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지난 11일 교내 체육관에서 2022학년도 정시모집 스포츠과학전공, 스포츠의학전공 실기고사를 실시했다. <사진>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는 미래 유망분야 학문 단위를 발굴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2022학년도부터 학사구조를 개편해 스포츠과학전공을 스포츠건강과학부 체제로 개편하고, 스포츠과학전공에 더하여 스포츠의학전공을 신설했다. 이날 실기고사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모든 수험생이 자가문진표를 제출한 후 정해진 시간에 입실 및 퇴실하고, 외부인 교내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진행했다. 한편, 동국대 경주캠퍼스 2022학년도 정시모집 디자인미술학과 실기고사는 26일 실시한다. 합격자는 2월 8일 발표할 예정이다.
내남면 박달리 태양광발전소 추진에 대한 주민 반발이 6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사진> 내남면 풍력·태양광발전반대대책위원회(위원장 양봉구, 이하 대책위) 주민과 건천석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경주환경운동연합 회원 등 20여명은 지난 6일 경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박달리 일대에 신청된 태양광발전소 반대를 외쳤다. 특히 대책위는 이번 태양광발전소 신청이 2018년 경북도에서 불허 결정이 난 부지를 포함해 재신청을 한 것이기에 이를 즉각 반려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경주시 내남면 박달4리 산 760-17 일원에 5만2000평 부지, 설비용량 16.48㎿의 태양광발전소 사업허가 변경이 신청됐다. 이 부지에는 2018년 4월 8만8000평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허가 신청된 10건 중 불허된 3건의 발전소 부지 90%가 포함됐으며, 이번 재신청 부지의 50%를 차지한다는 것이 대책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한 경북도가 2018년 당시 마을의 경관 훼손과 집중 호우 시 산사태 및 홍수 등으로 인한 주민피해를 불허 사유로 판단했는데 사업주가 재신청을 한 것은 주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대책위 주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내남면 박달리는 수려한 자연경관과 1급 생태환경을 이룬 지역으로 주민들이 생업을 이어가는 곳이다. 해당 지역을 보존해야한다”며 “사업 신청지와 인접 지역은 산사태 위험 1·2등급지로 몇 년 전 산사태가 발생했던 지역이기도 하기에 절대 사업 신청을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환경 에너지라는 이름으로 1급 생태환경을 파괴하고 주민 생존권을 앗아가는 것이 제대로 된 에너지 정책인지 묻고 싶다”며 “전기를 많이 소비하는 소비지에서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대책위 양봉구 위원장은 “우리는 자연 그대로 살고 싶을 뿐”이라며 “6년이 넘는 오랜 시간동안 반대를 해왔고 앞으로도 주민들이 합심해 태양광발전소를 막는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경북도 관계자는 “사업주 측에서 2018년 당시 불허된 지역을 제외하고 변경신청을 한 상황으로 현재 이에 대해 내부 검토 중이며 경주시 의견도 요청해 놓은 상태”라면서 “시·군 의견을 수렴해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시 출산 장려 정책이 도내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존 다자녀 중심의 출산 장려 정책이 첫째와 둘째 아이 위주로 변화된 것이다. 경주시에 따르면 첫째 아가 태어나면 출산장려금으로 일시에 20만원을 지금 하고 25개월간 12만원씩 총 320만원이 지원된다. 둘째 아는 일시금 20만 원에 25개월 동안 20만원씩 총 520만원이 지급된다. 그리고 셋째 아부터는 지원금이 대폭 상승한다. 셋째 아는 일시금 20만원에 36개월 동안 매월 50만원씩 총 1820만 원이 지급되며 넷째 아이와 다섯째 이상도 1820만원이 지급된다. 그동안 경주시의 출산 정책은 다자녀에 맞춰져 있었다. 경주시에 따르면 출산지원금 상향 이전 첫아이가 태어나면 출산 축하금으로 10만원을 지급하는 것이 전부였다. 또한 둘째 120만원, 셋째 240만원 수준이었다. 그나마 넷째와 다섯째가 태어나면 각각 1200만원을 지급했다. 올해부터 경주시의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 출산장려금 정책은 도내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으로 이르렀다. 인근의 포항시는 첫째아에게 30만원, 둘째아 110만원 수준에 지원에 그치고 있으며 경산시(첫째아 50만원, 둘째아 120만원)와 구미시(첫째아 100만원, 둘째아 120만원), 칠곡군(첫째아 10만원, 둘째아 130만원) 등도 출산장려금이 낮게 책정돼 있다. 도내에서 출산장려금이 높은 곳은 봉화군으로 첫째 아이가 태어나면 700만원을 지원하고 둘째 아이는 1000만원을 지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높은 출산장려금이 출산율과 비례하지 않지만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에게도 많은 혜택이 지원되도록 예산을 늘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출생아 수 1089명 경주시에서 태어나는 아이가 매년 감소하면서 올해 출생자가 1000명 이하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주시 출생자는 2016년 1627명에서 2017년 1364명, 2018년 1251명, 2019년 1112명, 2020년 1103명으로 점차 감소해 왔다. 지난해에는 출생아 수 1089명으로 1100명대가 무너졌다. 올해는 출생아 1000명도 위태로울 전망이다. 최근 혼인건수가 감소하면서 첫째아이와 둘째아이 출산도 자연스레 줄어들기 때문이다. 경주시 혼인건수는 2016년 1130건, 2017년 1035건, 2018년 1127건으로 매년 1000건 이상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2019년 혼인건수가 969건으로 1000건 이하로 줄었고 2020년에는 859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2020년 혼인건수가 집계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지만 집합 금지 등의 영향으로 혼인건수가 2020년 대비 크게 증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출생아 산내면 1명, 용강동은 161명 지난해 지역별 출생아 수를 살펴보면 출생아 수의 지역편차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역에서 출생아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주거단지가 밀집된 현곡이다. 2021년 현곡면 지역 출생아 수는 175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용강동 161명, 외동읍 156명 순으로 집계됐다. 반면 출생아 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산내면이다. 지난 1년간 산내면에서 출생한 아이는 1명이었다. 그 뒤를 이어 서면 3명, 내남 4명이 태어났다. 한편, 지난해 출생아 중 가장 많이 태어난 달은 4월로 남자 45명과 여자 65명 총 110명이 태어났다. 반면 가장 적게 태어난 달은 12월로 남자 35명, 여자 34명 등 총 6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동해남부선과 중앙선이 지난달 28일 개통하면서 운영이 중단된 폐역사와 폐철로의 활용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1990년대 중반 주민 반발에도 폐철도 부지를 민간에 매각해 주택들이 건립된 이후, 현재에 이르면서 심각한 주차난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사례가 있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듯하다. 경주신문은 28여년 전인 1994년 12월 26일자 신문(제219호) 1면에 ‘폐철도 부지 매각에 주민 반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폐철도 부지는 대구선으로 1980년대까지 송화산에서 장군교, 성건동사무소, 경주세무서를 지나 경주역으로 연결된 철도였다. 이 철로는 송화산에서 동국대 경주캠퍼스를 지나 황성동 아파트 단지, 황성동 지하차도, 동천동, 황오동, 경주역으로 도착하는 선로로 변경됐다. 그러면서 성건동 일원을 지나던 철도는 폐선됐다. 이 폐철도 부지를 두고 성건동 주민들이 지난 1994년 12월 8일 경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반발했던 사연을 당시 보도된 기사를 통해 요약하면 이렇다. 갈등의 발단은 경주시가 이 폐철도 부지를 매입해 민간에 매각하면서다. 성건동 주민들은 경주시의 이 같은 조치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집회까지 강행하면서 폐철도 부지에 녹지 조성과 도로 확장 등을 촉구하고 나선 것이다. 당시 기사에는 주민들의 반발에도 경주시가 이곳 폐철도부지 1만2452평을 매각했다고 전한다. 이에 주민들은 이곳 부지를 녹지로 조성하거나 시내버스가 다닐 수 있을 정도의 8m 도로를 만들어 줄 것을 촉구했다. 또 1980년 11월경 경주시가 철도 양쪽에 녹지를 조성한다고 땅을 내놓으라고 해서 반강제적인 분위기에서 내줬는데, 14년이 지난 지금 녹지를 택지로 바꿔 매각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주시는 폐철도 부지 양쪽에 8m의 도로를 만든다는 것은 도시계획시설 규정이나 지역 균형개발 차원에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내고 매각을 강행했다. 