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고금리와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자금난 해소에 나선다. 시는 예산 시비 16억5000만원을 투입해 소상공인의 이자부담을 경감하고 안정적 사업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특례보증과 이차보전 지원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시는 특례보증을 위해 경북신용보증재단에 7억원을 출연한다. 경북신용보증재단은 이 재원으로 출연금의 10배인 70억원까지 보증서를 발급하게 된다. 보증한도는 기존 최대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확대된다. 특례보증은 신용과 소득수준이 낮고 담보능력이 부족해 일반은행 이용이 어려운 서민계층에게 보증 지원을 통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특례보증 대상은 사업장 소재지가 경주시에 있고, 최소한의 심사기준에 결격사유가 없는 소상공인이다. 경북신용보증재단 경주지점에 융자신청서, 사업자등록증 사본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신청인 신용과 재정 상태를 검토 후 신용보증서를 발급해 준다. 해당 신용보증서를 받은 소상공인은 시중 은행에서 경영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또 경북신용보증재단 특례보증을 통해 자금을 융자받은 소상공인 뿐만 아니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과 서민금융진흥원(미소금융)을 통한 대출이자도 지원한다. 이를 위해 시는 3개 기관에 이차보전 예산 9억5000만원을 투입한다. 융자금의 이자 중 최대 4%까지 2년 간 지원하며, 4%를 초과한 이자는 본인 부담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경북신용보증재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민금융진흥원으로 문의 또는 경주시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주낙영 시장은 “특례보증과 대출이자 지원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경주시가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전통시장 4곳을 대상으로 17억3000만원을 들여 시설 현대화에 나선다. 대상지는 지난해 2월 중소벤처사업부 전통시장 시설환경개선사업에 선정된 안강시장, 중앙시장, 황성시장과 주말마다 관광객으로 붐비는 황리단길 내 황남시장이다. 먼저 시는 시민들이 많이 찾는 안강시장, 황성시장의 낡은 비가림시설을 철거하고 아케이드 비가림막을 새로 설치한다. 또 기존 아케이드 비가림막이 없던 중앙시장은 기초공사 완료 이후 신규로 설치한다. 안강시장은 길이 54m, 면적 500㎡의 아케이드 설치 공사를 이달 중순까지 모두 완료할 예정다. 황성시장은 길이 46m, 면적 583㎡로 이달 말 준공을 앞두고 있다. 사업비는 각각 5억5000만원과 4억8000만원이 투입됐다. 중앙시장은 길이 89m, 면적 516㎡의 기초공사를 지난달 완료했고, 다음 달 초까지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4억원이 투입된다. 낡은 천막 비 가림 시설로 인한 화재발생 우려와 여름철 극심한 더위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황리단길 내 위치한 황남시장도 사업비 3억원을 들여 노후벽면 도색, 간판 설치, 출입구 바닥공사, 노후전선교체 등 환경개선사업을 진행한다. 오는 6월 준공한다. 낡은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황리단길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공사를 통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찾는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주시가 2023년 지역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본지는 경주시 국·소·본부별로 올해 중점 추진 사업과 가시화되는 사업들은 무엇인지 몇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편집자주 경주시가 올해 추진 중인 사업 하나 하나 모두 중요하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다. ‘APEC 정상회의 유치로 경주의 10년 먹거리는 잊어도 된다’는 말이 나올 만큼 경주시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에 따른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 대구경북연구원 용역결과에 따르면 경북지역 경제에 9720억원 생산유발, 4654억원의 부가가치 유발, 7908명의 취업 유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분석했다. 무엇보다 경주시는 ‘APEC 정상회의’ 개최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의 위상과 국제화 역량을 높여 명실상부한 국제회의도시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정상회의 개최 이후 확 달라진 도시 이미지와 찬란한 문화유산의 재조명을 통해 국제 관광도시로 성장은 물론 미래 먹거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상회의 경주 유치 관련 사업은 경주시 문화관광국 소관이다. 지난 2021년 7월 6일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 공식 선언 후 대외 유치활동 및 지원 사업의 실무를 맡고 있다. 올해 들어 지난 1월 27일 ‘APEC 정상회의 경주시 유치지원위원회’ 발대식, 2월 16일 APEC 정상회의 유치 민간추진위원회 발대식, 경북도 등 유관기관 실무회의 개최 등 유치 활동에 한층 더 속도를 내고 있다. 오는 3월엔 APEC 경주 유치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출범해 범 시·도민 유치의지를 결집시키고, 대정부 유치활동도 전방위적으로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정상회의 유치를 위한 기반 조성, 교통, 숙박 등 분야별 유치 준비와 함께 오는 10월엔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증축 공사도 착공할 예정이다. 