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했던 라 선거구에서 무소속 당선자가 배출됐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1명과 국민의힘 후보 3명, 무소속 5명이 출마한 라 선거구 선거결과 기호2-가 국민의힘 주동열 후보와 무소속 오상도 후보, 기호2-나 국민의힘 이진락 후보가 당선됐다. 주동열 후보는 총 투표수 1만8026표 가운데 25.79%인 4475표로 당선됐고 오상도 후보가 18.23%인 3163표, 이진락 후보 12.74%인 2211표로 당선됐다. 최소동 후보는 11.21%(1946표), 엄순섭 후보 10.17%(1765표), 김영우 후보 9.11%(1581표), 이동호 후보 6.95표(1206표), 설진일 후보 5.49%(953표), 손영식 후보 0.27%(48표)로 탈락했다. 특히 4선에 도전한 엄순섭 후보가 탈락하고 무소속 오상도 후보가 두 번째로 많은 표를 얻어 당선되면서 국민의힘 ‘공천=당선’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 한편, 외동읍과 감포읍, 양남면, 문무대왕면 선거구인 라 선거구는 총 선거인수 3만4725명 가운데 51.91%인 1만8026명이 투표했으며 무효표는 678표로 집계됐다.
지난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가 나란히 당선됐던 다선거구는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1명과 국민의힘 후보 2명, 무소속 후보가 출마한 동천·보덕 다선거구 선거결과 기호2-가 국민의힘 정종문 후보와 기호2-나 국민의힘 임활 후보가 당선됐다. 정종문 후보는 총투표수 9962표 가운데 43.51%인 4203표를 얻어 1위로 당선됐으며 임활 후보가 32.67%인 3156표를 얻어 당선됐다. 최연소 출마자인 김경주 후보는 15.75%인 1522표, 무소속 이관우 후보는 8.04%인 777표로 탈락의 고배를 삼켰다. 지난 선거에서 4명의 후보가 나서 근소한 차이(1위 26.8%·2위 26.1% 당선, 3위 25.4%·4위 21.6% 탈락)로 당락이 결정됐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들이 75% 이상을 획득하며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후보를 압도했다. 한편, 동천동과 보덕동을 선거구로 하는 다선거구는 총 유권자 2만944명 가운데 47.56%인 9962명이 투표했으며 무효표는 304표로 집계됐다.
나 선거구는 기존 성건·중부·황오 3개 지역에서 성건·현곡으로 선거구가 바뀌면서 후보들이 유세 활동에도 많은 변수가 생겼지만, 최재필(국민의힘 기호2-가), 최영기(국민의힘 기호2-나) 후보가 나란히 1·2위로 당선됐다. 2개 지역 전체 투표수는 1만4782표. 최재필 후보는 35.84%인 5162표를 얻어 1위로 당선, 최영기 후보가 21.92%(3158표)를 얻으며 2위로 당선됐다. 재선에 도전한 무소속 김수광 후보가 16.43%(2367표)로 최영기 후보와는 791표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종일 14.60%(2104표), 무소속 박장근 5.83%(841표), 무소속 김철민 5.34%(770표)를 각각 득표했다. 나 선거구는 총유권자 3만 310명에 1만4782명이 투표하며 48.77%의 투표율을 보였다.
가 선거구는 국민의힘 김항규와 이경희 후보가 당선됐다. 가 선거구는 기존 황성·현곡에서 황성 단일 선거구로 바뀌었다. 가 선거구는 총유권자 2만3055명 가운데 1만 523명이 투표한 이번 선거에서 김항규 후보(국민의힘, 기호2-가)와 이경희 후보(국민의힘, 기호2-나)가 당선됐다. 김항규 후보가 총 투표자 1만523명 가운데 38.69%인 3972표를 얻어 1위에 올랐고 이경희 후보는 24.55%인 2521표를 얻어 2위로 당선됐다. 이어 3위 더불어민주당 남우모 후보가 22.67%(2328표), 4위 무소속 김태현 7.69%(790표), 5위 진보당 이광춘 6.37%(654표)를 얻어 탈락의 고배를 삼켰다. 한편, 가 선거구는 경주역이 폐역되면서 남겨진 폐선로 부지 활용, 주차와 교통문제 등의 현안이 시급한 지역으로 신인 시의원들의 역할이 주목된다.
주낙영 국민의힘 경주시장 후보가 6.1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한영태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유권자 22만490명 가운데 10만9649명이 투표한 이번 선거에서 주낙영 당선인은 8만3911표(78.86%)를 획득, 2만2483표(21.13%)에 그친 한영태 후보를 6만1428표 차로 따돌렸다. 주 당선인은 지난 1일 오후 8시경부터 경주화백건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개표 초반부터 줄곧 선두를 지키면서 여유 있게 당선됐다. 주 당선인는 이날 오후 11시경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와 캠프 관계자 등으로부터 환호를 받으며 당선 소감을 밝혔다. 주낙영 당선인은 “압도적 지지로 저를 다시 한 번 경주시장에 뽑아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번 선거는 중단 없는 경주발전을 열망하는 위대한 경주시민 모두의 승리다. 또한 더 낮은 자세로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많이 소통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선거과정에서의 분열과 갈등을 극복하고 오직 경주발전을 위해 하나가 돼야 할 때”라며 “윤석열정부와 함께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내건 공약을 반드시 지켜서 사람이 몰려오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희망찬 경주를 꼭 만들겠다”며 “시민들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시민과 함께하는 열린 시정을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경북도의원 4명 모두 ‘국민의힘’ 4명을 선출하는 도의원 선거는 모두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됐다. 단독 입후보한 제1선거구(황성·현곡·성건)는 배진석 후보가 무투표 당선돼 경북도의원 3선에 성공했다. 또 4선거구(건천·내남·산내·서면·중부·황오·황남·선도·월성·불국) 역시 박승직 후보가 무투표 당선돼 재선에 올랐다. 2선거구(감포·문무대왕·양남·외동·동천·보덕)는 개표 결과 국민의힘 최덕규 후보가 1만6561표(61.51%)를 얻어, 1만359표(38.48%)를 받은 무소속 박차양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3선거구(안강·강동·천북·용강)는 국민의힘 최병준 후보가 1만8488표(75.95%)를 받아, 5852표(24.04%)에 그친 무소속 정홍은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시의원 국민의힘 18명, 무소속 2, 민주당 1명 당선 8개 선거구에 모두 18명을 뽑는 경주시의원 선거는 △가선거구(황성) 김항규(국), 이경희(국) △나선거구(성건·현곡) 최재필(국), 최영기(국) △다선거구(동천·보덕) 정종문(국), 임활(국) △라선거구(외동·감포·양남·문무대왕) 주동열(국), 이진락(국), 오상도(무) △마선거구(안강·강동) 이철우(국), 정성룡(국) △바선거구(천북·용강) 정원기(국), 이락우(국) △사선거구(건천·서면·산내·내남·선도) 김소현(국), 박광호(국), 김동해(무) △아선거구(불국·중부·황오·월성·황남) 이동협(국), 정희택(국) 후보가 각각 당선돼 제9대 경주시의회에 진출하게 됐다. 또 시의원 비례대표는 3명 의원정수에 3명이 입후보해 무투표 당선됐다. 더불어민주당 이강희 후보, 국민의힘 한순희, 김종우 후보 등 3명이다