또 주민 요구보다 1m 좁은 7m 도로로 만든다는 계획을 경주시의회 의견 수렴을 거쳐 확정하고, 그해 12월 19일~21일 사흘간 입찰을 통해 매각처분했다고 보도했다. 이어진 속보는 1995년 5월로 넘어간다. 본지 237호 지면에는 당시 이곳 부지 일부를 매입한 유력 건설회사가 80세대의 8층 규모 아파트 건립 신청서를 경주시에 제출했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러나 그해 7월 들어서는 경주시가 고도제한을 25m에서 10m로 변경하는 폐철도부지 고도지구 열람 공고를 하자 이번에는 부지 매입 업체와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3층 이상의 건물을 건축하지 못하도록 하는 약속을 당시 경주시장이 주민들에게 구두로 한 것이 화근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오락가락했던 행정의 전형을 보이면서 비판을 자초했던 것이다. 당시 보도에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 ‘경주시가 폐철도 부지를 택지로 매각한 것은 단견’이며 ‘장기적으로 볼 때 매각해 택지를 조성할 때 얻는 것은 녹지고, 잃는 것은 시민 휴식공간이다, 고도보존이라는 측면에서도 매각은 성급한 일’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 이상의 과정은 차치하고서라도 결국 성건동 폐철도 부지에는 빌라와 상가 등 신축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섰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지난 7일 찾은 이곳 폐철도 부지에는 이젠 오래된 주택과 아파트로 채워졌고, 도로는 양쪽에 주차한 차량들로 인해 승용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정도로 비좁았다. 당시 근시안적인 행정으로 인해 현재를 사는 주민들의 불편과 불만은 짐작되고도 남았다. 2022년 현재 경주시는 동해남부선 등의 개통으로 운행이 중단된 폐역과 폐철도의 활용방안을 두고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그 중 하나로 폐역된 경주역사(878㎡)와 역광장(6000㎡)을 문화·체험·전시공간인 ‘경주역 문화플랫폼’ 조성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주역을 비롯해 폐철도 부지까지 전체를 아우르는 종합개발계획 수립까지는 막대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먼저 임시활용방안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앞서 시는 폐역·폐선이 될 경주역·광장·철도부지 14만8770㎡에 대해 공공청사, 상징타워, 상업시설 등 행정·문화·상업이 어우러지는 도시 중심 공간 조성을 구상한 바 있다. 이는 중·장기 구상으로 부지매입을 위한 예산 확보와 발굴조사, 민간 투자 등의 난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앞서 시는 동천동, 황성동 일원 9만8237㎡(사유지 6만8911㎡) 부지에 560억원을 들여 철로변 완충녹지를 활용, 형산강~북천을 잇는 상생의 도시 숲 공원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확정했다. 그러나 폐철도 80.3㎞(동해남부선 53.2km, 중앙선 27.1km) 대부분의 부지와 17개 간이역(37만여㎡)에 대한 활용계획은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업 방향과 세부 계획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는 현재까지 수립한 활용방안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과거 주민들의 의견수렴 없이 행정당국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성건동 폐철도 부지의 사례에서 나타나듯 이 같은 오류는 범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경주시가 미래를 보고 경주 발전에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폐철도 부지 활용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지금이라도 폐철도 활용방안에 대한 계획을 공개하고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나가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을까?
경주지역 인구수가 내년 상반기쯤이면 25만명 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2021년 12월 31일 기준 경주시 주민등록 인구가 25만1889명으로, 전년 대비 1613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경주시는 지난해 인구감소를 비롯해 1인 세대 증가, 60대 이상 인구 비중 증가, 출생과 사망에 따른 자연감소 현상 심화 등의 변화가 확인됐다. -경주시 인구 전년 대비 1613명 감소 경주시 인구수는 지난해 말 기준 남자 12만6024명, 여자 12만5865명 등 모두 25만1889명이었다. 2020년 말 인구 25만3502명 대비 지난해 1년 동안 1613명이 감소한 것으로, 성별로는 남자 887명, 여자는 726명 감소했다. 최근 5년간 인구 현황을 보면 지난 2017년 25만7903명으로 2016년 대비 ‘1549명’ 감소했고, 2018년엔 25만6864명으로 전년보다 ‘1039명’ 줄었다. 또 2019년엔 25만5402명으로 전년 대비 ‘1462명’ 감소했다. 2020년은 25만3502명으로 전년 대비 1900명이 줄었고, 2021년은 1613명 감소했다. 특히 이 기간 평균 인구감소 수는 1513명으로, 이 추세대로라면 오는 2023년 상반기 내로 경주시 인구 25만명선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세대수 12만3071세대···매년 증가 추세 매년 경주지역 인구가 감소하는데 반해 세대수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경주시 세대수는 12만3071세대로, 전년 12만1505세대 대비 1566세대 증가했다. 지난 2020년에 2963세대가 늘어난 것에 비해서는 크게 준 수치지만 최근 5년간 매년 1500세대 이상 세대수가 증가하고 있다. 세대수가 증가했지만 평균 세대원수는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 세대당 인구는 2.05명이었다. 지난 2017년 세대당 인구는 2.24명, 2018년 2.2명, 2019년 2.15명, 2020년 2.09명으로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1인 세대는 지난해 5만 세대를 처음으로 돌파한 이후 계속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말 기준 1인 세대는 5만3763명으로 전체 세대의 43.7%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2인 3만3004세대(26.8%), 3인 1만8590세대(15.1%), 4인 1만3477세대(11.0%), 5인 이상 4237세대(3.4%) 등의 순이었다. -60대 이상 인구 증가, 50대 이하는 감소 지난해 연령대별 인구수로는 50대가 4만6590명으로 전체 인구의 18.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60대 4만3321명(17.2%), 40대 3만5744명(14.2%), 20대 2만569명(10.2%), 70대 2만5011명(9.9%), 30대 2만4522명(9.7%) 등의 순이었다. 10대는 2만189명(8.0%), 10세 미만 1만5375명(8.0%), 80대 이상은 1만5445명(6.1%)이었다. 지난 2020년 대비 연령대별 인구 증감은 예년과 같이 50대 이하는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은 늘었다. 전체 연령대 인구 총 1613명이 감소한 가운데 20대가 1229명 줄어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어 40대 943명, 30대 938명, 10세 미만 821명 순으로 감소했다. 10대와 50대는 각각 647명, 262명씩 줄었다. 반면 60대는 지난 1년 사이 2152명 늘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어 70대 488명, 80대 이상 509명, 90대 121명 순으로 증가했다. 다만, 100세 이상 인구는 49명으로 전년 대비 43명 감소했다. -인구 자연감소 ‘1233’명 역대 최대 인구감소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은 ‘자연감소’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출생아가 1089명인 반면, 사망자는 2322명으로 인구 자연감소는 1233명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간 인구 자연감소는 2017년 587명, 2018년 972명, 2019년 1038명, 2020년 1088명이었고, 2021년엔 역대 최대인 1233명을 기록했다. -65세 이상 고령인구비율 23.7% ‘초고령사회’ 지난 연말 기준 전체 인구 25만1889명 가운데 65세 이상 인구가 5만9654명으로 고령인구비율이 23.7%였다. UN이 분류하는 ‘초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한 가운데 고령화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UN은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율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고령화사회, 14% 이상 고령사회, 21%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구분하고 있다. 경주지역의 경우 지난 2017년 19.7%, 2018년 20.4%, 2019년 21.4%, 2020년 22.6%, 2021년 23.7%로 최근 5년간 고령인구비율이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3개 읍면동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1% 이상으로 초고령사회로 분류되는 지역은 모두 18곳으로 나타났다. 