또 앞으로 APEC 유치 포럼, 도·시민 유치 서명운동, 범도민 지원협의회 창립, 유치기념 문화행사, 대정부 유치활동, 국제심포지엄·학술대회 등 전국적인 유치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결정은 오는 11월경으로 예정돼있다. -신라문화제·경주문화관 1918 활성화 ‘문화 부흥’ 견인 경주시 문화관광국은 올해 문화예술분야에서 ‘제50회 신라문화제’와 ‘2023 경주문화관 1918(구 경주역) 활성화’를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문화관광국에 따르면 오는 10월 중 중심상가, 봉황대, 월정교 등 경주시내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인 신라문화제는 올해 새로운 변신을 꾀한다. 올해 행사는 도·시비 등 사업비 29억5000만원을 들여 예술제와 축제를 구분한 20여개의 시민참여형 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성공적인 축제를 견인했던 시민축제 운영단을 조기 출범하고, 규모도 150명에서 500명으로 확대한다. 또 △지역 상권과 상생협력 강화 및 공간연출 보완 △화백제전 수용인원 확충 및 문중 참여 확대 △신라예술제 연출 및 구성변화 시도 △실크로드페스타 타 시도 연계협력 및 규모 확대 등도 추진한다. 이를 통해 시민과 지역예술인의 참여 확대로 신라문화제를 시민참여형 명품 축제로 육성하고, 일상회복의 시작과 함께 폭발적인 관광객 유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구 경주역을 문화복합 공간으로 재탄생 시킨 ‘경주 문화관 1918’ 활성화도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다. 경주역을 추억하고, 경주 문화관 1918에 대한 시민 인식 확산 및 문화공간으로서의 분위기를 조성해나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문화예술공연 및 전시, 문화창작소 활용사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 중이다. 구 경주역 광장을 활용한 △1918콘서트 △플리마켓, 버스킹 △설치미술, 트릭아트 등을, 전시공간에는 △명화(레플리카) 전시 △전시공간 지원사업 등이다. 또 문화관을 활용한 문화창작소 활성화 사업도 추진한다.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 정비 사업 ‘가시화’ 문화재 분야에서는 기존 추진 중인 신라왕경 14개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을 본격 추진해 일부 사업을 가시화한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노동·노서 고분군 내 추진 중인 고분정보센터 건립이다. 지난해 8월 임시 개장한 금관총과 함께 오는 5월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현재 경주시는 시설 내부 정보화 구축사업과 실내 전시품 등의 제작 및 설치 중에 있다. 금관총 고분정보센터는 대릉원 일원 신라 고분의 모든 정보를 담는 ‘지식타워 플랫폼’이다. 이외에도 인왕동 사지 경역정비, 황룡사지 남쪽광장 정비 및 황룡사지 진입부 건물지 기단정비, 구황동 원지 정비 등이 올해 상반기 중 마무리될 예정이다. 문무대왕릉 성역화 사업과 경주읍성 정비·복원 사업도 주변 정비와 토지 매입 등을 거쳐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오는 9월 12일부터 15일까지 보문 일원에서 열릴 예정인 ‘제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아태지역총회’ 개최 준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유산분야 국제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로 경주시 마이스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고, 문화도시 지정, APEC 정상회의 유치 등 올해 역점사업에 전략적인 기여가 기대된다. -지역 관광 축제 활성화로 관광산업 활력 관광분야에는 ‘2023 경주벚꽃마라톤대회’와 ‘2023 경주벚꽃축제’를 추진 중이다. 경주벚꽃마라톤대회는 오는 4월 1일 보문관광단지 일원에서 열린다. 코로나19 이후 2020년 대회 취소, 2021년 비대면 개최, 지난해 대회는 잠정 중단했던 이 대회는 4년만에 정상 개최된다. 시민과 관광객들의 교통체증 및 불편 완화를 위해 기존 풀코스 부문을 제외했다. 대회코스도 주요 관광지와 시내 일원을 제외하고 △하프코스 △10km △5km 등 3개 부문만 운영한다. 참가 신청은 경주벚꽃마라톤 공식 홈페이지(www.cherrymarathon.co.kr)를 통해 3월 10일까지 접수한다. 올해 경주벚꽃축제는 3월~4월 중 벚꽃개화시기에 맞춰 대릉원 돌담길 일원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벚꽃 거리예술가, 벚꽃빛, 벚꽃샤워, 벚꽃멍(ESG반영) 벚꽃같이보깅, 벚꽃댕댕이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반영된다. 올해 행사는 현장성과 지역성을 강화하고, ESG를 반영한 축제, 야간 시간대 확장 운영 등을 통해 도시 이미지개선과 체류형 관광상품으로 변신을 시도한다. -경주식물원(라원) 조성 사업 속도 경주시 문화관광국의 올해 주요 사업 중 하나인 ‘경주식물원(라원) 조성’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보문동 3-3번지 일원 경주동궁원과 인접한 부지 6만7965㎡에 최첨단 디지털 체험관 1동, 거울연못 2개소, 사계절초화원, 꽃등나무정원, 주차장 등을 조성 중이다. 시는 오는 연말까지 조경, 토목, 건축 등 1차분 준공을 하고, 내년까지 마무리해 개관할 예정이다. 박원철 경주시 문화관광국장은 “APEC 정상회의 유치, 문화도시 지정,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 가시화 등 올해 주요 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대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사업’ 도입 기업을 모집한다. 한수원은 선정된 기업을 대상으로 IoT, 5G,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기술 적용 스마트공장 솔루션 및 솔루션 연동 자동화장비·제어기·센서 등의 구입을 지원해 제조분야 중소기업의 제품 설계·생산 공정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중소기업의 공정 첨단화 지원으로, 기업의 제조 경쟁력 향상이 기대된다. 이번 모집은 고도화 부문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되며, 정부지원금 등을 포함해 기업당 2000만원에서 최대 3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모집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확대된 19개사다. 사업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3월 8일까지 상생누리(www.winwinnuri.or.kr)를 통해 신청하면 되고, 자세한 내용은 상생누리와 한수원 동반성장 홈페이지(www.with.khnp.co.kr)를 참고하면 된다.
