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반려식물 확대와 관리기술 정착을 위해 추진한 ‘반려식물 돌봄·치료 서비스’가 인기몰이 하고 있다. <사진> 시에 따르면 시민들의 적극적인 반려식물 서비스 참여로 △시내권역 600회 △동부권역 100회 △서부권역 100회 △남부권역 100회 △북부권역 100회 등 총 1000회의 운영실적으로 사업이 조기 종료됐다. 이에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식물의 각종 이상증상에 대한 문의가 증가함에 따라 추가 서비스는 반려식물 치료센터에서 연말까지 무상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앞서 시는 예산 2500만원을 들여 화초 관리에 대해 어려움을 겪는 시민을 위해 지난 9월부터 권역별 반려식물 치료센터 10개소 운영을 통해 반려식물 돌봄·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또 품질 좋은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정된 치료센터를 대상으로 치료서비스 매뉴얼 제작 및 실무 교육도 진행했다. 반려식물 치료센터를 이용한 한 시민은 “식물 기르는 방법을 몰라 물만 제때 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분갈이 하는 방법도 배우고 기르는 요령까지 얻게 돼 감사하다”고 했다. 반려식물 돌봄·치료 서비스는 시민이 반려식물을 가지고 치료센터를 방문하면 화분의 분갈이 1회와 병충해 예방 등 화초관리 전반 등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 시는 내년부터는 치료 서비스 수요를 고려해 운영횟수를 확대하고 월 1회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찾아가는 반려식물 돌봄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경주시가 ‘강동면 기초생활거점조성사업(이하 육성사업)’을 마무리하고 지난 7일 준공식을 가졌다. <사진> 이 사업은 지난 2018년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기초생활거점육성사업 공모사업에 선정됨에 따라 4년간 국비 26억원을 포함해 총 39억원을 들여 강동어울림마당, 휴게쉼터, 부조(폐선된 부조역)마당, 보부상거리 등을 조성했다. 또 지난해 5월부터는 지역 주민들이 주최가 돼 선진지 견학, 부조장터 운영, 동아리 교육, 주민자치문화 프로그램 등 지역 역량강화 프로그램도 실시했다. 특히 이번 사업은 기본계획 수립부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관주도의 하향식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기획해 주민 상향식 사업의 성공적 모델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시는 보부상 테마가 적용된 대표 경관 거점화와 주민 역량강화 프로그램 운영으로 정주여건 개선과 지역주민 문화향상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상택 도시재생사업본부장은 “강동지역은 조선시대 3대 시장으로 손꼽혔던 부조장이 열렸던 곳”이라며 “부조장터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커뮤니티 시설을 비롯한 공동체 활동 거점공간 조성을 통해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하도록 많은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강동면 행정복지센터 앞 어울림터에서 열린 이날 준공식에는 장상택 도시재생사업본부장, 이철우 시의장, 최병준 도의원을 비롯해 면지역 자생단체 대표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을 축하했다. 행사는 이만희 육성사업 주민부위원장의 경과보고를 시작으로 감사패 및 공로패 수여, 부조마당 방문, 강동어울림터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
‘동학기념관 및 교육수련관’이 지난 2일 개관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동학기념관은 경주시가 동학발상지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경주시는 수운 최제우 선생 생가 복원을 비롯해 근대사상의 뿌리인 동학을 재조명하고, 동학발상지 경주를 한국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위상 정립을 위해 추진했다. 133억원 예산을 들여 현곡면 가정리 555번지 일원 3만4332㎡ 부지에 동학기념관 214㎡, 교육수련관 1813㎡ 등 5동 규모 건물을 포함해 청소년 수련시설을 갖췄다. 지난 2009년 동학발상지 성역화사업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2018년 동학기념관을 착공해 지난해 12월 건물과 부대시설까지 완공됐다. 동학기념관은 전시공간으로 수운 최제우 선생의 일대기 및 동학 발상과 관련된 설명 자료를 관람할 수 있다. 교육수련관 1층은 강의와 세미나실, 2층은 일반객실과 가족실, 장애인실 등 총 12개 객실을 갖췄다. 족구장, 옥외 놀이시설 등 방문객들을 위한 공간도 조성했다. 동학기념관의 향후 운영은 화랑마을이 맡을 예정이다. 시는 동학 관련 단체 프로그램 참여, 협력사업 추진, 주변 유적 연계 체험시설을 통해 새로운 관광명소이자 동학 발상지로서의 경주의 위상을 재정립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학기념관 인근은 동일 사업으로 복원·정비한 수운 최제우 생가와 용담정, 수운 최제우 태묘, 유허비 등이 자리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화랑마을에 동학기념관을 유기적으로 연계해 고귀한 문화유산을 바탕으로 글로벌 체험관광과 한국정신 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가겠다”며 “경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개발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도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동학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개관식에는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장, 김상철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 박상종 천도교 교령, 동학 및 청소년 관련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동학의례를 시작으로 동학문화창작소 및 소리사랑 등 문화공연, 사업 경과보고, 테이프커팅, 현장투어 등이 진행됐다.
경주시의회가 제272회 제2차 정례회에서 각 상임위원회별로 상정된 조례안을 심의·의결했다. 조례안은 심사는 지난달 29일 문화도시위원회, 행정복지위원회, 경제산업위원회 등 상임위별로 진행됐다. 상임위를 통과한 조례안들은 오는 12일 열리는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된다. 본지는 지난호에 이어 이번호에도 상임위를 통과한 주요 조례들을 살펴봤다. -경주시 지속가능발전 정책 수립 근거 마련 ‘지속가능발전’은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과 포용적 사회, 깨끗하고 안정적인 환경이 지속가능성에 기초해 조화와 균형을 이루는 발전을 의미한다. 1987년 개최된 환경 및 발전에 관한 세계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Development)에서 처음 제시된 개념으로 현재까지 국제사회의 발전에 관한 가장 큰 화두 중 하나다.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기본 전략 수립과 추진 등을 골자로 하는 ‘경주시 지속가능발전 기본 조례안’이 오는 12일 제272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조례안은 지속가능발전 기본법 제정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에 위임된 사항과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 경주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포용적 사회분위기를 조성함에 따라 현재는 물론 미래세대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발의됐다. 조례안은 지속가능발전 기본전략 및 추진계획 수립에 관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으며, 단계별 지표와 평가체계를 규정하고 있다. 또 위원회의 설치 등 경주시 지속가능발전 정책 추진에 관한 사항을 담았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조례안을 바탕으로 경주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과 방향에 대해 하나씩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차위반 자동차 견인비용 인상된다 주차위반 자동차에 대한 견인비용이 인상된다. ‘경주시 주차위반자동차 견인소요비용 산정 기준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경주시의회 상임위를 통과해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견인료가 현행보다 2만원 인상된다. 2.5톤 미만 차량은 기본 편도 5km까지 현행 3만원에서 5만원, 2.5톤 이상~6.6톤 미만 3만5000원에서 5만5000원, 6.5톤 이상은 5만원에서 7만원으로 각각 2만원씩 오른다. 5km를 넘어 매 1km마다 붙는 추가요금 각각 1000원, 1400원, 2500원은 현행 견인비용과 같다. 