그 중 산내면의 고령인구비율이 49.4%로 가장 높았다. 이어 서면(46.7%), 내남면(43.7%), 황남동(41.9%), 감포읍(40.2%)의 고령화비율도 40%를 넘어섰다. 반면 용강동은 10.5%로 고령인구비율이 가장 낮았다. 이어 황성동(11.3%), 현곡면(13.8%), 선도동(16.4%) 등의 순이었다. -전년 대비 인구증가 외동읍·용강동 2곳에 그쳐 경주시 읍·면·동별 인구로는 황성동이 2만831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안강읍 2만4083명, 용강동 2만4072명, 동천동 2만2161명, 현곡면 2만1699명, 외동읍 2만2159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23개 읍면동 가운데 2020년 대비 인구가 증가한 곳은 단 2곳에 그쳤다. 외동읍은 지난해 대비 1728명 증가해 23개 읍면동 중 2년 연속 가장 높은 인구증가세를 보였다. 이어 용강동이 전년 대비 1551명 늘었다. 인구가 가장 작은 지역은 보덕동으로 1724명이었다. 2020년에 비해 인구가 가장 많이 감소한 지역은 안강읍으로 934명 줄었다. 이어 동천동, 황성동, 성건동이 각각 592명, 527명, 400명씩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은 대단위 아파트단지 등으로의 입주가 늘면서 인구와 세대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주시 읍면동 가운데 평균 연령이 가장 높은 곳은 산내면으로 62.3세였다. 이어 서면 60.1세, 내남면 59.3세, 황남동 58.0세, 감포읍 57.4세 등의 순이었다. 평균 연령이 가장 낮은 지역은 용강동으로 39.1세였다. 이어 황성동 40.8세, 현곡면 41.1세, 선도동 43.4세, 동천동 45.4세 등의 순이었다. 경주시 전체 평균 연령은 47.9세였고, 남자 평균연령은 46.1세, 여자는 49.7세로 나타났다. 경주시 관계자는 “전국의 주민등록 인구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도 인구소멸위험지수와 저출산, 고령화지수 등 각종 인구 관련 지표가 나빠지고 있다”면서 “올해부터 출산장려금 확대, 교육비 지원, 복지지원 확대 등 지자체 차원에서 가능한 정책을 우선 시행하는 동시에 지역 맞춤형 대책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청년들이 선도하는 희망찬 경주가 되길…
청년들이 선도하는 희망찬 경주가 되길…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맥스터) 증설에 따른 지원금이 1100억여원 규모로 결정됐다.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는 지난 11일 경주시청에서 ‘지역발전 상생협력 기본 합의서’에 서명하고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지원 방안을 최종 합의했다. 기본 합의서에는 지역발전 상생협력 지원금 규모와 공동 협력사항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이날 합의 서명식에는 경주시, 한수원, 동경주 3개 읍·면 발전협의회가 참석했다. 앞서 협의기구는 지난 10일 최종 19차 회의에 이르는 심도 있는 논의와 검증, 현장 확인, 지역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최종 합의를 도출했었다. 이날 기본 합의서 서명에 따라 지난 1년간의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 활동이 결실을 맺게 됐다.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 위원회는 “지난 1년간 종합적이고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해 지역발전을 위한 협의가 어렵게 도출됐다”며 “이번 상생협력 방안이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되고 지역주민과 한수원이 함께 상생하는 기틀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날 서명한 최종 합의 내용은 우선 상생협력 지원금 750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주민복지 증진 사업, 주민 소득증대와 일자리 창출 등에 투입된다. 경주시와 월성본부 관계자, 동경주 대표로 실무협의회를 구성해 이와 관련한 사업을 운영키로 했다. 또 지역협력지원사업 최대화를 위해 추가로 합의한 공동협력 사업에 300여억원이 투입된다. 공동협력 사업은 △경주시민 의료복지 향상을 위한 공공 의료지원 체계 구축 △한수원 축구단 훈련센터 건립 추가 지원 △삼중수소 자원화 사업 추진 등 지역 현안사업에 사용된다. 2개 합의내용을 합친 총금액은 1100여억원 정도다. 주낙영 시장은 “산업부, 경주시와 시의회, 한수원, 동경주지역 대표를 위원으로 구성한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가 치열한 협상 끝에 맺어진 값진 성과”라며 “앞으로 맥스터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지역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번 합의는 상생 협력의 동반자라는 공감대로 꾸준한 대화와 소통을 바탕으로 일궈낸 결실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한수원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공기업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2020년 10월 16일 출범한 ‘월성원전 사용후핵연료 관련 협의기구’는 산업통상자원부 1명, 경주시 2명, 시의회 2명, 동경주 지역 3개 읍면 주민대표 각 2명씩 총 6명, 한수원 2명, 기자 1명 등 총 14명으로 구성돼 총 19차례 회의를 통해 이번에 합의를 도출했다.
경주지역 23개 읍·면·동 가운데 7곳이 인구소멸 ‘고위험’ 단계, 11곳이 ‘위험’단계로 이미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의 단계는 3곳이었다. 인구소멸위험지수가 보통인 지역은 2곳에 불과했고, 소멸위험이 낮은 지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경주지역 전체 평균 인구소멸위험지수는 ‘0.379’로 위험 진입단계로 확인됐다. 지난해 12월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인구소멸위험지수는 20∼39세 여성인구수 대비 65세 이상 고령인구수를 나타낸 것이다. 지수가 0.2 미만이면 고위험, 0.2~0.5 위험 진입, 0.5~1.0 주의, 1.0~1.5 보통, 1.5 이상이면 매우 낮음 또는 안정 단계로 분류된다. 이 지수가 낮으면 인구 유입 등 큰 변수가 작용하지 않을 경우 약 30년 뒤 해당 지역이 없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지닌다. 지역에서는 산내면(0.069), 서면(0.088), 내남면(0.093), 감포읍(0.123), 황남동(0.124), 건천읍(0.145), 강동면(0.146) 등 7개 읍면동 순으로, 고위험 단계 기준인 0.2 미만으로 분석됐다. 소멸위험진입 단계(0.2~0.5)에 들어간 지역은 보덕동(0.208), 양남면(0.210), 황오동(0.213), 양북면(0.233), 월성동(0.240), 안강읍(0.246), 중부동(0.252), 천북면(0.262), 성건동(0.332), 불국동(0.346) 등 11개 읍면동이었다. 동천동(0.562), 선도동(0.612), 현곡면(0.827) 등 3곳은 주의 단계(0.5~1.0)로 나타났다. 지수 1.0~1.5 사이인 보통 단계는 황성동(1.020), 용강동(1.133) 등 2곳에 불과했다. 지수가 1.5 이상인 안정 단계인 지역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지표는 다수의 읍면과 원도심 지역의 젊은 연령대 인구가 직장과 주거환경 등을 이유로 빠져나가면서 나타난 결과로 분석된다. 반면 용강동 등은 대규모 토지구획정리사업, 택지개발사업 등이 시행됨에 따라 인구이동이 편중되면서 상대적으로 인구소멸위험지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신경주역세권과 황성동, 용강동 등지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아파트 건립이 완료된 뒤 입주가 시작되면 이 같은 지역별 편차는 더욱 극명하게 갈릴 전망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핵심생산인구 정착을 위한 일자리, 주거, 교육(보육)서비스 지원과 지역균형발전 등을 통해 인구소멸위험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고령인구비율이 높아짐에 따른 노인복지 정책 강화 등 지역 맞춤형 계획도 함께 추진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지역소멸을 막기 위해 인구 증감률과 청년 순이동률, 주간 인구 규모, 고령화 비율 등을 감안해 89개 시·군·구를 인구감소지역으로 정하고, 올해 매년 1조원씩 10년간 투입하기로 했다. 경북에는 16개 시·군이 지정됐지만 경주시는 제외됐다. 정부는 청년 유출과 인구 고령화로 도시 기능이 쇠퇴하면서 소멸위기에 빠진 지역에 일자리 창출과 청년인구 유입, 생활인구 확대 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저출산 문제와 수도권 집중 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0일 오전 9시 39분경 황성동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대형 건설기계 항타기가 전복되면서 인근 축산 농협 용황지점 및 천년한우 프라자 건물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사진>
경주시가 올해를 ‘청년의 해’로 선포하고 본격적인 청년층 정책 지원은 물론 관련 정책 확대에 나섰다.주낙영 시장은 지난 3일 시청 알천홀에서 2022년도 시무식을 열고 ‘경주 희망의 무지개 7대 청년 정책’ 발표와 함께 올해를 ‘경주시 청년의 해’로 선포했다.이날 선포식에는 경주시 청년정책위원, 청년단체 관계자..
