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한 해동안 사용하지 못한 예산이 증가하자 이를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는 시민단체 주장이 제기됐다. 코로나 극복을 위한 황성현곡 소상공인 모임과 진보당 코로나 극복 민생살리기 경주시위원회는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가 남긴 세금 2465억원을 주민 위해 사용하라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경주시가 매년 천문학적 규모의 예산을 사용하지 못한 채 남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시는 지난해 전체 예산 가운데 지출된 세출액과 이월 및 보조금 잔액을 제외한 2465억원의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했다. 잉여금은 2016년 2070억원, 2017년 2407억원, 2018년 2378억원, 2019년 2733억원, 2020년 2465억 등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민단체는 “이처럼 많은 예산이 남는 것은 재정 수지균형 원칙에 어긋나며 경주시 재정운용이 계획성 없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면서 “순천과 전주, 익산시 등 경주시와 비슷한 규모의 지자체와 비교해도 경주시의 묵힌 돈이 2~3배 이상 많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코로나 재난 상황에서 세금을 과도하게 남긴 경주시를 규탄한다”며 “남긴 세금을 주민들에게 시급히 사용하라”고 주장했다. -경주시, 지역현안 사업 등 추경예산 사용 시민단체가 순세계잉여금이 과다 발생한다며 재정운용 문제점을 제기하자 경주시는 코로나19 재난지원과 취약계층 민생안정 등 지역현안사업에 예산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예산 담당자는 “순세계잉여금은 시 금고에 남아있는 돈이 아니라 이미 올해 세입예산 및 세출예산에 선 반영돼 현재 집행 중에 있다”면서 “순세계잉여금도 일반회계와 특별회계에서 발생하는 금액으로 일반예산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1289억원으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시는 매년 증가하는 순세계잉여금 감소 위해 세수 추계 개선 및 재정안정화기금을 설치할 계획이라 밝혔다. 시 관계자는 “전년도 오차 원인을 분석한 편성 및 집행을 통해 잉여금과 불용액 발생을 줄여갈 계획이다”면서 “또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를 통해 예산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도내 절반 이상 시행 중인 재정안정화기금 경주시가 예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이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시가 제시한 재정안정화기금 제도는 이미 도내 절반 이상의 지자체가 시행 중으로 내년 제도가 시행되면 타 지자체보다 2~3년 가량 늦어지기 때문이다. 재정안정화기금은 지방자치단체 세입 등이 증가했을 때 일부를 적립해 필요시 사용하기 위한 제도다. 재정안정화기금이 운용되면 여유 재원이 발생 시 예산의 일부를 기금에 적립하고 세입이 부족한 년도에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사용이 가능하다. 1~2년 전 재정안정화기금 제도를 시행했다면 올해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경기 활성화를 위해 사용할 수 있었다. 진주시의 경우 올해 재정안정화기금을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1270억 원을 사용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만약 재정안정화기금이 시행됐더라면 코로나19로 어려운 지역 경제를 위해 올해 기금이 사용될 수 있었을 것이다”면서 “재정안정화기금이 자칫 예산 집행율을 올리려는 지자체 꼼수로 사용되지 않는다면 여유자금을 비축해 안정적인 재정운영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국민취업지원제도인 일경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경험 프로그램은 국민취업지원제도 참여자를 대상으로 취업 전 미리 일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직장 적응능력, 직무향상을 지원해 채용 가능성을 높이는 제도다. 일경험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기업은 근로자 5인 이상 중·소 중견기업과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및 NGO, 공공기관으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신청하면 참여할 수 있다. 참여기업으로 승인되면 참여자 요건에 따라 월 63만원에서 최대 182만원의 참여수당과 멘토링 수당이 지급된다. 참여자로 선발되면 참여자는 일 2만1000원의 참여수당을 받게되며 인턴형 참여자는 최저임금 기준 월 182만원 이상의 임금을 받게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 프로그램은 취업 취약계층의 위업역량을 높여 성공적인 취업에 도움이 될 것이다”면서 “참여기업의 구인난 해소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차질없이 예방접종이 이뤄져나가길… 경주만평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오는 7월로 착공일정을 잡아 놓은 혁신원자력연구단지 건설과 관련, 해당지역인 감포읍 주민들이 반대하고 나서 착공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감포읍발전협의회 회원 등 주민 50여명은 지난 16일 경주시청 본관 앞에서 성명서를 내고 혁신원자력연구단지 건설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그동안 삶의 터전을 국책사업이라는 미명아래 기피시설인 원전과 방폐장을 내어주며 갈등과 대립, 자산 가치 하락 등 고통을 겪으면서도 국가에너지정책을 대성적으로 수용했다”며 “그런데도 정부와 경주시는 해당 부지 용도인 관광단지를 해제하고, 공업단지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읍민들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차대한 시설물을 유치·추진하면서 행정 편의적으로 해당 지역민에게 일체 알림 없이 추진한 것은 감포읍민을 철저히 무시한 처사”라고 했다. 