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복고’와 연애 중입니다. 한때의 유행 같지는 않은 시류이긴 하지만 ‘다방’이라는 말에도 향수(鄕愁)가 질펀하게 배여 있습니다. 요즘은 ‘다방’ 간판을 구경하기조차 쉽지는 않죠. ‘다방커피’라는 메뉴도 어딘가 촌스러움이 덧칠돼 있는 말인 것 같군요.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다방이 노서고분군이 인접한 문화의 거리 네거리 모퉁이에 있습니다. 추억 속에만 남아 있을 법한 청기와 다방이 중노년층의 향수를 자극하면서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것입니다. 다방치고는 품격이 높아 뵈는 젠틀한 영국신사 같은 외관입니다. 건물 외관을 봐선 현대식 건물이지만 멀리서 보면 녹슬은 함석지붕을 이고 있어 겨우 시간성을 짐작 할 수 있습니다. 1950년 중반에 문을 열었다는 이 다방은 60년을 훌쩍 넘어 지금도 건재한 편이지요. 어릴적 보았던 가게가 청장년이 되어서도 그곳에 있어서 여전히 사랑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황홀한 일일까요? 유럽 어느 나라에서든 100년, 200년 된 오래된 까페를 찾기는 어렵지 않은 일입니다. 경주는 그야말로 오래된 도시 아닌가요. 이곳 청기와 다방도 지금은 비록 그 가치를 제대로 조명받고 있지 않지만 시민이 기억하는 장소로 50년쯤 후에는 보물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38~40평 남짓한 이곳에는 젊은 층(?)인 50~60대와 70~80대가 주요 손님층으로 그들이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출향인들은 아직도 다방으로 전화를 해 ‘청기와 다방 아직도 하나?’며 안부를 묻곤 한답니다. 이 다방은 일제 강점기 최우준씨가 ‘아이스께끼’ 가게를 운영하다가 교복점으로 이어졌고 다시 지금의 다방으로 변모되었다고 합니다. 세월만큼 에피소드도 풍성하다지요. 당시 다방이 귀하던 시절 ‘귀로’, ‘파초’, ‘청기와’는 대표적인 경주의 다방이었습니다. 예술인과 문인, 지식인들이 자주 들락거렸고 당시 경주중학교 교장이던 청마 유치환 선생도 문인들과 함께 자주 다녔다고 전해집니다. 또, 1960년대 김지미, 도금봉, 남궁원 등 기라성 같은 영화배우들이 ‘황진이’, ‘춘향전’ 등의 영화 촬영차 경주에 와서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없는 안동여관, 국제여관, 문화여관 등에 투숙하곤 이 다방에서 담소를 나누고 커피를 마셨다고 하니 경주 대표 다방으로 손색이 없죠? 한때 번성했으나 커피문화가 변화되면서 지금은 우후죽순격으로 늘어난 전문점이나 대형프랜차이즈 점에 밀려나긴 했으나 세대교체라는 급물살앞에서도 경주의 속살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울타리 낮은 다방입니다. 경주시민은 물론, 각지의 출향인들도 ‘청기와’하면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청기와 다방은 우리들 고향의 사랑방, 만남의 추억이 서린 공간입니다. 바로 이 대목이 이 다방의 명맥이 유지돼야 하는 가장 큰 근간이겠지요. 오랜 스토리와 유서깊은 공간성을 지닌 이 다방을 경주의 근·현대 문화자산으로 남겨야 하겠습니다.