Happy trip 나의 ‘Happy trip’의 출발점은 꿈과 보이지 않는 상상력의 조화다. 우리에게 친숙한 일상의 이미지를 순수한 시각적 아름다움과 섬세한 색채로 참다운 인생의 의미를 유추해 내고 ‘여행’이라는 의식을 통해 일상과의 소통 영역을 확대해 나가려 한다. 작가에게 꿈은 무한한 자유와 희망을 선사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자연 형상을 화면 속에 끌어와 동양적 사색과 한국적 정서를 느끼게 하며 절제와 밀도 있는 구성으로 현실과 이상의 조화 그리고 꿈과 행복을 담아내고자 하였다.
새해 2022년 호랑이해가 밝았다. 하지만 2020년부터 3년째 드리우고 있는 코로나19의 그림자가 여전히 우리의 삶을 어둡게 하고 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어려운 삶의 분야 중의 하나가 바로 경주하면 동시에 떠오르는 관광의 모습이다. 원조를 논하는 자리에서 경주관광을 예외로 하곤 대한민국 관광을 논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말하자면 경주시는 한국 관광개발의 원조 격이다. 정부는 1973년부터 2년에 걸쳐 미국 보잉사에 ‘한국관광개발기본계획’을 위탁하여 그를 바탕으로 한국관광개발 과정의 방향을 결정하였다. 그 보잉 보고서에 의해 경주보문관광단지를 개발하고 아울러 종합적인 관광개발을 도모하여 국제문화관광도시를 형성하고자 하였다. 경주 보문관광단지가 형성된 이후 관광객 수는 증가일로였었다. 보문관광단지의 관광객만 하더라도 1981년 189만명이었던 것이 1997년엔 660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각광 받았었다. 동시에 수학여행의 메카이자 기업체 교육연수의 목적지로 수요가 높아 매년 7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다녀갔었다. 이때부터 경주와 관광이 등식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던 경주 관광이 2014년부터 세월호와 메르스, 지진과 같은 악재가 잇따르면서 주요 관광객이었던 단체관광객 수가 급격히 줄었다. 관광만으로 이젠 밥 먹고 살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이다. 다행히 최근 경주에는 가족 단위 및 소규모 그룹 여행이 늘어나고 있으며 코로나 여파로 해외여행이 불가해지자 대안 관광지로 각광 받고 있다. 임인년 새해 경주시의 관광시책의 면면을 들여다보았다. 지역 문화예술 산업 진흥과 관광혁신 선도화 전략으로 위드 코로나시대 경주 문화관광의 부흥을 이끌겠다는 경주시장의 인터뷰도 있었다. 더불어 신라왕경 복원사업에 속도를 높여 월성해자 복원을 상반기에 마무리하는 한편, 관광혁신 선도화 전략을 추진하여 관광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또한,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역량을 집중하고 전국 및 광역 단위 체육행사 유치와 함께 에어돔 경기장 건립 등 체육 기반시설을 확충하여 마이스산업과 스포츠 관광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겠다고 한다. 문화관광에 기반 시설 확충뿐만 아니라 곳곳에 관광 재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어 자못 기대가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마가편의 심정으로 경주관광이 지향해야 할 몇 가지를 더 보태고 싶다. 경주는 ‘역사문화의 도시’ 정체성을 가져갈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알다시피 경주는 세계문화유산을 4개나 보유하고 있다. 한국에서 세계유산이 제일 많다. 때마침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국가적,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2년째 시행되는 세계문화유산축전이 좋은 예이다. 세계유산의 가치 향유와 가치 확산을 2원화된 프로그램으로 문화재청에서 규모 있게 지원하고 있다. 경주시에서 추진하고 있는 ‘서라벌 황금정원 프로젝트'와 '신라의 달밤 황금조명 사업’도 같은 맥락의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이 사업을 잘 활용해 역사 해석의 전수는 물론 스토리와 체험을 덧붙이는 고급 예술 관광, 고급 문화콘텐츠가 생산되는 역사문화도시 경주를 기대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불국사와 문화유산이 가지는 경주의 이미지가 경주의 킬러콘텐츠가 되고 경주관광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다. 불국사는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해 그 가치가 퇴색되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불국사 만큼 아름답고 유서 깊은 콘텐츠가 국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불국사가 시대에 맞는 킬러 콘텐츠가 되기 위해서는 주변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기왕 서라벌 황금정원과 신라의 달밤 조명사업이 시행된다면 그 중심에는 반드시 불국사가 있어야 한다. 나아가 경주가 가지는 대외적인 이미지 홍보에도 비중을 두고 다채로운 경주를 알리는데 역점을 두어야 한다. 경주가 의외로 농촌인구가 많고 바다를 끼고 있다고 인식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 이에 6차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농촌 체험과 해양관광과 자연경관에 맞춘 힐링관광에도 역점을 두어 다양한 관광성을 구축하여야 하겠다. 이와 함께 시시각각 관광의 트렌드를 읽는 경주시 관광 테스코 포스팀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의견을 내고 싶다. 경주시장을 탑으로 하는 경주관광전략회의가 구성되어 다양한 경주관광의 전략과 비전을 수시로 창안해내면 좋겠다. 관광전문가나 지역 크리에이터 양성에도 보다 적극적이어야 한다. 결국은 관광도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칼 포퍼(Karl Popper)는 『열린사회와 그 적들』에서 신비적 직관에 기초한 열린사회 대신에 합리적 이성에 기초한 열린사회를 옹호한다. 인류애에 기반을 둔 열린사회 이념은 승인하지만, 비합리적 신비주의는 열린사회의 적이 될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칼 포퍼의 열린사회는 인간의 오류가능성에 대한 인정에서 출발한다. 포퍼는 비판적 합리주의를 통해서 우리의 앎이 이성에 기초하고 있지만 이성의 절대성이나 무오류성은 있을 수 없다고 본다. 우리는 타인의 생각, 추측, 이론에 대한 성숙한 토론과 비판, 논증에 의해 보다 나은 앎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상, 지식, 경험을 절대화하고 무비판하며 신앙화하는 것은 열린사회의 적(敵)이다. 칼 포퍼가 플라톤, 헤겔, 마르크스를 비판하고 그들을 가리켜 열린사회의 적들이라고 말한 것은 그들 모두가 역사의 법칙, 선험적 결정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결정주의적, 기계주의적, 법칙적 사고는 인간의 자율성과 창조적 선택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인간을 힘없는 구조의 수인, 곧 꼭두각시로 만든다는 것이다. 열린사회는 불변의 규칙이나 전통적 권위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자유와 이성 및 박애의 신념에 의존한다. 즉 열린사회는 각자가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여 판단을 내리며, 다른 사람의 자유를 인정하고 형제애 속에서 살 것에 대해 동의할 때만 존재하는 사회이다. 열린사회는 개인들이 스스로 판단을 내리고 독자적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회, 개성을 허용하는 사회이며, 개인의 자유와 존엄을 최대한 보장하는 민주주의 사회이다. 