이번 6.1지방선거에서 경주시선거구 투표율은 49.7%로 지난 2002년 이후 최저투표율을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 30분 코로나19 확진자 투표까지 경주지역 투표 참가자는 총선거인수 22만490명 중 10만9649명(사전투표 4만9420명, 거소투표 466명)으로 49.7%가 투표했다. 4년 전인 2018년 지방선거 투표율 63.8%에 비해 14.1%p 낮은 투표율이다. 지난 2014년 58.3%, 2010년 59.1%, 2006년 59.9%, 2002년 59.6%에 비해서도 크게 저조한 기록이다. 지난 3월 치러진 대통령선거 경주시 투표율 78.8%와 대비해서는 무려 29.1%p 낮은 수치다. 또 지난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67.1%보다 17.4%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전국 최종 투표율은 50.9%, 경북 평균은 52.7%로 경주시 투표율보다 높게 나타났다. 저조한 투표율을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대선 직후 이어진 지방선거로 유권자들의 피로감이 쌓여 있었던 것이 영향을 미쳤다. 또 경주시장 선거에서는 후보자가 2명으로 역대 선거 중 가장 적었고, 시의원 비례대표와 도의원 2개 선거구의 무투표 등으로 유권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지면서 투표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 주낙영 후보 초반부터 승기 잡아 당선 이번 경주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주낙영 후보가 초반부터 잡은 승기를 이어가면서 긴장감 없이 끝났다. 주낙영 당선인은 최종 집계에서 8만3911표(78.86%)를 획득해 2만2483표(21.13%)를 얻은 더불어민주당 한영태 후보를 6만1428표 큰 차이로 이겼다. 주 당선인은 개표 초반 승기를 잡기 시작해 막판까지 80% 가까운 득표율을 이어갔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득표율 35%를 기록한데 비해 2배 이상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재선에 성공했다. ■국민의힘으로 쏠린 경주시의원 선거 6.1지방선거 경주시의원 선거에서는 지난 4년 전과는 달리 국민의힘이 대다수 의석을 차지했다. 투표 결과 당선인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이 18명(비례 2명 포함)으로 가장 많고, 무소속 2명, 더불어민주당 1명(비례) 등의 순이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4년 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4명(지역구 3명, 비례 1명)이 경주시의회에 입성하는 돌풍을 일으켰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구에서 단 한명도 당선되지 않았다. 다만, 비례대표 1명이 당선돼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와 같은 양상이 됐다. 또 이번 경주시의원 선거 결과 당선인 중 이철우 후보가 5선에 성공했다. 4선 의원은 이진락(국), 김동해(무) 후보 등 2명으로 나타났다. 3선은 한순희(국, 비례대표) 후보 1명이다. 재선에는 모두 국민의힘 소속으로 임활, 이락우, 박광호, 이동협 등 4명의 현역 시의원들이 당선됐다. 이외 13명의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처음으로 의원 배지를 달게 됐다. 한편 제8대 경주시의회 현역 의원 21명 중 12명이 이번 선거에 출마한 가운데 당선인은 6명에 그쳤다.
道法自然 自然이라는 오묘한 우주의 질서가 꾸밈없이 그러하듯이 지구상에서 내가 미쳐알지 못했던 자연. 한쪽의 위대한 변주를 마주 보면서 내게 던지는 自問은 왜?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위대한 선사들이 하나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목숨을 걸고 용맹정진하듯이 道法自然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닌 단지 내 스스로의 喜悅을 위해 오늘도 붓을 든다. 하나의 좋은 선을 얻고자 수만 번의 穿鑿을 거듭하리라.
6·1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제 27일, 28일 이틀간 사전투표, 본 투표는 6월 1일 실시된다. 3월 대통령선거에서 경주지역 사전투표율은 44.3%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 사전투표율 36.9%를 훌쩍 넘긴 수치로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지방선거가 대선 연장전으로 치러지고 있지만, 도지사를 뽑는 광역자치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를 제외하면 유권자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조하다. 선거 경쟁률도 경주시장 2대1, 도의원 1.5대1, 시의원 2.2대1로 지난 선거에 비해 낮다. 여기에 단독 입후보한 도의원 1·4선거구, 의원정수 3명에 3명이 등록한 시의원 비례대표는 무투표 당선이 예정돼있어 투표율이 저조할까 우려스럽다. 무투표 선거구는 후보자가 1인이거나 해당 선거구에서 선거할 의원 정수를 넘지 않은 곳이다. 투표를 하지 않고 선거일에 그 후보자를 당선인으로 결정하게 된다. 무투표 요인이 발생함에 따라 이번 선거에서 경주지역 유권자들은 투표용지를 최소 5장에서 최대 6장까지 받게 된다. 지방선거에서 통상적으로 유권자는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광역비례의원, 기초비례의원, 교육감 등 총 7장의 투표용지를 교부받는다. 하지만 경주시 선거구에서는 기초비례의원이 무투표로 실시돼 투표용지 6장을 교부받게 된다. 또 무투표로 확정된 광역의원 1선거구와 4선거구 유권자들은 5장만 교부받아 투표를 하게 된다. 매번 투표율이 낮은 지방선거가 무투표 선거구로 인해 유권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낮은 투표율로 이어질 수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유권자들의 혼란을 막고 투표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선관위는 사전투표일 및 선거일에 무투표 사유가 발생한 선거구의 투표소 입구에 무투표 안내문을 게시할 예정이라고 한다. 선관위는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무투표 선거구에서도 다른 선거가 치러진다는 사실을 널리 알릴 필요가 있다. 이번 선거는 올해부터 시작된 ‘자치분권 2.0시대’를 열어갈 후보를 뽑는 중요한 선거다. 그만큼 유권자가 관심을 가져야 수준 높은 지방정부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유권자들은 경주발전을 위한 적임자가 누구인지 옥석을 가리고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야 한다.