주민들은 “정부와 경주시는 모든 절차를 중단하고 감포읍민과 원점에서 재논의 할 것 촉구한다”면서 “만약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집회 등 집단행동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2025년까지 감포읍 나정리와 대본리 일원 223만여㎡에 혁신원자력연구단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혁신원자력연구단지는 소형모듈원자로(SMR·Small Modular Reactor) 시대를 주도하게 될 연구시설로 SMR 실증시설, 첨단연구동, 중·저준위 폐기물 정밀분석시설, 지역협력·시민안전소통센터 등 시설물이 들어선다. 지난 2019년 11월 18일 국무총리 주재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국책사업으로 최종 확정된데 이어 지난해 12월 28일 제9차 원자력진흥위원회에서 혁신형 SMR의 개발을 공식화한 바 있다. 사업 주체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오는 7월 21일 경주시가 제정한 문무대왕의 날에 맞춰 착공식을 개최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본보(제1491호)에서 보도한 황남파출소 이전과 관련해 이전 대상 부지 인근 주민들과 경주경찰서의 갈등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주민들 20여명은 지난 3일 신한은행 네거리에서 황남파출소 이전에 대한 문제점을 주장하며, 집회를 진행하는 등 파출소 부지 재선정을 요구했다. 하지만 지금까지도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인해 주민들은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보도 이후 추가적으로 접수된 제보 등을 확인한 결과 이번 황남파출소 이전을 둘러싼 갈등은 경찰 측에서 경찰관서 신·증측 관련 기본적인 가이드라인만 지켰어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졌다. -주민들, 가이드라인 무시한 경찰행정 주장 황남파출소 이전 대상지 인근 주민들은 버젓이 존재하는 경찰관서 이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경주경찰서는 무시한 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이 언급한 경찰청에서 제작된 ‘경찰관서 신·증축 및 국유재산 업무처리 편람’에는 경찰관서 부지 선정 시 절차와 유의사항, 조건 등이 명시돼 있다. 경찰청 확인한 결과 이 업무처리 편람은 규정은 아니지만 관련 업무 시 편의와 유의사항을 안내하기 위한 일종의 가이드라인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이 편람에는 경찰관서 신·증축과 관련한 여러 조건들과 함께 지역주민과의 마찰 요인 등 민원에 대한 부분을 수차례 언급하며 주민 의견에 대한 중요성을 시사했다. 특히 지구대·파출소·치안센터 신축부지는 ‘2차선 이상 간선도로에 접한 부지’라고 언급하며 최소한의 입지 조건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있다. 주민들은 이에 경주경찰서가 황남파출소 이전 대상지 인접 주민들의 의견과 업무 편람을 완전히 무시하고 일을 진행했다는 것. 게다가 파출소 부지조건이 명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재선정에 대해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주민 A씨는 “경찰청에서 배부한 업무처리 편람이 업무 편의를 위한 가이드라인이라 규정과 달리 강제성은 없다지만, 원활한 업무처리를 위한 안내서이니 만큼 참고는 했어야 한다”면서 “이번 황남파출소 이전은 경찰관서 신·증축 업무편람 자체를 무시한 채 진행했기에 주민과의 마찰을 초래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민들의 주장에 경주경찰서 관계자는 “업무처리 편람에는 부지조건, 유의사항 등 전체적인 절차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걸 알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검토 중이라고만 답했다. -교환계약 이행확약서, 문제조항 있어 경주경찰서와 사정동 103번지 외 1필지 토지 소유주가 맺은 교환계약 이행확약서(사진)에 문제가 되는 조항이 포함됐다고 주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이 확약서는 2019년 당시 경주경찰서 담당자가 상부기관인 경북경찰청과 경찰청에 제출하기 위해 직접 만든 확약서로 ‘국유재산법 제54조(교환)를 비롯한 동법 시행령, 시행규칙에 위배한 경우 원천 무효’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57조(교환) 3항에 4에 따르면 ‘한쪽 재산의 가격이 다른 쪽 재산 가격의 4분의 3 미만인 경우 교환해서는 아니 된다’고 나와 있다. 하지만 확약서에는 ‘1개의 감정금액이 현 황남파출소 토지 및 건물 가격을 초과하거나 4분의 3 미만일 때는 교환 재산의 규모를 조정’이라는 조항을 넣어 부지 가격이 맞지 않을 경우 이를 조정해 교환할 수 있게끔 한 것. 주민들은 “이 확약서는 경주경찰서가 황남파출소를 교환 부지 조건을 바꿔서라도 어떻게든 사정동 103번지 일대로 옮겨가겠다는 의도가 포함된 서류”라면서 “현 황남파출소의 부지 가격이 높아질 경우 차익을 국고로 환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산 규모를 조정한다는 것은 국유재산법에 상충되기에 확약서에 명시됐듯 이 확약 자체는 원천무효”라고 덧붙였다. 한편 사정동 주민들의 계속되는 황남파출소 부지 재선정 요구에도 경주경찰서는 검토 중이라는 기존의 입장만 반복하고 있어 황남파출소 이전과 관련한 주민과 경주서 간의 마찰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 청소년 범죄예방위원 경주지역협의회(회장 박태일)는 15일 신라중학교에서 등교하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및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가졌다.캠페인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배움의 일상을 회복하기 위한 경북도교육청의 전교생 등교수업 확대에 따라 실시됐다. 이날 캠페인은 참가자 모두가 발열체크 및 손..
