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말이 정확한지…, 통일된 ‘지방소멸지수’가 반드시 나와야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시체육회 여준기 회장이 제2대 경주시체육회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 여 회장은 지난 21일 경주실내체육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선 2기 경주시체육회장에 당선 될 수 있게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초대 회장에 당선된 후 3년간의 소회를 밝히며 공정하고 깨끗한, 그리고 건강한 체육회를 만들어 왔다고 강조했다. 다만 여준기 회장은 “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코로나19 등으로 여러 대회와 행사들이 취소나 연기돼 경주시민을 비롯한 체육인들을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주시체육회의 도약과 비상을 위한 새로운 변화를 위해 무겁고도 엄숙한 마음으로 제2대 경주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다”고 전했다. 여 회장은 선거에 출마하며 △경주 시민을 위한 선진국형 친환경 시민운동장 건립을 위한 초석 마련 △경주시와 협의를 통한 국민체육센터 건립 △각 종목단체와의 협업 및 다양한 기금 사업을 통한 생활체육 프로그램 발전 △초·중·고, 대학, 실업으로 이어지는 전문체육시스템 정착 및 2023년 경북도민체전 전 종목 출전으로 종합 3위 달성 △‘체육전문위원회’, ‘위견수렴위원회’ 설치로 지역내 체육과 관광 접목 중장기계획 수립 △종목별 대회 예산 현실화 등을 공약했다. 여준기 회장은 최근 이슈가 됐던 경주시축구협회와의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축구협회와는 법적인 분쟁을 중단하고 협회장 선거를 통한 축구협회 정상화를 추진하기 위해 지원과 노력을 할 것”이라며 “행정적 절차를 제외한 모든 정리가 완료됐다”고도 밝혔다. 마지막으로 여 회장은 “경주시체육회장 선거를 앞두고 여러 루머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진실을 꼭 확인하고 알아주시길 당부드린다”면서 “체육인에게는 자부심을, 경주시민에게는 건강과 행복을 지켜주는 체육회를 만드는데 헌신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선 2기 경주시체육회장 선거는 12월 22일 화랑마을에게 치러진다.
경주시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SMR(소형모듈원자로) 국가산업단지 유치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헌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이 일제히 SMR 관련 예산 전액삭감을 주장하면서 내년도 정부의 SMR 관련 예산이 ‘원안 유지’와 ‘전액 삭감’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SMR 예산을 둘러싼 국민의힘 위원들과 더불어민주당 위원들의 공방이 펼쳐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오태석 제1차관은 “SMR과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경제성과 안정성 확보가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그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면서 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I-SMR) 기술개발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송기헌 위원은 경제성 논란, 핵폐기물 처리 문제, 재생에너지 대체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전액 삭감을 주장했다. 송기헌 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위원들은 △결과가 없는 원자력 연구 사업 사례 △SMR의 활발한 민간 연구 진행 △실용화 시 대도시 인근 수용 여부 △사용후핵연료 폐기물 처리 대안 부재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증가로 원자력 대체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이에 국민의힘 위원들은 “SMR 기술 없이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전 정부부터 추진해온 탄소제로 정책 실현이 굉장히 어렵다”면서 “기후변화 대응, 미래 먹거리 확보 등 세계 시장 경쟁에서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시기를 놓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2026년이 되면 전 세계 SMR 시장이 13조4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갈 수 있는 좋은 산업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에 대해 “사막기후가 있는 중동, 땅이 넓은 국가는 신재생에너지 생산 비용이 저렴하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고도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내년도 SMR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국민의힘에서는 김영식 의원을 포함한 22명의 의원이 참여해 SMR 지원법을 발의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선진소형원자로 경쟁력 강화 및 상용화 촉진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김영식 의원은 “최근 선진소형원자로가 미래 핵심 에너지기술로 부각되면서 각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형 선진소형원자로를 통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SMR을 활용한 시스템의 연구·개발·실증·상용화 및 수출 지원에 관한 사항 △SMR 종합발전계획 수립 △SMR 시범사업 실시 △SMR 관련 전문인력 양성 시행 등을 담고 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9월 사업비 2억5000만원을 확보해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타당성 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북도와 산학연 등 7개 기관이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경주시가 2023년도 본예산 1조8450억원을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다. 내년 본예산은 올해 본예산 1조5650억원보다 2800억원(17.9%) 증가한 규모로 역대 최대다. 일반회계 1조5820억원, 특별회계 1333억원, 공기업특별회계 1297억원으로 편성했다. 시는 철저한 재정분석과 국회, 중앙부처를 수시로 방문하며 현안사업 추진의 필요성을 토로한 끝에 보통교부세와 국·도비가 크게 증가한 결과라고 밝혔다. 내년도 예산은 민생경제 회복을 비롯해 코로나19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위기극복을 위한 핵심정책 전략 T/F 사업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 시가 편성한 세출계획은 사회복지·보건 분야가 31%로 가장 많고, 국토지역개발·교통물류 15%, 농림해양수산 13%, 문화·관광 10%, 공공질서 및 안전·환경 8% 순으로 배정했다. 중점 사업별로는 핵심정책 전략 T/F 사업에 99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서라벌 도심활성화 전략사업에 194억원을 편성했다. 신라달밤 황금조명 갤러리 90억원, 서라벌 황금정원 프로젝트 34억원 등이다. 경주혁신농어업 전략사업으로 193억원을 편성했다. 귀농귀촌웰컴팜하우스 70억원, 어촌뉴딜사업에 58억원 등을 배정했다. 또 온가족 행복경주 전략사업에 255억원을 편성했다. 어르신 무료택시 운영지원 30억원, 중소기업 청년일자리 및 청년 창업 지원 41억원 등이다. 스마트시티 혁신 전략사업에는 168억원을 배정했다. 경주페이 130억원, 버스정보시스템 확대구축 15억원 등을 편성했다. 클린녹색 환경도시 전략사업은 143억원으로 경주 그린뉴딜 천년숲길 130억원 등을 투입하기로 했다. 특히 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한 사업으로 문화관광 통합환승주차장(황남), 양남, 황성 등 공영주차장 조성 78억원, 제2금장교 건설 50억원, 흥무로(동대교~동대유치원) 개설 30억원 등을 편성했다. 이외에도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사업 71억원, 태풍 힌남노 피해복구 141억원 등 임업자원의 효율적인 관리는 물론 자연재해 예방 및 노후위험 저수지 시설 개선에도 중점을 뒀다. 주낙영 시장은 “2023년도 본예산안은 민생경제 안정, 지역 균형발전, 핵심정책 전략T/F 사업을 통해 역사관광문화도시를 넘어 첨단미래과학도시로 비상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한편 내년도 예산안은 오는 28일부터 열리는 제272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제8회 서라벌아코디언 음악회가 지난 20일 경주예술의전당 원화홀에서 성료했다. 경주서라벌아코디언이 주최하고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가 후원하는 이번 음악회에서는 서라벌 아코디언, 전영숙 아코디언앙상블, 포크송밴드(행복을 주는 사람들), 고여순 아코디언앙상블 등 경주, 부산, 대구 아코디언 4개 동호회 30여명의 아코디언들이 참여했다. 1, 2부로 나눠 구성된 무대는 ‘울고넘는 박달재’ ‘어느 60대 노부부의 이야기’ ‘꿈에 대화’ ‘라라라’ ‘갑돌이 갑순이’ ‘백만송이 장미’ ‘고래사냥’ ‘님과함께’ 등 옛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곡들로 풍성하게 꾸며졌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13일 ‘K-지방소멸지수 개발과 정책과제’ 보고서에서 전국 228개 시·군·구의 지방소멸 위험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경주시는 지방소멸지수 ‘1.031’로 총 6단계 중 네 번째 단계인 ‘소멸예방지역’에 포함됐다. 굳이 순위를 매기자면 전국에서 104번째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번 보고서는 지역 간 인구이동을 유발하는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에 기반해 개발한 ‘K-지방소멸지수’를 적용해 지방소멸 위험도를 조사했다. K-지방소멸지수는 1인당 경상연구개발비, 전산업다양성지수, 지식산업 비율, 1000명당 종사자 수, 1인당 GRDP, 인구증감율 등을 측정해 산업연구원이 새롭게 개발한 지표다. 지수단계는 모두 6개로 소멸위험지역, 소멸우려지역, 소멸선제대응지역, 소멸예방지역, 소멸안심지역, 소멸무관지역이다. 조사 결과 전국 소멸위험 지역의 절반가량을 경북이 차지했다. 모두 9곳 가운데 경북에서는 울릉·봉화·청송·영양 등 4곳이 포함됐다. 소멸우려 지역까지 포함하면 전국 59곳이고, 경북은 총 9곳이 소멸 위기에 직면했다. 소멸선제대응지역은 고령·예천·문경·상주·영주·성주·영천·안동 등 8곳, 소멸예방지역은 김천·포항·경주 등 3곳, 소멸안심지역은 경산·칠곡·구미 등 3곳이었다. 