경주시는 견인소요비용을 현실화하고, 불법주정차 단속과 지속적인 견인처분을 통해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차량 통행을 원활히 하기 위해 이번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7층 이상 등 건물 경관심의 대상 포함 경주시의회에서 한 차례 보류됐던 ‘경주시 경관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이번 회기에 통과될 전망이다. 이 개정안은 지난 8월 8일 열린 제270회 경주시의회 임시회 문화도시위원회 심의에서 보류됐었다. 조례안은 7층 이상 또는 연면적 5000㎡ 이상인 건축물을 경주시 경관위원회 심의대상에 포함시키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행 조례에는 해당 조항이 없어 동천동과 외동읍 등지의 일부 아파트 등 대형 건축물이 인근 환경과 부합하지 않아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 경주시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개정안을 통해 일정 규모 이상의 대형건축물을 경관심의 대상에 포함시켜 아름다운 도시경관을 제고하기 위해 조례 제정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소상공인 특례보증 및 이자차액 보전 확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금융상품 대출 시 특례보증과 이자차액 보전이 확대된다. ‘경주시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상임위 통과 뒤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개정 조례안에는 서민금융진흥원·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금융기관’의 범위에 포함해 지원 금융기관을 확대했다. 또 특례보증 업무협약 대상자를 기존 ‘경북신용보증재단’에서 신용보증재단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확대했다. 특례보증 지원한도도 기존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해 실질적인 소상공인들의 경영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서민금융법에 따른 ‘서민금융진흥원’과 소상공인법에 따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이차보전 시행기관으로 확대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북신용보증재단을 포함한 신용보증기관 등의 금융상품 대출 시 특례보증과 이자차액 보전을 확대함으로써 소상공인 경영안정을 도모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례안 개정취지를 밝혔다. -방과 후 돌봄지원 제도적 근거 마련 돌봄 사각지대에 놓인 경주시 초등학생에게 적절한 돌봄서비스를 지원해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도모하고 방과 후 돌봄지원에 대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된다. ‘경주시 다함께돌봄 지원에 관한 조례안’이 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할 전망이다. 조례안은 아동복지법에 따라 경주시 다함께돌봄 지원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적절한 돌봄서비스 제공을 통해 초등학생의 방과 후 돌봄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발의됐다. 다함께 돌봄 사업은 초등학교 정규학습 종료 후 지역 내 돌봄 수요와 자원을 고려해 아동 돌봄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틈새 돌봄 기능을 강화해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사업이다. 지원대상은 맞벌이 가정, 한부모 가정의 부 또는 모가 일하는 경우, 다자녀가구, 돌봄 아동의 연령이 적은 경우 등이 우선 지원대상으로 돌봄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다. 또 조례안은 다함께돌봄센터의 설치·운영과 운영비용 보조, 돌봄 시설 간 돌봄서비스 연계·협력강화 등을 위한 지역돌봄협의체 설치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초등학교 방과 후 안전한 보호는 물론 지역 내 균형적 돌봄 서비스 제공으로 체계적이고 촘촘한 돌봄 환경의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조례배경을 밝혔다.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 강화된다 여름철 물놀이 이용객의 안전을 확보하고 물놀이 안전의식을 고취해 인명사고 예방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는 조례안도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경주시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 조례안’이다. 조례안은 여름철 물놀이 안전관리 사전대비계획 수립과 안전관리요원 배치, 대응계획 수립, 예산확보 등에 관한 사항을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여름철 물놀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매년 4월 해당연도의 물놀이 안전관리 사전대비계획을 수립·운영해야 한다. 체계적인 물놀이 안전관리 및 운영을 위해 지역 내 물놀이 장소 및 시설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또 관리지역 지정이 필요한 경우 기존 안전시설 수량, 연간 이용객 수, 수심 등 필요한 기초자료를 정확히 조사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여름 피서철 물놀이 사고로부터 이용객 안전 확보와 안전의식을 높여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안전관리 추진을 위한 제도적 기반 조성 등 구체적이고 안정적인 관리체계 정착을 위해 조례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안전의식을 높일 안전체험관이 옛 안강북부초에 들어섰다. 경상북도교육청 경주안전체험관 개관식이 지난 6일 옛 안강북부초 부지에서 개최됐다. 2018년 교육부 주관 학생안전체험시설 확충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추진된 경주안전체험관은 지난 2021년 개관한 의성안전체험관에 이어 경북 두 번째로 개관됐다. 경주안전체험관은 옛 안강북부초등학교 부지에 대지면적 14,096㎡, 지하 1층 지상 2층의 건축 연면적 5,494㎡ 규모로 197억 원의 예산을 투입됐다. 체험관은 재난안전체험관, 생활안전체험관, 교통안전체험관, 생명존중체험관, 응급처치체험관 5개관과 4D영상실 등 24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안전체험관은 시범운영을 거친 뒤 오는 2023년 4월부터 정상 운영할 예정이며, 주말과 방학 기간을 활용해 가족단위와 지역주민에 대한 프로그램도 운영할 예정이다. 임종식 교육감은 “경주안전체험관이 안전교육의 사각지대를 끊임없이 살피고 시대의 변화에 맞춘 체험프로그램을 발굴해 대한민국 안전체험교육의 중심적 역할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대락 경주시체육회 전 부회장이 제2대 경주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밝혔다. 최 전 부회장은 지난 1일 경주실내체육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활기차고 행복한 스포츠, 스포츠의 메카 경주를 만들기 위해 경주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지역 체육계에 몸담아 경주시체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 왔다”면서 “민선으로 통합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아무런 변화가 없었단 사실에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자라나는 엘리트 인재 육성을 위해 경주시체육회의 역할이 어느 때 보다 중요한 지금 출마를 결심했다”며 “체육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스포츠 정신에 입각해 클린 선거를 치르겠다”고 덧붙였다. 최대락 전 부회장은 지역 체육 발전을 위해 △경주종합운동장 건립 최우선 추진 △종목별 회장기 대회 지원 예산 현실화 △엘리트 체육 육성과 동호회 조직 활성화 추진 △읍면동 체육회와 경주시체육회 정기모임 정착을 통한 화합 △경기연맹과 읍면동 운영진 간의 소통을 위한 운영협의회 구성 △경북도내 시·군체육회와 같이 회장분담금 경주시 납부 규정 신설 등의 공약을 내세웠다. 한편, 제2대 경주시체육회장 선거 후보 등록일은 오는 11일, 12일 양일간 진행된다.