경주시는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았던 경로당 625개소를 14일부터 운영 재개했다.시는 감염병에 취약한 어르신들의 안전을 위해 지난달 1일부터 경로당을 운영 중단한 바 있지만, 외부활동이 줄어듦에 따른 피로감과 우울감을 호소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었다.이에 시는 어르신들의 일상 복귀를 위해 경로당..
보문호를 가로지르는 체험형 관광시설 ‘짚라인(공중하강체험시설)’이 내년 초 개장할 예정이다.경북문화관광공사는 14일 민간 업체인 ㈜바다(대표 황헌우)와 짚라인 조성사업을 추진할 법인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공사는 지난 4월부터 민간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거쳐 5월말 ㈜바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
주낙영 시장이 10일 안동 경북바이오산업연구원을 찾은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만나 중기부가 시행하는 ‘상권 르네상스 사업’에 경주 중심상가가 선정될 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했다. 상권 르네상스 사업은 중소기업벤처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추진하는 상권활성화 공모사업으로, 경주시도 신청을 준비 중이..
경주동궁원은 지난 8일부터 ‘블루베리 열매따기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동궁원 내 블루베리 체험장에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오전 10시 30분∼11시, 오후 2시∼3시 사이 하루 5차례 진행된다.230㎡ 규모의 동궁원 체험장에는 다로우, 블루크롭, 스파르탄, 엘리오트, 스타 등 다양한 품종의 블루베리 나무 150..
(사)대한노인회·한국시니어교육협회 업무 협약 및 시니어 강사양성 교육 실시 대한노인회(회장 김호일)와 한국시니어교육협회(회장 이현우, 이하 시니어교육협회)는 지난달 29일 대한노인회 3층 대회의실에서 양 기관 간 협약식을 체결하고 제1기 대한노인회 시니어 강사양성 교육을 시작했다. 업무협약 목적은 ‘노인이 ..
대한노인회(회장 김호일)와 한국시니어교육협회(회장 이현우, 이하 시니어교육협회)는 지난달 29일 대한노인회 3층 대회의실에서 양 기관 간 협약식을 체결하고 제1기 대한노인회 시니어 강사양성 교육을 시작했다. 업무협약 목적은 ‘노인이 행복한 세상’이라는 대한노인회 비젼 달성을 위한 노인교육 파트너로써 공동사업 및 지원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양 기관이 긴밀히 협력할 수 있도록 하는데 있다. 또한 노인권익과 복지증진을 선도하는 (사)대한노인회의 각종 노인교육·문화·복지 사업에 시니어교육 전문단체인 한국시니어교육협회가 노인복지와 교육, 문화의 질 향상에 공동으로 기여하고자 한다. 협약 내용은 교육과정 효율성을 위한 상황별 시뮬레이션 과정 운영, 차별화된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강사 확보, 시니어 강사 양성교육 공동사업 상호협력 등 협의사항에 따라 진행된다. 시니어교육협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시니어 강사양성 교육과정은 일반과정(5월 29일~6월 26일, 매주 토요일 5주)과 심화과정(6월 15일~6월 29일, 매주 화요일 3주)으로 나뉘어 온‧오프라인으로 교육이 진행된다. 김호일 회장은 “시니어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시니어교육협회와 협약을 맺게 돼 기쁘다”면서 “앞으로 대한노인회에서 진행하는 교육이 양질의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힘써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니어교육협회 이현우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노인이 행복한 세상’이라는 대한노인회의 비전에 걸맞게 어르신들의 눈높이에 맞춰 알차고 재미있는 교육이 되도록 힘쓰겠다.”며 “시니어 강사 양성 교육을 통해 전문가를 발굴하고 유능한 강사로 육성하여 시니어 강사 뱅크를 만들어 850만 어르신들에게 행복한 세상이 되도록 한 축을 담당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교육과정은 일반(기본)과정과 심화과정으로 나뉘어 매주말마다 온·오프라인으로 진행이 된다. 이번교육과정은 대한노인회에서 필요로 하는 시니어강사를 맞춤형으로 양성 및 인력뱅크를 구성함으로써 대한노인회 각급회에서 전문 강사 필요 시 강사를 파견하여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수료한 사람들은 자격인증 심사를 거쳐 합격한 사람들에게 대한노인회장과 시니어교육협회장 공동명의로 강사 위촉장을 발급할 예정이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는 “교육과정을 마친 강사들의 인력뱅크를 만들어 대한노인회 부설 노인대학에 강사 프로필을 배부하여 강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 관리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시니어 강사 지망생들은 전국에서 20여 명이 모였으며 김흥수 한국시니어교육협회 교육원장은 자신의 이름과 ‘나그네’ 삼행시로 웃음을 보이면서 교육장 분위기를 띄웠다.