경주시와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가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추진한다. 국제회의복합지구는 국제회의시설 및 숙박판매 공연시설 등 운영 활성화에 필요한 시설이 집적된 곳을 말한다. 지정이 되면 문화체육관광부 등 중앙정부로부터 각종 부담금 감면과 용적률 완화, 재정지원 등 혜택이 주어지고, 또 문체부로부터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원받게 된다. 영업제한 규제 제외 등 사실상 관광특구 수준의 혜택도 있다. 현재 국제회의복합지구로 지정된 곳은 현재 인천 송도, 경기 고양, 광주 김대중컨벤션, 대구 엑스코, 부산 벡스코 등 5곳이다. 여기에 문화체육관광부가 내년까지 10곳으로 확대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경주시는 사업비 238억원을 들여 오는 2024년 완공을 목표로 HICO 전시장 증축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경주 국제회의복합지구협의체’ 구성했다. 협의체는 호텔, 리조트, 경주월드 등과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경주 HICO는 지난 2012년 APEC교육장관회의, 2015년 세계물포럼, 2017년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굵직한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다. 또 경주시는 오는 2024년 기존 컨벤션센터에 전시시설 증축을 완료하고, 이를 토대로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을 받아 명실상부한 국제회의도시로서의 면모를 갖출 계획이다. 경주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은 경주가 국내 마이스 산업의 대표도시가 되기 위한 첫 단추가 될 것이다. 마이스와 문화 기능 위주의 공간이 조성되면 국제회의를 개최하기에 더욱 좋은 여건이 조성될 것이다. 국제적인 관광도시의 면모와 함께 국제회의복합지구 선정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위한 빈틈없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경주시는 HICO를 중심으로 한 국제회의복합지구 지정이 성사되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진주 논개제는 매년 5월 이맘때 호국충절의 성지 진주성에서 개최된다. 1868년 당시 진주목사 정현석이 창제한 것으로서 제향에 악, 가, 무가 포함되고 여성들만이 제관이 될 수 있는 독특한 형식의 제례인 의암 별제를 서막으로 진주오광대를 비롯한 민족예술과 진주 기생들이 남긴 교방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전통문화와 여성을 테마로 한 축제이다. 진주 논개제는 어느 지역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진주만의 소재이며 순수예술 중심으로 열리는 가을의 개천예술제 및 진주남강유등축제와 함께 진주가 문화 예술의 고장이라는 명성을 떨치게 한다. 논개제의 백미는 뮤지컬 ‘논개’라 할 수 있는데 촉석루와 의암을 배경으로 촉석루 바로 밑 남강물 위에 설치된 간이 좌석에 관객들을 모시고 진행된다.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처절한 전투장면이 연출되고 마지막 논개가 왜장을 안고 추운 남강물 속으로 뛰어드는 장면을 연출한다. 관객의 대부분은 진주시민들인데 이분들의 관심은 뻔한 스토리보다 맨 마지막 부분에 여주인공인 논개가 왜장을 안고 ‘의암’위에서 춤을 추다 얼마나 멋있게 차가운 남강물 속으로 뛰어드는가에 관심이 쏠려 있다. 다행인 것은 지금까지 다친 사람들이나 심장마비로 인해 곤란을 겪은 배우가 없다는 것으로 참 신기한 일이다. 논개제는 특히 지역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역사적 사실을 기리기 위해 축제문화가 거의 없던 시절 의식 있는 지방관과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축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전국적으로 온갖 종류의 축제들이 펼쳐지고 있고 경주에서도 다양한 테마로 축제를 열고 있지만 대부분 큰 차별점 없이 천편일률인 것과 분명히 구별되는 점이다. 역사성과 지역적 특성을 고려한 축제는 비록 대외적으로는 유명세를 떨치지 못해도 주민들의 의식 속에 깊이 새겨져 끈질긴 지속성을 살릴 수 있다. 논개가 1593년 임진왜란 당시 지금 내가 살고있는 진주의 주인공이었다면 필자가 몇 년 전 살았던 아일랜드에도 논개와 견줄만한 여인이 있다. 17세기 중반(1651년) 크롬웰의 침공을 받은 아일랜드에 살던 Mary Rua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여인은 불타는 빨간 머리 때문에 일명 빨간 메리(Red Mary)로 알려져 있으며, 크롬웰 침공에 맞선 유명한 영웅담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녀는 1615년 Clonderlaw의 영주인 Torlach Rua McMahon의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첫 번째 남편인 다니엘(Daniel O'Neillan)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며 큰 유산을 남겼는데 이 돈으로 아일랜드 서부 Clare 카운티에서 가장 장엄한 17세기 맨션 하우스 Leamaneh Castle을 지었다. 재혼했으나 크롬웰의 국토유린과 대량학살이 자행되며 성을 지키던 두 번째 남편이 크롬웰 군에 의해 죽었다. 레드 메리는 즉시 최고의 드레스를 입고 자신이 살던 고장 리머릭(Limerick)을 지키기 위해 마차에 올라탔다. 그녀는 협상에서 토지와 재산을 유지하기 위해 기꺼이 크롬웰 가문의 장교와 결혼하겠다고 제안했다. 그녀는 크롬웰의 충실한 부하 쿠퍼(Cooper) 대위와 결혼하고 며칠 후 말다툼 중 쿠퍼를 3층 발코니에서 밀어 죽게 만든다. 사고사를 가장한 계획된 살인으로 쿠퍼의 죽음으로 인해 크롬웰군은 치명상을 입고 이후 서북 대서양 연안으로 진군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매리는 자신의 농장과 성을 아들에게 물려주었고 아일랜드를 지킨 영웅이 되었다. 임진왜란 2차 진주성 전투(계사는 1953년 6월)는 10만에 육박하는 왜군을 맞아 장렬히 싸우다 관군과 의병뿐만 아니라 백성 4만 명이 죽임을 당했다고 전해진다. 1차 패배의 아픔을 설욕하기 위해 ‘살아있는 모든 것을 죽이라’는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이 있었으며, 남강이 흐르는 진주성 인근 100여 리가 주검으로 뒤덮힐 지경이었다. 마찬가지로 1651년 아일랜드를 침공한 크롬웰 역시 살인과 약탈, 방화를 저질러 당시 아일랜드 인구의 1/4인 20~30만 명이 죽을 정도로 처참했다. 나라가 도탄에 빠지고 백성들이 좌절감을 느낄 때 혜성같이 나타난 두 여인의 공통점은 침략군에 맞서 통쾌한 한 방을 먹인 것이다. 논개의 가락지와 의암, Leamaneh Castle이 남아 있어 지금까지 영웅담이 되고 있음은 무도한 약탈자들에 무작정 당하지만 않았던 ‘기개’를 높이 산 후손들의 평가 덕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족으로 논개와 레드 메리의 대비처럼 주변 강대국들의 영향권 아래 놓여 있던 아일랜드와 우리나라는 닮은 점이 매우 많은 편이다. 미국의 철학자이자 교육학자인 존듀이(John Dewey)는 1919년 중국에 관한 칼럼을 쓰면서 마침 한국에 대해 ‘한국은 제2의 아일랜드’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당시 존 듀이의 입장에서는 아일랜드가 한국보다 훨씬 유명한 나라였으니 한국을 제2의 아일랜드라고 표현했겠지만 지금 같으면 레드 메리를 ‘아일랜드 판 논개’로 묘사하지 않았을까? 바로 이것이 2022년 논개제에 즈음하여 진주를 넘어 아일랜드까지 생각의 영역을 넓혀 보게 된 이유다. 오늘도 ‘강남콩 보다 더 푸른’ 진주 남강을 바라보며 논개의 충절을 회상해 본다.