소멸무관지역은 경북에서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문제는 지방소멸지수를 조사하는 기관들이 소멸지수 산출에 활용하는 지표가 달라 그 결과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지방소멸지수 조사와 관련한 기관은 산업연구원의 K-지방소멸지수,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 한국고용정보원의 지방소멸지수(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 등이 있다. 이중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는 65세 이상 고령자 대비 젊은 여성(20~39세)의 비율로 지방소멸 정도를 측정하고 있다. 또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는 연평균 인구증감률과 청소년순이동률, 주간인구 등 8개 지표에 가중치를 곱해 산정한다. 이번에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K-지방소멸지수는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을 거시경제 차원에서 생산-분배-지출의 선순환구조와 지역경제의 실물경제 순환적 구조를 접목했다.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은 혁신활동→산업구조 고도화→고부가가치 기업 집적→지역성장 순으로 순환하는 과정으로 보고, 이들 순환과정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6개 지표로 지역경제 실상을 대변할 수 있는 K-지방소멸지수를 측정한 결과다. 각각의 지표 산출기준을 토대로 조사한 것으로 결과 또한 제각각이다. 경주시의 경우만 놓고 보더라도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는 지난 2018년 6월 0.494로 소멸위험지역에 첫 진입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 10월말 기준으로는 0.352로 소멸지수가 크게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의 지방소멸지수에 빨간불이 들어온 셈이다. 특히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는 인구 재생산력에 의존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어 이에 대한 정의 및 개념이 새로이 정립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에서는 다른 결과가 도출됐다. 행정안전부가 지난해 발표한 인구감소지수 조사 결과 경주시는 ‘인구감소지역’에 이어 두 번째로 지표가 나쁜 ‘관심지역’으로 분류됐다. 당시 인구감소지역으로는 전국 89개 시·군·구가 포함됐고, 경주시를 포함한 18곳은 ‘관심지역’으로 지정됐었다. 하지만 산업연구원이 이번에 발표한 보고서에서는 경주시의 지방소멸지수가 이들 2개 기관의 조사와 비교해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성적표를 받았다. 경주시가 포함된 ‘소멸예방지역(1.0~1.25미만)’에는 경북의 김천시, 포항시와 대구 수성구, 서울 성북구, 경남 김해시 등 전국의 31개 시·군·구가 함께 분류됐다. 마스다의 지방소멸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20~30대 여성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각종 정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또 행정안전부의 인구감소지수에 대한 대응은 정부가 나서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10년 동안 매년 1조원, 총 10조원의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인구감소지역과 관심지역에 지원키로 했다. K-지방소멸지수는 인구이동을 유발하는 지역경제 선순환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해 산출된 지수로, 소멸 위험에서 벗어나려면 산업·경제적인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이처럼 지수를 산출하는 지표와 결과가 기관마다 제각각이고, 대응방안 역시 달라 대다수 지자체들이 지방소멸 위험에 대응하는데 있어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 심각해지고 있는 현실에서 지방은 뚜렷한 대응책 마련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가운데 지방소멸에 대한 지수와 대응책마저 천차만별이어서는 안 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실질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지방이 처해 있는 현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지방소멸지수와 관련한 통일된 국가승인통계를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원전 최대강국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윤석열 정부가 ‘2023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국회 시정 연설을 통해 다시 한 번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 복원과 원전 수출을 적극 지원하고,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해체기술개발 등 차세대 기술의 연구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13일 경주시는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에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밝혔다. 경상북도, 포항공대,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수력원자력(주), 한국전력기술(주), 한국원자력환경공단 등 7개 기관 대표들이 ‘경주 SMR 국가산업단지 추진보고회 및 업무협약식’을 가졌다. 아마 SMR 국가산업단지로 경주가 지정되면 원전산업 육성, 경주 SMR 산업생태계 구축 지원, 원전전문 인력 양성 및 산학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상생발전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형식이 아니고 알맹이가 중요하다. 바라건대 문무대왕과학연구소와 중수로해체기술원, 방사성폐기물 정밀분석센터, 원자력전문 인력양성기관이 서로 시너지 효과를 누려야 하고 특화된 SMR 국가산업단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정부가 원전 수출과 원전 진흥 쪽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원전을 가동한 지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지 않아 고준위 핵폐기물을 건식저장시설에 노상으로 임시로 저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1월 10일부터 11일까지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는 국내외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서 ‘제8차 방사성 폐기물 안전관리 국제심포지엄’이 열렸다. 국제심포지엄에 참석한 해외 전문가들은 지난 7월 우리나라가 초안을 발표한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R&D 기술 로드맵’과 지난해 12월 수립된 제2차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에 의해 구체화되고 있는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대해서 높은 관심을 보였지만 정작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국회에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국회의원(‘21.9.15), 국민의힘 김영식 국회의원(’22.8.30), 이인선 국회의원(‘22.8.31.) 등이 발의를 했고 조만간 관련 소위원회, 법사위를 거쳐, 최종적으로 본회의를 거쳐야 하지만 여·야의 극한 정쟁으로 인해 올해 안으로 통과가 될지 의문스럽다. 내년 2월 임시회기까지 통과하지 못하면 2024년 4월 10일에 있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때문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법안’은 표류할 가능성이 많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으로 촉발된 국제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의 국제적 흐름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원자력 에너지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원전 최강국 건설’이라는 미명아래 2030년까지 28기의 원전을 가동하고, 노후 원전 10기를 수명연장 하고, ‘원전수출전략추진단’을 통해서 폴란드·체코에 원전수출을 통해 원전산업 생태계를 복원하겠다는 정부가 정작 고준위핵폐기물 특별법 제정에는 소극적인 것 같다. 원전수출과 원전 생태계 복원에 중점을 두다 보니 정작 고준위핵폐기물처분장 문제는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리는 느낌이다. 약 1만8000톤의 고준위핵폐기물이 원전 내에 임시로 저장 중인데 국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고준위핵폐기물처분장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까지 값싼 에너지라고 여겨온 원자력에너지를 우리는 전력의 대략 30%까지 활용해 왔다.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는 미래세대에게 넘길 문제가 아니다. 고준위핵폐기물은 엄청난 높은 열과 강한 방사선이 나오기 때문에 철저한 안전관리가 요구된다. 10만년까지 관리를 해야 하는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를 여·야, 보수, 진보, 수도권, 지방을 떠나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제정을 위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해 본다. 첫째, 핀란드의 사례에서 보듯이 충분한 토론과 과학적 검증, 국민적 수용성이 선행되어야 한다. 둘째, 안전성이 검증된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수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방사성폐기물학회 등 전문가들의 협업이 필요하다. 셋째, 투명한 정보와 민주적 절차가 필요하다. 넷째, 유치지역에 특별지원금을 비롯한 범정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다섯째, 원자력발전소 안에 임시 건식저장시설에 대한 안전성 확보 방안과 지역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여섯째, 월성원전의 중수로 특성상 사용후핵연료가 많이 나온다. 1992년 4월부터 지금까지 30년간 임시건식저장시설에 저장된 48만 다발에 대한 그동안의 보관세(지역자원시설세)를 정부는 지급해야한다. 그래야 2016년까지 정부가 경주 월성원전에 있는 고준위핵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다른 곳으로 가지고 나가겠다는 약속 불이행에 대한 경주시민의 불만과 저항에 어느 정도 보답하는 길이 될 것이다.