경주시가 2조1000억원 규모의 2회 추가경정 예산안을 시의회에 제출, 사상 첫 예산 2조원 시대를 연다. 이번 예산안은 1회 추가경정예산 1조9000억원보다 2000억원이 증가한 2조1000억원 규모다. 일반회계 1조8947억원, 특별회계는 2053억원으로 편성했다. 민선7기 첫해 2018년 본예산 1조1480억원 대비 9520억원 증가한 수치로 5년 만에 사상 첫 2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국회와 중앙부처를 수시로 찾아 지방재정의 어려움과 현안사업의 필요성을 토로하고, 각종 공모사업 신청 등 지방교부세 확보에 적극 노력해 온 덕분이다. 이번 추가경정 예산안의 재원은 △국도비보조금 1005억원 △지방교부세 822억원 △지방세 99억원 등이다. 이를 통해 △경주시 자원회수시설 운영비 71억원 △농촌공간 정비사업 18억원 △벼 재배농가 특별지원금 19억원 △농작물 재해보험료 8억원 △공공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한 장비지원 5억원 등에 배정했다. 특히 태풍 힌남노의 신속한 피해복구에도 중점을 둬 각종 자연재난에 따른 피해 예방·방지 등에도 예산이 투입된다. 또 집행 잔액 등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불요불급한 지출을 감액했다. 특히 ‘2030년 경주 공원녹지 기본 계획안’이 추진 중인 가운데, 황성공원 내 사유지 매입에 따른 공공토지비축사업비 350억원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전액 상환하면서 재정효율성과 재정건전성을 개선했다. 주낙영 시장은 “올해는 경주시가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어 새롭고 희망찬 미래를 향한 초석이 되는 한 해가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해 역동적인 시정을 펼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제출된 예산안은 오는 19일 제272회 경주시의회 제2차 정례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경주를 중심으로 ‘SMR(소형모듈원자로) 특화 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와 주목된다. SMR 중심의 혁신 생태계 구축과 활성화를 통해 국내 원자력산업의 제조 및 시공 분야 중소·중견기업을 경주로 모으고, 기술개발과 해외진출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지난 6일 포항시의 배터리 소재와 재활용산업 및 경주시의 SMR 관련 소재, 부품, 장비 산업 육성방안을 모색하는 조사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한국형 SMR이 개발에 성공하고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전국에 산재한 산학연 기술개발 역량을 SMR 혁신 산업단지로 결집하고, 지속적이고 전략적인 국가지원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또 연구개발 및 경쟁력 강화 로드맵을 세우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설계, 제작, 시공, 플랜트, 중공업, 계측제어 분야 민간기업과 전문기관이 개발에 참여해 긴밀한 상호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전략적 지원과 협조를 기반으로 SMR 개발 선진국이나 향후 도입을 고려중인 국가와 네크워크를 구축하고,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해외 협력방안 수립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이번 보고서를 통해 경주지역에 SMR의 연구개발과 공급망을 중심으로 핵심산업 육성을 위한 중장기 방향과 세부 전략을 제시했다. 세부 추진 전략으로 먼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기술, 한국원자력연료, 한국원자력연구원 등 관련 기관을 연계한 플랫폼 구축과 연구개발 빛 실증, 상용화 과정을 지원할 앵커기관의 설립 또는 유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원자력 안전문제의 현장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나 원자력안전재단의 경주유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5년 완공예정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를 SMR 연구개발 거점화하고, 앵커기관은 산학연의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 구축, 정책수립 지원, 실증 및 인허가, 상용화 등을 지원하는 전담기관이 돼야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세부전략으로는 중소규모 SMR 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과 전문인력 양성을 꼽았다. SMR 관련 기업에 투자하고, 향후 상용화 시 신규 건설 지원을 위한 장기적인 자금조달 방안 수립이 필요한만큼 SMR혁신펀드 조성 및 투자방안도 제시했다. 임팩트 투자, 사회성과연계채권, 지역개발금융 등 사회적 금융의 활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안한 것. 한은 포항본부는 경주 SMR 특화 혁신클러스터의 청사진도 제시했다. 경주 SMR 특화 클러스터가 향후 SMR 등을 활용해 생산된 전기로 수전해 방식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생산된 수소는 포항 수소연료전지발전 클러스터, 울산 수소산업과 연계돼 차세대 에너지 광역 클러스터로 확대 발전된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특히 경주지역은 향후 SMR 관련 소재, 부품, 장비 산업을 육성해 지역 신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이를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및 성장 거점으로의 역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경주시는 정부 국정과제이자 윤석열 정부의 지역공약사업인 SMR 국가산업단지 유치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경주시 감포읍에 조성하고 있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배후 국가 산업단지인 ‘SMR(소형모듈원자로) 산업단지’는 3046억원을 투입해 150만㎡ 규모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4일 SMR 국가산단 지정을 위한 실사를 벌였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주에서는 감포읍 일원에 국내 SMR 연구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건립사업이 지난해 7월 착공해 2025년 준공 예정에 있다. 또 월성원전 4기, 신월성 원전 2기 등 총 6기의 원전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 고준위 임시저장소, 한전KPS 등 원전 설계부터 해체까지 전주기 사이클을 보유하고 있어 SMR 개발 및 육성의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특히 시는 국내 SMR 독자모델 개발을 위한 혁신형 SMR 기술 개발 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 내년부터 2028년까지 설계, 인허가를 비롯한 개발 등이 가능하도록 모든 역량을 쏟아 붓고 있다.
“선친의 뜻을 따라 은행나무숲을 가꾸어 왔습니다. 덕분에 이곳이 전국적인 명소가 됐고 지역 주민들도 조금의 혜택을 받고 있죠. 하지만 저는 주민들의 조망권(일조권), 토지 매입 등 피해보상 요구로 많이 지쳤습니다. 오로지 마을에 도움이 되고자 매년 수익도 없이 사비로 은행나무숲을 가꾸어 왔는데 주민들에게 피해보상 등 비난까지 받으니 자괴감까지 듭니다”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을 가꿔 온 소유주 김 모 씨는 수년간 주민들의 민원으로 속앓이하고 있다. 그는 민원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가꿔온 은행나무숲을 모두 베어내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을철 단풍 명소로 주목 받는 도리마을 은행나무숲이 주민 민원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주변 주민들은 은행나무로 일조량 부족으로 작물 피해가 있다며 소유주에게 은행나무 벌목 등 민원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다. 또한 민원 제기와 함께 인근 농지에 대한 수년간의 보상액을 지불하라며 현 시세보다 높은 토지 매입을 요구해왔다. 소유주 김 씨는 지속된 민원으로 올해 초 은행나무숲 일부를 베어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은행나무숲 중 주변 농지와 가까운 500평 등에서 은행나무 1000여 그루가 잘려나간 것. 그는 “잘려나간 나무는 수령이 50년 가까이 된 나무가 많았다. 특히 숲이 곡선을 이뤄 포토존으로 관광객이 많이 찾던 숲이었다”면서 “아름다운 숲이 사라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원으로 어쩔 수 없었지만 심고 가꾸고 벌목하는 것 모두가 비용이다. 은행나무숲 조성으로 수익은 하나도 없지만 비용에 민원까지 감당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숲 사라지면 공영주차장, 둘레길 등 조성 ‘무용지물’ 우려 민원이 지속되자 소유주는 은행나무숲 전체 벌목까지 고민하고 있다.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조성으로 주민에게는 소득 창출의 기회로 이어지고 있다. 7000여평에 8개 군락지로 이뤄진 은행나무 숲이 유명세를 타면서 지역 주민들은 농산물 직거래와 먹거리 장터 운영 등을 통해 수익에 보탬이 되고 있다. 또한 지역 땅값도 덩달아 오르면서 은행나무숲이 지역 중요 자원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소유주는 아무런 소득 없이 수십 년을 관리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민원까지 제기되자 은행나무 벌목을 고심하고 있다. 소유주 김 씨는 “민원으로 매년 벌목하는 곳이 늘어난다면 결국 은행나무숲은 사라지게 된다. 또한 보상금 등 민원이 지속된다면 차라리 숲을 모두 없애고 수익 사업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나무숲이 사라지면 시가 조성한 은행나무숲 연계 사업도 타격을 받게 된다. 시는 도로마을 은행나무숲에 관광객이 몰리자 관광객 편의 등을 목적으로 도리1리 공영주차장을 2020년 완공했다. 토지 보상비와 공사비 등 5억2000만원을 들여 만들었지만 은행나무숲이 사라지면 공영주차장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 된다. 지역 주민은 “주차장은 주말 관광객이 아니면 텅 빈 곳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은행나무숲이 사라지면 경주시장의 민선 7기 주요 공약사업인 심곡지 둘레길 조성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 심곡지 둘레길 조성사업은 예산 55억원을 들여 길이 2.5km의 둘레길과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구름다리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도리마을 은행나무 숲과 연계해 명품 둘레길로 만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지자체, 사유재산 지원 사례 검토 중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자 소유주 김 씨는 지난해부터 이러한 사실을 경주시에 알리며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시는 피해를 제기한 주민 농지를 매입하는 등 민원 해결을 약속했지만 결국 아무런 대책이 없어 결국 은행나무 벌목으로 이어졌다. 최근 도리마을 은행나무숲 민원 요구가 커지자 시는 소유주와 면담을 통해 민원 해결에 나서고 있다. 시는 7000여평에 50년생 은행나무숲 조성으로 유명 명소로 부상했으나 마을 주민들의 보상금 요구로 관리 어려움을 겪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소유주가 제초와 가꾸기 사업 등 관리비용 증가와 함께 민원 증가로 경제적·심리적 부담이 커져 숲 위탁관리 등을 요청해 왔다”면서 “사유재산을 공적 관광자원으로 매입한 사례가 있는지 사례를 검토하는 등 민원발생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주학포럼이 6일 하이코에서 ‘경주·포항 형산강 경제권 구성과 활용방안’을 주제로 추계 학술발표회를 연다. 행사는 ‘지방도시 상생협력 비전과 과제’와 ‘경주‧포항 형산강 경제권 구상과 활용방안’이라는 주제발표 후 종합토론 등이 진행된다.주제발표는 신상구 경주학포럼 회장의 기조발표를 시작으로, 장..