어릴 때 TV에서 형사 콜롬보를 즐겨 시청하였다. 이 형사는 사건을 해결하는데 용의자를 윽박지르거나, 구타, 물고문, 잠 안 재우기 등 물리적인 방법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어리숙하게 보이면서도 주도면밀히 증거를 수집·분석하여 논리적으로 사건을 해결하였다. 그의 논리에 용의자들은 꼼짝없이 범행을 실토하고 사건이 마무리 되는 내용이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이 프로그램을 흥미진진하게 시청하였을 것이다. 콜롬보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첫 단계는 범죄 현장에 가서 머리카락이나 실오라기 등등의 물증을 수거하는 것이었다. 더 중요한 것은 한 범죄 사건이 ‘언제’ 발생하였는가를 파악하는 것이었다. 고고학도 물증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형사들처럼 작업을 진행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 수집한 고고학적 물증을 어떻게 보는가에 따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똑같은 유물과 유적을 두고도 다양한 해석이 발생하는 것은 연구자들 판단 기준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제 눈에 안경이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그러나 심각한 범죄 사건을 다룰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수사를 잘못하여 진범을 잡지 못하면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쓰고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해야 할 수도 이따금씩 있으니 말이다. 범죄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건 발생 시점이다. 이것이 먼저 밝혀진 후에야 용의자가 추정되고 용의 선상에 있는 사람이 범죄 발생 당시 어디에 있었는가를 찾아내는 것이다. 용의자가 여러 명 일 수 있지만 사건이 발생할 당시 멀리 혹은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었던 것이 밝혀지면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다. 이것이 소위 ‘알리바이 성립’ 즉, 현장 부재 증명이다. 결국 6하 원칙 맨 처음에 나오는 ‘언제’가 중요한 요소인 것이다. 범죄 수사처럼 연대 파악은 고고학의 출발점이다. 이것을 먼저 알아야 시간이 지나면서 우리의 관심 대상인 과거 사람들이 남긴 물질문화인 집과 무덤 양식 그리고 석기, 토기, 청동기, 철기 등 각종 유물들의 양식이 ‘어떻게’ 그리고 ‘왜’ 변해갔는지를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때 고고학 분야에서 연구의 초점을 지나치게 연대 파악에 맞춘 적도 있었다. 아직도 그런 경향이 농후한 것은 연대 파악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근래 자연과학적 연대측정법이 개발되면서 안정적인 연대 파악이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연대 파악이 중요하다고 이구동성으로 말은 하면서도 이를 소홀히 다루어 역사해석이 완전히 달라져 왜곡된 사례가 있다. 경주 시내에는 작은 산만한 무덤들이 즐비하게 있다. 이 무덤들은 목관, 목곽, 그리고 냇 돌과 흙으로 축조된 것으로 돌무지덧널무덤 혹은 적석목곽분이라고 불린다. 신라 고유의 독특한 구조와 형식을 가졌으며 화려한 껴묻거리를 넣어서 축조한 것이다. 이 무덤들이 언제 그리고 누구에 의해서 축조되었는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연구자들은 이 무덤의 출현을 ‘북방기마민족 이동의 산물’로 보았다. 이를 주장하는 일부 고고학, 미술사, 그리고 복식사 연구자들은 북방/중앙아시아(예, 카자흐스탄의 파지리크 고분)와 경주에서 발견되는 무덤들의 외형과 구조의 유사성 그리고 황금 유물과 마구 등을 근거로 그 친연성을 거론한다. 이런 내용이 TV에 방영되기도 하였다. 이 학설 지지자들은 북방아시아와 경주에서 발견되는 무덤 사이에 큰 시간 및 지리적 공백이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고고학적 발견을 통해 향후 이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분히 피상적인 관찰이고 비논리적이다. 신라에서 자생한 독창적인 무덤 양식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인데 이는 ‘평행 발전’으로 설명된다. 상이한 문화가 시·공간적으로 떨어져 상호 접촉이 없었음에도 유사한 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 시간적 간격은 세월이 지난다고 해서 좁혀지지 않는다.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 없기 때문이다. 북방기마민족들이 활동한 시기는 최소한 기원전 300년 이전이고 경주에서 돌무지덧널무덤이 출현한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기원후 300년경으로 500-600년 이상의 시간차가 난다. 경주에서 이 무덤이 축조될 때는 기마민족들이 역사상 사라지고 난 이후이기 때문에 말을 타고 올 사람들이 없었다. 알리바이가 성립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무덤 구조와 유물의 상사성을 논한다는 자체가 고고학적으로 모순이고 논리적으로도 맞지 않다. ‘언제’라는 연대 문제가 별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을 소홀히 다루었을 때 이처럼 역사·고고학적으로 엄청난 해석상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전후 사정을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북방기마민족 이동’이 역사적인 사실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이 학설을 지지하는 연구자들이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면 쉽게 풀릴 문제가 반세기가 지나도록 지지부진하고 있다. 어리바리하게 보이는 콜롬보이지만 기본에 충실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그의 모습이 그립다.