운명(運命)은 바꿀 수 있는 것인가? 전문 역술가도 아니고 그쪽 관계자도 아니기에 뭐라 단정적으로 말할 위치는 아니다. 며칠 전에 본 다큐멘터리 《몸을 죽이는 자본의 밥상(What the Health, 2017)》에서는 운명은 바꿀 수 있는 것이라 말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본인이 원할 경우 유전자는 조절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유전자를 조절한다는 것은 운명을 조절한다는 것과 같은 말이다. 패스트푸드에 관한 다큐멘터리에서 어떻게 이런 주장을 하냐고? 인간의 먹거리를 다루는 그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먹는 음식으로 분명 우리의 운명을 조절할 수 있다고 한다. 모든 병이 그렇겠지만 가족력 중 심장병이 있다면 아무래도 조심해야 한다. 환자의 직계 가족들은 두려워한다. ‘심장병은 유전(遺傳)이야. 내 부모님이 걸렸으니 나도 걸릴 수 있지’ 하고 생각한다. ‘단순히’ 발현 가능성보다는 ‘당연히’ 그럴 거라는 전제에서 말이다. 그런데 다큐멘터리는 가족력보다 더 위험한 것이 잘못된 식(食)습관이라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식습관도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모의 성장 환경에서 특정한 생활 습관에 어릴 때부터 노출되면서 그런 습관을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간다. 또한 이들이 자녀를 낳아 그 습관을 물려준다. 예를 들어 고기보다 야채를 좋아하는 부모의 자식은 아무래도 야채로 된 음식에 더 많이 노출되는 식이다. 음식이 그러니 질병도 동일한 궤적으로 움직인다. 조부모가 부모에게, 식습관이 이어가듯 그 유관한 질병도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될 확률이 매우 높다. 가히 가족력(家族歷)이면서 개인과 더불어 가족 전체의 운명(運命)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운명을 피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질병의 유전적 소인(素因)이 있다는 걸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충분조건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그 운명의 열쇠(key)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후성유전학(後成遺傳學)적 변수로서 가령 환경, 식습관, 생활 습관 등 후천적 요인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전자의 발현을 실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종양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생길 수도 있고, 종양을 형성하는 유전자가 생기기도 한다. 우리의 후천적인 노력인 식습관에 따라서 말이다. 그걸 바꾼다고 표현해도 좋고 선택한다고 해도 좋다. 불변의 운명(運命)이 아니라 가변(可變)의 그것이다. 나쁜 유전자 조합을 가지고 있어도 좋은 음식을 꾸준히 먹으면 개선의 여지는 언제든지 있는 것이다. 시간이라는 개념으로 살펴봐도 그렇다. 고개를 뒤로 하면 여태 살아왔던 과거가 있고, 고개를 되돌리면 앞으로 살아갈 미래가 놓여 있다. 과거와 미래는 분명하다. 반면에 현재는 잘 안 보인다. 현재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궤적을 시작하는 시발점일 수 있지만, 과거의 리듬을 그저 따르기도 쉽다. 사람은 익숙한 걸 좋아하기 때문이다. 흔히 어떤 학과로 지원해야 하나 고민하는 예비 대학생 아들에게 아빠는 법대가 좋다하고 엄마는 의대가 유망하다고 조언한다. 자식이 뭘 생각하는지 어떤 학과를 가고 싶은지 확인이 의미 없을 정도로 당신들의 전 삶을 통해 체득된 확신의 정보이기 때문이다. 별 뾰족한 수가 없는 자식도 그 조언을 따를 공산이 크다. 자식의 삶은 분명 부모의 그것과는 다른데도 말이다. 그렇게 부모의 과거는 자식의 현재, 나아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 운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볼 때 언제든지 바꿀 수 있고 또 바꾸어진다. 운명은 과거나 미래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순간의 선택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운명은 불변(不變)이라는 선입견은 과거라는 측면에서의 의미가 강해서이다. 과거가 시간의 전부가 아니듯 운명에는 현재와 미래라는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지금 당장 선택할 수 있는 현재와 그렇게 이어진 미래 말이다. 그 다큐멘터리에서는 늘 먹어오던 음식, 예를 들어 베이컨이나 햄 등 가공식품과 붉은 육류 섭취를 줄였더니 심장병 발병률이 현저히 줄더라는 것이다. 가족력이라는 천형(天刑)도 몸에 좋은 야채 중심으로 식단을 바꾸는 수준에서도 유의미한 반응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운명이나 팔자는 현재에 대한 현명한 ‘선택’과 거기에 따른 ‘노력’으로 충분히 바뀔 수 있음을 음식으로 웅변한다.