물론, 자유의 확장과 심화가 자유방임이나 국가의 긍정적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인권과 자유의 신장과 국가의 공공성 확대 노력은 서로 상반되지 않는다. 몸을 얼게 할 자유나 배고플 자유, 유아로 죽을 자유나 무지 속에 살 자유는 열린사회의 자유가 아니다. 열린사회는 개인의 복지를 구현하는 사회이다. 열린사회는 관용과 다양성에 기초해 다양한 행위가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에 참여하여 문제를 해결하고 책임을 공유하는 사회를 말한다. 열린 지역사회는 일종의 지속가능한 도시와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되기도 한다. 열린 지역사회는 포퍼의 열린사회의 개념에 대해 이를 지역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비전과 목표를 포함한다.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열린 지역사회 발전에 부응한 최적의 결과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시민사회와 협력하며 시민사회의 잠재력을 촉진시켜 나가는 쪽으로 지방자치단체를 개혁하고 재설계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열린 지역사회의 정착은 리더(행정·시민사회)와 주민의 혁신할 용기와 다른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능력 확보가 전제된다. 동시에 지방정책과 목표를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이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따라 열린 지역사회의 방향을 다시 잡음으로써 더욱 새롭고 지속가능한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지속가능하게 실현하기 위한 지역사회의 참여와 제도화(로컬 거버넌스)가 모색되어야 한다. 열린 지역사회는 주요 행위자의 자발적 참여, 의사결정과정에서 정보, 의사 결정, 집행, 책임의 공유를 가능케 하는 문화와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열린 지역사회는 시민사회주도의 역동성과 참여, 행정계획과의 조화를 이루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균형 잡힌 경험의 교환, 존중될 필요성이 있는 공유된 원칙의 발견과 이행은 열린 지역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민주주의 확산이라는 사회 변화에 기반을 둔 활발한 상향적 참여와 의안 발의와 지역사회 포럼 등을 통한 풀뿌리 민주주의의 새로운 형태, 열린 지역사회 구축이라는 차원에서 거버넌스는 중요하다. 지역사회 거버넌스의 민주적 재구축은 대의제의 한계 보완, 권력의 정당성 증진, 시민참여의 강화, 다원적 가치 보존,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의 확장, 공론장의 활성화, 시민성 개발 등 민주주의의 기본이념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나아가 갈등을 넘어 협력을 강조하는 로컬 거버넌스는 문화적·제도적 혁신, 즉 새로운 사회계약인 공동 책임의 새로운 윤리를 만들어내는 데 일조할 것이다.
도미노 하나가 서 있다. 두께 1밀리미터에 높이가 5밀리미터로 손톱 크기도 안 된다. 그 뒤에는 첫 번째 것보다 1.5배가 큰 도미노가 서 있고, 이런 방식으로 모두 14개의 도미노가 세워져 있다. 토론토대학교 물리학과 교수인 스테판 모리스(Stephen Morris)가 볼펜으로 첫 번째 도미노를 밀자 도미노는 차례대로 쓰러진다. 마침내 1미터 조금 넘고 무게도 45킬로그램 정도의 마지막 도미노가 쓰러진다. 소리도 둔탁하지만 넘어지는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린 게 마치 돌로 된 두꺼운 벽이 맥없이 무너지는 듯했다. 이런 식으로 도미노가 계속되다 보면 “29번째는 미국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차례가 될 거”라고 스테판 교수는 담담하게 말한다. 와, 기적이다. 손톱 크기의 도미노 하나가 381미터 높이의 빌딩을 자빠뜨렸으니! 도미노의 매력은 이렇게 탄력과 가속에 있다. 일정한 방향과 거리를 두고 서있던 도미노가 하나씩 넘어가다 보면 절대 불가능해 보이는 거대한 빌딩도 가뿐히 넘어간다. 빌딩도 잡아먹을 그 위세를 멈추는 유일한 방법은 어쩌면 진행 방향이나 범위(거리)를 벗어나는 거다. 일단 영향권 너머에 서있거나 진행 방향에서 한발 비껴서 있으면 아무리 기세 등등한 도미노라도 멈춰 설 수밖에 없을 테니까. 빌딩이 무너지더라도(?) 결코 멈추지 말았으면 하는 도미노가 있다. 어느 새벽 아무도 모르게 경찰서 앞에 손 편지와 과자가 가득 든 박스를 몰래 놓고 가는 승용차가 CCTV에 잡혔다. 불철주야 시민의 안정을 위해 일하는 민중의 지팡이들을 위한 서프라이즈 파티였다.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좋은 의도의 행동은 반드시 살아 움직이는 법이다. 그 영상을 보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뭘까 하다가 아들이랑 폐지를 모으시는 할머니 리어카를 밀어드렸다. 어르신 보니까 어머니 생각난다며 손에 작은 정성이라며 꼭 쥐어드렸다. 부여잡은 내 손이 부끄러울 정도로 어르신의 손은 차고 거칠었다. 하지만 얼굴의 주름은 분명 행복해 보였다.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라는 말이 있다. 보잘것없고 금방 녹는 눈덩이라도 계속 굴리다 보면 통제하지 못할 수준까지 커져버리는 현상에 쓰는 말이다. IMF 외환위기 때를 기억하시리라. 우리 모두가 힘들었던 그 시절, 기업보다 개인 단위의 기부가 더 많았다는 사실은 아시는지... 그랬던 우리가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를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다. 사랑의 열매(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연간 모금액이 2021년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한다. 여기저기서 건강한 의미의‘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이 마구 넘어지는(?) 소리가 반갑다. 말 나온 김에 경로당에서 시작된 도미노도 소개한다. 어떤 청년이 경로당에 몰래 들어갔다. 돈을 훔치러 간 게 아니다. 청년은 배가 너무 고픈 나머지 밥을 훔쳐 먹고는 설거지에, 경로당 청소까지 하고 나왔다는 것이다. 경찰서에서 그 청년은 어릴 적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셨고, 친형마저 죽어 이 넓은 세상에 혼자뿐이라고 진술했다. 서른이 넘었지만 한글을 읽지 못한다고도 했다. 도미노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이야기를 듣고 있던 경찰들도 딱했던지 그 자리에서 청년을 복지 공단에 연결시켜 주었다. 재활할 수 있게 말이다. 경찰 한 분은 삼만 원을 건넸다. 안 받겠다는 걸 그럼 빌려주는 거라고 했다. 눈물을 흘리며 그 돈을 받아든 청년이 몇 주 후 경찰서를 다시 찾았다. 돈을 갚으러 온 것이다. 경찰들은 자신의 일처럼 기뻐했고 경로당 어르신들도 이런 사람 벌줘서는 안 된다고 처벌 불원서를 써주었다. “정말 어렵고 힘든 일이 있으면 경로당으로 오라”고 했고 “엄마다, 할머니다 생각하고 힘들면 꼭 들러”라고 당부했다. 선행을 하면 행복 호르몬인 옥시토신 분비가 활성화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때 느끼는 행복감은 혈압을 낮추고 면역력을 높인다고 한다. 청년도 경찰관들도 경로당 어르신들도 모두 호르몬 범벅이었으리라. 코로나로 택배 물량은 늘었는데 엘리베이터가 없어 고생하시는 기사님을 위해 빌라 4층에 음료, 빵, 과자가 담긴 바구니가 놓여 있다. ‘늘 수고해주셔서 감사해요, 필요한 만큼 드세요’라고 쓴 종이와 함께. 주전부리 몇 개를 쥐어든 택배 기사님은 닫힌 문에다 대고 허리 숙여 인사를 한다. 어느새 ‘따뜻한’ 눈덩이가 굴러가기 시작했다.