불의 심판 정성을 다해 빚은 작품은 가마 속에서 긴 시간동안 불의 심판을 기다린다. 작가와 불길의 손이 협력해 예술적 완성도를 자아내며, 불길의 손은 세상에 하나뿐인 작품을 만들어낸다. 내게 주는 신의 선물, 나는 불의 심판을 좋아 한다. 정하나 작가 / 010-3531-5999 / jhn3531@naver.com 개인전 3회, 단체전 및 국내외 교류전 다수 현)신라미술대전 초대작가,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공예분과장 하나도예공방운영
정치는 희망을 파는 일이고 행정은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 했다. 국회의원을 세 번 하고 도지사로 일하면서 온몸으로 깨달은 대명제다. 전대미문의 코로나19로 민생경제는 무너지고 한숨이 깊어지는 지금,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지난 1월부터 도지사 직속으로 민생 살리기 특별본부를 가동하고 3월부터는 간부공무원들과 함께 민생 현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새바람 행복버스를 타고 시·군 현장을 찾아 나선 지 넉 달. 매주 한 번꼴로 다니다 보니 어느덧 12개 시·군 지역, 반환점을 돌았다. 사전 시나리오 없이 진행되는 간담회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울진에서 만난 한 어민은 강원도와 해상 경계지역 문제를 지적하며 호통을 치셨다. 도지사가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하고 담당 국장과 과장에게 즉각 강원도에 확인시켜 협의를 이끌어 냈다. 포항에서는 ‘죽고 싶을 정도로 힘들다’는 학원과 체육시설업계의 이야기를 들었다. 김천에서는 공용버스터미널에서 멈춰선 버스만 바라보는 교통·운수업계를 만났고, 경주에서는 코로나 이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관광업계의 한탄을 들었다. 정책은 있지만 사각지대에 놓여 지원을 못 받는 분들이 적지 않아 현장에 가지 않으면 모르고 넘겼을 일이 수두룩하다. 우리 도민들은 어려움을 참고 이겨내는데 이골이 나서 힘들다 말하기도 꺼리는 편이다. 그런데도 이 정도면 도대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싶어 지사로서 어께가 무겁다. 특히 경산에서 외식업계의 눈물 섞인 하소연을 들으며 수도권 중심의 방역대책만 믿고 기다리다가 지역경제는 진짜 피눈물 흘리겠구나 싶어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때부터 중대본 회의 때마다 지역 실정에 맞게 방역을 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체면은 중요하지 않았다. 서울과 울릉도를 어떻게 같은 기준으로 적용하느냐, 필요한 곳은 ‘핀셋관리’하겠다, 경북을 믿고 맡겨달라고 설득을 하고 또 했다. 끈질긴 설득 끝에 지난 4월 26일부터 인구 10만 명을 넘지 않는 12개 군 지역에 5인 이상 모임 금지를 해제하는 ‘경북형 거리두기’를 시범 실시했다. 시행 한 달이 지난 지금, 방역과 경제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해당 지역의 전통시장은 조금씩 북적이기 시작했고 카드 사용도 눈에 띄게 늘었다. 무엇보다 식당 사장님들이 “나라에서 주는 보조금보다 훨씬 더 득이 되니데이”하며 엄지를 치켜세운다. 이에 따라 5월 24일부터는 영주시와 문경시로 확대하여 실시하고 있다. 시범실시 초기에만 해도 대한민국이 경북을 주목하고 있으니 혹시나 확진자가 쏟아져 나올까봐 노심초사했다. 허나, 기우에 불과했다. 경북이 어떤 곳인가. 코로나19 위기를 제일 먼저 겪었지만 희생과 헌신의 경북정신으로 희망을 만들어 온 곳 아닌가. 이번에도 우리 도민들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 위기극복의 모범 사례를 만들어 가고 있다. 도지사가 찾아간다고 해서 당장 경제가 살아나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런 걸 기대하는 분들도 없다. 그래도 행복버스를 타고 현장을 가고 있는 이유는 하나다. 민생의 손을 따뜻하게 잡는 것,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함께 하고 있다는 마음을 전하는 데 있다. 매 현장마다 “우리 이야기를 와서 들어주는 것만으로 큰 힘이 된다, 고맙다”고 말해주는 도민들이 있어 오히려 힘을 얻고 돌아온다. 지난 넉 달 동안 생존절벽에 서 있는 분들을 많이 만났다. 하지만 포기보다는 이를 악물고 이겨내려는 도민들의 의지도 읽었다. 죽을 힘을 다 한다면 못 해낼 일이 없다는 사중구생의 각오로 도움이 필요한 마지막 한 사람까지 찾아내 지원하고,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새바람 행복버스는 이번 주도 행복을 싣고 어려운 도민들을 찾아 현장으로 간다.