경주소방서는 겨울철 소방안전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8일, 9일 양일간 양동마을과 보림사에 소방안전교육과 산림화재 대비 소방훈련을 실시했다. <사진> 먼저 8일 양동마을 마을정보센터에서 문화해설사 등 양동마을 관계자 및 주민 30여명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등 소방안전교육을 실시했다. 소방안전교육은 국가지정문화재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양동마을을 방문하는 연간 20여만명의 관광객을 대상으로 최일선에서 문화재를 알리는 문화해설사에게 심정지 등 긴급상황 시 초기대처 방법을 교육했다.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 확보를 위해 실시했다. 이어 9일에는 경주시 갯마을길에 위치한 보림사에서 산림화재 대비 현지적응 소방훈련을 가졌다. 훈련은 효율적인 호스 전개와 산불진화 차량 방수를 통한 진압대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산림 화재 전문 진화장비인 호스릴을 활용한 현지적응훈련으로 추진됐다. 이날 △산불진화 호스릴 전개 후 산림화재 대응 가능 여부 확인 △호스릴 전개 시 필요 소방력 및 소요시간 확인 △산악지형에서의 호스릴 전개를 위한 사용메뉴얼 숙지 및 조작훈련 △소방차량 진입불가 산림지역에 대한 현장적응 등이 진행됐다. 한창완 서장은 “산불 대비 대응 태세를 더욱 강화해 소중한 인명과 산림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양동마을을 알리는 문화해설사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교육을 통해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의 안전의식이 향상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경주시는 식량자급률 향상과 쌀 수급 안정을 위해 올해 첫 ‘전략작물직불제’를 시행한다. 전략작물직불금은 기본형공익직불금에 더해 논에서 전략작물을 재배하는 농업인과 농업법인에게 추가로 ㏊당 50~430만원을 지급하는 선택형직불제 사업이다. 동계 전략작물에는 겉보리, 쌀보리, 맥주보리, 밀, 호밀, 귀리, 감자, 사료작물, 하계에는 콩, 가루쌀, 하계조사료 등이 있다. 지원단가는 겨울철에 식량작물이나 조사료를 재배하면 ㏊당 50만원, 여름철에 논콩·가루쌀을 재배하면 100만원, 조사료는 430만원을 지급한다. 또 겨울철에 밀·조사료와 여름철에 논콩·가루쌀을 이모작하면 100만원을 추가로 지급한다. 특히 논에 국내 자급률이 낮은 콩, 조사료 등을 재배할 경우 논타작물 재배지원 사업으로 ㏊당 150만원(시비)도 함께 지원받을 수 있다. 신청은 15일부터 3월 31일까지 농지 소재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방문접수 하면 된다. 지급대상자로 등록되면 이행점검을 거쳐 12월에 직불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논에서 밀, 콩, 가루쌀 등의 재배가 확대되면 수입 의존성이 큰 농산물이 국산으로 대체되고 농가 소득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에 많은 농업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경주대와 서라벌대 통폐합 선제조건 해결 마감 기한이 다가오고 있는 가운데 원석학원 설립자는 통폐합보다는 원자력에너지 추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사진> 지난 9일 김일윤(원석학원 설립자) 전 국회의원이 주도하는 경주 원자력 에너지 메카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출범식을 겸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추진위는 경주는 유일한 방폐장을 유치하고 한수원과 양성자가속기, 원자력연구원, 관련 학과 등 원자력 클러스터 조성의 최적지라 강조했다. 추진위는 출범식을 시작으로 각종 심포지엄과 연구발표 등의 활동으로 경주시와 경북도가 국제적 규모의 원자력에너지 산업단지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밝혔다. 김 전 국회의원은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 연구소와 산업체를 경주에 집중 유치해 세계적인 원자력 클러스터를 만들어 국제사회를 선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추진위 출범과 심포지엄 개최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범식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주낙영 시장, 이철우 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해 축사하는 모습을 보였고 한수원에서 국내외 에너지 시장 동향과 우리의 과제라는 주제 발표가 이어졌다. 행사 주최가 경북도, 경주시, 한수원, 원자력환경공단 등으로 표기돼 관련 기관들의 교류가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관련 기관과 별도의 협의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원자력 관련 추진위 구성은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돼야 한다”면서 “이번 출범식은 별도 협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학교 통폐합은? 원석학원 설립자인 김 전 국회의원이 원자력 에너지 추진위 출범 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가 요구한 통폐합 선결과제 해결 기한이 2월로 다가오고 있지만 해결책 마련에 미온적이라는 것. 교육부는 학교 통폐합 선제조건으로 미활용 자산과 차명 토지 매각, 그리고 밀린 임금 해결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서는 미활용 교육용 토지와 차명 관리 토지를 매각해야 함에도 토지 매각을 위한 이사회 승인 등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대학 관계자는 “교육부에 해결안 제출 기한이 다가오고 있지만 해결 방안 제시와 논의 등 현재까지 이뤄진 것 없다”면서 “통폐합은 뒤로한 채 원자력 에너지 추진위 출범과 대규모 인원 동원 모습을 보면서 과연 학교 정상화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주원자력에너지 메카 출범 심포지엄’에는 600여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참석한 시민들은 노인회 등의 고령자들로 축사가 끝나고 심포지엄이 시작되자 대부분 자리를 떠났다.
경주시가 선박 추진용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실증 등에 나선다. 시는 지난 9일 경북도, 경주시, 경북도, 한국원자력연구원,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한국선급, 장금상선, 우양상선, HMM, 에이치라인해운, HMM, 장금상선과 ‘원자력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원자력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상호 협력과 국가 해운 및 에너지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추진됐다. 경주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9개 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협약에 따라 9개 기관은 △해양용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및 실증 △원자로-선박·해양시스템 인터페이스 기술개발 △소형모듈원자로 추진 선박·해양시스템 기술개발 △소형모듈원자로 활용 해양그린수소생산 기술개발 △선박·해양-원자력시스템 운영 전문 인력 양성 등 산업 인프라 구축 △관련 인허가 대응 체계 구상 분야 등에 협력한다. SMR 중 최근 해양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용융염 원자로(MSR)는 핵연료를 교체할 필요가 없고, 외부 노출 시 자연적으로 고체화되는 특성으로 방사능 누출 우려가 적어 해양선박에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도의 안전성에도 구조가 매우 단순해 소형화 설계가 가능하다.용융염 원자로는 고체의 염을 고온으로 녹인 용융염에 핵연료 물질을 섞어 사용하는 액체연료 원자로다. 이미 EU, 미국 등은 원자력을 활용한 친환경선박 기술개발 및 보급을 위해 다양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해양, 우주 활용을 위한 차세대 원자력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고 관련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해양선박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50년까지 선박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로 감축하겠다는 온실가스 감축 규제계획을 발표함에 기술 개발이 가속화 됐다. 