“무슨 오토바이를 저렇게 험하게 모냐?”, “아빠, 배달하는 저 형들 아빠보다 돈 더 많이 벌어!”, “많이 벌면 뭐해? 저러다 사고라도 나면 어쩌려고?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야” 손에 든 아이스크림 핥으며 아들이랑 실없이 잡담을 주고받는, 어느 주말이다. 아참, 우리가 라면은 샀었나 고개를 돌렸더니, 아들 녀석 뒤로 자동차 한 대가 따라오고 있었다. 번호판이 파란 걸 보니 전기차다. 낄낄대는 우리를 앞지르면 놀랠까 봐 천천히 따라오고 있었던 모양이다. 주말이라 양쪽 길에 주차해 놓은 차들로 좁아진 길은 추월하기도 여의치 않았을 테다. 제법 긴 길을 조용히 따라왔을 운전자분의 인내심과 그만큼 산만했던 우리의 무신경함이 부끄러워 얼른 길을 비켜주었다. 감사한 마음을 담아 고개도 살짝 숙이면서... 이런 종류의 해프닝이 잦은 요즘이다. 도로에 뜨문뜨문 보인다 싶더니 언젠가부터는 흔하디 흔한 게 전기자동차다. 화석 연료를 안 쓰니까 일단 가성비가 좋고, 정부 보조금에다 고속도로 통행료나 주차장 할인도 받고, 또 부품 정비도 간단하다니 장점이 참 많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정숙함을 꼽을 수 있는데, 동시에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기도 하다. 엔진이 없으니까 당연히 엔진음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보행자 입장에서는 쉬이 인지하기 어렵다. 크고 작은 사고가 그 과정에서 생겨난다. 상황이 이러니 자동차 규제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EU를 비롯한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전기차의 소음 기능 의무화 제도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20년부터 가상 배기음 장착이 의무 사항이다. 한편, 올해 아카데미 수상식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화제다.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어느 배우가 자신의 와이프에 대한 인신공격성 농담을 한 사회자 얼굴을 냅다 가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손뼉 칠 일도 있다. 독일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한스 짐머(Hans Zimmer)가 영화 《듄(2022)》으로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것이다. 그 유명한 《라이온 킹(1994)》에 이어 두 번째로 거머쥔 음악상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너무나 감동적으로 봤던 영화 《인터스텔라(2014)》OST를 작곡한 바로 그 작곡가이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독일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또 한 번 박수 세례를 받았다. 새로 출시한 전기 자동차에 배기음을 ‘작곡’해 준 것이다. 부릉~부릉하는 엔진 배기음 대신에 우주로 날아가는 우주선을 연상케 하는 사운드를 입힌 것이다. 유튜브에서 쉽게 들어볼 수 있다. 액셀을 밟거나 발을 떼거나 아니면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소리로나마 우주선이 가다 서행하다 멈추는 느낌 그대로를 구현해 냈다. 0에서 시작한 디지털 숫자가 가파르게 올라 (시속) 225에 도달할 때면 마치 성층권을 뚫고 우주로 빨려 들어가는 우주선이 된 듯한 느낌이다. 슈웅~이라고 번역할 수밖에 없는 언어적 한계를 용서해 달라. 이렇게 말고는 어째 표현할 길이 없다. 멍멍~ 하는 한국 개가 영국엘 가면 우프~우프(woof woof)하고 짖고, 중국에서는 왕~왕(wang wang)거리며 캐나다에서는 이잡~이잡(jappe jappe)하고 짖는단다. 내 귀에는 그렇게 들렸지만 충분히 다르게 들릴 수 있겠다. 어쨌든 지독한 매연을 내뿜는 내연 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자연 친화적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 아들은 생떼를 쓴다. ‘에코 프랜들리(eco-friendly)’라면 자동차도 자연이 내는 소리를 내야 한다는 거다. 우리 아들은 그래서 전기차에 나이팅게일 새소리를 입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이팅게일이라... 노래를 잘하면 흔히 꾀꼬리 같은 목소리라고 하는데 그게 이 나이팅게일이란다. 창의적일 정도로 다양하고, 변화무쌍하며 밝고도 예쁜(전할 방법이 없는 게 아쉽다)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 느낌이라면 딱, 오페라 [마술피리] 밤의 여왕 아리아 같다. 모차르트는 분명 나이팅게일 소리를 들으면서 악상을 떠올렸으리라. 정말이지 ‘눈이 열리고 귀가 확 트이는’ 소리다. 나이팅게일의 노랫소리를 듣고 몸이 즉각 반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테니 전기차에서 내는 소리로는 훨씬 현실적이고 미적이라나... 녀석 손에 들린 아이스크림 유효 기간이 한참 지난 것이었거나, 아님 우리 아들이 로맨티시스트이거나 둘 중 하나다. 당연히 난 후자 쪽에 한 표.
위 설화에서는 기림사를 창건한 분이 안락국이지만, 광유성인이 창건한 사찰로 되어 있는 문헌도 있다. 광유성인은 안락국을 이곳 해동국으로 보낸 분으로 실제 사찰을 창건한 분이 아니다. 안락국이 떠날 때 광유성인은 이렇게 당부했다. “해동 계림국에 가서는 거북이가 물 마시는 형상을 하고 있는 산을 찾아라. 동해 바다의 기운을 들여 마시는 용이 사는 연못이 있고, 탑의 형상을 갖춘 남쪽 돌산에는 옥정(玉井)이란 우물이 있으니 그 물을 먹으면서 수도하고, 북쪽에는 설산을 닮아 돌빛이 흰 산이 있으니 그 산 굴속에 부처님을 조성하여 모셔라” 기림사 북서쪽에 있는 함월산을 아무리 살펴보아도 거북이가 물을 마시는 형상이 보이지 않는다. 기림사 남쪽으로 약 4km 지점에 골굴사가 있다. 골굴사에 옥정이라는 우물은 확인을 못했으나 산 전체가 돌산이긴 하나 그 방향이 기림사 북쪽이 아닌 남쪽이다. 이 수수께끼를 어떻게 풀어야 할지… 안락국 혹은 안양은 아미타불이 살고있다는 정토(淨土)로 극락이라고도 한다. 괴로움이 없으며 지극히 안락하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인간 세계에서 서쪽으로 10만억 불토(佛土)를 지난 곳에 있다. 이 설화에 의하면 기림사 주전에 모신 부처님은 아미타여래여야 하는데 주전은 대적광전으로 비로자나불을 주불로 노사나불과 석가모니불 등 삼신불을 함께 모시고 있다. 