김장철이 다가왔다. 2년 전 농가 돕기 행사로 진주교외 어느 농가에 밭에 심어놓은 무를 캐러 간 적이 있다. 30분가량 차로 이동한 산중턱 무밭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한가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무잎은 하나도 없고 무들만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무청이 시장성이 뛰어나고 무보다 훨씬 비싼 관계로 밭주인이 무청은 다 걷어가고 무만 일손 부족으로 남겨뒀다는 뒷얘기를 들었다. 이처럼 무가 천대받는 것은 필자가 어릴 때를 생각해보면 정말 상상하기 어려운 반전이다. 어릴 적 고향 집 채전 밭에는 김장용 배추와 무가 심겨 있었다. 모친은 이맘때쯤 월동준비로 채전밭 배추와 무로 김장을 준비했었다. 채전밭에 난 무는 동치미와 깍두기를 충분히 담글 양을 온전히 제공하고도 남았다. 김장용 무에서 남겨진 놈들은 무 구덩이를 만들어 겨우내 저장해 두고 간식으로 했다. 어릴 적 동짓달 긴긴밤 사랑방에서 가마니를 짜시던 부모님은 출출한 배를 채워줄 무를 가져오는 일은 언제나 집안 막내인 필자에게 시켰다. 집 밖 대문을 나가 바람이 휘휘 부는 무 구덩이에서 무를 가져오는 일은 혼자서 공동묘지를 다녀오는 일처럼 무섭고 꺼려지는 일이었다. 두근거리는 가슴을 안고 무 구덩이 앞에 무릎 꿇고 구덩이 속을 더듬던 필자는 혹시 쥐가 숨어서 내 손을 물지나 않을까 하는 괜한 공포심을 가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물에서 길은 찬물로 씻어 양푼 한가득 무를 가져갈 때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무를 깍아 먹는 재미에 괜한 뿌듯함에 이 일을 도맡아 했던 추억이다. 필자의 처가는 목포이다. 신혼 초 아내와 나는 좋아하는 음식이 서로 달랐는데, 아내는 겨울철이면 군것질 음식으로 유난히 고구마를 좋아해서 시장에서 사다 먹었다. 아내는 고구마 먹을 때마다 어린 시절 겨우내 동네 이웃이 전해준 해남 고구마 한 가마니를 광에다 두고 밤마다 삶아서 동치미 국물에 먹었다며 자랑했었다. 해남 고구마는커녕 고구마조차 꿈도 꿀 수 없었던 필자는 아내가 무척 부러웠다. 무를 먹고 배출하는 트림과 가스의 고약한 냄새에 추운 겨울밤 방문을 열어젖혀야 했던 해프닝은 아무래도 자랑거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나이 들어 반전이 찾아왔다. 어쩔 수 없이 무를 먹던 필자의 입맛은 긴긴 겨울밤 고구마 대신 제주 무를 찾게 되었다. 겨우내 밤마다 출출할 때면 무를 먹는 것이 하나의 버릇처럼 되었다. 무를 먹고 나면 속이 편하고 가스도 잘 나오고 해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느낀다. 그런 무의 혜택을 받고 나서부터 고구마를 먹던 아내가 부럽지 않게 되었다. 무는 우리나라 4대 채소 중 하나로 종류가 다양해 출하되는 계절에 따라 월동무, 봄무, 총각무, 열무 등이 모두 제각각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중 월동무는 뿌리가 단단하고 매운맛이 덜해 생으로 먹어도 달고 맛이 좋다. 바로 필자가 어린 시절 먹던 그 알싸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내던 무인 것이다. 무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보다 훨씬 많은 유익함을 가지고 있는 구근식물이기도 하다. 무에 함유된 메틸메르캅탄 성분은 감기 예방에 효과적이며, 글루코시노레이트 성분은 독성을 제거해주고 식중독 예방과 항암효과에 좋다. 또 콜레스테롤을 배출시키는 효과가 있어 성인병 예방에 효과적이며, 무에 함유된 아밀라아제와 디아스타제는 단백질과 지방을 분해하는 성분을 갖고 있다. 또 높은 수분 함유량으로 숙취의 원인이 되는 성분을 배출시켜주고 탈수 증상을 막아 숙취 해소에 효과적이다. 무를 먹으면 소화가 잘 되고 술 깨는 데도 좋다는 말은 민간에 떠도는 속설이 아니라 이런 정확한 과학적 검증을 거친 것이다. 무의 뿌리에는 섬유질이 많아 변비 예방에도 좋고 열량은 낮은 반면 포만감이 커 다이어트에도 적합하다. 이러니 내가 고구마 좋아하는 아내에게 큰소리칠 명분은 차고도 넘치는 것이다. 독자분들께도 동짓날 기나긴 밤, 당도 높은 과일이나 목 막히는 고구마보다 소화에 좋고 비타민 C도 풍부한 무를 적극 권해 드리고 싶다.
경주시 황성공원을 남쪽방향에서 들어가다 보면 임진왜란 때 경주성 탈환의 공을 세운 경주부윤 무의공(武毅公) 청신재(淸愼齋) 박의장(朴毅長,1555~1615)의 《박무의공 수복동도비(收復東都碑)》를 만난다. 애초에 비석은 1861년 경주관아에 세워졌다가 황오동, 인왕동을 거쳐 2001년 현재의 황성공원 자리에 이건 되었으니, 참으로 사연이 많은 비석이라 하겠다. 무안박씨 박의장은 영해부(寧海府) 원고리(元皐里)에서 태어났다. 조부는 공조참의 박영기(朴榮基), 부친은 현감 박세렴(朴世廉), 모친은 영양남씨 남시준(南時俊)의 따님이다. 무안박씨 중시조는 고려조 박진승(朴進昇)으로, 훗날 박지몽(朴之蒙,1445~1555)이 영해박씨와 혼인하며 영해로 이거 하였고, 그 후손 가운데 박의장이 있었다. 19세(1573)에 참봉 이지영(李之英)의 따님과 혼인하였고, 23세(1577)에 무과에 급제하였으며, 37세(1591)에 경주판관(慶州判官)을 맡았다.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하고 경주부윤 윤인함의 부덕함으로 백성의 안위와 전쟁의 급박함을 도맡아 행하였고, 이후 경상좌도 관찰사겸순찰사 한효순(韓孝純,1543~1621)에 의해 공로가 보고되어 39세(1593)에 경주부윤이 되었다. 1599년 5월까지 경주부윤을 역임하며, 임진왜란 시 경주부를 수호하고, 경주성 탈환 작전에서 화차(火車)와 비격진천뢰(飛擊震天雷)를 사용해 큰 성과를 이뤘으며, 사후에 호조판서에 추증되었다. 영양남씨 시암(時庵) 남고(南皐,1807~1879)는 「제해신문(祭海神文)」을 지어 박의장의 행적을 새긴 《동도복성비(東都復城碑)》를 선박으로 운반하며 비석의 무사 운반을 꾀하였는데, 즉 황성공원에 세워진 《수복동도비》가 경주가 아닌 다른 곳에서 제작되어 뱃길로 운반되었다는 사실을 담고 있다. 祭海神文 바다신에게 바치는 글. 경신년(1860) 박 무의공 동도복성비(東都復城碑) 배로 운반할 때 지난번 임진년에 왜선이 바다를 건넌 것은 바다신의 부끄러움이었지만 당시에 무의공 박의장이 계셔서 동경을 되찾아 바다가 다시 편안히 흐르고, 끼친 은덕은 백성에게 머물러 오랫동안 잊지 못할 일이었다. 용머리 장식에 공로를 새기고 수레에 실어 육지로 운반하는데, 많은 소들이 머리를 돌리어 뱃길을 통해 이 일을 도모하였다. 이백여 년 동안 이 돌은 바다를 떠다니다가 신의 아름다운 보호로 고래와 용도 두려워 복종하고, 바람신의 도움으로 뱃사공들이 칭송의 노래를 부른다. 제문을 보면 무거운 비석을 운반하려면 일만 마리의 소도 고개를 돌려버릴 것이라며 차라리 물길을 통해 운반하는 것이 더욱 수월함을 암시한다. 실로 경주부윤 박의장이 이룬 업적이 큰 것임을 비유하는 말로 그의 치적을 높이 평가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정확히 어느 곳에서 비석이 제작되어 경주땅으로 들어왔는지 증거할 자료가 부족한 상황이지만, 영해 원구리에 사는 남고선생이 제문을 지은 것을 추측해보면, 영해 방면에서 동해바다를 통해 경주부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 영해면 원구리에 영양남씨, 무안박씨, 대흥백씨 등 3성이 대대로 살았다. 영양남씨 역시 의병활동에 적극적이었는데, 특히 난고(蘭皐) 남경훈(南慶薰,1572~1612)은 부친 그리고 남의록(南義祿)과 함께 의병에 가담하였고, 문천회맹과 경주성 수복에 큰 역할을 하였다. 경주의 인물인 우암 남구명(南九明,1661~1717)은 영해 원구리에서 경주부 영호(影湖)에 이거하였고, 의병장 남경훈의 증손자이다. 남고는 류치명(柳致明,1777~1861)의 문인으로, 우촌(雨村) 남상교(南尙敎,1783~1866), 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 동림(東林) 류치호(柳致鎬,1800~1862), 정와(訂窩) 김대진(金岱鎭,1800~1871) 등과 교유하였다. 1860년 6월에 「박무의공동도복성비명병서(朴武毅公東都復城碑銘幷序)」를 지은 고계(古溪) 이휘령(李彙寧,1788~1861) 역시 허임(許恁), 류태좌(柳台佐), 경주부윤 응와(凝窩) 이원조(李源祚,1792~1871), 경주의 이종상 등과 교유하며 글을 주고받았다. 이는 여러 인물들과 혼반(婚班)을 통해 다양한 인맥을 구성하였고, 글을 주고 받는 상황에 특히 경주의 이종상 등이 비석에 관여하였을 것으로 판단되며,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게다가 경주성 수복의 주역이 박의장 또는 영천과 신령의 의병장 정세아(鄭世雅)와 권응수(權應銖) 등의 공로도 기억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논란이 가중되는 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서 이 비석이 갖는 의미가 더욱 비중 있어 보인다.
