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학대는 반인륜적이고 반사회적인 범죄다. 아동학대 한 건 한 건이 피해아동에게 평생 심각한 트라우마로 남게 될 가능성이 높아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져야만 한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경주지역에서 아동학대신고 접수건수는 2020년 155건, 2021년 200건, 2022년에는 150건이었다. 최근 3년간 평균 신고건수로는 168건이며, 이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된 셈이다.
이중 실제 학대사례로 확인된 것은 2020년 103건, 2021년 134건, 2022년에는 78건이다. 지난해 다소 감소하긴 했지만 아동학대 유형별 사례로 보면 심각하긴 마찬가지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신체·정서·성(性)·방임 등 유형별 아동학대 중 신체학대와 정서학대가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2022년에는 학대 유형들 중 3개 이상 학대가 복합된 ‘중복학대’가 78건 중 29건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복합적이고 다양한 형태의 아동학대가 늘고 있고, 신고 건수도 줄지 않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전문보호기관과 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경주지역을 관할하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이 유일하다.
하지만 경북남부아동보호전문기관은 경주를 비롯해 경산, 군위, 영천, 의성, 청도 등 경북 남부지역 6개 시·군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사자들이 담당하는 아동학대사례도 1인당 무려 46~50여건에 이르는 등 인력도 턱없이 부족하다.
특히 경주지역은 읍·면·동 간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상담 장소도 없고, 학대 가해자들은 대부분 공격적 성향이 강해 상담을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아동학대에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아동전문보호기관 확충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유년 시절 학대 경험은 학교폭력으로 이어지고, 성인이 되어서도 범죄 등 사회적 문제로 연결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보고가 있다. 법과 제도만으로 아동학대를 근절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빈틈없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제라도 아동이 안전한 도시 조성을 위해 아동전문보호기관과 피해아동을 학대자로부터 격리시킬 수 있는 시설 등을 시급히 확충해야 한다. 이를 위한 경주시의 조속한 후속조치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