‘동학기념관 및 교육수련관’이 지난 2일 개관식을 갖고 문을 열었다. 동학기념관은 경주시가 동학발상지성역화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됐다. 경주시는 수운 최제우 선생 생가 복원을 비롯해 근대사상의 뿌리인 동학을 재조명하고, 동학발상지 경주를 한국정신문화의 중심지로서 위상 정립을 위해 추진했다. 133억원 예산을..
단청현대미술작가 김서한 저의 작품은 단청에서 사용되는 색을 사용하여 어울림 또는 대비 등 색상의 재배치로 재해석을 하고 전통적인 색상을 현대적 시공간으로 끌어내어 전통의 색깔과 현대적인 건물의 어울림을 한 시간 속에 표현하는 작업입니다. 강한 농묵의 먹선은 정돈된 도시적 표현과 각각의 색상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원색의 색상은 보색대비 채색하여 색상에서 뿜어져 나오는 시각적인 기운을 표현하였습니다. 채색과 먹선의 사이에 흰 경계를 두어 명암표현 대신 공간과 거리감이 느껴지게 표현하고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시각으로 표현하여 관람객의 시선에서 높이 있는 듯한 시원한 느낌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현재 작품들은 계획도시, 붉은지붕의 마을, 태양을품은도시, 하얀벽과 붉은지붕, 따듯한저녁 등의 시리즈 작품을 작업하고 있습니다. 강한 원색의 채색으로 인해 화사하고 밝게 감상하기도 하고 현대의 도시에서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에게 짙은 먹선의 강한 정신과 색상에서 주는 따듯하고 평온함을 느끼게 되는 작품이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에 노래 잘 하는 사람이 이토록 많은지 놀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그야말로 화수분처럼 새로운 가수들이 매스컴을 통해 등장한다. 전문 소속사가 연습생을 육성해 신인 가수를 데뷔시키는 일도 있지만 근래에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가수들이 배출된다. 십여 년 전부터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이 제작되었는데, 아이돌을 뽑는 프로그램에서부터 특정 장르인 힙합, 남성 사중창, 트로트, 합창까지 장르도 다양해졌다. 그런데 이렇게 경연 프로그램을 통해 데뷔한 가수들이 몇 년 혹은 십여 년 동안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지켜보는 것은 흥미롭다. 오디션에서 일등을 한 가수 중에는 처음에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이후 소리 소문 없이 잊혀져가는 이도 있고, 어떤 가수는 순위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여러 장의 앨범을 내고, 성공 가도를 달리기도 한다. 어떤 가수는 금세 잊혀지고, 또 어떤 가수는 오래도록 대중의 사랑을 받는 걸까?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후자는 다른 누군가를 쫓기보다 자신만의 개성을 가졌고 그 고유한 매력을 계속해서 발산했기 때문일 것이다. 흥미로운 가사와 독특한 목소리로 자신만의 노래를 부르며 롱런하는 가수로 악동뮤지션, 장범준, 볼빨간사춘기 등이 떠오른다. 이처럼 자기 색을 갖고 꾸준히 노래하는 가수들의 모습은 침체기에 빠진 서예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시각예술 장르 중 가장 보수적인 서예는 현재에도 옛 대가들의 글씨를 그저 따라 쓰거나 작품의 내용 역시 현재와는 무관하게 중국 당나라 시(唐詩)나 부(賦), 시조, 한글 가사 등 전통의 것을 다루고 있다.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의 전신인 조선미술전람회는 1922년에 시작되었다. 약 100년 전에 열린 조선미술전람회 도록 중 서예 파트를 살펴보면 현재 인사동 등지에서 열리는 서예 전시의 도록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흡사하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서예는 형식과 내용적인 측면에서 큰 변화가 없었다.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봤을 때도 우리나라의 서예는 재료와 매체, 내용 등에서 전통을 추구하는 보수적인 글씨를 쓴다고 알려져 있다. 그 사이 서양화나 조각 등 다른 예술 장르는 치열한 시도 속에서 상당한 변화와 혁신을 이루었다. 서예가 옛 것을 규범으로 삼은 예술이라고 하지만, 그 전통을 너무 좁게 해석하여 자신의 선생만을 답습하고 있지 않을까? 자문해본다. 학교에서 배우지도 않은 어려운 한문을 내용으로 담은 서예 작품을 현대인들이 감상하기란 쉽지 않다. 변화된 시대에 맞게 서예도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예를 기초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있는 현대작가로 중국의 쉬빙(徐冰, 1955〜)이 있다. 그는 한자 조형을 바탕으로 새로운 영어 알파벳을 만들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작업을 대형화했다. 예술계의 원로들은 아무도 읽지 못하는 문자의 탄생과 그의 대형 작품을 혹평했으나, 의미를 뺀 그의 문자 작업은 형상만으로 작품의 아름다움을 전달했으며 감상자는 글씨를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었다. 한국의 서예가 현대 미술계에서 살아남고 나아가 대중의 사랑을 받기 위해서 작가는 전통을 충분히 숙고하는 동시에 시대의 변화를 인지하면서 자신만의 고유한 개성을 담은 작품을 제작해야 한다. 쉬빙은 전통을 존중하되, 그것을 분해해 이전에는 없던 조합을 꾀했고 이러한 그의 제작 방식과 개성적인 작품은 현대 미술의 핵심과 맞닿아 있다. 개성을 찾고 구축하는 길은 결코 쉽지 않다. 그러나 작가는 주변의 비난과 혹평 속에서도 다양하고 실험적인 시도를 계속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오늘날의 서예에서 글자는 수단이 될 수도 있고, 글자 자체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작업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색을 찾는 것은 서예에만 한정된 일은 아닐 것이다. 각자가 하는 일에도 적용할 수 있고, 경주라는 도시에도 적용할 수 있다. 경주는 옛 신라의 역사와 문화가 잘 보존된 독특한 공간이다. 경주를 개발할 때 우리나라의 다른 도시나 외국의 관광도시에서 진행된 사업을 무분별하게 벤치마킹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경주는 경주다워야 한다. 경주가 자신만의 색이 선명해져 그것을 오롯하게 보여주는 도시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진우 님이 작품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이번 호를 끝으로 칼럼을 그만둡니다. 지금까지 아름다운 글로 독자들의 마음을 밝혀 주셔서 고맙습니다.