요즘 습관처럼 매일 아침 한자문장과 시 한편씩을 접하며 신라, 경주를 생각한다. 짧은 문장들이지만 글이 전하는 임팩트가 강렬하다. 책 몇 쪽을 읽는 것이나 영어 문장을 접하는 것도 그 나름의 의미가 있겠지만 한자문장과 시를 접하는 이유가 있다. 한자문장에는 고금(古今)을 관통하는 삶의 지혜가 녹아 있어 그것을 느끼는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시는 내 몸과 마음을 흔들고 정화시키는 것을 넘어 세상을 향해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준다. 오늘 아침 접한 한문장과 시도 그렇다. 한문은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 여섯 글자다. 작역하면 ‘윗자리 장수로부터 말단 병사까지 그 원하는 바가 같아야만 이긴다.’는 뜻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하면 조직의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같은 목표를 가지면 그 목표를 이루기 쉽다는 뜻이다. 바야흐로 미션과 비전, 전략과 목표, 핵심가치에 관심과 활동이 많은 요즈음이다. 그런가 하면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 협업과 창의가 핵심성공요인으로 부각되는 시대이기도 하다. 손무 손자병법 모공편(謨攻編) 속 한 줄이 이처럼 울림을 주고 지혜를 줄 줄이야 예전에 미처 몰랐음을 고백한다. 이 말은 특히 조직의 수장에게 더 강조되었음직하다. 조직이 튼튼해지려면 조식의 수장이 선입견을 벗어나 명견(明見)을 가지려 노력하고, 스스로 수양을 통해 자신을 북돋워 나가야 하고 해나가야 하고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 이를 거부감 없이 조직에 전파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해야 한다. 당연히 그런 과정 속에 인내는 필수적이고 자기희생도 동반되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손무의 시대에는 글을 못 읽는 사람이 많았던 반면 조직이나 명령체계가 단순해 상급자나 지도자들이 조금의 성의만 보여도 뜻을 전할 수 있었다. 반면 문맹이 거의 없어진 현대사회에서는 모두가 제 나름의 의견을 내세우려는 경향이 짙으니 지도자들의 더욱 간절하고 진정성 있게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편의 시는 반칠환 시인의 ‘웃음의 힘’이다. ‘넝쿨 장미가 담을 넘고 있다 / 현행범이다 / 활짝 웃는다 / 아무도 잡을 생각 않고 따라 웃는다 / 왜 꽃의 월담은 죄가 아닌가?’ 마침 주변을 돌아보면 가는 곳마다 장미꽃 밭이나 줄장미로 장식한 담장, 장미 터널을 만나게 된다. 장미가 만발한 이 계절에 이처럼 딱 맞게 사람 냄새 물씬 풍기며 웃음까지 피어나게 하는 시가 또 있을까? 고향 신문에 칼럼을 쓰기 시작하면서 유독 경주 소식에 민감해졌다. 여러 소식들 속에서 기왕이면 좋은 소식을 듣고 싶고 그런 좋은 소식은 주변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커진다. 경주의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와 지속가능한 행복을 위한 ‘상하동욕자승(上下同欲者勝)'과 반칠환시인의 웃음의 힘 속 넝쿨장미 같은 아름다운 소식이 있으면 반갑기 한량없다. 신문이나 방송에서 경주에 대한 내용이 나오면 더 관심을 기울인다. 특히 요즘은 역사적으로 대단한 무슨 사건이나 소식보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더 관심이 간다. 그 삶 속 이야기에서 경주의 현대적 핵심가치의 정립과 지속가능한 모델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KBS ‘동네 한바퀴’ 프로그램에서 본 ‘빛난다 그 마음 - 경북 경주’편은 긴 여운을 불러 일으켰다. 전통의복을 되살린 누비장인, 샤프 깎는 할아버지, 쫄깃한 국물칼국수, 그리고 대릉원과 바닷가에 사는 부부의 인생을 보여주었는데 등장한 모든 분들이 참 정겹고 좋았다. 만약 그들 대신 신라의 위대함을 보여준다면서 경주박물관 유물이나 월지의 야경을 보여주었다면 그처럼 따스하면서도 긴 여운이 남지 않았을 것이다. 이와 함께 모신문에서 본 ‘신라, 천년 궁성(宮城), 월성 발굴 현장’에 대한 기사도 인상적이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잠실 종합운동장 두 배 크기의 신라 궁궐터를 7년째 발굴 중인데 여기에 투입된 현장 인부 120명이 전원 경주분으로 구성되어 발굴에 대한 자부심과 당위성에 공감한다는 내용이었다. 남산과 첨성대, 성덕대왕신종과 금관도 소중하지만 현재를 사는 경주사람들이 경주로 인해 행복하고 자부심 가지는 것은 더 중요하다. 최근 강조되는 전략적이고 치밀하게 정합하여 지속적인 ESG(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한 면으로 보여진다. 이런 보도가 신라와 경주를 더욱 친근하게 해 경주인에게는 자부심을, 타지 사람들에게는 경주를 찾게 하게 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한문과 시 한 편씩으로 바람 빠지는 풍선처럼 날아다닌 듯하다. 고향에서 들리는 반가운 소식과 곁들인 결과다.