울다 -양애경 뻐꾸기는 뻐꾹 뻐꾹 울어서 참 좋아 뻐꾹 뻐꾹 울면 뻐꾸기인 걸 금방 알게 돼서 좋아 까치는 깍 깍 울어서 참 좋아 까치인 걸 금방 알게 돼서 좋아 사랑하는 사람아 뻐꾸기같이 말해주렴 까치같이 말해주렴 내가 당신 이름을 말할게 내가 당신 마음에 금세 화답할게 도르르 말린 아카시아 꽃잎이 땅 위를 덮고 푸르게 뻗어나간 자운영이 피기 시작하는데 이름 모르는 새들이 자기들끼리 그윽하게 부르고 답하고 지저귀며 내게, 너 바보지? 라고 묻는 것 같아 혼자 서서 발그레 볼 붉히는 5월 하순의 숲 속 -새의 말과 인간의 말 봄호에 발표된 시들을 읽다, 유독 이 작품에 눈길이 간다. 시인은 화창한 봄 숲 속에 서 있다. “도르르 말린 아카시아 꽃잎이 땅 위를 덮고/푸르게 뻗어나간 자운영이 피기 시작하는” 봄날이면 사랑에 설레지 않는 이 누가 있겠는가. 시인은 그 숲에서 뻐꾸기 울음소리를 듣는다. 언제 들어도 그 소리는 “뻐꾹 뻐꾹”이고, 그렇게 울면 “뻐꾸기인 걸 금방 알게 돼서 참 좋”다. 마찬가지로 “깍 깍 울”면 “까치인 걸 금방 알게 돼서 좋”다. ‘뻐꾹 뻐꾹’, ‘깍 깍’은 시인의 울음 감별 방식이지만, 새들의 울음은 나아가 새들의 구애방식은 한결같다. 그러나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그렇지가 않다. 인간의 말은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잔꾀와 계산 때문에 도대체 의중을 파악할 수가 없다. “뻐꾸기 같이, 까치 같이 말해” 주면, “당신 마음에 금세 화답”할 수 있을텐데 말이다. 좁힐 수 없는 새와 인간의 거리여! “자기들끼리/그윽하게 부르고 답하고 지저귀”는 이름 모르는 새들이 “너 바보지?라고 묻는 것 같아” 시인은 “혼자 발그레 볼 붉히”며 섰다. 연인의 속삭임은 왜 단순하지 않고, 순정적이지 않은가. 그 순정한 목소리를 찾다가 지금에 이른 시인은 아마 속으로 울고 있을 것이다. 손진은 시인 약력 경북 안강 출생. 1987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1995 매일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 시집 『두 힘이 숲을 설레게 한다』, 『눈먼 새를 다른 세상으로 풀어놓다』, 『고요 이야기』, 저서 『서정주 시의 시간과 미학』외 7권, 1996 대구시인협회상 수상, 경주대 교수.
묻고, 묻고, 묻고 싶습니다.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하겠습니까? 분단은 우리가 극복해야 합니다. 일본이 물러가고, 소련이 오고, 미국이 왔어도, 그래서 선이 그어지고 편이 갈라지게 해도,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입니다. 분단 될 수 없습니다.” 하면서 서로 끌어안았다면..... 남·북 회담과 화해를 두고 여러 말을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진정으로, 진정으로 “통일을 원합니다.” 이 외침, 이 신념으로 통일을 이룹시다.