1924년 일본인 우메하라[梅原末治]는 경주 봉황대(125호분) 남쪽의 지름 16m정도 되는 소규모 원형 고분을 발굴했다. 금관의 드리개에 방울이 달려 있어서 무덤의 이름을 금령총(金鈴塚, 127호분)이라 이름을 붙였다. 이 고분의 주인공은 약 1500년 전인 5세기 말~6세기 초에 살았던 왕자(?)로 여겨지는 5~6살 ‘알라(童)’로 추정되었다. 그것은 나무관의 크기, 금관의 크기, 금허리띠의 길이가 상대적으로 작아 잠든 주인공의 키는 90~100㎝로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이 고분에서는 말탄 인물상(기마인물형토기)도 2구 출토되었다. 국립경주박물관 어린이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는 2023년 4월 중순까지 어린 영혼의 길동무란 수식어를 달고 ‘딸랑딸랑 금령총 이야기’ 특별전을 열고 있다. 2000년 국립경주박물관 부지를 발굴할 때 10m 깊이의 통일신라시대 우물 속에서 동물 뼈, 과일 씨 등과 함께 10살 전후의 ‘알라(童)’ 뼈도 수습되었다. 문득 트로트(trot) 제목처럼 ‘니가 왜 거기서 나와’가 머릿속에 맴돌기 충분했다. 1000년이 지났어도 유골의 모습은 완전하였지만 왜 우물 속에 있었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풀 확실한 근거는 없었다. 제물로 희생되었다거나 실수로 빠져 죽었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갈리었다. 설마 신라인들이 ‘알라’를 제사의 희생양으로 삼았을까? 목이 말라 허리를 구부리고 두레박을 올리다가 그만 곤두박질쳤을까? 발굴을 통해 드러난 신라시대 두 ‘알라’는 짧디짧은 생을 살고 요절하였기에 가슴 아프다. ‘알라(童)’라는 말은 경주를 비롯한 경상도에서 쓰는 토속어로 어린아이를 일컫는다. 한반도 북쪽으로 갈수록 ‘얼라’에 가깝게 발음한다. 반면에 ‘알라(Allah)’는 이슬람교의 유일신이다. ‘알라(童)’는 곧 ‘아동(兒童)’이다. 나이로는 유치원에 다닐 나이인 6세 정도에서 12~13살까지의 어린아이이며, 신체적이나 지적으로는 미숙한 단계에 있는 사람이다. 법률적으로는 아동복지법에서 18세 미만의 사람을 이르고 있다. 같은 뜻의 ‘어린이’가 있지만 최근 들어 어른이나 성인에 대비된 낮춤말이라 하여 ‘아동’으로 바꾸어 부르는 경향이 있다. 저출산 시대를 맞아 경주도 이미 인구소멸도시에 포함된 암울한 시기에 ‘알라(童)’를 ‘알라(Allah)’신처럼 받들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경주는 지난 5월 유엔아동기금 즉, 유니세프(unicef)로부터 ‘아동친화도시’(CFC:Child Friendly City)로 인증받았다.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CFC인증을 받은 도시의 수가 지금까지 80개이며, 인증을 받기 위해 추진 중인 지자체가 36개나 되니 인증받기가 결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경상북도 내에서 현재 인증받은 지자체가 경주시와 더불어 구미시, 영주시, 칠곡군 등 4개 시·군에 불과할 정도로 이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 인증의 의미는 크다. ‘아동친화도시’는 유니세프가 지방자치단체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유엔아동권리협약을 이행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시 또는 지역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하는 프로그램이다. 유엔아동권리협약의 비차별원칙(제2조), 아동 최선의 이익(제3조), 생존과 발달의 권리(제6조), 아동의견 존중(제12조) 등 4가지 일반 원칙을 기반으로 아동권리 보장에 필수적인 10가지 구성요소를 갖춘 지역사회를 아동친화도시로 인증하고 있다. 또한 정기적인 영향평가를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성과를 파악하고 아동권리 증진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도록 촉구한다. 경주시에서도 전담 부서를 두고 ‘아동’이 우대받도록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널리 자랑할 만하다. 그동안 시민, 아동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시행하였고 이를 토대로 11월 중순에는 경주시청에서 ‘경주시 아동정책 토론회’도 열었다. 당사자인 아동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100여명의 원탁회의를 통해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반영하여 아동친화도시 경주로 더욱 우뚝 서고자 하는 도약이었다. 여기서는 아동을 위한 정책수립이나 시설물 설치시의 의사결정에 아동의 참정권을 달라거나 어른의 생각으로 아동을 위한다는 명목의 결정을 하지 말아 달라는 의견도 있었다. 경주시 주민등록 인구통계로 올 10월말 현재 인구가 25만명 아래로 떨어졌다.(249,928명) 법률적으로 아동에 해당하는 0∼18세까지의 인구 비율은 13%(32,466명)이며,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4.6%(61,478명)이어서 UN 분류기준으로 초고령사회(65세 이상 20%)에 접어들었다. 노인에게 집중되다시피 한 복지정책의 일례는 경로당 수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시청에서 관리하는 공영 경로당이 633개에 이르고 미등록 경로당도 70개소나 되며, 이들 시설은 모두 실내 공간을 둔 건축물로 쉼터나 운동·놀이시설은 제외된 숫자다. 반면 어린이 놀이터는 자체 관리하는 아파트 구내 놀이터를 제외한 공영 놀이터 수가 65개소에 그치고 있을뿐더러 모두 실외 노천공간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경주시 직영으로 공동육아 나눔터를 6개소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미취학 아동으로부터 2세까지의 아동과 보호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실내시설로 참여형 체험 프로그램과 성장 단계에 따른 놀이 프로그램, 부모교육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인구소멸도시이자 초고령도시 경주는 이제 아동친화도시에 걸맞게 아동을 신처럼 받드는 정책을 펼쳤으면 한다. 우선 비바람과 눈보라를 피해 마음껏 놀 수 있는 안전한 실내 놀이터를 확충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주시가 2023년도 본예산 1조8450억원을 편성해 제출한 가운데, 경주시의회 예산안 심사가 시작됐다. 경주시가 제출한 내년도 본예산은 올해 1조5650억원보다 2800억원(17.9%)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20년 1조4150억원, 2021년 1조4895억원, 2020년 1조5650억원으로 증가해온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 증가 규모다. 경주시의 당초예산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8년만인 2024년엔 본예산 2조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경주시는 내년도 예산안이 17.9% 늘어난 것은 재정분석과 보통교부세 및 국·도비가 크게 증가한 결과라고 했다. 시는 내년도 예산은 민생경제 회복, 코로나19로 나빠진 지역경제 활성화와 위기극복을 위한 핵심정책 전략 T/F 사업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한다. 시가 편성한 예산안을 각 분야별로 보면 사회복지·보건 분야가 31%로 가장 중점적으로 편성됐다. 이어 국토지역개발·교통물류 15%, 농림해양수산 13%, 문화·관광 10%, 공공질서 및 안전·환경 8% 순으로 예산을 배정했다. 중점 사업별로는 핵심정책 전략 T/F 사업에 99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세부 사업으로는 서라벌 도심활성화 전략사업 194억원, 신라달밤 황금조명 갤러리 90억원, 서라벌 황금정원 프로젝트 34억원 등이다. 경주혁신농어업 전략사업으로 귀농귀촌웰컴팜하우스 70억원, 어촌뉴딜사업에 58억원 등 모두 193억원을 편성했다. 또 어르신 무료택시 운영지원 30억원, 중소기업 청년일자리 및 청년 창업 지원 41억원 등온가족 행복경주 전략사업에 255억원을 배정했다. 스마트시티 혁신 전략사업에는 경주페이 130억원, 버스정보시스템 확대구축 15억원 등 16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의 예산안을 살펴보면 올해 본예산이 전년 대비 5.1% 늘어난데 비해 내년엔 17.9%로 크게 증가했다. 국·도비 증가에 따른 시비 부담 증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사회복지·보건 분야의 예산이 31%에 달할 만큼 전체 예산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도비 증가에 따라 시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많지 않다는 의미도 포함돼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라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3고(高) 현상으로 지역경제의 침체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밥상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삶이 녹록치 않고,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위기로 경주지역 경제·산업분야도 예외 없이 고통 받고 있다. 경주시가 스스로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엔 한계가 있지만 경주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지역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을 추진하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예산안을 상정하면서 내년 시정목표를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로 결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5개 추진 방향도 제시했다.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조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첨단 신성장산업과 좋은 일자리 육성, 그리고 민생경제 활력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행복하고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살고 싶은 도시 조성,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을 만들어 살맛나는 경주 만들기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또 쾌적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도시를 조성하고, 편리한 교통망을 확충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열린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춰 무엇보다 민생안전, 지역경제 회복을 우선으로 균형, 혁신, 기회라는 시정가치를 실현하는데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주시의 계획대로 예산 집행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이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체감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예산 편성과 집행의 효율성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산안을 살펴봐야 할 경주시의회와 시의원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예산안을 꼼꼼히 살펴보고 낭비되는 부분은 없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고 지적하고, 고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집행부가 선심성 예산을 편성한 것은 없는지, 불요불급한 곳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는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경주시의 핵심가치에 부합되는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예산인지를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예산안 심사·의결은 경주시민을 대변하는 경주시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자 책무다. 민선 8기 경주시의 성공이 경주시와 경주시민의 발전과 함께할 수 있도록 지금은 경주시의회와 시의원들의 활약이 필요할 때다.