고선사의 정확한 창건 연대는 알 수 없지만 『삼국유사』 「의해」 편 ‘사복불언’ 조에 “사복의 어머니가 돌아가시니 이때 원효(617-686)가 고선사에 머물고 있었는데……”의 기록으로 보아 신문왕(681-692) 이전에 창건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고려사』에 1021년 5월(고려 현종 12) “상서좌승 이가도에 명하여 이 절에 있던 금란가사와 불정골, 창림사에 있던 불아(佛牙)를 가져오게 하여 내전에 안치하였다”는 기록이 있다. 이로 미루어볼 때 이때까지는 고선사가 폐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1913년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가 이 절터에서 서당화상(誓幢和尙) 비편을 발견하였다. 이 비는 원효대사의 행적비로 『삼국유사』의 기록대로 고선사에 원효가 주석하였음을 확인하고 있다. 이후 고선사지가 덕동댐의 건설로 수몰되기 전 1975년 문화재관리국 산하 경주유적관리사무소에 의해 발굴조사 되었다. 원효(元曉)에 대한 호칭은 다양하다. 『삼국사기』 「열전」 ‘설총’조에서는 원효거사(元曉居士), 『삼국유사』 「기이」편 ‘태종 김춘추’조와 「탑상」편 및 ‘낙산 이 대성 관음 정취 조신’조 등에서는 원효법사(元曉法師), 「이해」편 ‘이혜 동진’, ‘의상전교’조 등에서는 원효대사(元曉大師), 같은 조 ‘원효불기(元曉不羈)’조에서는 성사(聖師), 일제강점기인 1915년 일본인에 의해 고선사에서 발견된 서당화상비에는 화상(和尙)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 『신증동국여지승람』 ‘분황사’ 조에는 화쟁국사라고 하였다. 원효가 일시적으로 환속하여 요석공주와의 사이에서 설총이 탄생하였기에 거사라 칭했던 것이다. 법사란 부처의 가르침에 정통하고 교법(敎法)의 스승이 되는 스님을 이른다. 그리고 일반 대중에서는 대사라고 불리었는데 대사란 고승 대덕 즉 큰스님을 이른다. 이외에도 성사란 선정에 통달한 스님, 화상은 신심이 돈돈하며 깊이 정진한 스님, 국사란 스님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나라의 스승이 될 만한 스님에게 조정(朝廷)에서 내린 칭호이다 이와같이 원효에 대한 다양한 호칭으로 미루어 그는 두루 거침이 없는 최고의 스님이었다. ‘사복불언’ 조에 의하면 당시 고선사에 주석하던 원효가 신이한 행적을 보이던 사복(蛇福)과 함께 사복의 어머니 장례를 치렀다. 또 ‘이혜동진’조에 의하면 원효가 오어사에 주석하던 혜공을 찾아 ‘여시오어(汝屍吾魚)’ 법거량을 하고, 불법에 대해 묻곤 했다고 한다. 당시 원효는 이곳 고선사에서 무장산을 너머 자주 오어사를 다닌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2007년 가을 경주학연구원에서 공부할 당시 고 이근직 교수의 지도로 암곡에서 무장산을 너머 원효스님이 다니던 길을 더듬어 오어사까지 답사를 다녀온 적이 있다. 암곡 공영주차장을 출발하여 무장봉 억새 군락지를 지나 북동쪽으로 10여 Km 거리인데 약 3시간 정도 걸린 것으로 기억된다. 길을 찾느라 헤맨 적도 있었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당시 원효스님이 수시로 오어사를 찾을 정도였을 것이다. 『삼국유사』 「의해」 ‘원효불기’ 조에는 벼루를 소의 두 뿔 사이에 놓고 삼매경소를 짓고 대안법사가 바로잡았다는 구절이 있다. 이 기록 등으로 미루어 사복, 혜공, 대안 등은 한때 원효보다 뛰어난 고승이 아니었을까 추정되기도 한다. 한국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이자 종교인인 원효(元曉, 617~686). 이 나라 불교의 새벽을 활짝 열어젖힌 그는 성과 속을 자유로이 넘나들던 무애도인(無碍道人)이자 분열과 다툼을 종식시킨 화쟁(和諍)의 달인이었다. 일정한 스승이 없었지만 뛰어난 저술들로 동아시아 불교를 주도한 사상가였으며, 광대의 옷을 걸치고 불교의 이치를 노래로 지어 민초들에게 들려준 거리의 성자였다. 원효는 과거의 인물이 아니다. 오늘날까지 한국인들의 큰 존경을 받는 불교인이며, 가장 많은 연구가 이뤄지는 사상의 바다다. 그렇기에 한국불교가 원효를 닮아 가면 대중의 마음을 얻을 것이요, 원효와 멀어지면 불교의 본령을 잃게 되고 결국 대중의 번뇌만 들끓게 할 뿐이다. 학계 일부에서는 7세기 동아시아에 불교 3걸이 있었다고 하는데, 인도로 불전을 찾아 나선 현장, 아예 중국의 불교를 창조한 혜능, 그 사이에서 한역 교학을 자신의 삶에 귀환시킨 원효가 있다. 『송고승전』은 이렇게 원효를 찬탄했다. “경전의 의미에 정통하고, 그것을 삶에 최고도로 접목시켰다(蓋三學之淹通. 彼土謂爲萬人之敵, 精義入神爲若此也)” 원효의 전기(傳記)는 현재 ‘송고승전(宋高僧傳)’ ‘고선사(高仙寺) 서당화상비(誓幢和上碑)’ ‘삼국유사(三國遺事)’ 등에서 전해진다. 원효 스님과 인연된 사찰이 전국에 100여 군데 넘고, 스님과 관련된 설화는 손으로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만큼 우리 불교계에 미친 영향이 지대하다.