조선시대인 15세기에 지어진 『안락국태자전』의 내용을 살펴보면 위 설화와는 조금 다르다. “범마라국 임정사의 오백 제자를 거느린 광유성인은 승열바라문을 서천국으로 보낸다. 승열바라문은 서천국 사라수대왕과 왕비 원앙부인과 함께 임정사로 향하는 도중에 임신한 부인이 갈 수 없게 되자 죽림국 자현장자에게 종으로 판다. 부인은 떠나는 왕에게 항상 ‘왕생게(往生偈)’를 외울 것을 당부한다. 대왕은 아들을 낳으면 이름을 ‘안락국’이라 지으라 하고 승열바라문과 함께 임정사로 향한다. 이후 원앙부인은 자현장자에 의해 죽임을 당하고, 안락국은 임정사에서 아버지를 만난다. 또한 안락국은 광유성인이 준 다섯 가지 꽃으로 죽은 어머니를 살려내고 죄를 지은 자현장자는 무간지옥으로 떨어졌다” 광유성인이 주었다는 다섯 가지 꽃을 『경주함월산기림사사적』에는 오색 우담바라화(優曇波羅華)라고 하였다. 이 꽃은 사대부들에게는 오색 작약으로, 무속에서는 사람을 살리는 오색 환생화(還生花)로 알려져 왔다. 이 꽃은 한 떨기에 핀 다섯 가지 꽃잎이 모두 다른 색깔이라고 하는데[一朶五色花], 기림사 경내에 있는 감로수, 화정수, 장군수, 명안수, 오탁수 등 오종수로 길러 오색화가 되었다고 한다. 이 오종수 중 감로수(甘露水)는 사찰 뒤쪽 북암(감로암) 뒤편 바위 아래서 나오는 석간수로 물빛은 우유색이지만 일단 바가지로 뜨면 무색으로 되면서 맛이 감미롭고, 이 물로 차를 끓이면 최고의 맛이 난다는 물이다. 화정수(火靜水)는 화정당 앞에 있는 물이다. 사람들이 마실수록 마음이 편해지고, 차분히 가라앉아 더욱 서로 화합하고 가까워지고 온화해진다고 한다. 장군수(將軍水)는 응진전 앞에 있는 삼층석탑 쪽에 있던 우물이다. 이 물을 마시면 천하무적의 힘센 장군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때인가 이 물을 마시고 실제로 반역을 도모한 장수가 있었다고 전해온다. 이로 인해 반역자가 생기지 않도록 물을 흙으로 메워 지금의 3층 석탑을 세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특히 일제 강점기 때는 혹시나 이 물의 유출로 일제에 항거하는 장군이 생길까봐 전전긍긍했다고도 한다. 고요한 달밤이면 석탑 쪽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지금도 들린다고 한다. 안명수(眼明水)는 천왕문 앞 왼쪽 담장 종무소 건너편에 있던 우물로, 이 물로 눈을 씻으면 10리 밖에 있는 과녁도 보일만큼 눈이 좋아진다는 물이다. 마지막 오탁수(烏濁水)는 경내 동쪽 바위 쪽에 있었는데 까마귀가 바위를 쪼아대서 그 자리를 파보았더니 물빛과 맛이 좋은 샘물이 나왔다고 한다. 즉, 물맛이 좋아 까마귀도 쪼아 마셨다는 샘물이다. 이 다섯 가지 물 중에 감로수와 화정수만 남아 있고, 나머지는 흙으로 묻어버려 지금은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오종수로 추정되는 지점에 패찰로 표식을 해 두고 있다. 중국 선종의 2조 혜가대사가 주석하던 이조사(二祖寺) 법당 앞에는 단맛, 쓴맛, 신맛, 매운맛의 네 가지 맛이 나는 사미정(四味井)이 있는데 수행하면서 물이 없어 고생하던 혜가 스님을 위해 달마 대사가 지팡이로 땅을 쳐 물을 솟아오르게 했다는 탁석천(卓錫泉)이다. 중국에 사미정이 있다면 이곳 기림사에는 오종수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홀린 사람 기형도 사회자가 외쳤다 여기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이 계시다 이웃의 슬픔은 이분의 슬픔이었고 이분의 슬픔은 이글거리는 빛이었다 사회자는 하늘을 걸고 맹세했다 이분은 자신을 위해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다 눈물 한 방울도 자신을 위해 흘리지 않았다 사회자는 흐느꼈다 보라, 이 분은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버렸다 당신들을 위해 죽을 수도 있다 그분은 일어서서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들은 실신했다 그때 누군가 그분에게 물었다, 당신은 신인가 그분은 목소리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당신은 유령인가, 목소리가 물었다 저 미치광이를 끌어내, 사회자가 소리쳤다 사내들은 달려갔고 분노한 여인들은 날뛰었다 그분은 성난 사회자를 제지했다 군중들은 일제히 그분에게 박수를 쳤다 사내들은 울먹였고 감동한 여인은 실신했다 그분의 답변은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았다 -‘홀린 사람’을 양산해내는 ‘홀린 사회’ 어디 익숙한 풍경 같지 않은가? 조금 과장되었을 뿐이지 오늘 바로 당신이 출근길 사거리에서 만나는 모습이고, 집에서 지하철에서 커피숍에서 당신이 빠져서 보고 있는 유튜브 영상이나 SNS의 그 모습이다. 거리에서, 토론회에서 만나는 동시선거의 출마자들은 이 시의 ‘사회자’의 말에 나오는 ‘이분’처럼 경우는 좀 다르지만 “일생 동안 이웃을 위해 산 분”으로, 이웃의 슬픔에 “이글거리는 빛”으로 격하게 반응하고, “하늘을 걸고 맹세”하건대 “자신을 위해서는 푸성귀 하나 심지 않았”으며, “당신들을 위해 청춘을 바”치다 못해 “죽을 수도 있”는 사람들로 포장되고 있다. 확성기에서는 이런 과장과 미화의 언어들이 흐느끼듯 넘치고, 그 말에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군중들은 출마자들을 연호하고 박수를 치고, 심지어 실신하기까지 하는 광기를 보여준다. 그런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겠는가? 있다면 ‘신’이거나 실체가 없는 ‘유령’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그런 권력자의 실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들은 맹목적 추종자들, 군중들의 아우성 때문에 들리지 않거나 묵살된다. 기형도의 이 시에는 세 가지의 부류가 존재한다. 선동가인 사회자, 맹목적 추종자인 군중, 음험한 권력인 ‘이분(그분)’. 그 중 권력자인 ‘그분’은 군중들 앞에서는 그 분위기를 기회로 잡기 위해 “흐느끼는 사회자”를 제지하는 여유를 연출한다. 사회자로 하여금 하늘을 걸고 맹세까지 하게 한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하늘이 저들을 걸고 넘어지지 않으니 저들이 하늘을 걸어버렸나 보다. 이 시는 기만적 통치술을 통해 대중을 복종시키는 교활한 지도자에 대한 풍자이면서, 비판적 사고를 잃어버린 대중에 대한 비판을 위해 쓰여졌다. 냉정하게 말해 지금이 수십 년 전의 그때와 많이 달라졌는가? 오히려 권력과 한통속이며 하수인 격인 사회자는 더 교활한 모습으로 자꾸 몸집을 불려가는 유투브와 같은 개인 매체가 되어 이미지 조작술과 과장과 미화라는 정치적인 언어들로 우매한 대중들을 선동하며 갈라치기하고 있지 않은가? ‘홀린 사람’을 양산해내는 ‘홀린 사회’에서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 볼 일이다.