정부와 한수원이 월성원전 내 고준위핵폐기물 저장고(맥스터)를 추가로 건설하겠다는 것은 임시방편용이자 땜질식 핵폐기물 관리 수단에 불과하다. 경주 월성원전 내에는 우리나라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 배출 관련업체에서 나오는 중·저준위 및 사용후핵폐기물이 대부분 저장돼 있어 주변지역 시민들뿐만 아니라 경주시민들도 큰 우려를 하고 있다. 한수원 자료에 따르면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은 총1만9000드럼 저장용량에 6721드럼이 저장돼 35.37%의 저장률을 보이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총 33만다발 저장용량에 현재 30만9480다발이 임시저장고에 저장돼 93.78%의 저장률을 기록하고 있으며 3년 뒤인 2020년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에서 사용된 핵 원료는 일정 기간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고와 해수를 활용한 습식 저장조를 거쳐 1차 냉각 후 건식저장시설인 캐니스터(용기방식)와 맥스터(모듈방식)에 임시 저장된다. 건식저장시설은 콘크리트나 금속 용기 안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 후 공기 중에 자연 냉각시키는 시설이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라 2050년대 중반에는 원전 해체가 불가피한 만큼 앞으로 사용후핵연료를 비롯한 고준위핵폐기물 처리는 큰 문제로 다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정부가 임시저장시설을 추가로 건설하는 데만 관심이 있을 뿐 장기적인 고준위핵폐기물 처리에 대한 방책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원전을 가동하는 대부분의 나라들이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리시설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고준위핵폐기물이 다량 발생하는 해체원전 처리 또한 큰 과제로 여기고 있다. 경주시민들은 정부의 고준위핵폐기물 처리 방식에 이미 큰 불신을 갖고 있다. 경주시민들은 지역 간, 민민 간 갈등을 겪으면서 2005년 중·저준위방폐장을 유치한 바 있으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더 위험한 고준위핵폐기물을 중·저준위방폐장이 있는 곳에는 두지 않고 2016년까지 반출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같은 약속을 무용지물로 만든 것은 바로 정부였다. 지금 정부는 월성원전에는 고준위핵폐기물을 저장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없어 추가로 시설을 더 만들겠다고 한다. 장기적인 계획이 아닌 필요에 따라 늘여가는 고준위핵폐기물 저장시설을 언제까지 경주시민이 용납하란 말인가? 정부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추가설치에 대해 “안전성과 주민들의 입장, 여론을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게 될 것”이란 입장이 전부다. 우리나라에 중·저준위처분시설을 설치하는 데만 19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하물며 더 위험한 고준위핵폐기물을 영구 저장할 시설을 만들려면 얼마나 더 많은 논란과 시간이 걸릴지는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장추진은 탈 원전시대를 앞두고 가장 우선되어야 할 부문이다. 언제까지 위험한 고준위핵폐기물을 노상에 임시저장 할 수는 없지는 않은가? 정부는 필요할 때마다 임시저장시설을 늘여가는 방법에 앞서 고준위핵폐기물 처분에 대한 계획을 제대로 수립해 차근차근 진행하길 바란다. 말로만 사회적 공론화, 주민의 입장, 여론 고려하겠다는 식으로는 더 이상 진전이 없다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통도사를 불보(佛寶)사찰, 부처님의 모든 말씀 곧 팔만대장경이 있는 해인사를 법보(法寶)사찰, 훌륭한 스님을 많이 배출한 송광사를 승보(僧寶)사찰이라고 한다. 