그러면 그러라고 할지 강영선 시어른이 돌아가시고 아무도 살지 않는 시골집에서 안부 전화가 왔다 노인정에 가기는 어정쩡한 젊은 노인에게 방을 내주어도 되냐고 동네 이장이 묻기에 그러라고 했다 마당의 빈터는 앞집에서 농기구를 갖다 놓아도 되냐고 묻기에 그러라고 했다 샘가 감나무에 감이 무겁게 열리자 옆집에서 곶감을 좀 보내 줄 테니 감을 따도 되냐고 묻기에 그러라고 했다 빈 닭장에 닭을 키우고 싶은데 그래도 되냐고 묻기에 그러라고 했다 전기도 수도도 끊어 놓은 그 집에 물이 들어오고 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동네에서 가장 밝은 집이 된 빈집 빈집의 주인은 빈집인데 멀리 있는 아들 내외에게 물어 온다 떼 내지 않은 나무 문패는 옛 주인의 이름으로 살아 있어 하늘 번지수를 동사무소 가서 물어야 할지 그러면 그러라고 할지 -주인, 그리고 주소라는 말 고향 마을에 갈 때마다 늘어나는 것이 빈집이다. 사람 사는 집보다 빈집이 더 많은 마을도 부지기수. 농촌 인구는 자꾸 감소하고 거주하는 이도 대개는 새우처럼 등이 굽은, 유모차를 끄는 분들이다. 도농불균형은 이제 걷잡을 수 없어졌다. 이 시도 그런 바탕에서 연유한다. 실제적으로 시에 서술된 상황이 일어났을 것이다. 이장이 안부전화가 와서, ‘젊은 노인’에게 방을 내주어도 되느냐고 묻고, 그게 허락되자 연이어 앞집에서는 “농기구를 갖다 놓아도 되냐고 묻”고, 옆집에서는 “곶감을 좀 보내줄 테니 감을 따도 되느냐”, “빈 닭장에 닭을 키”워도 되느냐 자꾸 묻는다. 그럴 때마다 “아들 내외”는 인심 좋은 주인인 듯 “그러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그러다 회의한다. 어라, “빈집의 주인은 빈집인데/멀리 있는 아들 내외에게” 왜 자꾸 물어 오는 거지? “그러라”고 했던 우리들의 말은 그럴 자격이 있어서 했던 걸까? 그렇다면 “떼 내지 않은 나무 문패” 속 “옛 주인”의 주소지를 동사무소에서 물어야 하나? 시인은 푸쉬킨의 말처럼 “사색의 열매를 완성시켜” 간다. 이 시는 모든 것을 비워냈기에 인간과 동식물, 무생물까지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무無의 세계를 보여준다. 또 계속해서 “그러라” 하면서 주인 노릇하던 시적 화자가 나중에는 빈집의 주인이 빈집임을 알아가면서 허명뿐인 옛 주인의 번지수도 찾아줘야 하는데, 동사무소 가서 물으면 “그러면 그러라고 할지” 유쾌하고 엉뚱한 반전을 만드는 매력도 있다. 새해에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시가 없을까 해서 고른 작품인데, 2022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당선작이니 그야말로 따끈따끈한 시인데, 고향 마을에 가기라도 하면 어디라도 볼 수 있는 풍경을 시침 떼듯 그린 한 편의 시를 읽는 마음이 왜 이리 애잔해질까?
삼국지, 정확하게는 삼국지연의 10번 읽은 사람과는 말도 섞지 말라고 한다. 다양한 인생전략을 알아 함부로 대할 수 없다고 여겨서다. 삼국지가 어떤 책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 유럽 고전에 호머의 일리아더가 있다면 그와 맞먹을 동양고전으로는 단연 삼국지일 것이다. 등장인물의 방대함나 드라마틱한 전개로 볼 때는 오히려 삼국지가 훨씬 낫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만큼 삼국지를 다룬 작가도 많고 소설뿐 아니라 만화와 애니메이션, 드라마와 영화, 심지어 게임으로도 만들어지는 등 동양 문화 콘텐츠의 핵심으로 인기를 끌었다. 처음 삼국지를 접한 것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아버지 박봉현 님의 독송에서 시작된다. ‘독서(讀書)’, 아버지는 문자 그대로 삼국지를 소리 내어 읽으셨다. 옛사람들이 책 읽을 때는 소리 내면서 노래하듯 흥얼흥얼했는데 아버지 역시 그 영향을 받으셨을 것이다. 나는 엎드린 채 책 읽으시는 아버지 옆에 드러누워 잠이 올 때까지 삼국지를 들었다. 아버지의 삼국지는 월탄 박종화 선생이 쓴 양장본 삼국지 다섯 권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그것도 귀동냥으로 읽던 삼국지가 얼마나 재미있었던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그게 내 독서의 첫 출발이자 독서편력의 계기였다고 판단할 때 아버지의 삼국지는 독서는 물론이려니와 문화의식 전반을 통털어 내 일생에서 가장 중대한 변곡점이었다. 아버지가 출근하시고 나면 혼자서 고사리손으로 삼국지를 띄엄띄엄 넘겨 보았다. 월탄 삼국지에는 고전적인 삽화들이 종종 그려져 있어 그 삽화를 보는 재미로 책을 뒤적거린 것이다. 당연히 첫 삼국지도 월탄의 삼국지였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으로 끝까지 다 읽었는데 그때 책 읽던 게 얼마나 신났던지 그 영향으로 6학년 때 도서부원으로 활동했고 덕분에 온갖 책을 마음껏 읽을 수 있었다. 삼국지는 중학교 1학년 때 다시 읽었는데 이때부터 삼국지 매니아가 되었다. 중학교 때 독서와 클레식 음악에 미치다시피 하다 학교 성적이 나빠졌다. 나중에 경주고 들어가면서 성적미달로 지원서를 써주지 않아 고생했고 결국 벼락공부 끝에 거의 꼴찌로 합격했다. 그게 삼국지로부터 받은 재앙이라면 참 뜻 깊고 고마운 재앙이었다. 고교시절 이후에도 삼국지를 읽었는데 그때부터는 종류를 바꾸면서 읽었다. 정비석 삼국지, 이문열 삼국지, 황석영 삼국지 등을 읽었고 나관중 원본의 번역본으로 황병국, 김유수 씨 등의 책을 읽었다. 만화 삼국지도 즐겨 읽었는데 고우영 삼국지를 시작으로 이문열 삼국지의 만화 버전, 재일 한국인 2세인 이학인의 만화 창천항로, 이현세 삼국지 등이 대표적이다. 당연히 중국에서 제작한 드라마도 즐겨 보았다. 1994년대 왕부림 감독 제작판, 2010년 가오시시 감독 제작판 삼국지를 다 섭렵했다. 그 중간중간의 단편화 된 삼국지들, 적벽대전, 무신조자룡, 용의 부활, 명장관우, 명장여포 등 영화는 말할 필요 없이 다 보았다. 이런 모든 소설과 만화책, 드라마, 애니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삼국지는 창천항로다. 이 창천항로는 애니메이션으로도 나왔는데 이건 만화보다 더 재미있었다. 대부분 삼국지가 유비를 편드는 내용인 반면 창천항로는 조조의 영민함에 무게를 두고 다루었다. 창천항로는 특히 심리묘사에 탁월했다. 전쟁이라는 살벌한 긴장 속에 우리가 아는 영웅들의 속마음이 어떻게 망가지고 얼마만큼 이기적으로 변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여포에 대해 대부분 삼국지가 부정적이었던 반면 이곳에서는 단순하기는 하지만 무신의 자질을 갖춘 무적영웅으로 묘사한 것도 이채롭다. 만화에서나 애니에서나 그림체가 독특해서 더 좋았다. 모두 36권으로 다루다 보니 5~10권짜리 만화들에 비해 삼국지 내용들을 훨씬 자세하게 실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각 권들마다 이야기의 흐름에 맞추면서도 특정 주인공을 중점적으로 내세워 심층적으로 묘사한 것도 눈길을 끈다. 관우가 오나라와 대립하다 전사하는 것으로 끝나 그 뒷이야기들을 볼 수 없었던 것은 아주 큰 유감이다. 많은 삼국지를 읽으며 그중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고자 했다면 단연 유비다. 유비는 자신의 처지를 냉정하게 파악해 때를 기다릴 줄 알았고 사람을 가슴 깊이 품은 의리파다. 백성을 아끼는 자상한 지도자로 대외적으로 충성을 내세우면서도 자신의 실리를 취한 현실적 인물이다. 조조가 모든 것을 갖춘 가문에서 자신의 천재적 기량을 마음껏 드러낸 데 비해 유비는 자수성가형이란 면에서 실제로 따라 할 수 있는 성공사례이기도 하다. 무적의 창술로 일세를 풍미한 조자룡의 무를 닮고 싶어 꾸준히 운동한 것도 삼국지의 영향이다. 한 면의 지면에서 다 설명하기 힘든 놀라운 책이다. 이 모든 것이 아버지의 삼국지 독서에서 비롯된 것이다. 삼국지가 내 책읽기의 시작이기에 실상 이 글은 아버지 박봉현 님을 헌정하는 글이기도 하다.
