것을 농가에 팔아 또 다른 수익을 만든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에서 전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발효시 내부 온도는 최고 75도까지 올라가므로 수분은 증기가 돼 날아가고 오물은 자연스럽게 퇴비화되는 원리다. 이 축사에서 낯선 것은 케이지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돼지 축사는 콘크리트나 쇠창살로 케이지를 만들어 두는데 이곳은 작업을 위해 축사 전체를 양쪽으로 큰 구획만 나눴을 뿐 돼지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도록 흩어 놓았다. “일반적인 다른 축사들은 돼지를 쉽게 관리하기 위해 케이지에 가둬두는데 이것은 돼지보다는 사람의 편의를 위한 것이지요. 돼지는 의외로 깨끗한 것을 좋아하고 활동적인 동물입니다. 그런데 냄새나는 축사도 모자라 좁은 케이지에 가둬 두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겠습니까?” 결론적으로 이 돼지 축사에는 냄새 없고 오염 없고 항생제 없는 3무(無)와 운동해서 좋고 건강해서 좋고 맛까지 좋은 3호(好)가 실현되는 것이다. 흔히 동물복지를 쉽게 말하는데 돼지 축사에서 동물복지가 실현한다면 이런 것 아닐까. 축사를 나와 사무실로 가는 도중에 이희혁 대표는 마침 근처에 쌓여 있는 마른 퇴비더미로 퇴비 덩어리 하나를 들고 와 냄새를 맡아 보라고 권한다. 냄새를 맡아보니 아무런 냄새도 나지 않는다. 퇴비 맞냐고 물으니 크게 웃는다. 이렇게 완전히 발효된 퇴비는 절대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문득 이런 특별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돼지는 특별히 건강하고 안전하고 맛있는 만큼 당연히 비싸지 않을까 궁금해진다. 이희혁 대표가 빙긋 웃는다. “생각해 보십시오. 여기에 항생제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고 똥오줌 처리하느라 골치 썩이지도 않고 케이지 만드는 비용조차 없는데 돼지 값이 비쌀 이유가 없지 않습니까?” -돼지 축사에서 발생되는 오폐수, 반려동물 사체 처리에 최선의 방법, 정부와 지차체에서 적극관심 가지고 도입해야 다만 이희혁 대표는 자신이 개발한 미생물이 정당하게 평가되기를 바라고 우리나라의 다른 돼지 축사들도 이 미생물을 사용해 냄새와 오염 걱정, 돼지 질병 걱정 덜한 축사들로 만들어지기 바란다. 특히 이희혁 대표는 돼지 축사에서 쏟아져 나오는 오물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는 전국 돼지 축사와 지자체에 대해 와이씨가 생산하는 미생물이 결정적인 해답이라고 자신 있게 주장한다. 한편으로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키우기 선호도가 높아진 반면 동물 사체처리에 대해 이렇다할 해결 방법이 없는데 이 문제 역시 와이씨의 미생물이 답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보여주는 돼지축사와 동물사체처리 장면이 유튜버에 다수 올라가 있다. 이희혁 대표는 원래 대학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다. 오폐수 관련 연구를 하다 미생물에 관심을 가지게 돼 10년 넘게 연구했으며 이 과정에서 축산분뇨를 해결할 미생물 생산기술을 찾아냈다. 2020년 2월 일본의 전문업체과 기술제휴해 본격적으로 미생물 생산공장을 세울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가 한국과 일본에 더욱 맹위를 떨치면서 잠시 보류된 상태다. 한편 이희혁 대표는 자신의 혁신적인 축사와 발효 미생물이 경주시나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부당한 감시감독과 질시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호소한다. 돼지 축사는 위에서 말했다시피 자동차를 타고 산으로 10분이나 올라가야 할 만큼 먼 곳에 있고 냄새나 오물도 없다. 그러나 몇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마을 주민들이 이유 없이 신고해 포크레인으로 계곡이 내려오는 산 아래쪽을 파고 토양 및 수질검사를 벌이기도 했다. 포크레인으로 파본 땅에는 오물이 나오기는커녕 가재가 나와 땅 파본 사람들이 머리를 갸웃거리며 돌아갔다. 경주시 담당 공무원들은 냄새가 나지 않고 오물이 없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도 법이 규정한 기존 돼지 축사에 적용되는 각종 시설들을 갖추지 않았다고 행정고발해 큰 벌금을 맞았다. 이희혁 대표는 경주시가 일부러 자신을 경주로 불러서 왔는데 정작 혁신적인 돼지 축사를 만들어 돼지에게도 좋고 사람에게는 더 좋은 결과를 보여줬는데도 이것을 인정하지 않고 엉뚱한 법규정만 들이미는 공무 행태가 실망스럽다고 전했다. 이런 기술이 경주를 중심으로 확대재생산 된다면 모범사례를 보기 위해 경주를 찾는 농가들도 많아져 관광에도 도움 될 것이고 경주의 돼지축사 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인데 정작 행정은 거꾸로 가고 있는 듯 보여서라는 것이다. 앞으로 이희혁 대표는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양돈사업을 해보려는 기존 양돈업자들과 새로운 성장산업을 추구하는 젊은이들에게 폭넓게 기술을 공개하고 교육까지 시켜 줄 예정이다. 지금 자신이 진행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면 돼지 키우기가 훨씬 쉽고 특히 그 심한 악취 걱정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누구건 염려말고 도전하기를 바란다. 인터뷰를 마칠 즈음 이희혁 대표는 이곳 축사에서 기른 돼지고기로 직영식당을 연 불국사 불국로 91번지에 있는 ‘친환경 돼지 식육식당(054-748-8268)’에서 돼지고기를 먹어보라고 권한다. 돼지 특유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서 돼지고기를 맛본 고객들은 더 이상 다른 곳에서 돼지고기 안 먹는다는 자랑을 늘어놓는다. 마침 지금은 대선으로 전국이 떠들썩하고 곧이어 3개월 뒤면 지자체선거도 실시된다. 대선도 그렇고 지자체도 그렇고 후보들마다 입만 벙긋하면 공통적인 공약들로 4차 산업혁명을 부르짖는다. 4차 산업도 좋지만 지금 경주에서 야심찬 빛을 발하고 있는 ㈜와이씨의 미생물을 전국 돼지 축사에 접목해 먹거리 혁명을 일으키고 환경오염을 줄일 생각부터 하면 어떨까 싶다. 취재 마치면서 이희혁 대표가 비닐봉투에 대충 퇴비를 담아줬다. 가져가서 화분에 뿌려보라는 것이다. 퇴비를 가져와 일부 화분에 주고 일부러 묶지 않고 아파트 다용도실에 벌여 뒀는데 3주가 다 돼가는 지금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다. 퇴비 맞나 싶을 정도다.