불(佛)·법(法)·승(僧) 삼보도 결국은 중생을 위한 것이라면 삼보사찰보다 더 의미가 있는 사찰이 중생사가 아닐까? 중생[衆生, sattva, living things]이란 인간을 비롯한 생명이 있는 모든 존재를 뜻하는 불교 용어로 의식을 지닌 존재인 모든 생물은 부처가 될 수 있는 본성을 지닌다는 뜻으로 대승불교 경전인 『대반열반경(大般涅槃經)』에서는 ‘일체중생실유불성(一切衆生悉有佛性)’이라고 하였다. 중생사란 이름을 가진 절이 더러 있다. 이곳 낭산을 비롯하여 서울 송파구, 경남 창녕과 남해, 제주 애월읍, 부산 서구에 각각 중생사가 있다. 그러나 모두가 최근에 조성된 사찰들이다. 낭산 기슭에 있는 현중생사가 신라시대의 중생사 자리에 세워진 절인지 아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지금까지 경주의 어느 곳에서도 중생사라고 할 만 한 절터가 발견되지 않았고, 이 부근에서 출토되어 국립경주박물관에 있는 관음보살상이 『삼국유사』에 기록이 있는 중생사의 삼소관음일 가능성이 있는 등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보아 신라시대의 중생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중생사의 창건시기에 대한 기록은 없으나 문무왕 12년에 사천왕사와 비슷한 시기일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선덕여왕릉과 가깝다는 점에서 선덕여왕의 원찰이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1940년대 이 지역에 살고 있던 안순이라고 하는 보살이 이곳에 사찰을 건립하고 선덕사(善德寺) 혹은 선덕정사(善德精舍)라 하였다. 그녀가 사찰 이름을 이렇게 정한 이유를 분명하게 밝힌 사실은 없지만 선덕여왕릉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약600m 지점에 있는 바위면에 부조로 조각된 본존인 피모(被帽)의 마애지장보살상을 왕관을 쓴 선덕여왕으로 보고, 무복을 입고 무기를 들고 있는 양 협시의 신장상(神將像)은 선덕여왕을 좌우에서 모시는 무장(武將)으로 생각한 듯하다. 안순이보살은 1940년대 망덕사 서편의 논을 개간하면서 망덕사지 목탑 상륜부로 추정되는 석재를 수습하고, 또 1949년에는 배반동 주민들과 함께 선덕여왕릉을 보수하기도 하였다. 이후 어떤 이유에선지 안순이보살이 낭산 남쪽 마을로 새로운 개인사찰을 지어 옮겨가고 도문스님이 이를 인수하여 중생사라고 이름을 바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도문스님은 조계종 원로의원으로 활동하신 대종사로 이후에 부산 천마산에도 중생사를 열었다. 도문스님이 이곳 선덕사를 인수할 당시 현중생사 일대에서 발견된 여러 가지 유물 등을 근거로 이곳이 신라시대의 중생사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하여 사찰 이름을 현중생사로 바꾸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1년 5월 14일자 시사IN에 도문스님과 법륜스님 사이에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고 있다. 1969년 겨울, 고등학교 1학년 최석호는 분황사에서 학기말 시험을 준비하다가 주지스님을 만났다. 스님은 그의 비상함을 눈여겨 보아왔다. 몇 번 출가를 권유했다. 하지만 머리가 좋고 과학자가 꿈인 최석호는 출가를 망설였다. 스님은 그런 최석호를 불러세웠다. “너 어디서 왔어?” “학교에서 왔습니다.” “학교 오기 전에는?” “예, 집에서 왔습니다.” 선문답이 계속 이어졌다.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기 전에는?” “모르겠습니다.” “그래, 너 어디로 갈 거니?” “학교 도서관에 가야합니다.” “도서관에 갔다가는?” 또 다시 선문답이 이어졌고, 최석호는 결국 “죽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죽은 뒤에는?” “모르겠습니다.” 스님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야단쳤다. “야 이놈아,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놈이 바쁘긴 왜 바빠?” 깨달음의 죽비를 맞은 최석호는 이후 출가를 하게 된다. 당시 주지스님이 이곳 현중생사에 주석하신 적이 있는 도문스님이고, 최석호가 바로 즉문즉설로 유명한 법륜스님이다.