황금 들녘을 가득 채웠던 벼들이 잘려 나가고 하얀 마시멜로우가 드문드문 자리를 대신하는 계절이다. 창밖 논 멍을 사시사철 즐기는 내게 지금은 가장 재미없는, 황량한 계절이다. 그러나 일 년 농사를 지었던 농부들에게는 추수의 기쁨을 만끽하며 모처럼 여유를 느끼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갈수록 줄어드는 쌀소비량과 반대로 풍작으로 넘쳐나는 쌀수확량에 가격이 내려가면서 올 한해는 농부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것은 아닌지 걱정도 된다. 우리나라는 쌀을 주식으로 하는 나라다. 그러나 외국 식문화의 유입과 풍족한 먹거리로 인해 쌀소비량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쌀이 부족한 시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반대로 쌀을 제외한 각종 곡물의 자급률은 5%가 되지 않는다. 아줌마도 안 믿었다. 마트에 가면 쉽게 보이는 국산 콩, 곡물들이 넘쳐나는데, 자급률이 5%도 안 된다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각종 가공품을 생각해야 한다. 콩만 생각해도 마트에 진열된 간장, 된장, 두부를 보자. 국산 콩으로 만든 제품은 눈을 씻고 잘 찾아봐야 찾을 수 있다. 엄마가 되면서, 오지랖 넓은 아줌마가 되기로 마음먹었기에 식생활 교육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강사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식자재에 대해, 식탁 먹거리에 대해 좀 더 넓고 깊게 공부하기 시작했다. 식생활 교육을 받기 전과 후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장보기의 기준이 변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가격이 기준이었다면 교육 이후에는 올바른 먹거리냐는 것이 제1 기준이 되었다는 것이다. 두부는 아이들이 쉽게 단백질을 섭취하는 식재료로서 우리 가족이 샐러드로도 찌개로도 자주 애용하는 식품이다. 그래서 유전자변이 콩(GMO)을 배제하고 싶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가공품의 경우 GMO 표시가 의무가 아니다. 그래서 국산 콩을 이용한 제품을 찾는다. 그랬더니 수입 콩과 국산 콩을 이용한 제품의 가격 편차가 컸다. 그러나 아직 어린아이들에게,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하느냐는 질문에 답을 구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절약이 일상생활이 된 아줌마 입장에서 이것은 사치가 아니라 건강을 위한 올바른 소비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부는 그나마 선택이 쉬었다. 그러나 된장과 간장은 쉽지 않았다. 국산콩을 이용한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전통 요리장인들의 간장과 된장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도 아니었고 유통이나 보관의 문제가 있었다. 그래도 요즘에는 기업화한 곳들이 하나둘 생기면서 홈쇼핑이나 로컬매장에서 지역농민들이 만든 제품들이 진열된 곳들이 있다. 된장과 간장만 살펴봐도 이렇다. 고추장, 각종 야채들은 어떤가? 우리 동네에는 식자재마트가 여러 군데 있다. 보통 식당들에 유통되는 대용량 식자재들이 진열, 판매되는 곳들이다. 그곳에서 판매되는 각종 채소들을 보면 국내산과 수입산이 골고루 진열되어 있다. 그러나 내가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이라면 선뜻 국내산을 집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마음이 복잡해진다. 가격대가 만만치가 않기 때문이다. 즉 가정에서 국내산을 고집한다고 해도 외식이나 배달을 이용하는 식재료들은 수입인 경우가 많을 것이다. 국내산 식재료의 자급률이 5% 이하라는 말이 허구가 아니다. 밀, 옥수수, 보리, 조, 팥…, 자신 있게 자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 하나 없다. 각국의 정상들이 극우주의자들이 하나둘 집권하고, 세계가 경기침체로 들어가는 시점에 반도체도 국가사업이 되어야겠지만 먹거리야말로 국가 정책사업으로 지속 관찰·관리해야 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경유가 휘발유보다 비싼 세상이다. 곡창지대를 보유한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생산을 하지 못하기에 밀가루 등 각종 곡물 가격이 치솟고, 식용유 가격도 올랐다. 먹거리는 생명과 직결된다. 국내산 식자재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소비자가 똑똑해야 한다. 엄마가, 아줌마가 똑똑한 소비를 해야 한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해, 우리나라 농민들을 위해, 우리 자손들을 위해 무엇이 우선순위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리스트(F.Liszt/1811-1886)는 음악신동이었다. 그래서 리스트의 아버지 아담(그는 하이든이 몸담았던 헝가리 에스테르하지 가문의 집사였다)은 모차르트의 아버지 레오폴트처럼 일찌감치 아들을 위한 유럽연주여행을 기획했다. 덕분에 리스트는 체르니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살리에리에게 작곡을 배울 수 있었다. 연주여행은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아담의 이른 죽음(1827년/리스트 나이 16세)때문에 리스트는 졸지에 소년가장이 되었다. 자신의 유일한 재능인 음악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다. 그래서 일자리를 위해 어머니 안나와 함께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다. 리스트는 파리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다. 피아노 레슨은 그의 중요 수입원이었다. 제자 중에는 프랑스 유력인사의 딸인 카롤랭 드 생크릭(Caroline de Saint-Cricq)이라는 여인이 있었다. 리스트의 생애 첫사랑이었다(1828년). 하지만 카롤랭 부친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쳐 둘은 곧 헤어지게 된다. 첫사랑의 상처는 너무나 컸다. 리스트는 종교(가톨릭)에 귀의할 생각도 했다. 어머니의 만류로 성직자가 되려는 꿈은 접었지만, 실연의 아픔은 꽤 오래 갔다. 대신 당대의 유명작가였던 빅토르 위고(V.Hugo/1802-1885)와 하인리히 하이네(H.Heine/1797-1856)의 문학세계에 빠졌다. 큰 형님뻘인 베를리오즈와도 친분을 이어갔다. 리스트는 그들을 통해 낭만주의라는 거대한 흐름에 발을 담굴 수 있었다. 리스트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된 이벤트가 1832년 파리에서 열렸다. 당대 최고의 인기 바이올리니스트였던 파가니니(N.Paganini/1782-1840)가 콜레라로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한 자선콘서트를 연 것이다. 리스트는 이때 파가니니의 연주를 듣고 큰 충격에 빠진다.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파가니니의 화려한 연주기교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리스트는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기로 결심한다. 리스트가 아니면 칠 수 없다는 ‘초절기교 연습곡’은 이런 배경에서 탄생한 것이다. 파리 사교계의 떠오르는 신성이었던 리스트는 1833년 마리 다구(Marie d'Agoult/1805-1876)라는 귀족부인을 만나 사랑에 빠진다. 그녀는 리스트의 아이를 셋이나 낳는다. 이중에 유일한 생존자가 훗날 바그너의 부인이 되는 코지마(Cosima/1837-1930)다. 아무튼 다구부인은 리스트의 20대를 함께했다. 상드가 쇼팽보다 6살 연상인 것처럼, 다구도 리스트보다 6살이 많다. 다구 부인은 연상이지만, 상드처럼 모성애로 충만한 사람은 아니었다. 오히려 공주기질이 강했다고 한다. 다구부인은 리스트가 자신의 곁에 늘 머무르길 원했다. 하지만 리스트가 이를 무시하고 순회공연을 강행하자 이들 사이에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1840년대 리스트의 순회공연은 굉장한 인기를 끌었다. 갓 30대에 접어든 키 큰 미남은 압도적인 연주 실력과 쇼맨십으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그의 연주를 듣다가 기절하는 여성들이 속출했다. 연주가 끝나면 보석을 무대로 던지는 여성들도 있었다. 오늘날 아이돌의 팬덤(fandom)을 보는 듯하다. 하이네는 이들을 리스토마니아(Lisztomania)라고 명명했다. 리스트는 인류 최초의 아이돌이었다.