경주시민의 날(6월 8일) 기념식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 사태로 간소하게 열렸다. 지난 2007년 백상승 경주시장이 천년수도 경주시민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신라 시조 박혁거세의 건국기념일인 기원전 57년 4월 병진일을 양력으로 환산한 6월 8일을 경주시민의 날로 제정했다. 그리고 시는 2008년부터 매년 시민화합을 위해 기념식과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올해 경주시민의 날 기념식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소수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경주시문화상 시상식과 코로나19 극복에 적극 나선 개인·단체, 의료인, 의료기관 등 유공시민에 대한 표창을 하는 것으로 끝냈다. 시는 올해 경주시민의 날 슬로건을 ‘희망의 경주, 시민의 힘으로’로 정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현 상황을 시민들이 함께 이겨내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여 진다. 경주에서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1년여가 지났지만 매일 2~3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을 만큼 긴장의 연속이다. 특히 지난 5월에는 한 달 동안 1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나온데 이어 이달 들어서도 확진자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역 한 특수학교 학부모와 학생이 확진자로 밝혀져 관련자들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으며 추가발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코로나팬데믹 장기화로 인해 국민들의 삶이 더욱 팍팍해졌으며 경주와 같은 중소도시의 경우 시민들의 경제는 파탄에 이를 지경이다. 특히 경주 경제의 한 축인 관광관련 산업은 큰 타격을 받고 있으며 소상공인들도 더는 버티기 힘들 지경에 내몰리고 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그동안 중앙정부 중심의 업무 시스템 일부가 지방자치단체로 넘어 오면서 일선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이는 일선 지자체들이 코로나19 같은 위기 상황에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게다. 지금은 어려운 시기다. 그렇다고 코로나19가 소멸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코로나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 세세히 알 수 없었던 지역 경제기반과 사회적 구조가 많이 드러났다고 본다. 따라서 시는 이번 코로나19를 계기로 지역사회의 문제점이나 부족한 점을 제대로 파악해 하루라도 빨리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어려울때 일수록 각자의 위치에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서로 격려하고 힘을 보태는 마음 씀씀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경주시민의 날을 맞아 지역사회 각계각층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길 기대한다.
경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회가 지난 3일 경주시가 제260회 제1차 정례회에 상정한 ‘경주시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이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대상 범위가 확대돼 더 많은 대상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개정안의 골자는 올해 1월부터 신용등급제가 신용점수제로 전환됨에 따라 기존 조례에서 규정하고 있는 특례보증 지원 제외대상인 ‘6등급 이하의 저신용자’ 문항을 삭제함으로써 보다 많은 소상공인이 특례보증 지원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재난 및 1급 감염병 발생 시 특례보증 및 이차보전 제외대상 업종을 완화해 각종 재난재해에 소외된 업종 없이 모든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조례안에는 소상공인 지원 사업 및 관련단체 지원을 위한 조항도 신설했는데 소상공인 창업지원, 소상공인 경영안정 지원, 소상공인의 조직화 및 협업화 지원, 폐업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리고 소상공인 육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의 지원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소상공인 관련 단체가 수행하는 사업을 지원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시는 이번 조례개정으로 소외되는 업종 없이 모든 소상공인들의 자립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역경기 침체로 자본력이 취약한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출을 갚기에도 역부족이며 빚을 갚기 위해 빚을 내는 형국이다. 따라서 시가 재원을 충분히 확보해 소상공인들의 부담을 덜어 준다면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다. 