경주시는 한국원자력연구원과 국내외 68개 지부를 보유한 한국선급의 선박 안전설계 기술이 모아져 해양운송 분야 일대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원자력의 해양에너지원 활용은 SMR 등 미래원자로의 핵심 개발분야”라며 “이번 업무협약이 기술개발을 위한 마중물이 돼 국가 해운 및 차세대 원전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주시는 ‘SMR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을 주요 시책사업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중 신규 국가산단 선정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백률사에서 도난당한 지장탱화가 20여년만에 경주로 돌아온다. 백률사 지장탱화는 대웅전 본존불 뒤에 봉안됐던 노사나불탱화와 함께 2001년 6월 18일 새벽 도난됐으며, 노사나불탱화는 2017년 4월 환수돼 현재 불국사 성보박물관에서 관리·보관하고 있다. 지장탱화는 2020년 7월 도난문화재 은닉처에서 발견됐다. 당시 포항 보경사, 구례 천은사, 구례 화엄사, 순천 선암사 등 14개 사찰의 32점 도난 문화재와 함께 발견된 것.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도난 문화재 관련 2심 선고에서 원소유자로 소유권이 인정됐다. 이에 회수된 탱화는 현재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돼 남은 행정 절차를 기다리는 중이며, 올해 중으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장탱화의 크기는 가로 245cm, 세로 277cm로 지장보살을 본존으로 도명존자와 무독귀왕, 열 명의 시왕 등 지장보살의 주요 권속이 배치돼있다. 대한불교조계종 측은 “탱화가 제대로 보존이 되지 않아 약간의 손상은 있지만 심각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당시 칼로 도려내 가져가 장황이 없는 상태라 경주에 돌아가도 바로 공개는 어려울 것 같다”면서 “탱화는 1900년 작품이며 근대 중요한 역사적 사실과 관계가 있는 경우 문화재지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경북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수가 많아 문화재지정이 힘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불교조계종은 전국 25개 교구를 둔 본사가 있고, 거기에 말사가 예속되는 본말사제도가 있다. 백률사는 불국사 말사이기 때문에 행정절차가 종료되면 본사인 불국사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불국사 성보박물관 측에 따르면 앞서 반환된 노사나후불탱화는 도난당한 뒤 말려져 보관돼 온 탓에 훼손이 심한 상태라면서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반환받은 상태 그대로 수장고에 보관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훼손이 심한 문화재는 대중에 공개하기 전 보존처리 작업을 진행하게 되는데 아직은 계획된 바가 없다고 했다. 한때 불교문화재가 돈이 된다는 이야기가 떠돌며 불교문화재 도난과 불법거래가 심각해졌다. 이 시기 한적하고 외진, 보안 장치가 없는 사찰은 문화재 절도범들의 타깃이 됐다. 특히 불화는 불상, 석탑 등에 비해 무게가 가볍고, 크기가 상당한 불화라도 그림 부분만 오려서 접거나 말아 부피를 줄여 이동이 가능했기에 도난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대한불교조계종과 경찰청, 문화재청은 협력관계를 맺어 도난 예방과 도난 성보문화재의 조속한 환지본처를 위해 문화재 보호법상 도난 관련 공소시효 확대, 문화재에 대한 선의취득 제도 폐지 등 제도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그 결과 도난 된 문화재들이 하나 둘 제자리를 찾고 있다. 회수된 문화재 중에는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될 만한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있는 것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도난된 비지정문화재들도 현재 기준으로 재평가했을 때 국보나 보물로 승격이 가능할 수 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경주의 도난 문화재들이 하루빨리 제자리를 찾고, 20여년 동안 구겨져 빛을 보지 못했던 백률사 탱화의 역사적, 예술적 가치가 하루빨리 재조명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한편 백률사 탱화는 1997년 경북도로부터 문화재적 가치가 없다고 판단돼 등록문화재에서 삭제됐다. 반면 1900년에 조성된 서울 미타사 금수암 신중도는 화면 구성 및 도상 차용에 있어 20세기 초반 경기지역 신중도의 새로운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로 문화재적 가치가있다고 판단돼 지난해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경주시의회 이철우 의장이 14일 농업협동조합중앙회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이날 농협중앙회 이성희 회장을 대신해 안강농협 최덕병 조합장이 이철우 의장에게 감사패를 수여했다.
꽃의 정령과 나 그림을 그리며 살아온 삶이 예순을 훌쩍 넘어 버렸다. 홀로 바람처럼 흘러온 삶 외롭고 고독함이 덕지덕지 딱지처럼 엉켜 붙어 파멸해갈 때 꽃의 이야기와 시선이 있었고, 정령의 모습이 나를 일으켜 세웠다. 이제는 생명이며, 한 몸이 되어버린 그 이야기들을 화면에 올려놓는다.
경북문화관광공사와 재단법인 문화엑스포 통합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경북도의회 문화환경위원회는 지난 1일 경북도문화관광공사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수정 의결했고, 9일 본회의에서 최종 통과된다. 이에 따라 지난 1996년 설립한 재단법인 문화엑스포는 폐지수순을 밟게 된다. 경북도는 문화관광분야의 유사기능을 효율적으로 통합운영해 대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통합을 추진해왔다. 도는 도의회 본회의 통과 후 문화엑스포 청산 등 관련 절차를 거쳐 오는 7월 1일 통합 기관을 출범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여러 논란에 대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것도 있다. 공기업과 재단법인 간 통합 관련 위법여부와 경주시 보조금 지속 부담 등을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먼저 개정안 부칙에 재단법인 문화엑스포의 모든 재산과 권리·의무는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이를 포괄승계하기로 한 것을 두고 위법 논란이 일고 있다. 공기업과 재단법인의 통합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해 법률적으로 포괄승계가 이뤄질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경북도와 경주시가 절반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경주세계엑스포공원 부지와 건물에 대한 협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경주엑스포공원 운영을 위해 전체 예산의 25%인 25억원 이상을 매년 경주시가 부담하고, 경북도는 향후 경주시 부담 비율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북도는 공사와 문화엑스포의 설립근거는 다르지만 재단법인 해산·청산 후 통합하는 것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법인 청산절차에 따라 엑스포 재단 출연금을 처리하고, 부지는 민간위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의 공기업 축소 방안에 맞춰 이른바 ‘짜맞추기식 행정’이라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경주시의회는 현재 공기업과 재단법인 간 통합 관련 법적 위반 여부를 검토 중에 있고, 향후 경주시 보조금은 승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반발하고 있다. 법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통합부터 서두르면 경주엑스포공원의 미래 도 기대하기 어렵다. 경북도는 먼저 시민들이 우려하고 있는 이 같은 문제점들을 명확하게 밝혀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주시민들이 통합에 수긍할 수 있도록 경주세계엑스포공원의 역할과 기능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통합도 하고 발전도 있다.