6·13지방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예비후보자들의 대형 걸개그림이 곳곳에 걸려 있어 선거가 다가오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매번 선거를 치를 때마다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얼굴을 알리느라 안쓰러울 정도로 애쓰고 있다. 후보자들은 선거기간 동안 지역주민들 한 명이라도 더 만나려고 분주하게 다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자리로 돌아가는 게 다반사가 되었다. 유권자들은 그런 일에 익숙해진 탓에 후보자들을 만나도 의례적으로 대하기 일쑤다. 지방선거는 주민들의 요구와 수요를 해결하여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인물을 선출하는 기회다.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여 지역 현안문제를 풀어나가는 지역의 대표는 주민들과 평소 친밀도가 높고 소통하는 능력이 필수 조건이다. 선거철에는 후보자들이 주민을 찾아다니지만, 선거가 끝나고 나면 반대로 주민들이 선출한 대표 만나기를 원하는 역전현상이 일어난다. 당선되고 난 후 주민들과 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현재 지방자치제도가 지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고 있다. 명목적으로는 주민의 대표를 뽑는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권한과 재정이 중앙정부에 집중되어 있어 주민과의 소통이 원활해야하는 지방자치제 본질과 거리가 먼 것이 현실이다. 거기에다가 후보자 공천이 명분상으로는 주민의 의견을 반영한 상향식으로 진행된다고 하지만, 실제는 하향식 형태로 결정되고 있어 주민들의 의견을 등한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장과 의원을 선출하는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 제도를 없애자는 논의도 주민들의 의견이 제대로 모아진 인물을 뽑자는데 있다. 주민들의 여론을 반영하는데 있어서 지방자치제가 지니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방분권이 포함된 헌법을 개정하자는 여론이 비등하지만, 정당들의 정치적 이해관계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개헌투표가 이루어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 권한과 재정을 쥐고 있는 중앙정부 주도 아래 추진되는 지역발전에서 지역실정을 반영한 지방주도의 지역발전전략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어 지방분권은 무작정 미루거나 거스를 수 없는 물결이 되고 있다. 헌법 개정을 통해 지방분권화가 제도적으로 확립되어 중앙정부로부터 지방에 권한이양과 지방재정 자율성이 확대될 경우 그에 상응하는 책임도 따르게 된다. 지방의 자율성 확대에 따른 책임성 강화는 지방선거에서 시대와 사회적 변화에 적합한 주민의 대표가 선출되어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선출된 주민의 대표가 자질이 부족할 경우 지방자치단체 부도와 같은 사태를 초래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악화시킬 수 있다. 미투운동 영향으로 6·13지방선거에 출마를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부적절한 후보자를 걸러내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투운동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받고 지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갑질 행태에 대한 분노가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동안 을의 처지에 있던 후보가 당선된 후에는 갑의 위치로 자리가 바뀌게 된다. 당선된 주민의 대표들을 흔한 말로 시민의 머슴이라고 부르지만 실제는 막강한 권한과 재정을 다루는 갑의 위치에 앉게 된다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지방선거는 도덕적 흠결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시대변화에 적합한 인물을 선출하는 공론의 장이다. 주민의 대표는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는 상황에서 지방의 산업구조 개편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정주환경 개선에 의한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안목과 자질을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미투운동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해도 주민의 대표로 활동하기에 도덕적인 측면에서 부끄럽거나 주민들의 삶의 여건을 개선시킬 능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아예 출마를 하지 말아야한다. 능력과 자질이 부족하면서 생계나 권력을 쥐고자하는 목적으로 선출직에 당선되면 본인은 행복할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을 명심해야할 것이다.
경주한수원 축구단(단장 손태경)은 17일 오후 3시 황성동 경주축구공원 제4구장에서 강릉시청 축구단과 2018 내셔널리그 홈 개막경기를 가진다. 올해 내셔널리그는 8개팀으로 구성돼 총 28경기를 가진다. 경주한수원 축구단의 경기는 개막전만 축구공원4구장에서 열리고, 나머지 13개 경기는 경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리게 된..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공감’(회장 박준현)이 함께하는 공감음악회가 오는 15일 오후 7시30분 황남동 '갤러리 란'에서 열린다. ‘봄, 플롯, 그리고 아름다움’이란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공연은 정영미 공감 운영위원장이 해설을 맡아 진행하며, 플루티스트 최소녀와 팝페라테너 오정환 등이 관객 앞에..
