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경험이 좀 쌓이고, 재테크 좀 한다는 소리를 듣게 된 즈음부터 주변인들이 내게 이런저런 조언을 요청했다. 그때마다 아줌마는 같은 레퍼토리를 주절거린다.
“그 분야에 책을 한 권이라도 읽어라”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지인이나 교육에 관심이 많은 엄마들, 동종업계 관련된 일을 하는 지인들에게 나는 언제나 책을 권유한다. 그 분야에 관한 좋은 책을 추천하는 것은 물론이다. 책을 읽고 오면 나와 대화가 좀 될 것이고 그러면 같이 의논을 하고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 시간의 통계였다. 애쓰게 내 의견을 말해봤자, 지인들은 배경지식이 없어서 내 의견을 못 알아먹거나 올바른 결정을 할 수 없었다. 요즘엔 유튜브 동영상에 검색만 해보면 여러 분야에 관하여 웬만한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그러나 예전부터 말하지만, 동영상은 순간 기억력에 도움이 될 뿐, 배경지식이 없는 내 안에 지식을 넣어주지 못한다. 시간 대비 효율성은 동영상이 뛰어나다. 그러나 장기적인 기억으로 남아, 내 것이 되어야 하는 배경지식을 만들기 위해 정보를 내 안에 쌓아야 할 때는 동영상이 유일한 방법으로는 안 좋다는 이야기다. 재테크의 경우, 부동산이나 주식에 투자하려고 하는데, 투자 결정을 해야 한다. 거시경제의 흐름과 금리는 기본으로 알아야 하고, 우리나라 경제 상황을 예측해야 한다. 이런 정보를 매번 결정해야 할 때마다 유튜브 동영상을 일일이 검색해서 찾아야 할까? 아니다. 거시경제의 흐름과 글로벌 경제 상황은 그 흐름의 규칙을 알아야 한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익힌 사람은 매번 자신의 본 유튜버의 의견을 따라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책으로 이 규칙을 익힌 사람은 더이상 누군가의 의견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흐름을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다.그 차이는 무엇일까? 학원이나 과외와 비교한다면 동영상은 족집게 과외나 답안지인 빠른 방법이고, 책은 개념을 익히고 원리를 파악하는 느린 방법이다. 순간의 효과만 생각한다면 동영상 교육이 좋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결코 기초를 닦지 않은 첫 번째 빠른 방법은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식이라는 것이다. 문제의 유형을 조금만 바꿔버리면 개념이나 원리를 모르는 첫 번째 방법은 무용지물이 돼버리고 만다.입 아프게 아줌마가 자꾸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고? 책 좀 읽으라는 소리다!!! 금수저는 아닌데 가난하게 살고 싶지 않은가? 책 좀 읽어라! 경제 도서 한두 권 읽고 재테크 책 한두 권 읽으면 재테크 동영상 봐도 경험이 쌓이며 스스로 판단이 가능할 수준이 될 것이다. 교육, 인문, 언어, 다른 모든 분야도 마찬가지다. 세계적인 석학이 말했다.
“어떤 분야든 책 세 권을 읽으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이 말도 아줌마가 책에서 읽은 내용이다. 처음에 이 말을 읽었을 때, 아줌마도 반신반의했으나 내 지나온 경험이 답이다. 내가 읽은 분야의 대해서는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삼십 대 초반 대학 지도교수님 파티에서 어떤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과 대화할 일이 있었는데, 쭈뼛하는 동문 선후배들 사이에서 나는 그 분야에 대해 질문을 해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제주도 섬에서, 그것도 여자인(그 분야에 종사하는 여자도 드물고 관심을 갖는 여자는 더더욱 드물었기에) 나의 배경지식에 놀라워하셨다. 은사님은 전공도 안 살리고 연극을 하는 여자아이 정도로만 날 보셨기에 더욱 놀라워하시더니, 나중에는 네 덕에 면이 섰다고 어깨를 툭툭 쳐주셨다.인생은 한 번뿐이다. 단 한 번의 경험을 갖고 살아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책은 한 번뿐인 인생의 경험을 수십, 수백 배로 넓힐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나는 책을 통해 수학자가 되기도 했고, 재테크 고수가 되기도 했으며, 세계적인 경제 석학, 하버드대 인문 강좌 교수, 역사학자, 작가는 물론 어느 나라의 지도자가 되기도 했다. 각자 상황에 따라 다양한 경험과 결정의 순간이 있었고 그때마다 인생의 변곡점이 된 그들의 결정, 그 결정을 하게 된 배경과 결과. 책을 통해 무수한 경험을 했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값진 순간들이었다. 아줌마 잔소리 좀 한다! 책 좀 읽읍시다, 특히 엄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