아동학대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다. 아동학대 한 건 한 건이 피해아동에게 평생 심각한 트라우마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져야만 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아동학대신고 접수건수는 2020년 155건, 2021년 200건, 2022년에는 150건이었다. 최근 3년간 평균 신고건수로는 168건이며, 이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이중 실제 학대사례로 확인된 것은 2020년 103건, 2021년 134건, 2022년에는 78건이다. 지난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아동학대 유형별 사례로 보면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체·정서·성(性)·방임 등 유형별 아동학대 중 신체학대와 정서학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학대 유형들 중 3개 이상 학대가 복합된 ‘중복학대’가 78건 중 29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아동학대가 늘고 있고, 신고 건수도 줄지 않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전문보호기관과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주지역을 관할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유일하다. 하지만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주를 비롯해 경산, 군위, 영천, 의성, 청도 등 경북 남부지역 6개 시·군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사자들이 담당하는 아동학대사례도 1인당 무려 46~50여건에 이르는 등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경주지역은 읍·면·동 간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상담 장소도 없고, 학대 가해자들은 대부분 공격적 성향이 강해 상담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동학대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아동전문보호기관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년 시절 학대 경험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범죄 등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법과 제도만으로 아동학대를 근절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빈틈없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제라도 아동이 안전한 도시 조성을 위해 아동전문보호기관과 피해아동을 학대자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는 시설 등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한 경주시의 조속한 후속조치를 기대해 본다.
심각한 기후 위기로 인해 재생에너지 100%(RE100)와 탄소중립(넷제로)으로 달려가고 있는 ESG 체제는 이제 가시화되고 있다.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에너지(석탄과 석유) 사용을 중지하고 탄소중립을 위해 새로운 에너지인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만을 사용하겠다는 RE100은 매우 바람직한 방향인 것 같다.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난제가 있다. ESG가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시작해 전 세계 기업의 질서를 재편하고 있어서 일개 소비자이자 시민인 우리와는 별개의 일로 생각하거나,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환경문제라고 생각하기 쉽다. 최근인 2023년의 세계 기상이변만 살펴보자. 대기의 강이 미국을 덮쳐 캘리포니아 전역이 3주째 폭우에 시달렸고, 이 대기의 강은 뉴질랜드로 옮겨가 현재까지 물바다를 이루고 있다. 또한 미국의 눈 폭풍과 폭설, 러시아의 기록적 한파, 남아메리카의 심각한 가뭄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대한민국에도 유례없는 한파로 기후 위기를 체험하는 중이다. 이런 기후 문제의 책임을 화석연료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책임을 물리고 ESG 경영을 통해서 근본적으로 해결해가고자 하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수긍이 가는 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RE100달성을 위해 탄소를 배출하는 기업과 생산품에 대해 탄소세와 탄소 국경세를 부과하는 방법이 모든 나라에 공평한가에 대해서는 소신 있는 발언이 필요하다.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가 작년 11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렸다. 이 총회에서 눈에 띄는 것은 지금까지 배출된 온난화 가스로 인해 막대한 재해를 입게 된 개발도상국에 대한 ‘손실과 보상’에 기금조성을 합의했다는 것이다. RE100이 선언되기 전에 다루어져야 할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로 인한 재난에 대해 이제라도 당사국들이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합의만 했을 뿐이지 구체적인 시기와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되지 않았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이미 RE100이 준비된 글로벌 기업들은 탄소 국경세와 탄소배출권거래제로 호재를 누리고 있다. 테슬라는 2020년에 미국 내 자동차 판매 수입보다 더 많은 탄소배출권 판매로 16억 달러(2조145억원)의 수익을 올렸으며 2021년 중국에서만 탄소배출권 판매 수익으로 3억90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4550억원 가량의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판 봉이 김선달이 테슬라를 비롯해 전 글로벌기업들에게 나타나고 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이 7%를 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본다면 암담하다. 2023년 시범적으로 보이는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가 2026년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철강 알루미늄 등 우리 산업계는 일종의 ‘탄소 관세’로 연간 약 5309억원을 부담해야만 한다. EU에서 주장하는 탄소 1톤당 100달러에 이른다면 이 금액은 3~4배가 늘어날 것이다. 이쯤에서 개발도상국에서 요구하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혹은 이전에 일어난 기후 위기에 대한 선진국들의 손실과 보상 문제를 다시 거론해보자. 시행착오를 거쳐서 앞서가는 글로벌 기업들은 생산해낸 그들의 제품으로도 이익을 보겠지만 이미 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한 애플사 등은 탄소배출권을 팔아서 막대한 이익을 보게 된다. 거시안적인 관점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시뮬레이션하면서 ESG를 준비해야 한다. 넷제로와 탄소중립을 외치면서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경제적 재난을 간과한다면 기후재앙보다 더 먼저 경제재앙의 그물에 갇힐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가 기존 우리가 쓰는 전기값보다 비싸다는 현실도 적용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지자체도 거시적인 안목으로 다시금 행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다. 각 공공기관이 ESG 관점에서 스스로 평가하며 준비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만이 ESG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도 머지않아 이 평가가 필수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영역 안에 기업과 기관, 소상공인들, 학교, 자영업자들을 ESG 측면에서 제도와 협력을 통해 도와야 한다. 더불어 이런 ESG의 구조 아래 그린플래이션 속에 폭풍처럼 휘둘릴 수밖에 없는 소비자 즉 일반시민인 우리가 준비해야 한다. 다행히 의식 있는 소비자(시민)들이 ESG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움직임이 있다. 가정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며 올바른 삶의 방향성을 설정해 단순한 환경운동이 아닌 환경과 사회 그리고 경영과 더불어 ESG로부터 파생될 경제문제까지 살피는 ESG 교육이 경주에서 시작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동학정신이 의식을 완전히 바꾸는 동학혁명으로 이어졌듯이 세계적 흐름 속에 매몰되지 않고 한국적 ESG혁명의 불씨가 경주에서 퍼져나가기를 바란다.