특히 금융신용도가 낮아 각종 정책적 도움을 받지 못했던 소상공인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면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소상공인 지원 관련 조례가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시가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선심성, 일회성 행사 등의 예산을 과감히 없애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예산편성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상공인들은 지역 경제의 기반이다. 이들이 이번 위기를 이겨내는데 행정이 세심한 지원이 필요하다. 경주시와 시의회, 시민들이 힘을 모아야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2020년 코로나가 터진 직후였다. 전국에 있는 대학에서도 비대면 수업은 불가피했다. 그때 가장 크게 들리던 목소리가 이랬다. “강의 내내 유튜브만 봤다”, “수업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 “인터넷 연결이나 버퍼링 등 기술적인 문제로 집중도가 떨어진다”, “미술 같은 실습 과목은 또 어떻고?”, “배운 건 없는데 과제물은 넘쳐난다” 대학들이 오는 2학기부터 대면 수업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보이자 이번에는 이런 목소리가 들린다. “학교까지 갔다 오는 데만 왕복 2시간이 걸린다”, “기숙사가 안 되면 자취방을 구해야 하는데 월세가 부담이다”, “1교시(9시) 수업을 들으려면 적어도 7시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 “놓쳤거나 어려운 부분은 영상을 반복해서 들을 수 있어 유용했는데...”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니 다들 좋아할 줄 알았건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새 환경에 어느덧 적응이 되어버린 결과다. 처음에는 ‘잃어버리게 될’ 장점에 아쉬워했다. 이제는 ‘새롭게 얻은’ 장점을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럼 그 전의 장점은? 대면 수업을 경험해보지 못한 지금의 신입생에게는 꼭 장점이라 할 수는 없겠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서구 문화권도 상황은 비숫하다. “마스크를 쓰니까 사회생활에 필요한 표정 연기를 안 해도 되어 편하다”, “불편한 감정 교류를 안 하게끔 막아주는 ‘방패'같은 느낌이다”, “1년 넘게 감기 한번 안 걸리니 좋더라” 어? 그러고 보니 지난겨울 우리 집도 감기 한 번 안 했네. 아들 녀석도 학교 갔다가 돌아오면 바로 화장실로 직행한다. 비누로 뽀득대는 소리가 밖에서도 들린다. 양치는 잘 안 해도 손은 잘도 씻는다. 코로나 덕분(?)에 지난겨울은 감기 없이 잘 보냈다. 연세대 총학생회에서 ‘2학기 강의 방식 선호도’를 조사해 봤더니,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비대면을 선택했다고 한다. 이런 결과가 이 대학에만 해당하는 건 아닐 것이다. 이들이 높이 평가하는 비대면 수업의 장점으로 ‘교수와의 소통’이나 ‘수업 참여도’를 꼽고 있다. 우리 학생들한테서도 이와 유사한 메일을 여럿 받았다. 성격이 내성적이라 학생들 앞에서 발표 한번 못해 본 여학우인데 채팅창에 자기 의견을 개진하는 데는 전혀 불편함이 없어 좋다는 글들이다. 수업 참여율을 높여보고자 누구에게나 채팅창은 열려있으니 수업 맥락을 방해하는 않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 보라 했던 결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땅 위에서만 살던 인간이 우주인이 되어 오랜 기간을 무중력 상태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우주의 환경을 여기서 미리 연습을 해두어야 했다. 들고 있던 컵을 쏟았는데 웬걸, 물이 위로 올라간다던지 하는 낯선 환경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말이다. 피 실험자 모두에게 세상이 거꾸로 보이는 특수 안경을 쓰게 했다. 눈앞의 모든 것들이 엉망진창인 안경을 썼으니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다들 극도의 피로감과 무력감을 느끼던 중 피 실험자 한 명에게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거꾸로 보이던 세상이 똑바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실험이 시작된 지 27일째 되던 날이었다. 그리고는 며칠 안 지나서 나머지 참가자들도 뒤집혔던 세상이 글쎄 똑바로 보이더란다. 항공우주국의 실험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소위 ‘30일의 법칙’이다. 우리 뇌는 새로운 환경에 익숙해지기까지 약 30일(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지구인이 어떻게 우주를 유영하고 살겠냐 싶지만 이 실험으로 볼 때 아래위가 바뀐 세상도 30일만 노출되면 뇌 속 신경회로의 배선이 재조정된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 체계까지 완전히 재설정된다는 의미다. 지구인이 우주인으로 거듭나는데 한 달이면 족하다는데, 작년 2월 22일 첫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16개월이 지났다. 코로나가 선사한 비일상(非日常)이 일상이 되고도 남을 충분한 시간이 흘렀다는 말이다. 과연 2학기에는 줌 같은 원격수업 어플을 열게 될지, 강의실 문을 열게 될지 지켜볼 일이다.