경주최씨 면암(勉菴) 최익현(崔益鉉,1833~1907) 선생은 경기 포천현 출신으로 화서(華西) 이항로(李恒老)의 문하이다. 1855년(철종6) 명경과에 급제해 현감․직강․승정원동부승지 등을 두루 지냈으며, 특히 1873년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 등 시책을 비판하고, 민씨 일족을 비난하다가 제주도로 유배를 당하였으며, 1905년 을사조약 이후 의병을 모집해 항일(抗日)운동을 하는 등 강직함을 종종 드러냈다. 게다가 바른 것을 지키고, 옳지 못한 것을 물리친다는 위정척사(衛正斥邪) 유교적 정치윤리사상을 실천한 인물로 관직에 있을 때는 상소문을 여러 차례 올리고, 물러나서는 노구(老軀)의 몸으로 의병활동을 이어갔지만, 안타깝게도 진위대(鎭衛隊) 관군에게 체포되어 대마도에서 순국하였다. 주로 재인․정읍․순창 등 호남지방에서 의병활동을 한 그는 68세 경자년(1900) 4월에 경기 포천에서 서호(西湖)의 정산(定山) 장구동(藏龜洞)으로 이사하였고, 5월에는 경주(慶州) 등을 유람하기도 하였다. 가족을 멀리 이사 보내고 고향에 혼자 남은 무료함을 달래고 겸사겸사 동쪽 지방의 벗을 만날 마음에 포천-가평-춘천[신재(信齋) 유중식(柳重植,1828~1905), 항와(恒窩) 유중악(柳重岳,1843~1909)]-홍천[이승조(李承祖)]-지평[양경환(梁景煥)]-거산[금계(錦溪) 이근원(李根元,1840~1918)]-원주[처가집]-제천-단계[인곡(寅谷) 강준회(姜晙會,1828~?)]-장담[유의석(柳毅錫)]-죽령-영주-안동[하정(霞汀) 이충호(李忠鎬,1872~1951)]-영천-경주 먼 거리의 여정을 떠났다. 특히 유람에서 만난 인물들은 항일과 위정척사의 인물들로 춘천의 유중식은 명필로 이름났고, 종인들 가운데 의병장이 많았다. 항와 유중악 역시 위정척사를 실천한 인물이며, 홍천의 이승조는 이항로의 증손자, 지평의 양경환은 쇄국정책에 큰 공을 세운 양헌수(梁憲洙,1816~1888) 장군의 손자, 금계의 이근원은 이항복의 제자로 의병을 지지하였고, 강준회 역시 화서학파의 일원이고, 장담의 유의석은 삼종형 의암(毅菴) 유인석(柳麟錫,1842~1915)에서 아들을 양자로 보내 가계를 잇고 의병과 항일에 가담하였으며, 안동의 이충호는 퇴계의 13대손이다. 아마도 최익현은 경유지에서 만난 인물과 유람의 목적 및 앞으로 의병과 구국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짐작된다. 『면암집』의 연보(年譜)를 보면, “1900년 5월. 경주는 선생의 관향(貫鄕)으로, 항상 한 번쯤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동도의 벗들도 못 본 지 오래되었다. 타향에 가족을 모두 보내고 더욱 다시 무료하여 마침내 포천에서 여정을 시작하였는데 문인 이장우(李章宇)가 따랐다.… 경주에 도착해 교촌의 종인(宗人) 둔차(鈍次) 최현식(崔鉉軾)을 방문하였다. 낭산서당(狼山書堂)에 올라 문창후 최치원 선생의 상서대(上書臺)를 살펴보고 여러 벗과 모여 강론하였다. 서악서원(西岳書院)을 봉심(奉審)하고, 포회(浦會:갯모듬)에 가서 용산서원(龍山書院) 옛터를 찾았다. 문산서당(汶山書堂)에 가서 우암 송시열 선생의 영정을 배알하였다. 양좌동(良佐洞)에 가서 침랑(寢郞) 이석희(李錫禧)를 방문하고, 회재 이언적 선생의 사당에 배알하였다. 또 옥산에 이르러 서원에 배알하고, 이병유(李秉裕)를 방문해 인종(仁宗)의 어필(御筆)을 봉심하고, 여러 현인의 옛 자취를 열람하였다. 한 달 남짓 고을 안 여러 명승을 유람하고 돌아오면서 대구를 경유해 종인 최정한(崔廷翰)을 방문하고, 또 임재(臨齋) 서찬규(徐贊圭)을 방문해 향음례(鄕飮禮)를 행하였다. 8월에 충청도 정산(定山)의 집에 이르렀다” 최익현은 대구를 거쳐 안동 도산서원에 들러 퇴계의 후손을 만나고 영천 신녕(新寧)을 거쳐 경주에 도착하였다. 그는 먼저 교촌마을의 독립운동가 최준(崔浚,1884~1970)의 부친인 최현식을 만났다. 경주최씨족보와 대동보 서문 및 충의당 기문 등을 적은 그는 낭산에서 자신의 뿌리인 최치원 선조의 자취를 찾았다. 옥산과 양동을 찾아 회재 선생의 후손과 유물을 직접 보았고, 경주의 도학(道學)에 대해 살펴보았다. 게다가 1725년 계림사화에서 사라진 우암의 영정이 모셔진 문산서당에서 우암을 배알한 일은 옛적 인산서원의 존폐에 관한 중요한 기록자료가 된다. 또한 경주 등지의 여정 이후 구동정사(龜洞精舍)에서 항일의 다짐과 도학에 대해 깊이 논의하였고, 말년에도 항일과 무능한 정부를 향한 성토는 계속되었으니, 유람이 비단 승경지를 둘러보는 여행의 목적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시대와 인물의 깊은 연관성이 있는 매개체로 인식된다.