집 앞 담장의 목련 가지 끝이 한껏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머잖아 봄소식을 터뜨릴 기세이다. 지난 4일은 봄이 들어선다는 입춘이었다. 태양의 주기로만 보면 봄의 절기에 들어선 만큼 봄 맞을 채비를 집집마다 하고 있다. 그런 습속으로 예전에는 대문에 붙이던 입춘방의 축문을 서로 주고 받으며 덕담을 건넸다. 입춘축의 여럿 중에 ‘입춘대길 건양다경’이 가장 많이 보인다. ‘봄을 맞이하여 좋은 일이 깃들고, 밝은 기운을 받아 기쁜 일이 많이 생기라’는 댓구로 보인다. 그런데 우리가 쉽게 보고 지나치는 ‘건양다경’이라는 단어 중, 건양에 대한 아픈 역사가 보인다. 조선은 중국으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였다는 뜻에서 황제라 칭하고 원호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1894년 갑오개혁이 이루어지며, 공식적인 고종의 첫 번째 연호가 바로 이 건양(建陽)이다. 그러나, 이는 1895년 을미사변 후 양력을 강제로 도입하도록 하는 일본의 압력이 작용해 만들어진 연호다. 이 건양은 새로운 연호인 광무로 바뀌기까지 1896년 1월부터 대략 1년 8개월 동안 사용했었다. 입춘과 오랜 기간 대구를 이루며 자연스럽게 우리 정서에 녹아 있지만, 역사적 의미를 바로 알고 사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 입춘은 희망의 봄을 맞이하는 절기인 반면, 우리에겐 여전히 많은 아픔을 경계하는 계절의 마디이기도 하다. 입춘추위에 장독 터진다는 말이 있듯 꽃샘추위가 몇 번쯤은 더 왔다가야 비로소 봄이 오기 때문이다. 근년에 들어와서 날씨 변화를 더욱 많이 느끼는 터이고, 우리 지구가 여기저기 몸살을 앓고 있음을 확인하기도 한다. 지구가 비스듬히 서 있고 그 바깥을 도는 태양의 길과 이 땅에 쪼이는 태양의 빛으로만 봐서 입춘이 딱 봄이 시작하는 날인 것은 분명하다. 전문적 용어론 태양의 황경이 315도에 위치하는 날이다. 아직은 땅덩이가 식어 있고 그 냉각된 복사열과 함께 그간 엘니뇨와 라니냐로 일컬어지는 대류열 시스템의 고장 때문에 이상 기후를 자주 만난다. 참고로 동지는 황경 360도로 이 땅에 햇볕을 가장 적게 비치는 절기이고 춘분은 270도로 알려져 있는데, 절기에 대한 우리 조상들의 응용이 치밀함을 알 수 있다. 그런 치밀함과는 상관없이 요즘 날씨와 기후는 마치 천천히 다가와서 빠르게 휙 지나가는 불규칙한 진자운동을 보는 듯하다. 봄은 터무니없이 짧아져 순식간에 지나가고 봄의 온기를 채 느껴보기도 전에 이내 더워진다. 겨울과 여름만 존재하는 계절이 된 것이다. 이제 한반도는 더운 기간만 따지면 아열대성 기후라고 할 수 있겠다.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 현실과 더불어 기후 역시 여느 사회나 자연 현상과 마찬가지로 빈익빈 부익부의 악순환을 타고 있는 모양세다. 더울 땐 너무 덥고 추울 땐 너무 춥다. 문제는 이 순환의 고리를 사람이 간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분별한 자연파괴와 화석연료의 사용, 각종 산업공해와 교통공해들이 대두되며 지구가 심각한 환경위기에 처했다. 이게 이상 기후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 악순환을 끊을 수 있는 인간의 지혜가 ESG라는 전문용어로 다소 늦은 듯 자리잡은 것은 그나마 매우 다행한 일이다. 70년대 중반 하나뿐인 지구가 오염되어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을 경계하여 지속가능한 개발을 들고 나온 지 반세기, 환경과 사회를 보듬는 사업이 실행되고 정책적으로 이를 들여다볼 수 있는 투명한 지배구조로 확대된 것은 인간이 지구에 가하는 횡포를 적극적으로 방지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입춘을 지나면서 아득한 남쪽에서 묻어올 봄을 기다리는 것은 어쩌면 봄볕 같은 소망을 기다리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 조상은 입춘 추위는 꿔서라도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다가올 2023년의 봄은 희망과 긍정이 선순환하는 첫걸음이길 바란다.
필자의 이름 ‘성찬’을 두고 오래전 고인이 되신 외할머니께서는 걱정이 많으셨다. 고뿔이라도 들어 콧물을 흘리고 기침이라도 할 때면 이름을 잘못 지어 병 치레를 한다고 혼잣말을 하시곤 하셨다. ‘성찬’을 ‘성치 않은’이라는 의미인 ‘성찮’으로 생각하신 것이다. 그래서 외손자 이름을 바꾸라고 하셨단다. 감은사지의 소재지인 옛 양북면은 어느 외조모의 생각인지 21.4.1 문무대왕면으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우리 경북의 경우만 하더라도 면의 명칭을 바꾼 예로는 포항 대보면이 호미곶면으로, 울진군 서면을 금강송면, 원남면을 매화면으로 변경하는 등 전국 각지에서 지명 명칭을 바꾸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양북면 명칭을 이렇게 바꾸면 바로 남쪽에 위치한 양남면은 어떻게 하지? 양북이 없는 양남이라 아무래도 이상하다. 부질없는 생각을 접고 감은사지를 찾아 집을 나선다. 경주에서 문무대왕면으로 가는 길은 여러 갈래이다. 먼저 보문단지를 거쳐 추령터널을 지나는 길이 있다. 또 터널을 지나지 않고 추령재를 너머 꼬불꼬불한 옛길로 갈 수도 있고, 불국사로 해서 토함산 터널을 지나는 길, 석굴암을 비껴 토함산을 너머 장항리사지를 거치는 길이 있다. 최근에는 토함산 터널을 지나는 길로 주로 다니지만 추령재 꼬불꼬불한 길이 가장 운치가 있다. 토함산 동쪽 골짜기를 흘러 내려온 개곡물과 함월산에서 기림사를 지나온 호암천이 만나고 이어 용동천이 합류하는 지점이 와읍이다. 와읍을 지나면서 경주 사람들이 널리 알려진 유머가 생각난다. 경주 동쪽 재 너머 읍이 셋이라는 것이다. 이곳 와읍을 비롯하여 석읍과 감포읍이다. 그런데 감포읍은 실제 행정구역으로 읍이지만 와읍과 석읍은 오지이다. 읍일 리가 없지만 지명이 그러하다. 고려 고종 25년 몽고군이 침략해 왔을 때 황룡사 9층탑을 비롯해 수많은 문화재들이 불에 타고 말았다. 당시 황룡사에는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성덕대왕신종보다 네 배가 더 큰 종(49만 근)이 있었다. 그 종을 몽고군이 이곳 대종천으로 해서 가져가려다 폭풍우를 만나 그 종은 가라앉고 말았다. 이후 이 하천을 큰 종이 지나간 하천이라고 해서 대종천이라고 하고 그 뒤로 풍랑이 심하면 그 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그래서 여러 사람들이 탐색에 나섰지만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이야기는 황룡사의 종이 아니라 감은사의 종을 임진왜란 때 왜군들이 훔쳐가다가 대종천에 빠뜨렸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지역의 하천 이름이 처음으로 나오는『대동지지』,『동여도』,『대동여지도』에는 동해천(東海川)으로 기록되어 있다. 동해천은 고유명사라기보다는 ‘동해안에 면에 있는 내’라는 뜻인데, 일제강점기에 전해오는 전설에 따라 대종천이라 한 것으로 보인다. 문무대왕면 소재지에서 그 남쪽으로 대종천을 따라 뻗어있는 도로를 한참을 가면 바다가 보인다. 이 지점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멋진 3층석탑이 시야에 들어온다. 감은사지 삼층석탑이다. 감은사지가 있는 이 지역을 ‘용담(龍潭)’이라 하였는데 1914년 일제강점기에 이웃 마을인 원당리(院堂里)와 행정구역이 통폐합되면서 용당리가 되었다. 용담이라면 용이 깃든 소(沼)라는 의미이다. 감은사지 금당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로 소(沼)가 있는데 지금은 물이 말라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이곳 동해안 일대는 약 12만 5천 년 전 간빙기에 해수면이 현재보다 약 6m 정도 높았을 것으로 학계에서는 보고 있다. 또 다른 연구자에 의하면 매년 0.3mm씩 이 지역이 위로 솟아오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곳까지 바닷물이 차올랐으며, 감은사가 창건된 것이 1300여 년 전이니 그동안 대종천 토사가 퇴적되었을 것이므로 당시에는 이곳까지 배가 드나들었을 것이다.