중부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달 27일 중부동행정복지센터에서 2020년 정기회의를 갖고 지역 특화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 이날 정기회의에는 배진석 도의원, 서호대 시의회의장, 주석호 시의원, 회원 등이 참석해 ‘주위를 살펴봄·이웃을 살펴봄·나를 돌아봄’을 슬로건으로 으뜸 중부동 만들기에 앞장서기로 했다. 회원들은 회의에서 현안사업 논의 후 독거노인 및 저소득 장애인가정 26세대를 방문해 생활용품 등을 전달했다. 전성환 민간위원장은 “중부동이 앞으로 으뜸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돼 위기상황에 놓인 가정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우 공공위원장(중부동장)은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의 온기가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해져 모두 건강하고 행복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꼼꼼복지단’이라는 별칭으로 활동하는 월성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는 지난달 26일 새해 첫 정기회를 열었다. 또 지역 내 독거노인 21명을 방문해 안부를 확인하는 ‘안방사업’도 진행했다. <사진> 안방사업은 안부 묻고 방문하는 사업의 줄임말로, 2019년 5월부터 월성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추진하고 있는 특화사업이다. 안방은 가족의 대소사가 이루어지는 중요하고 편안한 장소인 것처럼, 독거노인이 심리적인 안정과 자존감을 가지고 생활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이날 독거노인 가정을 방문해 건강상태와 불편사항을 파악하고, ㈜미정에서 후원한 떡국 떡, 쌀국수, 위원들이 준비한 밑반찬, 두유 등을 전달했다. 남정모 민간위원장은 “비록 작은 도움이라도 어르신들이 기쁘게 받아줘 협의체가 하는 특화사업 추진에 큰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가족이 돼 함께 마음을 나누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불국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협의체)가 지난달 27일 복지사각지대 없는 불국동을 만들기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고 실행에 옮기기로 했다. 협의체는 이날 불국동행정복지센터 2층 회의실에서 이동협·최덕규 시의원과 회원 등 20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첫 정기회를 개최했다. 최부기 민간위원장 주재로 열린 회의는 협의체 활성화를 위한 운영규정 개정과 지역특화사업 추진과 관련해 올해 추진해야 할 구체적인 활동계획을 논의했다. 불국동 협의체의 지역특화사업은 ‘사랑나눔米, 든든꾸러미, 어깨동무사업’이다. 협의체는 이날 사랑나누米 사업으로 위원들이 직접 경작해 수확한 쌀을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 전달하기로 했다. 또 든든꾸러미 사업은 도움이 필요한 가정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안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어깨동무 사업은 취약계층 자립지원 사업으로, 지역자원 연계와 재능기부 활동으로 취약계층 환경개선을 추진해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날 대상자 선정 및 추진일정 등을 논의했다. 최부기 민간위원장은 “위원들과 힘을 합쳐 복지사각지대 발굴에 힘쓰고 협의체 활성화 및 취약계층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재우 불국동장(공공위원장)은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지역을 사랑하는 봉사정신으로 어려운 이웃들에게 힘이 돼주는 지역사회보장협의체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행정복지센터도 복지사각지대 없는 불국동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경주 나풀나풀 프리마켓·야무진이 지난달 26일 현곡면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해 간편 식료품 63박스(150만원 상당)를 기탁했다. <사진> 나풀나풀 프리마켓·야무진은 평소 경주시 내 취약계층세대를 위해 방역물품(마스크, 손소독제) 지원, 생필품, 성금 기탁 등을 통해 꾸준하게 이웃돕기를 실천하고 있다. 이선민 대표는 “지역사회와 함께 나눔을 실천하고 성장기 아동·청소년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지원을 결정하게 됐으며, 앞으로도 나눔문화 확산에 앞장서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후원물품은 지역아동센터 이용 아동과 결식 우려 아동들을 대상으로 지원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