가을이 깊어지다 못해 이제 겨울을 향해 달려가는 월요일 오후에 핸드폰이 울렸다. 살면서 기억에 남는 영화나 책이 있으면 소개해 달라는 참으로 간단하지만 부담스러운 내용의 전화이다. 책이란걸 담 쌓고 살고, 영화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스쳐가는 영화들을 떠올려 보던 중에 갑자기 한 시인의 책이 생각나며 3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시작한다. 학창시절 정형화된 음률의 시를 배우고 시조의 의미를 해석해서 시험문제를 풀어야만 하던 교과과정에 찌든 나에게 ‘시’란 참으로 재미없는 그 자체였다. 그런 정형화보다는 ‘죽은 시인의 사회(1990년)’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외치던 ‘Captain! Oh my captain’이 훨씬 더 나의 가슴을 뛰게 하던 시절이라 더욱 그랬다. 그래서 사춘기 시절 감수성의 표현 아니면 괜한 반항심이었을지 모를 마음으로 해 질 무렵 경주고등학교 철봉 위에 앉아 노을을 보며 글이라는 걸 메모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사춘기를 보내고 있었다. 복잡하고 뭔가 있어 보이는 게 좋은 시인가? 언제까지 기성세대의 틀에 박혀 살아야만 하는 걸까? 고민하던 나를 비롯한 X세대에게 해성처럼 등장한 이가 있었으니 ‘서태지와 아이들’이다. 그리고 그 1992년에 함께 등장한 이가 있었으니 그 시인이 바로 ‘원태연’이다. 그 당시 나에겐 원태연 시인의 글이 서태지의 노래보다 더 좋았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느껴지는 마음 그대로를 간략하게 담아 옮긴 한 페이지, 한 페이지는 깔끔·담백하면서도 공감 100%로 나의 감성을 휘저었다. 굳이 설명하거나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하고 느낄 수 있는 게 ‘좋은 글’인 것 같아서 시집을 항상 갖고 다니며 읽고 소개했었다. 다시 시간이 흘러서 2집 ‘손끝으로 원을 그려봐 네가 그릴 수 있는 한 크게 그걸 뺀 만큼 널 사랑해’를 갖고 다녔다. 이 시집은 특히 소개팅에 나가거나 여자를 만날 때는 꼭 챙겨 다녔던 기억이다. 대중들의 취향과 트렌드는 급변하지만 감성에 대한 공감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이 없음은 3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시집이 출판되고 있음이 보여주는 것 같다. 이 시집을 처음 본 이후 나는 고2 때부터 메모로 남기던 글들을 컴퓨터에 저장하기 시작했고 대학시절의 연애사, 친구의 죽음, 군 시절, 배낭여행 등 가능한 많은 이야기를 남기다가 97년 가을에 이 글들을 묶어 1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제본했다. 나의 일기와 같은 글이라 20권만 만들어 나를 잘 아는 이들에게 선물하고 3권 정도는 갖고 있었는데 지금은 아들의 책장 어디에 꽂혀있을 것 같다. 그 당시에는 두 번째, 세 번째 ‘나만의 책’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는데 시간은 흘러 졸업하고 직장 다니고 가정을 꾸리며 나이라는 걸 먹다 보니 어느덧 그 꿈은 서서히 흐려져만 가고 내년이면 50살이라는 중년에 접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꿈이라는 게 잠시 접어두고 사는 것일 뿐 첫사랑이나 추억처럼 시간이 지나간다고 잊혀지는 건 아니다. 고2 때의 소년은 31년이 지나 49살이 됐지만 아직도 가끔은 그 고딩 때처럼 뭔가 끄적이곤 한다. 다만 이제는 ‘Edward Kim’이라는 필명으로 나의 SNS에 올리는 게 달라졌을 뿐이다. 어떤 책 한 권, 영화 한 편, 음악 한 곡이 삶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나에게 이 책이 그 정도의 존재는 아니지만 내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여러 가지의 감정을 생각하고 표현하고 다듬을 수 있게 도와줘서 심적으로 좀 더 포근한 삶을 살게 해준 건 분명한 사실이다. 오늘은 퇴근하면 책꽂이 어딘가에 있을 ‘나만의 책’을 다시 한번 꺼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최근의 끄적거린 글로 마무리해 본다. ■ 사랑하는 것과 사는 것 사랑하는 사람과 사는 게 아니라 / 살고 있는 사람이랑 사랑하는 거란다. 2022.06.26 ■ 술이란 술이란걸 마시면... / 위로 들어가는 가는 줄 알았는데 / 알고 보니 맘으로 들어가는 거였다. 2022.06.26 ■ 하늘과 마음 하늘이 맑으면 맘과 달라 안타깝고 / 하늘이 흐리면 맘 같아서 아프다. 2022.07.02. - by Edward KIM *김찬형 씨 : 경주출신으로 현재 유안그룹 전략영업본부 상무를 맡고 있다. 카카오스토리와 페이스북에 ‘형아의 밥상’, ‘아빠의 밥상’, ‘형아의 가족’ 등 이름 끝의 형을 넣어 직접 만드는 요리, 가족간의 에피소드 등을 올리며 가족에 대한 사랑을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형아 생각’으로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은 생각을 전하며 주변을 다독이는 따듯한 감성 남성이다.