재래시장은 일반 시민들에게는 매우 익숙하고 정겨운 곳이다. 무엇을 콕 찍어 말하기는 힘들지만 어딘지 모르게 푸근하고 넉넉한 인심을 느낄 수 있고 사람 사는 냄새가 자연스럽게 풍겨나오는 것을 느끼게도 된다. 전통적인 정다움과 편안함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장상인들이 자발적 협력과 각종 정책들에 힘입어 재래시장이 현대화되면서 시장을 찾는 발걸음도 갈수록 가벼워지고 있다. 새해와 함께 다섯 살 아들의 생일상을 차리기 위해 성동시장을 찾은 김경진 씨의 페북이 시장을 진정으로 아끼는 일상을 담아 많은 페북 친구들의 공감을 받았다. 성동시장 곳곳을 다니며 조개도 사고 김밥과 떡볶이, 수제비도 먹고 소고기까지 산 김경진 씨는 가는 곳마다 정이 느껴진다며 시장안은 제법 쌀쌀하니 상인 여러분이 따듯하게 입고 코로나 시기에 힘내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1월 3일에 올려 20시간이 지난 현재 이 글은 100여개의 좋아요와 34개의 댓글이 붙으며 새해를 따듯하게 밝혔다. 아들의 다섯 살 생일 축하에 새해 인사, 떡볶이 먹은 진미분식에 대한 오랜 추억과 고향의 냄새를 그리워 하는 댓글들이 주종이다. 재래시장의 장점을 잘 모르는 이들에게 재래시장은 아직도 불편하고 지저분한 곳쯤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김경진 씨 말처럼 시장이 여름에 좀 덥고 겨울에 좀 추운 단점은 있지만 그것을 웃도는 정과 멋이 녹아 있다. 시장을 생각하면 표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의 무례도 떠오른다. 새해에 현충원이나 지경 현충탑을 찾는 정치인들이 많다. 호국 영령과 순국선열들을 기리는 마음과 함께 새해라도 시장에 나와 상인들과 인사 나누고 직접 장보기를 해 볼 것을 권한다. 평소에는 시장 근처에도 얼쩡거리지 않을 만큼 관심을 끊고 있다가 선거철만 되면 시장을 찾아 어설픈 표나 구걸하고 시장을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열 올리는 정치인들이 실제로는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 암초들이다. 어린 아들의 생일을 맞아 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마음을 나누는 김경진 씨 마음의 10%라도 정치인들이 본받기 바란다.
-영국 최고의 랜드마크 ‘타워브리지’ ‘그리니치’ 천문대를 본 후, 유람선을 타고 템즈강 물을 따라 수상 관광을 했습니다. 유람선 위에서 런던의 옛 모습과 현대 모습을 바라볼 수 있는 수로공간이예요, 런던의 주요건물인 국회의사당, 빅벤, 아이등 전통 건물과 신시가지의 신형 고층건물 등 좋은 경치가 좌우에 전개되고 있었어요. 물은 흐리고 탁했지만 더운 날씨에 시원한 강물과 선선한 바람이 불어 좋았어요.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4~500년 전에는 이강이 겨울엔 얼어붙었다고 해요. 런던 사람들이 얼음판위에 상점, 주점, 시장 등 ‘테임즈강의 얼음장’을 열었고, 축구, 썰매경기를 하며 겨울 축제놀이 마당으로도 활용했다고 해요. 영국의 최고 랜드 마크인 ‘타워브리지’가 육중한 모습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테임즈강을 가로 질러 우뚝서있는 모습이 마치 개선문처럼 생겼어요. 100여년간이나 그 자리를 지켜온 중세의 성(城)처럼 보이기도 하고요. 길이가 260여미터, 두개의 상판이 서로 맞물고 있는 다리인데, 그 무게가 무려 2000톤 정도라고 합니다. 영국 산업 전성기(18세기)에 유럽에서 도버해협을 통과해 영국으로 들어오는 선박들의 유일한 입항 수로역할을 하며, 팔(八)자 모양으로 다리를 열어 올리곤 했데요. 테임스강 지하도를 통해 탑 위로 올라 직접 걸어서 건너보았고, 내려와 탑 주변 강변도 걸어봤습니다. 구름같이 모였던 사람들이 어느새 강물처럼 흘러가는 물살 같은 유명관광 다리였습니다. -‘런던타워’를 바라보며 템스강 북쪽 선착장에 내리면 강변에 이름난 관광명소인 ‘런던 타워’가 육중하게 자리 잡고 있어요. 세계문화유산으로 보존되고 있는 곳이지요. 애들이 피곤하다고해서 입장관람은 못했지만, 옆 쉼터에서 건물을 바라보며 다른 관광팀 가이드의 설명을 잠깐 들었어요. 영국 정복자 윌리암 1세가 런던을 방어할 목적으로 만든 요새인데, 내부 성채와 해자로 되어있으며 그 안에 여러 채의 견고한 건물들이 들어서 있답니다. 이곳은 국사범의 감옥이자 중죄를 지은 왕족들의 처형장으로 이용되었고, 또 무기고와 조폐국으로도 사용되었으며, 지금은 영국왕실의 보물 보관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영국 국가적 중요행사장소, 런던 ‘세인트 폴 대성당’ 런던 타워를 지나 복잡한 시내 거리로 들어서자, 무척이나 육중해 보이는 성당이 나타났어요. 원형 돔형식의 장엄한 성당인 ‘세인트 폴 대성당’인데, 유럽에서 베드로 다음으로 큰 성당이라고 합니다, 높이가 110여 미터로 영국을 대표하는 성스런 중요행사 건물로도 이용된다고 해요. 영국 왕실의 결혼식이나 국장과 같은 국가적인 행사가 거행되는 장소이자, 위인들의 무덤이나 위령안치소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604년에 처음 세워진 건물인데, 몇 차례의 화재로 인하여, 찰스 2세의 명에 의하여 1675년부터 재건축하여 완공되었었고, 세계 2차 대전 때 일부가 파괴되어 복구 되었다고 해요. 지하납골당엔 웰링톤, 나이팅게일, 넬손 제독과 같은 영국을 빛낸 인물들의 묘지가 있고, 처칠, 대처수상 및 영국 유명인사의 장례식 등 종교적인 큰 행사가 수행된 성당이며, 그리고 다이애나비와 찰스왕태자의 세기적인 결혼식장소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또한 이곳 지하에는 세계 2차 대전 때 영국군인 전사자들은 물론, 한국전쟁 때 돌아가신 영국 군인추모 위령비도 모셔져 있어, 감사하는 마음에 가슴이 뭉클, 고개가 숙여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