인생 경험이 좀 쌓이고, 재테크 좀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된 즈음부터 주변인들이 내게 이런저런 조언을 요청했다. 그때마다 아줌마는 같은 레퍼토리를 주절거린다. “그 분야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라”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지인이나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 동종업계 관련된 일을 하는 지인들에게 나는 언제나 책을 권유한다. 그 분야에 관한 좋은 책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고 오면 나와 대화가 좀 될 것이고 그러면 같이 의논을 하고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시간의 통계였다. 애쓰게 내 의견을 말해봤자, 지인들은 배경지식이 없어서 내 의견을 못 알아먹거나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었다. 요즘엔 유튜브 동영상에 검색만 해보면 여러 분야에 관하여 웬만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그러나 예전부터 말하지만, 동영상은 순간 기억력에 도움이 될 뿐, 배경지식이 없는 내 안에 지식을 넣어주지 못한다. 시간 대비 효율성은 동영상이 뛰어나다. 그러나 장기적인 기억으로 남아, 내 것이 되어야 하는 배경지식을 만들기 위해 정보를 내 안에 쌓아야 할 때는 동영상이 유일한 방법으로는 안 좋다는 이야기다. 재테크의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거시경제의 흐름과 금리는 기본으로 알아야 하고,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예측해야 한다. 이런 정보를 매번 결정해야 할 때마다 유튜브 동영상을 일일이 검색해서 찾아야 할까? 아니다. 거시경제의 흐름과 글로벌 경제 상황은 그 흐름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익힌 사람은 매번 자신의 본 유튜버의 의견을 따라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책으로 이 규칙을 익힌 사람은 더이상 누군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흐름을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학원이나 과외와 비교한다면 동영상은 족집게 과외나 답안지인 빠른 방법이고, 책은 개념을 익히고 원리를 파악하는 느린 방법이다. 순간의 효과만 생각한다면 동영상 교육이 좋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결코 기초를 닦지 않은 첫 번째 빠른 방법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유형을 조금만 바꿔버리면 개념이나 원리를 모르는 첫 번째 방법은 무용지물이 돼버리고 만다. 입 아프게 아줌마가 자꾸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책 좀 읽으라는 소리다!!! 금수저는 아닌데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은가? 책 좀 읽어라! 경제 도서 한두 권 읽고 재테크 책 한두 권 읽으면 재테크 동영상 봐도 경험이 쌓이며 스스로 판단이 가능할 수준이 될 것이다. 교육, 인문, 언어,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석학이 말했다. “어떤 분야든 책 세 권을 읽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이 말도 아줌마가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처음에 이 말을 읽었을 때, 아줌마도 반신반의했으나 내 지나온 경험이 답이다. 내가 읽은 분야의 대해서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삼십 대 초반 대학 지도교수님 파티에서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과 대화할 일이 있었는데, 쭈뼛하는 동문 선후배들 사이에서 나는 그 분야에 대해 질문을 해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제주도 섬에서, 그것도 여자인(그 분야에 종사하는 여자도 드물고 관심을 갖는 여자는 더더욱 드물었기에) 나의 배경지식에 놀라워하셨다. 은사님은 전공도 안 살리고 연극을 하는 여자아이 정도로만 날 보셨기에 더욱 놀라워하시더니, 나중에는 네 덕에 면이 섰다고 어깨를 툭툭 쳐주셨다. 인생은 한 번뿐이다. 단 한 번의 경험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책은 한 번뿐인 인생의 경험을 수십, 수백 배로 넓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는 책을 통해 수학자가 되기도 했고, 재테크 고수가 되기도 했으며, 세계적인 경제 석학, 하버드대 인문 강좌 교수, 역사학자, 작가는 물론 어느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도 했다. 각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경험과 결정의 순간이 있었고 그때마다 인생의 변곡점이 된 그들의 결정, 그 결정을 하게 된 배경과 결과. 책을 통해 무수한 경험을 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값진 순간들이었다. 아줌마 잔소리 좀 한다! 책 좀 읽읍시다, 특히 엄마들!!!
리스트와 다구부인과의 관계는 리스토마니아가 절정을 이루던 1844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 재미있는 건 다구 부인이 리스트와의 일화를 소재로 쓴 소설 <넬리다>(1846)가 베스트셀러로 등극했다는 사실이다. 소설은 귀족부인과 청년 화가의 사랑을 다루고 있는데, 누가 봐도 다구와 리스트의 이야기인 줄 안다. 리스트는 1847년 러시아의 키예프에서 열린 자선공연에서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1819-1887) 부인을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귀족 가문 출신인 비트겐슈타인은 자선공연에 거액의 기부를 했다. 다구 부인이 도도하고 이기적인 성격을 가진데 비해, 비트겐슈타인 부인은 조용하고 배려심이 깊은 여성이었다. 특히 독실한 가톨릭 신자라는 점이 리스트의 마음을 움직였다. 리스트는 순회공연을 중단하라는 비트겐슈타인 부인의 조언을 수용하고 바이마르에 정착(1847)하기로 한다. 그리고 이듬해 바이마르 궁정악단의 악장으로 취임(1848)한다. 바이마르 시절은 리스트에게는 황금기였다. 연주 말고 작곡에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었다. 리스트는 피아노가 아닌 다른 장르의 작품을 피아노곡으로 만드는 걸 즐겨했다. 그가 무척이나 존경한 베토벤의 교향곡 9개를 모두 피아노곡으로 편곡했고, 절친형 베를리오즈의 걸작품 환상교향곡도 피아노곡으로 만들었다. 또한 동시대의 오페라(아리아)들을 피아노곡으로 편곡(이를 ‘패러프레이즈’라고 한다)하기도 했다. 당시엔 귀족과 부르주아지들의 집에 피아노가 한창 보급되고 있던 시절이었다. 따라서 오케스트라 연주로 들어야 하는 교향곡 또는 오페라 아리아를 피아노곡으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음악의 대중화를 위한 탁월한 시도였다. 리스트가 단악장의 관현악곡인 교향시(symphonic poem)를 창시한 것도 이때다. 리스트가 비트겐슈타인 부인과 결혼할 수 없었던 이유는 가톨릭이 이혼을 금지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비트겐슈타인 부인은 남편과의 결혼을 무효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교황청을 상대로 탄원도 하고, 로비도 했다. 결국 그녀는 1860년 혼인무효를 이끌어냈고, 이듬해 리스트의 50세 생일날 로마에서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다. 그러나 청천병력 같은 일이 일어난다. 부인 남편의 역로비로 교황청이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리스트는 나이 50에 또 다시 크나큰 실연의 슬픔에 빠져버린다. 설상가상으로 그 무렵 아들 다니엘(1859)과 장녀 블랑댕(1862)이 죽고, 차녀 코지마는 결혼 6년 만에 바그너와 불륜(1863)을 저지른다. 이때 리스트는 어릴 적부터 힘들 때마다 꿈꿔왔던 일을 드디어 실행한다. 수도원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1863). 리스트는 동료에서 사위가 된 바그너와 결국 화해한다. 바그너 필생의 과업이었던 바이로이트 극장의 성공적인 건립(1876 개막공연)을 지켜보고, 그의 죽음(1883)도 목도한다. 3년 후 리스트는 유일한 혈육인 코지마가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한다. 코지마는 아버지를 바이로이트 시립묘지에 모셨다. 리스트와 헤어진 후에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았던 비트겐슈타인 부인은 그의 죽음에 심한 충격을 받고, 8개월 후 사망한다.