지통천황이 저승으로 떠나고 난 뒤 84번가가 배치되어 있다. 84번가는 만엽집 권제1의 마지막 작품이자 권 제1 최대의 문제작이다. 84번가는 천무천황의 아들 장황자(長皇子)가 천지천황의 아들 지귀황자(志貴皇子)를 불러 함께 연회를 가졌을 때 만든 작품이다. 秋去 者 今 毛 見 如 / 妻 戀 尒 / 鹿將鳴山 尒 高野原 之 宇 倍 “가을(秋=持統天皇)이 가고나니 이제 나타남이여? / 그대를 그리워했다오. / 사슴이 장차 울게 될 산 고야원(高野原)의 집에 그대를 모시리” 원문 속 ‘추(秋)’는 추관(秋官)의 생략어이다. 중국 주나라의 관직으로서 형률을 관장하는 직위다. 여기에서는 지통천황을 말한다. 지통천황은 매우 혹독하게 형률을 집행한 천황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녀는 친언니의 아들인 대진(大津) 황자를 조사도 없이 하루만에 모반죄로 처형하였다. 지통천황을 추관(秋官)이라고 불러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그러기에 ‘추관이 갔다(秋去)’라는 구절은 ‘지통천황이 사망했다’로 풀어야 할 것이다. “가을(秋=持統天皇)이 가고나니 이제 나타남이여?”라는 구절은 천지천황의 아들인 지귀(志貴) 황자가 지통천황 치하에서는 무서워 숨소리도 내지 않다가, 그녀가 죽고 나니 나타났다는 의미이다. 천지 천황의 후손들은 지통천황에 의해 엄중히 감시받고 있었고, 조금만 이상하면 엄중히 처벌되었다는 사실이 암시되고 있다. 천무천황은 형 천지천황이 사망하자 난을 일으켜 조카를 죽이고 황위를 찬탈하였다. 우리나라로 말하면 수양대군이 계유정란을 일으켜 조카 단종을 죽이고 왕위를 찬탈한 것과 같다. 천무와 지통의 후손들은 십 대에 걸쳐 황통을 이어갔다. 천지천황의 아들 지귀황자가 천무천황의 아들 장황자에 의해 모임에 초대받았다. 지귀황자는 지통천황 치하에서는 숨도 못 쉬고 지내다가 지통천황이 사망하니 나타난 것이다. 이처럼 은인자중하며 지냈던 지귀황자의 아들이 훗날 천황으로 등극하게 된다. 광인천황(光仁, 770~781)이다. 드디어 천지천황의 손자가 천무천황계를 물리치고 황위를 되찾게 된 것이다. 이로써 만대를 이어가고자 했던 지통천황의 후손들로 이어지던 황통이 단절되었다. 84번가에 고야(高野)라는 고유명사가 있다. ‘사슴이 장차 울게 될 산 고야원(高野原)’이라는 구절이다. 지통천황 후손들의 황통을 끊고 즉위한 광인(光仁)천황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인 고야신립(高野新笠)이라는 여인을 황후로 맞았다. 광인천황과 고야황후 사이의 아들로서 황위를 승계한 이가 간무(桓武)천황이다. 이후 지금까지 그들 부부의 후손들에 의해 황위가 이어지고 있다. 누군가 ‘사슴이 장차 울게 될 산 고야원(高野原)’이라는 구절이 있는 84번을 마지막으로 만엽집 권 제1을 끝냈다. 여기에서의 사슴이란 제왕을 말한다. 만엽집 최대의 문제 구절에 나오는 고야(高野)라는 이름의 황후에 의해 천황이 태어났다. 이를 우연이라고 볼 것인가. 향가시대의 사람들은 향가의 힘이 황위의 교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믿었다. 누군가가 만엽집의 체제를 바꾸었다. 만엽집 권 제1에 고야의 후손들이 황위를 이어가게 주술을 걸었다. 향가의 힘은 이처럼 가공스럽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이 수험생을 대상으로 할인 이벤트를 펼친다. 경주엑스포대공원은 수능시험을 치른 수험생을 대상으로 18일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수험생 특별할인 이벤트를 마련, 그동안 입시 스트레스를 받은 학생들의 심신을 위로한다. 이 기간 동안 공원과 야간 체험형 산책코스 ‘루미나이트’ 입장요금을 50% 할인한다. 공원 입장요금은 1만원에서 5000원으로 ‘루미나이트’는 6000원에서 3000원으로 즐길 수 있는 것. 할인 이벤트 적용 대상은 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수험생 본인과 동반 1인이며, 반드시 수험표를 소지하고 방문해야 한다. 류희림 경주엑스포대공원 대표는 “수능시험을 준비하느라 수험생들이 육체적·정신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경주엑스포대공원에서 힐링과 휴식의 시간을 보내면서 심신의 피로를 씻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단법인 경주 한수원축구단(이하 구단)이 연고지인 경주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초등학생 축구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축구 페스티벌은 경주시를 연고지를 하는 구단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한 노력으로 진행되는 지역 밀착 활동 중 하나다. 페스티벌은 12월 3일 개최될 예정이다. 시간과 장소는 추후 참가자들에게 공지되며, 축구 클리닉, 풋살 경기 팬 사인회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축구 클리닉은 구단 소속 선수들이 직접 학생들에게 패스, 슈팅 등 다양한 축구 기초를 지도하고, 배운 기초를 바탕으로 풋살 경기를 진행해 경기 경험도 쌓게 할 계획이다. 선수들의 팬 사인회도 함께 준비 중이다. 페스티벌 참가를 원하는 경주시 초등학생은 오는 24일 오후 6시까지 구단 홈페이지상 팝업 또는 공지를 참조 후 신청하면 된다. 구단 사무국으로 유선(054-771-2017) 신청도 가능하다. 다만 신청 인원에 따라 조기 마감될 수 있다. 한편 구단은 내년부터 U-12팀을 본격 운영하고, 각종 대회와 리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관심 있는 경주지역 1~5학년 초등학생은 구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이계 홍양호(耳溪, 洪良浩 : 1724-18020)는 1747년(영조 23) 진사시에 합격하고 대과에 합격하여 경주 부윤(1759)을 거쳐 이조판서와 영의정에 이른 사람이다. 홍양호는 경주부윤으로 부임하여 김유신장군비, 진흥왕비, 문무왕릉비를 발굴하는 등 역사에 대한 관심과 학식이 매우 높았다. 홍양호는 경주부윤으로 부임하여 본인과 과거시험에 동시에 급제한 정진사 집을 자주 찾아 회포를 풀었다. 정진사는 양북 어일리(魚日理)의 정광리(光履: 1722-1799)이며, 자는 사견(士謙), 호는 지로(篪魯)이고 본관은 오천이다. 정진사와 이계 홍양호가 사마시에 동년에 합격했던 과거시험의 문제가 완물상지(玩物喪志)와 관련된 것이었다. 주(周)나라 무왕(武王)이 은(殷)나라의 주(紂)를 멸망시키고 천하를 차지하자, 다른 나라들이 주나라에 복종하여 여러 가지 공물을 바쳤다. 주나라 서쪽 여(旅)나라의 특산품인 오(獒)라는 개를 바쳤는데, 키가 넉자나 되며 사람의 말귀도 알아듣는 명견이었다. 머리털이 숫사자를 닮아 사자견이라고도 하는 티베탄 마스티프(Tibetan Mastiff)로 짱아오(藏獒)라고 불리는 견종이다. 무왕이 신기해하여 개하고 노는 시간이 길어지자, 느슨해진 마음을 경계해 동생인 태보, 소공, 석(太保, 召公, 奭)이 경계하는 글을 형님인 무왕에게 올렸는데, 이 글에서 ‘완물상지(玩物喪志)’란 말이 나온다.不役耳目 百度惟貞 玩人喪德 玩物喪志(불역이목 백도유정 완인상덕 완물상지) “귀와 눈의 즐거움에 빠지지 않으면 모든 일이 올바르게 됩니다” 사람을 가지고 놀면 덕을 잃고, 사물을 가지고 놀면 뜻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무왕은 소공의 충언을 듣고 깨달은 바가 있어 짱아오를 비롯한 진상품을 제후나 공신들에게 나누어 주고는 정치에 전념하게 됐다. ‘완물상지(玩物喪志)’란 ‘물건에 지나치게 빠지게 되면 본뜻을 잃는다’는 뜻이다. 그리고 ‘완인상덕(玩人喪德)’이란 말은 ‘사람에 지나치게 빠지면 본래 지니고 있는 덕을 잃는다’라는 의미다. 군주가 신하에게 빠지면 군주다움을 잃게 되고, 신하가 군주에게 빠지면 신하다움을 잃는다는 말이다. 조선시대 선비사회에서는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학문, 교육, 정치 등을 제외한 일에 관심 갖는 것을 ‘완물상지(玩物喪志)’라며 경계하였다. 오늘날 반려동물을 키우는 동호인이 1000만을 넘는다고 한다. 이들이 소비하는 경제규모가 6조원이 달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인구의 약 25%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말이다. 집단 소속에서 소외되고, 사람과의 만남을 꺼려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반려동물이 삶의 의미를 찾아주고,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현실이다. 사람들이 본연의 일을 망각하는 것을 질책한 ‘완물상지(玩物喪志)’의 의미와 같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일로 사람에게 주어진 본연의 생각과 삶이 무너지면 인간의 삶의 의미가 상실케 된다. 반려동물에 의해 인간의 본연의 삶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음이 느껴지는 21세기이다. 반려동물을 우리보다 먼저 함께 했던 유럽 국가는 반려동물로 인하여 사람 본연의 일을 이어가기가 힘들다고 생각하면 반려동물과의 관계를 지혜롭게 사람과 분리한다. 