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2023년도 본예산 1조8450억원을 편성해 제출한 가운데, 경주시의회 예산안 심사가 시작됐다. 경주시가 제출한 내년도 본예산은 올해 1조5650억원보다 2800억원(17.9%) 증가한 규모다.   지난 2020년 1조4150억원, 2021년 1조4895억원, 2020년 1조5650억원으로 증가해온 것을 감안하면 역대 최대 증가 규모다. 경주시의 당초예산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5년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8년만인 2024년엔 본예산 2조원 시대를 열 전망이다. 경주시는 내년도 예산안이 17.9% 늘어난 것은 재정분석과 보통교부세 및 국·도비가 크게 증가한 결과라고 했다. 시는 내년도 예산은 민생경제 회복, 코로나19로 나빠진 지역경제 활성화와 위기극복을 위한 핵심정책 전략 T/F 사업 등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다고 한다. 시가 편성한 예산안을 각 분야별로 보면 사회복지·보건 분야가 31%로 가장 중점적으로 편성됐다. 이어 국토지역개발·교통물류 15%, 농림해양수산 13%, 문화·관광 10%, 공공질서 및 안전·환경 8% 순으로 예산을 배정했다. 중점 사업별로는 핵심정책 전략 T/F 사업에 99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세부 사업으로는 서라벌 도심활성화 전략사업 194억원, 신라달밤 황금조명 갤러리 90억원, 서라벌 황금정원 프로젝트 34억원 등이다. 경주혁신농어업 전략사업으로 귀농귀촌웰컴팜하우스 70억원, 어촌뉴딜사업에 58억원 등 모두 193억원을 편성했다. 또 어르신 무료택시 운영지원 30억원, 중소기업 청년일자리 및 청년 창업 지원 41억원 등온가족 행복경주 전략사업에 255억원을 배정했다. 스마트시티 혁신 전략사업에는 경주페이 130억원, 버스정보시스템 확대구축 15억원 등 168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시의 예산안을 살펴보면 올해 본예산이 전년 대비 5.1% 늘어난데 비해 내년엔 17.9%로 크게 증가했다. 국·도비 증가에 따른 시비 부담 증가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특히 사회복지·보건 분야의 예산이 31%에 달할 만큼 전체 예산에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국·도비 증가에 따라 시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이 많지 않다는 의미도 포함돼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따라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3고(高) 현상으로 지역경제의 침체는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밥상물가가 치솟으면서 서민들의 삶이 녹록치 않고, 지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도 위기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가 경제의 위기로 경주지역 경제·산업분야도 예외 없이 고통 받고 있다. 경주시가 스스로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나기엔 한계가 있지만 경주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고, 지역 실정에 맞는 구체적인 비전과 사업을 추진하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예산안을 상정하면서 내년 시정목표를 ‘더 큰 경주, 더 나은 미래’로 결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분야별 5개 추진 방향도 제시했다. 세계적인 역사문화관광 도시 조성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첨단 신성장산업과 좋은 일자리 육성, 그리고 민생경제 활력에 역량을 집중한다고 밝혔다. 온 가족이 행복하고 청년에게 희망을 주는 살고 싶은 도시 조성, 젊은이가 돌아오는 부자 농어촌을 만들어 살맛나는 경주 만들기에 집중한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또 쾌적하고 아름다운 친환경 도시를 조성하고, 편리한 교통망을 확충하며 소통하고 공감하는 열린 시정을 펼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맞춰 무엇보다 민생안전, 지역경제 회복을 우선으로 균형, 혁신, 기회라는 시정가치를 실현하는데 예산을 적극적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경주시의 계획대로 예산 집행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시민들이 삶의 질이 향상됐다고 체감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예산 편성과 집행의 효율성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예산안을 살펴봐야 할 경주시의회와 시의원들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예산안을 꼼꼼히 살펴보고 낭비되는 부분은 없는지,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검토하고 지적하고, 고쳐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 집행부가 선심성 예산을 편성한 것은 없는지, 불요불급한 곳에 예산을 편성하지 않았는지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특히 경주시의 핵심가치에 부합되는지, 이를 달성할 수 있는 예산인지를 철저하게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예산안 심사·의결은 경주시민을 대변하는 경주시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자 책무다. 민선 8기 경주시의 성공이 경주시와 경주시민의 발전과 함께할 수 있도록 지금은 경주시의회와 시의원들의 활약이 필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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