계림중은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전교생을 대상으로 시울림학교 시나브로 시낭송 특강을 진행했다. <사진> ‘시낭송가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주제로 마련된 시낭송 특강은 경주 시낭송회 회장인 임영록 시낭송 예술지도사가 강사로 참여해 시낭송의 기본, 발음, 표현법과 시낭송의 기초적 기법에 대해 강의와 실습을 병행했다. 시울림학교는 도교육청 학교단위 자율선택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계림중은 4월부터 매주 수요일을 시요일로 정하고 학생들이 직접 교내 방송으로 시낭송을 온 교정에 울리고 있으며, 학생들의 애송시가 인쇄된 배너가 학교 곳곳에 전시가 돼있다. 이번 특강을 위해 문혁진 학생회장은 뮤지컬동아리 회원들과 ‘시낭송 이야기’라는 짤막한 뮤지컬을 기획하고 공연을 해 학생들과 교사들의 환호를 받았다. 임영록 강사는 “시낭송은 누구나 각자의 개성 있는 목소리로 쉽고 즐겁게 할 수 있으며, 시낭송은 낭송을 하는 자기 자신이 먼저 시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예술”이라고 강조했다. 계림중 이승태 교장은 “시울림학교의 다양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학생들이 예술적 감수성을 함양하고, 인성과 건강한 삶의 역량을 펼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화와 지역 예술인의 작품을 감상하며 자원봉사도 하는 경주솔거미술관 자원봉사가 대학생들에게 인기다. <사진>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지난달 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KOVA)와 공익실현 및 사회공헌활동의 실천을 위해 맺은 업무협약의 일환으로서, 경주솔거미술관에서 활동할 자원봉사자를 모집했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지원하는 공립미술관인 경주솔거미술관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활동 및 전시를 지원하는 등 지역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이번 자원봉사 모집을 통해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 실천한다는 계획이다. 자원봉사자는 매주 주말 오후 12시부터 6시까지 6시간 동안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전시작품 관리 및 관람 동선 안내를 지원한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자원봉사자 중 신청자를 대상으로 경주솔거미술관에서 문화예술관련 큐레이터 및 에듀케이터 등 직업교육도 진행할 예정이다. 자원봉사는 65세 이하 개인이나 단체는 누구나 신청 가능하며, 올해 말까지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번 자원봉사 모집에 대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엑스포대공원 솔거미술관 TF팀(054-740-3053)으로 문의하면 된다
제16회 전국동리목월백일장이 6월 4일 오전 10시 동리목월문학관 마당에서 개최한다. 경주시가 주최하고 (사)동리목월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전국동리목월백일장은 인성과 자연, 경험과 체험을 바탕으로 창의적 문학을 선도한 김동리, 박목월 선생의 문학정신을 이어받아 한국 문예 진흥을 위해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참여하는 전국적인 백일장 행사다. 해마다 경주지역을 비롯해 전국의 문예 지망생들이 참가해 문재를 겨루며 문단 진출의 초석을 다져나가고 있다. 참가 대상은 전국 초등, 중등, 고등, 일반(대학)부로 구분해 각 부문 운문과 산문으로 나눠 진행되며 주제는 백일장 당일 발표된다. 참가 접수는 행사 당일 현장에서만 접수 가능하다. 이날 시상은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시인인 황동규 심사위원장을 위시해 전국의 유명 문인 등 문단의 권위자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의 공정한 심사를 거쳐 행사 당일 진행되며, 수상자에게는 각각 상장과 도서상품권이 주어진다. 또 수상 작품은 동리목월 계간지 ‘동리 목월’ 가을 호에 게재될 예정이며, 경주시와 동리목월기념사업회에서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낭송 및 게재될 예정이다. 단, 작품은 순수 창작이어야 하며 시상 이후라도 표절이 밝혀지면 수상이 취소된다. 문의는 동리목월문학관 054-772-3002, 741-1750으로 하면 된다.
2012년 선구적으로 시작된 민화학술축제 ‘경주국제민화포럼’이 3년 만에 개최된다. (사)한국민화센터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미뤄졌던 경주국제민화포럼을 오는 6월 3일, 4일 양일간 경주라한호텔에서 진행하는 것. ‘한국민화의 개척자들’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아무도 민화에 관심을 갖지 않던 시기 민화 연구의 험한 길을 열었던 한국민화의 개척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하는 자리다. 포럼은 첫째 날인 3일 오후 2시 △국립현대미술관 윤범모 관장의 ‘채색화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기조강연을 시작으로 막을 연다. 이어 △가회민화박물관 윤열수 관장의 ‘한국민화의 개척자들’ △한국민화학교 정병모 교장의 ‘야나기 무네요시의 민화론’ △전 불광편집국장 노승대 ‘조자용이 사랑한 민화’ △정하정 민화작가 ‘나의 창작민화-창작민화의 현대적 의미’에 대한 주제발표가 진행된다. 이날 저녁 6시부터는 개회식 및 만찬, ‘김덕수와 사물놀이 그리고 조자용’을 주제로 한 특강과 ‘김덕수와 사물놀이’ 공연으로 첫날 일정이 마무리된다. 둘째 날인 4일 오전 9시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본 한국민화’라는 주제로 비엔나미술사박물관의 세계박물관 동아시아 담당 큐레이터 베티나 존 박사의 특강을 영상으로 만나볼 수 있다. 다음으로 원광대 유미나 교수의 ‘못다 이룬 세계화의 꿈, 소호 김철순’ △명지대 서윤정 교수의 ‘이우환의 민화 컬렉션과 민화론’ △김유경 ‘우석 김호연, 40여년의 시간을 거슬러’라는 주제로 한국민화를 개척한 작가들을 조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특히 그동안 조명되지 못했던 김호연 작가의 예술가적 생애와 작품들을 그의 따님인 김유경 씨에 의해 다시 발굴, 조명될 예정이다. 이어 민화인들과 함께 경주 답사 및 자유 관광을 통해 지역 관광 활성화에 나설 계획이다. (사)한국민화센터 이영실 이사장은 “이번 경주국제민화포럼에서는 ‘한국민화의 개척자들’이란 주제로 아무도 민화에 관심 갖지 않던 시기, 민화연구의 험한 길을 열었던 야나기 무네요시, 조자용, 김철순, 김호연, 이우환 등 한국민화의 1세대 연구자, 한국민화 개척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해 보는 자리”라면서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활발히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우리 민화가 현대미술에 어떻게 계승, 발전되고 있는지 돌아보고 살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사)한국민화센터는 이번 경주국제민화포럼 연계행사로 전시 ‘한국현대민화 전개와 흐름전’을 3월 23일부터 28일까지 동덕아트홀에서 개최했으며, 겸재정선미술관 김용권 관장의 전시 중 특강 ‘한국민화의 어제와 오늘’을 진행했다. 또 한국미술의 정통성을 잇는 민화의 발전과 계승을 위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민화를 알리기 위한 어린이 민화공모전 ‘민화야 놀자’를 성황리에 치렀으며, 공모전에 수상한 작품은 포럼행사 기간 내 라한호텔 로비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이영실 이사장은 “민화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활발히 그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우리들이 살아가는 이야기와 삶의 진실, 희망을 담는 민화는 현대미술에서도 위상을 잘 다져가고 있다. 이 자리를 빌려 전국의 민화작가들을 응원한다”고 밝혔다. 한편 (사)한국민화센터는 민화의 대중화와 세계화라는 취지로 민화 알리기에 힘써오고 있다. 2012년부터 경주민화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석학들의 민화 관련 연구를 민화인들과 공유하며 깊이 있는 민화 이해의 장을 마련해 왔다.