홍시를 먹다 보면 꼭지 부분에 하얀 줄기가 보인다. 디오스프린이라는 성분으로 이게 변비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이걸 칼로 도려내고 먹으면 아주 간단한 걸 귀찮아서 그냥 먹는다는 게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그런 게으름이 정말 변비에 걸리는 거 아닐까 하는 죄책감을 항상 이긴다는 데 있다. 빈 접시 위로 홍시 꼭지가 늘어날수록 후회도 커져간다. ‘처음부터 도려내고 먹을 걸... 변비보다 죄책감이 몸에 더 안 좋다는데...’ 작은 후회는 점점 몸집이 커져간다. 캐나다의 유명한 산악인 제이미 클라크라고 있다. 에베레스트, K2등 세계 최고봉 일곱 개 중 여섯 개를 정복한 베테랑이다. 그가 한다는 말이 높고 험준한 산은 올라가다가 다시 내려오기 여간 힘든 게 아니란다. 그래서 등반 전에 확인해야 할 체크리스트만 전화번호부만큼 두껍다고 한다. 함께 오를 등반자가 손바닥 두께의 리스트를 잘게 나누어 체크하고 또 체크한다. 그는 강조한다. “산악 등반에서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결국 작은 준비물들입니다” 당연한 소리를 이 베테랑은 왜 했을까? 한 번은 제이미가 동료와 함께 장장 14시간을 걸어 캐나다 로키 산맥의 고지대에 이르렀는데, 아차차! 라이터를 안 챙겨 온 거다! 얼은 몸을 녹이려면 뜨거운 물을 규칙적으로 마셔야 하는데 캠프도 설치하고 스토브도 준비됐고 그 속에 넣을 물 대용의 눈도 지천에 준비되었는데, 천원도 안 되는 라이터를 준비 못 한 거다. 그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이들은 어떻게 했을까? 고지대에서는 수분이 몸 밖으로 빨리 빠져나가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탈수가 와서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결국 제이미와 동료들은 이를 깨물며 하산할 수밖에 없었다. 돌아오는 14시간 동안 ‘그놈의 라이터! 천 원짜리 라이터!’ 아쉬워했을 걸 생각해 보면, 작은 것이야말로 정말 큰 법이다. 신년 벽두부터 미국 전역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된 사태가 벌어졌다. 그 원인은, 미국 내 민간항공 안전을 위한 정부기관인 연방항공청(FAA)의 데이터베이스 파일이 손상되어서다. 그것도 딱 하나인데 말이다. 활주로 폐쇄, 비행기가 이륙 전에 조종사와 지상 직원들이 주고받는 항법 신호 등이 중단되었고, 기상 악화 등 비행에 치명적인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 전체가 완전 먹통이 되었다. 아주 경미한 손상으로 인해 1300여 항공편이 취소됐고, 1만여편이 지연 운항되었다고 한다. 작은 하나가 정말 뼈아프게 컸던 사례다. 이와 유사한 사건이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2월에 발생했다. 엄지손가락 크기의 너트 하나로 전투기 한 대가 추락했다. 공군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2년 전 정비사의 실수로 너트 하나를 빼먹는 바람에 연료 펌프 구동축의 톱니바퀴에 비정상적인 마모가 발생했다. 그래서 엔진에 정상적인 연료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엔진이 정지되었으며, 결국 전투기가 추락한 것이다. 사소한 실수 하나가 불러온 무려 420억짜리 초대형 도미노다. 이 사고 외에도 자재 결함이나 인적 과실 등을 이유로 한 크고 작은 항공기 추락 사고가 5건에 이른다. 여기에는 북한 무인기 격추를 위해 이륙하는 과정에서 추락한 경공격기나, 역시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하는 상황에서 현무 미사일이 엉뚱하게 강릉 쪽으로 떨어진 사고는 포함도 안 되었다. 모두 사소한 실수에서 발생한 인재임에 분명하다. 흔히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거나 자료 검색이나 카톡을 보내려면 검지 하나(아님 둘)면 충분하다. 엄지는 제법 두꺼워 자판에 잘 안 먹히고, 가운데 손가락으로 하는 사람은 여태 본 적 없고, 제일 편한 게 검지다. 재미난 건 1년 동안 손가락 하나로 핸드폰 위를 뛰어(?) 다닌 총거리가 풀코스 마라톤을, 그것도 두 번이나 완주할 정도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일크라는 마케팅 업체에 따르면, 핸드폰 화면을 올리고 내리고 문자를 주고받는 등 움직임을 분석해 봤더니 거의 83km를 뛰는 셈이더란다. 앙증스러운 검지가 에너자이저 건전지도 아닌데 아주 대단한 일을 해낸 거다. 화면이 작은 핸드폰이었다면 더 열심히 아래위로 스크롤, 아니 내달렸을 걸 생각하니 둘째 손가락에 짠한 마음조차 든다. 사소한 게 엄청나기도 하고 감정도 흔들어대고, 아주 공사다망하다.