며칠 동안 고민했다. 나에게 큰 영향이나 감동을 준 책이나 영화? 처음 원고를 부탁받았을 때는 그리 어렵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는 책과 영화 둘 다 매우 좋아해 바로 여러 가지 책과 영화들이 떠올랐다. 처음으로 고등학교 때 내 용돈을 모아서 산 ‘와처스’, 전쟁 영화인데 이상하게 눈물이 많이 흘렀던 ‘흐르는 강물처럼’, 고등학교 때 처음 단체 관람을 통해 본 ‘정무문’, 대학 입학 후 하숙집 친구들과 함께 보면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한 ‘불초자 열혈남아’, 아내와 처음 함께 본 영화 ‘선생 김봉두’, 모두 감명 깊었고 의미 있었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니 무엇을 골라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다. 그렇게 한 며칠 작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문득 거실 책꽂이에 있는 책들이 보였다. 그때 생각난 책 이름 ‘데미안’. “아 그래 ‘데미안’이 있었구나!” 그리 많진 않지만 내가 지금껏 읽은 책 중에 ‘데미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데미안’이 우리 집 거실에 있었고, ‘데미안’을 산 이유도 분명 있었다. ‘아! 이거 분명히 고등학생 때 읽었었는데 내용이 뭐였더라? 성장소설이었는데...’ 우연히 책방에서 사서 읽고는 지금도 우리 집 거실 책꽂이에 있는 소설 ‘데미안’이다. 그럼 이 책이 다른 책이나 영화에 비해 나에게 무슨 큰 영향을 주었는가? 그건 아니다. 읽는 내내 오히려 지루하고 왜 이렇게 표현들이 진부하지? 라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데미안이라는 책이 나에게 영향을 미친 것이라곤 ‘역시 고전은 따분해’ 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왜 ‘데미안’을 선택했는가? 이유는 바로 나의 큰아들 때문이다. 올해 고2로 내년이면 벌써 고3이다. 이젠 정말 성인이다. 하지만 그런 큰아들에게서 아직도 너무나 많은 허점과 부족함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 그 부족함 중에는 큰아들이 독서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것도 있다. 읽고 싶은 책은 없느냐? 독서가 제일 중요하다. 아무리 독서의 좋은 점에 대해 이야기를 해도 별 흥미가 없어 보인다. 그런 큰아들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던 책이 바로 ‘데미안’이었다. 솔직히 나는 지금도 ‘데미안’의 내용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책을 큰아들에게 권한 이유는 이 책이 성장기 소설이라는 것은 알기에 큰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모양이다. 신기한 것은 이 책만큼은 큰아들이 꾸준히 잘 읽었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 말도 생각난다. 책의 내용 중에 무엇인가 자기와 비슷한 게 있다고, 그래서 무심결에 내가 한 말도 기억난다. “너도 데미안처럼 되면 된다” 지금 이 원고를 쓰기 위해 다시금 ‘데미안’이라는 책을 떠올려보니 내가 했던 이 말은 잘못된 것이었다. ‘데미안처럼 되면 된다’가 아니라 ‘너도 데미안이야’라고 했었어야 했다. 소설 속의 주인공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동경했으나 결국엔 그 자신이 곧 데미안인 것을 깨닫는 것처럼 말이다. 큰아들이 이 책을 다 읽고 무슨 큰 변화나 깨달음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부모로서 나는 기대해본다. 언젠가는 큰아들도 데미안에 나오는 유명한 문구처럼 알을 깨고 나오리라고, 비록 알을 깨는 과정은 큰 고통이 뒤따르겠지만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나 역시 아직도 여러모로 껍질을 못 깨고 있는 것 같다. 큰아들이 아니라 나부터 데미안을 정독해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김수환 씨 : 경주가 고향으로 경남 양산시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활동하며 연극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극본을 직접 쓰고 배우로 활약하기도 하는 열혈 선생님이다.
천지천황의 후손들은 천무와 지통천황에게 빼앗긴 황위를 되찾고자 했다. 그러나 그들은 엄중한 감시 하에 놓여 있었다. 그래서 그들은 향가의 힘을 빌어 황위를 찾고자 했었던 것으로 보인다. 천지천황 측 인사들은 향가를 만들어 천무천황 후손들간 골육상쟁을 벌이기를 빌었다. 마침내 그들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천무와 지통의 후손들은 골육상쟁 끝에 이리저리 갈라져 황위를 이을 후손들이 남아나지 않게 되었다. 그 결과 천지천황의 친손자인 광인(光仁)천황이 마침내 즉위하게 되었던 것이다. <231번가> “고원산으로 가는 들가에 / 가을 능금 나무 열매가 열렸다가 흩어진다. / 바라보니 황위를 지키는 사람이 없다” 고원산(高圓山)은 높고도 원만해야 하는 자리, 천황의 자리를 은유하고 있다. 고도의 암시법이 사용되어 있다. 그만큼 천지천황의 후손들은 감시 속에 살았을 것이다. 작품 속 ‘아(芽)’는 파자법으로 풀어야 한다. 芽=十十 + 牙으로 파자가 된다. 이십번을 어금니로 씹어 먹는 과일, 즉 능금을 말하고 있다. 추자(秋子)는 지통 후손들을 암시하고 있다. 늦가을 들판에 붉게 익은 능금이 여기저기 흩어지고 있다. 언듯보아 그림같이 아름다운 정경이다. 그러나 내용은 냉혹하다. 지통천황(=秋)의 후손들(芽子 능금 열매)이 골육상쟁을 벌여 서로 죽이고 있다는 것이다. 황위를 지켜야 할 사람조차 남아나지 않았다. <232번가> “황자께서 삿갓쓰고 산으로 가네. / 들가로 난 길에 큰 구름이 끼어 있다. / 거칠어 오래 걸리는 나라 찾는 길” <233번가> “고원산 들가에 가을 능금나무 열매가 흩어지네. / 너희들이 흩어지니 황자님의 모습이 눈앞에 밟히고 또 밟힌다. / 슬픔에 눈물을 뿌린다” 천무와 지통의 후손들이 서로 싸워 황위를 지킬 사람조차 남아나지 않았다. 이제 천지의 후손인 지귀(志貴)황자가 나서 황위를 되찾아야 할 때가 되었다. 그러나 하늘이 무심하여 이러한 때 그가 죽고 말아 슬프기 그지없다는 작품이다. <234번가> “삼립산(三笠山) 들가 따라 떠도는 머나먼 길. / 매우 멀고 거칠다. / 멀기로 소문난 곳” ‘매우 멀고 거칠기로 소문난 곳’이라는 구절 역시 황위를 되찾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암시한다. 삼립산(三笠山)은 ‘삿갓 쓴 세 사람이 갔던 산’이다. 세 사람은 천지천황 가족관계 표에서 찾아보면 천지의 아들 지귀(志貴)황자, 손자 광인(光仁)천황, 증손자 환무(桓武)천황으로 볼 수 있다. 이들 후손 세 사람은 부끄러워 하늘의 해(천무, 지통 천황 등)를 차마 바라 볼 수 없어 삿갓을 쓰고 다녔다는 뜻이 될 것이다. 황위를 잃은 천지후손들의 고난을 그린 수작이다. 이 작품을 끝으로 만엽집 권제2가 끝이 난다. 황위를 되찾기까지의 천신만고의 여정을 그린 작품들이 만엽집 권제2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향가는 한반도에서 건너갔다. 우리의 향가는 그곳에서 일본 황실의 가장 내밀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