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의 본질적 내용이란 무엇일까?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SDGs 관련 도서나 자료를 읽어보는 것이 유익할 것이다. 사실 ‘우리 세계의 전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Transforming our world: the 2030 Agenda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의 서문과 선언은 SDG의 본질을 표현한다. 기독교 이해는 성경을, 불교 이해는 불경을, 이슬람에 대한 이해는 코란을 읽어야 하는 것처럼 「우리 세계의 전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에 대한 꼼꼼하고 깐깐한 검토는 SDGs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위해 필수적이다. 그 이유는 이 문서야말로 SDGs의 최고의 ‘검정 교과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언에 기재되어있는 그 의미와 유래를 차근차근 짚어보면 SDGs가 유엔의 70여년 활동을 집대성한 결과물임을 읽어낼 수 있다. UN 70차 총회 공식문서 ‘우리 세계의 전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의제(Transforming our world: the 2030 Agenda for Sustainable Development)’는 서문(Preamble), 선언(Declaration) 59단락,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행수단(Means of implementation), 후속 조치 및 평가(Follow up and review)로 총 91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창언, 2020a: 404). 서문과 선언의 내용은 SDGs의 특징과 지향을 명시하고 있다. 서문의 핵심은 ‘모든 형태의 빈곤과 기아의 종식’, ‘누구도 소외하지 않는다’, ‘21세기 인간과 지구를 위한 헌장’이라는 대목에 집중적으로 드러나 있다. “본 의제는 사람, 지구 및 번영을 위한 행동계획이다. 이 계획은 또 더 큰 자유 속에서 보편적 평화를 증진하고자 한다. 우리는 극빈을 포함한 모든 형태와 차원의 빈곤을 근절하는 것이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최대의 글로벌 과제이자 하나의 필수 요건임을 인식한다” ‘우리 세계의 전환: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2030 의제’ 서문, 첫 번째 단락에서는 SDGs가 “인간, 지구, 번영을 위한 행동계획”이라고 명시하고 있다(이창언 2021: 3066). 이는 SDGs의 분명한 지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편, 2030 의제 서문에서는 17개 목표(Goals) 및 169개 세부목표가 통합적이고 불가분한 관계임이 강조되고 있다. SDGs는 지속가능발전의 3개 측면(경제, 사회, 환경)의 조화가 가진 중요성을 강조한다. 3개 기둥의 ‘통합적이고 불가분’한 관계가 의미하는 것은 각 목표 및 세부목표의 달성이 개별적이지 않고 상호관련성을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이것은 서문 세 번째 문단의 마지막 단락에서 언급한 “통합적이고, 불가분하며, 지속가능발전의 세 가지 차원인 경제, 사회, 환경의 균형을 추구한다”라는 문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오늘 발표하는 17개 SDG와 169개 세부목표는 이 새로운 보편적 의제의 규모와 포부를 보여준다. 이 목표들은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기반으로 구축하여 새천년개발목표가 달성하지 못한 것을 완성하고자 한다. 이 목표들은 모든 사람의 인권 실현과 성평등, 모든 여성과 소녀의 권익 신장을 추구한다. 이 목표들은 통합적이고 불가분하며, 지속가능발전의 경제, 사회, 환경이라는 세 가지 차원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전문인 제1 단락에서 제3 단락만 읽어도 SDGs의 핵심은 거의 다 파악할 수 있다. 전문 전반부는 SDGs가 지속가능발전(SD)이라는 다소 모호한 이념을 가시적이고 달성 가능한 목표로 전환해 주는 정책 수단 또는 프레임워크(policy tool/framework)의 역할을 한다는 점을 알려준다(이창언, 2017: 176). SDGs의 17개 목표는 사람(People), 번영(Prosperity), 환경(Plant), 평화(Peace), 파트너십(Partnership)처럼 5개의 P축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 빈곤과 기아 퇴치, 건강, 교육, 성평등 등 사회발전은 사람으로, 일자리와 경제 성장 및 산업화, 불평등 감소의 내용은 번영으로, 모든 사회와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위기 등 생태계 보호는 환경으로, 안전하고 평화로운 사회 및 정의를 위한 거버넌스와 제도 구축은 평화에 함축되어 있다. 파트너십은 이행수단과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의 촉진을 목표로 한다(이창언, 2016: 284). 에서는 SDGs가 “인류에게 그리고 지구에 대단히 중요한 분야에서 향후 15년에 걸쳐 행동을 촉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SDGs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써 ‘거버넌스(Governance)’가 강조된다(이창언, 2022).
-아이슬란드 북쪽 끝 해변에 있는 항구도시 수도 레이캬비크에서 약 400여km 떨어져 있는 이곳은 이 나라의 제2 도시로, 5시간 정도 달려온 항구도시입니다. 아이슬란드 동쪽 해안에 위치하며, 긴 피오르(만)를 안고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서울에서 부산항까지의 거리 정도 되는 곳으로, 나라 중앙을 관통하는 중앙도로를 따라 직행을 하였으며, 나중에 되돌아오면서 해변을 따라 구경할 곳을 들려 보기로 하고 곧장 신나게 달렸습니다. 높이 1000~1500미터의 산으로 둘러 있고, 산에 구름이 띠 모양으로 걸쳐있으며, 산 정상 주변에는 줄곧 빙설로 하얗게 덮혀 있어, 낭만적이면서 주변 지역이 말끔하고 청결하며, 신비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추운 날씨에 텐트를 칠 수 없어, 비엔비를 통해 예약해둔 숙소를 찾아갔습니다. -아퀴레이리 바다의 고래구경(wale watching) 이곳의 주 관광 포인트는 바다에 나가 고래구경을 하는 것입니다. 내항에서 큰 유람선에 30~40명을 태우고 먼바다로 나가 고래가 솟아오르기를 기다립니다. 1시간 정도 고래를 기다렸으나 3~4 마리가 등을 뵐 듯 말 듯 할 뿐 고래의 재주가 시원치 않았어요. 당초 기대와는 달라 선장이 오늘은 고래가 사람 보기를 꺼려하는 것 같다고 조크를 하며 미안해합니다. 고래 관광보다는 푸른 대양을 바라보고 긴 바다를 따라 전개되는 북극의 만년설과 초원의 아름다운 경치가 오히려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언덕 위에 있는 멋있는 쌍 십자 교회 이 도시 중앙쯤 높은 언덕에 멋진 계단이 있는 특이하게 생긴 교회가 있어요. 아이슬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교회라고 하는 데 쌍둥이 건물 두 개가 딱 붙어있고, 지붕 위 십자가도 똑같이 마주 보고 있습니다. 이름이 ‘아퀴레이 라르 키르캬’ 라고 하는데 보통 쌍십자 교회로 통하고, 이 도시 랜드마크로 이름나 있어요. 계단을 따라 올라 교회 앞마당에 서니 시가지가 눈 아래 펼쳐집니다. 푸른 언덕과 중세 모습의 아름다운 항구 풍경이 잘 조화되어 관람객의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거리에 서 있는 요상하게 생긴 괴물 인형(트롤) 시내를 걷다 보면 식당이나 건물 앞에 괴물같이 생긴 2개의 대형 남녀인형이 이상한 모습으로 구부정하게 서 있습니다. 사람 크기만 한 데, 머리털이 삼단같이 길고 코가 뭉텅하게 크며, 얼굴이 비틀어져 있으며, 긴 수염이 덜렁덜렁, 자세가 허늘허늘합니다. 북유럽 신화 속에 나오는 환상의 괴물, ‘트롤’이라고 하며, 요정으로 불립니다. 우리는 징그러워 옆에 가기도 싫은 데,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옛날부터 복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상이라고 해, 길거리나 집밖에 세워두고 오가며 머리를 쓰다듬어 준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 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