2월 천양희 헐벗은 산속 소나무만 푸르다 늘푸른 소나무! 그 사이로 까치가 날아다닌다 살아 있는 것들이 이렇게 좋다 이곳에서 내 하루가 다 끝날 것 같다 사람은 끝이 좋아야 ... 쌓인 낙엽들 벌써 거름 되었다 누굴 위해 날 무릅쓴 적이! 하늘이 날 내려다본다 내가 날 내려다본다 내 몸 끝이 벼랑이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다 산길도 끝이 있어 주저앉는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까치가 覺覺覺 깨우친다 언제나 나는 늦게 깨닫는다 늦은 겨울 한줄기 바람이 능선 따라 올라온다 조심할 건 저 늦바람! 지금은 꽃샘바람이 꽃을 시샘하고 있는 중 아마도 立春大吉할 -'覺覺覺', 2월이 들려주는 음성 천양희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항상 느끼는 건, 자연, 사물, 새 등 비인간의 몸짓이나 표정에서 나의 깨달음과 고백을 이끌어내고, 인간 일반을 화들짝! 일깨우는 촌철살인의 일침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 그것은 특히 언어의 부림, 말놀이의 건너뜀에서 더 이상 초극할 수 없을 정도로 빛나는 울림을 가진다. 그 어법과 말부림은 우리 시대 시인 가운데 가장 예리하고도 날카로운 시인이 아닌가 한다. 이 시도 그렇다. 헐벗은 산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늘푸른 소나무’는 메마르고 헐벗은 현실에서 변함없이 푸른 인간에 대한 상징이다. 소나무와 교융하는 것이 날아다니는 까치. 나무 새가 화답하며 서로 어울리는 그 모습을 보는 “살아 있는 것들이 이렇게 좋다” “내 하루가 다 끝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감격적이다. 그런데 ‘끝날 것’이 ‘끝’을 부른다. “사람은 끝이 좋아야 ..."에서 시작도 그렇지만 끝이 좋아야 한다는 깨달음이 온다. 그것은 “쌓인 낙엽들 벌써 거름 되었다 누굴 위해 날 무릅쓴 적이!”로 이어진다. 이런 반성과 고백은 시인의 것이면서 독자의 것이기도 하다. “내 몸 끝이 벼랑이다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다” “산길도 끝이 있어 주저앉는다”에서 나타나는 산길과 내 몸의 대비는 어떤가? 산길은 끝을 가지는데, 나는 내려갈 수 없다는 건, 가진 것이 몸밖에 없는 ‘불타는 홀몸’의 시인의 자각이 아니고 무엇인가? 이 시에서 가장 돌올한 부분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까치가 覺覺覺 깨우친다”는 구절이다. ‘깍깍깍’과 ‘覺覺覺’의 물오른 언어를 보라! 까치가 갑자기 각자(覺者)가 되어 진리를 설파한다. 이는 자리에 따라 움직이고 권력을 행사하는 세상에 대한 메시지이면서, 홀몸의 시인의 소외와, 그럼으로도 그것을 너끈히 극복할 수 있다는 깨달음의 극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시인은 그것을 “언제나 나는 늦게 깨닫는다”고 세상 잇속에 따라가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 깨달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늦은 겨울 한줄기 바람이” 자신이 몸을 감싼다. 시인은 다시 한번 자신을 다그친다. “조심할 건 저 늦바람!”이라고 하여 인간의 일로 건너뛴다. 지금은 꽃샘바람이 ‘입춘대길’할 꽃을 시샘하고 있는 계절이라는 거다. ‘꽃샘바람’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은 “立春大吉할” 인생이라는 자존감이 드러난다. 그뿐일까? 그것은 나의 생이 꽃피는 걸 시샘했던 남들에 대한 이야기이면서, 남의 생이 꽃피는 걸 시샘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들어 있다. 2월이 시작되었다. 날씨가 포근해졌다고 풀어져서는 안 된다. 2월은 찬물과 더운물처럼, 봄을 앞두면서도 추위가 가시지 않은 두 계절이 섞인, “꽃샘바람이 꽃을 시샘하고 있는” 욕망의 계절이다. 2월의 초입에서 이 계절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를 읽어보시라.
경주 칠평도서관은 전통, 민속 관련 그림책을 전시하는 ‘사서 추천 북큐레이션’과 2권의 그림책의 원화 전시를 가진다. ‘사서 추천 북큐레이션’ 전시는 우리 민속의 명절 이야기와 풍습, 민담 관련 그림책 추천 도서 목록을 제공한다. 2월 원화전시회에서는 ‘볼품없는 상’, 3월 원화전시회는 ‘똑같이 다르다’라는 그림책의 원화를 각각 전시한다. 전시 장소는 도서관 1층 로비이며 기간은 3월 24일까지다. 이후 북큐레이션과 원화 전시회는 정기적인 전시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즐거운 독서 문화생활을 영유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칠평도서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경주시가 건강취약계층을 위해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자가 건강관리 서비스 체계를 마련한다. 이는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어르신들께 맞춤형 건강관리를 제공하고, 어르신 스스로 건강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과 습관을 형성하도록 돕는 서비스다. 서비스 대상은 만성질환 관리와 건강행태 개선이 필요한 65세 이상 경주시민 420여명 이며, 스마트폰을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참여자로 선정되면 밴드형 활동량계와 혈압계, 혈당계, 체중계, 화면형 AI 스피커 등을 6개월간 대여해 비대면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이들은 매일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 혈압·혈당 측정하기 등 건강 상태에 따른 개별 건강 미션을 수행해 스마트폰 전용 앱에 결과 값을 입력해야 한다. 향후 시는 건강측정 디바이스 구매와 전문 인력을 채용해 4월에서 6월까지 참여자 모집 후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ICT 기술을 활용해 어르신들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건강 습관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