반려동물은 사람과 꼭 같은 생명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동물의 생명에 대한 선택의 순간이 왔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간의 생명을 우선시하는 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반려동물은 사랑과 애정을 나누는 특별한 관계로 발전하였지만, 최근 TV방송에서 25마리의 반려고양이와 함께 생활하는 모습은 사람 삶의 근본이 염려되고, 또 반려견에게 사람의 생활공간을 완전히 넘겨버리는 반려견 동호인이 많아지고 것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사람의 행복과 반려동물의 행복은 함께 나눌 수는 있지만, 인간의 기본 행복권까지 놓아버리는 것이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인지 함께 생각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최석규 경주개 동경이 혈통보존연구원장 경주신문 독자위원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주낙영 시장이 지난 14일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8회 세계역사도시회의에 참석해 ‘역사도시 경주’의 매력을 전 세계에 전했다. 이란 테헤란, 튀르키예 오스만가지시, 페루 쿠스코, 일본 교토시 등 국내외 총 21개국 48개 세계역사도시연맹 시장들이 참석한 이날 회의에서 주낙영 시장은 주제 발표자로 연단에 올랐다. 주 시장은 ‘역사도시의 정체성을 보존하는 도시재생과 지역공동체’라는 주제로 경주시의 도시재생사례를 발표했다. 주 시장은 발표에서 “성공적인 도시재생을 위한 필수 조건은 공간, 시스템, 사람이다”고 언급하며 “사람과 정보가 모여들고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장소, 또 그 장소와 사람을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연결할 수 있는 시스템과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지속적이고 단단한 네트워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시재생은 경주가 문화·관광 대표도시로 한걸음 더 나아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지역주민과 유관기관 등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한 경주시와의 협력으로 경주의 도시재생사업은 성공적인 모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도시재생에서 핵심은, 주민이 곧 수혜자이자 운영자로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 시스템, 사람에 대한 관계 이해와 지속적인 민관의 협력일 것”이라며 “이 방향성은 곧 역사도시 경주의 장점을 고스란히 안고가면서도 사람들이 살기 좋은, 방문하기 좋은 스마트한 도시로 성장해 가는 여정과도 일치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날 주낙영 시장의 사례 발표는 안동시의 공식 초청에 따라 마련됐다. 유구한 역사와 문화유산을 가진 경주는 안동과 공유할 부분이 많다는 게 안동시의 설명이다. 한편 안동에서 14일부터 16일까지 열린 제18회 세계역사도시회의는 첫날 개막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시장단 발표인 라운드테이블, 국내외 문화·관광 전문가들이 토론을 전개하는 전문가회의 등이 진행됐다. 세계역사도시연맹(LHC: THE LEAGUE OF HISTORICAL CITIES)은 1987년 10월 일본 교토시, 중국 시안시, 경주시처럼 과거 ‘수도’였던 도시들을 중심으로 창설됐다. 현재 65개국 125개 도시가 가입했고, 본부는 일본 교토시에 있다. 국내에서는 경주시를 비롯해 부여군, 공주시, 수원시(가입순)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크로아티아 민박집 주인아저씨 이야기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로아티아의 프리드 비체를 구경하기 위해 8월 9일 이곳 국립공원 가까이에 있는 ’메트로 짐멀’이란 마을에 도착했어요. 어르신 부부의 집 방 2개를 3일 동안 130유로에 빌렸는데, 민박집 이름이 ‘zimmer 10’이라고 했습니다. 산촌마을이며 주변에 숲이 우거져, 조용하며 적적하기까지 했어요. 더욱 좋은 것은 주인아저씨가 나와 비슷한 나이였어요.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속마음까지 털어 내지는 못 하지만, 연륜에서 느끼는 ‘정’이란 게 있어 서양인, 동양인을 불문하고 터놓고 지낼 수 있게는 만들어 주더군요. 숙소 뒷밭에 상추, 고추, 호박 등 채소가 있어, 때마다 우리에게 뜯어 먹도록 배려해 주었고, 애들에게 과자랑 과일을 갖다 주며, 자기 손주들처럼 예뻐하기도 했습니다. 아들 둘이 오스트리아에서 사는데, 손주들을 자주 볼 수 없어 안타까워하더군요. 그는 크로아티아 독립전쟁 때 출전하여 왼손에 부상을 입은 상이용사로 마음이 착하고 온정적이었어요. 동년배인 나를 만나 심심찮게 되었다며, 크로아티아 내전 이야기, 옆 동네에 있는 ‘동화마을’과 국립공원인 ‘프리트 비체’에 대한 비경도, 우리에게 설명해주는 친절까지 보여 주었어요. 같이 있는 동안 마을 길, 숲길을 돌며, 동부 유럽의 시골 경치를 구경하는 데에 더없이 좋은 기회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귀국해서 감사의 연락을 한다고 했는데, 여태 그러질 못해 미안할 뿐입니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공항 검색대 여직원의 친절 6월 20일 스코트랜드 에든버러 공항에서 아이슬랜드로 출국할 때의 일입니다. 어느 공항에나 마찬가지로 이 공항 검색대에서도 몸에 가지고 있는 소지품을 전부 털어 검색함(바구니)에 넣고, 옆 창구(벨트)로 보내고 몸 소지품 검사를 받았습니다. 내 소지품은 여권과 신분증, 그리고 현찰이 들어있는 허리 휴대가방(전대가방) 하나, 이건 허리에 묶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 지퍼를 열어 사용하는, 내게 가장 중요한 휴대품입니다. 걸어 다니거나, 비행기 탑승 시나 물건을 살 때, 그리고 여유가 생길 때마다 눈으로 확인하고, 손으로 만져보는 것이 버릇처럼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려 출국장을 지나 공항 출입문쯤에 왔을 때 ‘전대가방’이 허리에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가슴이 철렁, 겁이 났어요. 어디에서 소매치기를 맞았나? 화장실에서 벗어놓고 그냥 나왔나? 별생각이 다 났으나 잃어버린 이유와 그 장소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 속에는 우리 부부와 손주들의 여권을 포함하여 현찰이 제법 들어있는 여행 생명줄이기 때문입니다. 지나온 실내 루트에서부터 행적을 찬찬히 생각하다가 검색대로 딸과 함께 급히 향했습니다. 아까 검색원이던 흑인 아줌마를 찾았을 때, 그녀는 말없이 싱긋 웃으며 내 전대가방을 보관함에서 꺼내, 내 얼굴과 여권 사진을 힐끗 보고 건네주었습니다. 검은 흑인 여인의 웃는 얼굴이 백합처럼 부드럽고, 아름다웠습니다. 흑인에, 곱슬머리지만 주변의 어느 여인들보다 곱고 예쁘게 보였어요. 내 평생 처음으로 흑인 여인한테 받아본 흐뭇한 미소요, 친절이었습니다. 이종기 문화유산해설가&시민전문기자leejongi2@naver.com 이 기사는 지역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경주의 동쪽 지역인 보문동과 구황동, 배반동 일대에는 해발 115m의 야트막한 산이 있다. 낭산(狼山)이다. 동네 뒷산 같지만 옛 신라인에게는 신령스러운 산이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실성왕은 이곳에 하늘의 신령들이 내려와 노닌다고 해서 나무 한 그루 베지 못하게 했다. 413년의 일이었다. 낭산 일대에 선덕왕릉, 사천왕사지, 망덕사지, 황복사지 삼층석탑(국보 제37호), 낭산 마애보살삼존좌상(보물 제665호), 문무왕의 화장터로 알려진 능지탑, 최치원의 고택이 있던 독서당 등이 몰려 있는 이유다. ‘삼국유사’에는 의상대사가 이곳에서 출가했다는 기록이 있다. 낭산 일대가 사적 제163호로 지정된 이유다. -명랑법사와 문두루비법 신라는 삼국 중에서도 규모가 가장 작은 나라였다. 그러나 결국에는 고구려와 백제를 물리치고 당의 세력을 막아내며 한반도 통일의 대업을 이뤘다. 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힘은 국민의 단결과 협력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나라를 지켜내려는 ‘호국 의지’에서 시작됐다는 게 학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신라인이 강력한 호국 의지를 가질 수 있었던 계기는 ‘불교’였다. 신라인에게 불교는 지배층과 피지배층을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사상이었다. 오늘날 많은 불교 연구자들이 신라 불교의 핵심 중 하나로 꼽는 것도 ‘호국불교’다. 경주 낭산(狼山) 자락, 터만 남은 사천왕사는 불력을 통해 당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는 염원을 가지고 세워졌다. 