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행정안전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인구감소지역 재지정 결과에 따라 인구활력+지역으로 새롭게 분류됐다고 밝혔다. 2021년 첫 지정 이후 5년 만에 이뤄진 이번 재지정에서 정부는 단순한 인구 증감뿐 아니라 취업자 수와 시가화율, 생활인구 등을 반영한 ‘인구활력지수’를 활용해 지역 여건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분류에 따라 경주시는 향후 5년간 기존 지원을 유지하게 된다. 지역 여건 개선을 이유로 지원을 일시에 중단하기보다 정책의 연속성을 보장해 회복 흐름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순이동 흑자 전환…인구 감소 폭도 줄어
경주의 최근 인구 흐름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화는 순이동의 반등이다.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분석한 결과, 경주시의 순이동은 2021년 210명 순유입에서 2022년 344명, 2023년 674명, 2024년 1274명 순유출로 악화했다. 그러나 2025년에는 860명 순유입으로 돌아섰다. 전입자는 2만8434명, 전출자는 2만7574명으로 전입자가 전출자보다 860명 많았다.
인구 감소 폭도 크게 둔화했다. 경주시 인구는 2021년 25만1889명에서 2022년 24만9607명, 2023년 24만7489명, 2024년 24만4769명으로 줄었다. 2025년에는 24만4055명으로 전년보다 714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2024년 감소 인원 2720명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크게 축소된 것이다.
이는 인구 감소 흐름이 완전히 멈춘 것은 아니지만, 외부 인구 유입이 늘면서 감소 속도가 완화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순이동 흑자와 인구 감소 폭 축소가 동시에 나타났다는 점은 지역의 인구 대응 정책을 평가할 때 눈여겨볼 대목이다.
출산율 반등·외국인 증가도 긍정 신호
출산 지표에서도 일부 개선이 확인됐다. 경주시 합계출산율은 2024년 0.879명에서 2025년 0.939명으로 상승했다. 출생아 수도 2024년 920명에서 지난해 971명으로 51명 늘었다. 2022년과 2023년 각각 981명이었던 출생아 수가 2024년 감소한 뒤 다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등록외국인 증가도 지역 인구 기반의 변화로 볼 수 있다. 경주시 등록외국인은 2021년 9604명에서 2022년 9947명, 2023년 1만1045명, 2024년 1만2819명, 2025년 1만5621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5년 사이 6017명, 약 62.6% 증가했다.
다만 이러한 변화가 곧바로 인구구조의 개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사망자는 2545명으로 출생아 971명보다 1574명 많았다. 출산율 반등과 순유입에도 자연감소를 상쇄하기에는 부족한 셈이다. 유입 인구가 지역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청년층의 유출을 줄일 수 있도록 일자리와 주거, 교육·돌봄을 연계하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다.
경북 15개 시군 인구감소지역 유지⋯ 경주는 별도 분류
경북에서는 기존 인구감소지역 15개 시군의 지정이 모두 유지됐다. 김천은 인구감소관심지역에 남았으며, 예천과 칠곡은 관심지역에 새롭게 포함됐다. 경주는 관심지역에서 벗어나 인구활력+지역으로 분류됐다.
정부는 이번 재지정에서 인구 규모와 인구구조뿐 아니라 지역의 경제·생활 여건을 함께 반영하도록 평가 기준을 보완했다. 인구감소지역에는 지방소멸대응기금과 행·재정적 특례, 중앙부처 지원사업 등을 연계하고, 인구활력+지역에도 기존 지원을 5년간 유지해 회복 기반이 약화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경북도 역시 2027~2031년 인구감소지역 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지역별 여건을 반영한 대응과제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일자리와 주거·돌봄 등 정주여건을 연계하고, 주민 생활과 기업 활동에 필요한 특례 발굴도 추진한다.
지정 성과 넘어 ‘살고 싶은 경주’ 만들어야
경주시는 그동안 산업 기반 확충과 주거·교육·돌봄 여건 개선, 역사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한 생활인구 확대 등을 추진해 왔다. 이번 지정은 인구 숫자만이 아니라 지역의 경제·생활 활력을 함께 살펴본 정부 평가에서 경주의 개선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낙영 시장은 “이번 지정은 산업과 관광·문화 등 경주의 강점을 살려 지역 경쟁력을 높여 온 노력의 성과”라며 “앞으로도 정주 여건을 꾸준히 개선해 사람이 머물고 다시 찾는 활력 있는 경주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인구 회복의 완성보다는 정책의 방향을 점검하고 성과를 이어갈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순이동 흑자를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게 하려면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청년과 가족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주거·교육 환경을 갖춰야 한다. 관광객과 체류인구를 지역 소비와 일자리로 연결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인구활력+지역 지정으로 경주는 기존 지원을 유지하면서 회복 기반을 다질 시간을 확보했다. 관건은 지표 개선을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연결하는 일이다. 인구감소의 속도를 늦추는 데 그치지 않고, 일하고 생활하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도시로 나아갈 때 이번 지정은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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