경주 분지는 동쪽은 산지로, 남쪽은 문천(남천), 서쪽으로는 서천, 북으로는 알천(북천)으로 둘러싸여 있다. 세 하천 중에서 북천이 경주 사람들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이와 같은 사실은 각종 문헌으로도 확인이 된다. 먼저 삼국사기의 기록을 살펴보면, 아달라이사금 7년(160) 여름 4월 “폭우가 내려 알천의 물이 넘쳐 인가가 표류했다. 금성 북문이 저절로 무너졌다” 유례이사금 7년(290) 여름 5월 “큰물이 나서 월성이 무너졌다” 흘해이사금 41년(350) 여름 4월 “큰비가 열흘이나 내려 평지에 3-4척이나 물이 차고, 관가와 민가가 떠내려가고, 산이 13개소나 무너졌다” 소지마립간 18년(496) 여름 5월 “큰비가 내려 알천의 물이 불어나 인가 200여 가가 표류했다” 이 기록에서 월성이 무너지고 관가와 민가가 떠내려갔다는 것 등도 모두 알천의 범람이 그 원인이었다. 이후의 기록을 살펴보면『신증동국여지승람』 「경주부」 ‘고적’조 “봉덕사가 북천에 잠기자 천순4년(1460) 경진에 성덕대왕 신종을 영묘사로 옮겨 달았다” 『조선왕조실록』 선조 38년(1605) “이번의 수재는 개벽 이래 없었던 것이다. 경주는 부내(府內)가 큰 바다로 변해버려 잠기지 않은 민가가 없었다” 『문헌비고』 영조 18년(1742) “9월 경주에 큰물이 나서 헌덕왕릉을 무너뜨리니 … ” 등의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근래에 들어와서 1959년 사라호, 1991년 글래디스 등 태풍으로 인한 큰 피해도 모두 북천의 범람 때문이었다. 이 외에도 북천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동경잡기』 「산천」조 “알천 냇물이 동북으로 흘러나와 곧장 읍의 거주지로 뚫고 들어오므로 고려 현종 때 전라 · 충청 · 경상 3도의 군정(軍丁)을 징발하여 돌로 제방을 쌓고 나무를 심어 숲을 만듦으로 수해를 방지했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북천을 동천, 알천이라고도 하며 추령에서 나와 굴연으로 들어간다” 『동경통지』 “추령의 물이 암곡리계와 합하여 알천이 되니 알천이 북천이다. 혹 동천이라고도 하니 원류가 동으로부터 흐르기 때문이다” 등의 기록을 찾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재앙을 끼친 북천이지만 필자에게는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이 깃든 곳이다. 여름이면 푹푹 찌는 더위를 식히려고 북천에 첨벙 뛰어들곤 했다. 홀랑 벗은 채 목욕을 즐기고는 물에서 나와서는 몸을 닦을 수건이 없어 뜨거운 자갈밭에 드러누워 몸을 말렸다. 무더운 밤에는 하천의 위쪽은 여자, 아래는 남자 목욕탕이었다. 수군거리는 말소리가 들릴 정도의 거리였으나 어두운 밤이라 상대편이 보이지는 않았다. 목욕을 마치고 방천에 앉아 하늘을 쳐다보며 별을 세곤 했다. 가끔 북천 건너에 있는 과수원으로 가서, 들고 간 보릿짚과 풋사과를 바꿔 먹었다. 학교에서는 배탈이 난다고 풋과일을 먹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농약이 뿌옇게 묻은 풋사과를 옷에 쓱쓱 문질러 그냥 먹었다. 신기하게도 그 풋사과를 먹고 배탈이 난 적은 한번도 없었다. 외가가 윗동천에 있고, 북천 북쪽 제방 너머 40-50여 평쯤 되는 우리 밭이 있어 북천을 자주 건너다녔다. 당시에는 교량이 없어 징검다리를 건너다녔는데 비가 많이 온 후에는 그 돌다리마저 떠내려가고 없었다. 바지를 걷어 올리고 물을 건너다가 가끔은 센 물살에 신발을 잃어버리기도 했다. 날씨가 추울 때는 뼛속까지 발이 시렸다. 제방 북쪽 경사면에는 ‘애장’이라고 하는 죽은 아이들의 묘지가 있었다. 당시 홍역이 어린아이들에게는 치명적인 병이었다. 그래서 홍역을 치루고 난 후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도 호적에 나이가 한 살 적게 등재되어 있다. 아이가 죽은 후 동생이 태어나면 다시 출생신고가 번거로워 형의 호적을 동생이 그대로 이어받는 사례도 더러 있었다. 그래서 드물지만 호적 상의 나이가 실제 나이보다 더 많은 친구도 있었다. 지금도 북천변을 지나게 되면 추억에 젖어들게 된다. 그런데 근래에 북천 주변도 너무 많이 변했다. 보문저수지 일대가 유원지로 개발되면서 카페, 식당 등이 들어서 있어 이곳이 그 옛날 북천변인가 하고 내 눈을 의심할 때가 있다. 이 북천을 거슬러 오르면서 윗동천의 헌덕왕릉, 보문의 진평왕릉, 설총묘, 보문리사지를 둘러보고, 천군의 명활산성, 천군리사지를 찾고, 덕동호에 수몰된 고선사지의 흔적을 더듬고, 암곡의 무장사지, 황룡의 황룡사지를 살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