사천왕사가 신라 호국불교의 대표적 사찰이자 삼국통일의 상징적 사찰로 불리는 이유다. 사천왕사는 문무왕(재위기간 661~681)의 뜻에 따라 지어진 대표적 사찰이다. 삼국통일의 대업은 이뤘지만, 문무왕에게 한반도 지배를 노리던 당나라는 큰 골칫거리였다.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킨 신라·당나라 연합군이 한반도의 주도권을 두고 일으킨 나·당전쟁은 문무왕 통치기인 670년 신라가 지원하는 고구려 부흥군이 합세한 연합군이 압록강 너머 당군을 공격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당나라엔 문무왕의 동생 김인문이 외교사절로 가있었고, 당과의 관계가 악화되자 볼모로 억류된 상태가 됐다. 마침 당나라에 유학 중이던 의상대사는 김인문을 만나 당나라의 대규모 신라 침공 계획을 전해 듣고 서둘러 귀국길에 오른다. 의상대사로부터 이 같은 사실을 보고받은 문무왕은 당나라 대군을 어떻게 막아낼지에 대해 대신들과 논의했고, 각간 김천존은 “근래 명랑법사가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전수해왔다고 하니 그를 불러 물어 보라”며 다소 황당한 책략을 제안했다. 명랑법사가 용궁에서 배워왔다는 비법은 ‘문두루비법’(文豆婁秘法)이라는 주술적인 밀교(密敎) 의식이었다. 문무왕은 이 건의를 받아들여 명랑법사를 부르게 되는데, 그는 “낭산 남쪽에 신유림(神遊林)이 있으니 거기에 사천왕사를 세우고 도량을 열면 좋겠다”고 답했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긴박해져만 갔다. 당나라 군대가 서해로 쳐들어온다는 전갈이 막 도착했기 때문이다. 왕은 명랑을 불러 일이 급하게 됐으니 어찌 하면 좋겠냐고 물었고, 명랑은 여러 가지 색 비단으로 절을 세울 것을 제안했다. 문무왕은 명랑의 말대로 낭산 자락에 비단으로 절을 짓고 오방신상을 만들어 세웠다. 드디어 당나라 장수 설방은 군사 50만을 이끌고 서해를 건너고 있었다. 명랑은 계획대로 문두루비법을 활용해 큰 바람과 거센 물결을 일으켜 적의 배를 모두 침몰시켰다. 이듬해인 671년에도 명랑의 문두루비법은 신라로 쳐들어오던 당나라 군사들을 서해에 수장시켰고, 신라는 전란의 화를 피할 수 있었다. 그 후 문무왕 19년(679)에 이 절을 고쳐 짓고 사천왕사라고 했다. ‘삼국유사’가 전하는 사천왕사 건립 배경이다. -왕경 핵심부를 지키려는 문무왕의 뜻 ‘문두루비법을 쓰니 당나라 배가 모두 침몰했다’는 삼국유사의 기록에 다소 과장이 있었겠지만 “사천왕사의 창건이 통일전쟁 직후, 당의 공격시점에 이뤄졌다는 것은 사천왕 신앙의 호국적 성격을 대변해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게 2006년부터 만 7년 동안 사천왕사지에 대한 정밀학술발굴조사를 벌였던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의 설명이다. 불교에 따르면 사천왕이란 수미산 중턱 사방에 머물며 불법을 지키는 수호신인데, 신라에선 호국의 신으로 각광받았다. 이한상 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사천왕사 창건의 의미에 대해 “불력을 이용해 민심을 안정시키고 나라를 지키려 한 문무왕의 승부수”라고 요약했다. 사천왕사가 세워진 자리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사천왕사는 경주의 동쪽 지역인 보문동과 구황동, 배반동 일대에 야트막하게 솟은 낭산 남쪽 자락에 있다. 낭산은 동네 뒷산 같지만 옛 신라인에게는 신령스러운 산이었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413년 실성왕은 이곳에 하늘의 신령들이 내려와 노닌다고 해서 나무 한 그루 베지 못하게 했다. 게다가 사천왕사지가 세워진 곳은 7번 국도변으로 울산 방면에서 경주로 들어서는 입구에 해당한다. 결국 사찰의 사천왕문이 승속의 경계를 지키듯, 왕경을 지킨다는 의미로 이곳에 사천왕사를 세웠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주보돈 경북대 명예교수는 “당시 신라인들은 낭산을 수미산이라 여겼고, 사천왕사 자리는 수미산으로 올라가는 승계의 입구에 해당한다”며 “왕경의 중심부가 불국토라는 관념 속에, 사천왕사를 세워 왕경의 핵심부를 지키려는 문무왕의 뜻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문무왕을 추념하는 비석도 사천왕사에 세워졌다. 현재 사천왕사지 입구 풀숲엔 머리가 잘려나간 귀부 2개가 남아 있다. 최근까지 사천왕사지 인근에서 출토된 비편은 2종류로, 문무왕릉비와 사천왕사사적비로 밝혀졌다. 머리가 잘린 2개의 귀부는 이들 비석을 받쳤던 것들이다. 출토된 비편은 국립경주박물관과 동국대학교 박물관이 각각 소장하고 있다. 금당 앞에 목탑이 동서로 배치된 ‘쌍탑식 가람배치’가 나타나는 최초의 사찰이란 점도 사천왕사의 특징이다. 한편, 불교사학계는 명랑이 행했던 문두루비법의 실체 규명을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왔다. 학계에 따르면 문두루란 불교의 밀교(密敎)에 속하는 종교의식으로, 산스크리트 ‘무드라’(Mudra)를 음역(音譯, 소리 그대로 옮김)한 말이다. ‘신(神)의 약속’이란 의미다. 문두루법의 구체적 실체는 중국 동진시대 천축(天竺)에서 건너온 승려 삼장 금시리밀다라가 번역한 불경 ‘불설관정경’(관정경)에 담겨 있다. 요약하자면 재앙이 닥칠 때 오방대신의 이름을 둥근 나무에 적어 놓고 그것들로 문두루를 삼으면 모든 재앙과 악귀를 없앨 수 있다는 내용이다. 명랑법사는 사천왕사에서 문두루비법을 행할 때 유가종의 승려 12명을 불러 함께 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사천왕사 터엔 둥근 구멍이 뚫린 12개의 초석으로 이루어진 방형 건물지가 금당이 있던 자리 옆에 남아 있다. 마침 그 뚫린 구멍의 지름이 20㎝를 웃도는 크기들이라 만약 문두루법에 필요한 원형 기둥을 여기에 꽂는다면 적당하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이곳을 명랑이 주문을 외울 때 사용한 단석(壇席) 터로 추정하기도 한다. 김운 역사여행가
‘전기요금 차등제 실현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지난 9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려 주목 받았다. <사진> 토론회는 경북도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 한무경 국회의원, 김석기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해 열렸다. 전기요금 차등제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도입 필요성에 대해 정승일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공감하는 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경북도는 이런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국회와 함께 협력방안을 찾기 위해 이번 토론회를 마련했다. 이날 토론회는 △지방시대를 위한 에너지분권 정책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방안 △발원가기반 전기요금 체계구축 등 2개 발제와 전기요금 차등제 실현 정책방향 수립을 위한 전문가 토론으로 진행됐다. 설홍수 대구경북연구원 박사는 지방시대와 신정부 에너지정책, 수도권 전력 집중 문제점, 현행 전기요금제 문제와 개선방향,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지역별 차등 전기요금제 도입방안으로 발전소지역 송전비용을 고려한 전기요금제 도입, 원전지역의 지원 확대, 지자체 전력요금제 산정 권한 부여 등을 제안했다. 이어 이태의 에너지경제연구원 팀장은 지역별 차등 요금 사례와 전력산업의 지역별 요금 차등의 효과, 주요 국가별 지역별 요금 차등 제도 현황에 대해 발표했다. 그는 지역별 차등 가격신호의 영향은 전력공급, 전력소비 측면으로 구분해 설명했다. 한편 전기요금 차등제는 전력생산과 소비는 비수도권 전력생산, 수도권 소비라는 양극화 구조 속에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불균형이 지속되면서 제기됐다. 2021년 기준 수도권과 광역시를 포함한 대도시권역 전력사용량은 국내 사용량 대비 61.5%고, 도 등 비대도시권역은 38.5%를 차지하는 등 전력사용량이 대도시권역에 집중되고 있다. 이에 반해 대형발전소(원자력·화력)는 비수도권에 집중돼 입지 및 폐기물 처리 등에 관한 갈등 비용을 포함한 사회적 비용이 지속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한전의 송배전 손실은 지난해 전체 발전량의 3.53%(1942만4000㎿h) 2조7400억원의 손실액이 발생했으며, 전력수송 중 전력손실량 및 손실액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KTX 요금이 거리에 따라 요금을 더 부과하듯 전기요금도 발전소 거리에 따라 차등 요금을 산정해야 한다. 국가 전력시장을 균형발전 요소가 반영된 분권형 경쟁적 전력시장으로 개편해야 한다”며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전기요금 차등제가 국회에서 정식 논의돼 지역 간 에너지 불균형이 하루빨리 해소되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