경주문화재단은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에서 주관하는 '2018년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에 8년 연속 선정됐다. 해당 사업은 공연 및 전시 프로그램으로 문예회관 활성화와 문화수준 향상 및 문화적 격차 해소를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며, 전국적으로 민간예술단체 우수 공연 분야 80억, 전시 기획 분야 6억 규모인 대규모 ..
경주에서 태어나 유학시절을 제외하고는 경주를 지키며 신라문화예술의 수호자 역할을 했던 서양화가 김준식의 첫 회고전이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린다. (재)문화엑스포는 오는 20일부터 2018 경주솔거미술관 기획전 <신라문화예술의 수호자 관성 김준식>을 제1, 2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경상북..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과 경주시 보건소(소장 김장희)는 지난 8일 박물관에서 지역 문화 소외 계층의 ‘문화 접근성 향상’과 ‘치매보듬마을 조성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이 날 두 기관은 지역사회 내 자원 연계를 통한 지역민의 문화접근성 향상과 치매예방 및 치매 돌봄 공동..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어린이박물관 전시 연계 교육프로그램 ‘동글동글 빛나는 황금문화재’와 ‘세상을 밝게 비출 내 이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26일 전면 개편을 마치고 문을 연 어린이박물관은 한 달 만에 2만5000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지역민과 관광객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번에는 전..
경주시가 추진하려던 조직개편 단행이 지역 농민단체들의 반발로 제동이 걸렸다. 이는 시가 조직개편 관련 조례안에 대한 시의회 의견수렴을 위해 지난 5일로 예정됐던 전체의원간담회를 전격 취소하면서다. 시는 당초 1국 4과 신설을 주 내용으로 하는 ‘경주시 행정기구설치 조례 시행규칙 일부개정규칙안’ 등을 지난..
정월대보름을 맞아 경주 곳곳에서는 각종 전통놀이와 음식으로 서로의 건강과 복을 소망하는 흥겨운 축제의 장이 펼쳐졌다. 경주시는 지난 2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올 한해 풍년 농사와 시민들의 무사안녕을 기원하고 액운을 몰아내는 다채로운 행사를 진행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양동마을에는 오전 동제를 시작으로..
6·13지방선거 지방의회의원선거에 등록한 예비후보 가운데 선거구가 변경되는 예비후보자는 법 또는 조례 시행일 후 10일 이내에 변경 선거구를 선관위에 신고해야 한다. 지난 7일 경주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선거의 선거구 획정 관련 공직선거법 일부 개정 법률이 국회에서 의결됨에 따라, 선거구역이 ..
천북면에서 딸기 비닐하우스 시설 재배를 30여 년째 하고 있는 이진문 씨. 경주딸기작목연합회장이기도 한 이 씨는 유난히 추웠던 지난겨울, 저조한 수확량과 한파로 인해 증가한 난방비, 그리고 최저시급 7530원의 적용으로 늘어난 인건비로 삼중고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한파로 인해 생육 상태가 좋지 않아 수확..
경주시는 쌀값 안정화와 곡물 자급률 향상을 위해 2018년 논 타작물 재배(쌀생산조정제)지원 사업을 연장 추진하기로 했다. 또 지난 6일 농업인회관에서 논 타작물 재배지원사업 개정 지침 설명회 및 추진협의회를 열어 각 분야별 농민단체 대표와 농협, 읍면동 산업담당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개최하고 ..
이번 겨울 동계훈련을 위해 경주를 찾은 선수단이 지난해 보다 20여 %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1월, 2월 2개월간 진행된 동계훈련에는 축구, 야구, 태권도 등 170개 팀 3859명의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는 지난해 153개 팀 3210명에 비해 약 20%가 늘어났다. 주요 동계훈련 종목인 축구는 초등부에..
지방선거 선거구획정 관련 공직선거법 일부개정안이 국회서 지난 5일 통과됨에 따라 일단 경주시 광역의원 선거구가 확정됐다. 그러나 기초의원 선거구는 빨라도 15일경 최종 공포될 예정이어서 혼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6·13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여·야간 이견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